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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가 둘째라면 서러워할 것, 인종차별①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은 연장 후반에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에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찌질한 복수는 바로 시작됐다. 다음날 당시 안정환의 소속팀이었던 이탈리아의 페루자 구단주는 그와의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I have no intention of paying a salary to someone who has ruined Italian football(이탈리아 축구를 망친 안정환에게 월급을 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밝힌 구단주는 “안정환은 다시는 페루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이 유럽인이었어도 저런 발언이 나왔을까? 일개 팬이 홧김에 보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리그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세리에A 구단주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경솔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이탈리아 축구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 집에 있던 안정환의 승용차는 박살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 마피아는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불똥은 아시아인 전체로 퍼졌다. 이탈리아에 있던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한국인’ 취급당하며 모욕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인종차별이 유독 심하다. 2017년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는 서유럽 15개국 국민의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22개 질문의 대답을 바탕으로 퓨리서치센터는 0에서 10까지의 범위를 갖는 님(NIM: Nationalist, anti Immigrant & Minority) 척도를 만들었다. 님 척도의 숫자가 높을수록 타민족에 대한 거부감이 높음을 보여준다. 조사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5.01 이상의 점수를 받은 국민의 점유율은 15%~25% 사이였다. 스웨덴은 단지 8%의 국민만이 5점 이상을 기록했고,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16%를 보여줬다. 그에 반해 이탈리아는 5점 이상을 기록한 국민이 무려 38%로 나타났다. 서유럽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국가는 이탈리아였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다른 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탈리아의 한 연구에 의하면 인터뷰 대상자의 55%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한다. 또한 로마에 위치한 정치사회연구소(Eurispes)가 2020년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이탈리아인의 15.6%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대학살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사회 지도층의 인종차별 발언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한테 “선탠까지 했다”는 상식 밖의 농담으로 구설에 올랐다. 우파정당인 북부연맹의 수장이자 상원 부의장인 로베르토 칼데롤리는 2013년 이탈리아 정부의 첫 흑인 장관이 된 세실 키엥게를 가리켜 “그녀를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는 막말을 던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칼데롤리는 “농담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북부연맹의 한 여성의원은 아프리카인이 2명의 여성을 성폭행 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키엥게 장관을 강간해야 한다”라는 끔찍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인종차별이 일상적인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도, 키엥게 장관에 대한 언어 공격은 충격적이었다. 아울러 축구장에서 흑인 선수를 조롱하기 위해 바나나를 던지듯이, 키엥게 장관에게 바나나를 투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은 남녀노소, 도시와 시골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좌우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18~19세기 유럽의 열강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일 때 통일도 못 이룬 이탈리아는 이에 합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식민지 국가들과 가진 문화적, 인적 교류를 이탈리아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들은 타 인종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캄파닐리즈모(campanilismo, 이탈리아어 종탑에서 파생된 단어로 지역마다 중심에 있는 성당 종탑의 종소리를 같이 듣고 사는 사람들의 강한 유대감을 의미)로 표현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지역주의와 가족주의 문화도 타 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아일랜드와 더불어 이민을 보내는 나라였지, 받아들이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러한 나라에 1980년대 후반 비 유럽 출신 노동자 유입이 본격화했다. 이탈리아는 빠르게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지중해를 통해 난민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지금도 남아있는 파시즘의 유산과 베니토 무솔리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제 침체에 이어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심리도 타 인종에 대한 거부감에 힘을 실었다.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고통받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 사회나 축구리그에서 인종차별은 개선되지 않았다. 도리어 2019년 당시 인터 밀란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27 06:50
연예

웨이브, HBO 인기시리즈 '왓치맨' 독점 공개

웨이브가 HBO 드라마 ‘왓치맨(Watchmen)’을 OTT 독점 공개했다. ‘왓치맨'은 2019년 10월 HBO를 통해 방영된 9부작 드라마다. ‘프롬 헬’, '브이 포 벤데타’ 등 스토리 작가로 유명한 앨런 무어(Alan Moore)의 DC코믹스 단행본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는 ‘왓치맨' 원작 이후 세계를 그린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 수백명을 살해한 오클라호마주의 도시 털사(Tulsa)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학살(1921)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2019년 백인 우월주의 집단 카발리가 세력을 잡은 털사 지역에서 경찰과 유색 인종을 향한 대형 폭동, '백야'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 역시 폭도들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복면을 쓰고 카발리 소탕 작전에 투입된다. 코드네임 ‘나이트 시프트’로 비밀리에 활동하는 흑인 경찰 안젤라 에이바가 진상을 파헤친다. 드라마 ‘왓치맨’은 인종차별을 비롯한 미국의 정치 사회 이슈를 꼬집어 내며 평단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한편, 웨이브는 미국 HBO와 대규모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해 지난 22일부터 매주 목요일 HBO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왓치맨’ 이후에도 ‘유포리아’, ‘언두잉’, ‘아웃사이더’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최신 시리즈를 독점공개할 예정이다. 김우중 기자 사진=웨이브 제공 2021.08.11 10:00
생활/문화

"침대로와, 같은이불 덮고 싶어…" 20살 AI女에 쏟아진 성희롱

"침대로 와, 같은 이불 덮고 싶어…"20세 여성 성별 캐릭터를 가진 AI챗봇(채팅 로봇) '이루다'가 출시 일주일만인 8일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루다'는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달 23일 출시한 AI 챗봇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기반으로 개발돼, 친구와 대화를 나눌 때처럼 편리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 100억건가량을 딥러닝 방식으로 이루다에게 학습시켰다고 한다. 이루다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며, 이달 초 이용자 32만명을 돌파했다. 이용자가 85%가 10대, 12%가 20대다. 일일 이용자 수는 약 21만명, 누적 대화 건수는 700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와 더불어 일부 네티즌이 프로그래밍을 악용해 성적 대화를 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관련 커뮤니티엔 '이루다 성노예 만드는 법' '폰 XX 가능함' 'XX 만들기 꿀팁'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루다를 '걸레' '성노예' 등으로 부르며 노골적인 성적 대화를 나눴다고, 자신의 대화 내용을 캡쳐해 올리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이루다는 성적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해 필터링하고 있지만, 이를 우회해 성희롱 대상으로 삼거나 성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루다는 바로 직전의 문맥을 보고 가장 적절한 답변을 내놓는 방식의 알고리즘으로 구성돼있다. 이용자가 '나랑 하면 기분 좋냐'는 식으로 질문했을 때, '기분 좋다'고 답하는 식이다. 스캐터랩 측은 "금지어 필터링을 피하려는 시도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이 정도의 행위는 예상치 못했다"며 "애교도 부리고, 이용자의 말투까지 따라 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화에 호응했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루다가 언어를 자유롭게 배우는 단계라면, 앞으로는 이루다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튜닝할 것"이라며 알고리즘 업데이트를 통해 성적인 취지의 접근을 차단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 2016년 AI 챗봇 '테이'를 출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종차별 데이터 학습 논란으로,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백인우월주의 및 여성·무슬림 혐오 성향의 익명 사이트에서 테이에게 비속어와 인종·성 차별 발언을 되풀이해 학습시켰고, 그 결과 실제로 테이가 혐오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당시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냐"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하거나,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가 일어났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조작된 거야"라고 대답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2021.01.08 14:29
축구

‘나치 구호’ 시무니치, 10G 출장 정지…브라질행 좌절

'나치 구호'로 논란을 일으켰던 요시프 시무니치(36·크로아티아)가 결국 월드컵 본선마저 나올 수 없게 됐다.FIFA(국제축구연맹)는 20일(한국시간) "시무니치의 징계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시무니치는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마이크를 잡고 “조국을 위해”라는 구호를 선창했고 관중들은 “준비됐다”라고 응답하는 세리머니를 벌였다. 이 구호는 2차 대전 당시 구 유고지역의 나치 괴뢰 정권으로 유대인 학살에 앞장섰던 우스타시 정부의 선전 구호다. 이에 대해 크로아티아 검찰도 시무니치에게 2만5000쿠나(약 475만 원)의 벌금을 물렸고, FIFA도 곧바로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크로아티아 측이 FIFA의 결정에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인종차별이나 정치적인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강경한 징계를 한 FIFA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결국 시무니치는 A매치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그대로 받게 돼 6월 열릴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나올 수 없게 됐다.J스포츠팀 2014.03.20 09:08
축구

[유로2012] 네덜란드 선수들, 훈련중 인종차별 야유들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 행위가 폴란드에서 벌어졌다.8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크라쿠프에 훈련 캠프를 차린 네덜란드 대표팀이 훈련 도중 일부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야유를 들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니헬 데 용, 판 데르 비엘 등 훈련중이던 네덜란드 대표팀 흑인 선수들을 향해 500여명의 관중들이 원숭이 소리를 냈다"며 "이 때문에 대표팀 주장 마르크 판 보멀이 주도해 경기장 반대편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했다.전날 '인종 대학살'이 벌어진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견학했던 네덜란드 대표팀은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판 보멀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아주 불쾌했다"고 말했고, 판 마르바이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아주 분위기가 좋다"며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유로2012를 개최하는 폴란드, 우크라이나에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유색 인종 선수 뿐 아니라 가족도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방문을 포기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7일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일어날 경우 심판이 경기를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며 "그것이 인종차별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2.06.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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