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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시선] 자존심 상처 '토종 에이스 삼총사' ABS의 2년 차는

올해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은 하향 조정된다. 지난 시즌 처음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스트라이크존이 상단과 하단 모두 0.6%포인트(p) 내려갈 예정.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장이 1m80㎝인 선수의 경우 1㎝ 정도 차이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 하단이 새로운 공략 포인트로 떠오른 셈이다.공교롭게도 류현진(38·한화 이글스) 양현종(37·KIA 타이거즈) 김광현(37·SSG 랜더스) 등 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 삼총사'가 약속이나 한 듯 스트라이크존 하향 조정을 반겼다. 세 선수는 ABS 체제에서 다소 고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판(사람)이 아닌 로봇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면서 이에 따른 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4월 "3회 때 공이 낮다고 볼 판정을 받았는데 5회에는 거의 같은 높이로 들어갔지만,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았다. 5회 공이 살짝 더 빠졌기 때문에 오히려 볼이 돼야 했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KBO가 일부 투구 분석 자료 공개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10으로 통산 기록(3.83)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광현은 데뷔 첫 리그 평균자책점 최하위(4.93)에 머물렀다. "야구가 아닌 다트를 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ABS 체제에 적응하지 못했다. 현장에선 베테랑 선수들의 '집단 부진'을 두고 사람이 판정할 때와 비교해 어드벤티지가 없어진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데 투수들이 흔들린 여러 진짜 이유 중 하나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이었다. 이전보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의 판정이 후해지면서 투수들의 혼란이 적지 않았다. 타자들 사이에서도 "도저히 칠 수 없다"라는 푸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투수와 타자 모두 불만이었다.스트라이크존 하향 조정에 대해 류현진은 "직접 경험해야 알겠지만, 내게 유리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공 한 개 정도가 낮아지면 (장타를 조심해야 하는) 문학구장(SSG랜더스필드)에서는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반겼다. 두 선수 모두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유리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주무기. 상황이 비슷한 양현종은 "낮아진 ABS에 대한 적응 훈련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리그 대표 왼손 에이스들이 'ABS 2.0' 체제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2.13 00:02
메이저리그

롱릴리버도 밀릴 판...예우 받은 커쇼, 이제는 생존 경쟁

'초호화 군단'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클레이튼 커쇼(37)와 재계약했다. 스포츠 매체 EPSN은 다저스가 커쇼와 1년 계약하며 500~1000만 달러(73~146억원)을 보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쇼는 18시즌째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뛴다. 커쇼는 한때 '신계 투수'로 불렸다. 류현진이 막 빅리그에 입성한 2013시즌 그는 다저스의 에이스이자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투수였다. 사이영상 3회 수상,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1회 수상, 올스타 10회 선정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커쇼는 풀타임 기준으로 3번이나 1점대 평균자책점을 남기기도 했다. 커쇼는 2021시즌부터 부상에 시달리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2023년에는 어깨 수술도 받았다. 마운드에 있을 땐 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투구를 보여줬지만, 전성기 기량과는 차이가 컸다. 다저스는 두 가지를 노렸다. 지난 시즌도 화려한 선발진을 구성했지만 부상자가 계속 나오며 포스트시즌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최대한 가용 자원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커쇼를 예우하는 것이다. 일부 팬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난 젊은 투수 워커 뷸러와는 협상도 제대로 안 했으면서, 에이징 커브에 가속도가 붙은 커쇼와 계약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미 선수 몸값에 많은 돈을 쓴 다저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책정할 수 있는 커쇼를 선택했다. 커쇼가 정규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예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어깨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뒤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고, 정규시즌 막판에는 발가락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저스 선발진이 너무 화려하다. 올겨울에도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다. 현재 다저스 선발진 뎁스 차트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만 7명이다. 어깨 부상 완치에 다가선 오타니 쇼헤이가 5월 이후 합류한다고 해도 6명. 여기에 신성 바비 밀러는 빠져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6선발 체제를 가동해도 커쇼가 그 안에 들어가긴 버거워 보인다. 보통 선발진에서 밀린 한두 명을 대체 선발·롱릴리버로 두는데, 이 자리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통산 등판한 432경기 중 429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 커쇼를 불펜 투수로 활용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다저스 불펜진은 선발진 못지않게 화려하다. 올겨울에도 올스타 출신 태너 스콧과 커비 예이츠를 영입했다. 블레이크 트라이넨·마이클 코펙스·알렉스 베시아·에반 필립스 등 클로저를 맡을 수 있는 투수들도 즐비하다. 다저스는 이번 스프링캠프에도 많은 이슈를 만들 전망이다. 국내 야구팬은 KBO리그 대표 내야수였던 김혜성의 연착륙이 가장 큰 관심사다. 일본팬들은 사사키의 도약, 오타니의 투·타 겸업,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각성을 기다리고 있다. 커쇼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다저스 팀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승리(212)를 거두고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한 '리빙 레전드'가 선수 생활 황혼기를 어떻게 보낼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12 17:11
프로야구

2년 연속 해외로 캠프 떠나는 SSG 2군, 박정권 감독 "수비 강화 집중"

프로야구 SSG 랜더스 퓨처스(2군)팀이 오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28일간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구단은 '지난해 11월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어줄 유망주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2년 연속 해외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가고시마는 훈련 시설과 제반 조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도 선수단의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 SSG는 이번 캠프에서 선수 개개인의 루틴을 확립하고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많은 양의 훈련과 연습경기(일본 구단과 8경기)를 실시할 예정이다. 구속 140㎞/h 중반 이상의 빠른 공과 제구력이 우수한 투수들을 상대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정권 SSG 2군 감독은 "퓨처스팀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갔을 때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한다. 특히 선수들의 수비력 강화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2군 훈련장이 있는) 강화에서 훈련할 때부터 수비 훈련을 많이 해왔다. 캠프 기간에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체크할 생각이다. 그리고 1군 투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기량 향상에 대한 지원도 디테일 하게 챙기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한편 신헌민, 박기호, 정현승, 이승민 등 4명은 상무 입단을 위해 테스트를 받고 오는 12일 이후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2.09 14:31
프로야구

"3선발까진 최고" 두산, 4·5선발 자원도 끌어올린다...최승용·김유성·김민규 '80구' 완료

1·2·3선발은 최고를 자부한다. 남은 건 4·5선발 후보들의 '각성'이다.선발진 구성은 2025년 반전을 꿈꾸는 두산 베어스의 숙제 아닌 숙제다. 숙제가 '아닌' 이유는 상위 선발진이 탄탄해서다. 일단 국내 에이스 곽빈의 기량이 검증됐다. 2021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매년 성장한 그는 지난해 15승 9패 평규자책점 4.24로 2년 연속 10승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이어 메이저리그(MLB) 선발 경험이 풍부한 콜 어빈을 영입했고, 두 번째 외국인 카드로 잭 로그도 빠르게 계약했다. 어빈과 로그 모두 두산이 영입 후보로 일찌감치 점찍어둔 투수들이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들 3명을 두고 "외국인 원투 펀치가 잘해준다면 곽빈까지 3명은 국내에서 톱"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시라카와 케이쇼 등이 부상에 시달렸던 만큼 선발만 정상 가동된다면 불펜을 포함해 마운드 전반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다만 이를 위해선 선발진의 남은 두 자리까지 탄탄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창단기념식을 통해 "최승용은 4선발로 생각하고 있다. 5선발로 김유성이나 최준호, 최원준 등이 돌아준다면 선발진이 다른 팀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두산 구단은 지난 1일 "투수조는 지난 27일부터 차례로 불펜 피칭을 소화 중이다. 1일 기준 (모든 투수들이) 최소 한 차례 이상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외국인 투수 어빈과 로그도 각 2차례씩 투구를 소화했다. 지난해 다승왕 곽빈은 1일 첫 불펜 피칭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고 전했다.하위 선발 후보들의 경우 페이스가 더 빠르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기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빠르게 몸을 만드는 중이다. 두산은 "최승용, 김유성, 김민규 등 선발 후보군은 세 차례 피칭 만에 80구까지 투구수 끌어올렸다. 최원준, 이영하도 겨우내 개인훈련의 결과를 불펜 피칭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입단한 김유성의 관건은 투구 밸런스다. 이미 고교, 대학 시절 150㎞/h 이상 강속구를 던졌던 만큼 구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1군 선발 기회를 받고도 제구 난조로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2023년 데뷔 첫 해 평균자책점이 9.95, 지난해 성적도 평균자책점 6.43에 불과했다.김유성은 현재 세 차례 불펜 피칭에서 40구와 60구를 거쳐 80구를 소화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피닉스 교육리그부터 마무리캠프, 그리고 지금까지 흐름이 잘 이어지고 있다"며 "전력분석팀에서 '팔 스윙을 짧게 가져가면서 하체 밸런스에 신경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 확실히 공에 힘이 붙은 느낌이 들고, 트래킹 데이터도 좋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캠프는 준비 과정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 모습과 이 밸런스를 유지해 팬들 앞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발 기회는 받지 못하지만, 롱릴리프를 넘어 필승조로도 기용이 점쳐지는 이영하도 몸을 만드는 속도가 남다르다. 이영하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대로 출국, 본진보다 한 발 먼저 몸을 만들고 시즌 준비를 시작한 바 있다. 이영하 역시 세 차례 불펜 피칭을 통해 40구, 50구, 30구를 각각 던졌다.이영하는 "지금까지의 느낌이 좋다. 페이스도 계획대로 올라오고 있다"며 "지난 1월 요미우리 미니캠프로 개인훈련을 떠나 준비한 것들이 지금까지 잘 이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개인훈련부터 지금까지 디테일한 투구에 신경쓰고 있다"며 "불펜피칭 단계에서도 피치 디자인을 세분화한다는 생각으로 디테일을 찾고 있는데 이 부분이 잘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피칭과 실전을 치르면서 지금의 과정을 좋은 결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박정배 두산 투수 코치는 "외국인 투수와 국내 선수들을 가리지 않고 투수진 전반적으로 준비를 잘한 게 느껴진다"며 "선발 후보군과 불펜 자원들 모두 각자 목표한 바가 확실한 만큼 의욕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박 코치는 "전반적인 흐름이 좋지만 개개인 상태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시키고 있다. 지금의 모습을 실전까지 이어간다면 지난해보다 안정적인 마운드 구상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02 18:01
프로야구

두 번째 도전 나서는 김태형 감독 "PS 가야죠...롯데도 기대해 주세요" [IS 인천]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으로 두 번째 시즌에 나선다. 그는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롯데 선수단은 24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 대만 타이난으로 출국한다. 롯데는 지난 시즌(2024) 66승 4무 74패를 기록, 리그 7위에 그치며 7시즌(2018~2024) 연속 PS 진출에 실패했지만, 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손호영 등 젊은 야수들이 급성장하며 주전으로 도약, 2025시즌 더 강팀으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 2025시즌 암흑기 탈출을 노린다.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명장으로 올라선 김태형 감독도 다시 도전에 나섰다. 그는 2024시즌 초반 팀 순위가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전 전편 개편을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결국 주전 구성 기틀을 만들었다. 비록 'PS 진출'이라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김 감독의 지도력은 다시 빛났다. 김태형 감독은 캠프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구상과 목표를 전했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지난 시즌 주춤했고, 4·5번 국내 선발 투수도 명확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래도 박세웅이 작년보다 더 나아질 것 같고, 김진욱·나균안·한현희·박진 등 여러 선수들을 선발 후보로 보고 옥석을 가릴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1차 캠프 명단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내야수 노진혁, 2024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확보한 김민성을 넣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이에 대해 "두 선수가 지난 시즌 자리를 잡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기 때문에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지금 대만(1차 캠프 전훈지)에 같이 가는 것보다 천천히 몸을 만드는 게 낫다. 무엇보다 다른 젊은 선수들 기량을 확인할 여력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1군 가용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 이름값있는 선수와 동행할 수 없었다는 것. 뎁스(선수층) 강화 의지가 엿보였다. 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손호영은 지난 시즌 고과를 인정받아 2025시즌 연봉 협상에서 모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풀타임 경험이 적다 보니 아직 확실히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더 잘 해야 한다'라는 부담감도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 감독 성향도 알았고, 이전보다 심적으로 편안한 상황에서 야구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의 2025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지난 시즌에도 내세웠지만 실패했던 PS 진출. 김 감독은 "진짜 가을(야구) 가야 한다. 지난 시즌은 시범경기를 치른 뒤 계산이 서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압박도 주면서 실험을 했다. 선수들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돌아보며 "야수들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투수들은 개인사가 있어 어수선했지만, 올해는 안정감을 찾을 것 같다. (필승조 김원중·구승민이 내부 FA 계약을 하며) 필승조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다른 팀 전략 강화를 경계하면서도 "우리도 기대해 달라"라고 어필했다. 롯데는 대만 타이난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한 뒤 2월 중순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실전을 치른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24 07:52
프로야구

연봉 2억원...'기대주→대표 선수' 진화한 윤동희 "몸값 하겠습니다" [IS 인터뷰]

윤동희(22·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11월 출전한 국제대회 '프리미어12'를 잊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대만·일본에 패하며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고, 자신은 1할 대 타율(0.176)에 그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야수 중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윤동희는 조별리그 첫 경기이자 가장 중요했던 대만전에서 4번 타자까지 맡았다. 하지만 득점권 세 차례 기회에서 모두 침묵했다. 쿠바와의 2차전도 삼진 3개를 당했다. 윤동희는 2023년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타율 0.435를 기록하며 '국제용' 기량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좋은 기억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윤동희는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AG를 떠올리며 '그때만큼 해야 한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좋은) 결과만 지향하다 보니 오히려 타격이 소극적이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2022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윤동희는 2023년 풀타임으로 뛰며 타율 0.287를 기록하며 롯데 주전 외야수로 도약했고, 지난 시즌(2024)에는 타율 0.293·14홈런을 기록하며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증명하며 소속팀 대표 선수가 됐다. 승승장구하던 윤동희에게 프리미어12 실패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는 "일단 상대한 좋은 투수들을 보며 더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동희 비활동기간에도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기술 연구와 훈련도 소홀하지 않았다. 24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되는 소속팀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그는 "겨우내 준비한 부분을 감독·코치님께 검사받고 수정·보완하는 시간을 만들 것"이라며 새 출발 각오를 전했다. 롯데는 지난 19일 2025년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윤동희는 2024년 9000만원에서 122.2% 증가한 2억원을 받게 됐다. 롯데 20대 야수 중 최고 연봉자가 됐다. 윤동희는 "받는 연봉만큼 책임감도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값을 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경기당 1안타'를 목표로 삼았던 윤동희는 실제로 출전한 141경기에서 156안타를 기록하며 이를 달성했다. 올해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윤동희는 "올해도 기록적으로는 매 경기 안타를 치는 게 목표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보다 타격 사이클 기복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구장(부산 사직구장) 담장 높이가 낮아져 더 많은 홈런이 기대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겠지만, 더 강한 타구를 만드는 타격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야구 국제대회는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대표팀 선발은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전체 성적이 반영될 전망이다. 윤동희는 소속팀을 위해 뛰는 게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는 "워낙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지만, 앞선 지난 2년 대표팀 외야 한자리를 맡았던 내가 쉽게 자리를 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즌 중에는 롯데 선수다. 팀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개인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WBC에 나가게 되면 프리미어12 실패를 교훈 삼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대회 출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24 05:30
프로야구

김경문 호, 이제부터 본격 시작..."강팀의 공통점 수비" 강훈련 예고 [IS 현장]

2년 차를 맞는 김경문호 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담금질을 시작한다.한화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는 1차 캠프에서 기초 체력 훈련과 기본기 위주 훈련을 진행한다. 이어 2월 14일부터 2월 16일까지는 호주 국가대표팀과 3연전을 소화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1차 캠프를 마친 뒤엔 잠시 귀국했다가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화는 2차 캠프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한신 타이거스 등의 2군 구단들과 맞대결하고 일본 사회인리그 팀과도 만난다. 같은 지역에서 훈련하는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 KT 위즈 등과도 만난다.김경문 감독이 맡은 후엔 첫 스프링캠프다. 한화는 지난 2023년 최원호 감독이 시즌 중 부임해 2024시즌도 맡겼으나 시즌 중 자진사퇴 형식으로 팀을 떠났다. 6월 김경문 감독이 부임해 팀을 수습했으나 포스트시즌 진출엔 끝내 실패했다. 3년 연속 사령탑이 달라진 상태에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셈이 됐다.다시 말해 이번 스프링캠프는 한화에 김경문 감독의 색을 제대로 입힐 첫 무대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을 잘 마쳤고, 오늘 선수들의 얼굴을 보니 각자 준비를 잘하고 온 것 같다. 떠나기 전부터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팬들께 (가을야구)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올해는 선수들, 스태프들과 열심히 땀흘려서 반드시 팬들께 보답하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까지 마쳤다. 유격수 심우준에게 4년 총액 50억원, 선발 투수 엄상백에게 4년 총액 78억원을 안겼고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하주석도 잔류시켰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와 재계약한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를 영입했고 약점인 중견수 수비를 채워줄 에스테반 플로리얼도 새 외국인 타자로 계약했다.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통해 구상을 75%에서 80%는 마쳤다. 스프링캠프, 오키나와에서 실전 경기로 나머지 20%를 채울 것이다. 숙제가 선발진 강화다. 선발 투수들이 아플 때를 위해 4~5명의 대체 자원을 더 준비해야 한다"며 "또 지난해 수비에서 에러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에러가 많았다. 또 기동력도 보강하겠다. 팬들께서 야구를 보면서 '한화가 많이 달라졌구나' 느낄 수 있는 시즌을 만들어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이 강조하는 건 수비다. '오버페이' 논란을 무릅쓰고 심우준을 영입한 것도 결국 수비 강화 목적이 크다. 김 감독으 "수비는 아무리 이야기하고, 훈련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야구의 9할은 수비다. 그 하나에 투수가 1이닝을 덜 던지게 되고, 불펜 투수도 빨리 내려가게 된다. 강팀의 공통점이 바로 수비"라며 "그걸 더 강하게 해야 우리가 윗 순위 강팀을 이기고 우리도 강팀이 될 수 있다. 좀 더 한화만의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훈련 계획을 두고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체 훈련 외에 개인 훈련도 (자율적으로) 해야 진짜 훈련이 된다. 마음 같아서는 4일 훈련하고 (휴식 뒤) 4일 훈련하려 했다가 4일 훈련, (휴식 후) 3일 훈련으로 결정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으니 조금 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신인 선수들에게도 지명 순위와 상관없이 경기력에 따라 기회를 줄 것을 예고했다. 김경문 감독은 "프로는 처음 들어올 때는 순서가 정해졌지만, 나가는 건 순서가 없다. 선수가 얼마나 노력하고 자기 자신과 싸우느냐에 달렸다.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자유계약선수(FA) 계약까지 따내는 선수들도 뭔가 다르니까 해낸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지금 힘든 것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더 인내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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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당신의 배팅 볼 투수는 누구입니까

최근 통화한 어느 프로야구팀의 A에게 새해 계획을 묻자 “당장 캠프에서 배팅 볼 던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선수 출신인 A는 일찌감치 프런트로 전업한 뒤 전력 분석 업무 등을 맡다가 지난해까지 스카우트로 일했습니다. 구단 인사로 선수단 지원 업무를 새로 하게 됐다며 전지훈련 때 배팅 볼 준비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배팅 볼은 타격 훈련 때 선수들 타격감을 끌어 올리기 위해 던져주는 공을 말합니다. 주로 훈련을 지원하는 프런트 직원들이 던지고 때때로 코치분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도와줍니다. 캠프 기간에 배팅 볼을 전문적으로 던질 경우 하루에 보통 300개에서 400여 개의 공을 던집니다. 보통 145g짜리 야구공 (KBO 공인구 합격 기준 141~148g)을 그날 훈련 조 타격 순서에 맞춰 1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던져야 합니다.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꺼번에 400개를 던지면 어깨가 뻐근합니다. 그렇게 매일 던지다가는 배팅 볼 투수도 혹사로 쓰러집니다. 구단 운영팀은 캠프 기간 배팅 볼 투수들의 로테이션을 잘 짜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좋은 팀에는 실력있는 배팅 볼 투수들이 있습니다.왼손잡이 배팅 볼 투수를 구해달라는 현장 주문이 있을 때 캠프 몇 달 전부터 지역 아마추어팀 등에서 추천을 받고 테스트를 진행해 뽑기도 합니다. 배팅 볼 투수 자리는 프로팀 프런트에 입문하는 ‘좁은 문'이기도 합니다. A 역시 그렇게 들어와 배팅 볼을 던지고 훈련을 돕는 일부터 하다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중요한 자리로 승진하는 중입니다. 타자들의 미묘한 폼의 차이나 장단점을 파악하는 눈썰미가 좋은 그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절묘하기로 소문난 배팅 볼을 던집니다.그런데 일부 배팅 볼 투수는 가끔 ‘영점’을 잡지 못해 어렵게 잡은 자리에서 교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베테랑 등이 많은 1군 캠프에서 배팅 볼 투수로 데뷔할 때 심적 부담이 커서 그렇다고 합니다. 심지어 타자 몸에 던지거나 아예 투수처럼 작심하고 던지다 회전이 강하게 걸린 공으로 타격 훈련 중에 타자 방망이를 부러뜨리게 만듭니다. 컨디션을 조율하고 타격감을 집중적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선수들이나 지켜보는 감독, 코치는 짜증을 숨기지 않습니다. ‘가볍게 툭툭 가운데로 던지면 되지’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고 던져본 사람들은 말합니다. 팀 내 코치분들 중에서도 캠프 때 배팅 볼을 안 던지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저마다 사연과 트라우마가 있어서였습니다.여러분은 ‘배팅 볼’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집중력, 협력 같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 겁니다. 타자들이 정타를 만들려는 노력, 이를 돕는 지원 스태프의 헌신은 분명 실력과 팀워크를 키웁니다. 그렇지만 단조로움, 실력 부족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도 생각납니다. 실전과 동떨어진 상황과 환경이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가 너무 쉽기만 하면 실력 향상이 되지 않겠죠.A에게 좋은 배팅 볼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우리 선수가 잘 치는 코스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선수가 원하는 방향과 선수 특성에 맞춰야죠”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누구는 치기 좋은 코스에 꾸준히 넣어주는 걸 바라고, 누구는 빠른 템포로 강하고 실전 같은 공을 요구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A는 타자의 강점에 맞춰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을 넘어 약점을 보완시키는 것도 요령이라고 덧붙입니다. “선수 별로 잘 치는 코스에 던져 감을 올린 다음 반대편이나 어려워하는 변화구를 한두 개씩 섞어주죠. 시즌 들어가면 경기 전에 예민하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요즘 최신 피칭 머신에는 AI 기능이 보태져 주요 투수의 구종과 구속을 따라 하기도 합니다. 과연 배팅 볼 투수가 살아남을까요. A는 웃으며 “사람만의 교감이란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정한 투구 템포나 버릇까지 기계가 완전히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고요. 사람은 타자 컨디션에 맞춰 변화를 주죠. 무엇보다 우리는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파이팅도 크게 냅니다. 분위기를 살리는 것, 이것까지 따라할 수 있을까요.”그의 말을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배팅 볼 투수는 누구일까.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배팅 볼을 던지고 있을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1.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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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잘못 지은 야구장은 없다 [IS 시선]

프로야구 출신 윤석민이 구설에 올랐다. 윤석민은 최근 개인 방송에서 "대구는 진짜 야구장을 잘못 지었다고 생각한다. 대구는 말이 안 되는 야구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를 서울 잠실구장과 비교하며 "(라팍은) 야구장이 아니다. 내가 볼 때는 (비거리가 짧은) 중학교 경기를 해도 홈런이 나온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팔각형에 가까운 라팍의 외야 펜스는 곡선이 아닌 직선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중간과 우중간의 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다. 바람까지 외야로 불어 개장 초기부터 '타자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투수 출신 윤석민이 투수의 고충을 대신했다고 볼 수 있는데 '잘못 지었다'라는 의견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조항을 보면 '1958년 6월 1일 이후 프로야구를 위해 건설하는 경기장은 본루부터 좌우의 펜스, 스탠드 또는 좌우의 페어지역에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 하게 하는 시설까지의 거리는 325피트(99.058m), 센터 펜스까지의 거리는 400피트(121.918m)를 필요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라팍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99.5m, 센터가 122.5m로 KBO 규정에 부합한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는 미국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소로 손꼽힌다. 좌측 펜스에 11m 높이의 '그린몬스터' 만큼이나 유명한 건 외야 오른쪽 펜스의 파울 기둥인 '페스키 폴'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보스턴을 대표한 조니 페스키의 이름을 딴 구조물인데 홈플레이트에서 기둥까지의 거리가 302피트(92.049m)에 불과하다. 2017년 7월 로렌조 케인(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은 보스턴 원정에서 페스키 폴을 살짝 넘기는 말 그대로 302피트 홈런을 기록했다. 스탯캐스트가 타구를 추격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비거리가 가장 짧은 홈런이었는데 그 누구도 '구장을 잘못 지었다'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는 지역 명소인 로키산맥의 해발 고도 1610m에 자리한다. 공기 저항이 적어 펜스 앞에서 잡힐 만한 타구가 홈런으로 연결되니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이정후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오른쪽 관중석 뒤에 있는 매코비 만(灣·코브)에서 야구장으로 부는 해풍이 타자 입장에서 까다롭다. 이처럼 지역 특성에 따라 야구장의 특징이 다르고, 이는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된다. 윤석민은 논란이 확산하자 '일부 시청자 여러분께서 불편함을 느끼신 것 같다. 마음 상하신 시청자분들이 계신다면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세상에 잘못 지은 야구장은 없다. 이번 논란이 주는 교훈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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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도 홈런 칠 수 있는 구장?" 그렇다고 준우승 평가절하할 필요 없다, 9년 시행착오 끝에 겨우 웃었는데..

최근 윤석민(39·은퇴)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를 두고 한 평가가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라팍의 홈과 외야 펜스의 거리가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며 "중학생이 경기를 해도 홈런이 나올 것 같다. 잘못 지어진 경기장이다"라고 말했다.외야가 육각형 모양인 라팍은 홈플레이트부터 좌·우중간 펜스까지 직선거리(107m)가 매우 짧다.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도 99.5m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가장 큰 서울 잠실야구장(좌·우 펜스 100m, 좌·우중간 펜스 120m)과 비교했을 때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13m나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라팍에서는 비교적 홈런이 많이 나온다. 타자들에겐 자신감을, 투수들에겐 악몽을 선사하는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투수 출신인 윤석민 입장에선 라팍을 후하게 평가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윤석민의 발언은 최근 삼성의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논리와 맞닿아 있어 불필요한 논란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삼성은 KBO리그 팀 홈런 1위(185개)에 올랐는데, 일부에서 삼성 타자들의 기록을 타자친화구장인 라팍을 홈구장으로 쓴 덕분이라고 단정하면서 논란이 인 것이다.하지만 삼성도 할 말이 있다. 타자들이 유리하고 투수들이 불리한 구장 환경은 삼성은 물론 원정 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과거 삼성은 라팍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2016년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삼성이 홈런 마진에서 플러스를 기록한 건 2019년(+1)과 2021년(+12), 2024년(+22) 세 번뿐이다. 나머지 6시즌은 삼성 타자가 때린 홈런보다 삼성 투수가 맞은 홈런이 더 많았다. 삼성도 그동안 라팍 활용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외야 펜스를 높여 홈런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했다. 결론적으로 관중석 시야 방해, 경기장 구조 변경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홈런을 더 칠 수 있다"는 타자들의 의견이 반영돼 유지하는 쪽으로 기운 바 있다. 지난해 김영웅·이성규 등 젊은 타자들이 만개하고, 투수들이 성장하면서 9시즌 만에 비로소 타자친화적 구장의 이점을 살렸을 뿐, 이전까지는 어려운 시간이 계속됐다. 투수들은 여전히 라팍의 짧은 외야 거리에 여전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투수 영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생각보다 투수들이 라팍에 대한 거부감이 크더라"고 말한 바 있다. 올겨울 협상했던 장현식(LG 트윈스)과 실제 계약에 이른 최원태와 대화에서도 라팍의 특성이 화제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그러던 삼성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다. 타자뿐 아니라 투수도 좋은 성적을 냈다. 홈 구장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장타력 있는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투수들의 땅볼 유도를 위한 구종 개발을 유도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오랜 고민 끝에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라팍에서 우리가 홈런도 많이 쳤지만, 이런 구장에서 토종 평균자책점 1위(3.66)를 기록한 다승왕(15승·원태인)이 나왔다. 팀 전체적으로도 평균자책점 3위(4.68)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라며 "꼭 홈런만으로 우리가 성공한 건 아니다. 투수들의 노력과 팀 전체의 성장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승재 기자 2025.01.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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