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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영화

'액션히어로' 김재화, 들꽃영화상 조연상 수상

배우 김재화가 조연상을 수상했다. 김재화는 지난 27일 진행된 제9회 들꽃영화상에서 영화 ‘액션히어로’로 조연상을 수상했다. ‘액션히어로’는 꿈은 액션 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때려잡는 학식코믹액션 영화다. 김재화는 '액션히어로'에서 입시비리를 밥 먹듯 저지르는 양심 없는 연영과 차옥주 교수 역을 맡아 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김재화는 부정입학으로 인해 자신을 협박하는 협박범과 대결을 펼치지만 결국 학식이 히어로 주성과 대결을 펼치는 악당 역할을 맡아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적재적소에 터지는 웃음 포인트를 책임지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김재화는 “좋아하는 영화로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 ‘액션히어로’는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부터 촬영하는 동안,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을 때까지 점점 더 재미있다고 느껴진 작품이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차옥주 교수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는다”며 “열심히 하고 있으면 누군가는 그런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이 상을 통해 알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섭렵하며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화는 오는 6월 4일 첫 방송되는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에서 천 가지 얼굴과 만 가지 꿍꿍이를 가진 맹수자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5.28 09:59
무비위크

'액션히어로', 25회 BIFAN 작품상·배우상·왓챠상·CGV상 4관왕

영화 '액션히어로(이진호 감독)'가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경쟁에 초청되어 작품상, 배우상(이석형), 왓챠상, CGV상(배급지원상)까지 4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액션히어로'는 꿈은 액션 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때려잡는 학식코믹액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액션히어로'가 영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의 판타스틱 장르 영화에 응원과 지지를 표하고자 마련된 국내 경쟁 섹션인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의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하여, 주연 배우인 이석형이 배우상을 수상했다. 또한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마지막으로 CGV상(배급지원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단연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한편, '액션히어로'는 한 통의 입시비리 협박편지로 액션영화를 찍게 되는 스토리를 담으며 유쾌하고 통쾌한 액션과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우연히 입시비리를 고발하겠다는 협박편지를 발견한 평범한 대학생 주성이 입시비리를 소재로 액션영화를 찍기로 하고 협박편지를 쓴 자, 이를 찍는 자, 그리고 찍히는 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학식이 히어로와 악당들의 대결을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의 웃음 포인트와 공감, 뼈 있는 풍자까지 놓치지 않고 선사한다. '액션히어로'는 7월 21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07.16 07:33
경제

조국 딸 조민, 환자 진료하다 의사면허 취소될 판

법원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 구속하면서 딸 조민(29)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대 의전원 4학년인 조씨는 지난 9월 2021학년도 의사국가고시 시험을 치렀다. 내년 의사 면허 취득 시 면허 무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3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딸 조씨가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자기소개서를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2013년 6월16일경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조씨는 의전원 지원 당시 자기소개서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3주간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적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조민은 KIST 인턴십에 5일동안만 출근하고 그 다음에는 무단으로 출근을 안 했다. 실제보다 기간이 3배 부풀려진 내용이 인턴 확인서에 기재됐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 비리 관련 범행으로 딸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 1차,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했고, 불공정 결과가 발생했다”며 “공정하게 경쟁하는 많은 사람에게 허탈감과 실망감 야기하고 우리 사회가 입시 시스템에 대한 믿음 저버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조씨는 현재 의전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날 1심 판결 관련해 부산대는 대법원 최종 판결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국 전 장관도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는 대법원의 최종 3심 판결이 나온 뒤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씨는 지난 9월 2021학년도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치렀다. 내년 1월 7~8일 필기시험을 치르고 2주 뒤쯤 합격 당락이 나온다. 국시에서 합격하면 의사 면허가 발급된다. 부산대가 대법원 판결을 본 후 조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기 때문에, 조씨는 국시 합격시 의사 면허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개업하거나 취직해 환자를 진료하게 된다. 내년 봄 인턴이 돼 의료 현장에 투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부산대가 조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의료법 제5조에 따르면 의사 면허 취득 자격은 ‘의대·의전원 졸업자’다. 만약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면 졸업도 무효가 돼 의사 면허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면허가 취소되면 그간 진료받은 환자들이 황당해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이에 대해 “의사 면허 발급 후 입학 취소가 있었던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며 “해당 법이 어떻게 적용될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2020.12.24 08:12
경제

[속보]법원 "정경심, 조국과 공모···허위로 딸 인턴확인서 발급"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조 전 장관과 공모해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23일 사문서위조 등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선고 공판을 열고 "조 전 장관 부부의 딸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 확인서 등은 모두 허위로 판단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공모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해서도 "총장 직인 등을 갖다 붙이는 등 위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아 딸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지혜·이가영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2020.12.23 14:33
스포츠일반

'탄핵 정국' 배구협회, 폭언 고소에 입시비리 신고까지

대한배구협회 내홍이 심해지고 있다.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은 최근 지역 배구협회장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자신에게 폭언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다.A 회장은 30일 "경찰에서 '고소 내용과 관련해 12월 2일 출석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과격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인정한다. 그러나 서병문 회장이 선거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는 걸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관련 내용을 다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A 회장은 서 회장과 현 집행부에 대한 '임원 불신임' 안건 상정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서병문 회장이 김찬호 전 집행부 이사를 부회장으로 승격, 발탁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전횡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 회장은 故 김갑제 감독이 협회 이사회 참석 후 사망하자 책임을 물으며 서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A 회장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았다. 서 회장 측은 A 회장이 폭언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이를 모았고, 자료 준비를 마친 후 경찰에 고소했다.그러자 A 회장은 출석을 준비하면서 교육부에 협회 전 임원 B씨의 입시 비리 관련 내용을 민원으로 신고했다. A 회장은 "서 회장의 측근 인물인 B씨가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대학에 아들을 배구 특기생으로 입학시키려고 부정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A 회장에 따르면 B씨의 아들은 고교 시절 배구선수 경력이 일천하지만, B씨가 감독으로 재직 중인 서울 모 대학교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해당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을 통한 결론을 얻어야 한다"며 "민원 처리 절차와 결과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민원 처리가 종료되면 민원인에게 결과를 알려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 회장은 "교육부로부터 '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B씨 아들의 부정 입학과 관련해 주변 인물의 진술까지 확보했다. 조만간 녹취 파일을 교육부에 제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한편 배구협회 산하 각 지역협회와 연맹 회장단은 서병문 배구협회장과 집행부 전원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재발의한다. 지역협회장과 연맹회장단은 지난 10월 말 불신임 안건을 발의한 뒤 배구협회에 대의원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그러나 협회는 "임원 전원 불신임을 안건으로 제시한 단체는 두 곳뿐이라 정관에 규정된 소집 요구 조건(재적 대의원 ⅓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불신임 안건 발의에 참여한 한 배구계 인사는 "협회가 대의원 총회 개최를 방해할 수 없도록 정관에 규정된 소집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협회가 대의원 총회 요청을 거부할 경우 대한체육회에 보낼 공문까지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유병민 기자 2016.12.01 06:00
야구

[인터뷰]김응용 "마지막 봉사, '죽을 각오'로 출마했다"

김응용(75) 야구학교 총감독은 '마지막'을 강조했다. 그는 "야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다.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협회를 바꿔보겠다"고 말했다.김응용 총감독은 이번 통합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에 기호 2번으로 출마했다. 2년 전부터 후배 야구인의 출마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내 자리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그 사이 대한야구협회는 망가졌다. 지난 3월엔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참사'를 겪었다. 협회 내부에선 고소·고발이 빗발쳤다.6월 3개 단체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통합하고, 9월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시·도협회 회장 인준 등이 늦어졌다. 협회장 없이 표류했다. 야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결국 후배 야구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의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김응용은 국가대표 선수, 프로야구 사상 최다 우승(10회) 감독, 그리고 최초의 프로야구 감독 출신 구단 사장을 지냈다. 문자 그대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야구인다. 그에게 출마의 이유를 들었다. -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야구인들로부터 출마 요청을 2년 전부터 받았다. 그러나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절했다. 그 사이 대한야구협회에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야구협회가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까지 지정되지 않았나.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인으로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 협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봤나."내부적으로 단합이 되지 않았다 사분오열이었다. 그런 가운데 재정은 바닥이 났다. 입시비리 등 아마추어 야구에 사고도 많았다. 아마추어 야구가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리틀야구 선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총체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 횡령·기금 전용 등 사고로 협회 재정 확충이 큰 과제다.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통합 협회 연간 운영비 15억원과 시도 협회 연맹체 등 지원기금 5억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받을 기업과 단체를 알아보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 마케팅 수익 사업 방안도 고심 중이다. 영화 입장권 가격의 3%는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된다. 프로야구 입장료에 아마추어 야구 발전 기금 부과를 추진하려 한다. 사재를 출연할 생각도 있다." - 박상희 전 회장 시절 대한야구협회는 KBO와 대립각을 세웠다. 두 기구 수장들의 사이도 매우 나빴다."중요한 지적이다. KBO와 관계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U23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팀 단장을 맡았다. 귀국한 뒤 많은 생각을 했다. 선수들 기량이 과거에 비해 떨어져 있었다. KBO와 프로 구단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같은 야구다. 야구의 발전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은 없다고 본다. KBO와 긴밀한 협조를 하겠다. 구단과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 - 통합협회 회장은 행정 능력이 중요하다. 삼성 라이온즈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사장으로서의 평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른다."삼성 구단 사장을 7년 동안 했다. 임기를 마친 뒤 고문으로 발령 받아 1년을 더 있었다.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 사장이었다. 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오래) 할 수 있나. 삼성을 최강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웠다. 기초 작업부터 시작해 우승까지 일궜다. 결실을 봤다고 생각한다." - 감독 시절 '군림'의 이미지가 강하다."(손사래를 치며) 이미지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감독 시절 코치와 프런트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했다. 내가 결정한 건 10% 정도에 불과하다. 김성근 감독이 해태 2군 감독으로 온 뒤 놀라더라. '형님이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그럴 뿐이다. 삼성 사장으로 재임할 때도 많은 의견을 수렴했다. 귀를 열고, 많은 의견을 듣겠다. 지금은 소통이 필요하다." - 협회 내부 파벌이 문제로 지적됐다."협회가 망가진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뭉쳐도 될까 말까인데, 만날 싸웠다. 그런 조직에서 어떻게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표팀을 운영하겠는가. 구상한 내용이 있다. 파벌에 치우치지 않겠다. 꼭 필요한 인재를 제외하고,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은 기용을 자제할 것이다. 나는 정치적인 목적이 없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는 각오 뿐이다. 오로지 야구 발전을 위해서 뛰겠다." - 프로야구에 또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났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교육의 필요성이 지적된다."아마추어 야구에서 승부조작은 절대 있어서 안된다. 그런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다. 유소년 팀에서부터 승부조작의 문제와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준비해 현장에 접목시키겠다." - 출마에 각오가 있다면."'죽을 각오'로 출마한다. 나의 마지막 야구 인생은 여기서 끝난다. 파벌에 치우치지 않고, 투명하게 협회를 운영하겠다. 진심을 다하겠다." - 야구계 대화합, 고교팀 100개·대학팀 40개팀으로 확대 등 공약을 발표했는데."출마 결정이 늦어 준비할 기간이 길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계 전반과 생활 체육, 사회인 야구 등 한국야구 현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수렴했다. 다소 부족한 감이 있을지라도 실현 가능하고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정했다." 유병민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2016.11.28 06:00
야구

김영란법 발효, 학부모가 갹출한 감독 월급 불법되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28일 발효됐다. 해석에 따라 이 법은 한국 학원스포츠를 뿌리부터 변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과 정부 부처 차원의 대응은 미비하다.김영란법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월 아마추어 스포츠 지도자도 법 적용 대상이 된다고 해석했다. 교육 공무원 신분이 아닌 기간제 교사나 전임 코치 등도 해당된다. 다른 대상자와 마찬가지로 대가성이 없더라도 3만원 이상 식사 대접, 5만원 이상 선물을 받을 수 없다.김영란법 시행은 금품 수수 등 학원 스포츠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기회다. 그런데, 김영란법이 학원 스포츠에 미칠 영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많은 학교 운동부는 학부모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법률적으로는 ‘학교 운동부 관련 후원금’이다.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 5항은 “학교의 장은 학교 운동부 관련 후원금을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2에 따라 설치된 학교 회계에 편입시켜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후원금으로 지도자 급여를 충당한다면 김영란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교육부에서 김영란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감사관실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후원금이라면 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많은 학교에서는 후원회 규정에서 학부모 회비를 정하고 있다. 자발적인 후원금이 아니라 사실상 회비 납부를 강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무교육 제도 아래에서 학부모가 지도자 인건비를 부담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지도자 급여는 ‘직무관련성’이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9월 28일 김영란법이 발효됐지만, 운동부 후원금에 대해선 교육부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식적으로 지침을 만들어 일선 학교에 전달한 일은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김영란법 담당 부서에 의견을 전달하는 단계다. 아직 지침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소재 한 고교 야구부장은 “체육진흥법에 따라 후원금이 학교 회계로 편입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한국의 학원 엘리트스포츠는 사실상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과거 국가나 학교 재단에서 부담했던 운영비를 학부모에게 전가시킨다. 이 구조에서 입시비리, 불공정한 선수 기용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기업은행 선수 출신인 정진구 대한야구협회 관리위원장은 “내가 고교에서 야구를 할 때만 해도 학부모가 돈을 내서 부를 운영한다는 발상은 없었다. 잘못된 관행이 만들어져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영 경북체육중고등학교 교장은 “학교체육진흥법의 후원금 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 후원이란 독지자가 자진해서 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후원금은 사실상 강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국민권익위원회는 아직 학교 운동부 후원금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불법 행위라는 해석이 내려진다면 학원 엘리트스포츠에 미칠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당장 운영비를 조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인터뷰에 응한 고교 야구부장은 “운동부 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원영 교장은 “지금의 후원금 제도는 분명히 잘못됐다. 하지만 학교 전임코치 급여가 최저생계비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학부모가 부담해 온 비용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최민규 기자 2016.09.29 07:00
스포츠일반

배구협회, 코치 성추행 의혹 사실이면 영구제명

대한배구협회가 현직 중·고교 코치의 성추행 의혹에 관해 사실일 경우 영구제명키로 결정했다. 배구협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지역 중, 고등학교 지도자의 성추행 보도내용에 관해 이를 매우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협회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바로 다음날인 14일 오전 10시 긴급 비상 대체회의를 소집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 파악을 위해 현지에 조사원을 긴급 파견하여 사실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만일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협회는 이유를 막론하고 영구제명키로 했다. 또한 스포츠 4대악(입시비리, 승부조작, 편파판정, 폭력? 성폭력)에 연류 될 경우도 영구제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아울러 협회는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협회 산하 모든 구성원에게 협회차원의 윤리교육(성폭력, 성추행, 폭행, 승부조작, 입시비리)을 매년 의무적으로 실시하여 대한민국배구가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협회는 "사실의 진위와 경위를 떠나 배구지도자가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어 보도된 점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는 팬과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16.09.14 14:51
스포츠일반

WKBL,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재계약 제도 실시

여자프로농구가 2016-201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재계약 제도를 실시한다.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이 가능하도록 결정했다. 이로써 2016-2017시즌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외국인 선수는 소속 구단이 재계약을 희망할 경우 다음 시즌 재계약을 할 수 있으며, 최대 2시즌까지 연장할 수 있다.WKBL은 2012-2013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했으나 구단들의 전력 평준화를 위해 재계약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제도가 바뀌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한 팀에서 머무를 수 있게됐다. WKBL은 "향후 구단 전력의 안정성과 외국인선수의 동기부여를 위해 재계약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제도 실시 이유를 밝혔다.한편, 입시비리로 처벌받은 선수, 감독, 코치 및 심판에 대해선 등록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6.03.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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