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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서 무연 담배가 인기라고? 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글로벌 분석업체 ECA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207개 도시의 ‘생활비’를 매년 발표한다. 2023년 런던은 뉴욕, 홍콩, 제네바에 이어 4위였다. 서울은 9위, 도쿄는 10위로 조사됐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필자는 물가 정보 사이트 넘베오(Numbeo)를 통해 한국과 영국(UK)의 생활비를 비교해 봤다. 집세(rent, 영국이 106% 높음)를 제외한 소비자 가격은 영국이 한국보다 0.6% 높았다. 하지만 품목별로 가격을 비교하면 두 나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빵, 우유, 소고기, 과일, 야채 같은 식품 가격이 영국보다 훨씬 비싸다. 한국의 사과, 감자 가격은 전 세계에서 제일 비싸고, 소고기 가격은 두 번째로 높다. 이에 반해 영국은 집세, 외식, 교통비 등이 비싸다.주요 품목 중에서 영국이 한국보다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일까? 바로 담배다. 말보로 한 갑이 한국에서 4500원(3.36달러, 66위)인데 반해, 영국은 2만2100원(16.52달러 4위)이다. 그나마 2015년 한국 담뱃값이 80% 오른 탓에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담배 한 갑의 세율은 영국과 한국이 각각 80%와 74%로 큰 차이는 없다. 담배가 제일 비싼 나라는 호주(27.85달러, 3만7200원)이고, 일본(4.05달러)과 한국을 제외한 선진국에서 담배가 제일 싼 나라는 스페인(5.61달러)이다. 2006년 3월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거쳐 2007년 7월 잉글랜드를 마지막으로 영국 내의 직장과 밀폐된 공공장소에서 흡연은 불법이 됐다. 축구장도 이러한 대세를 따라갔다. 2005년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가 프리미어리그(EPL) 최초로 흡연을 금지했다. 다른 클럽들도 이를 따라 2007년부터 모든 EPL 구장은 금연 구역이 됐다.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을 영어로는 베이핑(vaping)이라고 한다. 베이핑 역시 모든 EPL 구장에서 불법이다. 만약 스모킹 혹은 베이핑을 축구장에서 시도하다 걸리면 어떻게 될까? 당사자는 경기장에서 당장 퇴출되고, 클럽에 따라서는 시즌 티켓도 취소된다.영국 정부는 흡연에 관한 더 강한 규제를 내놓고 있다. 2015년부터 영국 내의 모든 상점은 판매대에 담배를 진열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가 특정 상표의 담배를 주문하면, 점원이 숨겨진 곳에서 담배를 꺼내 주는 식으로 판매는 이루어진다. 2023년 10월 보수당 정부는 흡연 가능 연령을 현재의 18세에서 매년 1년씩 높일 계획을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도 이에 찬성한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영국에서 평생 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다.영국의 흡연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현재 흡연자 비율은 12.9%(640만 명)이다. 하지만 일부 프로축구선수들은 여전히 담배를 즐긴다. 2000년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대표적인 흡연자는 피터 크라우치, 데이비드 제임스, 프랭크 램파드, 애쉴리 콜, 잭 윌셔, 라힘 스털링, 키에런 트리피어, 웨인 루니 등이다. 특히 루니는 2009년 아내 콜린이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1200파운드를 주고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 타블로이드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당시 담배가 고팠던 루니는 호텔 리셉션에서 한 갑을 무려 200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29만원)에 샀다고 한다. ‘무연 담배(Smokeless tobacco)’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츄잉(chewing, 씹는), 디핑(dipping, 머금는) 담배와 스누스(snus)이다. 미국에서 유래한 츄잉과 디핑은 특히 야구와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2015년 메이저리그(MLB) 선수와 지도자의 37%가 무연 담배를 애용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빅 리그에 올라온 모든 신인 선수들은 이러한 담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스누스는 스웨덴에서 유래했다. 스누스와 디핑 담배는 유사하지만, 제품을 입에 넣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스누스는 윗입술과 잇몸 사이에 위치하는 데 반해, 디핑은 주로 아랫입술이나 볼과 잇몸 사이에 놓는다. 또한 스누스는 씹을 필요가 없고, 침도 안 뱉는다. 디핑은 씹을 수도 있고 침을 뱉어야 한다. 영국에서 스누스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사용하는 것은 합법이다.EPL 선수들이 스누스를 애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누스를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방출되고, 이는 아드레날린의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스트레스는 감소되며 집중력이 증가되고, 신체적인 활력이 향상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바디는 자서전에서 “스누스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축구 선수들이 스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선수는 심지어 경기 중에도 사용한다”고 밝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스누스를 감시 목록에 올렸지만, 금지한 적은 없다. 따라서 현재 선수들의 스누스 이용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스누스는 일반 담배보다 분명 덜 위험하지만, 높은 니코틴 함유량으로 인해 중독성이 강하다. 또한 스누스를 계속 이용하면 심장, 구강 질환 등을 유발하고, 식도암과 췌장암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일부 클럽은 스누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EPL 같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부, 명예,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최고 레벨의 선수와의 경쟁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긴장감이 요구된다. 이러한 압박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수들은 스누스를 애용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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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은 추모의 상징 ‘포피’를 왜 거부할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1월 11일은 영국의 현충일인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였다. 이날 저녁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는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가 열렸다. 찰스 3세,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 왕실 인사와 리시 수낵 총리를 비롯해 주요 정치인이 참석한 이 국가적인 행사를 BBC가 생중계했다. 특히 올해는 정전 7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전사자들을 가장 먼저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의 참전용사이자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2019년 우승한 콜린 새커리(93세)가 아리랑을 한국어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은 1921년부터 참전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포피를 다는 전통이 생겼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포피는 규모가 커져 현재는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이 참전한 모든 전투에서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포피를 둘러싼 갈등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를 구성하는 브리튼 바로 옆에는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섬이 있다. 12세기부터 무려 700여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아일랜드는 1922년에 독립,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총 32개 카운티 중 26개만 독립에 성공했다. 17세기 초 북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남부에서 이주한 신교도가 많은 아일랜드 북쪽에 위치한 얼스터 지방의 6개 카운티는 지금도 영국이 지배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북아일랜드다.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와 영국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간의 갈등이 뿌리 깊은 지역이다. 가톨릭교도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공화주의자들로, 남북이 합쳐진 통일 아일랜드를 꿈꾼다. 그에 반해 신교도들은 자신을 영국인(British)과 연합주의자(unionist)로 인식한다. 영국 왕에 충성하는 이들은 북아일랜드가 영국(UK)에 남기를 희망한다.1960년대 말부터 1998년까지 이들이 벌인 갈등을 ‘The Troubles(북아일랜드 분쟁)’이라고 부른다. 남북 아일랜드의 통일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왕당파의 군사조직인 얼스터 의용군과 영국 정부군 등이 분쟁에 참여했다. 분쟁은 주로 북아일랜드와 수도인 벨파스트에서 벌어졌으나, 잉글랜드와 유럽 대륙으로 확산된 적도 있다. 특히 필자가 학부 공부를 하던 1990년대에는 IRA가 런던에서 폭탄 테러를 종종 일으켰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하는데, 테러로 인해 지하철역이 폐쇄되어 지각한 적도 있었다. 당시 필자가 사과와 함께 IRA 핑계를 대니,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이 모두 너그럽게 이해해 준 기억도 난다.분쟁 기간 중 1972년 1월 30일 북아일랜드의 데리(Derry)에서 벌어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이 특히 유명하다. 영국 공수부대원의 일부가 시위 중이던 비무장 가톨릭교도를 항해 사격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14명이 사망했고 십수 명이 다쳤다. 이 사건 이후 북아일랜드 분쟁은 더욱더 격화된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의 멤버 4명은 모두 아일랜드 혈통을 갖고 있는데, 이 중 특히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각각 이 사건을 다룬 노래를 발표해 분노를 표출했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며 북아일랜드 분쟁은 종결됐지만, 30여 년에 걸친 무력 충돌의 결과로 35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선덜랜드, 위건, 웨스트 브로미치 등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제임스 맥클린은 피의 일요일 사건이 벌어진 북아일랜드의 데리 출신이다. 맥클린은 “포피가 단순히 1, 2차 대전 희생자들에 관한 것이라면 (포피 셔츠를) 매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피는 영국군이 관여해온 모든 갈등에 관한 것”이라며 포피 셔츠 착용을 거부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분쟁에 참여한 영국군을 지지할 수 없다는 아일랜드인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일부 영국인들은 맥클린의 이러한 소신을 지지했다. 하지만 포피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는 상대팀 서포터스뿐만 아니라 일부 홈 팬들로부터도 오랫동안 야유를 받았다. 심지어 맥클린은 살해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리멤버런스 데이 행사는 북아일랜드에서도 매년 열리지만, 현재도 대부분의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와 공화당원은 추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편 아일랜드 공화국은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아일랜드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7월 자체적인 국가 기념일을 가진다. 영국의 주요 축구팀 중 유일하게 포피 셔츠를 거부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이다. 아일랜드의 가톨릭 유산을 바탕으로 설립된 셀틱은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존중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맥클린과 달리 포피 착용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아일랜드 출신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일랜드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던 로이 킨이다. 특히 킨은 지도자에서 물러난 후 스카이 스포츠 방송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포피를 꾸준히 착용해 고향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포피는 영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존경과 기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복잡한 역사와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지역과 사람에 따라 포피는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빨간색 포피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색 포피를 다는 이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진정한 추모는 ‘강요’나 ‘의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포피는 비로소 추모의 상징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1.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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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세우고 싶은 SON 단짝... “웨일스전 뛰고 싶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영혼의 단짝’인 해리 케인(29, 잉글랜드)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기록을 세우고 싶어한다. 데일리메일은 “케인은 부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웨인 루니의 득점 기록을 깨고 싶기 때문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대표팀 감독에게 웨일즈와 조별리그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할 예정”이라고 28일(한국시간) 전했다. 잉글랜드는 30일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웨일즈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잉글랜드는 1승 1무로 B조 1위다. 케인은 A매치 75경기에 출전해 51골을 넣고 있다. 개인 득점 부문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2위다. 1위는 120경기에 출전해 53골을 넣은 웨인 루니(은퇴)다. 케인이 3골을 더 넣으면 루니를 제치고 개인 득점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매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케인을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고,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료진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선 2경기에 나서 무득점 침묵하고 있다. 이란과 경기에서는 발목 부상을 당했다. 김영서 기자 2022.11.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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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르투갈·우루과이·가나와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한국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최악의 경우를 피했다. 한국은 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컨벤션센터(DECC)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H조에 편성됐다. FIFA 랭킹 순으로 따지면 포트3에 속했던 한국은 29위로 포르투갈(8위·포트1)과 우루과이(13위·포트2)보다 낮고, 가나(60위·포트4)보다 위다. 카타르월드컵은 현지시간 기준으로 11월 21일 개막해 12월 18일까지 열린다. 사상 첫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날씨로 인해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열린다. 한국은 우루과이(11월 24일), 가나(11월 28일), 포르투갈(12월 2일) 순으로 맞붙는다. 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 2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H조 상대국 모두 쉽지 않지만, 최악의 조 편성은 피했다는 평가다. 포트1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3위)와 브라질(1위)을 피했고, 포트2에서 최강팀으로 꼽히는 독일(12위)과 네덜란드(10위)도 만나지 않았다. 포트4에 배정된 대륙 간 플레이오프 승자도 피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건재하다. 호날두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같은 뛰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인정받는 공격수다. 우루과이 역시 수준급 기량을 가진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 등이 버티고 있다. 한국으로선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16강 진출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우승 후보 스페인, 독일, 북중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승자와 E조에 속해 험난한 조별리그 일정을 치르게 됐다. 개최국 카타르도 포트2의 네덜란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을 만나게 돼 조별리그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을 누르고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선두를 차지한 이란은 포트1의 영국, 포트2의 미국, 포트4의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승자와 B조가 됐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 A조: 카타르, 에콰도르, 세네갈, 네덜란드 B조: 잉글랜드, 이란 ,미국,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웨일즈/스코틀랜드/우크라이나) C조: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폴란드 D조: 프랑스, 아시아-남미 예선 플레이오프(아랍에미리트/호주/페루), 덴마크, 튀니지 E조: 스페인, 북중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코스타리카/뉴질랜드), 독일, 일본 F조: 벨기에, 캐나다, 모로코, 크로아티아 G조: 브라질,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 H조: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 한국 2022.04.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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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국내?외 스포츠 모두 프로토와 함께 하세요!

프로토 승부식 48회차, 축구 및 야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 선정돼 일정 및 게임 방식 정확히 확인할 것…경기 별 10분 전까지 발매 마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국내∙외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대상으로 한 고정 배당률 게임 ‘프로토(Proto) 승부식 48회차’의 발매를 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개시한다. 이번 회차는 18일부터 21일까지 펼쳐지는 국내∙외 축구(K리그1, K리그2, MLS, J리그, 2021 코파아메리카, 유로2020), 야구(MLB, KBO, NPB) 및 농구(NBA, 2021 FIBA 남자농구 아시안컵), 배구(2021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등 총 380게임을 대상으로 스포츠팬을 찾아간다. 스포츠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각종 국제 대회 경기들, 이번 회차 대상경기에 다수 포함 이번 회차에는 스포츠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각종 국제 대회 경기들이 대상경기에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벨기에, 잉글랜드, 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이 격돌하는 유로2020에서는 18일(금) 오후 10시에 경기를 펼치는 스웨덴-슬로바키아전을 시작으로 크로아티아-체코, 잉글랜드-스코틀랜드, 헝가리-프랑스, 포르투갈-독일, 스페인-폴란드, 이탈리아-웨일즈, 스위스-터키전이 대상경기로 선정됐다. ‘남미월드컵’이라고도 불리는 코파아메리카 역시 이번 48회차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일(토) 오전 6시에 시작하는 칠레-볼리비아전부터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베네수엘라-에콰도르, 콜롬비아-페루전까지 총 4경기를 대상으로 13개 게임이 토토팬들을 찾아간다. 농구와 배구에서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국제 대회들이 대상경기로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농구에서는 ‘2021 FIBA 남자농구 아시안컵’ 예선 경기가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필리핀에게 버저비터를 허용하며, 석패를 당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재대결을 갖는 20일(일) 오후 4시 필리핀-대한민국전이 이번 회차 대상경기에 포함됐다. 이어 김연경, 박정아, 양효진 등이 활약하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2021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도 국내 배구팬들을 맞이한다. 대상경기는 18일 오후 10시에 진행되는 대한민국-브라질전에 이어 대한민국-터키, 대한민국-네델란드전이 선정됐다. 플레이오프 2R에서 치열한 경쟁 중인 NBA에 관심 집중…뜨거운 순위 경쟁 펼치는 KBO 경기에 관심 집중 덴버를 4-0으로 제압한 피닉스를 제외하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상위 진출팀을 결정짓지 못한 채 치열한 승부를 이어 나가고 있는 NBA도 이번 회차 대상경기에 포함됐다. 19일 오전 8시 30분에 열리는 애틀랜타-필라델피아전을 비롯해 같은 날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LA클리퍼스-유타전이 선정된 가운데, 나머지 NBA 경기들은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경기 결과에 따른 추후 일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된다. 한편, 야구에서는 순위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는 KBO리그 경기도 대상경기로 포함됐다. 18일 오후 6시30분에 진행되는 LG-KIA, 롯데-삼성, KT-두산, 한화-SSG, NC-키움전을 시작으로 총 15경기, 45개 게임이 국내 야구팬을 찾아간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주말 발행되는 프로토 승부식 게임은 국∙내외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대상으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라며, “소액과 소조합이 가능한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참가자들이 적중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토 승부식 48회차의 모든 게임은 각 경기 시작 10분전까지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대상 경기의 정보는 현지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참여 전 다시 한 번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2021.06.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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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브리티시 슈퍼리그는 가능할까

최근 축구계는 유러피언 슈퍼리그의 창설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유럽 축구의 근본을 뿌리째 흔드는 리그의 출범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각국 축구협회, 정치권, 선수, 팬들까지 가세해 이들을 비난했다. 이에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 등 ‘빅6’는 슈퍼리그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탈리아 3개 클럽도 그 뒤를 따랐다. 슈퍼리그에 6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던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자신들이 잘못 판단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슈퍼리그에 남아 있는 클럽은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뿐이다. 기존 축구 질서에 반기를 든 이번 혁명은 이틀을 버티지 못했다. 난리통에 최근 영국에서는 흥미로운 리그 창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PL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빅6’는 스코틀랜드 축구 거인인 레인저스와 셀틱을 합류시켜 브리티시(British) 슈퍼리그를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적인 팬 베이스를 가진 스코틀랜드의 두 명문 클럽과 기존 ‘빅6’의 대결은 분명 더 많은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여기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자존심 대결까지 합쳐지면, 이는 곧 스폰서십과 TV 중계권 수익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던 유러피언 슈퍼리그와는 달리, 브리티시 슈퍼리그는 곳곳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원래 FIFA는 오랫동안 국경을 초월한 리그(cross-border league)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각국의 축구리그는 자국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FIFA는 근 20년 동안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리그 통합을 반대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리그 출범에 열린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FIFA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리그 통합을 포함해 미국과 멕시코의 리그 합병 등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도 슈퍼리그의 출범은 환영할 만한 소재이다. 새로운 리그의 출현으로 인해 스코틀랜드가 독립에 대한 염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팬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까? 신문사 ‘더 스코티시 선’이 7500여 명의 팬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슈퍼리그의 창설을 지지한 팬은 47%, 반대한 팬은 38%로 나타났다. 나머지 15%의 팬은 판단을 유보했다. 팬들은 SNS에서도 뜨거운 찬반 논쟁을 벌였다. 슈퍼리그를 반대하는 팬들은 레인저스와 셀틱의 합류로 인해 중소 클럽이 1부 리그에서 뛸 기회가 더 없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부 팬들은 웨일즈의 스완지 시티와 카디프 시티가 경쟁을 벌여 EPL로 승격했듯이, 레인저스와 셀틱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1부 리그에 합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레인저스와 셀틱이 스코틀랜드 리그를 떠나면 리그의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에 반해 너무나 오랫동안 스코틀랜드 축구를 양분했던 두 클럽이 리그를 옮기면 다른 클럽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애버딘이 36년 전인 1985년도 우승한 이후로 스코틀랜드 1부리그 우승은 언제나 레인저스 아니면 셀틱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레인저스와 셀틱도 더 많은 관심과 수익을 위해 잉글랜드의 거물 클럽들과 대결하길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셀틱은 지금까지 잉글랜드 클럽들과 20번 맞붙어 7승 7무 6패를 기록했다. 골 득실은 -2로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그에 반해 레인저스는 통산 14번의 경기 동안 3승 4무 7패를 기록했다. 골 득실도 -9로,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고전했다. 레인저스와 셀틱이 확장된 EPL에서 뛴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슈퍼컴퓨터가 예측했다. 이들의 통산 잉글랜드 클럽과의 성적을 2020~21시즌 EPL에 대입하면 셀틱은 11위, 레인저스는 19위를 기록한다고 한다. 셀틱이 과거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1.4점, 레인저스는 0.9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예측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레인저스와 셀틱의 현재 경기력을 반영해서 예측한 것이 아니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레인저스와 셀틱은 유럽대회를 통해서만 잉글랜드 클럽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들은 언제나 잉글랜드의 상위권 클럽과만 대결했다는 의미이다. 레인저스와 셀틱보다 규모가 큰 잉글랜드 클럽은 맨유와 리버풀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슈퍼리그에서 이들이 뛴다면 2년 정도의 적응기간을 거쳐, 상위권에 도전할 전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 슈퍼리그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빅6’를 제외한 EPL 14개 클럽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중하위권에 위치한 클럽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슈퍼리그의 출범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문뜩 한국의 K리그와 일본의 J리그가 합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난제가 있겠지만, 통합리그는 분명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 것이다. 국내 축구 산업의 발전과 흑자 리그로의 전환을 위해서도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제이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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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세운 명문 클럽, 셀틱 FC

유럽인들 중에서 한국인과 유사한 민족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은 이탈리아와 한국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같은 반도 국가에, 날씨도 비슷한 편이고, 흥분 잘하는 국민성을 예로 든다. 하지만 아일랜드인이 한국인과 공통점이 더 많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두 나라 국민은 자기 민족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에 끊임없이 시달려온 역사로 인해 두 민족에게는 한(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악조건 속에서도 두 민족은 뛰어난 문화를 발전시켰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국민성도 비슷하다. 발전 과정은 다르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도약 한 점도 두나라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 중 상당수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국으로 이주했듯이, 아일랜드도 뿌리 깊은 이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는 스코틀랜드로 이민 간 아일랜드인들이 설립한 하이버니안 FC에 대해 알아보았다. 라틴어로 아일랜드 섬을 의미하는 하이버니아(Hibernia) 말고도,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연관된 대표적인 이름이 바로 셀틱(Celtic)이다. 켈트족(Celts)과 관련된 유물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기원전 3세기에 아일랜드와 영국을 포함해 알프스 산맥 북쪽의 유럽 대부분을 점령했다. 멀리는 동쪽의 터키 지역까지 진출했다. 기원전 1세기 줄리어스 시저의 로마 군대는 켈트족과 대대적인 전쟁을 벌여, 이들을 격파했다. 로마와의 전쟁에 패한 켈트족들은 영국 쪽 섬지방으로 이동했다. 기원전 55년부터 로마 제국의 라틴족은 여러 번 영국을 침공해 켈트족과 전쟁을 벌였고, 현재의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을 점령했다. 전쟁에 패한 켈트족은 북쪽이나 주변 섬 등의 오지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로마 제국은 결국 5세기 초반까지 약 400년 동안 스코틀랜드 지역을 제외한 브리튼(Britain) 섬을 다스렸다. 라틴족이 철수한 이후, 독일에서 건너온 게르만족의 한 파인 앵글로 색슨(Anglo-Saxon)이 브리튼 섬을 침공하면서 잉글랜드가 형성되었다. 그에 반해 켈트족은 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지역에 자리 잡은 변방 종족이 되었다. Celt라는 명사에서 파생된 형용사가 Celtic이다. 오늘날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이 포함된 셀틱 국가들의 언어와 문화를 의미한다. Celtic이라는 단어가 셀틱(Seltic)혹은 켈틱(Keltic)으로도 발음되기에, 도대체 어느 발음이 맞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다. S로 시작하는 발음은 불어 Celte에서 유래했다. 또한 영어의 발음 규칙에 의하면 알파벳 c 다음에 e 혹은 i가 오면 S로 발음한다. 영어 단어 cell, cereal, circus를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18세기에 들어 언어 역사학자들은 K 발음이 단어의 어원인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더 잘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대 영어에서는 K 발음이 좀 더 널리 쓰인다. 단 미국프로농구(NBA)의 보스턴 셀틱스 등 스포츠팀에 한해서는 S 발음으로 사용된다. 1840년대 대기근의 영향으로 아일랜드를 떠나 스코틀랜드로 이주한 이민자들의 상당수는 글래스고우에 정착했다. 1875년 에든버러에서 설립된 하이버니안 FC에서 영감을 받은 이들은 1887년 이민자들의 빈곤을 돋기 위한 기금 모금 수단으로 축구팀을 설립한다. 이 팀은 셀틱 FC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뿌리인 켈트족의 이름을 딴 것이다. 셀틱은 이후 승승장구하며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셀틱은 1965년부터 1974년까지 9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고, 또한 영국 클럽으로는 최초로 1967년 유로피언 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누렸다. 단일 시즌에 자국의 1부 리그 우승, FA 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트레블(Treble)이라고 말하는데, 셀틱은 유럽 클럽 최초로 1966~67시즌에 이를 달성했다. 셀틱을 이야기할 때 ‘아덴라이 평원(The Fields of Athenry)’이라는 현대 민요를 빠뜨릴 수 없다. 대기근을 배경으로 한 이 노래의 가사는 마이클과 메리 부부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있다. 마이클은 굶주린 가족을 위해 옥수수를 훔치다 감옥에 갇힌다. 호주로 유배 가기 전날 마이클은 메리를 위로하면서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 달라고 부탁한다. 메리는 남편을 실은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는 1990년대 들어 아일랜드 축구대표팀과 셀틱 FC의 응원가로 채택되어 현재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UEFA 유로 2012에서 당시 최강 스페인과 붙은 아일랜드는 실력 차를 실감하며 0-4로 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일랜드 팬들은 자국의 예선탈락이 확정적인 후반 38분부터 종료 휘슬이 울린 후까지 '아덴라이 평원'을 열창해 전 세계 많은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독일 방송국의 해설진은 '아덴라이 평원'이 울려 퍼지는 동안 현장의 감동적인 모습을 시청자에게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독일 축구 중계팀과 아일랜드 팬들의 합작으로 만들어낸 이러한 수준 높은 장면은 시청자와 현장을 하나로 묶는 품격 있는 방송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중계는 단순히 방송 기술의 향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축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이러한 중계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초창기 셀틱의 팬들은 스코틀랜드에 정착한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가톨릭 신자들이었다. 하지만 셀틱의 성장과 더불어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등에 사는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팬으로 가세한다. 아울러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팬들까지 등장한다. 현재 셀틱은 전 세계에 걸쳐 200개가 넘는 서포터스 클럽을 거느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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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유럽의 흑인, 아일랜드인들이 창단한 하이버니안 FC

사회 풍자가 담긴 수작을 여러 편 만든 알란 파커(Alan Parker) 감독은 1991년 ‘더 커미트먼트(The Commitments)’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지미 레빗은 노동자 계급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소울(soul) 밴드를 만든다. 소울 음악은 흑인들의 대표 음악 장르다. 밴드를 구성하던 중 멤버 중 하나가 지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소울 음악을 하기에는 너무 피부가 하얀 것 아니야?” 그러자 지미는 이렇게 답한다. “아일랜드인들은 유럽의 흑인이다(The Irish are the blacks of Europe).” 평화로운 에메랄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나라,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왜 이러한 말을 들었을까? 아일랜드는 선진국으로 인정받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최빈국이었다.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로서, 처절한 고난의 역사를 겪어왔다. 이에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낙후되고 억압된 아일랜드를 떠났다. 세상의 많은 이민자가 겪었듯이 아일랜드 이민자들도 때때로 환영받지 못했고, 새로 정착한 사회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시달렸다.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인들은 오랫동안 사회·경제적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었다. 이들은 또한 흑인들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아일랜드인의 해외 이주는 중세 초기부터 시작되었다. 1700년대 이후로 1000만 명에 가까운 아일랜드인들이 고향을 떠났다. 현재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아일랜드인 혈통 인구가 8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현재 아일랜드 공화국의 인구는 500만 명이 채 안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국민이 조국을 떠났는지 알 수 있다. 1840년대 감자 마름병(potato blight)이 유럽 대륙을 휩쓸다, 아일랜드에 상륙했다. 아일랜드 사람들의 주식이었던 감자 수확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당시 이들을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얼마 남지 않은 곡식마저 본국으로 빼돌렸고, 아일랜드는 1845년부터 1849년까지 대기근(The Great Famine)을 겪었다. 이 기간 아일랜드에서는 무려 100만 명이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죽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는 배에 몸을 실었고, 이렇게 떠나간 인구만 100만 명에 달했다. 몇 년의 대기근 동안 아일랜드의 인구는 약 25% 감소했다. 해외로 떠난 이들 중 그나마 사정이 좀 괜찮은 사람들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먼 곳으로 떠났다. 당시 이들을 실은 선박은 낡고 조잡했으며, 식량조차 부족해 많은 이민자가 목적지에 닿기 전 질병과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에 이들을 실은 선박을 관선(coffin ship)이라 부르기도 했다. 비싼 장거리 뱃삯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국으로 이주했다. 스코틀랜드로 이주한 아일랜드인은 주로 글래스고우에 자리 잡았으나, 일부는 에든버러에 정착했다. 특히 에든버러 성 근처의 카우게이트(Cowgate) 거리에 많은 아일랜드인이 모였고, 이곳은 ‘작은 아일랜드(Little Ireland)’로 불렸다.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에든버러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1875년 하이버니안 FC를 창단했다. 하이버니아(Hibernia)는 고전 라틴어로 아일랜드 섬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이버니안(Hibernian)은 아일랜드 사람을 뜻한다. 초창기 하이버니안은 가톨릭 교인만 선수로 뛸 수 있었고, 아일랜드 색채가 너무 강했다. 이에 따돌림과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클럽은 스코틀랜드 지역사회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 성공했다. 힙스(Hibs)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진 하이버니안은 영국 축구 클럽(British football club, 잉글랜드·웨일즈·스코틀랜드의 축구 클럽을 의미) 역사에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 컵은 1955~56시즌에 처음 시작되었다. 초창기 유로피언 컵에 참가하는 팀은 프랑스의 축구 잡지 르퀴프(L'Equipe)가 선정했다. 이에 첼시가 잉글랜드를 대표해 참가자격을 얻었으나,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러한 클럽 대항전이 자국 리그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첼시의 참가를 불허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챔피언이었던 애버딘(Aberdeen)도 같은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다. 현재의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 컵에 참가하려면 자국 리그에서 얻은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초창기 유로피언 컵에 초청받은 클럽들은 지금처럼 자국 리그에서 거둔 성적을 엄격하게 보지 않았고, 각 클럽이 가지고 있는 대표성과 권위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전 시즌 자국 리그 5위에 그쳤던 힙스가 유로피언 컵에 참가할 수 있었다. 힙스는 결국 유로피언 컵에 참가한 영국 최초의 클럽이라는 영예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 대타로 참가했지만, 원년 대회에서 4강에 들며 영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힙스는 영국에서 셔츠 스폰서십을 도입한 최초의 1부 리그 클럽이기도 했다. 힙스는 1977년 의류업체 벅타(Bukta)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TV 방송국은 "스폰서가 새겨진 셔츠를 입으면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이에 힙스는 스폰서 로고가 없는 '방송용 셔츠'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힙스의 영향으로 스코틀랜드에 퍼져 있던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이후 셀틱 FC, 던디 하이버니안(1923년 던디 유나이티드로 이름 변경) 등을 설립한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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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자주 들어봤지만 의미는 모를 축구팀, 알비언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속한 20개 팀 중에 알비언(Albion)이란 이름을 가진 클럽이 2개 있다. 브라이튼 앤 호브(Brighton & Hove) 알비언과 웨스트 브로미치(West Bromwich) 알비언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잉글랜드, 웨일즈와 스코틀랜드에 알비언이란 이름이 들어간 축구 클럽은 10개나 된다. 심지어 남미의 우루과이와 호주에도 알비언이란 명칭이 들어간 클럽이 있다. 알비언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국내의 많은 팬들이 한번 정도는 궁금해할 이름 알비언에 대해 알아보자. 영국은 섬나라이다.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 외지인이 영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었다.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둔 영국과 프랑스의 최단 거리는 33.3㎞에 불과하다. 부산과 대마도의 거리(49.5㎞)보다 훨씬 가깝다. 날이 맑으면 육안으로 영국에서 프랑스를, 프랑스에서 영국을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외부인들이 영국을 방문하거나 침범할 때 주로 도버 해협을 이용했다. 이들이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건너올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항구 도시 도버에 위치한 거대한 백악 절벽이다. 영국을 상징하는 이 절벽은 최대 110m 높이에 길이는 13㎞에 달한다. 따라서 잉글랜드를 침공하는 외부인들은 이 나라를 방어하는 것 같은 요새 같은 거대한 암벽에서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알비언이라는 영어 단어는 ‘하얀 절벽’을 암시하는 라틴어 ‘알부스(albu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잉글랜드를 가리키는 옛 명칭이 바로 알비언이다. 때로는 알비언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지역을 아우르는 섬 브리튼(Britain)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 영어에서는 영국을 시적으로 묘사할 때 알비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아울러 영국인들은 한때 새로운 알비언(New Albion)이라는 이름을 캐나다, 호주의 시드니와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부르는 명칭으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 지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영국에서 알비언이란 명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축구팀은 브라이튼 앤 호브(호브는 브라이튼의 이웃 도시)다. 잉글랜드의 유명한 휴양도시 브라이튼 근교에 위치한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라는 명소 때문이다. 한국어로 ‘칠자매’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바닷가에 위치한 흰색 암벽을 가리킨다. 일곱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절벽이라 이러한 이름이 붙었고, 각각의 봉우리에도 고유의 이름이 있다. 도버의 백악 절벽은 지나친 개발과 이로 인한 보호로 인해 식물로 뒤덮여 절벽이 푸르게 변한 곳이 꽤 있다. 하지만 세븐 시스터스의 암벽은 사람의 손때가 덜 묻어 흰색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은 TV나 영화 촬영 등에서 도버 암벽을 대신해 사용되기도 한다. 브라이튼에서는 매년 8월 동성애자들의 카니발이 열린다. 상당한 규모의 LGBT(성적소수자) 커뮤니티가 이곳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브라이튼은 영국의 동성애자들의 수도(the gay capital of Britain)로 알려져 있다. 브라이튼과의 경기가 벌어질 때 상대방 팀의 팬들은 동성연애를 조롱하는 구호를 연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이자 뮤지컬 ‘맘마미아’의 수록곡으로 많이 알려진 ‘Does Your Mother Know’를 개사해 ‘Does your boyfriend know you're here(남자친구가 너 여기 있는 것 알아)’라는 구호를 상대 팬들이 외칠 때가 있다.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야유는 영국 축구 문화의 일부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브라이튼의 팬들은 ‘You're too ugly to be gay(넌 너무 못생겨서 게이가 될 수 없어)’라고 응수하기도 한다. 알비언이란 이름을 최초로 도입한 클럽은 잉글랜드의 웨스트 미들랜드 지역에 위치한 웨스트 브로미치(WBA)다. 세계 최초의 프로 축구리그인 ‘풋볼 리그’가 1888년 창설될 때 참가한 클럽은 12개였는데, WBA도 이 리그에 속한 원년 멤버였다. WBA와 관련해 흥미로운 뉴스도 있었다. 2002년 BBC의 보도에 의하면, 영국 전역에서 10만 명이 참가한 IQ 테스트에서 영국 남자와 여자의 평균 점수는 각각 111과 104로 나왔다고 한다. 축구 팬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WBA 서포터스들의 평균 IQ가 무려 138로 나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번리(Burnley) 팬들의 평균 IQ는 76에 그쳤다고 한다. 동물과 인간의 IQ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흔히 문어의 IQ가 73정도라고 한다. WBA 서포터스들은 2002~03시즌 EPL 최고의 팬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 클럽은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을 비롯해 다수의 유명인을 팬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2016년 WBA는 중국인 사업가에 팔렸다. 현재 EPL에 속한 클럽 중 사우스 햄튼, 울버햄튼과 WBA의 구단주가 중국인이다. 우루과이에도 알비언이란 이름을 가진 클럽이 있다는 걸 의아하게 생각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 위치한 알비언 FC는 영국 고등학생들에 의해 1891년 창단된 클럽이다. 우루과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이 클럽은 현재 2부 리그에 속해 있다. 참고로 1930년 제1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열린 장소와 우승팀이 바로 우루과이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0.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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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축구의 스폰서십은 상업성과 고결성의 대결

지난 주 칼럼에서는 기업 명칭이 유럽축구클럽 이름에 들어가는 특별한 경우를 알아봤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팀 키움 히어로즈처럼 스폰서 이름이 클럽명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까? 소수의 클럽이 이를 시도했다. 1878년 창단된 클럽 웰시풀(Welshpool) FC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웨일즈의 축구 1부리그인 웰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웰시풀은 2005~06시즌 클럽 역사상 최고 순위인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웰시풀은 1부 리그에 계속 잔류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필요했다. 이에 스폰서인 테크노 그룹(Techno group)의 상호를 클럽 이름에 포함하는 혁신적인 결단을 내렸다. 웨일즈 축구협회도 이러한 이름 변경에 동의함으로써 이 클럽은 ‘테크노 그룹 웰시풀 FC’이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2011년 스폰서십 계약이 만료된 후 이 클럽은 원래의 이름인 웰시풀로 돌아갔다. 결국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순수 아마추어 클럽으로 변모했다. 1959년 창단된 랜샌트프레이드(Llansantffraid) FC도 웨일즈에 있는 클럽이다. 1996년 이 팀은 지역 컴퓨터 회사 토탈 네트웍 솔루션(Total Network Solutions)이 클럽 이름에 들어가는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이에 이 팀은 ‘토탈 네트웍 솔루션 랜샌트프레이드’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스폰서 이름에 대한 규제로 인해 유럽축구연맹(UEFA)은 유로피언 컵 위너스 컵에 참가한 이 클럽을 TNS란 이니셜로 칭했다. 유럽에서는 스폰서의 명칭이 프로축구 클럽 이름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이 클럽은 한발 더 나아가 이듬해인 1997년 기존의 이름은 아예 없애고, 스폰서의 이름으로만 구성된 ‘토탈 네트웍 솔루션 FC’로 탈바꿈했다. 스폰서의 이름으로만 구성된 최초의 프로 축구팀이 유럽 최초로 등장한 것이었다. 아무리 유럽 축구의 변방인 웨일즈라 하더라도 이는 혁명적인 변화였다. 이에 호사가들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축구협회가 이러한 이름을 허용한 배경에는 규모가 크고, 유명한 클럽들이 새 축구장의 이름을 스폰서에게 파는 것을 허용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1945년 창단한 스코틀랜드의 스털링 알비온(Stirling Albion) FC는 1970년대 이후 주로 3부 혹은 4부리그에 머문 클럽이었다. 2009년 스털링의 서포터스들은 당시 구단주에 대한 불만과 팀의 미래를 걱정하며 클럽을 소유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결국 스털링은 팬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코틀랜드 최초의 프로클럽이 되었다. 클럽의 주인이 된 서포터스들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클럽의 이름을 스폰서에게 5년 동안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이러한 계획은 스코틀랜드 축구협회에 의해 무산되었다. 이에 서포터스들은 “이러한 혁신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클럽의 미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시적인 이름 변경과 클럽이 아예 사라지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현명한 결정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스폰서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클럽 이름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협회는 “축구의 고결성(integrity)을 강조하면서 클럽 이름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웍스팀(works team,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창단된 팀)에 회사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불허한 전력이 있는 스코틀랜드 축구협회가 스폰서 이름을 클럽 명에 넣는 건 더더욱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최초로 셔츠 스폰서를 도입한 프로 구단은 1979년 일본 가전업체 히타치와 계약한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을 스타트로 다른 클럽들도 셔츠 스폰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코벤트리 시티의 셔츠 스폰서는 자동차회사 탈보트(Talbot)였는데, 당시 클럽 회장인 지미 힐은 아예 팀 이름을 ‘코벤트리 탈보트’로 개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풋볼 리그는 이를 불허했다. 그렇다면 유럽 대륙 클럽의 상황은 어떨까? 1973년 독일의 주류회사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음료 레드불을 섞어 만든 '예거밤'은 젊은이들에게 파티용 술로 사랑받고 있다)는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의 셔츠 스폰서가 되었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셔츠 스폰서십 계약이었다. 예거마이스터는 훗날 클럽의 이름을 아예 ‘아인트라흐트 예거마이스터’로 개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 시도는 1983년 독일축구협회의 승인 거부로 성공하지 못했다. 세미 프로와 아마추어 클럽이 다수를 차지하는 웨일즈 축구리그는 스폰서의 이름을 구단 명칭에 집어넣은 것을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번 칼럼에 언급한 ‘SV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1970년대와 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스폰서 이름을 클럽 명에 삽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독일은 이러한 명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유럽의 다른 프로축구 리그에서도 스폰서가 클럽 명칭에 들어간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클럽의 생존을 위해서 스폰서의 이름을 계약 기간 팀 이름에 집어넣는 것은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아니면 지나친 상업화 방지와 축구의 고결함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을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답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스폰서의 명칭이 팀 이름에 들어가면 커다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알아보자. 이정우 경영학 박사(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0.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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