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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냉정한 현실' 직시한 이재용,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로 '뉴삼성'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를 통해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이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기 전에 또 다시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행선지는 중동이다. 이 부회장은 6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의 목적과 만나는 사업 파트너, 관심 있게 보는 사업 분야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따로 답하지 않고 떠났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재판이 월요일로 앞당겨지면서 다음 재판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해외 출장을 결정했다.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뉴삼성‘을 향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후 ‘뉴삼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이 부회장은 미래 산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을 읽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수뇌부 3인방인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사법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들 3인 체제가 당분간 유지할 듯 보였다. 하지만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혹독한 현실’가 마주했던 이 부회장은 과감히 칼을 뽑았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정상급 리더들을 만나고 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중동 인적 네트워크는 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 협력 논의했다. 곧이어 한국을 찾은 빈 자예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해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삼성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진 곳이다. 당시 사우디 측은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인공지능(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 승지원까지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두 사람의 잇따른 만남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부회장은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을 쪼개 해외를 찾아 최신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07 12:04
경제

해외여행 간다…대한항공·아시아나 주가 상승 기지개

국가 간 '트래블버블'로 사이판행 비행기를 탄 여행객이 늘어나고 오는 11월에는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꽁꽁 얼어 있던 여객기 운항에 항공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를 화물용으로 바꿔 띄우며 밥그릇을 유지해 오던 항공사들이 드디어 국제선 여객 재개 준비에 나서면서 침체해 있던 항공주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괌으로 떠난 여행객은 950명, 사이판으로 출발한 여객 수는 73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여행안전권역인 '트래블버블'을 본격 추진하기 직전인 6월에는 괌으로 가는 인원은 365명, 사이판은 28명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터지면서 지난달 18일 아시아나항공의 사이판행 항공편 탑승객은 150명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역시 연휴 기간 사이판으로 가는 항공편의 탑승객이 99명을, 티웨이항공은 62명으로 추석 연휴 항공사 3곳의 탑승객만 312명에 달한다. 억눌려있던 해외여행 수요는 백신의 원활한 공급에 힘입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관련 예약 1000명을 확보했다. 작년 3월부터 1년 넘게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PCR 검사 음성확인서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격리 없이 갈 수 있는 곳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 역시 접종률 확대 등을 고려해 트래블 버블 체결 지역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오는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입국 시 제한 조치를 완화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정부가 오는 10월 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면서 항공사에 수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은 즉시 주가에 반영되며 추석 연휴 이후 지난달 23일 아시아나항공은 16.14%, 대한항공은 3.95%가 급등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예상 탑승률은 37.5%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을 전망"이라며 "향후에도 백신 보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주, 유럽 노선 중심의 중장거리 노선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지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불안 요소다. 1~2주 안으로 추석 연휴 동안 지역 이동의 여파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항공주 상승도 주춤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3000명이 넘은 후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0.00%로 마감했고, 아시아나항공도 -1.26%로 소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국제선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국을 중심으로 이동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상화는 2024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적지만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나타난 수요에는 조금씩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괌 노선을 재개하고 정기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국토부에 인천~괌 주 2회 정기노선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괌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어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은 괌 항공권 예약 구매를 완료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품 증정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미주행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면세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여객 수요가 줄면서 화물사업에 주력하던 대형 항공사들이 국제선 항공권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재개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괌 정기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증가세는 없다"며 "내년 상반기는 돼야 여행 수요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증편 계획도 현재로써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내 백신접종율 증가에 따른 여행 심리의 회복 기조에 맞추어 국제 여객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이판행 예약률 증가에 따라 관광상품 확대나 중·대형 기종 운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0.01 07:00
경제

트래블버블?…여행업계에 다시 '빙하기'

여행업계가 이달 말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으로 해외 여행길이 열릴 것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다시 '올스톱' 위기에 놓였다. 호텔에서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항공사도 글로벌 노선 재개를 미뤄야 할 처지가 됐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정부의 '트래블버블'에 따라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도 사이판으로 여행이 가능할 전망이었다. 2년 만에 해외여행이 가능해진다는 기대감에 2년째 '개점휴업'이던 여행사들은 휴직 중이던 직원들을 불러들여 패키지(PKG) 단체여행 모객에 시동을 걸었다. 모두투어는 오는 24일을 시작으로 주 2회 출발하는 사이판 여행 상품을 판매했다. 하나투어는 오는 추석 연휴 기간 사이판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현지 호텔과 리조트를 연계한 상품을 준비 중이었다. 항공사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24일부터 사이판으로 주 1회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이판 외에도 트래블버블 국가로 거론된 괌에 대해서는 티웨이항공이 31일,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각각 다음 달 5일, 12일에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면서 트래블버블 자체가 엎어질 위기다. 확진자 수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으로 방역상황이 악화하면 트래블버블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트래블버블 합의문 내 '서킷브레이커' 조항 때문이다. 업계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정부가 외부 활동을 조이고 나선 탓에 당장 여름휴가 수요 잡기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항공업계는 추석 연휴 여행까지 겨냥해 국내선 및 국제선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제주항공 회원을 대상으로 국내선 포인트 적립 및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국제선 일부 노선에서 여정변경 수수료 1회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추석 연휴에 갈 수 있는 하와이 부정기 항공편 운항 계획을 발표했고, 티웨이항공은 오는 18일까지 국내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이날부터 시작이라 크게 예약이 취소되지는 않았으나, 예약률이 줄어드는 분위기는 있다"며 "2주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참좋은여행은 지난달 해외여행 재개 발표를 접한 뒤 12일 프랑스 파리로 출발하는 단체여행을 확정했지만, 출발을 26일로 연기했다. 외교부가 전 국가·지역에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이달 15일까지 연장해서다. 하지만 참좋은여행은 이 일정마저 취소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수송한 국내선 여객 수는 4월 300만명, 5월 314만명, 6월 304만명으로 3개월 연속 300만명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번 달은 여객 수가 다시 300만명대 아래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하면 가을 전까지는 해외여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여행심리가 해외여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호텔 객실 완판에 공을 들여온 호텔업계도 죽을상은 마찬가지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면서 7월 중순 여름 성수기 시작 단계부터 예약된 객실에 3분의 2만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늦게 예약한 고객부터 순서대로 예약 취소를 요청해야 한다"며 "지난해 특별방역 강화 조치로 객실 예약을 50% 이내로 제한했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주요 호텔들은 대부분 아직 '풀부킹' 상태이기는 하나, 예약 취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특급호텔의 예약 200여건이 무더기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제주 특급호텔 관계자는 "아직 취소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으나, 문의는 있다"며 "조식 뷔페나 야외수영장 이용이 가능한지, 제주도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문의 정도다. 거리두기가 제주도는 영향권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7.13 07:00
경제

빗장 열리는 해외여행… 면세업계 손님맞이 '분주'

면세점 업체들이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추진으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부터 해외여행자의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다. 트래블 버블은 특정 국가들끼리 협정을 맺고 서로 자가격리 없는 자유 여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일부 방역 우수 국가에 한해서만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이 유력 후보다. 트래블 버블 추진과 국내 백신 접종자 수 증가로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여름부터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국제선 노선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하늘길이 열린다는 소식에 면세점 업계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다양한 여행 상품 및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방문객 증가를 대비해 최근 인터넷 면세점 사이트를 개편, 품절 상품 사전 예약 서비스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또 일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만나기 어려운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전용관 도입을 준비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내 면세점에 해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괌과 싱가포르 등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도 본격적인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비행 일정이 있는 날짜나 시간에만 일부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개장하려다 미룬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의 '그랜드 오픈' 행사 개최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5단계였던 등급을 4단계로 축소하는 등 온라인 멤버십 등급 선정 기준을 변경했다. 또 구매 합산 금액을 낮추는 대신 구매 일수가 4일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2년간 5000달러 이상 구매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4000달러 이상만 구매해도 최상위 등급이 된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트래블 버블 추진에 맞춰 7월에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인천공항면세점에 롱샴과헬렌카민스키 등의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켰다. 서울 시내점인 동대문점과 무역센터점에도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9월에는 인터넷 면세점도 개편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완벽한 여행 자유화'로 매출 활성화까지 이어지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한 여행지역 국가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해외여행 재개와 맞물려 '면세 한도 상향' 등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세 한도는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인상된 후 7년째 제자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은 면세 한도 상향, 하이난 섬 방문자에 대한 180일 이내 온라인 면세 쇼핑 허용 등 다양한 규제 개선을 연이어 단행했다"며 "우리도 정부가 면세 한도를 풀어주고 다양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18 07:00
스포츠일반

이현중은 한국인 NBA 2호가 될까

‘한국 농구 기대주’ 이현중(21·2m2㎝)을 18일 수원 삼일상고에서 만났다. 3일 귀국해 자가격리를 마친 직후였다. 고교 선배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한국인 1호’ 하승진(36·2m21㎝)과 함께 만나려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하승진은 전화로 연결했다. 이현중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데이비슨대 2학년이다. 데이비슨대는 애틀랜틱10 콘퍼런스 토너먼트 4강에서 탈락해 ‘3월의 광란’에는 못 나갔다. 그래도 그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주전으로 뛰며 평균 13.5점·4리바운드·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급 슈터 상징인 ‘50-40-90 클럽’에도 가입했다. 야투 성공률 50% 이상(50.3%), 3점슛 성공률 40% 이상(43.6%),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90.5%) 기록한 거다. 역대 NCAA에서도 10명 뿐이다. 그의 대학 선배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도 대학 시절 못 해본 기록이다. 이현중은 “숫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승진 생각은 달랐다. 하승진은 “기본적으로 NCAA는 팀플레이를 하고 스페이싱(움직일 수 있는 폭)이 좁다. 따라서 한 명의 득점이 높지 않다. 그런데 현중이는 득점 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활약한 거다. 엄청난 거다. 한국프로농구에서도 ‘180 클럽’은 몇 명만 할 수 있는데, 국내도 아닌 미국 대학에서. 앞으로 NBA에서도 먹힐 만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하승진은 2004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이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021 NBA 드래프트 예상 순위에서 이현중을 108위로 꼽았다. NBA 드래프트룸은 2022 드래프트에서 이현중을 64위로 전망했다. 하승진은 “예상은 예상일 뿐이라서 큰 의미는 없다. NBA는 다재다능을 원하지 않는다. 완벽한 무기 하나만 있으면 뽑는다. 내 경우 장신에 힘이 있는 점을 좋게 봐줬다. 현중이는 키가 큰 데도 슛 감각도 탁월하다. 3, 4학년 때 (슛 능력을) 더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현중은 “예상 순위를 더 높이고 싶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나 케빈 듀랜트(브루클린 네츠) 같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안 된다면, 던컨 로빈슨(마이애미 히트) 같은 ‘캐치 앤 슈터’나,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 같은 ‘3앤드D’(3점 슛+수비)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친구들은 그를 ‘형(현의 편한 발음)’, ‘스나이퍼 리’, ‘클레이 리’로 부른다. 이현중은 “농구는 커리가 재밌게 하지만, 닮고 싶은 건 탐슨. 그리고 로빈슨과 타일러 히로(마이애미)”라고 말했다. “넌 슛밖에 못 쏘잖아”란 미국 선수의 트래시 토크에, “넌 슛도 못쏘잖아”라고 받아친 적이 있다. 데이비슨대 밥 맥킬롭 감독은 내년 이현중에 전문 슈터를 넘어 보조 포인트 가드 역할도 맡길 계획이다. 이현중은 1988년 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56)의 아들이다. 아버지 이윤환 씨는 하승진의 고교 시절 은사다. 하승진은 “현중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일대일을 한 적이 있다. 계속 지자 울고불고 난리였다. ‘승부 근성 봐라. 뭔가 되겠네’ 싶어 안 봐줬다”고 회상했다. 이현중은 하루에 슈팅 1000개를 쏠 때도 있다. 이현중은 “매일 1000개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쏘려 한다. 슈팅 기계로 2시간이면 다 쏜다. 종강 후 출국 날까지 남는 시간이 아까워 계속 슛을 쏘다가 왔다”고 했다. 이현중은 “난 호주 아카데미에서 준비해서 미국에 갔는데, 승진이 형이 당시 드래프트에 뽑힌 건 엄청난거다. 개척자”라고 했다. 하승진은 “축구 손흥민(토트넘)과 야구 류현진(토론토)처럼, 농구 NBA에도 한국 선수 하나 나오면 인기가 급상승할 텐데. 그런데 이런 말조차 현중이에게 부담이 될까봐 조심스럽다. 일본은 시스템으로 지원하는데, 우리는 못 미친다. 아직도 1990년대 ‘마지막 승부’ 노래를 튼다”고 쓴소리했다. 이현중은 “1학년 때는 NBA에 못 가면 죄를 지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지금은 즐기며 그냥 받아들인다”고 고백했다. NBA에는 일본인 와타나베 유타(토론토 랩터스)와 하치무라 루이(워싱턴 위저스)가 있다. 이현중은 “와타나베가 며칠 전 21점을 넣었다. NBA에서 자리 잡은 걸 보며 존경스럽고 부럽다. 꼭 따라잡고 싶다. 정말 큰 자극제”라고 말했다. 6월 아시아컵이 열리는데, 이현중도 국가대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고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던 하승진은 “체력과 부상 등이 우려되니 당분간 현중이가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가게 놔두면 좋겠다”고 사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현중은 “국가를 대표하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맥킬롭 감독님도 ‘8월 말 학기가 시작하면 교수에게 잘 말해주겠다’고 하셨다. 많은 선수와 부딪히고, 이대성(오리온) 형과 뛰어보고 싶다. 대성이 형의 연습 일화를 들으면 더 자극이 된다”고 했다. 이어 “격리 기간에 농구를 못해 미칠 것 같았다. 술도 맛이 없고, 파티도 재미없다. 내게는 농구가 ‘여행’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4.20 15:44
축구

K리그로 온 박지성, "우리가 다시 한 번 흥행의 불씨가 되면 좋겠다"

2002년은 한국 축구 '마법의 시간'이었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가 탄생한 그 순간, 아주 특별한 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들이 이제 각기 다른 모습으로 K리그를 누비고 있다. 전북 현대의 어드바이저로 새 도전을 시작하는 박지성 역시 마찬가지다. 박지성은 2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전북 현대 클럽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에서 행정가로서 K리그 무대에 도전하게 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K리그 최고의 구단에 합류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박지성은 "은퇴하고 행정 관련 공부를 많이 했는데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전북 현대와 앞으로 같이 할 일들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은 미소를 보였다. 전북이 박지성에게 손을 내민 건 지난 12월이다. 김상식 감독으로부터 '한 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한국에 들어와 자가격리를 하던 중에 전화를 통해 처음 제의를 받았다. 박지성은 "내가 한국에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러나 굳이 상주하지 않아도 되니 유럽에서 경험한 것들과 은퇴하고 난 뒤 행정 공부를 했던 부분들을 전북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비대면 방식도 있고, 최소한 분기별로라도 한국에 들어와 전북에서 실제로 만남을 갖고 공유하는 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제안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나를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해 수락하게 됐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비상근직이 갖는 한계도 비대면 방식으로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성은 "구단에서 원하는 건 내가 가진 경험을 많은 부분에서 공유하고 조언해주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전혀 거부감이 없다. 내 모든 것을 구단과 공유할 생각이며 특히 유소년이나 1군 외적인 시스템, 구조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이 앞으로 맡게 될 역할을 전했다. 유럽 생활에서 얻은 경험으로 인해 박지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유소년의 중요성이다. 그는 "가장 중요하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역시 유소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뿐만 아니라 아약스, PSV 아인트호벤 등을 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은 내 생각 이상이었다"며 "K리그 클럽의 유소년 축구 실정을 파악했을 때 격차가 어느 정도 될 지 관심이 크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 격차가 크지 않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지만 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행정가다. "나는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전북이 어떤 색깔의 축구 철학을 가져야 할 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라운드가 아닌 클럽의 색깔에 대해서는 구단이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 조사하고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박지성은 "클럽은 지역 색깔이 많이 드러나고, 역사가 있고 그 역사 안에서 정체성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클럽의 정체성과 철학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지 고민하는 것이 행정가의 가장 이상적인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를 비롯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지도자, 행정가 등으로 K리그에 돌아오는 반가운 흐름 속에서, 박지성 역시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002년 월드컵이라는 아주 특별한 시대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며 "서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맞대결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면 거부감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건 반가운 일이고 (이)영표 형이나 저나, K리그에 돌아온 (이)청용, (기)성용이가 K리그 흥행에 다시 한 번 불씨가 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고양=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1.01.21 12:39
축구

손준호 “ACL서 전북 만나도 승부는 승부”

중국 진출을 앞둔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최우수선수(MVP) 손준호(29)는 요즘 부산 처가에서 22일 출국을 기다린다. 19일 손준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이삿짐 싸고, 운동장에서 개인 훈련하고, 재활 중인 김진수(알 나스르)를 만났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가대표팀의 유럽원정에 다녀왔다. 귀국 후 보름간 자가격리를 했다. 이어 이적 관련 일을 처리하다 보니 두 달이 훅 지났다. 그는 “당분간 떨어져 지낼 딸(2살), 아들(4개월)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전북 현대의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다. 중국 2개 팀, 중동 1개 팀이 영입전을 펼쳤다. 최종 승자는 산둥 루넝이었다. 이적료 550만 달러(60억원·추정)에 3년간 연봉 300만 달러(33억원·세금 제외)의 파격 조건이었다. ‘거상(巨商)’으로 불리는 전북 구단이 계약을 성사시켰다. 전북은 지난해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189억원)을 썼다. 대신 핵심선수라도 원하는 팀이 나오면 앞길을 막지 않는다. 대신 두둑한 이적료를 챙겨 또 다른 선수에 쓴다. 손준호의 경우 산둥의 첫 제시액은 300만 달러였다. 전북은 그 두 배를 받았다. 전북은 지난해 로페즈를 상하이 상강(중국)으로, 2019년 김신욱, 김민재를 상하이 선화와 베이징 궈안으로 각각 보냈다. 세 건 모두 이적료가 600만 달러(66억원)씩이었다. 2018년 이재성을 홀슈타인 킬(독일)에 보낼 때도 150만 유로(19억원)를 챙겼다. 2015년부터 에두, 레오나르도 등을 합하면 이적료 수입만 400억 원대다. 그는 “내 가치를 인정해줬다. 나이를 생각하면 해외 진출의 마지막 기회였다. 선수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미래를 위해 보내준다. 전북 현대는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 프로축구에서 ‘전북 현대 동문회’라도 열릴 판이다. 손준호는 전북을 이끌었던 최강희 상하이 선화 감독 및 옛 동료와 맞대결한다. 그는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나를 전북으로 데려온 은사인 최 감독님께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김)민재가 ‘고추장 챙겨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어쩌면 손준호는 친정 전북을 상대할 수도 있다. 그는 “왠지 전북과 같은 조가 될 것 같다. 4개월 만에 전북 팬을 보면 울컥할 것 같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라고 말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K리그의 최고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덩치는(1m78㎝·62㎏) 크지 않아도, 깔끔한 수비와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했다. 올해 전북 감독을 맡은 김상식 코치한테 배웠다.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김상식 감독은 그에게 “배신자. 그래도 꼭 성공해라”고 격려했다. 그는 “김 감독님이 ‘항상 공이 있는 방향에 가 있어라’라고 조언하셨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작으면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 팀에서 맨유 출신 마루앙 펠라이니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손준호가 떠난 전북에는 공격수 김승대(30)가 왔다. 김승대는 지난달 손준호 여동생과 결혼했다. 중국 옌볜FC에서 뛰었던 김승대는 “형님(손준호)한테 ‘중국 무대는 거칠다. 수비할 때 심플하게 하라. 아는 선수도 소개해 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손준호는 “김승대 선수가 전북에서 잘 됐으면 한다. 나도 전북 출신이라는 자부심으로 K리그 MVP답게 플레이하겠다.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1.20 08:36
야구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윌리엄스-수베로 극과 극 대결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최초로 ‘외국인 감독 2인 시대’가 열린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56) 감독과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올 시즌 나란히 KBO리그 더그아웃을 지킨다. 윌리엄스 감독은 7일, 수베로 감독은 11일 각각 입국해 2주 자가격리 중이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국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첫 시즌을 맞는 수베로 감독은 온 가족과 함께 대전으로 이사했다.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 힐만(전 SK 와이번스) 등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감독 중 아내, 아들, 딸 등 가족 모두를 데리고 온 건 수베로 감독이 처음이다. 한화 구단은 대전 시내 한 아파트에 수베로 감독 가족 거처를 마련했다. 두 감독은 여러모로 상반된 경력을 지녔다. 윌리엄스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에서 다섯 차례 올스타로 뽑혔다. 월드시리즈(WS)에서도 우승했고,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도 수상했다. 은퇴 후엔 MLB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아 통산 179승을 올렸다.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시절을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2001년부터 15년간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맡아 유망주 발굴과 선수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MLB 밀워키 브루어스 내야 코치를 맡아 리빌딩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거쳤다. 두 팀이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이유와 방향성은 이와 같은 두 사람의 선수 및 지도자로서 경력과 스타일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KIA는 2017년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이다. 2019년을 7위로 마친 뒤 ‘포스트시즌 복귀’를 목표로 삼았다. 도약을 위해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엔 승률 5할(73승 71패)을 넘겼고,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했다. 한화는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KS에서 우승했다. 2010년 이래 항상 약팀이다. 특히 최하위로 끝난 지난 시즌은 팀 안팎으로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프런트부터 선수단까지 대대적인 개혁을 마치고 ‘환골탈태’를 목표로 삼았다. 수베로 감독의 임기 3년 동안 팀 육성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통점이 거의 없는 두 감독. 그래도 이방인의 애환을 나눌 동료가 생긴 건 서로 기뻐할 일이다. 특히 수베로 감독에게는 먼저 KBO리그에 자리 잡은 윌리엄스 감독이 큰 힘이 될 거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수베로와 친분이 깊지는 않지만, 서로 아는 사이다. 앞으로 한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시간이 올 것”이라며 반겼다. 지난해 윌리엄스 감독은 이른바 ‘와인 투어’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별히 제작한 케이스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넣어 9개 구단 감독에게 선물했다. 그러자 다른 감독들도 소곡주, 감와인, 인삼주, 모주 등으로 답례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소중한 추억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이벤트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베로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의 이벤트에 어떻게 화답할지 벌써 궁금하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1.19 12:21
경제

코로나 걸린게 죄인가…'직위해제 논란' 순창의료원 무슨일

지난 10일 전북 순창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4명이 잇달아 추가 확진됐는데, 이들 모두 공공의료기관인 순창군 보건의료원과 관련이 있다. 5명 중 2명은 의료원 직원, 나머지 3명은 이들의 가족이다.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감염병 방역의 축인 의료원 직원과 가족이 확진됐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상 코로나19 확진만으로 공무원이 직위해제된 첫 사례가 발생했다. 17일 순창군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초 확진자인 의료원 의료지원과장 A씨를 직위해제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ㆍ의료진 사이에선 “감염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할 수 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아울러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의료원의 초기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 순창군 "'코로나19 청정지대' 자부심 깨졌다" 군청ㆍ의료원 등에 따르면 순창군은 최초 확진자 A씨를 직위해제하면서 법적 근거로 지방공무원법(제65조 3)을 들었다.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람일 경우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다. 17일 황숙주 순창군수는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청정지대라는 자부심이 컸는데 보건의료원 간부가 확진자가 됐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계기로 만반의 방역 자세를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인 과실 등이 입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직위해제를 결정하는 건 지나치게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현재까지 A씨의 감염 경로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정황상으론 먼저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딸로부터 옮았을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 A씨와 가족에 대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의료원의 한 직원은 “A씨가 ‘깜깜이 감염’으로 결론나면 부당한 벌을 받은 게 된다. 왜 그리 성급하게 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창군 관계자는 “A씨는 8일부터 2~3일간 증세가 나타났다. 방역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스스로 주의하고 격리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방역 의식이 철저하지 않았던 게 '문책 사유'란 설명이다. 하지만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원의 한 직원은 “A씨는 9일 오후에 이상을 느껴 10일 검사를 받았다. 방치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 "코로나19에 걸리는 게 죄인가?" 순창군의 ‘선제적 직위해제’가 의료진과 공무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한편 방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북의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한 의사는 “자칫 ‘확진되면 문책당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아예 검사나 자가격리를 피하는 분위기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겨울철 코로나19 업무 최전선에서 뛰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상황상 공무원은 물론 모든 국민이 누구나,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과실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직위해제한 건 분명히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 섣불리 출근시킨 직원 추가 확진…방역 조치 최선이었나 A씨의 확진 이후 순창군 보건의료원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1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직원 110여명 모두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밀접접촉자로 파악된 53명만 자가격리하고, 다른 직원들은 정상 출근했다. 그러다 14일 출근했던 의료진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원 직원들에 따르면 ‘코로나 전담팀’으로 분류되는 직원 7명은 11일에 받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12일 오전부터 검체 채취 업무에 투입됐다. 직원들 사이에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감염병 대응 수칙에 위배된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의료원 측은 “코로나 전담팀은 A씨의 밀접접촉자가 아니고, 보호장구를 쓰고 검체 채취를 하기에 감염 확산 위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의료원 직원은 “의료진이 직접 군청과 도청에 민원을 넣기 전까지는 최소 인원만 격리 조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2, 3차 감염에 대해 경각심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의료원 측은 방역수칙에 맞게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의료원장은 “물론 전 직원을 격리하고 장기간 모니터링을 했다면 좋았겠으나 지역 거점 시설이라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응급실 등 필수 진료를 계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고, ‘깜깜이 감염’과 무증상 감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순창군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일선 의료기관의 세부적인 대응지침은 여전히 개별 지자체나 기관에 맡겨져 있는 상태다. ━ "중앙에서 체계적인 매뉴얼 내야" 전남의 지역 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지역 주민을 계속 접하는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최소한 겨울철 대유행 기간에라도 더 엄격한 방역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쏟아지는 코로나19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관이 떠안아야 할 감염관리의 책임을 공무원 개인이나 일선 의료진에게 돌려선 안 된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산발적으로 퍼지는 상황에서는 질병관리청 등 중앙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세부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위기대응ㆍ즉시대응 위주로 돌아가는 방역정책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정비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2020.12.19 10:55
연예

이찬원 함께 녹화한 박명수·이휘재까지 모두 코로나 음성···2주 자가격리

가수 이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가운데, 함께 녹화에 참여했던 출연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3일 이찬원의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뉴에라프로젝트는 공식 팬카페에 이찬원의 확진 판정 소식을 알렸다. 이찬원은 지난 1일 TV조선 ‘뽕숭아학당’ 녹화에 참여하는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던 터라 방송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당시 녹화는 ‘뽕숭아학당’과 ‘아내의 맛’ 출연진과 컬래버레이션으로 꾸며져 평소보다 더 많은 출연자가 함께 했다. 이에 ‘뽕숭아학당’ 기존 출연자인 붐과 장민호, 영웅, 영탁은 활동을 중단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지난 3일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내의 맛’ 출연자인 박명수, 이휘재, 홍현희, 제이쓴, 장영란도 ‘음성’ 판정을 받고 한숨 돌렸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앞으로 2주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한편 ‘뽕숭아학당’ ‘아내의 맛’ 등을 방영하는 TV조선은 현재 방역시스템을 최고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서울 상암동 사옥은 일정 기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20.12.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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