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2건
뮤직

[RE스타] ‘35주년’ 이승환의 겨울은 뜨겁다

‘공연의 신’ 이승환은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았다. 1989년 1집 ‘B.C 603’으로 음악 외길의 첫 발을 뗀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지치지도, 녹슬지도 않는 열정으로 쉼표 없이 무대를 지키고 있다. 초창기 이승환 음악을 대표한 발라드는 물론, 지금은 그의 주력 아이템이 된 록까지. 장르를 초월한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음악들은 시대를 앞서간 이 ‘사운드 장인’의 혼신의 노력으로 빚어진 덕분에 30년을 훌쩍 넘은 지금도 시대를 초월한 명곡들로 사랑받고 있다. 또 ‘차카게 살자’, ‘빠데이’ 등 브랜드 콘서트를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단독 공연을 수십년간 진행하며 스스로를 초월하는 현재진행형 성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맞이한 35주년, 2024년의 겨울은 유난히 뜨겁다. 이미 지난달부터 35주년 기념 콘서트 ‘헤븐’ 투어와 소극장 공연 ‘흑백영화처럼’을 동시에 소화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는데 여기에 대통령의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승환은 다시 광장의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 무대에 선다. 지난 10일 SNS를 통해 “금요일(13일) 여의도,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공연 가능성을 시사한 그는 같은 날 밤 이승환밴드의 출격을 공식화하며 ‘덩크슛’, ‘돈의 신’, ‘물어본다’, ‘슈퍼히어로’ 등 여섯 곡으로 구성된 세트리스트를 공개했다. 현장에서 ‘덩크슛’ 가사에 등장하는 일곱 글자 주문은 집회 성격에 맞춰 개사될 전망이다.이승환은 특히 공식 행사 스케줄임에도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대신 “내 기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음향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많은 이들이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음향을 뒷받침해줄 것을 주최 측에 요구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환의 이번 무대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바로 다음 날인 14일 수원에서 35주년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 이승환은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주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탄핵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하루 앞둔 시점임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환은 지난 10월 열린 고(故) 신해철 10주기 트리뷰트 콘서트 출연 당시 “이 기기묘묘한 시대에 (신)해철이가 있었으면 나도 지금쯤 더 높은 목소리를 내고 공정과 상식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을 텐데, 혼자서 꽤 오래 해철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했는데 친구의 담대함과 용기를 닮지 못하고 무서워서 가만히 있다”고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는 다시 이승환을 거리로 소환했다. 혹자는 앞서 세월호 추모공연, 박근혜 탄핵집회 공연 등에 출연하며 ‘소셜테이너’로 분류된 그의 행보에 마뜩잖단 시선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또한 한 명의 시민으로서 발언대에 오르는 셈이다. 35년 넘게 그와 함께 해 온, 평생 벗 음악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선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이승환은 다시 일상적인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35주년 콘서트도 오는 2월까지 일주일~열흘 간격으로 전국 각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계절은 차갑지만, 그의 겨울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같은 행보의 이승환에 대해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조용필을 이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아티스트”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평론가는 “끊임없이 싱어송라이터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고,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방송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음악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줄기차게 새로운 음악에 도전한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특히 “이승환의 업적은 한국 콘서트 퍼포먼스에 정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전의 공연들과 달리 이승환은 완성된 콘서트가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되게 하는 시도를 국내 최초로 했다”면서 “본인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팬들과 어떻게 더 역동적으로 만날 수 있는지 매 순간 고민한 뮤지션이며, 아티스트이자 민주주의자로서 자신의 영향력과 역할을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2.12 06:10
예능

이상우, 아내 ♥김소연 위한 “수제가구→3일 뇨키” 사랑꾼이네 (‘편스토랑’)

배우 이상우가 ‘편스토랑’에서 아내 김소연을 향한 무한 애정을 자랑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는 믿고 먹는 어남선생 류수영, 자기관리 끝판왕 진서연, NEW 편셰프 이상우의 메뉴 개발 대결 결과가 공개됐다. 찐 실력자 편셰프들이 각자 필살 메뉴를 선보인 가운데 우승 및 출시 영광은 메뉴 개발 첫 도전인 이상우의 매콤갈비찜 덮밥이 차지했다. 이날 이상우는 선반 만들기에 도전했다. 이미 집에 직접 만든 선반이 9개나 있다는 이상우는, 구슬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사포질을 무한 반복한 끝에 10번째 선반을 완성했다. 선반을 만드는 데도 정성을 가득 쏟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 김소연은 최고의 리액션으로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상우는 김소연을 위해 직접 뇨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앞서 김소연을 위해 정성 가득 5일 갈비찜을 만들어 화제를 모은 이상우. 이번 뇨키 레시피 13단계로, 무려 3일이나 걸렸다. 본격적인 요리 전 뇨키의 주재료인 감자 공부부터 한 이상우는 요리 중간중간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웃음을 줬다. 이연복 셰프가 “’편스토랑’ 하면서 요리 시뮬레이션 하는 사람 처음 봤다”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 이상우는 그렇게 ‘정성광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정성을 쏟아 뇨키를 완성했다. 여기에 김소연이 좋아하는 마녀 수프까지 만들었다. 눈빛을 빛내며 집중하다가도 중간중강 허당기를 내뿜는 광인요리사 이상우 덕분에 ‘편스토랑’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됐다. 그리고 이상우가 정성을 가득 담아 선보인 첫 번째 메뉴 ‘매콤갈비찜덮밥’은 “호불호가 없는 완벽한 메뉴”라는 극찬 속에 우승했다. 이상우는 “소연아. 내일 같이 사서 먹자. 고마워. 사랑해”라고 달달한 우승 소감을 전했다.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사랑꾼 남편’ 조합 류수영과 제이쓴의 특별한 요리가 공개됐다.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제이쓴을 위해 류수영이 미국 스탠퍼드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은 참간초파스타를 알려줬다. 류수영의 시그니처 소스 참간초의 2024 업그레이드 버전이 공개된 만큼 화제가 예상된다.이어 류수영은 곧 다가올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이해 남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초간단 전 2종과 전 간장 레시피를 공개했다. 명절의 기본 중 기본인 동태전과 바삭바삭 천원 레시피 가지전, 다진 생강을 넣어 전의 풍미를 높여주는 전 간장까지. 이와 함께 류수영은 “남편이 전을 부치면 명절 부부싸움은 없다”라고 말해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신상출시 편스토랑’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31 11:46
예능

‘같이 삽시다’ PD “박원숙X혜은이 케미 더 단단...텐션 높아질 것” [IS인터뷰]

“텐션이 좀 더 높아질 겁니다.” KBS 대표 시니어 프로그램인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이하 ‘같이 삽시다’)가 오는 9월 12일부터 리뉴얼된다. 배우 박원숙이 프로그램의 무게 중심을 그대로 잡고, 통통 튀는 매력의 가수 혜은이가 단단히 뒷받침할 예정이다. 여기에 다채로운 게스트들이 출연해 풍성한 이야기가 담길 계획이다. 고찬수PD는 일간스포츠에 “기존 틀에 조금씩 변주를 두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더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같이 삽시다’는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 중인 혼자 사는 중년 여자 스타들의 동거 생활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 KBS 1TV에서 시작해 2021년 2TV로 자리를 옮겼는데 첫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해 시청률도 2TV 기준 평균 3~4%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유지한 데다가, 올해 기준 지난 5월에는 최고 5%대 후반까지 뛰어오르면서 새 시청자들의 유입 가능성을 증명했다. ‘같이 삽시다’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 시청자들과 새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을 계획이다. 첫 게스트는 배우 정애리와 조은숙으로 경북 영덕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1980년대를 휘어잡은 ‘3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정애리가 생애 첫 리얼리티 예능에 도전해 털털한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세 딸의 육아와 자기관리, 배우까지 쉴틈없이 바쁜 ‘워킹맘’ 조은숙이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고찬수PD는 “약 3년간 이어진 시즌3에선 4명의 고정 출연자들의 토크쇼가 밑바탕에 있었는데 게스트들이 활약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었다. 마침 변화가 필요한 때라 여기고 있던 상황이라서 게스트에 좀 더 힘을 주려 한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2박3일간 함께 지내는 콘셉트 하에서 출연자들과 게스트들 간 케미가 더 색다르게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출연자와 게스트 모두의 진솔한 얘기가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며 “평소 여행할 때 이들의 가방 안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부터 아침에 잠에서 깬 직후의 모습 등을 통해서도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의 시도는 박은숙의 단단한 존재감과 예능인으로서의 혜은이의 활약 덕분이다. 고찬수PD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혜은이가 ‘같이 삽시다’와 함께 컸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도 무척 적극적”이라며 “박원숙, 혜은이와 함께라면 어떤 손님이든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들간의 단단한 케미도 고스란히 보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이 삽시다’는 예능적 요소가 있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스타들을 통해 어떻게 중년을 준비해야 할지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같이 삽시다’는 화려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들도 결국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까지 자아내 왔다. 고찬수 PD는 “시니어 예능은 기존 예능과 확실히 다른 차별점이 있다. 출연자들의 오랜 삶이 당연히 녹아들 수밖에 없다”며 “’같이 삽시다’가 중년 시청자층의 공감뿐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남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점 또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8.08 06:05
프로축구

[IS 상암] 린가드 “FC서울 열정에 이적 결심…K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꿈 있다”

“다른 구단들의 이적은 고민하지 않았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볐던 제시 린가드(32·잉글랜드)가 FC서울에 입단했다. K리그 41년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라는 평가다. 숱한 러브콜을 받고도 그가 서울 입단을 택한 건 서울 구단이 보여준 열정이었다.린가드는 8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입단 배경과 K리그 입성 소감 등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A매치를 방불케 하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린가드의 입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는 여은주 대표이사로부터 유니폼과 머플러를 전달받고 유성한 단장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취재진과 마주했다.이적설이 돌 당시부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정도로 깜짝 이적이었다. 데뷔 후 줄곧 EPL 무대를 누빈 선수인 데다, 중동의 막대한 연봉 등 러브콜을 받고도 서울 이적을 결심한 배경에 아무래도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린가드는 “굉장히 기대되고 흥분된다. 저에게도 새로운 큰 도전이다. 도전을 받아들이고 한국에 왔다. 제 인생에도 새로운 챕터지만, 한국과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선물을 주고 미소를 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부터 밝혔다. 이어 린가드는 “지난여름 많은 리그와 많은 구단의 오퍼를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 입단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며 “다른 구단들은 구두로만 계약을 제시했다면, 서울 구단은 맨체스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저를 직접 찾아왔다. 페이퍼에 계약 내용을 써서 제시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서울 구단이 이러한 열정을 보여준 순간 서울 이적을 결심했다. 다른 구단들의 이적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이어 “이적 전부터 K리그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지금은 한국 문화나 팬베이스 등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K리그는 더 발전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린가드는 “서울 이적을 결심한 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줬다. 그러나 주변의 의견보다는 우리 가족과 내 의견이 가장 중요했다”며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경기에 뛰는 것, 그리고 K리그의 글로벌 흥행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적을 결심하게 된 가장 중요했던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공식적으로 뛴 마지막 경기가 지난해 4월이고, 2023~24시즌엔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무적 신분이라는 점이 아무래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린가드도 “지난 8개월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경기에 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경기 감각과 컨디션에 대해 우려하시는 걸로 안다”고 했다.그러면서도 린가드는 “새로운 구단과 계약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매일 두 번씩 훈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K리그 개막까지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동안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자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음주도 하지 않고 식단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컨디션은 좋다”고 자신했다. 이어 린가드는 서울 팬들과 만남이 기대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미 린가드는 서울 입단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당시부터 마중을 나온 많은 서울 팬들의 환대를 받은 바 있다.린가드는 “서울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나를 환대해 줘서 감사했다. 그래서 더 기대를 하고 있다. 입국 후 공항과 호텔에서 정말 많은 선물을 받았다. 하나하나 일일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팬들이 보여주신 사랑에 고마웠다. 지금도 길을 돌아다니다가 사진을 요청하거나 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응하고 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그는 “서울 팬들이 굉장히 열정적인 것 같아서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모두 마친 뒤에도 직접 마이크를 들고 “서울 팬들인 수호신 여러분들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일 정도로 팬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오직 팀 승리, 나아가 서울의 우승을 위해서만 뛰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린가드는 “개인 목표는 집에 적어놨지만, 그것보다는 팀으로서 성과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매 경기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팀 스프릿에 대해서만 집중하겠다.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하루빨리 경기장에 서고 싶은 마음이다. 이 자리에 있는 게 기쁘다. 경기에서 승리하고, 트로피를 얻는 게 내 목표다.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구단은 앞서 린가드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K리그를 선도하는 리딩 구단으로서 실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빅네임 영입에 앞장섰다. K리그 흥행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 발전까지 견인해 줄 임팩트 있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며 “이번 린가드 영입 역시 서울과 린가드 선수 양측의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목표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서울 연고 복귀 20주년을 맞아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서울과 K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비전을 담아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며 “지난 시즌 프로스포츠 한국 시즌 최다 평균 관중 신기록(2만2633명)을 세우며 대한민국 최고 인기구단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해 준 팬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희망과 기대감으로 보답하기 위한 구단의 의지를 담은 영입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서울 구단은 “K리그 최고의 명장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린가드의 합류는 김기동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운영에 큰 보탬이 될 뿐 아니라 팀 전력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적으로도 린가드가 가진 파급 효과는 K리그 산업 규모를 크게 확장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된 활동에서 최선의 준비를 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린가드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맨유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옴 포레스트 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182경기 29골·14도움을 기록한 선수다.특히 2017~18시즌엔 맨유 유니폼을 입고 EPL 33경기(선발 20경기)에 출전해 8골·5도움을 기록했고, 2020~21시즌 후반기엔 웨스트햄으로 임대 이적해 16경기에서 9골·4도움으로 ‘임대생 신화’로도 화제가 됐다.잉글랜드 연령별 대표를 거쳐 2016년부터는 성인 국가대표팀으로도 활약해 A매치 32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선 1골·2도움을 기록하는 등 잉글랜드의 에이스로 활약해 준결승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입단 소감을 밝힌 린가드는 일본으로 출국, 가고시마에서 2차 동계 전지훈련 중인 서울 선수단에 합류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다음은 린가드 서울 입단 기자회견 일문일답. - FC서울에 입단한 소감은.“굉장히 기대되고 흥분된다. 저에게도 큰 새로운 도전이다. 도전을 받아들이고 한국에 왔다. 제 인생에도 새로운 챕터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선물을 주고 미소를 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른 리그로 가도 더 나은 대우를 받을 텐데. 축구 본고장에서 대한민국 K리그로, 그중에서도 서울로 온 이유는.“지난여름에 많은 리그와 많은 구단 오퍼가 있었다. 하지만 FC서울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구단들은 구두로만 계약을 제시했다면, 서울 구단은 맨체스터에서 훈련하고 있던 저한테 직접 와서 페이퍼에 쓰인 계약 내용을 제시하는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서울 구단이 열정을 보여준 순간부터 FC서울 이적을 결심했다. 다른 구단들의 이적은 고민하지 않았다.”- 지금 몸 상태와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가. 이제 곧 K리그가 개막하는데, 개막과 함께 뛸 수 있는 몸 상태인지.“지난 8개월은 개인적으로도 힘들었다. 경기에 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경기 감각과 컨디션에 대해 우려하시는 걸로 안다. 하지만 1월에는 새로운 구단과 결국 계약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매일 두 번씩 훈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K리그 개막까지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서울에는 EPL에서 뛰었던 기성용이 있다. EPL 시절 기성용은 어떤 선수로 기억하는지, 또 서울에선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EPL에서 뛸 때 스완지에 있던 기성용과 몇 차례 경기를 했다. 그 자체로도 영광이었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도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또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성용은 서울의 레전드이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 재정적으로 탄탄한 구단의 러브콜도 있었던 걸로 안다. 서울과 협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순조롭게 작업이 이뤄졌나.“축구에서는 완벽하게 순조로운 건 없다. 하지만 서울 구단이 열과 성의를 보여줬다. 지금 함께해주고 있는 믿을 수 있는 크루가 있다. 매일 협상에 대해 고민하고 좋은 팀워크를 보였다. 덕분에 여기까지 와서 사인하게 됐다.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꿈도 있다. 하루빨리 경기장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 자리에 있는 게 기쁘다. 경기에서 승리하고, 트로피를 얻는 게 내 목표다.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FC서울과 협상하기 전에 K리그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는지.“K리그에 대해선 당연히 알고 있었다. 문화나 팬 베이스 등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K리그는 더 발전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고 본다.”- 개인적인 공격 포인트 목표가 있다면.“(개인 목표를) 집에는 적어 놨지만 그것보다는 팀으로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팀 스피릿에 대해서만 집중하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서울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맞이해 줘서 감사했다. 그래서 더 기대를 하고 있다.”- 이번 이적을 두고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놀라고 있다. 한국으로 이적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는지.“주위의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의견들을 줬다. 그러나 주변의 의견보다 우리 가족과 내 의견이 가장 중요했다. 이적을 결심한 가장 중요했던 포인트는 하루빨리 경기장에 돌아가서 경기에 뛰는 것, 또 K리그의 글로벌 흥행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 부분이 주효했다.”- 개인 브랜드 사업도 하는 선수다 보니, 서울 입단 전후로 e스포츠 사업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다. 축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겠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는데.“축구와 개인 사업은 다르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축구다. 서울에 온 건 많이 경기에 출전하고 k리그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축구에만 집중할 것이다.”- 연봉 등 계약 규모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공개할 수 있는지. 또 한국에 혼자 왔는지, 가족들과 함께 왔는지도 궁금하다.“계약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 아까 말씀드린 크루가 같이 와 있다. 굉장히 가까운,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다. 나중엔 딸과 가족들도 한국으로 데려올 생각이다.”- 공항에서 단소를 피리라는 받아 화제가 됐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지.“단소 연주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악기라고만 들었다. 차차 알아가겠다. 입국 후 호텔과 공항에서 정말 많은 선물을 받았다. 하나하나 일일이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팬들이 보여주신 사랑에 고마웠다. 지금도 길을 돌아다니다가 사진을 요청하거나 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응하고 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실제로 겪어본 한국 문화는 어떤가.“한국에 들어와서는 계약 마무리 등 클럽 관련된 내용들을 처리하느라 밖을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다. 한국 입국 후 첫인상은 굉장히 화려하고 생각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팬들이 굉장히 열정적인 것 같아서, 팬들과의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많은 K리그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의 성장은 커리어나 실력을 떠나 한국에 대한 적응이 관건이라고 본다. 적응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이미 여러 구단들을 많이 이적한 바 있다. 적응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가족들의 적응은 별개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커리어를 꾸린다는 것 자체가 설레고 기대된다.”- 잉글랜드에서만 뛰다가 처음 해외에서 뛴다. 서울과 접촉했을 당시 자문을 구했는지. 과거 팀 동료였던 박지성 등 선수나 감독 등에게 조언을 구한 게 있나.“축구 관계자에게는 조언을 전혀 구하지 않았다. 지금 가장 가까이 있는 크루가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 스스로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크루가 먼저 한국에 와서 여러 환경들을 확인한 뒤 ‘좋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안심하고 결정할 수 있었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고,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아직은 한국에 대해 적응하는 중이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이길 줄 알고 이기기 위한 감독이라고 들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조세 무리뉴 감독도 이기기 위한, 이길 줄 아는 감독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김기동 감독과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 EPL 시절엔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다.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어디이고, 어느 정도 스탯을 쌓을 수 있을까. 또 한국에서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한 건 있나.“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뛴 포지션은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이었다. 그러나 레트프윙에서도 많이 뛰었고, 측면에서는 많은 골도 넣어 선호하고 있다. 10번 역할도 가장 익숙하고, 중앙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 역할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세리머니는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경기장에 복귀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 부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한국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크루와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했다. 기자회견 내내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크루는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크루는 모두 세 명이 있다. 첫 번째는 9살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가족보다도 가깝다. 개인적인 모든 사생활을 레인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 관련된 내용들을 주관하시는 여자 분도 계신다. 재정적으로 클럽과의 계약 관련 내용들을 주관하고 계신 분도 있다. 이렇게 세 분이 같이 와 있다.”- 지금 몸 상태가 궁금하다. 언제쯤 경기에 뛰는 것을 볼 수 있을까.“컨디션은 좋다. 두바이에 있는 기간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다. 자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철저히 하고 있다. 음주를 하지 않고 식단 관리 등도 철저히 하고 있다. 전지훈련 넘어가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마지막으로 FC서울 팬들인 수호신 여러분들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2.08 15:38
프로야구

'127구 투혼·파란색 정장' 삼성이, 삼성을 사랑했던 외국인 투수 '굿바이 뷰캐넌' [IS 피플]

지난 4년간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데이비드 뷰캐넌이 팀을 떠난다. 2024시즌 삼성과 재계약 협상에 실패한 뷰캐넌은 삼성 4년, 일본 무대 포함 아시아 7년 생활을 뒤로 하고 미국 무대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뷰캐넌은 삼성의 복덩이 외국인 선수였다. 우선 길었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냈다. 삼성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시즌 동안 10명의 외국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단 한 명도 10승이나 5점대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하지만 2020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이 구단 외국인 투수 역사상 처음으로 15승(7패) 고지를 밟으면서 잔혹사를 끊었다. 삼성의 외국인 역사도 새로 썼다. 2021년 16승으로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구단 최초의 다승왕 외국인 투수에 등극했다. 2022년엔 11승을 거두면서 구단 역사상 3시즌 연속 10승을 달성한 최초의 외국인 선수가 됐다. 2023년엔 재계약과 함께 구단 최장수 외국인 선수(4년) 타이틀까지 얻었다. 2023년에도 두 자릿수 승수(12승)를 거두면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신기록을 다시 썼다. 인성 및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도 일품이었다. 마운드에서 110구 이상의 투혼은 물론, 자신이 긴 이닝을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은 기본이었다. 그라운드 밖에선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 매 인터뷰에선 “야수들 덕분에 막을 수 있었다”라는 말로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2021년 다승왕을 차지했을 땐 한국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은 못했지만, 푸른색 정장을 빼입고 영상 소감을 전해 다승왕의 품격을 높이기도 했다. 2023년 올스타전에선 주루코치와 탑건 코스프레, 좌익수를 소화했을 뿐더러 타석에선 고우석의 공까지 받아쳐 팬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공수 교대 중에선 뉴진스의 '하입보이' 춤을 추며 남다른 한국 사랑도 뽐냈다. 이렇듯 뷰캐넌은 삼성과 한국 야구에 진심이었다.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뷰캐넌과 삼성의 동행은 현실의 벽에 부딪쳐 이별을 고하게 됐다. 2024시즌을 앞둔 삼성은 뷰캐넌을 잡기 위해 외국인 선수 최고 대우와 함께 선수가 원하는 다년계약(2년)을 제시했지만, 외국인 샐러리캡이 발목을 잡았다. 가용할 수 있는 돈은 제한적이었고 향후 외국인 선수 구성과 부상 우려를 고려했을 때 뷰캐넌에게 최대 금액을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따랐다. 결국 삼성은 투수 데니 레이예스를 영입하면서 뷰캐넌과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삼성과 뷰캐넌의 4년 동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뷰캐넌과의 결별에 팬들은 물론 동료들도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원태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뷰캐넌과 찍은 사진을 게재, “항상 나는 그의 뒤를 따라가기 바빴다. 지난 4년간 나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주고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라면서 "떠나는 게 너무나도 아쉽지만 어디서든 우린 서로를 응원하고 존경한다. 다시 만났을 때는 나에게 기대한 모습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되어 있겠다"라면서 작별했다. 뷰캐넌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강민호도 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넌 나에게 있어서 최고 투수였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내 친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뷰캐넌도 SNS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뷰캐넌은 아내 애슐리의 SNS를 통해 “나와 내 가족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정말 돌아가길 원했고, 삼성에서 은퇴할 생각도 있었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라면서 “한국에 온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주신 팬들의 사랑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내 몸에는 언제나 푸른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하며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윤승재 기자 2024.01.07 07:04
해외축구

프로축구 선수도 담배를 피울까?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다. 그는 술, 담배는 물론이고 커피, 탄산음료, 인스턴트 음식 등을 철저히 배제한 건강 식단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은 프리미어리그(EPL) 같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호날두같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축구 팬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주제, 프로선수와 흡연에 대해 알아보자. 프로스포츠 선수와 흡연. 뭔가 굉장히 모순되는 조합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흡연은 모든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특히 프로스포츠 선수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근육이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흡연은 산소 공급을 방해한다. 산소가 모자라면 혈관이 수축되고, 근육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선수는 더 빨리 지치게 되고, 경기력이 떨어진다. 부상 가능성도 흡연과 함께 높아진다.그럼에도 스포츠와 담배의 관계는 프로스포츠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역사적으로 담배회사들은 스포츠 선수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해왔다. 건강한 선수와 연관되는 것만으로도 흡연이 위험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담배회사는 흡연을 통해 선수는 과체중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력에도 도움을 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애용했던 ‘씹는 담배’ 때문에, 국내 스포츠 팬이라면 담배하고 연관이 깊은 스포츠로 야구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1876년 MLB의 시초가 되는 내셔널리그가 출범한 직후 선수의 이미지가 새겨진 카드가 담뱃갑 안에 등장했다. 미국 남부의 야구장 외야 펜스에는 불 더럼 담배 회사의 광고판도 들어선다. 1920~1940년대는 야구와 담배의 관계가 절정에 이른 시기였다. 당시 모든 MLB팀은 담배회사 스폰서가 있었다.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조 디마지오, 테드 윌리엄스 같은 최고의 야구 선수들도 담배 광고에 출연했다. 현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유명인이 등장하는 담배 광고는 카멜의 제조사 RJ 레이놀즈에 의해 시작됐다. 1920년대 후반 RJ 레이놀즈는 ‘럭키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경쟁사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를 제치고 업계 선두가 되기 위해 스포츠 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뉴욕 양키스의 전설로 MLB 역사상 최초로 영구 결번이 된 루 게릭의 별명은 ‘철마(the Iron Horse)’였다. 게릭은 1925년부터 1939년까지 2130경기를 연속 출장할 정도로 내구성이 좋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게릭이 기록한 전례 없는 연속 경기 출전은 경기 후 그가 즐겨 찾은 ‘순하고 비싼 카멜 담배’ 덕분이라고 알려진 적도 있다. 1935년 게릭과 카멜이 맺은 홍보계약 문서에서 그는 “경기가 끝나면 피곤할 때가 많은데, 카멜과 함께 힘을 낸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담배회사 RJ 레이놀즈는 야구 선수를 포함해, 테니스, 골프, 수영, 육상, 자전거 선수 등을 이용한 광고를 30여 년 동안 제작했다. 당시 광고는 경기력 상승과 건강을 위해 선수는 흡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의학 관점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지만, 이러한 광고는 당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로써 카멜은 스포츠 선수의 담배로 자리 잡는다. 그러자 경쟁사였던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는 설탕이나 초콜릿으로 만든 단 음식인 ‘캔디’ 산업을 공략해, “Reach for a lucky instead of a sweet(달콤한 캔디류 대신, 행운을 빌어보세요)”라는 유명한 슬로건으로 맞대응한다. 이 광고는 소비자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면 캔디류 대신 자사 담배인 럭키 스트라이크를 애용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야구는 정적인 스포츠다. 2013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MLB를 모니터링 한 결과 한 경기당 실제 플레잉 타임은 18분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축구는 동적인 스포츠다. 따라서 활동량이 많은 축구 선수와 담배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흡연은 축구에서도 오랫동안 논란거리였다. 20세기 초 담배는 축구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1890년대부터 영국에서 판매된 담배에는 당시 유명했던 축구 선수들의 이미지가 포함되었다. 게다가 흡연하는 선수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1930년대부터 잉글랜드 최고의 선수들은 담배 회사의 광고 모델이 된다. 흡연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지도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20~30년대 아스날 감독이었던 허버트 채프먼은 계약하기 전에 선수의 흡연 여부를 따졌다. 울브햄튼의 프랭크 버틀리 감독은 경기 전 이틀 동안 선수가 흡연할 수 없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요한 크루이프, 잭 찰튼, 소크라테스 같은 유명 선수들의 담배 사랑은 계속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01 15:00
프로야구

더 좋은 조건 뿌리친 전준우 "은퇴 전에 롯데서 꼭 우승하고 싶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롯데 자이언츠 최고참 전준우(37)가 '원클럽맨'을 선택했다. 롯데에서 우승을 간절하게 꿈꾼다. 롯데는 "전준우와 4년 총 47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보장금액은 총 40억원이고, 인센티브 7억원이 포함됐다. 전준우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깊이 감사하다. 선수 인생을 롯데 자이언츠와 롯데 팬들과 온전히 함께할 수 있게돼 정말 영광스럽다. 흡족한 금액에 계약한 만큼 롯데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팬들이 바라는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감격해했다. 전준우는 2020년 1월 첫 번째 FA 계약 당시 4년 총 34억원에 사인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4년 전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 속에 도장을 찍었다. 1986년생으로 팀 내 최고참이지만 올 시즌 138경기에서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을 올렸고, 워낙 모범적이고 성실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전준우는 첫 번째 FA 계약 기간인 2020~23년 팀 내 타율(0.311) 타점(333개) 장타율(0.468) 출루율(0.371) 1위를 기록했다. 전준우는 "구단이 제게 좋은 계약을 안겨준 이유는 명확하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실력을 신뢰하고,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과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길 바란 것 같다.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갖고 야구장에 서겠다"고 말했다.이번 FA 협상에서 롯데 외에도 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이 있다. 총액을 놓고 보면 조건으 더 좋았다. 그러나 전준우는 롯데에서 '마무리'를 선택했다. 그는 "일부 팀이 관심을 보여주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롯데 원클럽맨으로 남으려고 타 구단과 구체적인 협상을 하지 않았다"며 "롯데와의 협상 과정은 서로 좋은 관계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주축 선수였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손아섭(NC 다이노스)가 FA 이적했다. 이대호는 은퇴했다.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팀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나고, 전준우 홀로 남은 상태였다. 롯데도 FA 계약 과정에서 이런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전준우는 "부산 홈팬의 열정적인 사랑과 응원이 생각나서 이곳을 떠나 야구한다는 상상을 하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 야구하고 앞으로도 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롯데 자이언츠 팬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전준우는 2008년 롯데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해 총 1616경기에서 타율 0.300(6039타수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을 기록했다.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 선수는 프로 선수로서의 자기관리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태도로 매년 뛰어난 성적을 냈고 지금까지 한결같이 구단을 위해 헌신했다. 향후 팀의 고참으로서 우리 팀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원클럽맨으로서 전통을 이어가는 선수로 지금의 계약보다 더 긴 시간 함께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전준우는 2027시즌 인센티브를 달성하면 신구장 건축에 1억원이 쓰이도록 구단에 기탁하기로 했다. 전준우는 "신축 구장에서 선수로서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랑받고 보상받은 만큼 구단과 팬을 위해 물질적으로도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프로 입단 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도 없다. 그는 "KBO리그 최고 명장 김태형 감독님이 오셔서 벌써 내년 시즌 기대가 된다. 가까운 시일 내에 팀이 가을야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2023.11.20 14:11
연예일반

‘편스토랑’ PD, BTS 정국에 러브콜 “막국수 레시피 보여줬으면”

‘신상출시 편스토랑’ 이유민 PD가 방탄소년단 정국을 섭외하고 싶다고 밝혔다.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이 지난 10일 200회를 맞이했다. ‘편스토랑’이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막힌 섭외력이다. 어남선생 류수영, 만능여신 이정현, 워킹맘 오윤아, 찬또셰프 이찬원, 자기관리 끝판왕 진서연, 새로 합류한 예비신랑 이상엽 등 모두 ‘편스토랑’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편스토랑’을 이끄는 이유민 PD는 섭외 기준을 묻자 “‘먹는 일에 진심인 모두’가 편셰프가 될 수 있다. 시청자들이 무얼 먹고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한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기준을 특별히 세워 두지는 않는다. 요리를 못해도 좋다. 먹는 일에 진심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이어 섭외하고 싶은 스타로 BTS 정국, 김재중, 성시경, 김숙을 꼽았다. 이 PD는 “BTS 정국님이 미국의 한 토크쇼에서 막국수를 극찬하시더라. 본인만의 레시피도 있다고 들었다. 진행자 지미팰런에게 기회가 되면 만들어 주신다 했는데 대한민국 ‘편스토랑’ 시청자들에게 한번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섭외력과 함께 ‘편스토랑’을 지키는 힘은 ‘선한 영향력’이다. ‘편스토랑’은 출시메뉴의 판매수익금을 결식아동에 기부하고 있다. 대표적인 ‘착한 예능’으로 불리는 만큼 중간중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음식에 담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0회 특집에서는 MC 붐 지배인이 걸그룹 있지와 함께 한 여자고등학교를 방문,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든든한 간식거리를 선물해 훈훈함을 안겼다.이와 관련 이유민 PD는 “‘찾아가는 편스토랑’ 특집을 종종 준비할 예정이다. 먼저 여전히 부엌일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멀게만 생각하시는 60대 이상의 아버지들을 위해 친절한 요리교실을 준비했다. 또 첫 자취를 시작한 사회초년생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 30년째 같은 레시피가 지겨워서 본인 요리가 제일 맛없다는 어머님들까지. ‘편스토랑’ 요리 교실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 달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또 맛있는 간식과 응원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편스토랑’에서 출시된 메뉴들을 싣고 찾아가는 깜짝 이벤트도 계속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인의 식사를 책임져준 ‘식당 이모님’들의 노하우를 조명해 보는 특집도 구상 중”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마지막으로 이유민 PD는 “가장 치열하게 예능 프로그램들이 모여 각축을 벌이는 금요일 밤. 이 시간대에 ‘편스토랑’을 찾아주신 모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0회까지 가능하게 된 건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더 많은 사람들의 요리 일상을 유쾌하게 보여드릴 예정이니 지금처럼 ‘편스토랑’을 계속해서 아껴주시기 바란다”라고 인사를 건넸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14 11:23
스포츠일반

40대 은퇴가 대부분인데 60세까지 달렸다, '전설' 김귀배 기수 정년 은퇴

한국경마의 전설 김귀배(60) 기수가 44년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고 경마장을 떠났다. 1962년 12월 생인 김귀배 기수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경마 기수는 낙마 등의 위험과 고된 훈련, 체중관리 부담 등 체력적인 한계로 40대에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김귀배 기수는 달랐다. 김귀배 기수는 40대부터 이미 '최고령' 타이틀을 달고 20년 가까이 경마장을 누볐고, 한국경마 최초로 정년을 채운 기수가 됐다. 기수 6기 출신 김귀배 기수는 1979년 4월 16세의 어린 나이에 뚝섬 경마장에서 데뷔한 뒤로 묵묵히 44년의 기수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1986년 ‘포경선’이라는 명마와 함께 ‘그랑프리(G1)’ 대상경주에서 무려 13마신 차 대승을 거둔 김귀배 기수는 이후 포경선과 여러 번 정상에 오르며 뚝섬 경마장을 지배했다. 김귀배 기수는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포경선을 꼽았다. 그는 “포경선은 자기가 알아서 잘 뛰는 말”이라며, "난 그저 열심히 몰았을 뿐”이라고 말했다.김귀배 기수는 거의 반세기 동안 기수로 활동하면서 부정의혹 없이 누구보다 성실하게 경마에 임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남들이 꺼려하는 악벽마(길들이기 힘든 나쁜 버릇을 가진 말)를 맡아 직접 훈련시켜 우승까지 이끌기도 했다. 기수로서 마지막 해인 올해엔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승률을 올리는 등 노장투혼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 4일에는 ‘컴플리트타임’과 찰떡 호흡으로 1400m 경주 우승을 차지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엄격한 자기관리와 꾸준함의 대명사. 사실 그는 정년만 아니라면 65세, 70세까지도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김 기수가 최고참 선배로서 길을 터준 덕분일까.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62년생 김귀배 기수 외에도 65년생 박태종, 67년생 신형철 등 환갑을 바라보는 노장 기수들이 줄줄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박태종 기수는 최근 한국경마 최초 2200승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으로 한국경마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지난 28일 은퇴 행사에서 김귀배 기수는 “어린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고자 더욱 성실하게 노력해왔다. 후배들이 이러한 노력을 인정해주고 많이 배려해줘서 항상 고마웠지만, 그동안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수라는 직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며 기수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사랑하게 되었다”며 “후배 여러분들도 기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매일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다시 태어나도 기수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그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평생 말과 함께 해온 그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대답. 하지만 그는 "승마나 한 번 해볼까?"라며 앞으로도 말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윤승재 기자 2023.06.29 10:23
연예일반

충무로 대표 배우 주지훈이 ‘젠틀맨’으로 드러낸 영화를 향한 진심 [일문일답]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영화를 향한 열정과 애정이 이보다 큰 배우가 있을까 싶다. 충무로 대표 배우 주지훈은 작품에 들어가면 그저 연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프리프로덕션 작업부터 촬영 전 모든 회의까지, 전면에 참여해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신의 톤 앤드 매너까지 고민한다.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한 터라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에게 가끔 ‘대본 안보고 자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좋은 이야기를 완성해내기 위한 그의 고군분투는 막을 수 없다. 28일 개봉하는 ‘젠틀맨’은 주지훈이 4년만에 주연으로 나서는 작품으로,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다. 거대 로펌 재벌의 추악한 범죄를 파헤치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나아가는 인물들의 면면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그렇기에 대리 쾌감을 선사하며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준다. 그동안 영화 ‘암수살인’, ‘공작’, ‘신과 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드라마 ‘지리산’, ‘하이에나’, ‘킹덤’ 스크린과 극장을 오가며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주지훈이 이 작품에서는 의뢰받은 사건은 100% 처리하는 흥신소 사장으로 분해 새 맞춤옷을 제대로 입었다. 2006 MBC 드라마 ‘궁’으로 배우 데뷔해 어느덧 17년 차를 맞이한 프로 배우 주지훈이 생각하는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장르의 매력이 잘 쓰여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출연하고 싶다”면서 “잘 쓰인 글은 용기를 준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4년만 영화인데. “반갑다. 모든 것이 너무 오랜만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 -출연을 결정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세상이 바뀌었다. 혼자서 작품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제작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감독의 설명에 확신을 얻었다. 77억을 들여 만든 예산이 적은 영화다. 예전 기준으로 40억짜리 규모다. 이 규모에 이 이야기였던 게 매력 포인트였다. 같은 스토리에 규모가 더 컸다면 출연을 고사했을 것이다. 큰 작품을 많이 하는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좀 웃기지만 이 정도 사이즈 영화가 앞으로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없는 존재에 강하게 맞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느껴졌는데. “우리 영화는 허술하고 힘이 없는 자들이 거대한 힘에 맞서 이겨나가는 이야기다. 이 점에서 판타지스럽다. 관객에 설득력을 주려면 영화의 전체적 톤 앤드 매너가 현실적이어야 했다. 이 스토리를 이런 분위기로 풀어낸 영화, 내 기억에 국내에 없었다.” -결말은 마음에 들었나. “인물들이 엄청난 휴양지에 가서 돈을 뿌리는 결말이 아니라 좀 더 정의롭게 끝난다. 나라면 수수료와 인건비 정도는 떼지 않았을까 싶다. (웃음)” -관객의 눈에 현수가 어떻게 보였으면 했나.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삼촌이나 옆집 아저씨, 아는 오빠나 형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흥신소 사장을 표현하고자 외적으로 들인 노력이 있다면. “흥신소 사장이지만 검사처럼 보이는 깔끔함도 있어야 했다. 고객을 위해 저녁에 접대도 하지만 자기관리도 하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운동을 어마어마하게 했지만 복근은 보이지 않게끔 했다. 일상에 있을 것 같은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장르 영화 안에서 튈 것 같은 메이크업은 안 했다. 새우 과자처럼 손이 가는, 이왕이면 내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는 캐릭터였으면 했다.” -강아지 윙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천재견이다. ‘빨리 가줘, 느리게 가줘’를 다 알아듣더라. 그 친구 덕분에 촬영이 빨리 마쳤다. 고양이들이 먹는 츄르를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레디, 액션을 외치는 텀에 이미 개는 미쳐있었다. 얼굴을 너무 핥아서 떼어놓으려고도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다르게 나온 장면이 있었다면. “초반 차 사고는 시나리오를 보고 생각한 것과 완전 반대로 나왔다. 그 장면은 버전을 10개 찍었는데, 위트가 더 만개했으면 좋겠다고 감독에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전체 톤을 따라가는 더 유쾌한 장면으로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작품에 많은 목소리를 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드는데, 본인 의견으로 살아난 장면도 있었나. “모텔에서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장면을 보면 내가 실외기에 매달려 있다.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신인데 나중에 콘티에 없어졌더라. 배우의 안전을 위해 뺐다는 느낌이 왔다. 감독이 ‘굳이 위험성 있는 장면을 찍어야 할까’ 물어 바로 괜찮다고 답했다. 잠깐 매달려 있는 것이라 위험하지도 않았다. 현수가 모텔 외부로 나와서 답답함을 깨는 역할도 한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권도훈 역에 박성웅을 바로 떠올린 이유는 무엇이었나. “권도훈 역에는 등장만으로 압도감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 싶었다. 그 부분에서는 박성웅이 최고급 스펙을 가지고 있지 않나.” -믿고 보는 배우 주지훈이 생각하는 매력 있는 영화는 무엇인가. “영화, 드라마 장르 가리지 않고 많이 보는 타입이다. 작품을 보는 것이 프로 배우로서 공부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삶의 짐을 덜어주는 게 크다. 장르마다 영화는 매력이 있다. 그 장르의 매력이 잘 쓰여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출연하고 싶다. 잘 쓰인 글은 용기를 준다. 아무래도 이제는 프로니까 장르에 맞게 어느 수준 이상으로 쓰여 있으면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온다.” -필용(이달 분)의 맨발 달리기 장면이 이 영화를 표현하는 결정적 장면 같았는데. “관객에게 흥미를 줘야 하는 오락 영화라 쾌감이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3분의 2 정도 흘러,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때쯤에 해당 장면이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또 신마다 주인이 있다. 이를 모두가 살려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영화가 살아야 배우도 오래 갈 수 있다. ” -첫 고정 예능으로 하정우와 ‘두발로 티켓팅’을 맡은 소감도 궁금하다.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른다. 예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 장르, 새 작품을 찍는 느낌이다. 정우 형이 워낙 예능에서 얼굴을 비친 적이 없었는데 이건 재밌어 보인다고 했다. 익숙한 얼굴들과도 함께 한다. 진구도 예전에 아역으로 만난 적이 있고 민호도 인연이 있어 낯설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작품을 보는 눈이 배우 그 이상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감독, 제작에는 관심 없나.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재미있다. 현장에서 감독이 되어 진두지휘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만 그 이후 골방에 갇혀 편집하는 건 못 한다. 발굴해서 제작하는 것까지 괜찮다. 특히 ‘하이에나’를 찍을 때 열정 최고 레벨이었다. 감독과 두평짜리 사무실에 앉아서 12시간을 이야기했다. 가끔 오해도 받고, 동료 배우들 사이에 ‘주지훈은 현장에서 대본 안 보고 자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촬영 전 회의까지 다 들어가는데 현장에서 딱히 할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성웅이 형도 ‘주지훈 연기 대충 한다’고 말한 것일 수도 있다.” -관객에게 관람 포인트를 준다면. “명백한 오락 영화다. 분석하기보다 그냥 즐기러 가면 좋을 것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28 08:3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