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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탭댄스 전쟁’ 롯데 자이언츠 피치클록 적응기 [IS 포커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에겐 두 가지 트레이드 마크가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 그리고 '탭댄스 피칭'이다. 김원중은 투수판(pitcher's plate)을 밟은 오른발과 앞으로 뺀 왼발을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수 차례 구른 뒤 공을 던진다. 이 과정에서 멈추는 동작이 짧아 보크로 의심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메커니즘이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도움이 됐다. 김원중도 "처음에는 투수판에 발을 걸치려고 한 동작인데, 의외의 효과가 나왔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올 시즌 김원중의 루틴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2024년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피치클록(Pitch Clock, 투수가 제한 시간 내 투구하는 규칙)이 2025시즌 정식으로 도입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투수의 투구 간격을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로 확정하는 등 세부 규정도 이미 발표했다. 룰을 위반하면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 김원중의 투구 간격은 긴 편이다. 2024시즌 154번이나 피치클록 규정을 위반했다. 4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신민재 타석에서만 룰 위반을 6번 하기도 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연장전 운영을 종전 12회에서 11회로 축소한다고 발표하며 "피치클록이 시행되면서 특히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가중될 수 있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 수도권 팀 단장은 "경기 시간 단축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투수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게 분명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피치클록 도입은 마운드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김원중뿐 아니라 롯데의 다른 투수들도 피치클록 적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4시즌 롯데 선수들은 10개 팀 중 가장 많은 1247번이나 피치클록을 위반했다. 투수 위반이 831번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673번이나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롯데의 평균 경기 시간도 3시간 16분으로 가장 길었다. 롯데는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선수 개별적으로도 피치클록 정식 도입을 대비하고 있다. 주형광 롯데 1군 메인 투수 코치는 "일단 선수들의 루틴을 체크하고, 불펜 피칭을 소화할 때부터 조바심을 갖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주 코치는 "제한 시간이 있다는 강박이 투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 진행이 되기 때문에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하려 한다. (피치클록 도입이)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원중도 피치클록 적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티 나진 않았겠지만, 지난해 마지막 등판(10월 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피치클록을 대비해 의식적으로 투구 간격을 줄여 봤다. 당시에 나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잘 적응할 수 있으니 (롯데팬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은 "나는 지난해부터 피치클록이 시행됐다고 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 위반도 거의 하지 않았다"라면서도 "포수와 사인이 길어진다거나, 타자의 준비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다방면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수와 호흡하는 포수의 역할도 더 커졌다. 롯데의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해는 (피치클록이) 시범 운영 기간이었기 때문에 투수들 루틴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우리 팀(롯데) 위반 횟수가 많았던 만큼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부상으로 2024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 후반기 도입된 피치컴(Pitchcom·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 기기) 사용법도 습득하고 있다. 최근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재도약 의지를 높이고 있다. 피치클록 적응은 무시할 수 없는 숙제다. 현장에선 한목소리로 "문제없다"라고 자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19 06:00
예능

백종원 ‘레미제라블’ 선택 이유…“장발장 인생 바꾼 건 믿음과 기회”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백종원에게도 도전이다.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첫 방송된다.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짧지만 강렬한 서사를 담은 20인 도전자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인생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혹독한 스파르타식 미션을 수행하며 이를 극복하는 대서사와 진정성이 담긴 성장 예능이다. 강렬한 캐릭터, 인생역전 서사, 가슴 따뜻한 휴먼 다큐의 묘미를 동시에 담아낸 특별한 리얼리티를 예고한다.이런 가운데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3차 티저가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백종원 대표가 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시청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임팩트 있게 담겨 있어 눈을 뗄 수 없다.‘백종원의 레미제라블’ 3차 티저는 백종원 대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백종원 대표는 “장발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믿음과 기회였습니다. 세상에 단 한 사람만 믿고 기회를 줘도 인생은 바뀔 수 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라고 말한다.이때 카메라는 20인 도전자들이 서바이벌을 펼칠 폐공장을 비추고, 다시 “저도 실패 많이 했습니다. 처음부터 멋있게 사는 인생도 있지만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며 멋있어지는 인생도 있는 거라 하더군요”라는 백종원 대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와 함께 박스에 버려진 나, 무능력 애 셋 아빠, 손대면 마이너스 인생, 망한 아이돌, 이글스 방출 투수, 자립준비 청년 등 도전자들의 사연이 짤막짤막하게 공개돼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부모 없는 애,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을 거야”, “애들을 위해서라도 정신 차려라”, “쟤는 선수생활 끝났는데?”, “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구나” 등 20인 도전자들이 스스로 털어놓은 세상의 편견과 그로 인해 받은 상처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야말로 나락까지 떨어져 본 이들의 처절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이 도전자들이 잡아야 할, 처음이자 어쩌면 인생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인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에게 절실하게 부딪혀 볼 수 있는, 그런 판을 만들어 주는 거죠. 이건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도전입니다”라고 말한다. 백종원 대표가 결코 쉬운 마음으로 선택한 방송이 아님을 보여준다.‘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백종원 대표에게도, 인생역전 기회를 잡고 싶은 20인 도전자에게도 큰 도전이다. 이 도전을 함께하기 위해 일식반 김민성 셰프, 고기반 데이비드 리 셰프, 중식반 임태훈 셰프, 양식반 윤남노 셰프가 담임 셰프로 합류했다. 백종원 대표, 담임 셰프 4인, 20인 도전자들의 진심이 모여 탄생할 100일간의 인생 역전 프로젝트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ENA 신규 토요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현재 방송 중인 ‘내 아이의 사생활’ 후속으로 오는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18 08:22
연예일반

가수였어?…윤계상‧유이‧이준영, 눈부신 활약

가수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최근 눈부시다. god 출신 윤계상과 애프터스쿨 출신 유이는 각각 드라마 ‘유괴의 날’과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며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유키스 출신 이준영은 드라마 ‘마스크걸’에서 남다른 연기력으로 또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윤계상은 ENA 새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로 배우로서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는 어설픈 유괴범과 11살 천재 소녀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 극중 윤계상은 허술한 유괴범 역할을 맡았다. ‘유괴의 날’은 지난 13일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윤계상은 꾸준히 배우로 활동하면서 입지를 다지다가 영화 ‘범죄도시’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발과 연변 사투리로 장첸을 잔혹하게 만들어낸 그는 이후에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다만 주로 연기한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해오면서 새로움을 안기지는 못했는데, 이번 작품에선 코믹하고 허당 넘치는 아빠 역할로 변신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계상은 “‘유괴의 날’을 통해 예전에 god 활동 당시 밝고 웃긴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애프터스쿨 활동 당시 건강미의 대명사였던 유이는 KBS2 간판인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이하 ‘효심이네’) 타이틀롤로 시청자와 만난다. 앞서 유이는 지난 2019년 KBS 주말드라마인 ‘하나뿐인 내 편’의 또 다른 주연으로 나서며 시청률 50%에 육박한 성적을 냈는데, 타이틀롤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효심이네’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효심이가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담을 예정이다. 유이는 극중 밝고 긍정적인 효심이로 분한다. ‘효심이네’는 지난 16일 첫회 16.5%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기록했다. KBS는 30%대 시청률은 보장하던 주말드라마가 세 작품 연속 20%대 초반에 머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이가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유이 또한 “KBS 별관에 내 단독 사진이 크게 걸려있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KBS가 간판 드라마에 유이를 내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배우로서 단단한 입지를 보여준다. 보이그룹 유키스 출신 이준영도 어느새 주연으로 성장해 배우로서 행보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준영은 최근 공개돼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주인공을 이용하는 폭력적인 남성을 연기하면서 강렬하게 연기 변신을 꾀했다.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 말투, 행동, 표정 등으로 캐릭터를 밀도 높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준영은 내년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에서 사람을 믿지 않는 재벌집의 오만한 후계자 역할에 캐스팅되면서 배우 표예진과 로맨스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로얄로더’, ‘폭싹 속았수다’, 영화 ‘용감한 시민’, ‘황야’ 등의 공개를 앞둔 터. 그만큼 배우로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18 06:05
프로야구

"이런 날이 올 줄은···" 장발 마무리, 원년팀 롯데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우뚝

김원중이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롯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또 추가했다.김원중은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6-3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선배 손승락(현 KIA 타이거즈 퓨처스 감독)을 넘어 롯데 소속으로 가장 많은 95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됐다. 손승락은 개인 통산 271세이브를 올렸으나,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롯데에선 94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감개무랑하다. 롯데 소속 최다 세이브 기록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올렸구나 싶다"고 말했다. 원년팀 롯데는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많지 않았다. 한 시즌 30세이브 이상 올린 투수도 박동희(1994년) 김사율(2012년) 김성배(2013년) 손승락(37세이브) 등 네 명뿐이다. 박동희와 김사율의 마무리 경력은 짧고, 김성배와 손승락은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였다. 광주 동성고 출신 김원중은 2012년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빠른 공과 함께 다양한 구종을 습득한 그는 2015년 1군에 데뷔, 2019년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손승락의 은퇴로 '뒷문 열쇠'를 넘겨받은 그는 2020년부터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마무리 전환 첫 시즌에 25세이브를 올린 김원중은 2021년 개인 한 시즌 최다 35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한 와중에도 17세이브를 올렸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로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롯데 투수로는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활약과 롯데의 잔여 경기를 고려하면 롯데 마무리 투수 역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100세이브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6일 SSG 랜더스전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9세이브, 통산 96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반열에도 올라섰다. 그는 2020년 이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106세이브) KT 위즈 김재윤(103세이브) LG 트윈스 고우석(98세이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김원중의 마무리 경력이 짧고, 이 기간 롯데의 승률이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하면 그의 팀 기여도는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김원중은 마무리를 맡고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자이언츠의 42년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혀 태극마크도 달았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를 맡은 뒤 장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잠시 머리카락을 짧게 정리했지만 다시 특유의 헤어 스타일로 돌아왔다. WBC 대회 기간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트레이드 마크다.김원중은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올리는 날이 올 줄 몰랐다. 구체적인 기록 목표보다 더 꾸준하게 승리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롯데 마무리 역사에)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07 09:07
프로야구

누구일까요? 승리의 하이파이브 때 실종된 장발 마무리, 집녑의 25구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30)은 수년째 장발의 헤어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멀리서 봐도 김원중임을 딱 알아챌 수 있다. 롯데는 지난 1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롯데는 7-2로 승리, 4연패에서 탈출했다.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던 그때, 장발의 마무리 투수는 그 자리에 없었다. 김원중은 불펜에서 투구 중이었다. 롯데는 하루 전인 17일 5-1로 앞서던 8회 대거 7실점하며 5-8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그 여파 탓인지 롯데는 18일 7-2로 앞선 9회 말 셋업맨 구승민이 선두타자와 승부에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자, 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가 수화기를 들고 불펜에 연락했다. 이 순간, 불펜을 비추는 더그아웃 TV 모니터에는 막 몸을 풀기 시작하는 김원중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김원중은 등판하지 않았다. 구승민이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은 덕분에 롯데는 7-2로 이겼다. 불펜 투구 중이던 투수도 경기가 종료되면 짐을 싸 이동한다. 팀 승리 시 선수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나 김원중은 경기 종료와 상관 없이 투구를 계속했다. 이날처럼 마무리 투수가 계속 불펜에 남아 몸을 푸는 건 이례적이다. 김원중은 경기 종료 후 약 10분 동안 불펜에 남아 열심히 공을 던졌다. 전적으로 김원중의 의사로 이뤄진 '나 홀로 투구'였다. 강영식 불펜 투수 코치는 "김원중의 요청으로 경기 종료 후에도 그라운드로 나가지 않고, 더 남아서 15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어떤 상황이나 제약 없이 오로지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롯데 불펜진은 6월 들어 지친 기색이다. 이달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6.47로 최하위다. 5월까지 2승 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27로 든든함을 자랑했던 김원중은 6월 평균자책점 5.06으로 부진하다. 17일 경기에서는 3-5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해 최주환에게 밀어내기 볼넷, 전의산에게 싹쓸이 2루타, 안상현에게 쐐기 적시타를 맞고 내려왔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던 김원중은 18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투구를 중단하지 않고 피칭 감각을 되찾으려 했다.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등 근육 경직 증세로 교체돼 잠시 휴식기를 가졌지만,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닌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2012년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선발 투수로만 활약하다가 2020년 마무리로 보직 전환했다. 2020년 25세이브를 시작으로, 이듬해 개인 최다 35세이브를 달성했다. 지난해 17세이브에 이어 올 시즌 19일까지 12세이브를 올렸다. 총 89세이브째. 롯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올 시즌 구단마다 마무리 집단 난조를 겪을 때도, 롯데는 뒷문 걱정 없이 불펜을 운영했다. 배영수 투수 코치는 "선수 본인이 불펜에 남아 더 던지고 싶어 했다. (불펜 대기 시 투구 포함) 25개 정도 던졌다고 한다"며 "감각을 찾고 싶다고 했다더라. 팀의 기둥이자 베테랑 투수로 모범을 보여 기특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6.20 11:30
메이저리그

회춘? 갱생? '양키스 이적생' 통과 의례...올해도 화제 만발

카를로스 로돈(30)이 공식 입단식을 갖고 핀스트라이프를 입었다. 뉴욕 양키스의 이적생처럼 말끔해진 용모가 주목받았다. 양키스가 23일(한국시간)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좌완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로돈과 기간 6년, 총액 1억 6200만 달러(2075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홈구장 양키 스타디움에서 공식 입단식을 소화한 로돈은 "양키 스타디움에서 많은 승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5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로돈은 2021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4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조항을 넣었고, 2022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2.88로 가신의 가치를 증명한 뒤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MLB 명문 구단 양키스와 대형 계약까지 따냈다. 이날 로돈의 입단식에선 수염을 깎은 로돈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화이트삭스·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지난 7년 동안 항상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만 보여줬다. 양키스는 외모와 복장 규정이 철저한 구단이다. 잘 정돈된 콧수염 외 다른 수염을 기를 수 없고, 장발도 금지다.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가 만든 규정이다. 이를 지킬 의사가 없는 선수라면, 아무리 기량이 좋아도 영입전에 가세하지 않았다. 스타 플레이어도 예외는 없었다. 특히 수염·패션 등으로 개성을 드러냈던 선수 다수가 핀 스트라이프를 입고 첫선을 보이는 자리에서 이전보다 차분해진 모습으로 반전을 선사했다. 현재 에이스인 개릿 콜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뛸 때는 수염을 길렀다. 역대 투수 FA 최고 규모 계약으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뒤 수염을 정리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당시 한 매체는 "가장 비싼 헤어컷"이라고 했다.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앤드류 맥커친과 루그네드 오도어는 수염과 머리를 정돈한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훨씬 어려 보였다. 심지어 착해 보이기도 했다. 로돈도 다르지 않았다. 양키스행이 결정된 뒤 가장 먼저 면도날을 찾았다는 그는 이날 (23일) 입단식에서 "자녀들이 수염이 없는 내 모습을 처음 봤다. 내가 누군지 알아봐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2.12.23 12:42
프로야구

[레인보우 리포트]‘한화의 린스컴’ 윤산흠은 어떻게 닥터 K가 됐을까

장발에 역동적인 오버핸드 투구폼. 메이저리그(MLB) 사이영상을 두 차례 받은 팀 린스컴을 연상하게 하는 한화 이글스 윤산흠(23)의 모습이다. 201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던 그는 독립리그를 거쳐 2021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입단 1년 만에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한화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윤산흠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24와 3분의 2이닝 동안 33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그가 기록 중인 9이닝당 탈삼진(K/9) 12.04개(9월 1일 기준)는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1위다. 윤산흠은 어떻게 '닥터 K'가 됐을까? 그가 던지는 구종은 직구와 커브 두 개에 불과하다. 대신 두 구종 모두 경쟁력이 높다. 현장에서 수준급의 수직 무브먼트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직구는 타자의 헛스윙을 쉽게 끌어낸다. 커브 역시 높은 회전수와 구속(스탯티즈 기준 시속 127.8㎞)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잡아내고 있다. 윤산흠은 '투 피치' 투수다. 직구(50.7%)와 커브(48.2%)를 거의 1대1 비율로 던진다. 올 시즌 20이닝 이상 불펜 투수 중 윤산흠보다 커브 구사율이 높은 불펜 투수는 없다. 직구-커브 1대1 투피치 조합을 가진 선수들이 MLB에는 여럿 있다. 제임스 카린책(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맷 반스(보스턴 레드삭스), 타일러 더피(미네소타 트윈스)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균 시속 95마일(153㎞) 이상의 패스트볼과 82마일(132㎞) 이상의 빠른 커브를 던진다는 것이다. KBO리그에서는 흔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KBO리그에서는 빠른 커브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투수들 대부분은 각이 큰 대신 스피드가 느린 커브를 던진다. 하지만 윤산흠은 희귀하게 구속이 빠르고, 낙폭도 큰 커브를 던진다. 실제로 올 시즌 윤산흠보다 커브 구속이 높은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대부분 주 무기는 커브가 아닌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다. 윤산흠이 삼진을 뺏어내는 건 단순히 커브가 빨라서가 아니다. 두 개로 단순화된 구종은 상·하로 각기 다르게 투구됐다. 스트라이크존(S존)을 상·중·하로 삼등분했을 때, 윤산흠의 패스트볼은 주로 S존 상단(투구 비율 52.3%)에 집중돼 있다. 반면 커브는 S존 하단(투구 비율 50.7%)을 주로 향했다. 이유가 있다. 타자들의 구종 판단은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난 시점부터 이뤄진다. 직선에 가깝게 뻗는 패스트볼인지,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인지를 타자가 파악하고 대처하는 건 공의 초반 이동 방향에 달린 셈이다. 투구에 대한 현대적 분석을 추구했던 MLB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이를 조기 식별(Early Identification)이라고 개념화하기도 했다. 올해 클리블랜드의 셋업맨으로 20경기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 중인 제임스 카린책 역시 조기 식별 이론을 활용 중이다. 터널링 이론에 따르면 직구와 커브의 이동 경로가 최대한 비슷해야 효과적이다. 커브는 일반적으로 타자의 눈높이에서 무릎까지 떨어진다. 카린책은 커브를 타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던진다. S존 높은 곳으로 날아가는 직구(하이 패스트볼) 역시 타자의 눈높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두 구종이 포수의 미트에 들어가는 지점은 상반된다. 과거 투구의 상식으로 여겨지던 '낮은 직구'는 시작 시점부터 타자의 무릎을 향하기 때문에 타자의 조기 식별이 쉽다. 커브볼러 카린책은 낮은 직구 대신 하이 패스트볼로 타자의 조기 식별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었다. 카린책의 투구 원리는 윤산흠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 시작점에서는 비슷하게 움직이나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질수록 다른 방향을 향한다. 사실상 윤산흠의 투구 패턴은 하나다. 하이 패스트볼과 낮게 떨어지는 커브가 전부다. 타자는 터널링(tunneling, 일정 구간까지 타자가 구종을 분간하기 어렵도록 던지는 기술. 마치 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같이 같은 궤적을 공유하는 것)으로 인해 조기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두 구종이 1대1로 날아오기 때문에 하나의 구종을 노리기도 쉽지 않다. 두 구종 모두 수준급의 구속과 무브먼트를 지녔기에 정타를 때리기 어렵다. 여기에 극단적인 오버핸드 투구폼도 윤산흠의 진화를 도왔다. 윤산흠은 머리 위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형성한다. 이 투구폼 덕분에 상하 무브먼트가 수준급인 패스트볼과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 조합 효과는 배가된다. 윤산흠은 이 터널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터널링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종의 상하 움직임 차이뿐 아니라 좌우 무브먼트의 차이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이용해 12시 방향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터널링 효과가 커진다. 패스트볼과 극단적인 오버핸드 투구폼은 이런 움직임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윤산흠은 터널링에 적합한 폼과 구종을 가지고 있다. 육성 선수로 입단해 방출됐고, 독립 리그를 거친 그는 살아남기 위해 지금의 투구 폼을 만들었다. 그 스토리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한 끝에 그는 리그에서 흔하지 않은 스타일의 투수로 진화했다. 아직 제구력과 체력 등 보완할 부분은 있지만, 삼진을 뺏어내며 타자를 압도하는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입증해냈다. 그가 '특이한' 투수가 아닌 '특별한' 투수인 이유다. 이재성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2.09.02 10:01
야구

스타 예약→클로저→아픈 손가락, 재기 노리는 이대은

우리 나이로 33살. 이제 무대도 보직도 안착할 시점이다. 이대은(32·KT) 얘기다. 이대은은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프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소속팀 KT가 2-9로 지고 있던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는 지난해 12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그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지난달 8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복귀 시동을 걸었고, 지난해 10월 18일 인천 SSG전 이후 264일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첫 타자로 상대한 김선빈, 후속 김태진에게는 모두 포심 패스트볼만 구사했다. 연속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4번 타자 최형우와의 승부에서는 좌전 안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을 2구 연속 구사해 헛스윙 1개를 끌어냈지만, 풀카운트에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다소 높았다. 후속 류지혁과도 풀카운트 승부. 포크볼을 결정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단 한 경기로 이대은의 투구를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시속 150㎞ 육박한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 주무기 포크볼의 낙폭과 구속은 나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대은의 복귀 조건을 묻는 말에 항상 "구위와 포크볼의 움직임, 둘 중 한 가지라도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여기에 가운데로 몰리지 않는 제구가 동반돼야 주요 보직에 활용할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일단 이대은은 복귀전에서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KT는 75경기에서 45승30패를 기록, 2위 LG에 2게임 차 앞선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선발진 5명이 모두 10승 이상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고, 신·구 조화가 두드러지는 야수진도 힘이 있다. 그러나 선발진과 필승조 사이를 잇는 허리진은 유일한 약점. 이런 상황에서 가세한 이대은은 그야말로 단비다. 최근 불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박시영과 함께 KT의 6·7회 수비를 막아줄 자원으로 기대된다. 이대은 개인적으로도 반등이 절실하다. 이대은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고교(신일고) 3학년이었던 2007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트리플A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은 포기했다. 그해 겨울 일본 리그 지바 롯데와 계약했다. 일본 무대에서 2시즌 동안 뛰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15년 11월 열린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이후 경찰야구단에서 복무를 소화한 뒤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201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지명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직전, 이대은의 해외 무대 재도전설이 불거졌다. 야구팬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입성한 KBO리그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다. 데뷔 시즌부터 선발 투수를 맡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내줬다. 시즌 중반 이후 마무리 투수로 변신하며 KT의 창단 최고 승률(0.500) 마크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시즌은 초반부터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다. 무려 석 달 만에 1군에 복귀했지만, 쓰임새가 크지 않았다. 시즌 종료 뒤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남다른 스타성으로 기대받던 이대은은 이후 KT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잘할 때는 트레이드마크였던 장발을 두고도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지명 순위, 이력,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 '팀에 기여하고 있는 선수인가'라는 물음에 긍정할 수 있는 선수가 인정받는다. 마침 KT는 창단 최고 성적(정규시즌 1위)을 노리고 있는 상황. 가장 필요한 불펜 가세 전력이 된 이대은도 딱 좋은 재기 무대를 갖게 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co.kr 2021.07.13 06:28
야구

자신감 얻고 안정된다…머리칼 휘날리는 투수들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단발머리 선수가 눈에 많이 띈다. 그중에서도 특히 투수가 많다. 김원중(27·롯데 자이언츠), 배재환(25·NC 다이노스), 김범수(25·한화 이글스)가 대표적이다. 2군에 내려간 이대은(31·KT 위즈), 장필준(32·삼성 라이온즈)도 빼놓을 수 없다. 전에는 눈 씻고 찾던 단발머리가 이제는 쉽게 눈에 띈다. 팀 분위기가 자유로운 메이저리그(MLB)에는 머리를 기르는 선수가 많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헤어스타일 하나까지도 엄격한 규율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짧고 단정한 머리가 하나의 표준형이었다. 중고교 선수는 까까머리가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1990년대 투수 이상훈(49)의 장발은 큰 화제가 아닐 수 없었다. 공을 던질 때마다 휘날리는 긴 머리가 갈기 같아 별명도 ‘야생마’였다. 1995년 20승을 올릴 만큼 성적도 좋아 그의 장발을 뭐라 할 사람이 없었다. 긴 머리 투수는 디셉션(deception·공을 뒤에 숨겼다가 던지는 속임수 동작)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MLB네트워크는 지난해 6월 장발 투수 조시 헤이더(26·밀워키 브루어스) 투구 스타일을 분석했다. 헤이더 투구 때 휘날리는 긴 머리가 손을 가려 타자가 타격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투수들이 디셉션 때문에 일부러 머리를 기르는 건 아니다. 자신감 고취와 심리적 안정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범수는 “이상훈 선배님의 자신감에 반했다. 그런 모습을 닮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이상훈은 “남이 내 머리를 만지는 게 싫어서 미용실을 자주 가지 않아 머리카락을 길렀다”고 알려져 있다. 특별한 의미 없이 길렀던 이대은도 “머리를 기르니 마운드에서 더 강해 보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기른 이대은은 요즘 머리를 묶는다. 이대은을 따라 머리를 기르는 선수가 한동안 KT에 많았다. 올해 마무리를 맡은 김원중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감정을 감추려고 길렀다. 그는 “위기에 몰리면 얼굴이 빨개진다. 그래서 위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기르면서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기르기도 한다. 배재환은 머리를 기르면서 염색·파마 등으로 헤어스타일을 자주 바꿨다. 그는 “변화를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일 똑같은 유니폼을 입는 선수 입장에서 외모 면에서 변신할 수 있는 건 헤어스타일이 유일하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경기가 안 풀리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하면 염색이나 이발을 한다. 지난해 9월 주춤할 때는 머리를 회색으로 물들이고 살아났다. 긴 머리나 염색, 파마 등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대해 “기강이 해이해졌다”와 같은 말은 프로야구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지도자는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머리에 변화를 줘 각오를 다지는 걸 반긴다. 프로 선수로서 팬에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KBO리그의 단발머리 열풍은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8.05 08:28
야구

김원중의 화려한 변신 성공…"마무리 매력은 짜릿함"

롯데 김원중(27)의 '화려한 변신'은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이다. 마운드 위에서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스타일도, 선발에서 마무리 투수로의 보직 전환도 그렇다. 그는 KBO리그를 대표할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선발 투수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100차례 등판 가운데 선발로 73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근 3년간 20승(25패)을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은 매년 5점대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다. 롯데는 김원중에게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난겨울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 손승락이 은퇴 결정을 하기 전, 롯데는 2020년 마무리 투수로 그를 점찍었다. 김원중은 27일 기준으로 12세이브(2승1패)를 올렸다. 롯데는 8위에 그쳐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지만, 김원중은 구원 3위에 올라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그의 활약이 더 크게 보인다. 피안타율이 0.20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95밖에 되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에게 꼭 필요한 탈삼진 능력도 뛰어나다. 27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20개 잡았고, 볼넷은 7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정작 김원중은 "내가 몇 세이브를 기록 중인지 전혀 몰랐다. 딱히 세이브 기록을 바라보고 마운드에 오르진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김원중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는 굳이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1⅓이닝 이상 투구도 최대한 막아줬다. 김원중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 2-1로 앞선 8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9회말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2루 상황에 몰린 그는 총 33개의 공을 던진 끝에 진땀 세이브를 올렸다. 이틀 뒤 인천 SK전에서 김원중은 7-6으로 앞선 9회말 등판, 제이미 로맥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투구수 33개를 기록한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원중은 금세 반전했다. 지난 24일과 25일 키움전에서 이틀 연속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1·12세이브를 올렸다. 김원중은 "이제는 내 나름의 루틴이 생겼다. 이를 통해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중은 "선발로 던질 때도, 마무리로 나설 때도 항상 전력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클로저일 때 그는 더 강한 공을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3.3㎞였던 김원중의 직구 평균 시속은 올해 147.2㎞까지 올랐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섞어 구속 차이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마무리 투수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김원중은 "선발 투수는 (4~5일의 등판 간격이 있어) 승리하면 뿌듯하다. 반면 마무리는 팀 승리를 결정하는 짜릿함이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시작된 장발 열풍은 올해 KBO리그에 상륙했다. 김원중이 대표주자다. 그는 "당분간 딱히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이 없다. 조금씩 커트하며 계속 관리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0.07.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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