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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타석에 펼쳐진 욱일기...서경덕 교수 LAA에 항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메이저리그(MLB) 관중 관리에 소홀했던 LA 에인절스 구단에 항의했다. '욱일기 퇴치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교수의 시선이 MLB 구장으로 향했다. 지난 8월 에인절스의 홈구장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욱일기가 포착된 것.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3루 쪽 관중석에 있던 무리가 욱일기를 펼쳤고, 누리꾼이 이 상황을 서경덕 교수에게 제보했다. 서 교수는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다. 에인절스 팬들이 오타니가 등장할 때 욱일기 응원을 펼치는 건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라는 내용으로 에인절스 구단에 메일을 보냈다. 욱일기 관련 영어 영상도 첨부했다. 그는 "아시아인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특히 전 세계 야구팬이 시청하는 MLB 경기에서 욱일기 응원은 당연히 근절돼야 하며, 향후 구단이 각별한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욱일기 응원을 펼친 일본 리그 소속 가와사키 프론탈레 구단이 1만 5000달러 제재금을 받은 일이 있다. 서 교수는 이 사례를 들어 스포츠계에 상황을 에인절스 구단에 알렸다. 그는 "지금까지 도쿄올림픽, 프리미어12, US오픈 테니스대회 등 각종 스포츠 행사에서 욱일기 응원이 등장해 큰 논란이 됐는데,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정확히 지적해 재발 방지에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재차 주장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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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⑦] 일본 양심적 지식인이 바라본 전범기

"이미 욱일기가 명확하게 금지된 상황에서, 굳이 위험 부담을 안고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일본의 모든 사람들이 욱일기(전범기)에 대해 왜곡된 시선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나 그렇듯 일본 내에도 욱일기 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양심 세력'이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세네갈전에서 일본 응원단이 들고나온 욱일기 문제를 지적한 스포츠 저널리스트, 세이 요시아키(51) 작가 같은 사람들이 그렇다.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인 세이 작가는 '풋볼채널'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축구와 내셔널리즘'을 통해 욱일기 문제는 물론이고 축구가 불러일으키는 나쁜 민족주의를 다뤘다. 그는 이 책으로 2016년 일본 스포츠 기자상 '미즈노 스포츠 라이터 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욱일기에 관해 옹호적인 대부분의 일본 내 여론과 달리, 세이 작가는 우선 "욱일기가 문제없다는 일본의 주장과 관계없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규율에 따라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이 거둔 16강 진출의 쾌거에 먹칠할 수 있다"며 "욱일기는 FIFA의 하위 조직이자 일본축구협회(JFA)가 소속돼 있는 AFC 측에서 '국가의 기원이나 정치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차별적인 상징'으로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 작가가 말하는 AFC의 '욱일기 사용 금지'는 바로 작년 4월 25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수원 삼성-가와사키 프론탈레전 얘기다. 당시 가와사키 원정팬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욱일기를 내걸었고 이에 대해 AFC는 "가와사키 팬들의 행동은 상대팀에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금지하는 규정을 어겼다. 이를 막지 못한 팀의 책임을 물었다"면서 가와사키 구단에 벌금 1만5000달러(약 1700만원)를 부과했다. 가와사키 구단은 물론이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까지 나서 "(욱일기는) 일본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옹호했지만 AFC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때도 세이 작가는 '풋볼채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욱일기를 국제 대회에 내거는 것은 향후 일본 축구계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고, 중대한 사태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욱일기 사용 금지를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일본 내 지적에도 일본 서포터즈들은 여전히 욱일기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대부분의 일본 매체 역시, 세네갈전에서 등장한 욱일기에 대해 한국이 거세게 반발하자 지난 사례들을 덧붙여 "욱일기로 트집하는 건 한국뿐"이라고 호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이 작가는 "욱일기를 문제로 삼는 게 한국뿐이라는 주장은 큰 착각"이라며 "AFC의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영향력이 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는 영국·네덜란드 등 현재 축구 대국들의 식민지였던 경험이 있다. 또 욱일기 사용에 징계를 내렸던 당시 AFC 윤리위원회에 한국인 이사는 없었으며 위원장은 싱가포르, 부위원장은 예멘과 중국 위원이었다"고 설명해 욱일기를 문제로 삼는 나라가 한국만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축구팬 중에 욱일기가 무엇이 나쁘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가와사키 건을 통해 많은 서포터즈들이 욱일기 문제를 알게 됐지만 오히려 월드컵 땐 그런 사건이 벌어졌단 걸 아는 팬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리그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람들 중엔 욱일기가 징계받은 일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으리란 설명이다. 하지만 세이 작가는 "이런 무지가 계속되면 위험해진다"며 "역사적 견원지간인 스위스-세르비아전에서 일부 스위스 선수들이 손으로 알바니아 국기를 표시해 징계받은 예처럼, 국가의 기원에 관한 정치적 상징은 징계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욱일기가 얼마나 큰 문제가 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모든 건 FIFA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미 (AFC가) 금지한 상황에서 위험 부담을 안고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희선 기자 [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①]서경덕 교수 "FIFA도 바꿨는데, 전범기 문제 강하게 나갑시다."[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②]전범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③]"욱일기 사냥은 한국뿐"…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④] 대한축구협회는 전범기에 어떻게 대처했나[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⑤]외교부와 문체부는 왜 '소극적'인가[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⑥]'전범기 금지법'이 필요하다 [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⑦] 일본 양심적 지식인이 바라본 전범기[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⑧]김병지 "한국 국가대표라면 '전범기 발언' 해도 된다" [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⑨]2018 AG에서는 전범기가 나오지 않기를 2018.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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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⑥]'전범기 금지법'이 필요하다

2013년 9월. 전범기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이 등장했다. '욱일기 금지법' 발의가 그것이다. 제19대 국회 때 일이다. 당시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욱일기를 포함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휘장 또는 옷 등을 국내에서 제작하고 유포하거나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냈다.일본 정부가 "욱일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며 욱일기 공식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또 국내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확산되는 상황이었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독일은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독일은 '반나치 법안'을 통해 하켄크로이츠의 자국 내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독일 형법 제86조에는 나치를 상징하는 깃발·휘장·제복·슬로건 등을 배포하거나 공개적으로 사용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옆 나라 프랑스 역시 금지법을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던 인접국 프랑스는 형법 제645-1조에 '나치 등 반인류행위범죄를 범한 집단을 연상케 하는 장식 또는 전시를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며 하켄크로이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프랑스처럼 일본에 피해를 입은 옆 나라 한국에서도 전범기 금지법 도입이 시도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제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왜 전범기 금지법은 폐기될 수밖에 없었을까. 일간스포츠는 2013년 전범기 금지법을 발의한 손인춘 전 의원과 인터뷰했다. 지금 여성행복시대 대표이사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는 8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그는 "당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다. 일본에 사과받은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 자체를 모르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욱일기를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있었다"며 "또 그해 8월 일본 정부가 욱일기를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손 대표는 "독일은 형법으로 나치 깃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인식 개선이 필요했다. 한국을 지키려면 역사적 질서가 잡혀야 했다. 그래서 국내법이 필요했다. 국회의원 중 누구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욱일기 금지법을 발의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분명 좋은 취지인 법이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손 대표는 "당시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에 반감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 줬다"고 말하면서도 "반대하는 분도 많았다. 외교적 문제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고 말했다.자세한 상황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소관 상임위까지 올라갔다. 심사 과정을 거쳤고 결론은 표현의 자유와 헌법 가치가 충돌된다는 것이었다. 외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제19대 국회가 끝났고 결국 폐기됐다"고 기억했다. 손 대표는 전범기 금지법 폐기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역사적 질서가 지켜지면 좋겠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좋은 관계로 가기를 바란다. 그래야 두 국가 청소년들에게 미래와 비전이 있다"고 당부했다.전범기 금지법 도입은 한 번의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일이다. 누구는 다시 추진해야 한다. 일본이 반성하며 스스로 금지법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게 할 의지가 없다. 그렇다면 옆 나라에서 법으로 만들어 일본을 압박하는 방법을 꺼내야 한다.전범기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전범기 금지 관련 법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법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전범기 사용에 관해서 일본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이다. 한국, 또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에서 금지 법안이 만들어진다면 전범기 사용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①]서경덕 교수 "FIFA도 바꿨는데… 전범기 문제, 이제 강하게 나갑시다."[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②]전범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③]"욱일기 사냥은 한국뿐"…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④] 대한축구협회는 전범기에 어떻게 대처했나[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⑤]외교부와 문체부는 왜 '소극적'인가[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⑥]'전범기 금지법'이 필요하다 2018.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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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⑤]외교부와 문체부는 왜 '소극적'인가

전범기 논란이 있을 때마다 최선봉에 나서 목소리를 높인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민간단체'다.한국 정부가 항의하거나 유감을 표현한 경우를 본 기억이 없다. '침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이런 행태는 국민들이 정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차갑게 만들었다. 자신들이 할 일을 민간단체에 떠넘긴 채 방관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과 민간단체가 이를 지적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것 외에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없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외교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일간스포츠가 문체부와 외교부에 전범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직접 물어봤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문체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다른 나라 국기에 대한 입장은 말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문제를 체육으로 끌어들이면 체육 쪽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외교적인 문제를 문체부가 나서서 할 수 없는 일이다. 문체부가 공식 입장을 내기도 어렵다. 공식적으로 항의하기도 어렵다. 외교적인 루트가 아니라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전범기 문제는 외교부 소관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전범기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해도 문체부가 아니라 외교부 쪽에서 해야 할 일이다"며 "평창겨울올림픽 한반도기 독도 관련 입장도 문체부가 아닌 외교부가 조율했다. 일본도 외무성이 하지 체육부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의 입장은 어떨까.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식민 지배를 당한 한국 국민의 정서상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어 거부감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 국민의 감정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기본 입장을 제시한 뒤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더 이상 어떤 말도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그는 "전범기에 대한 항의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동안 전범기에 대한 항의가 있었는지는 내부적으로 더 파악해 봐야 한다. 국방부에도 확인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외교적 마찰 때문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까지 말해 줄 수는 없다. 외교부에는 여러 가지 사안이 있고 여러 가지 입장이 있다. 전범기에 대해서 더 자세히 말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일본 정부는 그동안 수시로 전범기에 대해 당당한 입장을 표현했다. 일례로 지난해 4월 25일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우를 보면 한국과 일본 정부의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수원과 가와사키의 AFC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전범기가 걸렸다. AFC는 가와사키 구단에 1만5000달러(약 1700만원) 벌금과 1년 내 같은 사인이 재발될 경우 AFC 주관 1경기 무관중 징계를 내렸다.AFC는 "가와사키 서포터즈가 내건 욱일기는 홈팀 서포터즈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존엄성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러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욱일기는 일본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자위대기와 자위관기뿐 아니라 대어기, 출산, 명절의 축하 깃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전범기의 정당성을 공식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전범기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전범기 근절 관련 활동은 민간이 앞장서고 있다. 나 역시 전범기 근절 활동을 하면서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라고 느꼈다"며 "분명히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 이제는 정부가 조금 더 강력하게 대처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재 기자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①]서경덕 교수 "FIFA도 바꿨는데… 전범기 문제, 이제 강하게 나갑시다."[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②]전범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③]"욱일기 사냥은 한국뿐"…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④] 대한축구협회는 전범기에 어떻게 대처했나[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⑤]외교부와 문체부는 왜 '소극적'인가[전범기 근절 특별 기획⑥]'전범기 금지법'이 필요하다 2018.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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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③]"욱일기 사냥은 한국뿐"…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

"월드컵에서 또다시 헛된 '욱일기 사냥'. 한국에서만 통하는 '전범기'의 개념." 2018 러시아월드컵 일본과 세네갈의 조별리그 H조 3차전 경기가 열린 다음 날, 일본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가 실은 기사의 제목이다.이날은 일본-세네갈전 관중석에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사용해 응원을 펼치는 장면을 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이기도 하다.당시 서 교수는 '일본 응원단이 전범기를 펼치고 응원한 것은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는 행위를 제재의 대상으로 한다'는 FIFA 징계 규약에 해당한다'며 '전범기 응원을 막지 못한 일본축구협회를 제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FIFA 마케팅팀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축구협회에 보내 항의했다. 하지만 일본의 반응은 도쿄스포츠의 기사처럼 적반하장이었다. 도쿄스포츠는 이 기사에서 '욱일기는 일본에서 군사적 상징으로 쓰이긴 했으나 결코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중국에서도 욱일기를 운운하며 때때로 문제로 삼긴 하지만 한국에선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논리를 펼쳤다.심지어 '한국 사정에 밝다'며 혐한 작가인 타지마 오사무를 인터뷰한 내용을 싣기도 했다.타지마는 같은 매체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혐한 발언을 해 온 작가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비판하는 한국 언론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이 무력으로 한국을 식민지로 삼고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라고 가르친다. 역사 인식이 상당히 치우쳐져 있다"며 "전범(전쟁범죄)라는 말은 있지만 전범국이라는 단어는 국제 통념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번에도 역시 "욱일기를 일본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삼으려 하는 데 터무니없는 트집"이라고 한국의 항의를 비난하며 같은 논리로 "한국이 일본을 비난하는 데 쓰는 전범국이란 말은 없다. 전범기란 말은 한국인 사이에서나 통하는 조어"라고 조롱했다. 도쿄스포츠는 전범기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왜곡하는 기사를 내보냈다.지난달 3일, 서 교수가 아디다스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전범기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자 이틀 뒤 '넌덜머리가 나는 트집'이라며 이를 비꼬았다.기사에선 또다시 혐한 작가 타지마가 나서 '한국은 일본의 욱일기를 문제로 삼으면서 정작 1936 베를린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이 아돌프 히틀러에게 받은 월계수는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다. 나치를 규탄하는 유대인 단체가 이를 알기라도 하면 어쩔 셈인가'라며 터무니없는 반격을 펼치기도 했다.욱일기 옹호 그리고 사실에 대한 왜곡은 일본 극우 계층을 중심으로 대중 사이에도 넓게 퍼져 있다.일본 주간지 '주간포스트'의 인터넷판인 '뉴스포스트 세븐'에 칼럼을 기고하는 일본 내 저명인사도 욱일기에 대해 "한국이 욱일기를 '전범기'라고 부르는데 영문 모를 단어다. 그냥 군기라고 부르라"는 발언을 해 일본 내 양심 세력에 비판받기도 했다.이 칼럼의 작성자인 성형외과 타카스 클리닉의 타카스 카츠야 원장은 "욱일기는 지금도 육상·해상자위대에서 쓰이는 훌륭한 깃발이고 역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도 자명하다"며 "그저 '일본 때리기'를 위해 찾아내서 날조하고 있는 것뿐이다. 전혀 의미 없는 비판"이라고 비웃기도 했다.이런 일본 언론의 분위기에 대해 서 교수는 "일본 언론은 문제의식이 없다. 한국만 전범기를 물고 늘어진다는 식으로 왜곡돼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김희선 기자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①]서경덕 교수 "FIFA도 바꿨는데… 전범기 문제, 이제 강하게 나갑시다."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②]전범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18.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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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①]서경덕 교수 "FIFA도 바꿨는데… 전범기 문제, 이제 강하게 나갑시다."

세계인의 축구 축제였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이 대회에서 한국은 한 조였던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맞대결을 펼쳐 '세계 1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16강엔 오르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이 '카잔의 기적'으로 기억하게 될 대회였다.사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못지 않게, 그라운드 밖에서도 치열한 '장외 전쟁'을 펼쳤다. 바로 욱일기와 전쟁이다. 구 일본 군기이자 현 일본 해상 자위대 군기로 사용되는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철십자기·나치기)'와 마찬가가지로 욱일기를 '전범기'라 부르는 이유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선 욱일기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고,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도 욱일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세네갈전에서 일본 응원단이 대형 욱일기를 꺼내들어 논란이 됐지만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일본 욱일기(전범기) 논란은 각종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때마다 수시로 불거지는 문제다. 특히 올해 8월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예정되어 있어 일본의 '전범기 응원'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스포츠 축제에서 전범기가 나부끼는 모습을 더이상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간스포츠는 이 대회에서 전범기가 등장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3일 동안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을 진행한다."전 세계적인 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9시간 만에 전범기를 내릴 줄 누가 알았을까요. 하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강하게 나설 때인 거죠."월드컵 분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5월, FIFA가 운영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공식 SNS(인스타그램) 계정에 욱일기가 등장했다. 24시간짜리 홍보 영상 속 사진에는 얼굴에 욱일기 모양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한 일본인 응원단의 모습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그러나 게재한 지 9시간 뒤, 이 사진은 해당 계정에서 사라지고 한국과 벨기에 축구팬이 자국 국기를 얼굴에 그리고 응원하는 사진이 대신 올라왔다. FIFA가 한국 측의 항의를 받아들여 욱일기 사진을 삭제한 것이다. FIFA를 향한 항의의 중심에는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 온 서경덕(44)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있었다. 서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한국 네티즌과 함께 FIFA와 해당 계정에 즉각적으로 항의했다.지난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성신여대 성신관 교수실에서 만난 서 교수는 "FIFA에서 9시간 만에 바꾼 걸 보고 만세를 불렀다. 전 세계적인 기관에서 욱일기, 즉 전범기 사용이 잘못이란 걸 받아들이고 바꿨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참고가 된다"고 이번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먼저 욱일기, 욱일승천기, 전범기 여러 가지 표현이 있는데 어떤 표현이 맞나."욱일승천기는 틀린 말이다. 욱일기는 맞는 말이지만, 전범기라는 단어가 조금 더 경각심을 줄 수 있어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할 때 내세웠던 깃발이 전범기인 만큼, 나치기(하켄크로이츠) 같은 의미라고 얘기할 수 있다. 물론 두 깃발의 탄생 배경은 다를 수 있지만 전쟁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웠던 점을 보면 전범기가 맞지 않겠나."- 스포츠 무대에 전범기가 자꾸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일본 응원단뿐 아니라 글로벌 스포츠 기업 등에서 마케팅에 전범기를 자주 쓴다. 과연 이들이 알고 쓰는 것일까? 아시아 시장이 얼마나 큰데…. 결국 전범기라는 걸 몰라서 쓰는 것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한 탓도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나비 케이타(23)라는 선수가 욱일기 문신을 해서 논란이 됐다. 한국 팬들이 지적하니까 그 위에 새로 문신해서 덮었는데, 케이타 개인뿐 아니라 리버풀 구단에서 문제를 인식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사례다. FIFA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 FIFA 인스타그램에서 전범기를 사용했는데 항의받고 철회하지 않았나. 정치적 슬로건인데 전범기 사용에 대한 제재가 없는 건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도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범기 사용에 대해 처음 공식적으로 징계하는 등, 좋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전범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이제 강하게 나설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월드컵 전에도 (대한축구협회가) 전범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이번 월드컵만 봐도 세네갈전에서 전범기 응원이 나왔다. 전 세계 축구팬이 다 보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건 충분히 문제가 된다. 대한축구협회도 그렇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거리’가 나온 거다. FIFA는 물론이고 여러 기업들이 전범기가 왜 문제인지 알고, 바꾸고 사과한 사례가 있다는 건 그들도 그게 잘못됐단 걸 인정했다는 얘기다. 이제는 정부도 더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당장 8월에 아시안게임도 있는데 전범기 사용 문제를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일본체육회 쪽에 미리 전범기 사용 불가 공문을 보낸다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 않나." - 대한축구협회나 정부의 대응이 소극적이란 지적이 많다."직접 활동하면서 느꼈다.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외교 마찰과 이건 전혀 다른 문제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전에 우리나라에서 전범기 문제 같은 걸 먼저 얘기하면 굉장히 신선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축구협회도 마찬가지다. FIFA에 항의하는 건 대한축구협회에서 하는 게 맞다. 전범기 문제는 축구장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일이고, 2012 런던올림픽 '독도 사건’도 있지 않나. 그때만 전담팀을 꾸릴 게 아니라 아예 전담 직원을 하나 두고 전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FIFA에 지속적으로 어필도 하고. 사례를 모아서 꾸준히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 전범기에 대한 일본의 인식은 어떤가."일본은 욱일기가 곧 전범기라는 인식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본은 자신들이 잘못한 점에 대해 정확하게 역사 교육을 하지 않았다. 2차 대전이 끝나고 하켄크로이츠를 법으로 금지한 독일과 비교할 만한 부분이다. 일본은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 지금도 슬며시 해상자위대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나. 긍정적인 건, 예상 외로 일본에 있는 양심 세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 전범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일본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세계적인 여론을 통해 일본을 압박해 나가는 전략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욱일기가 곧 전범기,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 주고 여론을 조성해서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이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한국과 중국 등 일본에 침략당한 과거가 있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범기 금지 관련 법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아시아권에서 전범기가 국제법상 금지된다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전범기 사용도 줄어들지 않겠는가."김희선 기자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②]전범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전범기 근절 특별기획③]"욱일기 사냥은 한국뿐"…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 2018.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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