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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영등포] “데이트코스로 강추!” K리그 40주년 전시회 팝업스토어 ‘대박’…남녀노소 발길 멈췄다

“더 유니버스? K리그?”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위치한 K리그 팝업스토어. 축구에 관심이 크지 않아 보이는 쇼핑객들의 발길도 스토어 앞에서 멈췄다. K리그 팝업스토어는 쇼핑몰 오픈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축구 팬들과 쇼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정판 굿즈가 가득한 K리그 팝업스토어는 ‘K LEAGUE : THE UNIVERSE (K리그 : 더 유니버스)’ 전시회의 미디어 및 VIP 시사회가 열린 지난 21일부터 팬들을 맞이했다. 일평균 1000명 이상이 팝업스토어를 찾을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도 그럴 것이 K리그 팝업스토어는 40년 역사를 담은 전시회장 옆에 마련된 터라 전시회를 즐긴 팬들의 시선과 발걸음이 자연스레 팝업스토어로 향했다. 아울러 대형 마트 앞에 팝업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어 일반 쇼핑객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마케팅 본부장은 “팝업스토어가 많은 성수동이나 문래동에서 열까 고려했는데, 날이 춥기도 하고 팬분들이 실내에서 대기할 때 불편을 겪지 않도록 쇼핑몰 안을 택했다”며 “기존 팬도 중요하지만, (대형 마트 앞에 위치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프로축구연맹은 26일부터 29일까지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 중 선착순 200명에게 2023 K리그 사진집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벤트 첫날인 26일 오전에 사진집 200개가 일찍이 동났다. 팝업스토어에서 사진집을 받은 팬들은 한정판 굿즈를 구경했다. 저마다 관심 있는 물품을 보고 만져본 뒤 지갑을 열었다. 팝업스토어에는 K리그 공식 용품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의류 제품부터 K리그 출범 40주년 기념 크래프트 비어, K리그 파니니 프리즘 카드 등이 배치됐다. 셔츠 등 의류는 K리그 로고가 과하지 않게 들어가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도록 제작돼 팬들의 인기를 끌었다. 올 시즌 히트작인 여러 종류의 파니니 카드가 전시되기도 했다. 아울러 팝업스토어에서는 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축구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비비케이(BBKEI) 작가가 특별 제작한 카드를 랜덤 지급하는 이벤트도 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역시 생활용품. 데스크 매트, 볼펜, 러그 등이 이미 완판됐다. 특히 축구장 안에 K리그 엠블럼이 새겨진 러그는 진열을 위해 놓은 마지막 수량까지 팔렸다. 스토어 내 팬들 간 교류를 위한 파니니 카드 트레이딩존도 눈길을 끌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물품 덕에 팝업스토어에는 남녀노소가 모였다. 혼자 온 축구 팬부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온 가족, 커플까지 K리그로 꾸며진 공간에서 추억을 쌓았다. 홀로 전시회와 팝업스토어를 찾은 40대 축구팬 장기문 씨는 “(전시회에서) 연보 등을 통해 K리그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며 “MD 상품도 다양해서 좋다. 맥주도 있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두고 상품을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친구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20대 전북팬 조영웅 씨는 “프로축구연맹에서 최근 1년에 한 번씩 결산하는 자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며 “데이트코스로 추천한다. K리그가 팬 친화적이지 않은가. (전시회 공간이) 따뜻하고 무료다. 나중에 유료가 돼도 이정도의 팬이 올 정도로 K리그가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팝업스토어는 오는 31일까지 열려 있다. 30일 오후 2시에는 고재현(대구FC) 조영욱(FC서울)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의 사인회가 열린다. 이후 이들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 점원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더 유니버스 전시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된다.영등포=김희웅 기자 2023.12.2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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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군산] "잊지 않겠습니다"…운명적이었던 군산 대회, KCC와 팬들의 '마지막 인사'

“전주·군산 팬들께 마지막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떠나고 싶었습니다.”전창진 부산 KCC 감독은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끝난 KBL 컵대회 여정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군산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기 전까지 제2연고지였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 22년 동안 전주를 연고로 뒀지만, 전주시와 갈등 끝에 결국 새 시즌을 앞두고 부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갑작스레 연고 이전을 결정하면서 전주·군산 등 팬들과 작별인사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군산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건넬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전창진 감독과 KCC 선수들 모두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전 감독은 “매년 컵대회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크게 비중을 둔 대회도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리하게 경기를 운영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좋은 경기력으로 결과를 얻어야 20년 넘게 동행했던 팬들과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란 의미였다.실제 KCC는 이번 대회에서 강행군을 치르면서도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세워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지금까지 결승에 올랐던 적이 없는데, 이번 대회엔 조별리그 포함 3연승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허웅, 최준용 등 주축 선수들도 쉼 없이 달렸다.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컵대회 결승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전날 수원 KT와의 4강전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뒤 24시간도 채 안 돼 열린 마지막 경기. 이날도 KCC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최대한 오래 코트를 누볐다. 새 시즌 개막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선수단 관리도 필요했지만, 이번 대회의 남다른 의미는 선수들의 투혼과 투지로 연결됐다.사실 1쿼터까지만 해도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른 듯 보였다. 15-35, 무려 20점 차 열세. 슛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격차도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KCC는 포기하지 않았다. 2쿼터 최준용의 2연속 3점슛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허웅과 이근휘, 알리제 드숀 존슨 등의 고른 활약이 더해졌다. 결국 KCC는 81-76으로 승리하고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1쿼터 20점 차 열세를 극복해 낸 대역전 드라마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KCC 선수단은 미리 준비해 둔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전주·군산 등 전북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현수막엔 ‘전북팬 여러분의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동안 받았던 팬들의 사랑에 제대로 된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날 수도 있었던 상황, 전창진 감독과 선수들의 바람대로 가장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다.KCC 선수단만 마지막 인사를 건넨 건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엔 KCC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이 유독 많았다. 현대모비스의 자유투나 공격 상황 등에선 여전히 KCC의 안방 같은 분위기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팽팽했던 승부가 기울기 시작한 4쿼터 막판 분위기는 극에 달했고, KCC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엔 경기장이 뜨거운 환호로 가득 찼다.경기가 끝난 뒤 KCC 선수들의 인사에 전주 KCC를 응원했던 팬들도 뜨거운 응원과 박수로 답했다. 이날 박수엔 전주·군산을 떠난 KCC에 대한 원망보다는 새 출발에 대한 응원의 의미가 더 커 보였다. 20년 넘는 동행을 끝낼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누구보다 팬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었다.전 감독은 경기 후 “전주·군산 팬들께 마지막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떠나고, 동시에 부산 팬들께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좋은 결실을 맺어서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허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북에서 마지막을 우승으로 끝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전북 팬 여러분들의 열정, 사랑, 함성소리 잊지 않겠다. 사랑합니다 전북팬 여러분"이라고 적었다. KCC와 전주·군산 등 팬들 간 마지막 인사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군산=김명석 기자 2023.10.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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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군산] '대역전 드라마' KCC, 모비스 꺾고 첫 컵대회 우승…존슨 MVP 영예(종합)

부산 KCC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고 창단 첫 KBL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1쿼터 20점 차 열세를 극복한 대역전 드라마였다. 지난여름 부산으로 연고 이전하기 전 제2홈구장이었던 군산에서 거둔 우승이라 더욱 값졌다. KCC 선수들과 전주·군산 등 전북 팬들도 서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새 외국인 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은 대회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KCC는 15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3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 현대모비스를 81-76으로 꺾었다. KCC의 컵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전승 우승(4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이날 전장이 KCC가 전주를 연고로 하던 지난 시즌까지 제2홈구장으로 쓰던 군산 월명체육관이라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KCC는 전주시와 오랜 갈등 속 결국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주, 군산 팬들에게 제대로 고별인사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날 우승과 함께 ‘전북팬 여러분의 사랑 잊지 않겠다’는 현수막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경기장을 유독 많이 찾은 KCC 팬들도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KCC는 이번 대회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창원 LG를 조별리그에서 연파한 뒤, 전날 4강에선 디펜딩 챔피언 수원 KT를 잡았다. 결승 무대까지 기세를 이어간 KCC는 창단 첫 컵대회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우승 상금은 5000만원.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MVP의 영예는 존슨이 차지했다. 존슨은 이날 24점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해 71표 중 43표를 얻었다. 전날 무려 40점을 기록하며 컵대회 역대 최다득점 신기록을 달성했던 존슨은 이번 대회 4경기 모두 18점 이상을 기록했고,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KBL 입성 첫 시즌 치른 첫 대회에서 MVP의 영예를 품었다.반면 현대모비스는 1쿼터 2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수원 KT에 져 우승을 놓친 데 이어 2년 연속 컵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 상금으로는 3000만원을 받았다.이날 두 팀의 결승을 끝으로 컵대회 일정을 마친 마친 프로농구는 오는 16일 개막 미디어데이에 이어 21일 개막전을 통해 2023~24시즌 새 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1쿼터 기선을 제압한 건 현대모비스였다. 1쿼터 초반 스틸에 이은 김태완의 속공 레이업으로 4-2 리드를 잡은 이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우석의 외곽포에 김태완·게이지 프림의 득점을 앞세워 격차를 벌려 갔다.KCC도 반격에 나섰지만, 이승현과 알리제 드숀 존스의 슛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의 스틸에 이은 이우석의 3점슛에 이어 프림, 서명진의 연속 득점까지 더해 20-4까지 격차를 벌렸다.한번 기세를 탄 현대모비스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김준일과 이우석의 연속 득점과 김태완의 외곽포까지 더해 승기를 잡아갔다. KCC도 라건아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크게 벌어진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1쿼터는 현대모비스의 35-15, 20점 차 리드. 1쿼터 야투 성공률은 현대모비스가 75%에 달했고, KCC는 50%에 그쳤다. 리바운드 수에서도 8-2로 격차가 컸고 턴오버도 KCC는 5개, 현대 모비스는 1개였다. 일찌감치 승기가 기우는 듯 보였던 결승 무대. KCC의 무서운 집중력은 2쿼터부터 빛을 발했다. 2쿼터 초반부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존슨이 추가 자유투를 포함해 3점을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두 팀 모두 빠르게 속공을 주고받았지만, 공격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근휘가 외곽포를 성공시키며 마침표를 찍었다.KCC의 기세가 크게 올랐다. 이호현이 추가 자유투 포함 3점을 책임졌고, 최준용이 2연속 3점포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박무빈의 연이은 외곽포가 번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1쿼터 20점 차였던 두 팀의 격차는 5점 차까지 줄었다. 2쿼터는 종료 5분 50초까지 두 팀의 득점이 18-1로 격차가 컸다.궁지에 몰린 현대모비스도 케베 알루마, 이우석, 함지훈 등을 앞세워 집중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미 한껏 오른 KCC의 기세가 더 무서웠다. 이근휘의 3점슛으로 40-42까지 쫓아간 뒤, 허웅의 스틸에 이은 속공 상황에서 존슨이 덩크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존슨은 이어진 공격 상황에선 훅슛으로 역전 득점까지 책임지더니, 44-44로 맞선 상황에선 외곽포까지 터뜨리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 막판 가까스로 균형을 맞췄다. 48-52로 뒤지던 상황. 프림이 추격의 불씨를 지폈고, 허웅의 턴오버를 틈타 김태완이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52-52 균형을 맞춘 채 전반을 마쳤다.3쿼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현대모비스가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함지훈과 프림의 득점으로 4점 차 리드를 잡았다. KCC도 물러서지 않았다. 존슨과 허웅의 득점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흐름이 이어졌다.KCC가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는 듯 보였다. 60-62로 뒤진 가운데 허웅이 사이드에서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김태완의 3점슛은 림을 빗나갔고, 정창영이 속공 득점에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66-62로 달아났다.그러나 이 득점은 KCC의 3쿼터 마지막 득점이었다. 4분 동안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현대모비스는 이우석과 알루마의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는 현대모비스가 68-66으로 다시 앞선 채 마무리됐다. 68-66, 현대모비스의 2점 리드로 시작된 운명의 4쿼터. 두 팀은 초반부터 득점을 주고받으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허웅이 역전 3점포로 포문을 열자, 현대모비스도 일루마의 재역전 2점슛으로 응수했다. 이번엔 존슨의 득점으로 KCC가 재차 역전에 성공했다.KCC가 71-70으로 앞선 리드는 2분 넘게 이어졌다. 두 팀 모두 공격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침묵을 깨트린 건 허웅이었다. 5분 21초를 남겨두고 알루마의 턴오버를 틈타 허웅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현대모비스는 좀처럼 추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KCC가 격차를 3점으로 벌렸다.치열한 흐름은 종료 3분여를 남겨두고 KCC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호현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데 이어, 이승현의 수비 리바운드를 허웅이 속공으로 연결해 최준용의 골밑 득점으로 연결했다. 2분 45초를 남겨두고 77-70, KCC가 7점 차 리드를 잡았다.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궁지에 몰린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의 3점슛으로 격차를 좁히려 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최준용은 수비 리바운드 이후 경합 상황에서 몸을 날려 공 소유권을 따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1분 7초를 남긴 시점에야 알루마의 사이드 3점슛으로 77-73, 4점 차로 격차가 줄었다.우승을 눈앞에 둔 KCC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번번이 무산되는 사이, 이호현의 존슨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경기는 KCC의 81-76 승리로 막을 내렸다. KBL 컵대회 우승의 영광은 KCC의 몫이었다. KCC는 존슨이 24점 12리바운드 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가운데 허웅도 3점슛 2개 포함 15점 5어시스트, 최준용은 11점 4리바운드로 각각 활약했다. 이근휘도 3점슛 3개로 9점, 이호현도 7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20점, 이우석이 18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고 알루마가 13점 6리운드, 김태완이 12점 5리바운드를 각각 기록했지만 마지막 싸움에서 고개를 숙였다.전창진 감독은 “매년 컵대회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다. 다만 이번 대회만큼은 연고지 이전 이후 전주 팬들, 군산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떠나고 싶었다. 부산 팬들께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컵대회를 무리하게 운영했다. 좋은 결과를 얻었고, 결실을 맺어서 다행”이라고 웃어 보였다.이어 “3경기를 24시간이 안 되는 간격으로 계속 치른 선수들이 대견스럽다”면서 “아직 수비에 문제가 많다. 이승현과 처음 호흡을 맞추면서 선수들이 느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공격 부분이 다듬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정규리그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우승을 아쉽게 놓친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감독은 “아쉽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갔으면 좋겠다. 젓무 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 흐름을 자꾸 넘겨주는 상황에서 중간에 끊지 못한 게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군산=김명석 기자 2023.10.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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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이동국 은퇴식에 함께 하는 전북팬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라운드 전북현대와 대구FC의 경기는 전북의 승리로 K리그 사상 최초 4연패와 최대 우승(8회)의 기록과 함께 끝이 났다.이날 시즌으로 은퇴하는 이동국이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에서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전주=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11.01/ 2020.11.0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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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은퇴경기 이동국, 기립박수 보내는 전북팬들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라운드 전북현대와 대구FC의 경기가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은퇴경기를 갖는 이동국을 위해 팬들이 2분동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전주=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11.01/ 2020.11.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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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팬 4000명, '구스타골' 직관한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팬 4000명이 ‘구스타골’ 구스타보(26·브라질)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전북 현대는 다음달 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14라운드를 치른다. 전북 홈경기에 관중이 들어오는건 지난 2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이후 172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리그는 5월 개막 이후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축구도 이번 주말부터 제한적으로 관중입장을 허용한다. 경기장 전체 수용인원의 10% 이내로 제한한다. 전북 구단은 전주월드컵경기장 4만2048석 중 10%에 해당하는 4205석을 개방한다. 입장권 구매는 온라인 사전예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김상수 전북 현대 홍보팀장은 “30일에 3000석을 시즌권 소지자에게 우선 오픈한다. 31일부터 나머지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 4000여장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는 전북 팬들은 구스타보가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하는 모습을 직접 관전할 수 있다. 올여름 전북 유니폼을 입은 구스타보는 지난 26일 K리그 데뷔전이었던 FC서울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또 29일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8강에서는 9분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브라질 1부 코린치안스 출신인 구스타보는 ‘구스타골’이라 불린다. 키 1m89㎝인 구스타보는 껑충 뛰어올라 헤딩골을 터트린다. 전북을 비롯한 K리그 팀들은 애초 29일부터 예매를 진행하려했다가 보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에서 관중석 좌석배치 간격이 좁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28일 프로야구 롯데 홈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 다수가 1루쪽에 몰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9일 관중석간 최소거리를 전후좌우 1칸에서 2칸 이격 또는 1m 이상으로 강화했다. 원정응원석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홈팬들 분산 목적으로 원정석을 열 수 있다. 전북 구단은 E, N, W, S석에 골고루 좌석을 분산시켰다. 입장관중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출입구에서 체온이 37.5도 이상일 경우 출입이 제한되고, QR코드를 스캔해햐 입장할 수 있다. 소리를 지르거나 응원가를 부를 수 없고, 어깨동무 응원도 안된다. 메가폰과 부부젤라도 쓸 수 없다. 주류와 취식도 금지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7.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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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인생 22년 이동국에게도 이런 골은 없었다

"이제는 하다 하다 얼굴로도 골을 넣네!"일요일 저녁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별칭)을 찾은 관중의 입에서 감탄과 환호 그리고 웃음이 동시에 터졌다. 킥오프 이후 1분 만에 터진 이동국(40·전북 현대)의 황당한 선제골 때문이다. 이동국은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17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 출전,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을 펼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전북은 한 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26분 타가트(26)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신욱(31)의 결승골이 비디오판독(VAR)으로 취소되면서 1-1 무승부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묘하게 '꼬인' 경기였다. 경기 흐름은 어수선했고,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수원이 걸어 잠근 전반전은 지루했고, 양 팀이 파상공세를 펼친 후반전은 손에 땀을 쥐었으나 기대한 만큼 많은 골이 터지지 않았다. 무승부로 끝난 90분의 승부가 남긴 것은 전반 1분 이동국의 '해외 토픽감' 선제골뿐이다. 경기 이후 만난 이동국도 "축구하다가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며 피식 웃을 정도로 황당한 골이었다.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동국도 황당해한 선제골은 어떻게 터졌을까.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양 팀 선수들이 공을 쫓아 움직이는 과정에서 공이 수원 진영을 향했다. 공은 수비수들을 거쳐 골키퍼 노동건(28)에게 이어졌고, 전방 압박을 위해 남아 있던 이동국 외에 모든 선수들이 센터 서클까지 물러서려던 참이었다. 선제골은 바로 이 순간, 순식간에 터졌다. 노동건이 전방을 향해 길게 차 올린 공이 페널티 지역 근처에 머물던 이동국의 얼굴 근처를 맞고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를 향했다. 당황한 노동건이 공을 쫓아 급하게 달려가 봤지만 이미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노동건과 수원 선수들, 원정팬들은 물론이고 골을 넣은 이동국과 벤치의 조세 모라이스(54) 감독까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이동국은 당시 상황에 대해 "공이 날아온 것만 봤다. 공에 맞고 보니 이미 들어가고 있더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축구하다가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며 웃은 이동국은 아프지 않았냐는 질문에 "내가 맷집이 좋다. 학교 다닐 때 많이 맞아서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햇수로 프로 생활 22년째, K리그 통산 개인 최다골(219골)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K리그 최초 70-70 클럽 가입 등 '기록의 사나이'로 군림하는 이동국에게도 이런 황당한 골은 처음이었다. K리그에서만 218골을 넣는 동안 머리와 발을 자유자재로 썼던 그지만, 한 전북팬의 말처럼 '하다 하다 얼굴로도 골을 넣는' 상황은 예상치 못했다.공격수로는 황당할 만큼 민망한 골이었다. 스스로 넣었다기보다 상대의 실수로 만들어진 골이기에 이동국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세리머니도 생략했다. "골키퍼가 약하게 찬 것 같다. 앞으로 골키퍼들은 킥도 세게 차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떠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경기 이후 노동건이 이동국에게 "형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로 맞는 소리가 크게 울렸지만, 이동국은 "공에 많이 맞아 봐서 그렇게 아프진 않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주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상하이 상강(중국)전을 준비하기 위해 대담한 로테이션을 돌린 전북에는 승점 1점과 이동국의 강렬한 '안면 골'을 남긴 수원전이었다. 전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6.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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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우승 최강희 감독 "대항마 없는 것, 아쉬움이 있다"

전북 현대가 K리그 통산 6회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은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32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무승부로 전북은 23승5무4패, 승점 74점을 기록, 2위 경남 FC(승점 55점)와 격차를 19점 차로 벌렸다. 남은 6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전북이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은 2012년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된 후 최초로 스플릿 라운드를 거치지 않고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북은 여섯 번째 별을 달았다. 2009년 첫 우승을 달성한 뒤 2011·2014·2015·2017·2018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무려 6번 왕좌를 차지했다.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6번째 우승의 의미를 전했다.-경기 소감은."여섯 번째 우승을 하게 되서 너무나 기쁘게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1년 내내 희생해 줬다. 원정 경기 어디를 가나 많은 전북팬들이 찾아줘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선수들 성원이 여섯 번째 우승의 원동력이다. 밖에서 보면 1강이라고 하지만 올해도 동계훈련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노장 선수들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좋은 모습 보여줘 여기까지 왔다. 고생한 선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섯 번째 우승의 의미."가장 기억이 남는 우승은 2009년 첫 우승이다. 되돌아보면 나도 크게 한 것이 없다. 내가 큰 그림을 그렸고, 선수들 스스로 1년 내내 분위기 안 깨고 온 결과다. 선수들에게 칭찬이 인색하고, 전북이 매년 우승해야 하는 팀이 됐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데 선수들이 이겨내줘서 여기까지 왔다. 여섯 번째 우승의 큰 의미 보다는 항상 리그 우승이 어렵다,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9개월 간 모든 선수들이 집중을 해야만 할 수 있는 큰 업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해줬고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중국 영입설이 나왔다."이 시기만 되면 3년 전부터 나는 중국에 가 있는 감독이 됐다." -다음 목표는."올해 가장 아쉬운 것이 ACL 8강 1차 홈경기다. 이 경기 직전 리그 경기를 포기했어야 하는데 욕심을 냈다. 욕심이 화가 됐다. 그게 ACL 2차전까지 연결이 됐다. 그 부분이 아쉽다. 아직 시즌이 끝난게 아니다. 남은 경기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전북의 독주, 대항마가 없는 상황이다."아쉬움이 있다. K리그 자체가 축소된다든지 위축 받으면 ACL에서 K리그 팀들 경쟁력 떨어진다는 염려가 된다. 나도 선수 보강이나 유지하는데 구단과 어려움이 계속 있다. 그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경쟁력이 사라진다. K리그는 하향평준화되고 있다. ACL 경쟁력 없어지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10.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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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공약 실천' 최강희 감독, 203명 팬과 팬미팅

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단(단장 백승권)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미드필더 이재성이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203명의 팬들과 만났다.이번 팬미팅은 최강희 감독이 지난 10월 스플릿 미디어 데이에서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하면 팬들과 시간을 만들겠다고 했던 '공약'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최 감독의 K리그 통산 승수인 203승에 맞춰 전북팬 203명을 초대해 팬미팅을 진행했다.이날 영화관을 찾은 최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과 영화 관람 및 사진 촬영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팬들도 뜻깊은 추억을 안고 돌아가게 됐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11.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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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인터뷰]'리더' 퍼거슨과 '리더' 최강희의 15가지 철학

불가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점이다.알렉스 퍼거슨(76)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 자서전 '리딩'에 나오는 문구. 이 말처럼 퍼거슨 감독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세계 모든 축구팬들에게 이해시킨 리더다.1986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2013년까지 27년간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리미어리그 13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번, FA컵 5번 등 총 38개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퍼거슨의 맨유'는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의 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클럽으로 변모했다. '리더' 퍼거슨 감독의 힘이 만들어낸 마법이다. K리그에서 이런 리더십을 찾아볼 순 없을까. 100년이 넘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맨유라는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감독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퍼거슨 감독, 맨유와 비교해 대등하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 저변과 K리그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K리그에선 어떤 지도자로부터 이런 리더십을 읽어볼 수 있을까. 'K리그의 퍼거슨'으로 불리는 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이 떠오른다. 그가 한국 축구의 대표적 '리더'라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최 감독은 2005년 전북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전북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K리그 최약체 중 하나로 평가 받는 팀이었다.12년이 지난 2017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전북은 K리그 아이콘이 됐다. '최강희의 전북'은 K리그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3회, FA컵 1회 등 총 8회 우승을 품었다. 최 감독은 K리그 최장수 감독으로서 최연소, 최단기간 200승을 일궈내며 전북을 K리그 명문으로 도약시켰다.또 최고 인기 구단으로 끌어올렸다. 2015년에는 관중 1위를 기록했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의 팀 위용도 갖췄다. 최 감독이 부린 '마법'이다. 'K리그의 퍼거슨'이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지난 2일 일간스포츠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최 감독을 만났다. 그에게 'K리그의 퍼거슨'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묻자 손사래부터 쳤다. 최 감독은 "퍼거슨 감독은 정말 대단한 영감님이다. 맨유에서 27년을 한결같이 결실을 일궈냈다"며 "내가 한 팀에서 제일 오래 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분"이라고 잘라 말했다.하지만 최 감독과 깊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퍼거슨 감독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리더'라는 공통점이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리더'라고 해서 모두 같은 철학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두 '리더'의 뚜렷한 개성이 드러났다.퍼거슨 감독 자서전 '리딩'의 내용과 최 감독 인터뷰 내용을 비교하면 리더라는 공통점 속에서도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두 리더의 '15가지 철학'을 소개한다. 1. 경청 퍼거슨 : 중요한 결정을 앞둘 때면 언제나 주변의 말을 경청했다. 1984년 레인저스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레인저스에서 13년 지휘봉을 잡았던 스콧 사이먼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고, 결국 거절했다. 맨유 감독 시절 에릭 칸토나를 영입한 뒤 그를 다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미셸 플라티니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최강희 : 팀이 잘 나가고 머리가 맑을 땐 큰 고민이 없지만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베스트 11을 내가 구성하지 못할 때가 있다. 경기 당일까지 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코치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코치들이 11명을 짜서 준적도 있다. 결정은 내가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들어본다.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막내 코치도 이번 경기에는 (이)동국이보다 (김)신욱이가 낫다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나는 포용한다. 2. 관찰 퍼거슨 : 2005년 마이클 에시엔을 보기 위해 리옹과 아인트호벤 경기를 보던 중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경기를 휘젓고 다니는 선수를 발견했다. 박지성이었다. 스카우트에게 박지성을 관찰하게 했고, 내 예상이 맞았다. 그래서 바로 박지성과 계약했다. 최강희 : 선수들 장점만 관찰한다. 선수를 영입할 때도 단점은 보지 않는다. 그 선수의 장점이 전북의 팀 컬러에 녹아들 수 있을지 파악한다.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전북에서 분명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3. 독서 퍼거슨 : 독서로 많은 것을 배운다. 축구에 관한 것 뿐 아니라 경영서, 리더십 관련 책도 즐겨 본다. UCLA 농구팀 명장 존 우든에 관한 책도 읽었다. 독서를 통해 전쟁의 역사에서 축구에 대한 교훈도 배웠다. 최강희 : 퍼거슨 감독의 자서전은 모두 읽었다. 펩 과르디올라에 관한 책도 읽었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 리더들의 책도 웬만한 건 다 읽었다. 김성근 감독님 책도 읽은 기억이 난다. 좋은 리더들의 공통점은 도전적이고 긍정적이다. 또 자신의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는 점이다. 4. 규칙 퍼거슨 : 통제는 효과적인 리더십을 위한 필수 요소다. 누구도 나의 규칙에 도전하면 방출 당했다. 통제 없이는 조직을 이끌 수 없다. 이동할 때 셔츠에 넥타이까지 매게 했다. 머리카락이 긴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강희 : 통제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술을 먹든 담배를 피든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훈련장에서의 모습뿐이다. 다른 부분은 관심이 없다. 밤새 술을 먹고 2시간 자고 훈련장에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경기에 뛸 수 있다. 요즘 선수들은 프로의식이 강하다. 몸이 바로 반응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고 있다. 지나친 간섭은 역효과가 난다. 내가 선수 시절 싫어했던 통제는 절대 하지 않는다. 5. 열정 퍼거슨 : 브라이언 롭슨, 파트리스 에브라, 마크 휴즈, 로이 킨 등이 맨유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인 선수들이다. 내가 열정을 가진 선수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열정이 다른 선수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팀 승리에 지대하게 공헌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강희 : 애절하고 간절함을 가지고 열정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전북에 많다. 이동국이나 조성환같은 베테랑들이 더욱 큰 열정을 가지고 훈련과 경기에 임한다. 아령 하나라도 더 들려고 노력한다. 이런 모습이 젊은 선수들에게 전파되고,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의 모습을 따라하면서 배운다. 6. 신념 퍼거슨 : 레인저스 감독을 지낸 조크 윌리스와 웨스트햄 감독 존 리알이 나에게 '팀에 퍼거슨의 존재를 드러내도록 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이후 나에게 맞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집착을 과감히 버리고 나의 신념대로 팀을 운영했다. 그때부터 맨유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강희 : 2008년 전북을 리빌딩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미래를 위해 팀 체질을 바꾸는 시기였다. 노장 몇 명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했다. 2009년에는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하대성, 김상식 등 내 신념대로 축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 이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했다. '닥공'의 기본을 만들었다. 7. 해고 퍼거슨 : 팀 주축 선수가 팀을 떠날 때 만감이 교차한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도 있다. 2005년 로이 킨이 그랬다. 이별에도 매너가 필요하다. 주축 선수든, 어린 선수든 누군가를 내보내야 한다면 솔직함이 최선이다. 최강희 : 팀을 떠나고 싶어 하는 선수는 다 보내줬다. 에두가 득점 선두를 달릴 때도 보내줬다. 주변에서는 다들 의아해 했다. 붙잡으면 역효과다. 팀에서 마음이 떠난 선수들은 보내주는 게 맞다. 권순태도, 김기희도 모두 좋게 보내줬다. 딱 한 번 붙잡은 선수가 있다. 이동국이다. 중동에서 30억 제안이 왔는데 내 옆에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8. 동기부여 퍼거슨 : 선수들이 감독에게 존경심을 가지도록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5%의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감독의 일이다. 비난 보다는 칭찬으로 역량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선수들이 어려울 때 그들의 아버지, 변호사, 신부님이 됐다. 최강희 : 선수들을 질책하지도 칭찬하지도 않는다. 멀리서 지켜볼 뿐이다. 선수들과 믿음, 신뢰가 생기면 굳이 칭찬하지 않아도 스스로 다 느낀다. 이동국, 이재성같은 선수들이 그렇다. 물론 신뢰 쌓기에 실패한 선수도 있다. 서로 신뢰가 생기면 선수들은 자신을 위해서도 뛰지만 감독을 위해서도 미친 듯이 뛴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부분이다. 9. 팀워크 퍼거슨 : 동료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이 팀워크다. 어떤 선수도 동료들의 도움 없이 승리를 할 수 없다. 어떤 선수를 특별대우 해주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면 팀워크는 반드시 깨진다. 최강희 : 우승을 놓고 보면 특별히 내가 한 일은 없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팀워크, 분위기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전북에 그런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팀 우승을 위해 한 마음으로 희생하고 배려했다. 그래서 전북이 우승할 수 있었다. 10. 교육 퍼거슨 : 최고 선수를 대신할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교육시켜 키워야 한다. 젊은 인재에 대한 투자는 거대한 이익으로 돌아온다. 1999년 트레블을 달성할 때 선수단 30명 중 15명이 25세 이하였다. 데이비드 베컴은 12살에 처음 발견해 17세에 1군에 데뷔했다. 라이언 긱스도 마찬가지다. 최강희 : 유럽에 가서 유소년에 대한 많은 배움을 가지고 돌아왔다. 젊은 선수들을 늘려가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재성과 김민재 같은 선수들은 어떻게 하는지 방법만 알려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들의 성장은 나에게 큰 보람이다. 강압적으로 다루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보여주기식 훈련만 한다. 11. 겸손 퍼거슨 : 작은 자만도 경계한다. 형식적인 겸손이 아니다. 나는 우승을 한 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또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최강희 : 2009년 첫 우승을 했을 때 스스로 감격스러웠다. 우승 기분을 즐기고 싶었다. 이후 팀이 커진 만큼 목표도 커졌다. 우승을 해도 2~3일 지나면 다음 시즌 걱정이 든다. 올 시즌 우승도 기쁘지만 이제는 걱정을 해야 할 시기다. 내년 K리그 챔피언 자존심을 지켜야 하고, 몸집이 커진 ACL 상대팀들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한 번이 아닌 꾸준히 경쟁력을 갖춘 전북을 만들고 싶다. 12. 영입 퍼거슨 : 모든 축구 감독은 세일즈맨이다.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베컴의 부모님과 형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베컴 가족에게 진심을 보여줬다. 선수를 영입하려면 선수 어머니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최강희 : 지도자의 선수 욕심은 끝이 없다.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수 보강이 돼야 한다. 과거에는 내가 직접 선수를 만나도 전북에 오지 않겠다고 표현한 선수도 있었다. 지금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힘든 일이다. ACL을 위해서라도 영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K리그의 위축된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도 더 노력을 해야 한다. 13. 혁신 퍼거슨 : 1980년대 그 어떤 팀도 선수들 식단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식단을 체계적으로 바꿨고 그러자 팀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잉글랜드 구단들도 식단의 효과를 깨닫기 시작했다. 스포츠 과학과 비디오 분석 시스템 개선 등도 가장 먼저 도입하려 노력했다. 최강희 :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전북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성원이다. 유럽 응원 문화와 분위기가 부러웠다. 전북에서 우승은 했고 마지막 남은 것이 운동장 분위기였다. 내가 만들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홈에서 절대 지지 않는 것이다. 지더라도 선수들이 걸어 나오면 안 됐다. 모든 것을 쏟아 붓고 공격적인 모습 보이도록 했다. 그러자 어느날부터 팬들의 몰입도가 높아졌고 경기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전북팬들이 경기장 문화를 확 바꿔줬다. 5번째 별도 전북팬들이 만들어준 별이다. 14. 실패 퍼거슨 : 패배를 할 때마다 나는 항상 더 나은 감독이 됐다. 더 똑똑해졌다. 실패의 고통은 항상 있었고 실패의 불안감은 내 삶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실패에 긍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아픔은 새로운 목표를 세우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승리하고 싶은 열정과 욕망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섰다. 최강희 : 패배는 빨리 잊는다. 경기장 나오면서 잊는다. 패배에 집착하지 않는다. 또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서 찾지 않는다. 지면 다 함께 지는 것이다. 골키퍼가 실수를 했다고 해도 실점의 원인을 골키퍼에 찾지 않는다. 선수 모두에게서 찾는다. 패배하면 오히려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패배로 인해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패배로 인해 심리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15. 비난 퍼거슨 : '이제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가족들이 그만두라고 할 때도 있었다. 사람들의 눈총과 조직 내부의 비난과 싸워야 했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에게 지지를 얻었을 때 사람들의 악의적인 비난은 사라졌다. 바비 찰튼(영국 축구와 맨유의 레전드)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큰 힘이 됐다. 최강희 : 2008년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전북팬들이 일어났다. 나에게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때 정말 가려고 했다. 전북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다. 전임 감독도 팬들이 들고 일어나서 그만뒀다. 내가 또 그렇게 그만두면 전북은 누가 와도 성적을 낼 수 없다. 팬들 때문에 감독이 쫓겨나는 전통이 생길 거 같았다. 그래서 오기로 버텼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쉽게 지지 않았다. 완주=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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