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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씩씩하게 자신의 이름 찾아가는 코리안 특급의 조카 [IS 시선]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29)는 저연차 시절 '이름 스트레스'가 많았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51)와 동명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동료·취재진, 그리고 야구팬으로부터 코리안 특급과 관련된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KIA 구단 한 관계자는 "(박)찬호가 이제 이름 관련 질문을 듣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현재 KIA의 박찬호는 KBO리그 대표 유격수로 올라섰지만, 선배 박찬호의 그늘을 벗어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선수가 한 명 더 등장했다. 키움 히어로즈 신인 투수 김윤하(19)다. 그는 박찬호의 사촌누나이자 프로골퍼 출신 박현순 씨의 아들이다. 1라운드(9순위)에 지명된 유망주지만, '박찬호의 조카'로 더 유명세를 치른 게 사실이다. 김윤하는 '한국 야구 레전드'를 삼촌으로 뒀다. 마침 포지션도 같은 투수다. 등판마다 삼촌 박찬호의 이름이 등장할 게 뻔했다. 소속팀(키움) 사령탑 홍원기 감독이 박찬호와 고교(공주고) 동기생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것도 김윤하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2005년생 'MZ 세대', 자기표현이 솔직한 김윤하는 삼촌의 후광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1군 데뷔를 앞두고 "기대감에 부응하려는 생각뿐이다. 야구를 잘해서 언젠가 내 이름이 (삼촌보다) 먼저 불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며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윤하는 데뷔 시즌부터 1군 무대에 잘 적응했다. 후반기부터 선발 투수 임무를 맡은 그는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최근 등판한 5경기 중 3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로 성장할 자질을 증명했다. 특히 멘털이 돋보였다. 홍원기 감독은 "김윤하는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투수"라며 여느 신인 투수와 달리 배포 있는 투구를 보여준 모습을 치켜세웠다. 실제로 김윤하는 "상대 타자 얼굴도 안 보는 편이다. 지난 승부 결과는 바로 까먹는다"라고 했다. 10피안타·9실점 하며 무너진 1일 NC 다이노스전을 돌아보며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피하지 않는 게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방법 같다"라고 말한 김윤하는 이후 3경기에서 이닝당 투구 수 14.3개(시즌 평균 16.3개)를 기록할 만큼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부진한 등판에서 얻은 교훈을 바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아마추어 시절, '한국 야구 레전드'로 평가받는 아버지 이종범의 아들로 더 주목받았다. 그런 조건을 비아냥대는 동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이정후의 멘털을 강하게 만들었고, '언젠가 아버지의 이름을 지우겠다'라는 목표를 세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온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윤하도 '박찬호의 조카'이기에 겪은 설움이 있었을 것이다. 박찬호를 '김윤하의 삼촌'으로 만들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김윤하를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1 06:50
프로야구

[IS 대구] “옷 갈아입고 와!” 쩌렁쩌렁, 일주일 만에 만난 친정팀과의 유쾌한 재회

“뭐하는 거야, 빨리 옷 갈아입어.”그라운드에 나타난 절친을 향해 오재일이 직접 자신의 옷을 벗어 건넸다. 하지만 이원석은 절친이 건넨 푸른색 트레이닝 유니폼을 입을 수 없었다. “버건디 색 안 어울린다. 빨리 이걸로 갈아입어”라는 오재일의 농담에 이원석은 애교 섞인 니킥으로 응수하며 절친과의 해후를 마쳤다. 트레이드 후 일주일.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이 일주일 만에 친정팀을 만났다. 7년 가까이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던 이원석은 키움의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1루 더그아웃에서, 11년을 영웅 유니폼만 입었던 김태훈은 사자 유니폼을 입고 3루 더그아웃에서 옛 동료를 맞았다. 먼저 옛 동료들과 해후를 마친 것은 이원석이었다. 오재일과의 티격태격 만남 이후 달려온 김지찬을 꼭 껴안은 이원석은 곧바로 박진만 감독에게 다가가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박진만 감독은 “키움 가서 너무 잘 치는 것 아니냐. 그래도 잘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좋다. 늘 응원한다”라는 덕담을 건넸고, 이원석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 아직 어색하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이후 키움의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번엔 김태훈이 1루 더그아웃으로 넘어왔다. 때마침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던 홍원기 감독은 푸른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넘어온 김태훈을 향해 “옷 갈아입고 와!”라고 소리치며 격하게 옛 제자를 맞았다. 김태훈은 머쓱한 표정과 함께 홍 감독에게 짧은 인사를 건넨 뒤, 키움 선수들과 해후했다. 복잡한 감정이 드는 친정팀 방문. 이원석은 “감정이 이상하다. 항상 저쪽(3루 더그아웃)에서만 운동하다가 반대쪽에서 운동하니까 마음이 좀 이상하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다”라며 첫 친정 방문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키움 선수들이 오기 전 만난 김태훈도 “이제는 팀(삼성)에 많이 적응해서 큰 감회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 있다가 키움 선수들 만나면 어떨지 모르겠다”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02 17:43
프로야구

[IS 포커스]박찬호·김하성·김연경...가을 빛내는 '장외 응원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이 열린 5일 고척 스카이돔. 관중석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였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초·중·고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내며 막역한 박찬호에게 '직관(직접 관람) 응원'을 부탁한 것. 박찬호는 방송 출연·광고 촬영 등 야구장 밖에서의 활동을 통해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말이 많은 사람)'라는 별명을 얻었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 진출 선구자로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지켰다면, 은퇴 뒤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한 이미지가 생겼다. 이날 야구장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소통했다. 지상파 중계 해설을 맡은 박용택 위원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있는 박찬호를 보며 "친분이 없는 분과도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며 웃었다. 2022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뿜어지는 투지만큼이나 관중석 열기도 뜨겁다. 특히 반가운 손님들이 많은 얘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KS 3차전에는 '현역 빅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고척돔을 찾았다. MLB 일정을 마치고 전날(2일) 귀국한 그는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친정팀 키움을 응원하기 위해 야구장으로 향했다. 경기 전 이정후 등 절친한 선·후배들과 인사를 나눴고, 관중석에선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19일 KT 위즈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수원KT위즈파크 1·3루 선수단 출입구 앞에 '커피 트럭' 이벤트를 선사하기도 했다. 키움뿐 아니라 수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은 '전' 동료 박병호(KT)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박병호는 "멀리서도 이렇게 잊지 않고 응원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준PO 3차전엔 '배구 여제' 김연경이 등장했다. 서울 청담동에서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소화한 뒤 바로 수원으로 향한 것. 함께 예능 방송에 출연하며 친분이 생긴 KT 내야수 황재균의 초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종종 팬들과 교감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2차전에 '인천 야구' 왕조 시대를 이끈 김성근 감독이 방문했다. 김강민·김광현 등 제자들을 모습과 경기력을 언급했고, 한국야구의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기도 했다. KS 1차전을 앞두고는 키움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모친 마르티자 발데스 여사가 보낸 응원 편지가 화제가 됐다. 키움의 우승과 아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발데스 여사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번 PS에 맞춰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푸이그는 올가을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안희수 기자 2022.11.07 09:17
야구일반

[현장포토] 고척돔에 등장한 박찬호, '절친 홍원기 김독 응원하러..'

2022 KBO 포스트시즌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박찬호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1.05/ 2022.11.05 14:03
프로야구

[KS4] '공주고 절친' 박찬호, 홍원기 감독 위해 고척 찾았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9)가 '절친'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응원하러 나타났다. 홍원기 감독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에서 SSG 랜더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전날까지 1승 2패로 밀린 키움은 시리즈 동률을 맞추기 위해 4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승리가 간절한 홍 감독을 위해 특급 도우미가 응원을 위해 고척을 찾았다. 바로 박찬호다. 박찬호는 홍원기 감독과 공주중-공주고를 함께 나온 막역한 친구 사이다. 홍 감독은 공주고를 졸업한 후 고려대로 진학, 이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두산 베어스와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히어로즈에서 코치와 감독을 모두 지냈다. 박찬호는 한양대로 진학, 졸업하기 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통산 124승 98패를 기록한 후 오릭스 버팔로스와 한화를 거쳐 2012년 은퇴했다. 현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 고문으로 있다. 홍원기 감독은 "어제는 김하성 선수가 응원 왔는데 오늘은 다른 선수에게 응원을 오라고 했다. 박찬호 선수에게 간곡하게 부탁해 있는 스케줄 다 취소하고 오기로 했다"며 '승리의 요정이 되길 바라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될 거라고 본다. 키움 유니폼을 입히려고 하는데 입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5 13:59
영화

‘서울괴담’ 설아 액션투혼→주학년X봉재현 찐친 케미까지…알찬 K호러

신선한 K호러의 탄생을 알린 ‘서울괴담’이 개봉을 앞두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촬영 비하인드를 전격 공개했다. 연기파 배우와 스크린 데뷔 아이돌 배우들이 총집합한 캐스팅으로 국내외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서울괴담’이 27일 개봉을 앞두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먼저 화려한 캐스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서태지부터 BTS까지 약 2000여 편의 뮤직비디오와 CF 촬영 경력자 홍원기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답게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캐스팅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모놀로그 형식의 진행이 있기 때문에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했으며, 공포 영화 장르 특성상 새로운 얼굴에 대한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평소 눈여겨본 아이돌들을 먼저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서울괴담’은 10편의 다른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편 모두 다양한 촬영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특히 ‘터널’의 김도윤, ‘빨간 옷’의 이열음, ‘중고가구’의 설아는 액션에 도전했다. ‘터널’의 김도윤은 좁은 차 안에서의 액션을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테이크를 촬영해야 했으며, 이열음은 ‘빨간 옷’에서 첫 와이어 액션에 도전했다. 이열음은 생애 첫 와이어 도전이었지만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었다며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중고가구’ 설아는 에피소드 통틀어 가장 액션이 많은 장면을 소화해냈다. 상대 역인 이승헌과 몸싸움, 난투극을 펼치며 호러 영화 특유의 비명이 난무한 고어 명장면을 완성했다. ‘층간소음’ 정원창과 ‘치충’ 이호원, ‘얼굴도둑’ 서지수는 나 홀로 고생담을 펼쳤다. 이호원은 겁 많고 결벽증이 있는 의사를 연기하며 현장에서 디테일한 애드리브를 마구 선보였다. 특히 엔딩 장면에서 미친 연기를 선보여 홍원기 감독이 일부러 컷 사인을 늦게 했다고 밝혀 궁금증이 커진다. ‘층간소음’ 정원창은 보이지 않는 존재와의 사투를 위해 공중 부양 와이어 장면을 진행하며 실제 촬영 중에도 사투를 벌였고, 서지수는 서서히 표독스럽고 독하게 변해가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오히려 홍원기 감독이 기존 이미지 걱정을 했을 정도였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더한다. ‘혼숨’과 ‘방탈출’은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관전 포인트다. ‘혼숨’ 이수민은 평소 오마이걸의 팬으로, 이번 상대역이 오마이걸 아린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바로 출연을 확정했다. 성덕이 된 이수민과 아린의 케미스트리로 훈훈한 촬영장이 만들어졌다. ‘방탈출’에는 실제 친구 사이가 캐스팅됐다. 더보이즈 주학년과 골든차일드 봉재현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실제 고등학교 동창생이며 학창 시절에도 절친한 사이였다고. ‘방탈출’에서도 친구 사이로 등장해 현실감 넘치는 우정을 선보인다. ‘서울괴담’의 에피소드들에는 초자연적 존재들이 등장한다. 시각적 공포감을 배가시키기 위해 마네킹으로는 이호재 댄서를 캐스팅해 브레이킹 댄스를 접목해 기괴한 움직임을 연출했다. ‘혼인’은 홍원기 감독이 SNS를 보다가 인플루언서 빠나나의 서늘한 화보 촬영을 보고 직접 캐스팅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영화의 10편의 에피소드에는 저마다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 넘치는 연출을 담아냈다. 신선한 공포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새로운 공포 트렌드를 이끌어갈 K호러 화제작 ‘서울괴담’은 27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가연 인턴기자 2022.04.26 17:45
야구

이정후가 안타를 치면 역사가 남는다

키움 외야수 이정후(23)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타자다. 팀의 5강 경쟁과 자신의 타격왕 싸움이 모두 치열한 올 가을,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기념비적인 발자취까지 남기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그냥 안타 4개를 몰아친 데서 그치지 않았다. 1회 초 단타, 5회 초 홈런, 6회 초 2루타, 8회 초 3루타를 잇따라 때려내 데뷔 후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29번째이자 키움 소속 선수로는 4번째 기록이다. 장타를 칠 때마다 값진 타점도 올렸다. 5회 초 홈런은 1-1을 만드는 동점 솔로포였고, 6회 초엔 4-1이던 1사 만루에서 적시 2루타를 쳐 주자 셋을 모두 홈으로 불러 들였다. 8회 초의 3루타 역시 승리에 확실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였다. 이날 키움이 올린 9점 중 6점을 이정후가 만들어낸 거다. 일거양득이다. 가을 야구를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키움은 경기 중반 시작된 이정후의 장타쇼로 흐름을 가져와 천금 같은 1승을 손에 넣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는 팀 공격력의 중심이고 활력소다. 이번 경기에서처럼 직접 해결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격의 도화선이 되거나 막힌 혈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선수다. (23세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더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정후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다. 한 경기만에 타율을 0.352에서 0.358까지 끌어 올리면서 절친한 후배 강백호(KT)와의 타율 1위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갔다.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1994년 타율 0.393)와 함께 세계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에 오를 가능성도 더 커졌다. 대를 이어 타격왕이 된 부자 야구선수는 KBO리그보다 역사가 훨씬 긴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끊임없이 이어지던 근막 통증을 이겨낸 성적이라 더 값지다. 후반기 재개 직후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한 달 가량 이탈했던 이정후는 최근 같은 부위 통증이 재발해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지난 16~20일 열린 5경기에서 연속 무안타에 그치면서 고공행진을 하던 타율도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휴식을 권하는 트레이닝 파트의 만류를 뿌리치고 지명타자로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매 경기 1승이 절박한 팀 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결국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지난 21일 LG전 3안타, 24일 KT전 2안타, 25일 한화전 4안타를 몰아치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아버지는 해보지 못한 사이클링 히트 기록도 보너스처럼 따라왔다. 천부적인 타격 재능에 노력을 더한 그가 투지와 책임감까지 갖춘 '완성형' 타자임을 재확인시켰다. 이정후는 "사이클링 히트라는 기록보다 안타 4개로 팀에 필요한 점수를 냈다는 게 더 크게 와닿는다"며 "최근 야구가 어려워서 나조차 나를 믿기 어려울 때, 아버지가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선수'라고 말해주셨다. 항상 격려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0.26 13:21
야구

'강백호와 격차 더' 이정후, 타격왕 굳히기? 롯데전 4안타 맹타

키움 이정후(23)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 1위 자리를 지켰다. '절친 후배' KT 강백호(22)와 격차는 더 벌렸다. 이정후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4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타율 0.364를 기록한 이정후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높은 0.371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KT 강백호는 같은 날 수원 LG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359에서 0.357로 소폭 떨어졌다. 이정후는 지난달 17일 오른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재검진 끝에 근막 통증 진단을 받고 한동안 개점 휴업하다 부상 복귀 후에 타격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다음날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이정후는 이때부터 26일까지 타율 0.492(59타수 2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21일 SSG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쳐 타율 0.365를 기록했다. 이날 강백호(당시 0.364)를 제치고 시즌 처음 타율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22~23일 무안타, 24일 1안타에 그치는 사이 강백호에게 선두를 내줬다. 콘택트에 일가견이 있는 이정후는 금세 1위를 되찾았다. 이정후는 24일 롯데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강백호를 다시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한 번 불붙은 이정후의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고 이틀 연속 4안타를 몰아쳐 상승세를 자랑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은 사령탑의 예상대로 팀 승리를 갖고 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타이틀 경쟁을 한다는 것은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팀 승리가 더 중요하지만 (타이틀까지) 두 가지가 맞물리면 좀 더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1회 2사 후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앤더슨 프랑코에게 안타를 뽑은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1사 1, 2루에서 박동원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또 7-2로 달아난 4회에는 바뀐 투수 나균안의 공을 받아쳐 타구를 우중간에 떨어트렸다. 이정후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타를 만들었다. 5회에도 우전 안타를 쳐, 이날 네 타석 모두 안타로 100% 출루했다.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과 더불어 홈런 4개를 포함한 장단 13안타를 묶어 롯데를 11-2로 물리쳤다. 5위 키움은 시즌 59승(57패 4무)째를 거뒀다. 2017년 1차 지명 입단한 이정후는 신인상과 골든글러브(3회)를 품에 안았지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은 없다. 2019년 개인 최다 안타 2위(193개, 1위 두산 페르난데스 197개)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이정후는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오르락내리락 한 강백호를 따라잡아 추월했다. 프로 데뷔 후 매년 3할 타율을 올린 그에게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할 절호의 찬스가 다가왔고, 이정후는 계속 전진하고 있다. 고척=이형석 기자 2021.09.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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