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은퇴까지 미뤘는데..' 준우승만 세 번째, 라스트댄스도 통하지 않았던 배구여제의 우승염원
은퇴까지 미뤘지만 우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배구여제' 김연경(36)의 국내복귀 세 번째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5-22, 17-25, 25-23, 23-25, 7-15)로 패했다. 흥국생명은 챔프전 1~3차전을 내리 패하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당한 '리버스 스윕'의 아픔을 이번 챔프전에서 설욕하고자 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1, 2차전에서 연달아 승리했으나 한국도로공사에게 3~5차전을 내리 지면서 준우승했다. 당시 1, 2차전 승리 팀의 챔프전 우승 확률은 100%(5시즌 중 5회)였지만, 흥국생명이 '0%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이번 시즌엔 도전자의 입장에서 '0% 기적'을 노렸다. 정규시즌을 2위로 통과해 플레이오프(PO·3판2선승제)에서 정관장을 격파하고 챔프전에 오른 흥국생명은 1, 2차전에서 현대건설에 내리 패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로공사의 기적이 있었기에 흥국생명도 이를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하늘은 흥국생명의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통한의 2연속 준우승. 김연경도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 후 세 차례나 챔프전 왕좌를 노렸지만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처음 국내로 돌아온 2020~21시즌 정규시즌 2위로 챔프전에 진출했으나 GS칼텍스에 3전 전패로 패하며 우승을 내줬다. 지난 시즌엔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고, 이번 시즌엔 다시 스윕패를 당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V-리그 우승 시계는 해외 진출 전인 2008~09시즌에 멈춰있다.그래도 김연경은 챔프전 내내 배구여제다운 활약을 펼쳤다. 챔프전 1차전에서 23득점, 2차전 28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3차전에서도 23득점 맹활약을 펼쳤으나 플레이오프부터 치른 체력 여파를 이겨낼 수 없었다. 초반 떨어진 경기 감각에 흔들리던 현대건설도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정규시즌 1위다운 면모를 보이며 흥국생명을 옥죄었다.
3차전 분위기는 좋았다. 1세트를 따냈고, 2세트를 큰 점수 차로 내줬지만 3세트에서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4세트에도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기적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뒷심이 강했다. 외국인 선수 모마와 경기 막판 살아난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까지 현대건설의 까다로운 공격이 이어졌고, 기세에 눌린 흥국생명은 결국 3차전에서도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은퇴까지 미루며 다시 도전했던 김연경의 세 번째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다. 어쩌면 '라스트 댄스'였을지도 모르는 김연경의 모습. 다시 김연경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36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한 위용을 과시한 김연경이 다음 시즌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4.02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