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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위기감 팽배' 제약업계, 새로운 경영진으로 돌파구 모색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큰 주목을 끌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제2의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지만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돼 위기감이 팽배하다. 주요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한국거래소의 KRX헬스케어지수가 2021년 5500선에서 현재 2500대 선까지 주저앉았다. 제약업계는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리더십’을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연구개발(R&D)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R&D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2세대 경영진’이라 할 수 있는 우종수 전 대표가 올해 물러나면서 변화의 물결을 맞이했다. 우 전 대표는 이관순, 권세창 고문과 함께 한미약품을 신약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권세창 고문에 이어 올해 우종수 대표도 경영 일선에서 내려오면서 ‘3세대 경영진 시대’를 열게 됐다. 한미약품 제조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재현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1993년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던 그는 의약품 연구개발과 품질관리 및 생산 총괄 등 직무를 수행해왔다. 그동안 신약 개발에 주력해왔던 인물인 만큼 새로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분야의 성과가 크지 않았고 예전에 비해 민첩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런 점이 경영진의 세대교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경영진과 사내이사를 대거 교체했다. 박재현 대표이사를 비롯해 서귀현 R&D센터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이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경영 리더십을 내세우게 됐다”며 “우종수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쇄신과 세대교체를 통해 한미의 창조와 혁신, 도전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했다. GC녹십자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GC셀도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GC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 출신인 제임스 박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학사와 컬럼비아대 산업공학 석사를 거친 그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BMS 출신이다. GC셀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제임스 박을 데려왔다. 또 미국 바이오텍 창업 경험이 있는 김호원 CSO(최고과학담당임원)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2023년은 회사의 지속성장을 결정짓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을 필두로 강력한 실행 지침을 통해 성장 중심의 경영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창출 중심의 조직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으로 탄생한 GC셀은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R&D 투자 확대를 통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GC셀은 글로벌 톱티어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일양약품도 오너가 3세인 정유석 사장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김동연 전 대표이사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정유석 사장은 창업주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손이고, 정도언 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일양약품 마케팅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그는 4.08% 지분으로 정도언 회장(21.84%)에 이은 일양약품의 2대 대주주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4 07:00
경제

주가 낮을 때 지분 늘리는 제약 오너가 2·3세들

제약업계 오너 2·3세들이 지분을 늘리며 경영 승계를 위한 밑거름을 다지고 있다. 회사 보유지분이 적어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최근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안정적 경영 승계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에 나서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이 제약 오너가 중 가장 활발한 지분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은 10월에만 모두 7차례나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수량과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매수하며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 부사장의 지분은 3.92%였다. 주가가 떨어진 4월부터 지분 매입에 나선 정 부사장은 4.06%까지 늘린 상태다.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의 21.84%에 이어 정 부사장은 2대 대주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이슈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다.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일양약품의 신약 슈펙트가 다시 조명받았고, 러시아에서 임상이 진행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가능성이 불거져 일양약품의 주가는 지난해 최고가인 10만6500원까지 치솟았다. 2019년 8월 30일 1만7500원 최저가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로 다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7일 현재 3만1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만~3만원대로 주가가 원점을 찾아가자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뿔난 주주들을 달래고 안정적인 경영 승계 준비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올해만 20차례 이상 장내 매수를 보이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내년 임기가 만료된다. 정유석 부사장이 김동연 대표 후임으로 일양약품을 이끌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영 대한약품 부사장도 최근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이승영 부사장의 지분은 5.77%였다. 10월 현재 0.14% 늘어난 5.91%다. 대한약품은 올해 4월 26일 4만5850원으로 최고를 찍은 뒤 최근 3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이승영 부사장도 정유석 부사장처럼 주가가 비교적 저렴한 시점에 지분을 매입했다. 10월 7일과 8일 각 1000주, 500주를 평균 2만9000원대에 매수했다.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20.74%)에 이어 오너가 3세인 이 부사장은 2대 대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 부사장은 2002년 대한약품에 입사한 뒤 20년 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왔다. 2006년 지분율이 1.12%에 그쳤지만 차근차근 지분을 늘려나갔고, 현재 6% 가까이 소유하며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 부사장의 경우 20년간 경영 수업을 받아왔기 때문에 승계 시점을 다가왔다. 아버지 이윤구 회장이 77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이 부사장이 앞으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6년 등기임원에 오른 이 부사장은 창업주 이인실 선생의 3세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중견 제약사 2·3세들은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과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도 올해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소폭 높였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28 07:01
연예

[궁금합니다] 일양약품 리베이트 수사의 전말은?

검찰이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중견제약업체인 일양약품의 수사에 나섰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이주형)는 일양약품이 병·의원 등 관계자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하고 2008년 7월 이후 일양약품과 대표이사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검찰은 지난달 19일 경기도 용인의 일양약품 본사와 일부 지점을 압수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관련 각종 자료를 확보했다. 제약업계에서 일양약품의 리베이트 사건에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양약품이 그동안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리베이트 논란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업체로 꼽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과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식약청 등이 2011년부터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을 설치해 집중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을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리베이트 사건에 휘말렸지만 일양약품은 한번도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와관련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양약품은 매출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제약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것으로 알려진 일양약품의 리베이트 사건은 어떻게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을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양약품 기획실장 고 아무개씨가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고씨의 죽음을 자살로 판명했다.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사무실에도 나오지 않은 지 3개월여 만이었다. 고씨는 일양약품뿐 아니라 관계사 자금 관리까지 맡을 정도로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의 높은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고씨가 회사 공금을 몰래 빼내 잠적했다가 자살한 것이다. 회사측은 고씨가 채무 압박을 못 이겨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양약품의 한 임원은 “고씨가 잠적하고 뒤늦게 공금 8억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고씨를 만나 확인한 결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모두 잃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고씨가 직접 작성한 확인서도 받았다고 했다. 공금을 관리하면서 인출한 금액을 전액 변제한다는 내용이다. 이 임원은 “신변이 정리되면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갔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유족의 입장은 달랐다. 고씨의 유족은 그가 회사에서 리베이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했고, 검은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자살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유족은 일양약품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을 제시했다. '2011년 영OO 만료 거래처 미집행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주요 거래처와 미집행 금액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2010년 5월부터 2011년 1월까지 7개월 동안 집행되었거나 집행 예정인 리베이트 액수는 4억7천여 만원. 수도권과 대구, 창원, 제주 영업점만 계산한 것이다. 나머지 지역까지 합할 경우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돈은 주로 거래처의 식당 결제나 결혼식 비용, 전자제품 구입 용도로 책정돼 있다. 일부 거래처의 경우 X-레이 도입이나 원내 소파 구입 비용, 골프세트 구입 등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문건에 나와 있다. 이 문건에 대해 고씨의 유족은 “유품을 정리하는 중에 내부에서 작성한 문건이 발견됐다. 이는 동생이 회사 리베이트 업무에 동원됐다는 명백한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유족이 지난 2월22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씨 누나는 “동생에게 부당한 일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회사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양약품측도 문건의 존재에 대해 인정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영업점에서 리베이트 제공 의사를 타진해왔다. 고씨가 가지고 있던 서류는 이런 요청을 모아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본사 차원에서 리베이트를 조성했거나 거래처 제공을 지시한 적은 없다”며“문건을 자세히 보면 집행 여부에 ‘미집행’으로 표시되어 있다. 내부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문건에 언급된 거래처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건을 보면 대구나 창원 지역 영업점은 ‘미집행’으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수도권은 공란으로 남겨져 있어 리베이트가 집행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대구나 창원 역시 ‘거래처에서 3월 중 완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거나 ‘약속 미이행 시 처방 중단 압력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표시돼 있다. 이미 집행된 상황에서 잔금을 주지 않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문건의 내용을 보면“본사 차원에서 리베이트 제공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회사측 해명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일양약품은 2000년대 들어 매출이 정체 상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매출을 기준으로 업계 2위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2011년 말 일양약품의 매출은 1412억원으로 10년전인 2001년에 비해 불과 37%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이 정체되면서 일양약품의 업계 순위도 40위권으로 추락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메출정체에 빠진 일양약품이 리베이트로 무리하게 매출증대를 꾀하다 이같은 사단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양약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결론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형구 기자 ▶Tip 리베이트란? 판매자가 지불받은 액수의 일부분을 구매자에게 환불하는 행위 및 그 금액을 말한다. 장기계약이나 대량계약을 한 구매자에 대한 특별한 할인제도의 하나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흔히 있는 상거래이자 계약에 명문화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는 병·의원이 특정약품을 구매하는 대가로 과도한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것이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이같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관행은 약가상승으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더불어 국민 의료비 증가를 초래시키는 한편 제약사의 R&D 투자 의욕을 저하시켜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이에 정부는 2011년 4월 검찰, 보건복지부, 경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망라한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전담 수사반 설치이후 업계 1위 동아제약을 비롯해 수많은 제약회사들이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1000명이 넘는 의사가 소환됐다. 2013.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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