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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하며 힐링…정원에 꽂힌 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공간에 변화를 주고 있다. 판매 점포를 줄이고 녹색 휴식 공간 '실내 정원'을 앞다퉈 조성하고 있다. 쇼핑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상황에서 백화점 매장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백화점 갔더니 실내 정원이 롯데백화점은 안산점에 가드닝과 카페가 결합한 정원식 카페 '웁스 어 데이지 바이 소공원'을 오픈했다고 4일 밝혔다. 안산점 신관 5층에 새롭게 문을 연 소공원은 야외 테라스에 생화를 활용한 조경과 다양한 식물을 전시한 정원식 카페로, 다양한 스페셜 티와 함께 스콘과 케이크를 맛보며 도심 속 자연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꽃과 식물, 음료가 함께 구성된 패키지 메뉴도 선보인다. 또 '영국식 보태니컬 가든'에서 전문가가 추천하는 봄맞이 꽃과 식물, 가드닝을 체험할 수 있는 클래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노원점을 새로 단장하면서 정원식 카페를 배치해 고객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 바 있다. 현재 리뉴얼 중인 울산점도 정원식 카페를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도 백화점 내에 우거진 녹음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5층을 비롯해 매장 곳곳에 1만1240㎡(3400평) 규모의 조경 공간을 꾸몄다. 이중 단연 압권은 5층에 들어선 3300㎡(1000평) 크기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다. 더현대 서울은 "도심 속 숲을 모티브로 주변 여의도공원(23만㎡)을 70분의 1 크기로 축소했다"며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을 심었으며, 새소리와 물소리가 배경음악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목동점 7층에도 2628㎡(800평) 규모의 조경 공간 '글라스 하우스'를 조성했다. 글라스 하우스에는 15그루의 나무와 30여 종의 자생식물이 자리해 있으며 기존 문화홀이 있던 자리의 벽을 없앤 뒤 전면 유리창으로 바꿔 실내에 햇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AK플라자도 라이프 프리미엄 공간으로 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최근 봄을 맞아 증강현실(AR)을 이용해 '나비가 날아다니는 화원'을 꾸몄다. AR 기술이 적용된 화원은 AK플라자 분당점 1층 광장(피아짜 360)에 설치됐다.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휴대폰으로 인스타그램 AK플라자 공식 계정에 들어간 뒤 광장 중앙에 설치된 '블루밍 원더풀' 네온사인을 스캔하면 노란 꽃들이 만발한 꽃밭에서 나비가 노니는 가상 현실 속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또 AK플라자는 분당점 3층에 '가든어스' 매장도 열었다. 가든어스는 국내 플렌테리어(식물 인테리어) 창작 집단인 ‘마초의 사춘기’가 유통업계에 처음 시도하는 편집숍이다. 단순히 식물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식물을 가꾸고 돌보는 플랜트 호텔, 친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용품, 비건 화장품과 스낵을 판매한다. 판매 공간 줄였는데 오히려 고객 늘어 업계가 앞다퉈 실내 정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판매를 위한 공간에서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다시 찾고 싶은 백화점'을 만들기 위해서다. 휴식 공간을 늘려 '오래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매장을 포기하고 자연 공간을 만든 것이 단기적으로 매출에 긍정적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생활가치를 높이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경우 매장 수를 줄인 만큼 초반에는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오픈 첫날부터 이른바 대박을 쳤다. 현대백화점은 방문객 수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20만명 방문, 매출은 개장 일주일 만에 400억원 안팎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오는 손님을 마다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자 지난달 주말 주차 차량 2부제, 승강기 정원 40% 감축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나섰다. 고객 휴식 공간을 늘리는 게 매출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인 출발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앞다퉈 실내 정원을 꾸미면서 기존 쇼핑 공간을 넘어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정원을 즐기며 지친 심신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림청이 지난 2018년 실내 정원의 치유‧휴식 효과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실내 정원을 체험한 후 긴장, 불안, 피곤, 무력, 우울 등 심리적 스트레스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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