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린 뉴딜' 보고 앞둔 정의선, 테슬라 좇아 미래 모빌리티 선점과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린 뉴딜’ 보고를 앞두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전환에 대한 현대차의 행보를 상세하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그린 뉴딜의 핵심으로 ‘전기차’를 꼽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 총수들을 5월부터 차례로 단독 회동했다. 이른바 ‘전기차 회동’이었다. 정 부회장은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례로 만났다. 아버지 세대에는 ‘적’으로 간주했던 경쟁자들과 ‘오월동주’를 이유 역시 ‘전기차’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확보로 미래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총수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발로 뛰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의 주요 파트너사다. 정 부회장은 이들 공장을 방문했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방향성과 비전을 고유했다. 이 같은 오월동주 행보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시절에는 생각할 수 없는 동행이다. 전기차 성능의 핵심은 바로 배터리다. 미래 신기술 확보를 통해 성장 꿈꾸는 정 부회장이 ‘동행’을 선택한 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동행을 ‘그린 뉴딜’ 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뉴노멀을 대비하는 방향성으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현대차는 내수와 글로벌 판매 부진 속에 전기차만 나름 선방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 행보를 보면 정 부회장의 방향성도 짐작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올 들어 주가가 230% 급등했다. 최근 토요타까지 제치고 세계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13일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1497.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0년 6월 상장 공모가가 17달러였음을 고려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제는 미국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인 S&P500 편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테슬라를 두고 "마치 2015년 아마존이 월마트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것과 같은 장면이었다"는 월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돌풍의 이유는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제시하고 선점하고 있는 것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슬라는 글로벌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도 전기차 판매 1위로 올라섰다. 정 부회장도 테슬라처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수들과 회동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은 선제적인 투자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전동화, 자율주행, 비행체 같은 모빌리티 신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이미 2025 전략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0년부터 계산하면 무려 5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테슬라 역시 미래 항공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으로는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모빌리티·AI(인공지능)·로보틱스·PAV(개인용 비행체) 등이다. 이와 관련된 영역에 집중 투자해 비전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자동차 생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크게 3요소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3요소의 긴밀한 연결성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다.정 부회장은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며 “UAM과 PBV, Hub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부문 3위 도약과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14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