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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니는 은어를 좋아하는가..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전형화의 직필]

“‘검은 사제들’(544만명)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감사할 뿐입니다.”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올해 첫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영화 전반부보다 후반부를 오컬트 마니아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일반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고 있는 탓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하는 그에게 ‘파묘’의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때로는 의도한 것부터, 더러는 관객이 의미를 부여해준 것까지 ‘파묘’의 아주 긴 뒷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는 ‘파묘’의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합니다.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호불호가 있는 장르라 엄청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검은 사제들’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내심 있었을 뿐이다.-어렸을 때 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파묘’의 원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본격적인 준비는 ‘사바하’ 이후부터였을텐데.살던 동네가 그런 일들이 많았다. 이장을 했는데, 굿도 하고 제사도 크게 지냈다. 무덤을 파고 관을 뜯었다. 고백하자면 그 때부터 관을 좋아했다. 무덤에서 갓 꺼낸 낡은 관이 주는 이미지를 좋아했다. 관을 놓고 이야기를 발전하려 했다. ‘사바하’ 끝나고 한국장례협회를 찾아 대표님을 만나서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풍수지리사 분들도 만났고. 통상적으로 지관이라고 하는데, 지관은 조선시대 관직이고 풍수지리사가 더 맞는 말이다. 풍수지리사협회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풍수지리협회 분들을 만났고 협회에 소속 되지 않고 혼자 재벌집 묫자리를 봐주는 분들을 만났다. 동시에 장의사분들도 만났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분들이 살면서 쌓아온 코어랄까, 내공이랄까, 거기에 공통된 것들이 있더라. 대체로 이장의 80% 정도는 땅을 팔거나 재개발이 돼 하는 경우다. 나머지 20%가 다른 경우인데, 무덤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던 걸 꺼낸다는 의미다. 그게 과거로 가는 여정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낸다는 것, 거기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파묘와 친일파, 일본제국주의를 연결한 까닭은.소재를 계속 파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까 고민했다. 그런데 파묘를 검색하다보면 친일파 파묘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가까운 과거이면서 더 밑에는 뭐가 있을까로 계속 들어갔다. 티눈 수술을 했는데 고름을 빼도 끝이 아니더라, 뿌리까지 뽑아야지 새로운 게 나온다. 그것처럼 친일파 밑으로 뿌리까지 파 내려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 초반 틀니 일화는 감독의 실제 일화에서 비롯 됐다던데.친척 분 중에 무속인이 계신다. 난 할머니가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해서 할머니에 대한 정이 많다. 돌아가신 뒤 할머니를 기억하려 틀니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척 분이 할머니 틀니를 갖고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갖고 가셔서 불 태워서 공양하셨다고 하더라. -일제가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는 정조실록에 정조가 인재가 없는 걸 한탄하자 고려말 명나라 도사가 와서 정기를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서 그렇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 이유는. 그말대로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사로도 “99%는 가짜다. 그럼 1%는?”이란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깐. 게다가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사무라이의 시대’란 게 있다. 그걸 재밌게 봤는데, 4화인가에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무라이들이 조선인을 죽이는 게 삽화로 묘사되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더라. 그래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과 사무라이 정령을 결합시키고 그걸 쇠말뚝을 상징화하는 걸로 만들었다. 그걸 뽑으면 이 땅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파묘’에 그 상징을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박아놓는 음양사 이름을 무라야마 준지라고 설정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귀신’ 등을 집필한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건가.노코멘트다. ‘사바하’ 때 고생을 많이 해서리. -최민식이 맡은 상덕, 김고은이 맡은 화림, 유해진의 영근, 이도현의 봉길 등 주요 인물들의 이름들이 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됐다.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나 그 절을 세운 스님 이름이 원봉이라는 것도 그렇고, 의열장의사란 이름도 그렇고. 이렇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언제부터 마음 먹었나.처음부터다. 원래 전작들에서도 극 중 인물들 이름을 영화 주제에 맞게 지었다. ‘파묘’는 앞에는 오컬트, 뒤에는 항일이다고 하는 평이 있는데 난 두 개가 같은 맥락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무덤을 한 번 더 파는 것이라고. 친일청산과 항일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닌 것처럼.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 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네 명 주인공들의 옷색이 파란색(좌청룡)과 검정색(북현무), 빨간색(남주작), 하얀색(우백호)인 건 사방신의 의미를 고려한 것인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이들이 각 사방을 보고 있는데.의상을 설정 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최민식-유해진 세대와 김고은-이도현 세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초반에 화림이 의뢰를 받은 미국 저택에서 불상 뒤에 야차상을 꺼내 놓는 건, 2부 오니의 등장을 알리는 복선으로 준비한 것인가.그렇다. 영화가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도깨비, 요괴 등 이물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왜 이야기를 이렇게 두 갈래로 만들었나. 원래 구상을 할 때는 미국 의뢰인 박지용이 주인공이었다. 깔끔한 오컬트 같은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많이 답답하더라. 그 당시 작가주의 작품들이 많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여느 때라면 극장에서 사유할 거리를 얻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코로나 때는 답답하게 나오게 되더라. 그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 난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앞의 빌런과 뒤의 빌런을 다르게 하고, 정통 오컬트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고자 했다. 난 뒷부분을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뱀파이어, 미이라, 강시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것들 역시 광의의 오컬트물이고.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야기니깐. 그리고 그런 뒷부분을 이런 장르물 마니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었던 건, 앞에는 보편적이고 뒤에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는 점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영화 속에서 장르가 바뀌는 부분이 덜 대중적이고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라 의외였다.-무속인들이 LA에 출장을 많이 가나.실제로 많이 간다. 특히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간다. 일본에는 우리 같은 의미의 신내림이 거의 없어서 알음알음 소개로 많이 간다. 미국도 재미교포들 소개로 많이 가고. 풍수사들도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다.영화에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화림과 봉길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장면이 있다. 무당길드라고 해야 할까, 스승님이 있고 거기서 파생된 신자매, 가족들이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스승님이 일본과도 연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첫 장면에 김고은이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건가.화림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의 톤앤매너, 지향하는 바를 그 대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컨버스를 신고 에어팟을 꼽는 MZ무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실제로도 그렇다. 무속인들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이 젊다. 세대교체도 되고 있고. 많이 뛰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컨버스 같은 편한 신발, 편안한 구두를 많이 신는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이 몸에 새긴 문신은 태을보신경인가. 그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서 가져왔다던데.태을보신경이 맞다.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다.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 -대살굿이 원래 있나? 타살굿인데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대살굿으로 바꿨나.통상적으로 타살굿이라고 많이 한다. 저승사자가 왔을 때 마지막으로 제물이 대신 죽는 굿. 그걸 대살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대살굿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대살굿으로 썼다.-김고은이 대살굿을 할 때 받는 건 몸주신인 할머니인가, 아니면 다른 귀신인가. 할머니와 대살굿이 어울리지 않는데.대살굿을 할 때는 장군신을 받는다. 아주 강력하게 맞서야 하니깐. 대살굿은 저주 같은 오펜스굿이 아니라 방어하는 디펜스굿이다. 그래서 그 때는 자신의 몸주신이 아니라 장군신이 오는 것이다. -대살굿은 실제 굿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그렇다. 원래는 4시간 짜리 굿을 5분 안에 보여줘야 했기에 어떤 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김고은이 무속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 그 뒤 하루에 몰아서 카메라 4대로 찍었다. 그 감정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일단 김고은에게 즐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무속인은 신을 받으면 즐긴다. 웃음도 보이고. 김고은이 굿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는 장면, 뜨거운 숯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은 자신에게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남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내 안에 신이 들어와서 나도 멀쩡하니 당신들도 안전할거야라고. 그걸 보고 인부들이 일을 시작한다. 칼을 땅에 묘지 방향과 반대로 던지는 건, 원래 모든 굿이 그렇다. 이 근처의 나쁜 것들이 이 칼 밖으로 나가 일종의 결계가 쳐지는 것이다. 화림이 동물 피를 마시는 건, 신에게 일종의 밥을 바치는 의미이고. -굿을 시작하기 전 봉길이 화림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게 많은 연성러들을 자극시켰는데. 둘의 관계는 이성적인 게 담겨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가.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 계획은?무속 세계에선 스승이 굿 준비를 하면 제자나 신아들,딸들이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다 준비를 해준다.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려고 그 장면을 넣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담겨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묘’보다 더 재밌는 좋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소탈로 직계 장손들이 해를 입는데, 왜 직계가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유령의 며느리까지 죽임을 당하는 건가. 영화적 설정 오류이지만 며느리가 죽는 건, 엔딩크레딧에 써 있듯이 이름이 배정자이기 때문인가? 일제시대 대표적 친일파?노코멘트다. 설정이 어긋나는데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 -친일파 영혼이 LA집 창문을 열어달라거나 프라자호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문을 열어줘야 들어간다는 건 뱀파이어물의 특징이지, 동양적인 오컬트 특징은 아닌데. 맞다. 연출적으로 재미를 주려고 섞은 것이다. -전반부 친일파 귀신 장면은 덜 자극적인 것 같은데.일부러 담백하게 담았다. 더 직접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편집했다. 전반부가 담백해야 후반부에서 더 강렬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친일파 귀신이 사실 영화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유리에 비추기도 하지만, 잘 찾아보면 많은 곳에 있다. 심령사진을 보면 귀신은 찍는 게 아니라 찍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찍힌다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첫 번째 묘를 꺼낼 때 등장하는 뱀은 일본요괴 누레온나인데. 하필이면 돼지띠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돼지랑 뱀은 상극이기도 한데. 그래서 동티 난 그 일꾼은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기도 한데. 일이 해결된 뒤 어찌 되나. 누레온나는 물의 요괴다. 잘못된 것을 건드렸다는 설정으로 넣었다. 물의 요괴라 그걸 건드리자 비도 오고 그러는 것이다. 원래 묘가 탈이 나는 경우 뱀이 관에 들어오는 ‘사염’, 벌레가 들어오는 ‘충염’, 바람이 든다고 해서 ‘풍염’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뱀이 관에 들어갔는데 밑의 요기가 너무 세서 뱀이 변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란 설정이다. 그래서 비슷한 대사도 넣었다. 그 인부는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 맞다. 일부러 동티 나는 인물로 연결하기 위해 틀니 파묘할 때 포커싱을 잡았다. 편집됐는데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그 양반도 좋아진다는 장면이 있었다. 동티풀이가 된 셈이니깐. -조선총독부가 보이는 프라자호텔은 세트 촬영인가.내부는 세트고, 창에 보이는 광화문 정경은 프라자호텔에서 소스 촬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스를 LED월을 띄우고 촬영했다. 블루스크린를 놓고 합성을 하는 건 색감이 잘 안맞는 것 같았다. -친일파 귀신 혼부르기를 할 때 화림이 그 장례식장 주소를 읊는데.실제로 그렇다. 혼이 와야 할 위치를 부른다. 무속인에게 고증을 받아 만들었다.-의뢰인에게 진짜 상덕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과 친일파 귀신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이 다른가.아니다. 같다. 쇼트 길이가 차이가 나서 같은 음을 넣는데 리듬이 달라진 것이다.-의뢰인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비롯해 전반부에 물의 이미지가 많은데.그렇다. 욕조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비도 그렇다. 후반부에는 불의 이미지가 많다. 드럼통 불도 그렇고. 그렇게 물과 불의 이미지를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비시켰다. -친일파 관을 태울 때 일제 시대 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훈장이 들어있는데.그래서 이장할 때 그 신분이 드러날까봐 관을 열지 말고 그대로 화장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염을 할 때 먼길옷을 입히는데,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생전에 고인을 상징하는 옷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넣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숫자는 실제로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인가. 어디며 어떻게 짚었나.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같은 곳을 이야기하더라.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다. 영화 속에도 나온다. 상덕 화림 등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드론샷으로 산의 정경을 인트로로 잡는데 바로 그곳이 향로봉이다. -관을 두 개 넣는 첩장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밑에 넣는 관을 세로로 넣어서 마치 못의 형국으로 만든 게 기발한데.이야기했지만 실제 쇠침, 쇠말뚝을 넣는 게 아니라 그걸 상징하는 걸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자체를 못처럼 만들었다. -흉한 것인 오니의 설정은.전쟁터에서 신처럼 모셔지려면 외형부터 거대해서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8척 거구를 생각했고, 2미터 40센치미터로 설정했다. 임진왜란에도 참전했고, 그 뒤 세키가하라 전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반대 진영에 참전했다가 패배한 뒤 영화 내용처럼 된 인물이란 설정이다.-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는 다른 존재인데. 그래서 5장 도깨비불 옆에 일본어로 오니라고 적었다. 다른 소제목은 다 한글 옆에 한자인데 그것만 일본어다. 원래는 그 장의 제목을 도깨비라고 했다가 너무 의미가 많을 듯 해서 좀 더 명징하게 가고자 도깨비불로 가고 옆에 오니를 넣었다. 그때부터 막가는 설정이니 좀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싶었다.-도깨비불로 주인공들이 환각을 보는 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데.자연스럽게 관객이 같이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왜 나이트클럽 들어가면 처음에 사이키 조명에 홀린 것처럼. 플래시백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니니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니가 오백년 전에 불경을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은 ‘드라큘라’가 떠오르는데.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광팬이다. 거기에서 드라큘라가 십자가를 이미 정복했다고 한 장면의 오마주다.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좋아한다는 설정은.일본만화 ‘음양사’를 좋아하는데, 은어와 참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서 전국시대 사무라이가 좋아할 법한 음식들을 고민해서 가져왔다. -화림이 탑으로 가니 안전했다는 건. 탑, 곧 부도는 스님의 사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신성하다는 의미로 설정했다. -보국사 보살이 봉길 위에 올라간 뒤 자신의 옷을 찾는데. 불교에서 선종할 때 부처의 옷을 입고 육신의 원한을 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통 영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그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스님의 옷을 매칭시켰다. 그 장면을 그렇게 해석해도 될 듯 하다. -음양오행을 마지막 문제 해결의 원리로 사용했는데.오행이 원래 풍수지리의 베이스다. 풍수사가 과연 어떤 걸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풍수사가 오행을 고민해서 싸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화림과 봉길은 ‘음양’, 상덕 영근은 ‘오행’이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론되는 그 무덤을 만든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인 키츠네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보국사 표시판에 있는 풍수사 표식은 원래 있는 것인가.그렇다. 풍수사협회에 따라 다양한 표식들이 있는데 가장 이 영화에 맞는 걸 가져왔다.-화림의 몸주신인 할머니는 일본 음양사랑 맞섰거나 그런 전사가 있는 인물인가. 실제 무속인인 고춘자님이 연기했다던데.화림의 조상 중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란 설정인데 그런 전사까진 설정하진 않았다. 일종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고춘자님이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은 직접 찍으셨다.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라 보충 촬영은 대역이 찍었다. -여느 퇴마극과 달리 주목을 사이에 놓고 오니와 화림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이채로운데.어느 산이든 산주인이라 불리는 큰 나무가 있고, 그걸 주목이라 불렀다. 일본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성황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었고. 그걸 일본의 정령신앙을 대입해서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봉길을 놓고 도깨비놀이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굿인데, 귀신을 속여서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니 투구에 지네 문양이 있고, 봉길을 놓고 닭으로 대살굿을 준비하는데. 지네와 닭이 천적이라는 걸 고려한건가.지네는 항상 북쪽으로 간다. 뒤로 가지 않고 전진을 하고. 그걸 오니의 캐릭터에 은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은 그걸 고려했다기보다 봉길이 닭띠라 닭을 준비한 거다. 일종의 대살굿이니 앞에서 돼지 띠 인부들을 위해 돼지를 준비한 것처럼.-유해진을 교회 다니는 설정으로 한 건.그래도 제가 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이런 영화 만들면서 교인들에게 면피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만난 장의사 중 한 분이 교회 장로님이기도 했고. -음악 설계는 어떻게 했나. ‘사바하’도 같이 했던 김태성 음악감독과 작업했는데.전체적으로 저음이 많다. 불협화음이 도드라지고. 김태성 음악감독님이 훌륭히 해주셨다. -마지막 결혼식 사진 장면은 독립운동가 사진들을 은유한 것인가. 또한 ‘사바하’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설정인가.독립운동가 사진처럼 찍은 것이냐는 질문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사실 원래 조명팀 중 한 명에게 그 장면을 부탁했는데, 마침 다윗이 시간이 있다고 해서 찍었다. 특별히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건 아니다.-‘사바하’의 이정재 이다윗, ‘파묘’의 김고은 이도현이 한 사건을 쫓는 설정으로 ‘사바하2’를 만들 계획은 없나.오컬트유니버스가 계획에 없는 건 아니어서 매 작품마다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는 했다. 시나리오를 빨리 쓰기야 ‘사바하2’보다 ‘파묘2’가 빠를 수는 있겠지만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 장담을 못하겠다. 등장인물보다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여야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 사제들’에선 사람을, ‘사바하’에선 하늘을, ‘파묘’에선 땅을 이야기했는데. 차기작은 어떤 걸 이야기할 계획인가.신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건국전쟁’ 감독이 ‘파묘’에 좌파가 몰리고 있다고 했는데.일단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겠나. 난 ‘파묘’가 색깔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면 무의식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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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김고은 “휴가 나온 이도현 ‘누나 고마워’ 문자” [인터뷰②]

배우 김고은이 이도현과 사제지간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영화 ‘파묘’ 김고은 인터뷰가 2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의 김고은은 봉길 역의 이도현과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날 김고은은 군 휴가를 나온 이도현이 ‘파묘’를 관람한 후 특별한 반응을 보였는지 묻자 “어제 대뜸 ‘누나 고마워’라는 문자가 왔다. 뭐가 고맙다는 건지 모르겠어서 ‘뭐가?’라고 했더니 ‘같이 연기해줘서’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히려 내가 고마워’라고 보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파묘’ 속 이도현과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는 “‘파묘’ 촬영에 들어가기 전 나나 이도현이나 각자 다른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나면 무속인 선생님 집을 찾아가 연습해 친해진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다.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화림과 봉길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스승과 제자”라고 선을 그었다. 김고은은 “실제 무속인 중에서도 스승이 제자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도 많더라. 그런 경우에 제자가 어린 스승을 깍듯하게 모신다”며 “감독님도 봉길은 화림을 깍듯하게 모셔야 하는 제자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화림과 봉길의 스핀오프를 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는 말에 “장재현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써야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나오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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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파묘’ 김고은 “‘4일 만에 200만 관객은 처음. 감개무량해요”

“다들 믿기 힘든 스코어라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저는 처음 겪어보는 거거든요. 신기해요.”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의 초반 흥행 돌풍에 “감개무량하다. (이 분위기가) 쭉 이어졌으면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흥행 덕분에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며 “가족들은 N차 관람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 영화표 인증도 보내준다. 너무 좋아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 22일 개봉해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김고은은 당당히 그 돌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무당 화림 역을 맡았다. 화림은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굿판을 벌이는 ‘MZ 무당’ 이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도, 다른 세계의 인물도 유려하게 소화하는 김고은은 이번 역할로도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했다.하지만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던 것은 아니다. 김고은은 “내가 ‘이 영화는 되겠다, 안 되겠다’를 잘 모른다. 그냥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내가 영화를 잘 보고 대본도 잘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보는 사람들이 좋아할 포인트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덧붙였다. 극중 화림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이다. 상덕(최민식)의 반대에도 위험에 빠진 의뢰인의 가족을 도와 대살굿을 진행하고 이후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자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다.김고은은 “무속인 역할이라 결정이 어려웠던 건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반가웠다”며 “단지 이쪽에 대해 (내가) 많이 무지한데 그걸 열심히 공부해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역할이 강한 게 주저할 이유는 안됐다”고 말했다.화림은 봉길(이도현)과 함께 다니며 케미스트리를 빛낸다. 이에 대해 김고은은 “‘파묘’ 촬영에 들어가기 전 나나 이도현이나 각자 다른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나면 무속인 선생님 집을 찾아가 연습해 친해진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다.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화림과 봉길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생과 제자”라고 선을 그었다. 김고은은 “실제 무속인 중에서도 선생님이 제자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도 많더라. 그런 경우에 제자가 어린 선생님을 깍듯하게 모신다”며 “감독님도 봉길은 화림을 깍듯하게 모셔야 하는 제자라고 말했다”고 했다. “화림과 봉길의 스핀오프를 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는 말에는 “장재현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써야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나오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파묘’ 개봉 후 불거진 호불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고은은 “시나리오 때부터 험한 것의 존재가 등장했다. ‘이게 어떻게 구현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으나 드러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며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기획 단계부터 시나리오를 쓴 것이라 장재현 감독님의 창작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나온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존중했다”고 말했다.김고은은 최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의 ‘요정식탁’에 출연해 작품의 흥행이나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하며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돈값 해야지’라는 말을 한다”고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고은은 “영상이 공개된 후 화제가 됐다. 사실 그런 거창한 의도로 이야기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이어 “현장에서 하는 나만의 유쾌한 유머 중 하나다. ‘오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표현을 나만의 이야기로 푼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라며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최면처럼 하는 ‘받았으니까 해야지’라는 이야기였다. 이후 일침을 가한다고 과장돼 너무 부담됐다”고 했다.‘파묘’는 그러나 기대작인 ‘듄: 파트2’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윈윈이 됐으면 해요. 극장이 붐볐으면 하거든요. 대학교 때 강남역 근처에서 살았는데 그때는 (극장이) 정말 붐볐어요. 극장에 가는 게 설레는 시간이었죠. 그걸 다시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으면 해요.”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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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땅에 대한 기기하고 괴괴한 믿음 [IS리뷰]

묘를 판다. 흉한 것이 나온다. 사람이 죽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오컬트는 바로 이 왜를 쫓는 법이다. ‘파묘’는 이 왜를 절반까진 충실히 쫓는다. 이 영화의 색이다.미국 LA의 어느 부잣집. 돈 아주 많은 재미교포 집안인데, 할아버지부터 갓난 아기까지 장손에게 심각한 병이 따른다. 어느 노인의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리는 것. 용한 무당 화림과 그의 제자 봉길은 이 병이 조상의 묫자리 때문이라고 짚는다. 이장을 권한다.화림은 땅을 읽고 묫자리를 찾는 이제는 한국에 얼마 안남은 지관 상덕과 그의 동료 장의사 영근과 일을 꾸린다. 하지만 상덕은 그 집안의 묘가 끔찍한 악지에 쓰여져 있던 걸 알고 이 일을 맡지 않으려 한다. 묘를 잘못 건들면 어떤 부정을 타는지 잘들 알지 않냐며. 그래도 애는 살려야 하지 않겠냐는 화림의 설득에, 그리고 딸 결혼에 목돈이 필요한 궁함에, 상덕은 그만 일을 맡는다.조상 노하지 말라며 굿을 동시에 하면서 묘를 판다. 그리고 흉한 것이 풀려난다.‘파묘’는 ‘검은사제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 신작이다. 동서양의 기이한 것들을 엮여 K오컬트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그는, 이번에는 한국의 근대사를 매개로 흉한 것을 풀어놓는다.오컬트는 믿음에 기반한다. 그 믿음에 기대든, 배신하든, 배신당하든, 농락하든, 이겨내든, 위로받든, 믿음에서 출발한다. ‘파묘’는 땅에 대한 빛 바랜 믿음에 기반한다. 조상묘를 잘 쓰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믿음, 조상묘에 물이 차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후손들의 꿈자리가 뒤숭숭하며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믿음, 땅의 기운을 끊으면 나라가 힘을 잃는다는 믿음,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네의 어떤 믿음들을 땅 밑에서 끌어올린다. 장재현 감독은 이 믿음들을 기이하고 괴이하게 풀어낸다.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며 칼을 휘두르고 피를 바르고 허공을 짚으며 이 땅에 뭍인 것들을 위로하려 한다. 전반부의 이 믿음과 위로와 구마는 매우 좋다. 박자와 긴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린다. 하지만 후반부에선 ‘파묘’는 마치 다른 영화처럼 호흡을 달리한다. 오컬트의 문법을 감독 스스로가 해체하기 때문이다.오컬트는 추리극이다. 왜 흉한 것이 나오는지, 왜 사람들이 죽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는지를, 공포와 기이로 쫓기고 쫓아가는 장르다. 그리하여 마지막에, 마침내 그 이유를 마주하는 구조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 전반부에선 이 ‘왜’를 스산하게 쫓고, 이 ‘왜’에 끔찍하게 쫓기도록 몰더니, 영화 중반부에선 그만 이 ‘왜’를 훌쩍 풀어버린다. 그리하여 중반부부턴, 이 영화는 오컬트에서 퇴마물로 방향을 달리한다. 마치 편집을 두 사람이 한 것처럼,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 텐션이 확연히 갈린다. 이 지점을 즐거이 여기는 관객들에겐 ‘파묘’는 새로운 K오컬트일테고, 이 갈림이 낯선 관객들에겐 시속 200km까지 달리다가 100km로 줄어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듯 하다. 다만 ‘파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게 아니라 오프로드를 달리는 영화라 속도가 줄었다 해도 흔들거림의 쾌감은 이어진다. 화림 역의 김고은은 아주 좋다. 그간 자신의 예쁨이 잘 드러나지 않는 작품들을 즐겨 했던 그는 ‘파묘’에선 전혀 예상 밖의 예쁨을 스크린 밖까지 휘갈긴다. 요샛말로 ‘멋쁨’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파묘’의 김고은과 ‘곡성’의 황정민이 굿 대결을 펼치면 얼마나 재밌을까란 즐거운 상상마저 하게 만든다.봉길 역의 이도현은 잘 생겼다. 스크린에서 연기 잘하는 미남을 오랜만에 보는 즐거움을 준다. 상덕 역의 최민식은 이 영화에서 기이하게 늙고 지쳤다. 이 늙고 지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려 하는 것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의 경계에 서서 땅을 파고 묘를 꺼낸다. 영근 역의 유해진은, 유해진으로 영화에 기능한다.땅이란, 아스팔트를 걷고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겐 잊혀지고 있는 당연함이다. 돈으로 계산할 때나 의미를 갖는다. 땅의 고마움도, 땅의 질감도, 땅의 은총도, 이제는 옛 것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깊은 무의식의 어느 켠에 땅에 대한 고마움과 땅에 대한 그리움과 땅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 ‘파묘’는 그 고마움과 그리움, 그리고 두려움을 밑바닥에 끌어올린다. 기기하고 괴괴하다.2월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추신. 우리 땅은 우리 것이고, 그 땅 뺏는 놈은 나쁜 놈이다는 이분법은 뻔하지만 원초적이다. 우리만 가족이란 것도 뻔하지만 원초적이다. 주인공들 이름은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왔다. 2024.02.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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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송중기-송혜교 피 튀기는 싸움? '재벌집 막내아들', 넷플릭스서 '더 글로리' 꺾고 1위!

새해 첫날부터 송중기와 송혜교의 인기 싸움이 무섭다. 1월 1일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 순위가 공개된 가운데, 송혜교 주연작인 '더 글로리'가 송중기 주연작인 '재벌집 막내아들'을 바짝 뒤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 1위에 당당히 오른 작품은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2위는 구랍 30일 공개된 송혜교의 복귀작 '더 글로리'였다. 3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솔로지옥2'가 차지했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은 지난 해 11월 18일 첫 공개됐지만 아직까지 OTT에서 무서운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만 공개된 상황인데도 글로벌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역시 송혜교와 김은숙의 만남이라는 화제성에 걸맞게 첫 공개 직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쉽게 2위를 차지했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이 종영했기 때문에 곧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송혜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송혜교는 미간, 팔자, 입가 주름이 다 보일 정도로 푸석푸석한 피부에 무표정한 얼굴로 복수에 깊이 빠진 문동은 역을 열연해 호평받고 있다. "멜로보다 복수극에 더 잘 어울린다", "송혜교 연기가 그동안 멜로에서는 한결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제 옷을 입은 듯 딱 맞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네요", "김은숙 작가가 쓴 지 몰랐다. 스릴러 같은 복수극 흥미롭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 다만 복수의 조력자로 나선 주여정(이도현)과의 케미에 대해서는 "이모-조카 같다", "나이 차이가 확 느껴져 몰입이 안 된다", "극중 이도현이 송혜교의 대학 선배라니 무리수 같다", "송혜교가 선생, 이도현이 제자라고 해도 될 나이인데..좀 심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캐릭터와 연기에 심취해 있어, '재벌집 막내아들' 속 부자지간인 이성민-윤제문처럼 크게 걸림돌이 되진 않을 듯 보인다. 한편 '더 글로리'는 총 16부작으로 30일 1~8회를 공개했으며 파트2인 9회부터 16회는 오는 3월 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본격적인 복수가 펼쳐지는 2부는 봄에야 볼 수 있어서 일부 팬들은 "나눠서 공개하는 넷플릭스의 편성 방식이 아쉽다"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이지수 2023.01.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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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 임수정♥이도현, 로맨틱한 키스 꽉 닫힌 해피엔딩

'멜랑꼴리아'가 임수정과 이도현의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30일 최종회가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극 '멜랑꼴리아'에는 임수정(지윤수)과 이도현(백승유)이 마침내 사제 스캔들의 진실을 밝혀내고 서로만을 바라보며 새 삶을 시작하는 행복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적셨다. 아성영재학교 학사비리의 결집체인 글로벌인재반 교재를 비롯해 비리 증거 자료들로 또다시 세간을 뒤흔든 임수정과 이도현은 마지막으로 아성고 학사비리의 수혜자 우다비(성예린)의 양심고백을 이끌며 복수에 쐐기를 박았다. 잘못을 바로잡을 용기를 낸 우다비는 그간 자신이 누려온 특혜와 임수정의 결백을 증언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뒤 임수정과 이도현은 정신적 지주가 돼 주었던 오광록(지현욱)과 작별의 순간을 맞았다. 이도현은 그의 유품에서 평생에 걸쳐 증명하려던 과제를 발견, 오광록이 끝내지 못한 과제를 받들기로 결심했다.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새로운 증명에 임수정은 기쁘게 응원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수학계 한 획을 긋는 논문을 발표했다. 4년 전 뒤바뀐 가방을 돌려받았던 아트홀에서 영화처럼 재회한 임수정과 이도현은 서로가 수학채팅방 '즐거운 x'의 멤버인 하디와 3cut이라는 걸 알게 됐다. 두 사람은 믿기지 않은 듯 얼떨떨한 표정과 반가움, 애정 섞인 그리움이 담긴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이미 아성고 이전부터 이어진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더없는 감동을 일으켰다. 나란히 놓인 자전거 두 대와 에코백 두 개, 1729 모자와 조약돌 등 둘만의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로맨틱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으로 끝맺었다. '멜랑꼴리아'는 특혜 비리의 온상인 한 사립고를 배경으로 수학 천재로 주목받던 과거를 숨긴 채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된 이도현과 그의 특별함을 알아본 수학 교사 임수정의 통념과 편견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그려왔다. 특히 낭만 교사 임수정의 지적 교감이 밑거름이 되어 자신을 옭아맨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사람들 앞에 다시 나서는 이도현의 성장이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사제 스캔들이 터진 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두 사람의 변신은 복수로 점철될 2막과 온전히 성인 남녀로 마주 선 두 사람의 새로운 관계성에 기대감을 열어줬다. 무엇보다 임수정을 향한 이도현의 순애보가 성인이 된 후 한층 더 적극적으로 변하면서 설렘의 온도도 증가, 회를 거듭할수록 이도현에게 스며드는 임수정의 감정선을 따라 시청자들도 이입됐다. 여기에는 임수정(지윤수 역), 이도현(백승유 역), 진경(노정아 역) 등 캐릭터와 혼연일체 한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2.3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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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 이도현, 캐릭터에 진정성 더했다

'멜랑꼴리아' 이도현의 진심이 통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극 '멜랑꼴리아' 15회에는 이도현이 특혜 비리의 온상인 사립고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진실을 파헤치는 수학천재이자 수학교사인 백승유 역으로 분해 활약을 펼쳤다. 이도현은 제자 신수연(최시안)의 사건에 진경(노정아)의 딸 김지영(김지나)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목격자 일 수 있는 CCTV 속 인물인 이유진(성유찬)을 만나기 위해 우다비(성예린)와 자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범인 색출에 힘썼다. 그는 이유진에게 사건의 발단이 된 글로벌 인재반 교재에 대해 물었지만 대답을 회피하며 자리를 떴다. 이에 이도현은 "이게 유찬이의 잘못일까? 너도 예전에 그랬잖아. 어른들이 알려준 쉽고 빠른 길로 너도 모르게 이끌려갔었잖아"라고 이유진을 향한 진심 어린 걱정을 드러내 누나인 우다비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 이도현은 신수연이 입원한 병원에 찾아와 임수정(지윤수)을 발견하고 도망치는 지나가 차에 치일 뻔하자 몸을 날려 그를 보호한 것은 물론 "엄만 너 여기 온 거 모르시지? 네가 원하지 않으면 안 할게. 걱정하지 마", "네가 여기 나타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너 정말 용감해. 진심이야.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일들, 궁금한 거, 의구심 드는 거 있으면 다 터놓고 얘기하자고 했던 거 기억나? 지금이 그때인 것 같다"라며 그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았다. 이후 이도현의 복수는 점점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갔다. 교장 진경의 수학 박물관 관련 비리 혐의와 더불어 김지영을 통해 받은 글로벌 인재반 학생들의 교재, 각 연도별 학부모 발전 기금 파일이 담긴 USB, 전진기(최성한) 교감을 통해 입수한 중간고사 관련 자료 등 아성영재고등학교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들이 수면 위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던 것. 그 가운데 이도현은 증거들을 교육청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통쾌한 전개를 선보이며 엔딩을 맞았다. 이처럼 이도현은 백승유의 진정한 어른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내면의 성숙함까지 진심 어린 눈빛과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로 표현해 내며 캐릭터에 진정성을 더했다. 특히 진실된 공감과 조언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며 안방극장의 텐션을 높였다. 종영까지 단 1회만을 앞두고 있는 '멜랑꼴리아'에서 이도현이 어떠한 결말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최종회는 오늘(30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2.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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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 진지한 임수정·이도현? 카메라 뒤 장난꾸러기

반전 매력이 돋보인다. tvN 15주년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 측이 임수정(지윤수)과 이도현(백승유)의 비하인드 현장을 공개했다. 먼저 4년 전 불미스러운 파문으로 생기를 잃고 냉담해진 지윤수(임수정)의 상처를 깊이 있게 담아낸 임수정이 연기에 집중한 순간이 눈에 띈다. 늘 생기 넘치고 호기심 가득하며 애정이 넘쳤던 지윤수의 싸늘해진 변화가 카메라 밖으로도 여실히 와닿으며 안타까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스캔들에 휘말린 후 타인에 대한 경계심은 물론 자신의 존재감을 감출 정도로 두문불출하며 살아가고 있어 공감과 몰입을 이끌고 있는 바. 이런 감정의 변주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데에는 사진 속의 모습처럼 언제나 대본에 몰두하는 임수정의 숨은 열정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훌륭한 성장세를 보여준 이도현은 오토바이에 앉아 있어 시선을 끈다. 이에 이도현 또한 캐릭터가 지나온 4년 여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소년에서 남자가 된 흔적인 오토바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이도현의 자태가 뭇 여심을 설레게 만든다. 더불어 이도현과 신수연(최시안)의 장난꾸러기 모먼트가 웃음을 불러 모은다. 똑같은 브이 포즈를 취한 두 사람에게선 벌써부터 선생님과 제자로서의 케미가 폭발, 티키타카 하던 극 중 백승유와 최시안(신수연)과 마찬가지로 배우로서의 호흡도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많은 것이 달라진 4년 후의 지윤수와 백승유의 서사를 몰입감 있게 그려내는 두 배우의 역량은 몰입도를 높이기 충분하다. 반환점을 돈 ‘멜랑꼴리아’에 쏠리는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0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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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 임수정 향한 이도현 직진 본능

'멜랑꼴리아' 임수정을 향한 이도현의 직진 본능이 한층 더 짙어진다. 2일 방송될 tvN 수목극 ‘멜랑꼴리아’ 8회에서는 밀어내는 임수정(지윤수)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이도현(백승유)의 모습으로 설렘 지수를 높일 예정이다. 앞서 임수정은 아버지가 계신 요양병원에서 만난 이도현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 것을 고했다. 그리움에 북받친 이도현을 야멸차게 선을 긋는 그녀의 태도에서 그간 감내해야 했을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지만 이도현은 이제 임수정의 상처를 이해해줄 만큼 자신의 감정을 책임질 줄 아는 성인이 된 터. 자꾸만 숨어버리려는 임수정을 찾아 그녀와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고 있다. 그런 그 앞에 임수정의 제자이자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 학생 신수연(최시안)이 등장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윤활유 역할을 해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늦은 시간에 세 사람이 함께 마주한 상황이 포착돼 흥미를 돋운다. 한층 가라앉은 표정과 날카로운 시선의 임수정, 그런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는 이도현, 그리고 무언가 신이 난 듯한 신수연의 표정에서 각기 다른 감정이 전해진다. 이어 함께 간 분식집에서도 이도현과 신수연은 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맛있는 분식 앞에 들뜬 신수연의 모습은 영락없는 여고생 그 자체, 덩달아 입가에 미소를 띈 이도현의 표정까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두 사람의 에너지가 과연 얼음장처럼 차가운 임수정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상황. 뿐만 아니라 7회 말미 불 꺼진 도서관에 갇힌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멜로의 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2.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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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 임수정♥이도현, 확 달라진 2막 시작 #인생 건 증명

'멜랑꼴리아'가 더욱 흥미진진해질 2막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극 '멜랑꼴리아'는 지난 6회를 끝으로 아성고 시절 서사의 막을 내렸다. 날조된 스캔들의 희생양으로 비극을 맞이한 교사 임수정(지윤수), 성인이 된 이도현(백승유)의 다음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생 2막이 펼쳐질 중반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지 살펴봤다. 1st. 달라진 임수정, 단단해진 이도현 모두의 축복이 쏟아져야 할 임수정의 결혼식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사진 한 장에 의해 경악하는 이들의 비명과 수군거림으로 채워졌다. 임수정이 일생일대 최악을 맞이한 그 순간, 이도현은 4년 후 세계적인 수학자로 우뚝 솟은 찬란한 순간이 펼쳐지면서 대조를 이뤘다. '멜랑꼴리아' 7회부터 시작될 2막에는 이전과 180도 달라진 두 주인공의 모습으로 흥미를 배가할 예정이다. 먼저 임수정은 생기 넘치고 의욕이 샘솟던 과거와 달리 한층 더 어둡고 무거운 감정의 결을 예고했다. 이도현은 억눌려 있던 예전과 다른 대담하고 저돌적인 모습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과연 그날의 사건 이후 두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지, 임수정과 이도현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2nd. 인생을 건 증명의 시작 좋은 선생님보다는 필요한 선생님만이 남는 아성고에서 임수정은 교무부장 진경(노정아)과 번번이 가치관을 충돌해왔다. 그러던 중 임수정이 자신의 배다른 동생이자 경쟁자인 오혜원(노연우)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경의 이성이 붕괴, 임수정의 결혼식에 이도현과의 공항 사진을 풀어 조작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둔갑시켰다. 이제 임수정과 이도현은 날조 당한 인생을 바로잡기 위한 증명을 시작한다. 4년이 흐른 뒤 임수정과 이도현은 더 큰 권력을 얻게 된 진경의 시스템에서 오류를 찾아낼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선생과 제자가 아닌 성인으로서 마주할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팽팽한 대결 구도와 함께 예측 불가의 스토리가 기대되고 있다. 3rd.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2021년 한곡동은 4년 전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아성고는 진경의 야망대로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로 전환돼 한층 더 위상이 높아지고, 학교장 자리는 진경이 차지한다. 학생들 역시 세대교체가 이뤄져 우다비(성예린)의 남동생이 재학, 여전히 장현성(성민준) 일가의 마수가 뻗쳐 있다. 여기에 진경의 외동딸까지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의 학생이 되면서 학교장이자 학부모가 된 그녀의 달라진 입장도 지켜볼 포인트다. 부모 찬스를 등에 입은 학생들 사이 '제 2의 백승유' 같은 반짝이는 원석의 등장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4년 전 이도현처럼 남다른 수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의 존재가 2021년에는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해지는 상황. 특히 이 학생은 임수정, 이도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더욱 풍성하고 쫀쫀한 스토리로 다가올 '멜랑꼴리아'가 기다려진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1.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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