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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원 이탈 러시' 사모펀드 매각 본격화…에이블씨엔씨의 지난 1년 무슨 일이

국내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진통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9번째 대표이사가 바뀐 가운데 일반 직원들도 계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사모펀드에 넘어간 뒤 '낙하산 인사'가 쏟아지면서 조직 체계와 문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조직원 이탈 가속화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공개한 에이블씨엔씨의 연간 퇴사율은 42.23%다. 이에 따르면 400명 미만의 직원 중 최근 1년 동안 퇴사한 인력은 163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사자는 98명으로 25.39%에 그쳤다. 회사를 나간 인력이 입사한 사람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에이블씨엔씨 직원 이탈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오랜 시간 회사 홍보를 책임져 온 이사급 임원이 퇴사했고, 이후 입사 1년 안팎의 과장과 차장이 회사를 떠났다.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내부 홍보 조직은 사실상 와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이블씨엔씨는 추가로 홍보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PR 대행사를 기용했다. 비단 홍보팀만의 일은 아니다. 상품기획·영업·마케팅·디자인 등 각 부서 전반에서 상당한 인력 이탈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는 참다못해 스스로 뛰쳐나갔고, 나머지는 사측의 보이지 않는 압력 끝에 사표를 냈다고 들었다. 1~2년 사이 사실상 인력 구조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표도 바뀌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1일 조정열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으로 15개월 만에 사임하고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대표집행임원(이하 신임대표)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PE가 인수한 뒤 약 4년 동안 무려 9번이나 수장을 교체하거나 변화를 줬다. 직원과 대표가 수시로 바뀌면 조직도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에는 에이블씨엔씨 전·현 직원들의 부정적인 평가 글이 잔뜩 올라와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현 직원이라고 밝힌 블라인드 회원은 "사모펀드라 대충 외형 키워서 팔 생각뿐이다. 직원 복지나 중장기 전략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임원진과 상사가 실무를 전혀 모른다. 브랜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말고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향후 추가 직원 이탈을 예상할 수 있는 글도 있었다. 한 에이블씨엔씨 직원은 "다들 언제 탈출할지 눈치작전 중이다. 잦은 조직개편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구조 조정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IMM PE가 K뷰티 업계를 잘 모르다 보니, 외부에서 데려오는 사람마다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직원들 내부적으로는 '사모펀드가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온 이들이 하나같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매각…시간문제일 뿐 업계는 에이블씨엔씨가 사실상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고 평가한다. 김 신임 대표의 선임은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김 신임 대표가 겸직하는 IMM오퍼레이션즈그룹은 에이블씨엔씨 최대 주주인 IMM PE의 포트폴리오 및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을 관리하는 법인이다. 그동안 외부에서 대표를 맞이했던 IMM PE가 새로운 후보를 찾기보다 회사의 전략 방향성에 대해 이해가 높은 인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능력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인 그는 2009년 IMM PE에 합류해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거래를 주도했다. 할리스커피 매각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17년 할리스에프앤비 경영권을 잡은 김 대표는 기존 가맹점 중심의 사업 모델을 직영점 위주로 바꿔 매출을 크게 늘렸고, 지난해 매각으로 투자금의 2배(1450억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IMM PE는 김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에이블씨엔씨와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겸직함으로 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외형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집중돼 있다. 뷰티 업계는 사드 후폭풍에 이어 코로나19로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68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기존 방향성과 같이 온라인과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및 매장 관리, 재고 관리 등의 운영 개선을 가속할 계획이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유진 신임 대표가 왔다는 건 결국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할리스커피도 대표로 부임한 뒤 매각까지 약 2년이 걸렸던 만큼 에이블씨엔씨도 되파는데 최대 2년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29 07:00
경제

한독 첫 여성 CEO 출신 조정열에게 거는 에이블씨앤씨 '기대'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어퓨’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9일 새로운 여성 대표이사를 맞았다. 조정열(53) 신임 대표이사다. 조 신임 대표는 29년 경력의 마케팅·영업통이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를 경영하는 사모투자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조 신임 대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적 개선과 매출 증대, 온라인 매출 확대라는 숙제를 풀 적임자라는 것이다. 업계는 지난 3년 동안 무려 7차례나 대표이사진에 변동을 줬던 IMM PE가 조 신임 대표와는 성공적으로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조정열 신임 대표의 화려한 경력 ‘한독 첫 여성 CEO’ ‘국내 유일한 제약 영업담당 출신’…. 조 신임 대표 뒤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이화여대 사회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1년부터 10여 곳의 기업을 거쳤다.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 리서치 회사와 글로벌 생활용품 및 화장품 기업인 유니레버와 로레알에서 마케팅과 브랜딩 실무를 봤다. 이후 글로벌 제약기업인 미국 머크사의 한국법인 한국MSD, 한국피자헛, 케이옥션, 현대갤러리, 쏘카, 한독까지 제약과 외식, 벤처 기업을 넘나들면서 임원을 맡았다. 조 신임 대표의 커리어 정점은 전임지였던 한독이었다. 조정열 대표는 2019년 한독의 최초의 여성 CEO로 이름을 올리며 그는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과거 제약회사에서의 경력이 길진 않았으나, 김영진 한독 대표이사 회장의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성과도 올렸다. 약 1년 6개월의 대표 재임 동안 한독의 국내 및 중국 온라인 마케팅과 영업 채널 강화에 집중했다. 한독 내부에서는 일반 약과 건강기능식품 매출 비중을 확대한 지점도 성과로 거론한다. 한독은 지난해 매출 4730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각각 5.9%, 24.4% 증가한 수치다. 한독은 조 신임 대표의 사임에 대해 “본인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사의를 표했다”고만 했다. 조 신임 대표는 많은 회사를 거치면 다양한 조직 문화를 경험했다. 그는 경험과 함께 유연한 사고, 위기관리 능력,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각 기업의 평균 재임 기간이 2.9년에 그친다는 점은 아쉽다. 2~3곳을 제외하면 임원 재직 1년여 만에 자리를 옮긴 경우도 있다. 임원직이라는 특성 탓도 있으나, 짧은 시간 안에 회사가 기대했던 바를 펼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요한 건 경력 아닌 실적…’조정열의 힘’ 보여줄까 대표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경력이 아니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실적을 내느냐가 관건이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영권을 가진 IMM PE는 2017년 이후 7차례 대표 이사진에 변화를 줬다. 그중에서 에이블씨엔씨 출신은 한 명 정도였다 IMM PE는 새로운 대표를 임명할 때마다 에이블씨엔씨의 외형 확장과 함께 체질 및 실적 개선을 주문했다. 시간은 길게 주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조 신임 대표는 에이블씨엔씨가 찾던 인물로 보인다. 그의 화장품 관련 경험은 커리어 초기에 해당하는 로레알과 유니레버에서였다. 사모펀드인 IMM PE는 과거 한독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송인준 IMM PE 대표는 지난 2019년 2월까지 한독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면서 조 신임 대표의 능력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액은 4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개똥쑥 에센스’와 ‘데어 루즈’가 홈런을 친 덕이다. 올해는 해외 시장을 통해 답을 찾는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해외 사업 부문 매출은 1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온라인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조 신임 대표가 한독에서 주로 맡았던 분야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조 신임 대표는 화장품 시장과 글로벌 트렌드에 이해도가 높고 온·오프라인 사업은 물론 신사업에 관한 시각이 깊다”며 “마케팅 노하우를 두루 갖춘 만큼 회사의 본격적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3.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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