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터뷰] 정확히 한 달 지난 박종훈 단장, 지금까지 행보가 궁금합니다
정확히 한 달이 흘렀다.박종훈(57) 한화 단장은 지난 11월22일 서울 상암동 본사를 방문해 취임 인터뷰를 가졌다. 말을 아꼈다. 11월 3일 단장 선임 뒤 갓 3주. 그는 구단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천천히 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구단의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이다. 1군 운영과 육성·스카우트 파트까지 모두 담당해야 한다. 두산 2군 감독, NC 육성이사 시절 업무와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그러부터 정확히 한 달이 지난 22일, 이번엔 본지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위치한 박종훈 단장 집무실을 찾았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은 박 단장은 "시간이 정말 빠르다. 벌써 한 달이 흘렀는가"라고 물은 뒤 "구단 현황 파악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며 "1·2군 코칭스태프 인선을 진행했고, 프런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과 선수단 정리 작업도 했다. 지난 20~21일에는 1박2일 동안 전체 프런트 직원 워크숍을 실시했다"고 말했다.한화 구단은 박종훈 단장 취임과 동시에 1군 현장과 육성 파트를 구분했다. 코치진이 대거 이탈한 1군은 김성근 감독과 최근 두 시즌을 함께 한 코치들로 채웠다. 퓨처스에서 지도를 맡은 계형철 코치는 1군으로 이동했고, 김정준 전력분석코치는 수비보조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나카시마 데루시 타격 코치와 이철성 수비코치, 최태원 3루 주루코치가 새롭게 팀에 합류했다.팀의 백년대계를 고심한 박 단장은 새로운 2군 감독으로 최계훈 전 NC 코치를 영입했다. 박 단장과 최계훈 2군 감독은 1997년 현대를 시작으로 SK(2003~2005년)·LG(2011~2012년)·NC(2013~2016년)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다. 특히 박 단장이 2011년 LG 사령탑에 부임할 때 영입한 핵심 코치기도 했다. 최계훈 2군 감독은 NC에서 최금강·원종현·김진성 등 1군 주축 투수의 기량 발전을 이끌었다. 박 단장의 부름을 받은 그는 한화 마운드 재건의 임무를 맡고 이글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박 단장은 "최계훈 감독은 자신에게 엄격한 스타일이다"라며 "자신과 투수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한다.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노력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퓨처스는 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라며 "NC가 고양에서 다이노스를 정착시킨 것처럼 우리도 한화 퓨처스군을 지역 중소도시에 정착시키려 한다. 충남·충북에 매력적인 도시가 여럿 있다. 지자체와 협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현황 파악을 마친 박종훈 단장은 '몸집 줄이기' 필요성을 느꼈다. 취임 당시 한화 선수단은 보류선수와 군복무선수, 신고선수까지 무려 106명에 달했다. 박종훈 단장은 1차 평가를 마치고 6명을 정리했다. 100명의 선수단으로 2017시즌을 시작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선수단 적정 인원은 85~90명으로 보고 있다. 1군(27명)과 퓨처스군(25명), 육성군(25명)까지 3팀으로 운영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3팀 운영에 77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재활 선수가 항상 있기 때문에 선수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85~90명을 적정 인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치열한 생존 경쟁 예고다. 현재 100명 선수단에서 적어도 10명, 많게는 15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 박 단장은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선수의 기량과 인성, 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최대 4차 평가까지 진행되는데, 공정하고 냉정한 평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라며 "야구인 선배라고 해서 후배들을 다 품고 갈 수는 없다. 구단이 나에게 단장을 맡긴 이유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지난해 겨울까지 한화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올 겨울에는 FA 시장에서 발을 뺀 모양새다.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을 기조로 삼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신연 대표께 '내부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정말 필요한 자원에 대해선 외부 영입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외부 영입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FA 시장은 지켜보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일 윌린 로사리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외국인 강타자가 내년 시즌도 함께 한다. 박 단장은 "로사리오와 재계약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었다"며 "로사리오 측이 처음 부른 금액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락 빈도가 늘더라. 협상에 진전이 있었고, 우리 입장을 최대한 관철시켰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액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투수는 후보군을 추려놓으면 변수가 발생한다. 구체적인 답변을 못하는 건 양해해달라. 1월이 끝나기 전에 영입을 마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한화 프런트는 지난 20~21일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박종훈 단장은 "야구단은 야구라는 확실한 '코어'가 있다. 코어를 위해, 좋아하는 야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조직원 전체가 뭉쳐야 한다. 이번 워크숍에서 '한화는 하나'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하나된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분명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대전=유병민 기자
2016.12.2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