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이제는 APG] 안세영 감동 APG에서도, '44세 베테랑' 최정만의 3연패 도전기
지난 주말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 배드민턴이 남긴 감동은 깊었다. 메달 7개(금2·은2·동3)를 수확한 쾌거와 함께 극심한 무릎 통증을 이겨내고 대회 2관왕(개인전·단체전)에 오른 안세영의 투혼은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배드민턴의 감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젠 장애인 선수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심재열 감독이 이끄는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이 오는 22일 개막하는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PG)에서 '금빛 감동'을 재현할 준비를 마쳤다.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총 7개의 메달(금2·은1·동4) 획득이 목표다. 200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2006년은 아시아태평양대회)부터 꾸준히 금메달(4개 대회 16개)을 수확해 온 장애인 배드민턴은 항저우에서도 금빛 행보를 이어가고자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베테랑' 최정만이다. 1979년생 최정만은 2005년 태극마크를 단 후 꾸준히 국가대표에 승선한 만큼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상당하다. APG는 2006년 대회부터 빠짐없이 출전했다.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2연패를 달성했다. 마흔 살이 넘었지만 경쟁력은 여전하다. 최정만은 올해 열린 스페인 장애인배드민턴 국제대회에서 혼합복식·남자복식 2관왕, 단식 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APG 3연패를 노리는 최정만은 "3연패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걸 경기장에서 최대한 보여준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APG와 인연이 많다. 배드민턴 선수 가운데 내가 가장 많이 출전한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대회보다 APG에서 운이 더 많이 따르는 것 같다. 이번에도 운이 이어졌으면 한다"라며 출사표를 냈다.
관건은 체력이다. 최정만의 스포츠등급은 WH1(척수장애)으로, 휠체어 위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휠체어를 움직이고 그 위에서 몸을 크게 젖혀 스윙을 해야하는 만큼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40세가 넘은 나이에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최정만으로선 상당히 불리하다. 또 2005년부터 18년째 꾸준히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최정만의 전력도 경쟁자들에게 많이 노출돼있다. 치열한 견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최정만은 자신감이 넘친다. "체력은 현실이다. 조카뻘 되는 선수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열심히 체력을 관리하면서 치열하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보다 나에 대해 잘 아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상대를) 아는 만큼 경기가 (뜻대로) 풀리는 건 아니다. 내 기술에 자신감이 있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자신했다. 드롭샷과 헤어핀이 장점이라는 그는 비슷한 자세에서 2~3가지 기술을 구사하는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만은 "이번 대회에서 내가 지닌 모든 기술과 열정을 쏟아붓겠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코트 위에서 최대한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긴장감과 자신감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믿고 자신있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대회 3연패를 다짐했다.이천=윤승재 기자
2023.10.1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