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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아름답고 슬픈 좀비영화의 생환을 기다리며 [오동진 영화만사]

스스로 영화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레나테 레인스베 정도의 이름은 입에 붙어야 한다. 노르웨이 출신이고 2021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여배우다. 키는 178Cm나 되고 나이는 1987년생으로 이제 마흔이 되어 간다. 최신작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에서 그는 미친 듯한 연기를 펼쳤고 또 다른 국내 최신 개봉작 ‘언데드 다루는 법’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영화들은 한국 극장가의 사정 때문에 많아 봐야 5000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두 이미 극장에서는 사라졌다. 한국 영화계는 지금의 이런 현실을 언젠가는 뼈 아프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수십억을 들여 만들고 톱 스타급 배우가 나온다 한들, 그래서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을 벌인다 한들 ‘브로큰’ 같은 영화의 첫날 성적은 2만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의 극장업계가 향후 어디에 더 매달리고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자각케 만드는 대목이지만 여전히들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테아 히비스텐달 감독이 만든 ‘언데드 다루는 법’은 좀비 영화다. 그리고 일종의 공포영화다, 오컬트 분위기도 없지는 않다. 죽은 자가 살아 움직이니까.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하다. 좀비는 좀비이고 무서울 때는 무서운데(죽은 엘리자베트가 무덤에서 돌아와 주방 냉장고를 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노부인 토라의 표정은 경악 그 자체다) 이상하게도 슬프고 따뜻한 면이 강하다. 이들 좀비는 살아 생전 잔뜩 사랑을 받던 대상들이었다. 소년 엘리아스는 할아버지와 엄마가 죽고 못살만큼 아꼈던 아이이고,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살아난 에바는 남편과 아이 둘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이들 모두가 살아 돌아오긴 돌아오되, 살았을 때처럼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말도 못하고 심박수도 느리며 몸 여기저기의 상처도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 좀비들은 처음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물어 뜯거나 할퀴지 않는다. 먼저 공격적이 되지는 않는다. 외형상 전혀 위협적인 요소가 없어 보인다. 단지 약하고 다른 존재가 돼서 돌아왔을 뿐이다. 돌아와서는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 곁에 머무르려 할 뿐이다. 자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가. ‘언데드 다루는 법’은 상실과 그 상실감의 회복, 연대와 관계의 복원에 대한 얘기다. 좀비영화 중에 중간에 눈물을 흘리게 할 작품이 있다면 단연 이 영화 한편 뿐이다. 물론 미국 조너던 레빈 감독의 2012년 작 ‘웜 바디’에서도 좀비R(니콜라스 홀트)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랑스런 존재이기까지 해서 여인 줄리(테레사 팔머)와 연인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웜 바디’는 말도 안되는, 오락영화처럼 비춰졌고 또 그렇게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반면 ‘언데드 다루는 법’에는 기이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어쩌면 사람들은 사람들 스스로가 상대에게 있어서 종종 언데드와 같은 존재일 수 있다. 살아있는 시체와 같은 존재. 말은 좀 안 좋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 상대는 그런 존재를 때론 인정하고, 때론 수긍하며, 때론 어떻게든 같이 살아 가려 애쓴다. 그것이 삶 그 자체라고 느끼게끔 배워 왔다.‘언데드 다루는 법’을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궁극적 주제는 ‘다름의 정치학’이 사실은 매우 무의미한 것이며 사랑의 마음을 지닌 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 준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사회도 요즘 인종과 민족, 이민자들과의 공동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게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이 영화는 방증한다. 좀비는 결국 이민자이자 이방인, 우리 삶 바깥에 있는 존재들을 상징한다.그러나 그렇게 딱딱한 분석보다는 ‘언데드 다루는 법’이 지닌 진짜 의도를 알아 채는 게 좋다. 이 영화는 사랑이 깊으면 죽은 자도 되살릴 수 있다는 슬픈 판타지 같은 것이다. 죽은 아들 엘리아스가 무덤에 살아 돌아온 걸 알지 못하는 엄마 안나(레나테 레인스베)는 직장에서 돌아와 담배를 한 대 피운 후 자신의 얼굴에 랩을 칭칭 감아 가며 자살을 하려 한다. 세상의 엄마란 존재는 자신의 아이가 죽으면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하나도 버리지 못한다. 장난감도 아이의 공책도 아이의 옷도 이불도 버리지 못한다. 그러니 혹여나 아이가 살아 돌아왔을 때 아무리 몰골이 이상하다 한들 그 아이를 품에서 떼 놓지 못한다. 안나는 돌아온 아들 엘리아스를 품에서 내려 놓지 못한다.도대체 이 영화는 결론을 어떻게 가져 가려하는가. 좀비는 결국 징글징글한 좀비가 된다는 것일까. 사람들의 목을 물어 뜯는 존재가 된다는 것일까. 그렇지 되기 전에 사람들은 이 언데드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것일까.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상실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상실감을 주체적으로 떠나보내는 것, 내려 놓는 것, 그래서 모든 사안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파악할 줄 아는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결국 모든 일이 다 잔혹해지지만 종국적으로는 슬픈 일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슬픈 좀비영화라고 하는 이유다. 극 후반 나오는 노래가 니나 시몬의 ‘느 무 끼뜨 빠(Ne Me Quitte Pas)이다. ‘날 떠나지 마’란 뜻이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이제 극장에서는 볼 수가 없다. VOD나 이후 어느 OTT에서 살아 돌아올 것이다. 그때 다들 잘 다뤄야 한다. 살아있지만 죽은(언데드) 영화를 다루는 법에 대해 생각들 해보시기 바란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5.02.13 06:02
연예일반

남규리, 하이어랭크 엔터와 전속계약..구재이‧홍인 한솥밥 [공식]

배우 남규리가 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17일 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는 남규리와의 전속계약 체결을 알렸다. 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남규리가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언제나 남규리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버팀목으로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갈 남규리에게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그룹 씨야로 데뷔한 후 2008년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연기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부터 ‘49일’, ‘붉은 달 푸른 해‘, ‘이몽’, ‘카이로스‘ 등을 포함해 영화 ‘신촌좀비영화’, ‘데자뷰‘, ‘질투의 역사’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남규리는 새 드라마 ’피타는 연애‘에 출연을 확정 짓고 시청자를 만날 에정이다. 그가 맡은 백영옥은 북한 8군단 특수부대원을 이끄는 소위로, 냉소적인 매력을 가진 빈틈 제로의 완벽한 인물이다.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서는 남규리가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이어랭크 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구재이, 홍인 등이 소속돼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17 12:37
스타

박지연X지일주 ‘강남좀비’ “K좀비물 ‘킹덤’ ‘부산행’처럼… 세대 갈등·빈부격차 담아” [종합]

“이렇게 된 이상 절대 물러날 수 없다. 갇혀버린 강남,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4일 서울 성동구 롯데시네마 건대스타시티점에서 영화 ‘강남좀비’ 언론 시사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지일주와 이수성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강남좀비’는 원인불명의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출몰하면서 혼돈의 중심이 된 강남,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B급 코믹 좀비 액션 영화다. 이 감독은 “코로나가 시작됐던 3년 전에 좀비 영화를 다시 만들어보면 어떻겠나 싶어 12년 만에 만든 좀비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영화의 출발점은 어디였을까. 이 감독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12년 전에 ‘미스터 좀비’라는 좀비영화를 만들었다. 당시 투자를 받았을 때 어려웠다”면서 “그 뒤로 ‘부산행’, ‘킹덤’ 등 한국 K좀비가 발전하며 많은 사람들이 보는 장르가 돼 만들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좀비 영화에 애착이 많았는데 다시 돌아온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서사를 멱살잡고 이끌어 가는 두 주역은 배우 지일주와 박지연이다. 먼저 지일주는 극 중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인물이자 국가대표 태권도 유망주를 꿈꾸던 상비군 출신의 현석 역을 맡는다.지일주는 “작품 하며 나름 많은 고생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발차기가 너무 힘들었다.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지도받았다”며 “만만치 않았다. 합을 맞추는 과정이 전반적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무술감독이 잘 만들어주고 찍어줘서 액션이 잘 담겼던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최근 야구선수 황재균과 결혼한 티아라 출신 박지연은 해외 신혼여행 등 개인 일정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좀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당찬 인물 민정을 연기한다. 지일주는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지연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다”며 “(그래서) 작업하기 수월했다. 기본적으로 밝은 친구다. 소통을 스스럼없이 했다”고 칭찬했다.이 감독 또한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감독은 “지일주가 멘사회원이어서 놀랬다. 일반적인 관객, 배우의 입장을 뛰어넘어서 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잘 이야기하더라.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연의 진취적인 열연에도 감탄했다. 이 감독은 “지연이 태권도 3단이었다”면서 “액션에 호의적이었다. 작품에서도 지일주를 두 번 구해준다. 액션을 워낙 잘해서 원래 시나리오 내용을 바꿨다”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하면 ‘강남좀비’는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 134개국 선판매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북미를 비롯해 독일, 태국, 일본, 필리핀, 몽골, 남미, 인도네시아 등에 판매됐고, 지난달 30일 베트남 개봉을 시작으로 오는 12일 태국, 18일 필리핀, 19일 몽골에서 순차 개봉을 진행한다.이에 지일주는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이 감독은 “제목을 ‘강남좀비’로 지은 이유도 ‘강남스타일’이 해외에서 인기를 견인했기에, ‘강남’이라는 단어를 외국인들이 친숙해 할 것 같았서였다”면서 “국위선양. 좋은 일이다”고 했다. 감독이 ‘좀비’ 소재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감독은 “좀비물은 단편적으로 보면 분장을 하고 누군가를 물어 뜯는 부분이 직설적으로 다가오지만 그 내면에는 사회의 이면을 담고 있다”면서 “세대 간의 갈등, 빈부격차, 강남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다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영화에 넣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오는 5일 개봉한다. 2023.01.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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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좀비’ 감독 “12년 전 제작한 좀비 영화 후 ‘부산행’ ‘킹덤’ K좀비 발전해”

‘강남좀비’ 감독이 영화를 제작한 배경을 밝혔다. 4일 서울 성동구 롯데시네마 건대스타시티점에서 영화 ‘강남좀비’ 언론 시사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지일주와 이수성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강남좀비’는 원인불명의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출몰하면서 혼돈의 중심이 된 강남,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코믹 좀비 액션 영화다. 이 감독은 “코로나가 시작됐던 3년 전에 좀비 영화를 다시 만들어보면 어떻겠나 싶어 12년 만에 만든 좀비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영화의 출발점은 어디였을까. 이 감독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12년 전에 ‘미스터 좀비’라는 좀비영화를 만들었다. 당시 투자를 받았을 때 어려웠다”면서 “그 뒤로 ‘부산행’, ‘킹덤’ 등 한국 K좀비가 발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장르가 되어 만들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 “좀비 영화에 애착이 많았는데 다시 돌아온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영화는 오는 5일 개봉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1.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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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박소진 '따뜻한 좀비영화'

배우 박소진이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좀비크러쉬: 헤이리' 시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좀비크러쉬: 헤이리’(감독 장현상)는 좀비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마을을 구하기 위한 진선(공민정), 현아(이민지), 가연(박소진) 삼총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코믹 액션 어드벤처로 색다른 ‘K-좀비물’ 탄생을 알린다. 30일 개봉.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6.23/ 2021.06.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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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위에 이정현 있다는 '반도'…"짐승처럼 살아남은 모성" 빛났다

개봉 열흘째 239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반도’에서 주연 배우 강동원을 압도하는 액션 전사가 있으니 바로 이정현(40)이다. 좀비가 창궐한 ‘부산행’ 4년 후 폐허가 된 서울을 그린 영화에서 그는 어린 두 딸을 지켜낸 엄마 민정을 연기했다. 좀비떼를 쳐부술 무기론 총기, 대형 트럭 가리지 않는 ‘슈퍼맘’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에 맞서 이 악무는 절박감은 극 전반을 이끄는 주인공 정석(강동원)을 압도할 정도. 관람객 평 중엔 “강동원 위에 이정현 있다”는 것도 나왔다. ━ '명량' '군함도' 잇는 '반도' 이정현 1761만 관객을 동원한 역대 흥행 1위 ‘명량’의 절벽에서 울부짖던 정씨 여인, 659만명이 관람한 ‘군함도’의 일본군 위안부 말년까지 액션 스펙터클을 내세운 블록버스터에서 찰나, 찰나 진한 감정선을 끼얹는 이정현표 연기는 여름 대작 영화에 ‘치트키’처럼 활용돼온 바다. ‘반도’는 그에게 더욱 각별했다. “좀비를 너무 좋아해서 박찬욱‧박찬경 감독님과 작업한 ‘브이’ 뮤직비디오(2013)부터 이미 좀비(설정)를 했어요. 연상호 감독님의 ‘부산행’ 때도 드디어 한국 좀비영화가 나온다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반도’로 연락해주셔서 놀랐죠.” 개봉 다음 날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이정현이 들려준 얘기다. ━ 연상호 "몸 가냘픈데 얼굴에 깡있어" 연 감독은 그여야 했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농담삼아 (테크노 가수 시절) 뮤직비디오(‘바꿔’)에서 인어로 변신한 이정현이 회 먹는 모습도 얘기했는데, 걸어온 모습이 다양하잖아요. 몸은 가냘프고 얼굴에 깡이 있죠. 민정은 절뚝거리는 질주의 이미지가 중요했는데 한 번에 가기 힘든 이미지여서 이정현밖에 생각이 안 났어요.” 짧은 순간 몰입도 높은 감정 표현도 이정현의 강점이다. “연습하거나 계획 세우기보다, 오늘 찍을 장면이 있으면 앞뒤 상황만 인지하고 현장에 가서 확 몰입하는 편”이라는 그는 “캐릭터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려고 늘 노력한다”고 했다. 민정의 이 악무는 표정도 “아이들 때문에 짐승처럼 살아남은 모성, 전투력이라면 다 그런 표정이 나올 것 같았다. 민정이 현시대의 모든 어머니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 구르기·옆차기 준비하고 현장 갔더니… 걱정했던 대규모 카체이싱은 예상 밖에 수월했다고. “연 감독님이 특별히 주문은 없었는데 2~3개월 액션스쿨 다니면서 4회 연속 구르기, 2단 옆차기, 별의별 거 다 했거든요….” 막상 촬영장에 가니 그린 매트에 각각 좌우, 앞뒤로 움직이는 트럭 앞부분 세트만 두 개가 있더란다. “여기서 어떻게 연기하란 말이지, 했는데 감독님이 프리프러덕션하며 CG를 준비하셨더라고요. 테스트 촬영하고 합성된 걸 현장에서 보여주셨죠.” “감독님이 컷 계산이 빨라서 배우들한테 불필요한 연기를 안 시켰다”면서 “연기를 하다 만 것 같을 정도로 짧게 찍었다. 어떤 날은 3초만 찍고 갔다. 핸들 꺾으면서 놀랜 것만 찍고서 뒤에 631부대 따라오는 컷과 붙이니까 액션 시퀀스 하나가 바로 완성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했다. ━ 처절한 생존 캐릭터 시초는 '꽃잎' “유독 처절한 환경에서 살아남고 강인해 보여야 하는 시나리오만 들어온다”는 그다. 그 시초를 24년 전 스크린 데뷔작 ‘꽃잎’(감독 장선우)으로 들었다. ‘반도’와 비교하면 컴퓨터그래픽(CG)은 고사하고 “필름이 너무 비싸서 NG 나면 큰일 나던” 극과 극의 시절이다. 영화에서 그는 5·18 민주화운동에 희생된 소녀였다. 열여섯 살 미성년자 배우에겐 가혹한 연기였다. 폭행당하고 상처투성이 나신이 드러나고 자해하는 모습이 아프게 이어졌다. 연기하다 실제 돌에 다리를 맞아 주저앉고 머리로 유리를 깨 피 흘린 적이 허다했다. ━ 진짜 미친 줄 알고 시골 할머니들이… “감독님이 무서우셨는데 제가 연기를 못해서 첫 촬영을 접은 후론 스스로 미친 소녀로 살자, 결심했죠. 분장하고 배회하는 저를 시골 할머니들이 데려다 밥 먹이고 씻겨주기도 했어요. 아픈 연기도 어떻게 할지 몰라서 상처도 다 진짜였어요. 무식하게 했죠. 지금이야 나이도 들고 감성도 풍부해지고 표현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됐지만, 그땐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이 연기로 대종상‧청룡영화상 등 신인상을 휩쓸었다. ━ "20대 후반부터 내려놓는 법 배웠죠" 1999년 가수로 데뷔하며 1집 앨범 타이틀곡 ‘와’를 통해 동양적 부채춤, 손가락 마이크 등 직접 구상한 파격을 선보이며 테크노 열풍을 일으켰던 것도 배우로서 고민이 먼저였다. “가수를 욕심냈다기보다 ‘꽃잎’ 이후 제가 성장도 덜하고 애매한 나이여서 역할이 안 들어왔어요. 음악도 좋아하고 가수 하면 성인 된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으니까 했는데 오히려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역효과였죠. 중국‧일본보다 한국에서 영화를 더 못 찍어서 안타까웠죠.” 가수도, 한류스타도 생명이 오래지 않았다. “최고였다가 내려가고, 내려갔는데 다시 올라가서 잘할 수 있어, 했는데 또 내려가고.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20대 후반부터 내려놓는 법을 배웠죠. 일이 주어지면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의 정리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편스토랑' 주목 의외…요리는 해방구" 그런 부침이 전화위복이 됐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려 시작한 요리가 최근 TV 예능 ‘신상출시-편스토랑’(KBS2), 요리책(『이정현의 집밥 레스토랑』) 등으로 주목받으면서 그는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다. “엄마가 요리를 좋아하셔서 집에 오면 양푼에 밥 비벼 먹으며 엄마 밥에 위안 얻고 엄마랑 매주 ‘한국인의 밥상’ 보는 게 낙이었거든요. 그런데 ‘편스토랑’ 본 분들은 제가 집안일 하는 것에 놀라더라고요.”(웃음) 지난해 결혼한 후엔 더욱 안정감을 찾은 그다. “계속 연기하고 영화 많이 찍고 싶고 아기도 빨리 갖고 싶고 부모님도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우로서 행보에 대해선 “아무 기대하지 말라” 부탁했다. “‘반도’도 코로나 시국이라 너무 걱정했는데 기대감을 낮추니까 조금만 좋은 일 있어도 더 감사한 것 같아요. 4D로 본 관객들이 진짜 좋아하시더군요. 좋은 추억 되는 재밌는 오락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메가박스 코엑스 국내 첫 '돌비 시네마' "사상초유 대국민 사기극"…'프듀' 법정제재 최고 수위 과징금 '반도' 닷새만에 180만 동원…“속편 만들면 좀비 호러로” 日영화 주연 심은경 "배우 안 맞나…'번아웃' 겪은 20대초 떠올리며 찍었죠"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0.07.25 09:06
연예

[포토] 이정현 '본디 좀비영화 좋아해'

배우 이졍현이 16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영화 '반도'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열연한다. 7월 개봉.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0.06.16/ 2020.06.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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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6월말 개봉 확정..유아인X박신혜의 좀비영화 어떨까(공식)

유아인과 박신혜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살아있다'가 새로운 제목과 6월 말 개봉을 확정 짓고, 런칭 포스터를 공개했다. 영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18일 공개된 '#살아있다'의 런칭 포스터 2종은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심 한가운데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모습을 강렬하고 신선한 비주얼로 담아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휴대폰 신호를 잡으려고 하는 유일한 생존자 준우(유아인)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는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단절된 세상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신선한 설정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 공개된 포스터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날뛰는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와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의 일촉즉발 상황을 담아내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대한민국서울 #AM06:24 #인터넷끊김”이라는 카피는 이들 앞에 펼쳐질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전개를 예고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번 포스터는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 남겨진 유일한 생존자 준우 역을 맡아 극한에 내몰린 캐릭터의 절박하고 막막한 상황을 현실적이고 생생한 연기로 소화해낸 유아인의 새로운 변신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도심 한가운데 고립된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으로 남다른 생존 능력을 보여줄 박신혜는 침착하면서도 거침없이 위기에 맞서는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5.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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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뤄졌다"…'악인전' 마동석 칸行 감격 소감

마동석이 꿈의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악인전(이원태 감독)' 언론시사회에서 마동석은 "칸영화제 초청은 정말 영광스럽다. 꿈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악인전'은 오는 14일 개최되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에 따라 감독과 배우들은 생애 첫 칸 입성을 앞두고 있다.마동석은 "'부산행'이 초청됐을 당시에는 스케줄 때문에 찾아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가게 됐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마동석은 지난 2016년 전세계 영화 팬들을 홀린 한국형 좀비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6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지만 현지 열기를 직접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악인전'이 3년만에 같은 부문에 초청되면서 마동석과 칸의 끝나지 않은 인연을 확인케 한다.마동석에 이어 김무열 역시 "어떻게 보면 칸영화제에 우리나라 대표로 영화를 선보이게 되는 것 아닌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밝혔다.이원태 감독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아주 편하지만은 않다. 끝까지 겸손하겠다"며 "해외 관객이나 국내 관객이나 국적은 달라도 받아들이는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을 잡기 위해 그와 손잡은 강력반 형사가 타협할 수 없는 상황 속 살인범을 쫓으며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은 범죄액션 영화다. 15일 개봉한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5.07 16:34
연예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갑갑한 세상 웃긴 한마디

대작들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침체했던 한국영화계에 코미디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해 닷새 만에 313만 관객을 모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얘기다. 마약반 형사들이 잠입 수사를 위해 차린 치킨집이 ‘맛집’으로 소문난단 기발한 설정이 입소문을 모으며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각각 하루 100만 안팎 관객이 들었다. 개봉 일주일도 안 되어 손익분기점 230만명을 가뿐히 넘겼다. 이에 앞서 이달 초 개봉한 조폭과 고교생의 몸이 바뀌는 코미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 역시 1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특히 ‘극한직업’의 주연배우 류승룡은 최근 4년 동안 ‘손님’ ‘도리화가’ ‘7년의 밤’ ‘염력’등 연이은 흥행 실패로 슬럼프를 겪다가 이번 영화로 다시 평가받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극 중 마약반 고 형사(류승룡)가 시도 때도 없이 말하는 치킨집 선전 문구다. 류승룡의 간드러진 억양이 더해져, 중독성 강한 명대사가 됐다. 재기에 성공한 그를 두고 관객들 사이에선 “지금까지 이런 류승룡은 없었다”는 칭찬도 나온다. 이미 코믹 연기로 인정받은 류승룡과 이동휘를 비롯해 이하늬·진선규·공명 등 마약반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찰진 앙상블에도 호평이 잇따른다. 코미디 영화에 익숙한 배우 조합이 아님에도 이런 반응을 얻은 데는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극한직업’의 대사는 이병헌 감독, 그리고 지난해 5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코미디 ‘완벽한 타인’에 이어 공동각색을 맡은 배세영 작가의 솜씨다. 이병헌 감독은 “신예 문충일 작가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뼈대로, 예고편에 나온 재밌는 대사는 배 작가가 거의 써줬다. 저도 지지 않겠다고 경쟁하듯 더 재밌는 대사를 쓰려 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 자신도 코믹한 말맛으로는 충무로에서 알아주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다. 흥행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각색한 데 이어 코믹 성장물 ‘스물’로 상업영화 감독에 데뷔했다. 이번 영화에선 오합지졸 형사들의 호흡을 박자감 있게 담아낸 연출도 돋보인다. 이번 흥행이 “얼떨떨하다”는 제작사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는 “‘과속스캔들’ 각색 작가 시절부터 이 감독을 봐왔다”면서 “조금이라도 뻔할 것 같으면 다른 방향으로 뒤틀고, 캐릭터 하나하나 애정을 갖고 공을 들이는 게 ‘이병헌표 코미디’의 강점”이라 했다. 강유정(강남대 교수) 영화평론가는 “이병헌 감독은 청춘 코미디 ‘스물’에 이어 지난해 섹스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 등 여러 시도를 해온 코미디의 장인”이라면서 “결국 관객을 움직이는 건 스토리다. 한동안 한국영화가 너무 큰 사회적 이슈에 집중하다 보니 디테일이 결핍된 시나리오가 많았는데, 올해 앞서 개봉한 ‘말모이’의 엄유나 감독이나 이병헌 감독처럼 자기 이야기를 참신하게 펼쳐낸 작가 감독들의 영화를 관객들이 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무거운 대작 영화가 잇달아 극장가를 장악한 데 대한 피로감이 이번 흥행으로 이어졌단 분석도 나온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지난 10년간 한국영화는 ‘1000만 영화’를 동력으로 삼아왔다. 창조적인 것이 아닌 ‘흥행 수치’에 매달리면서 산업적 부조리가 심해지고, 이상하게 범죄 스릴러나 역사 대작에 매몰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넷플릭스 같은 위협적인 경쟁자가 나타나고 대작들이 흥행 난을 겪는 등 위기감이 대두하며 다시금 나온 신선한 장르 영화에 관객이 호응한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미디 영화 ‘내안의 그놈’을 창립작으로 선보인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유정훈 대표는 “콘텐트 홍수라곤 하지만 TV 시트콤까지 사라지면서 의외로 제대로 된 코미디가 없다. 웃음이 필요한 시기에 코미디 영화가 맞아떨어졌다”면서 “단기적으론 지난 연말 대작들이 채워주지 못한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갈증에도 잘 부합했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극장에서 웃을 일이 더 많을 듯하다. 개봉을 기다리는 한국영화 신작 중 코미디 장르가 유난히 많다. 당장 다음 달에만 두 편이다. 14일 개봉하는 ‘기묘한 가족’은 시골마을 무대의 코믹 좀비물. 27일에는 계약결혼을 그린 김동욱·고성희 주연 로맨틱 코미디 ‘어쩌다, 결혼’이 개봉한다. 판다 납치사건에 휘말린 국가정보국 요원(이성민)이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되는 소동극 ‘미스터 주’, 얼떨결에 폐업 직전의 동물원 원장이 된 변호사(안재홍)의 웹툰 원작 코미디 ‘해치지 않아’도 있다. ‘럭키’의 이계백 감독은 배우 차승원과 코믹 여행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방가? 방가!’의 육상효 감독은 장애를 딛고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나의 특별한 형제’를 선보인다. 여성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라미란·이성경은 코믹 수사극 ‘걸캅스’, 나문희는 두 편의 코미디를 들고 온다. ‘소공녀’(가제)에선 갑자기 생긴 손녀와 동거에 돌입한 부산 할매 역을, ‘오! 문희’에선 손녀의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치매 노인 역을 맡았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19.01.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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