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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100kg↑’ 벨기에산 괴물 루카쿠 완벽히 지웠다… 나폴리 4년 만의 승리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7·나폴리)가 또 다른 ‘괴물’ 로멜루 루카쿠(30·인터 밀란)를 원천 봉쇄했다. 공교롭게도 나폴리는 김민재가 벤치로 돌아간 뒤 루카쿠에게 실점했다.김민재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시즌 세리에A 36라운드 인터 밀란과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74분간 활약,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나폴리는 2019년 5월 20일 인터 밀란에 4-1로 대승한 후 리그 맞대결(2무 5패)에서 승리가 없었다. 인터 밀란전에서 4년 만에 웃은 것이다. 설욕의 일등 공신 중 하나가 김민재였다. 직전 몬자전(0-2 패)에서 김민재가 나서지 않은 나폴리는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무기력하게 졌다. 인터 밀란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렸지만, 김민재가 빠진 후반 막판 실점하면서 그의 존재감을 또 한 번 실감한 한판이 됐다.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와 호흡을 맞춘 김민재는 나폴리 후방을 안정적으로 보호했다. 특히 신장 1m91㎝, 체중 100㎏이 넘는 인터 밀란의 공격수 루카쿠를 완벽히 틀어막았다. 루카쿠 역시 ‘벨기에산 괴물’로 불린다. 실제 김민재(1m90㎝·87㎏)보다 신체 조건에서도 우위에 있는 공격수다. 김민재는 영리했다. 루카쿠에게 가는 공을 사전에 차단했다. 인터 밀란 선수들의 패스 길을 파악하고 한발 빠르게 움직였다. 루카쿠가 나폴리 골문을 보고 공을 잡는 기회도 몇 번 없었다. 김민재가 빼어난 예측 수비로 몸싸움 상황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전반 41분 인터 밀란의 로베르토 가글리아르디니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이후 김민재의 수비는 과감해졌다. 전진 수비를 마다치 않았고, 적재적소에 반칙으로 상대 공격 기회를 끊었다. 후반 8분에는 루카쿠가 역습 기회를 잡아 나폴리 골문으로 돌진했는데, 김민재가 뒤에서 빠르게 커버해 공을 뺏어냈다.
나폴리가 안드레-프랑크 잠보앙기사의 득점으로 앞선 후반 27분, 김민재가 롱볼을 막는 장면이 백미였다. 김민재는 높이 뜬 공을 막기 위해 루카쿠와 한 차례 부딪혔고, 직후 영리하게 팔을 써 소유권을 가져왔다. 루카쿠는 이미 김민재와 한 차례 접촉 때 무게중심을 잃었다. 이날 루카쿠는 김민재가 뛰는 동안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산 괴물’이 벨기에산 괴물에 완벽한 승리를 거둔 셈이다.나폴리는 김민재가 교체로 물러난 지 8분 만에 실점했다. 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후반 37분, 페데리코 디마르코가 왼쪽 측면에서 건넨 낮은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대 골망을 출렁였다. 마침 이때 루카쿠의 마크맨이 김민재 대신 투입된 주앙 제주스였다.
루카쿠에게 골을 내준 나폴리는 ‘챔피언의 저력’을 뽐냈다. 후반 40분 조반니 디 로렌초의 감아 차기로 재차 앞서갔고, 경기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는 지안루카 가에타노가 추가 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매조졌다. 김희웅 기자
2023.05.22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