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두 번째 미니앨범 활동 이후 다시 만난 에이핑크(박초롱·윤보미·정은지·손나은·홍유경·김남주·오하영)는 몰라보게 성장해 있었다.
골든디스크·서울가요대상·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 등 6개 가요제 신인상을 휩쓸며 자신감이 넘쳤다. 박초롱·윤보미 등 언니들은 젖살이 빠져 미모에 물이 올랐고, 김남주·오하영 등 동생들은 키가 한 뼘 자랐다.
에이핑크는 성공을 즐길 틈도 없이 비상을 준비했다. 프랑스어로 '1년'을 의미하는 '위나네(UNE ANNEE)'를 정규 1집 콘셉트로 정하고 부쩍 성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타이틀곡 '허쉬'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에이핑크를 만났다.
-데뷔 1년이 지났다.
"벌써 1년이다. 개인적으로는 신체 사이즈가 좀 바뀌었다. 원래 골격이 큰 편이긴 했지만 이젠 내가 꼭 골리앗 같다. 아담해 보이고 싶은데 큰일 났다."(오하영)
"팀 멤버들의 실력이 부쩍 성장했다. '아무 것도 몰라요'였다면 '이젠 좀 알아요'라는 느낌이랄까. 데뷔 당시에는 머릿속에 안무 틀리지 말아야지, 음이탈 조심해야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이젠 무대 위에서 팬들이랑 눈빛 교환까지 가능하다. 하하."(박초롱)
-신인상을 휩쓸었다.
"같은 시기 실력 있는 걸그룹이 많이 나와서, 수상까지는 기대 못했다. 꼭 받고 싶었던 상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정은지)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에서는 너무 긴장해서 준비한 수상 소감 멘트를 다 까먹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려는데, '부'까지만 이야기하고 멘트가 짤렸다. 죄송했다."(손나은)
-멤버들이 꼽는 가장 성장한 멤버는.
"(한 목소리로) 남주다. 데뷔 앨범에서는 잘 부각되지 않았는데, 이젠 물이 올랐다. 노래를 맛있게 부를 줄 안다. 이번 앨범 녹음에서도 남주 파트가 엄청 늘었다. 워낙 연습벌레인데,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윤보미)
-은지의 경상도 사투리는 여전하다.
"처음엔 알아서 고쳐지겠거니 했다. 근데 이젠 고칠 생각이 없어졌다. 오히려 내 매력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이젠 멤버들이 재미있다고 사투리를 배워갈 정도다."(정은지)
-평균 연령도 한 살 늘었다.
"이젠 평균 나이 19살이다. 20살이 된 언니들은 얼굴 젖살이 빠지면서 몰라보게 예뻐졌다. 그래도 성인이 되는 게 싫다. 학창 시절을 누리지 못해서 이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무대에서도 아직은 귀엽고 깜찍한 모습이 편하다."(홍유경)
-앨범 이야기를 해보자. 타이틀곡 '허쉬'는 어떤 곡인가.
"이성에게 고백을 망설이는 수줍은 마음을 표현했다. 에이핑크 만의 핑크빛 느낌이 잘 살아있는 곡이다. 장르는 복고풍의 디스코라고 할 수 있겠다. 복고하면 티아라 선배들이 꽉 잡고 있지만, '허쉬'에는 에이핑크 만의 색깔이 있다. 귀여움과 섹시함의 절묘한 조화랄까. 섹시한 안무까지 소화한다. 기대해도 좋다."(김남주)
-음악적으로 성숙했다.
"조금 더 당돌해졌고 개성도 살아있다. 남주와 초롱 언니가 랩까지 한다."(손나은)
"랩이라기보다는 빠른 말에 가깝다. 이젠 동생들도 도도한 눈빛이나 제스처가 제법이다. 화장실 문 걸어 잠그고 연습했나보다."(박초롱)
-섹시한 모습을 팬들이 좋아할까.
"우리 팬들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섹시한 컨셉트를 원하지 않는다. 앨범이 나오기 전에 빨간 구두를 신고 트위터에 셀카 사진을 올렸는데 '자꾸 섹시하게 나오면 팬 안하다'는 팬들도 있다. 하하. 이러다가 연애 한 번 못할 것 같다."(홍유경)
-목표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라고.
"지난번엔 운이 좋아서 1위를 했다. 버스커버스커처럼 유행을 만들고 싶다. 어느 거리를 걷든 '여수 밤바다'와 '벚꽃 엔딩'이 들리지 않나. '허쉬'도 전국의 거리에서 들렸으면 좋겠다."(정은지)
-홍유경은 '엄친딸'로 화제였다.
"밤 12시에 남주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난리를 치는 거다. 아빠 회사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나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근데 댓글을 보니 '돈이 많아서 로비로 팀에 들어왔다'부터 '부자라서 잘난척이 심하다'는 둥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았다. 언니들이 많이 위로해줬다."(홍유경)
-이제 소주 한 잔 할 나이가 됐다.
"가끔 멤버들끼리 소주도 마시고 싶은데 미성년자 멤버들이 있어서 그렇게는 못한다. 이제 21살이 됐는데, 클럽은 구경도 못했다. 이사님이 생일 때 꼭 데려가신다고 했는데, 말 뿐이었다. 대신 클럽에 가고 싶을 때는 음악을 크게 틀고 불 끈 채로 방에서 춤을 춘다. 막내들이 전기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면서 조명을 맞춰준다."(박초롱)
"언니들이 우리 때문에 술도 못한다. 우리는 언니들 술 마시는 것 구경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만날 생과일주스로 건배를 하고 있다."(김남주)
-연애하는 멤버는 없나.
"우린 아직 연애 세포가 생성이 되지 않은 것 같다. 멤버들끼리도 남자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온통 이번 활동과 관계된 이야기만 한다. 아직 음악 이외의 것은 관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