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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을 '레전드'로 만든 체인지업이었다...김영웅이 쏘아 올린 역전 스리런포 [PO3]

18년 만에 나선 한국 무대에서의 가을.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웃지 못했다. 류현진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2007년 준PO 이후 18년 만에 나선 KBO리그에서의 PS 등판이었다. 하지만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인 그는 삼성의 젊은 타자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이날 성적은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 류현진은 1회 말, 삼성 1번 타자 김지찬을 커브를 결정구로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후속 타자 김성윤도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커브를 구사해 빗맞은 내야(2루) 땅볼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앞선 PO 1·2차전 9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을 상대로 일격으을 당했다. 2구째 컷 패스트볼(커터)가 통타당해 좌중간을 가른 것. 하지만 류현진은 차분하게 1회를 마무리 했다. 정규시즌 홈런왕(50개) 르윈 디아즈를 초구 커터로 2루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했다. 스코어 0-0 균형이 이어진 2회도 순항했다. 류현진은 현재 삼성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김영웅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보여준 뒤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류현진은 김영웅과 함께 삼성의 PS 공격 중심 이재현을 상대로도 삼진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 3개를 연속 구사해 타자의 스윙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류현진은 2사 뒤 김태훈을 상대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해냈다. 3회는 수비 도움을 받았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강민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후속 류지혁에게도 오른쪽 외야로 뻗는 정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공이 한화 우익수 최인호 정면으로 향했고, 공을 잡은 그가 바로 1루 송구로 귀루하지 못한 강민호까지 아웃시켰다. 류현진은 이어진 김지찬과의 두 번째 승부에서 삼진을 잡아내며 3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다. 한화도 류현진의 호투에 부응했다. 4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은성이 호투하던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로를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진 하주석의 타석에서 나온 폭투 때 2루를 밟았다. 하주석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전 2루타를 때려내 한화의 선취점을 이끌었다. 후라도에게 좋은 타격감을 보여줘 주전 심우준 대신 선발 유격수로 나선 이도윤도 우전 적시타를 치며 김경문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한화가 2-0으로 리드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4회 말 수비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던 류현진이 흔들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구자욱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자신의 베이스 커버가 조금 늦어 출루를 내줬다. 이어진 디아즈와의 승부에서는 바깥쪽(좌타자 기준)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내줬다. 그렇게 이어진 김영웅과의 승부. 초구는 체인지업. 이게 걸렸다. 김영웅의 호쾌한 스윙에 맞은 공이 우중간 대형 전광판보다 높게 떠오르더니 그대로 우중간 관중석으로 들어갔다. 스리런포. 류현진이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정규시즌 1피홈런이 있는 이재현은 삼진 처리하며 잘 넘겼다. 하지만 류현진은 바로 이어진 김태훈과의 승부에서 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커브가 통타 당했다. 김태훈은 올가을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통산 홈런 4위(418개) 박병호를 제치고 PO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선수다. 그는 류현진에게도 지뢰였다. 류현진은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마쳤다. 한화는 5회 초 공격에서 손앗버과 리베라토가 연속 2루타를 치며 1점 추격했고, 2사 3루에서 4번 타자 노시환이 역전 투런홈런을 치며 5-4로 앞서갔다. 김경문 감독은 바로 이어진 5회 말 수비에서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좌완 불펜 투수 김범수를 투입했다. 대구=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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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와" 19년 전 류현진 회상한 박진만 감독, "그때보단 구위 떨어졌겠죠?" [PO3]

"2006년보다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19년 전 한국시리즈(KS)에서의 류현진과 맞대결을 추억했다. 삼성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앞서 대전에서 열린 1, 2차전에선 두 팀이 사이 좋게 1승 1패를 거뒀다. 한화의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박진만 감독과는 2006년 KS와 2007년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다. 공교롭게도 2006년 KS에선 박진만 감독이 웃었다. 그해 삼성이 우승했고, 박 감독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이다. 이날 경기 전, 당시를 돌아본 박진만 감독은 "고졸 신인이 그렇게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게 대단하다. 서클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와서 애를 먹었다"라면서도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김태훈(좌익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1~2차전 때와 같은 라인업이다. 다음은 박진만 감독과의 일문일답4차전 선발은?원태인이다. 너무 빨리 얘기했나(웃음). 어제 불펜 피칭 했는데, 몸 상태에 아무 문제 없다. 내일 선발 나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후라도 이전 경기에서 투구수가 많았는데.날짜상 오늘 등판에는 아무 문제 없다. 시즌 때 루틴대로 날짜에 맞춰서 나간다. (후라도에게 기대하는 점은?) 6회까지 완벽하게 던지면 자기 역할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한다. 류현진과 2006년, 2007년에 맞붙었던데.요즘에 영상으로 계속 나오더라. 2006년은 기억 나고, 2007년은 우승을 못한 시즌이라 그런지 기억이 잘 안난다. 당시(2006년에) 류현진이 신인이었던 것 같은데, 상대했던 기억은 난다. 지금은 상대 안 해봐서 비교가 어렵다. 고졸 신인이 그렇게 포스트시즌에서 완벽하게, 선발로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혼자 하고 있다. 당시에 상대했을 땐 어땠나. 그땐 구위도 좋았고 제구도 좋았다. 삼진을 안 먹기 위해서 빠르게 타이밍을 가져가려고 했다. 서클 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왔다. 카운트가 불리하면 어려워져서 보이는대로 막 쳤던 것 같다. 구자욱이 최근에 부진한데. 구자욱은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늘의 키플레이어다. 강민호가 (파울) 타구를 많이 맞으면서 고생하고 있다. 시즌 때보다 더 많이 (파울 타구에) 맞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안방 지키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 강민호가 젊은 투수들을 리드 잘해줘서 지금까지 온 거라고 생각한다. 강민호 선수가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 체력관리를 해주려고는 한다. 지금은 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고려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 문동주의 불펜 등판을 예상하고 있나김경문 감독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펜에 문동주 같은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클 것 같다. 오늘 불펜 운영은?불펜 운영은 정상으로 한다. 선발 투수들이 등판할 예정은 없다. 미출전 선수는?최원태, 원태인이다. 가라비토도 세모나 다름없는 미출전 선수다. 강한 타자들에게 이호성, 배찬승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제일 강력한 투수가 그 2명이다. 위기 때 막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범타, 삼진 잡아낼 수 있는 강력한 선수들이 두 선수다. 깨끗한(주자 없는) 이닝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필요 시엔 위기 때 올라가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 이호성이 시즌 중엔 구속이 빨라도 공이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달라진 원인은?포스트시즌 하면서 자기 볼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그런 자신감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 그만한 기량들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마운드에서 위기 때 상황들을 넘기고 경험을 쌓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인데 좌타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갔다. 최근 타선의 컨디션이나 흐름 등이 좋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지만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1, 2차전과 동일하게 구성했다. 류지혁 타격감?감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선두타자로서 필요한 출루나 투수를 괴롭히는 역할을 고참으로서 잘해주고 있다. 긍정적인 건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친 게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시리즈 운영하는 데 있어서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와 똑같다. 투수 쪽만 달랐다. 선발 투수 부상이 있었다. 작년엔 2명으로 로테이션을 돌렸는데, 올해는 4명의 선수로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점이다. 최원태와 이야기 나눈 건?최원태가 그렇게 과묵한 선수인지 몰랐는데, 요즘에 잘 웃더라. 시즌 땐 한 번을 안 웃더니.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든 것 같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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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캠프 떠나는 SSG, NPB 403홈런 레전드 거포 초빙한 이유 [IS 포커스]

SSG 랜더스가 유망주 캠프에 특별한 손님을 초청했다. 바로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403홈런을 기록한 전설적인 거포 야마사키 다케시(57)다.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고배를 마신 SSG는 오는 25일부터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에서 29박 30일 일정으로 유망주 캠프를 진행한다. 매년 가을 실시했던 마무리 훈련을 '전략적 육성' 중심으로 개편했고, 캠프 참가 인원도 지난해 24명에서 27명(투수 9명·야수 18명)으로 확대했다. 구단 내부적으로 설정한 캠프 핵심 과제는 '장타자 육성'이다. NPB에서 두 차례 홈런왕(1996·2007)에 오른 야마사키를 인스트럭터로 초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재현 SSG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 공격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타자에게 유리한) 랜더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다 보니까 장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SSG의 팀 홈런(175개)은 5위에 머물렀다. 간판스타 최정(23개)을 제외하면 20홈런 이상 타자가 없었다. 3년 연속 팀 홈런 1위(2021~23년)에 오른 적도 있지만 장타 생산이 부쩍 줄었다. SSG는 이번 유망주 캠프 명단에 거포 유망주를 대거 포함했다. 준PO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1루수 고명준, 올해 1군 데뷔 첫 3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한 포수 이율예, 입단 6년 차에 가능성을 보여준 외야수 류효승 등이 야마사키의 지도를 받게 됐다. 선수 시절 명장 호시노 센이치 전 주니치 드래건스 감독과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골든이글스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한 야마사키의 타격 철학과 이론이 SSG 선수들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흥미롭다. 야마사키는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해설가·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해 실전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타격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재현 단장은 "야마사키의 야구 스토리를 보면 바로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홈런왕(2007년, 39세)에 올랐고, 2군 생활도 길게 했다. 야구 외적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거"라며 기대를 내비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10.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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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반가운 강민호?...데이터 무의미한 가을야구, 3차전도 이어질까 [PO]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18년 만에 KBO리그 포스트시즌(PS)에 등판한다. 상대 타선은 압도하지 못했던 삼성이다. 류현진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PS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한화는 1차전에서 9-8로 이겼지만, 2차전에서 3-7로 패했다. 1승 1패 전적을 안고 원정에서 3·4차전을 치러 부담이 커졌다. 무엇보다 1선발 코디 폰세, 2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모두 5점 이상 내주며 예상 밖 고전을 한 탓에 삼성 타선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류현진은 2024년 KBO리그에 복귀한 뒤 삼성전에 5번 나섰다. 총 27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4.50. 대구에서 등판한 3경기에서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6.60이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좌중간·우중간까지 거리가 105m에 불과하다. 올 시즌도 총 171홈런이 나왔다. 투수 입장에서는 장타 허용도 문제지만, 장타를 억제하기 위한 전략을 써야 하다 보니 투구에 어려움을 겪는다.류현진은 2024·2025시즌 8번 이상 상대한 삼성 타자는 7명이다. PO 1·2차전에서 9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좋은 김영웅에게 피안타율 0.364를 내줬다. 김영웅과 함께 함성 타선을 이끌고 있는 젊은 선수 이재현과의 15번 승부에서는 3안타만 내줬지만, 그중 1개가 피홈런이었다. 삼성 베테랑들에게도 약했다. 류현진은 12번 상대한 강민호에게 안타 4개, 볼넷 3개를 내줬다. 구자욱 상대 피안타율도 0.444(9타수 4안타)였다. 강민호는 지난 19일 PO 2차전 9회 초 타석에서 엄상백을 상대로 홈런을 친 바 있다. 구자욱은 PO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친 구자욱도 이제 타격감이 올라올 때가 됐다. SSG 랜더스와의 준PO에서도 3·4차전에 멀티 출루를 해냈다. 류현진은 삼성 다른 베테랑 김헌곤에게도 피안타율 0.444로 약했다. 2025 정규시즌 홈런왕(50개) 르윈 디아즈와는 6번 승부해 안타 2개를 맞았는데, 그중 1개가 홈런이었다. 올 시즌 급성장한 김성윤에게도 5번 중 안타 3개를 맞아 약했다. 한화는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당시 상대한 삼성이었다. 류현진은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4차전에서는 5와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6차전에서 구원 등판했지만, 한화가 전적 1승 1무 4패로 삼성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는 걸 지켜봐야 했다. 류현진은 이듬해 준PO에서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삼성의 탈락을 이끌었다. 그리고 18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지원했다면, 이제는 팀 마운드를 이끄는 리더다. 심지어 올 시즌 KBO리그 넘버원 '원투펀치'로 평가받았던 폰세와 와이스가 차례로 무너졌다. 류현진의 가을 복귀전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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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유일한 미등판 잊어라' 손주영 "선발 등판 후 불펜 대기하겠다" [IS 피플]

LG 트윈스 왼손 투수 손주영(27) 2년 전 아픔을 딛고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정조준한다. 손주영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개인 첫 한 시즌 10승과 규정이닝을 돌파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좌완' 손주영과 송승기를 놓고 선발 한 자리를 고심하다가, 손주영에게 이를 맡기기로 했다. 나머지 세 자리는 앤더스 톨허스트,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가 책임진다. 손주영은 2년 전 KS에서 아쉬움을 안고 있다. LG는 당시 총 14명의 투수를 KS 엔트리에 올렸는데, 이 가운데 손주영만 유일하게 KS 5차전까지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당시 불펜에서 몸을 풀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라며 "결국 실력이 부족해 등판하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손주영은 프로 데뷔 8년 차였던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에 데뷔했다. 특히 구원으로 나선 준플레이오프(준PO) 2경기에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1승 1홀드를 기록했다. PO에선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약했다. 그는 "2023년 한국시리즈 때 등판하진 않았지만 불펜에서 몸을 푸는 등 현장에서 긴장감을 느꼈다. 당시 경험 덕에 지난해 적응이 수월했다"라고 돌아봤다. KS 직행으로 컨디션도 좋다. 그는 "지난해는 (정규시즌 3위로) 밑에서 올라갔고, 올해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래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라며 "(정규시즌과 비교해) 공이 더 묵직했고, 회전수도 잘 나오더라. 구속도 좋았다. 코치님이 '구위가 좋다'고 칭찬했다. 마음이 한결 편하다"라고 웃었다. 손주영은 아직 등판 순서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불펜 등판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그는 "내가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한, 또 팔이 돌아가는 공을 던질 것"이라면서 "선발 등판 후에도 상황이 찾아오면 구원 투수로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지난해 10월 8일 KT 위즈와 준PO 3차전에 구원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투구 수 64개)를 책임진 뒤 이틀 휴식 후 5차전(11일)에 나와 29개(2이닝)의 공을 던졌다. 이어 사흘 휴식하고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이 1이닝(투구수 93개)을 투구했고, 19일 4차전(투구 수 25개)에 또 나왔다. 그는 "지난해 '이틀 쉬고 회복이 되려나' 걱정했는데 신기하게 마운드에 오르니까 또 구위가 나오더라"며 "올해에는 선발 1경기, 불펜 1경기 나간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5.10.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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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퍼즐' 구자욱만 남았다 [PO3]

반드시 살아나야 할 타자가 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주전 선수들 중 유일하게 안타가 없는 타자, 바로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지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모두 침묵했다. 1차전에선 삼진 2개와 뜬공, 땅볼로, 2차전에선 땅볼 4개에 볼넷 하나 골라나간 것이 전부였다. 2차전에선 르윈 디아즈의 적시 2루타에 1루에서 홈까지 쇄도하다 런다운에 걸려 비명횡사하기도 했다. 여러 모로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전력질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평범한 땅볼, 특히 병살 위기 땐 1루까지 전력질주하며 아웃 카운트 1개를 지켜내려 애썼다. 이는 다음 득점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2차전 3회 무사 만루에서 친 땅볼에 전력질주한 그는 1루에 살아나가면서 병살을 피했고, 이는 이후 타선의 3득점으로 이어졌다. 구자욱은 4회에도 병살을 피하며 디아즈의 추가 타점 기회를 이어주기도 했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1차전 뜬공과 2차전 땅볼로 타점 2개를 쌓는 등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도 결국엔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 삼성은 기동력 좋고 출루율 좋은 김지찬-김성윤을 테이블세터로 배치해 효과를 보고 있다. 구자욱의 뒤엔 2차전 2안타 2타점으로 살아난 르윈 디아즈와 PO 타율 0.571의 뜨거운 김영웅이 있다. 이들의 중간인 구자욱이 살아나야 대량득점을 노릴 수 있다. 이미 삼성은 1차전 초반 6득점과 2차전 5득점으로도 확실한 승리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하고 추격을 허용하다 분위기를 넘겨줬다. 하지만 구자욱이 살아난다면 대량득점과 함께 경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부활의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구자욱은 인천 원정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8타수 1안타로 침묵했지만, 홈으로 돌아온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6타수 3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연승 및 PO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대전 원정에선 부진했지만, 홈에서 부활할 수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구자욱은 좋아질 것이다. 언젠간 살아날 것이다. 타순 변동 계획은 없다"라고 신뢰를 보내며 그의 부활을 확신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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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류현진의 시간...월드시리즈도 경험한 한화 마운드 기둥, KS 진출 명운 쥐고 출격 [PO3]

코디 폰세도, 라이언 와이스도 무너졌다. 류현진(38)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진출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의 명운을 쥐고 출격한다. 류현진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PS 마운드 운영 전략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류현진의 3차전 등판은 미리 공개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입단 첫 시즌(2006)부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리빙 레전드'다. 이후 7시즌 동안(2006~2012) 98승을 올리며 KBO리그 최정상 투수로 활약했다. 2013시즌에는 메이저리그(MLB)에 진출, 10시즌 동안 뛰며 78승(48패)을 거뒀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9시즌에는 아시아 투수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르기도 했다. 2024시즌 한국으로 복귀한 류현진은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10승(8패)을 거두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줬다. 2025년엔 마운드의 리더로서 한화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데 앞장섰다. 한화는 18일 치른 PO 1차전에서 9-8로 승리했다. 2차전에서는 삼성 선발 투수 최원태를 공략하지 못해 3-7로 완패했다. 정규시즌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폰세가 6이닝 6실점, 2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삼성 타선의 기세를 살려줬다. PO 1승 1패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이 KS에 진출할 확률은 53.5%(15번 중 8번)다. 유의미한 기록으로 보기 어렵지만, 이미 2차전에서 패하며 분위기를 내준 한화 입장에선 3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류현진은 PS에서 삼성과 총 5번 만났다. 신인 시절이었던 2006년에는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패전 투수(4와 3분의 1이닝 3실점)가 됐다. 4차전에서는 5와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한화가 역전패한 탓에 웃지 못했다. 우승 트로피도 전적 1승 1무 4패로 삼성에 내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듬해(2007) 삼성과의 준PO에서는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를 수상한 바 있다. 류현진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대구 원정에서 고전했다. 2024·2025시즌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총 3번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6.60에 그쳤다. 올해 4월 5일 등판에서는 현재 삼성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재현·르윈 디아즈에게 홈런을 맞고 5이닝 4실점 했다. 류현진은 PO 1차전을 앞두고 18년 만에 KBO리그 PS를 치르는 소감을 밝히며 "재미있을 것 같고, 설레기도 한다. 2007년과 비교하면 (나도) 경험이 많이 쌓였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3차전 선발 투수로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예고했다. 후라도는 2025 정규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위(23번)에 오른 투수다. 지난 14일 나선 SSG 랜더스와의 준PO 4차전에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 류현진 선수 관련 인터뷰는 일간스포츠가 발간한 '한화이글스 포토북'에도 실려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한화이글스 포토북으로 검색하면 구입이 가능합니다. 2025.10.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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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승선 소식'에 엄마 기쁨의 눈물, 삼성 양우현 "2G 연속 결승타 못 잊어, 준비 잘 할게요"[PO 인터뷰]

"상상도 못했던 콜업, 팀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시리즈가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양우현은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 자신이 포함됐다는 소식이었다. 어안이 벙벙 했지만 1군에 합류할 준비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가장 기뻐했던 사람들은 역시 가족들. 어머니는 눈물까지 흘리며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양우현은 "우신 엄마를 위해서라도, 경기에 나가게 되면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2000년생 양우현은 2019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더 출신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기록은 별로 없다. 올해까지 29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올해는 14경기에 나서 타율 0.188(16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퓨처스(2군)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70경기 타율 0.332 2홈런 23타점으로 준수한 편. 하지만 양우현이 가을야구에 뒤늦게 승선할 거라고 예상하는 이는 적었다. 계속되는 가을 시리즈 강행군에 내야수 김영웅의 허리 통증이 양우현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김영웅이 준PO 3차전에서 수비 도중 허리 통증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고, 4차전에도 결장했다. 팀에 내야수가 필요해졌고, 마침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에서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비축시킨 덕에 삼성 코치진은 투수 1명(임창민)을 빼고 내야수 1명을 콜업했다. 양우현이 선택을 받았다. 첫 가을 엔트리 승선이다. 19일 PO 2차전 직전 대전에서 만난 양우현은 "생각하지 못했던 (PO) 승선이다. 어안이 벙벙했는데, 곧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으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규시즌과는 경기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더 좋은 것 같다. 전혀 질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다. 다들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것 같더라"며 "나도 함께 즐기고 있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나가 돼야겠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전했다. 1군 경험이 적은 편이지만, 양우현은 그 적은 기회 속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도 있다. 지난 8월 중순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이틀 연속(22~23일)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양우현은 "당연히 기억한다. 잊을 수가 없다"라면서 "그런 상황이 (PS에서) 내게 온다면, 그때보다 덜 긴장한 상태로 후회 없이 기회를 잡아보고 싶다.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가을 엔트리에 합류한 양우현은 경기 훈련 전 손주인 수비 코치와 한참을 이야기하며 지도를 받았다. 양우현은 "수비에 대한 말씀을 많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경기에서 긴장 안 하고 100% 내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말씀해 주셨다"라며 "탄탄한 연습과 준비가 바탕이 된다면 긴장이 덜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경기 중 언제 나갈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될 수 있도록 더그아웃과 뒤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어 놓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5.10.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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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무너지고 김태훈은 깜짝 스타 등극...2025 포스트시즌, 예측이 무의미하다 [IS 포커스]

포스트시즌(PS) 상식이 모두 깨지고 있다. 예측도 무의미하다. 2025 KBO리그 가을야구가 무르익고 있다. 정규시즌 2위 한화 이글스와 4위 삼성 라이온즈가 18·19일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2차전을 치러 1승씩 나눠가진 가운데, 21일부터 '대구 시리즈'를 치러 1위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KS) 진출권을 노린다. 올해 PS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준PO부터 삼성이 3위 SSG 랜더스에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고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는 일)을 해냈다. 1차전 삼성 선발로 나선 최원태는 그동안 PS에서 11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약했지만,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진만 감독은 2차전 9회 말 3-3 동점 상황에서 선발 투수 자원이자 에이스인 아리엘 후라도를 구원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단기전만의 투수 운영을 실현했다. 하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김성욱이 끝내기 홈런을 치며 SSG의 자존심을 지켰다. PO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3일 KT 위즈전) 이후 보름 동안 정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한화는 18일 1차전에서 장단 15안타를 쏟아내며 9득점했다. 노장 김경문 감독이 "심지어 낮에 치러지는 경기에서 그렇게 좋은 타격을 하는 건 거의 겪어 보지 못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한화 선발 투수 코디 폰세는 6이닝 동안 6점을 내줬다. 그는 2025 정규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승률(0.944) 탈삼진(252개) 부분 1위에 오른 올 시즌 최고의 투수였다. 심지어 한화는 정규시즌 16승 투수이자 2선발인 라이언 와이스마저 2차전에서 4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에서 3-7으로 패한 뒤 "'이 정도 인가'라고 생각했다"라며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외야수 김태훈은 18일 PO 1차전 4회 초 폰세를 상대로 홈런을 치더니, 2차전에서도 3안타를 치며 PS마다 등장하는 '깜짝' 활약 주인공이 됐다. 그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며 밀어낸 선수가 KBO리그 통산 홈런 4위(418개) 거포 박병호였다. 김경문 감독도 1차전에서 올 시즌 11승을 거둔 선발 투수이자 PO 4차전 선발로 유력했던 문동주를 1차전 7회 구원 투수로 투입했다. 김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도 문동주의 구원 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도 리드를 잡으면 문동주가 나설 수 있다. 야구팬은 데이터가 무의미한 단기전 양상에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남은 PS 경기는 최대 10경기. 역대 최초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KBO리그가 더 많은 스토리를 쏟아내며 콘텐츠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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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입대 연기, 잘했죠?" 이 소중한 경험을 못 할 뻔했다, 이호성이 가을을 즐기는 이유[PO 인터뷰]

"저 군대 미룬 거, 잘한 거 같지 않습니까?"인터뷰 말미, "시즌 초 입대를 미룬 결정, 잘한 선택인가"라는 '답정너'같은 기자의 질문에 이호성(21·삼성 라이온즈)은 씨익 웃으며 되물었다. 자신의 호투보다 소중한 가을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호성은 이번 가을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첫 포스트시즌(PS) 데뷔 무대에서 5경기에 나와 4⅔이닝 무실점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이후 매 경기 필승조로 나서며 맹활약 중이다. 18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선 적시타를 허용하긴 했으나 실력은 증명했다. 당시 무사 2, 3루 위기에 등판한 이호성은 첫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분위기를 끌고 왔다. 다음타자 채은성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한 게 아쉬웠다. 이호성은 이 역시 자신의 좋은 경험으로 삼았다. 떨쳐내는 법을 알았다.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PO 2차전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이호성은 1사 후에 안타를 맞았지만 강타자 문현빈을 병살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이호성은 포효했고, 다시 기립박수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이호성은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어제 못 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삼진 2개를 힘으로 잡은 느낌이 들어서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어제 아쉬운 결과는 어제로 묻어두고 오늘 경기 준비에 더 집중했다. 오늘 잘해야 어제 못한 게 묻힌다고 생각하고 더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단기전에선 이미 끝난 경기를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잔상은 없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날 포수 강민호와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 준PO 1차전 2사 만루에서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 그를 격려했는데, 당시 이호성의 미소를 보고 안심한 바 있다. 이날 1사 후 안타를 맞았을 때도 강민호가 이호성에게 다가갔는데, 이날도 이호성은 웃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호성은 "(강)민호 형이 '편하게 네 공 던져'라고 말씀해주셔서 긴장을 덜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강민호의 증언은 더 거칠었다. "홈런 맞고 싶나, 그냥 맞아라"면서도 "우리 이기고 있다. 그냥 던져라, 던지면 못 친다"라며 이호성을 북돋았다고. 모든 것이 값진 경험이다. 이호성은 "정규 시즌 땐 (감정을) 다스리는 게 조금 버거웠는데, 가을야구에선 다르다. (배)찬승이도 나도 즐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꿈에 그리던 무대 아닌가. 내일이 없는 무대니까 오늘 한 경기 한 경기를 더 즐기려 한다. 지금의 경험이 내년 시즌에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더 재밌게 공을 던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정이) 힘들지만, 지금은 마냥 재밌다"라고도 덧붙였다. 하마터면 이 소중한 경험을, 이호성은 하지 못할 뻔했다. 당초 이호성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서류 전형에 합격해 5월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구단의 권유로 입대를 연기했고, 가을무대까지 섰다. 이호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정말 쉽지 않은 길인데, 이걸 하나하나 다 느껴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격스럽다. 입대를 연기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라며 씨익 웃었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5.10.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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