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0억원 증여 증폭' 부자들 자식보다 손주에게 재산 증여 추세
부자들이 상속보단 증여, 자식보단 손주에게 증여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미성년자들이 부동산임대소득을 신고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국세청이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제출한 증여세 결정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 증여세 결정 건수는 16만421건으로 2년 전인 2016년의 12만4876건보다 28.5% 늘었다. 이에 따른 총 결정세액은 3조5282억원에서 5조3176억원으로 50.7% 급증했다. 증여재산가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증여 건수는 2016년 412건에서 2018년 740건으로 79.6%나 늘었다. 같은 기간 관련한 증여세 결정세액은 1조165억원에서 1조6851억원으로 65.8%나 늘었다. 1000만원, 5000만원, 1억원, 3억원, 5억원, 10억원, 20억원, 30억원, 50억원, 50억원 초과로 구간을 구분했을 때 50억원 초과 구간이 건수도 결정세액도 증가율이 가장 높다. 증여 재산가액은 그해 증여액에 10년 이내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 이상 증여액을 합산한 금액이다. 증여세가 늘어나는 현상은 상속세와 대비된다. 2018년 상속세 결정 인원은 8002명으로 2016년의 7393명보다 8.2%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결정세액은 2조2561억원에서 2조5197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증여와 상속은 모두 무상이전이나 사후에 이뤄졌느냐 생전에 이뤄졌느냐에 대한 차이다.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총 재산가액은 2016년 6848억원에서 2018년 1조2579억원으로 83.7% 증가했고, 관련한 증여세 역시 1254억원에서 2732억원으로 117.9% 급증했다. 특히 2018년 전체 서울지역 미성년자 증여세 결정액 1886억원 중 절반이 넘는 1116억원이 강남3구에서 나왔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미성년자는 2016년 1891명에서 2018년 2684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납부한 부동산임대소득은 380억원에서 548억원으로 늘었다. 재벌들에게도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 허서홍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은 11세 조카에게 17억원 이상의 고급 빌라 선물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GS에너지 허용수 사장의 16살 아들은 2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0.04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