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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름휴가는 가야죠" e커머스·쇼핑 업계, 사활 건 휴가 상품 일제 출시
코로나19로 좀처럼 출시되지 못했던 여름휴가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상당수의 직장인이 코로나19 때문에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안전한 휴가지'를 찾아 나서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e커머스 업체와 호텔, 쇼핑업계는 이들을 위한 맞춤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람이 붐비는 '7말 8초(7월 말~8월 초)'를 피해 연말까지 여행 기간을 확대하고, 국내 5성급 호텔을 유례없는 특가로 내놓으면서 조심스럽게 바캉스 준비를 시작하는 휴가객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여름휴가? 12월까지 가세요 e커머스 기업 티몬은 8일 코로나19로 여름휴가 여부를 고민하는 고객을 위한 '2020 얼리썸머 페스티벌'을 연다고 밝혔다. 매년 초여름마다 열어왔던 페스티벌이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티몬은 휴가 기간을 성수기인 7~8월 외에도 12월 31일까지 기간을 확장한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여름을 넘어 가을과 겨울까지 휴가를 미룰 계획인 고객들을 위한 복안이다. 국내가 대세다. 해외 여행지는 아직 '하늘길'이 제대로 열리지 않은 데다가 여러 제한으로 찾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티몬은 제주·강원·부산·여수 등 지방은 물론 서울·인천 등 도시까지 숙박·항공·렌터카·레저·공연·전시·지역 상품 등을 총망라했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대부분 국내 여행지와 관광 장소 등으로 채워졌다. 코로나19 속에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것은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며 "기간도 연말까지 오픈돼 있어서 본인의 선택에 따라 일정을 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여행 업계가 위축된 지금이 비교적 저렴하게 숙박과 항공권을 장만할 수 있는 시기다. 이 관계자는 "국내 5성급 호텔은 큰 폭의 할인이나 특가 상품이 웬만해서는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일찌감치 예약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시설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홈쇼핑 업계는 e커머스 업계보다 한발 빨리 움직여 재미를 봤다. 국내와 근거리, 보복소비에 초점을 맞춰 지난달 출시한 상품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2일 해외여행을 지양하는 여행심리를 반영해 'L7' 호텔 숙박권을 방송 판매했다. '지금 시국에 여행 상품은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롯데홈쇼핑은 방송 52분 만에 상품을 모두 팔아치우며 기존 목표 대비 250% 성과를 냈다. GS샵도 지난달 2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패키지'를 목표 대비 300% 초과 달성했다. 언택트? 호텔에서 '프라이빗' 휴가 어때요 호텔 업계는 '언택트(비대면)' 상품으로 소비자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서울 남산 아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가족과 가족에 초점을 맞춘 '그랜드 서머' 패키지를 선보였다.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16일까지 투숙하는 고객의 자녀들을 위해 호텔 곳곳의 숨겨진 장소를 찾아 인증샷 찍기 미션을 수행하면 키즈 코스메틱 브랜드 ‘리틀글램걸즈’의 상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제주신라호텔은 남들보다 빨리 움직이려는 20~30대 투숙객의 마음을 잡을 6월 한정 패키지를 내놨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문화를 총망라했다. 소수의 인원만 참여할 수 있는 '플로팅 요가'와 '루프탑바'에서 즐기는 칵테일 등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배고자 하는 젊은 층의 발길을 잡아끌 것으로 보인다. 제주신라호텔은 이 패키지를 2박 이상 이용하면 저녁노을과 어우러진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선셋 요트 체험'을 덤으로 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빚어낸 걱정과 공포로 인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여름 휴가조차 부담스러운 것이 맞다. 하지만 이 상황 속에서 안전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가급적 성수기와 밀집지역은 피하면서 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는 안전한 여행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0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