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상트人톡] 신태용의 짧고 굵은 한 마디, "스웨덴전에 '올인'했다"
"스웨덴전 중요성? 가장 중요하다!"외신의 질문을 받은 신태용 감독의 짧고 굵은 한 마디였다. 신태용 감독은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소노프 지역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베이스 캠프 입성 후 첫 훈련을 갖는다. 훈련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신 감독은 "지금 우리는 스웨덴전에 모든 것을 올인한 상태"라며 "우리가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고 '꿈의 무대'에 나선 신태용호지만,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넘어지고 평가전의 내용과 결과마저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3전 전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앞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볼리비아와 득점 없이 비기고 전면 비공개로 치러진 세네갈전에선 0-2로 패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꺾인 상황이다. 신 감독 역시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후 국제축구연맹(FIFA) TV와 인터뷰에서 "세네갈전 패배로 팀 분위기도 조금 가라앉았다"고 얘기한 바 있다.그러나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 첫날을 맞아 훈련장을 찾은 신 감독의 얼굴은 한결 밝은 모습이었다. "우리 팬들이나 언론에서 볼리비아전 분위기를 타기 위해 이기고 갔어야한다는 말씀이 많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문을 연 신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볼리비아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다만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 있어도 평상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몸이 무거운 상태로 대비하다보니까 아쉬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머릿속에 있는 조직적인 전술, 팀을 만들어가는 구상은 됐기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부분전술, 세트피스, 조직적인 훈련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얘기한 신 감독은 "오늘 훈련에는 이용만 50대50 정도고, 나머지 선수 22명은 모두 참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신 감독은 훈련장에 대해 "가림막, 차단막 요청했을 때 주변 시설이 다 군사시설이고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하단 얘기를 들었다. 그런 부분에선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고, 잔디는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한 뒤 "오스트리아에선 스웨덴전을 대비해 체력적으로 타이트하게 운영했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휴식과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컨디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도 늦게까지 해가 떠있었는데 여긴 그보다 더 길게 해가 뜨고 새벽 일찍 밝아진다.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선수, 코칭스태프 방마다 차단막을 설치했기 때문에 아침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며 "선수들 생체 리듬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언했다.지금까지 평가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던 만큼, 수비가 강한 스웨덴을 상대로 득점이 가능할 지가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어느 팀보다 수비라인이 견고하고 피지컬도 뛰어나기 때문에 중앙을 지키는 경향이 뛰어나다"며 "이를 깨기 위해 영상 분석도 하고 평가전도 관전하고, 여러모로 고민하면서 훈련하고 또 준비 중이다.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신태용호 입장에선 어찌됐든 1차전 스웨덴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스웨덴전 외의 다른 팀에 대한 전력 분석 여부에 대해선 "지금 우리는 스웨덴전에 모든 것을 올인한 상태다. 스웨덴과 멕시코는 동일하게 분석해서 들어가는 입장인 만큼 멕시코는 스웨덴전이 끝난 뒤 집중하겠다"며 "독일은 워낙 선수 구성이 탄탄한 팀이고 고민 많이 했지만 미리 분석하기보다 1, 2차전 끝난 뒤 현장에서 분석할 여지가 더 많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스웨덴전 베스트11이 실전에서 가동되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는 없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80~90% 정도는 뛰었고, 베스트11을 만드는 훈련 프로그램도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상대 공격수인 베리와 토이보넨에 대해 "신체적인 조건이 좋다보니 개인 기량에서 스피드보단 높이에 집중, 잘 막아야 한다"고 얘기한 신 감독은 "혼자서 막기보다 협력수비로 세컨드볼을 잘 막아주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스웨덴의 야네 안데르손 감독이 한국에 대해 영상 분석도 하지 않았다는 말에 대해선 "스웨덴이 우리를 분석하지 않았다는 말은 100% 거짓말이라 본다.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스웨덴 신경쓰지 않는다, 준비하지 않았다는 말은 할 수 있다"고 얘기한 뒤 "스웨덴 감독도 생각이 있어 그렇게 얘기했을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골키퍼 3명의 경쟁 구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신 감독은 "경쟁이라고 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3명 모두 경험이 많고 어느 누가 출전해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분석하며 "그날 컨디션에 따라 출전 선수가 누가 될 지 보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매 경기 최대 출전 선수는 14명이고 나머지 9명은 벤치에 있어야 한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고 그 마음도 잘 알고 있다"며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 어떤 선수라도 경기장에 나서면 100% 이상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다독였다.물론 포메이션, 선발 명단에 대해선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비밀'을 지켰다. 스리백, 포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대답하기 곤란하다. 이제까지 힘들게 준비한 부분인 만큼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6.13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