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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동기부여" 전국대회 19연승, 드래프트 6명 지명 덕수고의 '황금 비결' [IS 포커스]

덕수고는 고교리그 강팀이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지난 4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와 5월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7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까지 전무후무한 '전국대회 19연승' 대업을 달성했다.덕수고의 뎁스(선수층)와 전력은 지난 11일 열린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날 덕수고는 전주고·경기상고와 함께 '역대 단일 연도 드래프트 동일 학교 최다 지명' 공동 2위(1위 2024년 장충고 7명)에 해당하는 6명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지명 순도도 꽤 높았다. 투수 원투펀치 정현우(키움 히어로즈)와 김태형(KIA 타이거즈), 주전 내야수 박준순(두산 베어스)이 1라운드에서 호명된 것이다. 1라운드에 지명된 총 10명의 선수 중 3명이 덕수고 출신이었던 셈이다.덕수고는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6명(나세원·안규현·임동휘·임병욱·전용훈·한주성)의 선수가 지명된 '이력'이 있다. 역대 단일 연도 드래프트에서 6명 이상의 지명자가 한 학교에서 나온 건 총 10회. 이 중 2회는 덕수고가 유일하다. 지난해에도 3명(이선우·김재형·백준서)의 선수가 프로 꿈을 이뤘다. 변수가 많은 드래프트에서 매년 꾸준하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 특성에 따라서 맞춤 지도를 하고 선수들과 소통도 많이 하려고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계속 (대회 결승 같은) 큰 경기를 하니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스스로 찾아 연습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2007년 덕수고 사령탑에 오른 정윤진 감독은 긴 시간 팀을 맡았다. 감독 부임 전엔 10년 넘게 코치로 덕수고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어떤 감독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그만큼 선수의 능력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도 방향을 정한다.그사이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선수들이 입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정윤진 감독은 "(부임한 뒤) 전국대회에서 18번 우승했다"라며 "우리는 운동량이 많다. 다만 시켜서 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한 해 잘했으면 그다음 해에는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유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A 구단 운영팀장은 "덕수고는 훈련을 꽤 많이 한다. 코치들이 힘들어할 정도"라며 "기본적으로 잘하는 자원들도 많이 영입된다. 아무래도 팀 성적이 나고 프로에 가는 선수들도 나오다 보니까 부모와 선수 모두 선호한다"라고 평가했다. 주축 선수 6명이 빠져나간 덕수고의 내년 시즌은 어떨까. B 구단 스카우트는 "전력이 크게 휘청거리진 않을 거 같다. 어느 정도의 성적은 유지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3학년 진학을 앞둔 거포 오시후는 벌써 내년 시즌 상위 지명 후보로 꼽힌다. 빠져나간 선수 공백을 채우는 건 감독의 역할. 정윤진 감독은 "현재 봤을 때 올해만큼의 성적을 낼 레벨(전력)은 아닌 거 같다. 그래도 선수를 믿는다. 우승을 노려보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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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신인 드래프트, 누굴 뽑느냐만큼 중요한 지명 후 플랜

오는 11일 열리는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구단마다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현장에선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후보는 대체로 투수 중심일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A 구단 관계자는 "야수 중에선 (1라운드 후보로 꼽을 선수가) 덕수고 박준순 정도일 거 같다"고 귀띔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1라운드 야수 지명을 고려한 구단도 더러 있었지만, 투수 뎁스(선수층)가 워낙 약해 방향을 선회한 구단도 감지된다.현재 거론되는 1라운드 후보는 '전체 1순위'를 다투는 정현우(덕수고)와 정우주(전주고)를 비롯해 김태형(덕수고) 김태현(광주일고) 배찬승(대구고) 김영우·김동현(이상 서울고) 김재원(장충고) 김서준(충훈고) 권민규(세광고) 등이다. 여기에 최종 회의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를 '깜짝 지명'하는 팀이 나온다면 박준순 이외 한지윤(경기상고) 차승준(마산용마고)의 이름이 호명될 가능성도 있다. B 구단 관계자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내부적으로 정현우 지명을 낙점한 거 같다"면서도 "정우주뿐만 아니라 김태형·배찬승 등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대회 투구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우는 왼손 투수로 150㎞/h의 빠른 공을 던지고 변화구 구사와 제구 모두 안정적이다. 오른손 투수 정우주는 올해 고교리그 최고 156㎞/h를 기록한 파이어볼러. 또 다른 오른손 투수 김태형은 150㎞/h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슬라이더가 수준급이다. 왼손 투수 김태현은 140㎞/h 후반대 묵직한 직구에 커브와 스플리터 조합이 위력적이다. 김태형과 김태현 모두 선발 투수로 성장할 유망주라면 배찬승은 불펜 투수가 적합하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배찬승은 최근 막을 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소래고전에서 148㎞/h 이상 직구를 꾸준히 던져 눈길을 끌었다. 선발이 필요한 팀은 김태형과 김태현, 왼손 불펜을 빠르게 활용한 선수를 찾는다면 배찬승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다.왼손 투수 권민규는 구속이 140㎞/h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제구와 안정감이 돋보인다. 오른손 투구 김서준은 지난 7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까지만 하더라도 150㎞/h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투구 감각을 잃어버린 모습이어서 스카우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오른손 투수 김영우는 "전체 1순위급 잠재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직구 구위가 좋다. 다만 문제는 역시 제구. 이는 같은 오른손 투수 김동현과 김재원도 마찬가지다. 김동현은 150㎞/h대 직구에 스플리터를 던지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김재원은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으나 구위와 제구가 물음표다. 1라운드 지명 후보 선수들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있다. 프로 입단 후 투구 동작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작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게 바로 스카우트팀의 역할이다. 육성의 시작점은 선수를 오랫동안 지켜본 스카우트팀이기 때문이다. 치명적인 약점과 보완 가능한 단점을 구분하고, 장기 플랜을 세우기 위해선 경험에서 나오는 안목과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베테랑 스카우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스카우트는 트래킹데이터 같은 정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선수 태도나 자세, 그리고 육성 플랜 등을 두루 살피는 정성적 평가 능력도 간과할 수 없다. 신인 드래프트가 3~4년 후 팀의 주축이 될 선수를 뽑는다는 점에서 긴 호흡이 필요하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9.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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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조금 와전" 156㎞/h '광속구' 정우주, 거취는 아직 고민 중

이달 초 열린 제2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은 여러 이유로 화제였다. 고교 올스타로 마운드를 밟은 선발 정현우(덕수고)를 비롯해 정우주(전주고) 박정훈(비봉고) 김태형(덕수고) 박세현(배명고) 양수호(공주고) 김영우(서울고) 등 등판하는 투수마다 150㎞/h 강속구를 거뜬하게 던졌다. 특히 정우주는 최고 156㎞/h 이르는 빠른 공을 포수 미트에 꽂았다. 현장에선 "정우주의 직구는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나 타자 입장에선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여 정타를 때려내기 어렵다"는 호평이 이어졌다.경기 후 '정우주가 한국에 잔류(KBO리그 도전)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왔으나, 실제 만난 그의 말은 달랐다. 2025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유력한 정우주는 "(내용이) 조금 와전된 것 같다"며 "아직까진 올해 첫 번째 목표가 전체 1번이고, 프로야구를 거쳐 미국에 가는 게 이상적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내 가치를 어떻게 보는지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즉, 아직 진로를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사실 정우주가 가장 좋았을 때는 올해 초였다. 2월과 3월 여러 경기에서 150㎞/h 이상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했다. 정우주의 등판만으로도 상대 타자들이 한숨을 쉴 정도였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한 것은 물론이고, MLB 스카우트의 관심도 뜨거웠다. 그러나 4월에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결승전을 비롯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황금사자기 대회에선 MLB A 구단 고위 관계자가 보고 내용과 다른 투구로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정우주로선 MLB 고위 관계자가 다시 한국을 찾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7월 2일~16일)에서 그의 가치가 결정될 듯하다. 이 상황을 잘 이해하는 정우주는 "몸 상태도 괜찮고 변화구가 꽤 좋아졌다"며 "남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전주고 포수 이한림은 "직구가 압도적인데 변화구 제구가 잡히고 있다.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가 모두 좋아졌다"고 귀띔했다.정우주와 함께 전체 1순위 지명을 다투는 선수는 덕수고 왼손 투수 정현우다. 정우주는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선의의 라이벌"이라고 강조하며, "정현우는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 완성도가 높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경험이 부족한 편이라서 경기 경험이 쌓이고 체계적으로 연습하면 향후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현우는 정우주에 대해 "가볍게 던지는 것 같은데도 150㎞/h 이상이 쉽게 나올 정도로 구속과 구위에서는 압도적"이라고 칭찬했다.정우주는 "올해 목표 구속은 158㎞/h"라고 자신 있게 밝히며 "장래에는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 구속을 찍으며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청룡기와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7월 23일~8월 5일)에서 정우주는 어떤 투구로 MLB 구단의 평가를 받게 될까. 올 초부터 MLB B 구단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다만 그 구단은 국제 스카우트에서 큰 금액을 쓴 적이 없어, 뜬소문에 그칠 수도 있다. 한국에 남든, 미국에 가든 정우주에게 중요한 것은 압도적인 투구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그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6.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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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NC' 금강불괴 코치가 돌아본 물금고 언더독 반란, "우리 선수들 정말 대견하죠?"

“선수들이 정말 대견합니다.”비록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물금고가 이번 청룡기에서 보여준 열정과 성적은 대단했다. 창단 첫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하기까지 물금고는 10점 차 역전 드라마(대회 16강전), 야구 명문고 제압 등 파란을 연달아 일으켰다. 비록 결승에서 경북고의 벽에 막혀 우승은 좌절됐지만, 물금고는 ‘언더독의 반란’과 함께 고교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물금고 선수들을 지도한 최금강 코치의 목소리에서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최 코치는 경기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는데 (결승전에서 져서) 아쉽다.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그동안 그늘 한 점 없는 야구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면서 고생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보상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최금강 코치는 고생한 선수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공)민서가 최다 안타(12개)상을 받으면서 잘해줬고, 마운드에선 (조)동휘가 1학년인데도 씩씩하게 잘 던져줬다. (배)강현이도 3학년 부담 탓인지 한동안 처져 있다가 이번 대회에서 잘해줬고, (서)보한이도 이렇게까지 잘해줄 거라고 예상 못했는데 잘 던져줬다. (박)세현이는 통증에도 출전 의지를 불태우면서 힘을 실어줬다”라며 한 명 한 명 감사 인사를 건넸다. 창단 첫 결승전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최 코치에겐 감동이었다. 2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마산고를 16강전에서 만나 10점 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로 첫 승을 거뒀고, 강호 충암고와의 8강전에선 140㎞/h 중후반 구속이 나오는 강투수들을 상대로 장단 14안타를 때려내며 창단 첫 전국대회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최금강 코치는 “날씨 운도 따랐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이 대단했던 덕에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 게 아닐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들을 지도한 최금강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순 없다. 때로는 따뜻한 격려로 선수들의 용기를 북돋는 한편, 필요할 땐 따끔한 한 마디로 선수의 멘털을 바로잡기도 했다. 10점 차를 뒤집은 16강전, 13-12 1점 차 리드를 가져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1학년 조동휘에게 최금강 코치는 따뜻한 격려의 한 마디를 건넸다. 최 코치는 “동점이나 역전 준다고 동요할 필요 없다. 급한 건 오히려 상대 팀이고 너는 차분하게 네 공만 던지면 된다”고 조언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 결과 조동휘는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의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서보한에겐 달랐다. 16강전 선발로 나와 2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그가 충암고와의 8강전 7회 2사 만루 상황서 재등판하자, 최금강 코치는 그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7-7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그에게 최 코치는 “마산고전에서 팀이 고전했던 건 (선발이었던) 네 책임도 있다. 그런데 동료들이 그 경기에서 승리하고 오늘도 동점까지 잘 끌고 왔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있다면 죽어라 던져서 무조건 네가 막아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렇게 마운드에 오른 서보한은 만루 실점 위기를 넘긴 뒤 2⅓이닝 2실점으로 강호 충암고 타선을 막아내며 팀의 창단 첫 준결승행을 견인했다. 최 코치의 당근과 채찍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2년 차 초보 지도자임에도 노련하게 선수들을 지도했다. 최금강 코치는 선수 시절 경험이 지금의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2년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 코치는 2021년까지 9년 동안 뛰며 선수 경력을 쌓아왔다. 2015년엔 14홀드로 필승조 역할을 했고, 2016년엔 11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까지 밟았다. 2021년 겨울 팀을 떠난 뒤 최금강은 이듬해 물금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프로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팀을 전국대회 결승전까지 끌어 올렸다. 최금강 코치는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프로 시절 경험을 많이 되살린다. ‘이럴 때 최일언 코치님은 어떻게 하셨지, 저럴 때 지연규 코치님은 뭐라고 하셨지’ 등을 기억해내면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무작정 지시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경기 전 투수들에게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킨 뒤 지시를 내린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투수, 포수들과 상의도 많이 한다. 매번 결과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선수들이 잘 믿고 따라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정말 재밌고 뿌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전국대회 결승전 열기를 맛본 물금고는 이제 8월에 열리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향해 다시 담금질에 돌입한다.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도 경남 대표로 출전해 또 한 번의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금강 코치는 “5월 황금사자기 땐 선수들이 많이 긴장해서 좋은 모습을 못 보였는데, 이번 대회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을 것이다. 잘 준비해서 봉황대기에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아직 전력상 다른 팀에 비해 완성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선수들이 안좋은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윤승재 기자 2023.07.2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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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윤영철, 전체 2순위로 KIA행...'좌완 왕국' 입성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가 '좌완' 유망주 한 명을 더 보강했다. KIA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행사, 충암고 좌완 투수 윤영철(18)을 지명했다. 윤영철은 올 시즌 등판한 15경기에서 13승 2패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했다. 2학년이었던 2021년 대통령배·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2관왕을 이 끌만큼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투수다. 올해 한층 기량이 성숙했다. 당초 '고교 최대어'로 평가받던 심준석이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했고, 김서현이 1순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윤영철의 KIA행도 예견됐다. 좌완 투수 자원이 많은 KIA가 야수를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남은 선수 중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를 선택했다. KIA는 리그 최고 에이스 양현종,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가 있다. 젊은 자원도 많다. 선·후배 경쟁 시너지가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2022.09.15 14:20
프로야구

KIA의 선택은 '무난하게' 윤영철?

오는 9월 열리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 관심사는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KIA 타이거즈의 선택이다. '고교 최대어' 심준석(덕수고)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선언으로 202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화 이글스 지명은 김서현(서울고)으로 기울었다. 김서현은 심준석과 함께 고교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투수 유망주로 여러 스카우트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IA는 심준석이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한화 지명에 따라 심준석과 김서현 중 한 명을 뽑으면 됐지만, 그의 불참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KIA행이 유력한 첫 번째 선수는 왼손 최대어 윤영철(충암고)이다. 윤영철의 올 시즌 고교리그 성적은 13승 2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뛰어나다. 구속을 갖춘 제구되는 왼손 투수로 가치가 높다. 지난 7월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선 감투상을 받기도 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윤영철은 꾸준히 심준석과 김서현 다음이라는 얘길 들었다. 무난하게 뽑는다면 윤영철의 KIA 지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윤영철이 왼손 투수라는 점이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과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 오는 9월 전역을 앞둔 2019년 1차 지명 김기훈이 모두 왼손 투수다. 팀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오른손 투수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김유성(고려대)과 경남권 투수 최고 유망주 신영우(경남고)가 후보. 하지만 김유성은 학교폭력 이력, 신영우는 전체 2번으로 뽑기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많은 구단이 KIA를 주목하고 있다. KIA가 어떤 선수를 호명하느냐에 따라서 뒷순위 지명권을 가진 구단들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왼손 선발 자원이 없는 한화에 윤영철이 더 어울리는 픽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오른손 유망주 문동주를 뽑지 않았나. 하지만 김서현을 거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1~2순위라고 평가하는 선수를 놔두고 3~5순위 선수를 먼저 지명하기 어렵다. 누굴 거르고 누굴 찍었다는 후폭풍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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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아마MVP 이주형 "이정후 선수 상대하고파"

우완 사이드암 투수 이주형(18·충암고)이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아마 최우수선수(MVP) 상을 받았다. 이주형은 올해 22경기에서 91이닝을 던져 9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키 195㎝·체중 100㎏의 당당한 체격인 이주형은 최고 구속 시속 145㎞ 직구와 주 무기 싱커로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올해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충암고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대통령배에선 인상고와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청룡기에선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와 역투해 MVP와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이주형은 지난 9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에 지명됐다. 이주형은 수상 후 "프로에서 누굴 가장 상대해 보고 싶나"라는 질문에 올해 타격왕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꼽았다. "자신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자신 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이어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 "이른 시일 내 1군에 합류해서 신인왕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아마 지도자상은 이영복(52) 충암고 감독이 가져갔다. 이 감독은 지난 2004년 말 충암고 야구부를 맡은 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 사이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 했다. 그러나 올해 청룡기와 대통령배에서 우승하면서 '만년 준우승 팀' 꼬리표를 뗐다. 대통령배는 31년 만에 우승, 청룡기는 1970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이라 기쁨이 더했다. 이 감독은 "과분한 상을 받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장에서 잘해줬기 때문에 제가 받는다. 앞으로도 선수들 위해서 더 연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겸손한 자세로 지도하겠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2021.12.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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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이주형 vs 최지민, 아마 MVP 경쟁

올해 고교야구 무대에선 투수가 유독 빛났다.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아마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유망한 투수 이주형(18·충암고)과 최지민(18·강릉고)이 올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이주형은 올해 22경기에서 91이닝을 던져 9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키 195㎝·체중 100㎏의 당당한 체격인 이주형은 최고 구속 시속 145㎞ 직구와 주 무기 싱커로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올해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충암고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대통령배에선 인상고와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청룡기에선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와 역투해 MVP와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이주형은 올해 활약에 힘입어 지난 9월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에 지명됐다. 고교 최고 좌완 투수인 최지민의 올해 성적도 아주 뛰어났다. 15경기에 나와 8승 1패,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했다. 키 186㎝·체중 94㎏인 최지민은 고교 선수답지 않은 정교한 제구력을 뽐냈다. 최지민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점령했다. 5경기에 나서 3승을 거뒀다. 21과 3분의 1이닝을 던졌서 1자책점만 기록하면서 MVP와 우수투수상을 모두 석권했다. 최지민의 호투에 강릉고는 1975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최지민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아마 지도자상에는 이영복 충암고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이 감독은 지난 2004년 말 충암고 야구부를 맡았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잘 파악하고, 팀 전력에 맞는 선수를 빠르게 영입해 충암고의 조직력을 잘 다졌다. 이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충암고는 2005년에 대통령배 준결승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우승을 코앞에 두고 놓친 적이 많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 사이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 했다. 그러나 올해는 청룡기와 대통령배에서 우승하면서 '만년 준우승 팀' 꼬리표를 뗐다. 대통령배는 31년 만에 우승, 청룡기는 1970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이라 기쁨이 더했다. 이 감독은 올해 주말리그 서울권B에서 전·후반기 감독상에 이어 대통령배, 청룡기 감독상도 가져갔다. 박소영 기자 2021.11.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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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청룡기 석권' 이영복 감독 "저도 선수들 눈치를 봅니다"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은 충암고다. 충암고는 지난달 22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라온고를 10-4로 꺾고 1990년 24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5일 열린 제76회 청룡기 결승전에서도 군산상고에 7-3으로 승리했다. 창단 51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고교 메이저대회(대통령배·청룡기·봉황대기·황금사자기)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충암고의 힘은 수비력이다. 특급 유망주로 평가되는 선수는 없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이 많다. 대통령배 결승전에서도 빈틈없는 수비로 공격력이 좋은 라온고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패기와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영복(52) 감독의 지도 방침을 선수들이 잘 흡수한 덕분이다. 이 감독은 "선수 이전에 학생이다. 실력은 부족할 수 있다. 배우려는 자세로 활기차게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를 조금 잘한다고 프로 선수처럼 굴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선수들이 겉멋이 든 플레이를 하거나, 안타를 친 뒤 어슬렁거리며 뛰는 장면을 보면 불호령을 내린다.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영복 감독은 충암고 야구부의 살아 있는 역사다. 고교 시절 선수로 뛰었고, 짧은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충암고 코치로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충암초·충암중 감독을 역임했고, 2003년 8월부터 18년째 충암고 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상삼, 변시원, 류지혁(이상 KIA), 고우석(LG)이 그의 제자다. 아마야구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만큼 어린 후배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학생다운 자세와 강한 체력의 중요성은 철저하게 강조하지만, 훈련에 지친 선수들을 그저 다그치기만 하진 않는다. 갑자기 수건돌리기 같은 '고전' 레크리에이션을 진행, 밝은 팀 분위기와 단합을 유도한다. 이영복 감독은 "나도 선수들 눈치를 많이 본다. 지친 아이들을 데리고 억지로 운동할 순 없는 노릇이다. 가벼운 게임을 하다 보면 처진 분위기도 완화된다. 그 기운으로 야구를 하면 조금 더 즐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훈련을) 할 때는 제대로 하고, 야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길 바라는 내 마음을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제는 알아서 잘한다. 경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내가 (경기 흐름을) 망치면 안 되겠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올해는 이영복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봉황대기(2007년)와 황금사자기(2009·2011년)에 이어 청룡기와 대통령배 우승까지 이끌며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은 "도움을 주신 교장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이태윤 야구부장 그리고 학부형들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팀들을 상대로 잘 싸우며 큰 대회 우승을 해낸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번 충암고 야구의 명예를 드높인 이영복 감독.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제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이 감독은 "환희의 순간은 지나갔다. 선수들에게 '자리를 지키는 건 빼앗는 것보다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선수들이 운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잘 이끌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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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고 돌풍 이끈 강봉수 감독 "선수단에 고개 숙여 감사"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는 정상에 오른 충암고만큼이나 패자로 최종 무대를 빛낸 라온고가 큰 박수를 받았다. 라온고는 결승전에서는 4-10으로 완패했지만, 우승 후보 강릉고와 서울고를 차례로 격파하며 4강전에 올랐다. 16강전에서 김해고에 10-8로 승리,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봉황대기) 8강에 진출했고, 결승전까지 오르며 거듭 새 역사를 썼다. 라온고와의 경기를 앞둔 팀의 사령탑들은 "공격이 강하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선수가 많았다. 지명타자 박찬양은 이번 대회 5경기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율 0.647(17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을 거머쥐었다. 리드오프 차호찬은 홈런 2개를 때려냈다. 모두 클러치 홈런이었다.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는 2-1, 1점 앞선 3회 타석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라온고가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2사 뒤 이번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게 되는 윤영철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냈다. 4번 타자 권동혁은 강릉고 격침 주역이다. 4-3으로 앞선 8회 공격에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주전 포수이자 주장 신동형은 끈질긴 승부로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았다. 안방에서도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의 총력전도 통했다. 강릉고를 꺾기 위해 팀 주축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에게 4이닝씩 맡겼다. 두 투수는 나란히 80구 이상 기록했고, 투구 수 제한과 의무 휴식일 관련 규정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4강 진출이라는 값진 경험을 위해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따냈다. 열세가 예상됐던 서울고와의 4강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우완 투수 조우석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기록하며 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무대에서 선발 투수가 9회 마운드에 오른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조우석은 서울고 강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강봉수 감독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의 성향이 공격적인 서울고 타자들을 제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선수가 부응했다. '언더독'의 반란 외에도 매력 포인트가 많은 야구단이다. 일단 활력이 넘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학교 이름과 딱 맞는 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모든 팀이 기세 싸움을 위해 추임새를 넣지만, 라온고의 그것은 유독 창의적이고 재기가 넘쳤다. 단합력도 으뜸이다. 라온고의 질주는 주축 선수 부재 속에 이뤄낸 쾌거이기에 더 주목받는다. '제2의 김지찬'으로 기대받던 주축 외야수 성현호가 16강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투수 유상용(이상 3학년)도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들은 모자에 두 선수의 등 번호인 7번과 21번을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KBO리그에서도 종종 보이는 풍경이다. 결승 진출을 이끈 조우석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느낌이 든다"라며 웃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고교야구도 다르지 않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취업과 진학의 기로에 선 선수들이 매 타석, 공 1개가 쇼케이스인 셈이다. 라온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조금 더 유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봉수 감독의 지도 방침이 팀에 잘 녹아든 덕분이다. 강 감독은 자신의 야구관과 지도 방향성을 주입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진지한 태도로 운동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충분히 자율을 보장한다. 선수들을 향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운동을 할 때만큼은 최선을 다하자"고 외치는 지도자다. 스포츠맨십만큼은 철저하게 강조한다. 선수들이 팀 안팎으로 부정적인 기운을 드러내지 않도록 지도한다. 강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는 1학년이 있기에 4번 타자가 나온다. 공을 받아주는 1학년 포수가 있기에 에이스가 만들어진다. 모두가 역할이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동료) 탓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게 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상대를 향해 불필요한 자극도 하지 않는다. 종종 더그아웃에서 의도적으로 트래쉬 토크나 과한 제스추어를 하는 팀도 있다. 프로 무대보다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강 감독은 "나는 절대 다른 팀 선수들을 비방하는 말이 우리 더그아웃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서울고전 승리 뒤에도 한껏 기쁨을 만끽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거는 선수가 많았다. 다크호스를 넘어 강팀, 우승 후보로 올라선 라온고. 아직 갈 길은 멀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실책으로 이어진 실책 2개에 발목 잡혔다. 몇 명 선수들은 이전보다 경직된 플레이가 보여줬다. 하지만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강 감독도 "결승전 뒤에도 일부 선수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더라. '실책을 안 하면 프로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잊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해줬다"라며 웃었다. 라온고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8일부터 재개되는 청룡기 16강전에 진출한 상태다. 다시 한번 고교야구를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감독은 "대통령배는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단을 향해 "좋은 감독을 만들어줘서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라고 해줬다.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한다. 결승 무대에 또 언제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이번 청룡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단을 향해 '다시 한번 해보자'고 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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