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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석광인 성인가요] 반세기만에 돌아온 추억의 그룹 딕훼밀리

1970년대 중반 ‘나는 못난이’ ‘흰구름 먹구름’ ‘또 만나요’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그룹 딕훼밀리가 재결합해 올드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활동을 중단했던 원년 멤버 김후락이 돌아와 김후락과 딕훼밀리를 재조직해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새로 조직된 김후락과 딕훼밀리는 김후락(보컬)과 윤홍석(기타와 보컬)을 중심으로 이상철(베이스), 정태철(기타), 노주영(드럼), 박민규(건반)의 6인으로 구성됐다.김후락과 딕훼밀리는 지난 3월 신곡 ‘행복해 보자’(추가열 작사·곡)와 ‘헬로우 굿바이’(추가열 작사·곡)를 내놓았다.‘행복해 보자’는 컨트리 웨스턴에 가까운 복고적인 이지리스닝 스타일의 성인가요. 리드 보컬 김후락의 물 흐르듯 부드러우면서도 흥이 넘치는 창법과 다른 멤버들의 화음이 돋보인다. 전주와 간주의 복고적인 하모니카 연주가 인상적이다.공연장에서 부르면 현장의 팬들이 요즘 말하는 떼창으로 노래하기에 적합한 곡으로 꼽힐 만큼 따라 부르기에 좋은 곡이다. 오리지널 딕훼밀리 스타일의 히트곡들을 연상시키는 멜로디와 낙관적인 내용의 노랫말을 맞춤 곡처럼 만들어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추가열 회장의 능력도 돋보인다.“청춘시절 다 갔다고 슬퍼도 말고/못다 이룬 사랑땜에/울지도 말고/자식 걱정 돈 걱정에/맘 쓰지 말고/웃어버리자/털어버리자/한번뿐인 우리 인생/행복해보자 아~아~아~/행복해보자 아~아~아~”딕훼밀리는 1970년대 초반 데블스의 전신인 앰비션스, 사랑과 평화의 전신 아이들, 이진동의 라이더스, 메가톤스 등을 거친 드러머 서성원과 보컬 김후락을 주축으로 1972년 결성해 나이트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한 7인조 밴드다. 1974년 발표한 데뷔 앨범 수록곡 ‘나는 못난이’(이요섭 작사·곡)가 크게 히트하며 이 그룹은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사랑하면서도 용기가 없어 사랑한다 말 못하는 청춘의 설렘과 망설임을 솔직하게 담아낸 노랫말이 당시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소심한 청년들은 이 노래를 간접적인 사랑고백으로 애용하기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앨범에 수록된 ‘흰구름 먹구름’(홍수진 작사·홍명의 작곡)과 ‘또 만나요’(오세은 작사·곡)가 연이어 히트했다. 특히 ‘또 만나요’는 많은 야간업소들 심지어는 백화점의 영업종료를 알리는 곡으로 사용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당시 방송국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김후락에게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을 하며 이름을 물었는데 홍수진이라고 답하니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내 이름 후락으로 바꾸되 성은 김을 써보라”고 권해 예명을 김후락으로 바꿨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1976년 딕훼밀리는 박정희 정권의 방송 언어 순화정책에 따라 그룹명을 ‘서생원가족’으로 바꿨다. 그룹의 리더였던 서성원의 이름을 재치 있게 패러디해 지은 것으로 생각된다.이후 딕훼밀리는 1980년대 초반 해산되고 리더였던 서성원과 리드 보컬리스트 김후락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서성원은 2020년 4월 미국 LA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별세했다. 1983년 ‘날개’를 히트시킨 가수 허영란이 미망인이다.김후락의 극적인 귀국으로 재결성된 딕훼밀리의 2024년 신곡 ‘행복해 보자’가 50년 전의 영광을 되살릴지 주목된다. 올드팬들의 귀에는 친숙하게 들리는데 젊은 팬들도 좋아할지 모르겠다.“바람이 부는 데로 구름이 가는 데로/인생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그것이 바로 인생이라/어디서 왔었는지 어디로 가는 건지/인생은 정답 없이 흘러가는 것/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네~”전주와 간주의 친숙한 하모니카 연주는 물론 마음을 비운 노랫말과 멜로디가 올드팬들의 귀와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석광인 대기자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전 예당미디어 대표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2024.05.29 05:30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이두나!’, 흔들리는 청춘들에 전하는 수지와 양세종의 달달한 위로

걸그룹 아이돌과 담배의 조합은 어딘가 낯설다. 대중에게 아이돌이란 어떤 면에서는 인간적인 면들이 말끔하게 지워져 이 세상과는 어딘가 다른 세계에 서 있는 존재처럼 이미지화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아이돌이었던 두나(수지)가 담배를 깊이 빨아들이고 그 연기를 내뿜는 모습은, 이 지상 저편 위에 존재할 것 같던 별이 땅위로 뚝 떨어져 우리와 똑같은 온기를 지닌 존재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게 셰어하우스에 첫 입성한 원준(양세종)이 처음 두나를 만나는 장면에는 그 담배 냄새 같은 인간적 향기가 묻어난다.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사고를 내고 사실상 기획사에서 퇴출돼 셰어하우스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두나와 평범한 대학생 원준의 만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두나!’의 구도는 저 ‘노팅힐’ 식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바뀐 남녀 구도에 톱스타와 평범한 인물이 서로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멜로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두나!’는 톱스타에 의해 평범한 인물이 신분상승을 하는 그런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반대로 반짝이던 아이돌 생활에서 밀려나 위태롭게 흔들리는 두나라는 인물이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단단한 안정감을 주는 원준을 만나 위로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나가 원준에게 조금씩 빠져드는 이유는 세상에 상처받아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그를 이 다정한 인물이 포근하게 안아주기 때문이다.‘이두나!’는 극적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기보다는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피어나는 감정선에 집중한다. 두나라는 아이돌이 가진 상처와 아픔에 집중하고, 그런 타인의 상처를 외면하지 못하는 원준이라는 인물의 다정함과 무해함을 포착한다. 또 오래 전부터 원준을 좋아했지만 고압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그런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진주(하영)라는 청춘이, 이미 마음이 두나로 향하는 원준을 보며 가슴앓이하는 이야기도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룬다. 원준 또한 과거 진주를 좋아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두나를 좋아하게 된 원준이 진주의 고백을 듣고 그 마음을 받아주지는 못하지만 그를 위로해주는 대목은 너무나 풋풋하고 건강한 청춘의 사랑을 그려낸다. 여기에 원준의 여사친으로 발랄함이 캐릭터화한 최이라(박세완)에게 비혼주의로 철벽을 치던 구정훈(김도완)이 마음을 빼앗기는 서브 멜로도 빠지지 않는다. 즉 ‘이두나!’는 셰어하우스에서 지내는 청춘들의 대학시절 사랑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그리면서 그들의 풋풋한 청춘에 두나라는, 현실에 상처받은 영혼이 어떻게 치유돼 가는가를 들여다본다. 두나는 그렇게 원준과 그 친구들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두나의 회복이란 보통의 청춘들의 삶으로 내려왔던 그가 다시 저 반짝반짝 빛나는 무대 위로 돌아가게 됨을 의미한다.원준의 사랑은 그래서 아프다. 그는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애써 생각하지 않고 그걸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여기며 두나와 관계를 진전시키지만 끝내 무대로 돌아간 두나가 남긴 상처는 의외로 크다. 과연 이들은 이렇게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처음 원준과 두나가 만났던 셰어하우스의 이름이 적힌 푯말에 단서가 있다. 이 셰어하우스의 이름은 ‘에이히루어’(Aeiherumuh). 그리스어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다’라는 뜻으로 주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주문’으로 쓰이는 단어다. 그 이름이 적힌 푯말 아래에는 이런 문구가 들어 있다.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가 원하는 것을 하라.’ 사랑과 원하는 것. 청춘들에게 던지는 이 주문은 ‘이두나!’가 원준과 두나를 통해 건네는 위로다. 어떤 청춘이 흔들리지 않을까. 뜨겁게 사랑하지만 불안한 미래 앞에 흔들리고 상처에 아파하는 게 청춘이다. 그럼에도 특유의 건강함으로 끝내 마음껏 사랑하고 결국은 각자 위치에서의 삶에 안정돼 갈 거라고 드라마는 담담하게 어깨를 두드린다. 스산해진 가을 날씨에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청춘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2023.10.30 05:26
연예

'언더커버' 한선화 "김현주 선배님 청춘시절 맡아 영광"[일문일답]

배우 한선화가 JTBC 금토극 '언더커버' 종영 소감을 전했다. 정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인권 변호사 최연수 역의 청춘 시절로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중심점으로서 극에 생동감을 더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권변호사의 강직한 모습부터 한정현 역의 청춘 시절을 연기한 연우진과의 설렘 가득한 러브라인까지 폭넓은 감정선을 소화했다. 몰입감을 더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한선화가 '언더커버' 종영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전했다. 이하는 한선화의 일문일답. -종영 소감은. "서사 깊은 인물을 연기 할 수 있어서 작품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과 시대를 연기할 수 있어 스스로 공부도 많이 됐고, 김현주 선배님의 청춘 시절을 맡아 영광이었다. 젊은 연수를 함께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셨던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제 마음속에 아주 묵직하게 기억되고 자리 잡을 작품이자 역할이다." -극 중 김현주 배우의 청춘 시절을 연기하며 싱크로율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청춘 시절을 연기했지만 대본에 쓰여 있던 현재의 연수 분량도 꼼꼼히 살펴보며 젊은 시절의 연수를 퍼즐 맞추듯 따라가 보려고 더 고민하고 노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현장 에피소드는. "젊은 정현이었던 연우진 선배와의 촬영은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화기애애하고 사소한 부분에도 웃음이 터지느라 촬영 내내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7년 전 '연애 말고 결혼'이라는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는데, 이번 '언더커버'에서 커플로서, 부부로서 달달한 장면도 찍고 키스신도 찍다 보니 왠지 모를 민망함으로 서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작품과 캐릭터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나. "어렵다기보다는 '언더커버'를 준비하면서 되려 여러모로 공부가 많이 됐다. 과거를 연기하기 위해 현재의 연수 모습도 고려하며 과거 연수의 성격이나 느낌들을 추측해보고 상상해봤다. 하지만 젊은 시절은 그야말로 젊은 시절이다 보니 풋풋하고 열정 있고 당차고 소신 있는 모습들을 더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언더커버'를 사랑해준 시청자분들께 한마디. "'언더커버'를 마지막까지 시청해주시고 짧은 과거 분량에도 큰 관심과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주)스토리티비·JTBC스튜디오 2021.06.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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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한선화 "김현주 청춘시절 맡아 영광..많은 공부 됐다"

배우 한선화가 '언더커버' 종영 소감을 전했다.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BBC 드라마가 원작이다. 극 중 한선화는 정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인권 변호사 최연수 역의 청춘 시절로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중심점으로서 극에 생동감을 더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권변호사의 강직한 모습부터 한정현 역의 청춘 시절을 연기한 연우진과의 설렘 가득한 러브라인까지 폭넓은 감정선을 연기했다. ■ 이하 '언더커버' 종영 소감 및 일문일답 - 종영 소감 한마디 서사 깊은 인물을 연기 할 수 있어서 작품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과 시대를 연기할 수 있어 스스로 공부도 많이 되었고, 김현주 선배님의 청춘 시절을 맡아 영광이었다. 젊은 연수를 함께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셨던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제 마음속에 아주 묵직하게 기억되고 자리 잡을 작품이자 역할이다. - 극 중 김현주 배우의 청춘 시절을 연기하며 싱크로율에 대한 호평이 많았는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청춘 시절을 연기했지만 대본에 쓰여 있던 현재의 연수 분량도 꼼꼼히 살펴보며 젊은 시절의 연수를 퍼즐 맞추듯 따라가 보려고 더 고민하고 노력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현장 에피소드는? 젊은 정현이었던연우진 선배와의 촬영은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화기애애하고 사소한 부분에도 웃음이 터지느라 촬영 내내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7년 전 '연애 말고 결혼'이라는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는데, 이번 '언더커버'에서 커플로서, 부부로서 달달한 장면도 찍고 키스신도 찍다 보니 왠지 모를 민망함으로 서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작품과 캐릭터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연기적으로 중점을 두고 노력한 부분은? 어렵다기보다는 '언더커버'를 준비하면서 되려 여러모로 공부가 많이 됐다. 현재의 연수 모습을 고려하면서 과거 연수의 성격이나 느낌들을 추측해보고 상상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은 그야말로 젊은 시절이다 보니 풋풋하고 열정 있고 당차고 소신 있는 모습들을 더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 마지막으로 '언더커버'를 사랑해주셨던 시청자분들께 한마디 '언더커버'를 마지막까지 시청해주시고 짧은 과거 분량에도 큰 관심과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편, JTBC '언더커버' 후속작으로는 한소희·송강 주연의 '알고있지만'이 방송된다. '알고있지만'은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오는 19일(토) 오후 11시 첫 방송. 홍신익 디지털뉴스팀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1.06.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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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오정세, 데뷔 24년 슬럼프 없었던 이유 "긍정적 사고"

오정세(43)는 '마성의 배우'로 불린다. 그만큼 연기에 있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배역을 소화하든 극의 몰입도를 한층 올리니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름값을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통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그가 드라마 판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변 배우들로 하여금 나오던 이야기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오정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인성과 연기력을 갖추고 있으니 누가 그를 마다할까.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수상자로 다시 만난 오정세. 단란한 분위기 속 수다의 장을 열었다. 조용조용하지만 그 안에 재치가 숨겨져 있었다.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한 번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24년 동안 다른 길을 보지 않고 한 길만 팔 수 있었던 것. 지금의 성공은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주어진 노력의 대가였다. 2편에 이어... -2000년대 초반 신인시절 오정세 씨는 어떤 배우였나요. "1997년 영화 '아버지'란 작품이 첫 작품이었어요. 이후 6년 동안 단역만 했어요. 초반에 생각해보면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이에요. 대학을 연극영화과로 가고 싶었는데 다 떨어졌어요. 근데 떨어진 게 약이 된 것 같아요. 연극영화과에 입학해서 수업을 들었으면 수업으로만 들었을 텐데 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해져 강좌·아카데미들을 다 듣고 다녔어요. 직접 찾아가니 그 시간에 배운 것들이 다 들어오더라고요. 4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결과물은 '경찰2' 역할 하나였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밑거름이 많이 쌓였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역할다운 역할을 꿰찬 건 그럼 '거울속으로'(2003)가 처음인가요. "그때 처음으로 한 두 신이 아니라 스물몇 신을 받았어요. 작품 끝나고 씨네21이란 잡지와 인터뷰를 했죠. 제 인터뷰가 한 면을 장식했는데 느낌이 묘하더라고요. 그 전까지만 해도 씨네21이란 잡지는 제게 구인 구직란이었거든요. 어떤 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는지, 촬영에 들어가는지 정보를 구할 수 있었던 창구였어요. 그랬던 잡지에 인터뷰가 나오니 남달랐죠." -청춘시절을 정말 열심히 산 것 같아요. 연기가 왜 하고 싶었을까요."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정립이 됐어요. 그땐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게 내 인생의 결정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전국에 있는 모든 과를 펼쳐놓고 즐기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이 뭘까 생각했어요. 점수와 상관없이 하나씩 지워나갔더니 연극영화과가 남더라고요. 그때부턴 좋겠다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내가 가야 할 길인 것 같아 달렸어요." -그런 열망에도 불구하고 다 떨어져서 속상했겠어요. "배운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의지만 많은 친구였어요. 실력이 전혀 없었으니 떨어질 만했죠." -영화 '살인의 추억'(1994) 오디션이 진짜 살인의 추억으로 남아있다고요. "예전엔 단역이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었어요. 예를 들어 이창동 감독님의 '박하사탕' 오디션을 보러 간다고 하면 전작이 '초록물고기'니까 전작을 기준으로 오디션을 준비하고 그랬죠. '살인의 추억'도 어떤 영화인지, 봉준호 감독님이 어떤 성향 인지도 모르고 오디션을 봤어요. 근데 그때 단편 영화를 같이 했던 스태프 하나가 바보 역할이 나온다고 그걸 하게 되면 배우로서 좋을 거라고 고급 정보를 줬어요. 그래서 그렇게 준비를 해갔어요. 자유연기로 이에 김 붙이고 바보 연기를 했는데 잘못 꽂힌 거죠. 나중에 극장 가서 영화를 봤는데 '향숙이?' 그러더라고요. 저런 바보면 진작에 좀 얘길 해주지. 영화 보면서 너무 창피했어요.(웃음)" -열정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초반엔 열정만 많았어요. 오디션 보러 가면 지나치게 떠는 배우라서 어느 순간 붙기 위해서가 아니라 1차 목표는 합격이지만 2차 목표는 경험이었어요. 영화사에서 말도 안 되는 오디션을 지원비 받으면서 하는 게 있어도, 사기꾼이라는 걸 알아도 계속 체험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어요. 내가 얻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경비는 어떻게 부담했나요."돈은 없었는데 걱정은 안 했어요. 막노동하고 찹쌀떡을 팔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먹고 싶은 거나 사고 싶은 게 별로 없는 사람이라 그 정도는 부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반대가 없었나요."적당히 반대하셨어요. 좋아하는 거니까 하긴 하는데 쉬운 길은 아니니 다른 걸 했으면 좋겠다고, 이걸 취미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지금은 너무 좋아해요." -요즘 관심사는 뭔가요. "코로나요! 언제 끝나나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있다 보니 더 신경이 쓰여요. 제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하고 병에 걸려서 들어가면 비상이니까요. 직업의 특성상 모여 있고 그러니까 걱정이 많죠. 더 확대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들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데뷔 24년 차인데 슬럼프는 없었나요. "일이 잘 안 풀려서 단역 하나 받을지라도 보람을 느꼈어요. 처음 시작할 때 길게 목표를 잡은 것도 영향이 있었어요. 제가 얼굴이 잘생겨서 연기를 시작했겠어요, 원래 연기를 잘해서 시작했겠어요. 잘할 자신은 없었지만 오래 할 자신은 있었어요. '50세가 됐을 때 지금보다 좋은 배우가 되어 있겠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 덜 좌지우지됐던 것 같아요. 저한테 제일 큰 자산이 바로 긍정적인 사고예요.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되면 되는 대로 받아들이거든요."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나요."어제처럼 오늘처럼, 첫 해처럼 지금처럼 항상 즐겼으면 좋겠어요. 4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단역 하나 따냈을 때도 그 안에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그저 좋았던 것 같아요. 흥행적으로 저조해도, 창피한 작품을 만나도 그 안에서 행복했어요. 담담하게 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앞으로도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취중토크②]오정세 "'동백꽃' 임상춘 작가, 차기작 47번째 역할도 OK"[취중토크③]오정세, 데뷔 24년 슬럼프 없었던 이유 "긍정적 사고" 2020.10.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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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4인방 젊은 시절, 영화로 확인하세요

tvN '꽃보다 할배' 주인공들의 젊은 시절을 다시 볼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내 VOD 사이트(www.kmdb.or.kr/vod)를 통해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등 '꽃할배' 4인방의 젊은 시절 대표작을 공개한다. '할배들의 꽃같은 청춘-꽃보다 할배의 한국영화 전성기'라는 제목의 무료 기획전이다. 1960·70년대 한국영화에서 활약했던 네 배우의 청춘시절이 담긴 영화 15편이 소개된다. '초연'(1966) '분례기'(1971) '집념'(1976) 등의 작품에서는 지적인 배우 이순재를, '지하실의 7인'(1969) '설국'(1977)에서는 미남배우 박근형을 볼수 있다. '별들의 고향'(1974) '삼포가는 길'(1975) '소'(1975)에서는 백일섭의 남성미 넘치는 젊은 시절을 확인할수 있다. '파계'(1974) '진짜 진짜 잊지마'(1976)에서는 신구의 화통한 목소리와 기분좋은 웃음을 만나볼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상영작들은 두 달간 무료로 제공된후 유료(편당 500원)로 전환된다.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3.08.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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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감동 분위기 깬 4글자 자막 ‘일제시대’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이 진한 감동을 방해하는 자막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4일 '1박 2일'에서는 객원 MC 김병만·백지영·전현무·성시경이 참여한 시청자 투어 3탄이 방송됐다. 이번 시청자 투어는 1세부터 100세까지를 대표하는 참가자 100명이 모였다.이날 방송중 김종민은 80대 조장으로 할아버지·할머니들을 맞이했다. 험난한 시기를 살아온 80대의 삶에 감동을 불어넣기 위해 '일제시대에 태어나 파릇하던 청춘시절 전쟁을 겪고 가난했던 이 나라를 억척으로 가꿔오신 우리의 숨은 영웅들께 박수를 보냅니다'라는 자막을 사용했다.'일제시대'라는 용어는 일본에 의해 강제로 점령 당한 시대를 우리가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말이다. 2000년 들어 국어학자와 역사학자들의 끊임없는 수정 작업을 통해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 국내에서 개발한 한글 프로그램에도 '일제시대'라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일제강점기'라고 변경돼 나온다.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정정 사과 방송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의 문제를 떠나 직접 출연한 사람들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 안 쓰던 용어를 많은 연령대가 시청하는 방송에서 보니 보기 안 좋았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한편 4일 방송된 '1박 2일'은 18.9%(AGB닐슨 미디어)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진석 온라인 뉴스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KBS 캡처 2011.09.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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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열기에 록과 블루스 거장들 한자리에 뭉쳤다

한국 록과 블루스의 거장들이 뭉쳤다.'사랑과 평화'의 최이철(57), '신촌블루스'의 엄인호(58), '들국화'의 주찬권(55)이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젝트 그룹 '슈퍼세션'이 5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극장에서 '위투락 슈퍼세션 콘서트'를 펼친다. '위투락 슈퍼세션 콘서트' 측은 "최근 '콘서트 7080' '세시봉 콘서트' 등 청춘시절 추억의 음악에 열광하는 '뉴 시니어 붐'이 거세다. '나는 가수다' 역시 가창력있는 가수들과 뮤지션들의 전성기였던 80년대를 떠올리게 해준다"면서 "이글스와 산타나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한국공연이 성공하는 것도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자하는 '뉴 시니어' 세대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록의 살아있는 거장들이 뭉친 '위투락 슈퍼세션 콘서트'도 이런 흐름에 부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진정한 '듣는 음악'이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설로 회자되던 거장들의 진면목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라고 덧붙였다. '슈퍼세션'은 지난해 10월 첫 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다시 시작해'. 제목 그대로 '재출발'을 선언한 세 노장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경쾌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 앨범에는 최이철이 작사·작곡한 블루스 '강', 엄인호 작사·작곡의 '당신이 떠난 뒤에야', 주찬권이 작사·작곡한 '니가 있으니'를 포함해 총 14곡이 실렸다. 히트곡이 많은 뮤지션들이 모였음에도 리메이크곡이 없는 게 특징. 앨범 발매 당시 서울 홍대앞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엄인호는 "너무 상업적으로만 치우친 한국 음악계에 자극을 주고 싶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음악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보다도 후배들이 좋은 방향으로 음악을 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위투락 슈퍼세션 콘서트'는 작년 발매된 앨범 수록곡들을 위주로 세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적 개인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나에게로의 초대' 등을 부른 신촌부르스 객원보컬 출신 가수 정경화가 우정출연한다. '위투락 슈퍼세션 콘서트'는 시니어의 문화나눔을 위한 비영리 단체 '시니어문화네트워크(www.people4080.com 대표 이보영)와 고양문화재단(www. artgy.or.kr 대표 안태경)이 공동주최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1.04.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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