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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력·정신력·기술력 '삼위일체', 안세영의 모든 것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21)은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렀다. 1게임 막판 갑자기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게임 스코어 2-1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2·3게임 내내 오른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장점인 스피드도 발휘하지 못했다. 절뚝거리며 경기에 치르는 딸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기권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애처로운 장면을 보는 스포츠팬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겨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힘겨운 경기를 치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안세영은 바로 일어나 명승부를 합작한 천위페이에 악수를 청하며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이어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춘 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투혼으로 쓴 금빛 드라마. 항저우 AG 최고의 순간이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났고, 통증이 계속 이어졌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귀국 뒤 받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 대해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점, 한 점만 생각했다. 그저 ‘정신만 바짝 차리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라고 했다.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안세영은 부상이라는 악재 앞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2게임 초반, 천위페이가 라켓에 셔틀콕이 2번 닿는 드리블(dribble) 반칙을 범한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동안 항의를 하다가, 그저 웃어 보이며 다시 경기에 임했다. 천위페이의 공격이 3번이나 네트를 스치고 안세영 코트 쪽으로 떨어지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게임을 17-21로 내준 뒤에도 성지현 대표팀 여자단식 코치를 향해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12월, 역대 최연소로 배드민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셔틀콕 천재’로 기대받은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세영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2021년 7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 완패한 그는 눈물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해도 부족했다.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다"라며 자신을 다그쳤다. 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성장한 기량을 증명한 지난해를 돌아보면서도 “실력이 정체됐고,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도 즐길 수 없었다”라며 자책했다. 항저우 AG 우승은 그저 투혼만 발휘해 만든 쾌거가 아니다. 안세영은 성장통을 겪으며 배움을 얻었고,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과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가장 중요한 무대(AG 결승전)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부터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 자신도 약점으로 인정하는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팔스윙을 바꿨다. 이전에는 스트로크를 할 때 오른쪽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준비 자세를 취했지만, 올해는 어깨의 힘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팔을 옆구리에서 10~15㎝ 정도 떨어뜨려 기다린 뒤 팔스윙을 한다. 강한 스트로크를 하게 되면서 공격력이 더 좋아진 것이다. 원래 높은 평가를 받았던 헤어핀과 드롭샷 구사 능력에 힘 있는 스매시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부상 때문에 움직임이 무뎌졌던 항저우 AG 결승전 2·3게임에서도 코트 중앙에서 대각선 스매시로 수차례 득점을 만들어 냈다. 전 국가대표 라경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안세영이 이전에는 팔꿈치가 옆구리 라인에 붙어 있어서, 팔스윙을 빨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 후위로 셔틀콕을 보내는 데 특화된 자세였기 때문에 수비적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타점도 잘 잡고, 어떤 상황에서도 힘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특유의 강점인 ‘질식 수비’도 업그레이드됐다. 안세영은 스매시 타이밍에도 상대 코트 전위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구사할 때가 많다. 하이클리어 구사율도 높은 편이다. 상대 선수를 최대한 많이 움직이게 해서 범실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안세영은 팔다리가 긴 편이라, 상대 공격 커버 범위가 넓고, 순발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수세 양상에서 유독 강했다. 몸을 날려 셔틀콕을 걷어내는 모습으로 자주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안세영의 수비가 더 끈끈해진 건 체력까지 보강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잡지 않고 근·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결국 힘과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몸이 커지면 느려질 것 같았고, 둔해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에 근·체력 운동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었다. 독하게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BWF 투어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체력왕’ 안세영은 진가는 항저우 AG 위기에서 더 빛났다. 그는 부상이 생긴 항저우 AG 결승 1게임(스코어 18-16) 상황에서도 16번이나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42초 동안 랠리를 끌고 갔다. 부상을 안고 나선 2게임에서도 하이클리어를 좌우 엔드라인에 자주 보내며 오히려 승부를 길게 끌고 갔다. 중계 해설을 맡은 하태권 KBS 해설위원은 “2게임을 쉽게 내주지 않은 것은 상대(천위페이)를 많이 뛰게 해서 체력을 떨어뜨리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천위페이는 8-18로 몰린 3게임 막판, 근육 경련을 일으켰다. 이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안세영은 체력·기술·정신력이 삼위일체를 이뤄냈다. 안세영은 이전부터 "중요한 대회에서 다 한 번씩 우승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이미 올해만 전영오픈·세계선수권·AG를 모두 제패했다. 이제 남은 건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포디움 정상이다. '무결점' 배드민턴 선수로 거듭난 스물한 살 셔틀콕 여제. 그의 전설이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1 07:02
스포츠일반

'악바리' 최민정 결국 눈물 쏟았다…1000m서 따낸 '값진 은메달'

값진 은메달이었다.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이 쇼트트랙 대표팀에 두 번째 메달을 선사했다.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1분28초443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2018 평창올림픽 2관왕(여자 1500m, 3000m 계주) 최민정은 통산 세 번째 메달을 거머쥐었다. 최민정은 경기 뒤 감정이 복받쳤는지 오열했다. B파이널(순위결정전)에서 두 번째로 들어온 이유빈은 6위에 올랐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황대헌(남자 1500m)에 이어 2개째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결승까지 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준준결승에선 선두로 달리다 스케이트가 빙판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중심을 잘 잡고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승에선 초반에 치고나갔으나 막판에 추월을 당해 3위에 머물렀다. 최민정은 다른 조 3위 이유빈보다 기록이 빨라 마지막으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결승에서 최민정은 네 번째로 출발했다. 두 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2위 다툼 속에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크레스틴 산토스(미국)가 충돌했다. 수잔 슐팅(네덜란드) 뒤로 달린 최민정이 마지막 날 내밀기를시도했으나 0.042초 뒤졌다.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힘든 시간을 겪었다. 2021~22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두 차례나 다른 선수와 부딪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발목과 무릎을 다쳐 2차 대회엔 불참했고, 3차 대회에선 은메달 1개만 목에 걸었다. 마지막 4차 대회에서야 금맛(1000m)을 봤다. 대표팀내 불미스러운 일로 분위기도 뒤숭숭했다.결전지 베이징에서도 고난이 이어졌다. 5일 혼성 계주에선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넘어져 예선 탈락했다. 7일 여자 500m에서도 준준결승에서 넘어졌다. 최민정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기대가 컸는데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 번 쓰러지진 않았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승부사답게 마지막엔 강적들을 모두 제쳤다.최민정은 키 1m62㎝로 큰 체구가 아니지만, 힘이 좋다. 추월하기 힘든 바깥쪽을 파고들면서 상대를 쉽게 제친다. 대표팀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개인 훈련을 하는 악바리도 최민정이다. 7일 열린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아웃코스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따라잡아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최민정은 가장 마지막까지 훈련하는 악바리다. 덕분에 '체력왕'으로 통한다. 레이스 막바지에도 시속 40㎞대 속도를 유지한다. 그는 "남들이 바깥쪽 추월이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안쪽보다 바깥쪽이 훨씬 편하다. 연습을 할 때도 상대 선수를 추월할 수 있는 막판 스퍼트에 집중한다"고 했다.안쪽 추월은 심판에게 반칙을 지적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황대헌과 이준서가 안쪽을 파고들다 실격됐다. 민감한 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대회에서 특히 최민정의 활약이 기대된 것도 그래서다.최민정은 3000m 계주(13일)과 1500m(16일)에서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특히 1500m는 4년 전 금메달을 땄던 그 종목이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2.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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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김선호-문세윤, 수중 축구 대결에 불태운 의욕

‘1박 2일’ 멤버들이 사상 초유의 체력전을 벌인다. 8월1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되는 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 ‘시골집으로’ 특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름방학의 추억을 그리며 경북 군위로 떠난 여섯 남자의 아날로그 여행기가 펼쳐진다. 대중소 팀(연정훈, 문세윤, 딘딘)과 배신자 팀(김종민, 김선호, 라비)으로 나뉜 멤버들은 점심 식사 복불복 미션으로 시원한 계곡에서의 ‘수중 축구’ 대결을 치른다. 역대급 메뉴 등장에 김선호는 “라비야, 지면 안 돼! 나 진짜 승부욕 없는데 이겨야겠어”라며 팀의 사기를 북돋우고, 상대 팀의 문세윤도 “하하, 나도! 나도!”라며 묵직한 의지를 불태운다. 경기가 시작되자, 양 팀은 에이스 연정훈과 김선호를 필두로 작전 타임을 갖는 팽팽한 신경전부터 치열한 체력전까지 사력을 다한다. 무한 체력을 자랑하는 연정훈은 공격과 수비 할 것 없이 계곡 그라운드를 누비고, 김선호는 뛰어난 컨트롤 능력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한다. 하지만 계곡물에서 진행하는 경기이니만큼 멤버들은 급격한 체력 소모를 토로한다. ‘체력왕’ 연정훈마저 “우리가 했던 스포츠 중에 제일 힘들다”라며 엄청난 운동량을 입증하고, 라비는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는 경기에 “이상한 게임이야, 이거”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등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난무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팽팽한 접전 끝에 선제골에 성공한 멤버는 누구일지, 멤버들의 사기를 끌어올린 역대급 점심 메뉴는 무엇일지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1.07.3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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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5종 저녁식사"…'1박2일' 자존심 던진 체력왕 승부

‘1박 2일’ 멤버들이 진정한 체력왕을 가리기 위한 승부를 펼친다. 1일 방송되는 KBS 2TV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는 ‘너 자신을 알라’ 특집 두 번째 이야기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보는 여섯 남자의 자아 성찰 여행기가 그려진다. 자기 자신을 알아보는 ‘너 자신을 알라’ 특집에 걸맞게 5가지 종목으로 구성된 체력장이 펼쳐져 여섯 남자의 진검 승부를 보여준다. 측정 결과 상위 3명만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맏형 연정훈은 김선호와 라비를 바라보며 “3명 이미 정해졌는데, 꼭 해야 돼요?”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한우 5종 세트로 이루어진 화려한 저녁 식사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승부를 보여준다. 특히 딘딘은 신발까지 갈아 신으며 심기일전하고, “깔창 필요 없어!”라고 마지막 자존심까지 내던진 채 승부에 임헀다. 또한 모두가 연정훈과 김선호, 라비 에이스 3인방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유연성 테스트에서부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는 후문. 절대 물러서지 않는 멤버들의 승부욕으로 인해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져 한우를 차지할 체력왕에 공금증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1.01 09:31
축구

[염기훈 인터뷰]36세 노장이 '에이스'로 사는 법…'의지는 늙지 않는다'

염기훈은 자타공인 수원 삼성의 '에이스'다.그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 36세. '노장'으로 불리는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K리그 빅 클럽 수원의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이다. 노장으로 접어들면서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다른 선수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장면이다.염기훈은 어떻게 36세에도 에이스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일까.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8라운드 수원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끝난 뒤 염기훈을 만났다. 수원이 극적인 3-2 역전승을 일궈 낸 뒤였다. "이겨서 안 피곤하다"고 환하게 웃으며 나타난 염기훈에게 전성기를 지속할 수 있는 비법을 들을 수 있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염기훈은 수원의 '체력왕'이다.지난 시즌 K리그1 38경기를 전부 뛴 수원의 유일한 선수다. 리그에서도 총 3명뿐이다. 염기훈과 함께 울산 현대의 오르샤, 지난 시즌 광주 FC에서 뛰었던 송승민이 38경기를 뛰었다.올 시즌 염기훈의 출장은 계속되고 있다. 올 시즌 치러진 리그 8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다. 리그는 상황에 따라 선발과 후반 교체를 번갈아 나섰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전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ACL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H조 조별예선 6경기까지 7경기를 모두 뛰었다. 리그와 합치면 올 시즌 벌써 15경기를 소화했다. 중간에 국가대표팀 소집도 있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이다.염기훈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힘들다. 시즌 초반에는 모든 경기에 다 풀타임을 뛰어 과부하도 왔다. 대표팀 경기도 있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극복해 냈다. 몸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염기훈이 개인 훈련을 절대 놓지 않는 이유다.그는 "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부분이 받쳐 줘야 한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프리킥을 차면 내가 원하는 킥이 되지 않는다"며 "잘 쉬는 것이 가장 좋다. 나이가 많다고 마냥 쉬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러닝과 웨이트 등 꾸준한 훈련이 베스트 기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 배려베스트 컨디션은 혼자서 해낼 순 없는 일이다. 서정원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염기훈은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서정원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이 많은 배려를 해 준다. 운동도 조절시켜 주고 경기 출전도 배려해 준다. 후반에 나가서 체력을 비축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서 감독과 신뢰가 배려의 크기를 키웠다.그는 "서정원 감독님과 나는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다. 선발로 뛸 때와 후반에 뛸 때를 잘 조절해 준다. 감독님이 내 의견을 먼저 물어봐 주시고 또 잘 들어주신다"며 "이런 배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래서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 수 있다. 배려해 주지 않는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크다. 코칭스태프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서 감독 역시 "(염)기훈이는 나이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더 많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회복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말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내보내고 그러지 않을 경우 후반에 내보내는 등 출전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염기훈이 에이스로 살아갈 수 있는 핵심은, 의지다.노장의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베테랑의 특권 의식도 없다. 후배들과 철저하게 선의의 경쟁을 한다. 나이가 많다고 의지마저 늙은 것은 아니다. 경기 출전 의지와 승리 의지는 염기훈을 따라올 자가 없다.염기훈은 "나이는 들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하다. 이런 모습이 경기장에서 보이는 것"이라며 "나이는 많지만 어린 선수들과 경쟁에서 지기 싫다. 나는 젊은 선수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렇다고 어린 선수들 위에서 군림하진 않는다. 젊은 선수들과 소통으로 팀 문제점을 찾는다.염기훈은 "데얀은 나보다 두 살 더 많다. 데얀과 나 같은 노장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팀의 좋지 않은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간다. 후배들을 혼내는 방식이 아니라 미팅을 통해 서로 대화한다. 어린 선수들도 노장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다. 서로 받아들인다. 소통이 잘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북, 울산 그리고 슈퍼매치수원은 현재 전북 현대에 이어 리그 2위다. 전북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다. 그리고 ACL 16강에 올라 있다. 16강 상대는 울산이다. 최대 라이벌전 '슈퍼매치'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공교롭게도 이 3개 팀과 격돌이 차례로 다가오고 있다.수원은 25일 경남 FC와 리그 9라운드를 치른 뒤 29일 전북과 10라운드를 펼친다. 그리고 5월 2일 울산과 11라운드에 돌입한다. 그다음 5일 슈퍼매치가 열린다. 9일에는 울산과 ACL 16강 1차전, 16일 2차전이 연이어 열린다.염기훈은 "전북을 반드시 이기고 싶다. 전북은 1강이다. 최고의 팀이다. 너무도 강한 팀"이라면서도 "수원은 전북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원도 연승을 달리고 있다. 매 경기에서 골을 넣고 있다. 분위기가 좋다. 기대된다"고 전북전을 기다렸다.울산에 대해서는 "5월에 울산과 3번을 만난다. 리그에서 만나는 첫 경기가 중요하다. 기선 제압이 필요하다"며 "리그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ACL로 가냐가 중요하다. 분위기를 좋게 타면 울산과 3번 경기 전부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염기훈이 가장 기대하는 경기는 슈퍼매치다. 지난 8일 올 시즌 첫 슈퍼매치는 실망스러웠다. 수비적인 전술로 맞붙은 두 팀은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K리그 팬들의 질타를 피할 수 없었다.염기훈은 "솔직히 전북과 울산전도 중요하다. 하지만 슈퍼매치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지난 경기 때 나 자신에게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보는 팬들도 그랬다"며 "K리그를 더 활성화하려면 슈퍼매치가 재미있는 축구가 돼야 한다. 그러지 못해서 반성하고 있다. 다음 슈퍼매치에는 반드시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서울 역시 달라질 것이다. 열심히 한 번 해 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용재 기자 2018.04.25 06:00
축구

2G 남겨둔 클래식,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은 전북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클래식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나머지 팀들의 전쟁은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의 주인공,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될 팀들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챌린지 득점왕과 도움왕 주인공도 등장하지 않았다. 체력왕의 존재 역시 남은 클래식 2경기가 모두 끝나야 알 수 있다. ACL 2장의 향방은전북은 우승 확정으로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을 이미 품었다. ACL 티켓은 클래식 3위까지 주어진다.1장의 주인은 결정됐으니 이제 남은 2장의 티켓을 걸고 4개 팀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승점 65점의 2위 제주 유나이티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3위와 5위까지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사실상 3위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3위 수원 삼성이 승점 60점, 4위 울산 현대가 승점 59점이다. 두 팀의 격차는 1점 차에 불과하다. 그리고 5위 FC 서울이 58점으로 울산과 1점 차다. 모두가 ACL 진출권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간절함이 격돌하는 서로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37라운드에서 서울은 강원 FC와 일전을 펼친다. 그리고 울산과 전북, 제주와 수원이 각각 격돌한다. 마지막 38라운드에서는 전북과 수원, 서울과 제주, 강원과 울산이 각각 대결하며 ACL 최종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FA컵 우승팀에 또 한 장의 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울산이 FA컵 결승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울산은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와 결승전을 치른다. FA컵 우승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울산의 최종 리그 순위와 FA컵 우승 여부에 따라 ACL 진출권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강등팀은 누구클래식에서는 우승팀을 정하는 것보다 강등팀을 정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 영광을 품고, 품지 않고를 떠나 강등은 생존의 여부다. 우승보다 강등을 피하는 것이 더 간절한 팀들이 많은 이유다.하위 스플릿 6개 팀 중 7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6)와 8위 대구 FC(승점 41)는 1부리그 잔류를 이미 확정 지었다. 운명은 나머지 4개 팀에서 갈린다. 9위 상주 상무(승점 35)부터 10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5), 11위 전남 드래곤즈(승점 34) 모두 강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꼴찌 광주 FC(승점 30) 역시 강등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다.리그 12위는 자동으로 2부리그로 강등된다. 11위는 챌린지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승리하면 1부리그에 남고, 지면 2부리그로 떨어진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클래식팀이 승리한 적이 없다. 그만큼 11위 자리도 부담스럽다.11위와 12위 자리를 피하기 위한 4개 팀의 마지막 승부가 시작된다. 37라운드에서 대구와 광주, 상주와 포항, 전남과 인천이 맞붙는다. 마지막 38라운드는 대구와 전남, 인천과 상주, 광주와 포항의 일전으로 치러진다. 득점왕과 도움왕 그리고 체력왕득점왕은 수원의 조나탄(27)이 유력한 상황이다. 조나탄은 22골로 득점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마지막 반전을 노리는 선수도 있다. 토종 공격수며 최고의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양동현(31·포항)과 K리그 득점 전설 데얀(36·서울)이 역전을 바라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18골을 기록하고 있다. 조나탄과 4골 차다. 두 선수 모두 최근 골 감각이 좋고, 다득점을 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 득점왕 경쟁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도움왕도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의 윤일록(25)이 12도움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도움의 전설 염기훈(34·수원)과 포항의 에이스 손준호(25)가 10도움으로 추격 중이다. 두 선수는 남은 2경기에서 윤일록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체력왕은 3파전. 염기훈, 오르샤(25·울산), 송승민(25·광주)은 올 시즌 클래식에서 모든 경기를 뛰었다. 36라운드까지 36경기를 뛰었다는 의미다. 최고의 체력과 몸 상태 그리고 자기 관리를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남은 2경기에서 이 3명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전 경기 출전'이라는 영광을 품을 수 있다. 최용재 기자 2017.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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