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베어벡·매클라렌·뢰브, 세 감독의 세 가지 행보
‘사면초가’ 매클라렌.‘흔들리는’ 베어벡. ‘쾌속 질주’ 뢰브.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처지에서 대권을 잡은 세명의 감독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2006 독일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사령탑을 임명하며 잉글랜드·독일과 유사한 선택을 했다. 잉글랜드는 수석코치 스티브 매클라렌(46)을 에릭손 감독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베켄바워 독일축구협회장도 클린스만의 곁에 있던 요하임 뢰브(47)를 사령탑에 앉혔다. 한국 역시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를 보좌했던 핌 베어벡(51)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매클라렌 감독은 이스라엘과의 유로 2008 지역예선 원정경기에서 무기력한 0-0 무승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해 사령탑에 오른 뒤 그리스·안도라·마케도니아에 3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지만 최근 5경기서 2패3무로 극심한 부진이다.현재 잉글랜드는 유로 2008 E조에서 크로아티아(13점)·러시아(11점)에 밀려 2승2무1패(조3위)로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선’지는 ‘도너스 행성’이라며 구멍난 수비진을 조롱했고. ‘미러’지는 ‘매드 맥(Mad Mac·미친 맥)’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감독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독일의 꽃미남 감독 뢰브는 ‘명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 속에 사령탑에 오른 뒤 7승1무로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동유럽의 강호 체코와의 유로 2008 지역예선서 2-1 승리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의심의 눈초리를 머쓱하게 했다. 국내용이라는 오명 속에 독일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케빈 쿠라니는 뢰브 감독의 신임 속에 독일의 새로운 보석으로 자리잡았고. 체코전서는 두 골을 터트리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유로 2008년까지 계약한 뢰브 감독은 “조만간 독일의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핌 베어벡은 매클라렌의 추락과 뢰브의 상승. 그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경질 위기까지 몰리고 있지는 않지만 우루과이전·가나전 등 강호와의 대결마다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서도 졸전을 벌이며 4위에 머물러 기대를 저버렸다. 한박자 늦은 교체 타이밍. 변화 없는 전술 등으로 지도력에도 적지 않은 의심을 받고 있다. 베어벡 감독에게는 오는 7월 열리는 아시안컵이 운명을 가를 중간평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하고도 목이 달아난 본프레레 감독과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이해준 기자
2007.03.28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