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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괴물 오타니'에게 좁은 WBC 

일본의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는 너무 좁은 무대였다. 일본은 지난 12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7-1로 승리, 4전 전승으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총 4경기에서 38득점-8실점을 기록, 투타 모두 한 수 위의 전력을 자랑하며 8강 티켓을 가뿐히 거머쥐었다. 일본 대표팀의 중심에는 오타니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에서 투타 겸업을 하며 최고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중국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61㎞였다. '타자 오타니'의 활약은 더욱 대단했다. 매 경기 안타와 타점 볼넷을 추가했다. 오타니는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볼넷을 7차례 골라 출루율이 0.684로 높다. 안타의 절반 이상이 장타(2루타 3개, 홈런 1개)였다. 출루율과 장타율(1.000)을 합한 OPS는 1.684다. 오타니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지난해엔 MLB 사상 최초로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동시 달성했다. 만화에나 나올 법한 투타 재능으로 전 세계 야구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팀 별 전력 격차가 심한 WBC 1라운드에서 오타니는 매 경기 맹활약했다. 12일 호주전 1회에는 비거리 136.5m(MLB닷컴 기준)의 초대형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8년 만에 일본 대표팀에 승선한 오타니의 WBC 대회 첫 홈런. 도쿄돔은 일본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오타니는 지난 6일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뽑았는데 첫 홈런은 일명 '무릎쏴' 자세로 기록했고, 두 번째 홈런은 배트가 부러진 가운데 쏘아 올렸다. 오타니의 힘과 기술에 상대 감독과 투수, 팀 동료까지 모두 감탄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건 7개나 얻은 볼넷이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욕심내지 않고, 좋은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참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볼넷을 얻어 출루한다. 오타니의 존재감에 상대가 어렵게 승부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한국은 지난 10일 일본전 3-2로 앞선 3회 말 무사 2, 3루에서 오타니 타석 때 자동고의사구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1~2번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출루율 0.579, 0.600으로 좋은 모습이다. 3번·지명타자로 고정된 오타니가 해결사를 맡고, 때로는 찬스 메이커 역할도 한다. 지난해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신기록을 작성한 4번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장타 없이 타율 0.143으로 부진해, 일본으로선 오타니의 활약이 더없이 반갑다. 오타니는 지난 11일 체코전서 상대 선발 온들레이 사토리아의 시속 114~116㎞ 체인지업과 126㎞ 포심 패스트볼의 느린 공에 3구 삼진을 당했다. 파벨 하딤 체코 감독은 "오타니 쇼헤이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안타를 쳤는지 알 수 없다. 그에게 삼진을 뺏은 건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오는 16일 도쿄돔에서 이탈리아와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 경기에 오타니가 선발 등판 예정이다. 필 네빈 에인절스 "오타니는 8강전에서 투구할 예정이다. 준결승이나 결승전에 등판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MLB 개막전 선발 등판 일정을 고려해서다. 하지만 '타자 오타니'는 이번 대회 끝까지 정상 가동한다. 이형석 기자 2023.03.14 19:05
축구

체코전서 마운트·칠웰 결장 확정...헨더슨·매과이어·벨링엄 온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았다. 대표팀의 메이슨 마운트와 벤 칠웰(이상 첼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오는 체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결장한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2일(한국시간) 마운트와 칠웰의 자가격리가 6월 28일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영국 공중 보건부의 발표를 보도했다. 마운트와 칠웰은 지난 19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조별리그 2차전 이후 같은 첼시의 소속 동료인 스코틀랜드 대표팀 빌리 길모어와 포옹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길모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접촉한 마운트와 칠웰도 자가격리 판정을 받았다. 16강 진출을 앞두고 체코와의 최종전이 아주 중요한 경기인 만큼, 두 사람의 공백은 잉글랜드 대표팀에겐 위기로 작용하게 됐다. 매체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드필더 마운트의 공백은 조던 헨더슨(리버풀)과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이, 수비수 칠웰의 공백은 부상에서 복귀한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체는 부상에서 복귀한 헨더슨과 매과이어에 주목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이번 체코와의 경기에 헨더슨과 매과이어를 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매과이어는 “기분이 좋다”며 부상에서 회복했고,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제 모든 준비가 됐으며 안정적이다. 어떤 경기든 이기려는 자신감이 중요한데 나는 그 자신감을 쌓았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헨더슨의 복귀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EPL 레전드 출신 대니 머피는 영국 ‘BBC’에서 “지금 잉글랜드에 필요한 것은 헨더슨”이라며 헨더슨의 역량을 추켜세웠다. 그는 헨더슨의 경기력과 언론을 대하는 태도 등이 현재 지지부진한 잉글랜드를 선두로 이끌 수 있다며 기대를 모았다. 한편 잉글랜드는 오는 23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D조 조별리그 3차전 최종전을 치러 16강 진출권을 노리게 된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6.22 20:58
축구

4년 전 체코전서 골 넣고 사라진 천재 미드필더

2010년. 한국 축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천재 미드필더가 등장했다. U-17 대표팀 '에이스'로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던 윤빛가람(30·울산 현대)이 주인공. 창의성을 가진 미드필더로 넓은 시야와 함께 정확한 패싱력, 킥력도 가졌다. 많은 축구인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그의 화려한 등장은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이었다. 20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윤빛가람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조광래(66)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렸다. 최고의 장면은 2011년 1월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이었다. 난적 이란과 붙은 8강에서 연장 전반 극적인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가 한국의 이란전 마지막 승리다. 윤빛가람의 대표팀 마지막 영광이기도 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윤빛가람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조광래 감독이 사임한 뒤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2012년 9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고, 이후 4년 동안 A매치에 뛰지 못했다. 2016년 6월 유럽의 강호 체코와 친선전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2-1, 기적적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다음이 없었다. 이 경기가 윤빛가람의 마지막 A매치다. A매치 15경기 출전, 3골. 윤빛가람의 A매치 시계는 이렇게 멈춰 있었다. 공교롭게도 소속 팀에서도 강렬함을 보이지 못했다. 2010년 경남 FC에 입단했을 때는 큰 주목을 받았고,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이후 성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연변 FC 등을 거치면서 빛을 조금씩 잃어갔다. 여기저기 구설수에도 오르며 '악마의 재능'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A대표팀과도 인연이 끊겼다. 그러다 올 시즌 반등의 시간이 왔다. 윤빛가람은 '우승후보' 울산으로 이적했다. 스타군단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안정적이고 노련하게 울산의 중원을 리드했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능력도 뽐냈다. 울산은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런 흐름은 그에게 다시 태극마크를 허락했다. 시즌 중반 만났던 울산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윤빛가람의 컨디션이 좋다.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느낌을 받는다. 결혼을 한 뒤 안정을 찾은 것 같고, 이런 부분이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 올해 A대표팀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윤빛가람이 A대표팀에 선발됐다. 오는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vs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윤빛가람은 A대표팀 멤버에 포함됐다. 파울루 벤투(51) 감독 부임 이후 최초 발탁이다. 태극마크는 반갑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색한 대표팀에 적응해야 한다. 험난한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잘 부여하지 않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과도 싸워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합류하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과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만 한다. 30대에 접어든 윤빛가람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0.08 06:00
축구

베어벡·매클라렌·뢰브, 세 감독의 세 가지 행보

‘사면초가’ 매클라렌.‘흔들리는’ 베어벡. ‘쾌속 질주’ 뢰브.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처지에서 대권을 잡은 세명의 감독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2006 독일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사령탑을 임명하며 잉글랜드·독일과 유사한 선택을 했다. 잉글랜드는 수석코치 스티브 매클라렌(46)을 에릭손 감독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베켄바워 독일축구협회장도 클린스만의 곁에 있던 요하임 뢰브(47)를 사령탑에 앉혔다. 한국 역시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를 보좌했던 핌 베어벡(51)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매클라렌 감독은 이스라엘과의 유로 2008 지역예선 원정경기에서 무기력한 0-0 무승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해 사령탑에 오른 뒤 그리스·안도라·마케도니아에 3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지만 최근 5경기서 2패3무로 극심한 부진이다.현재 잉글랜드는 유로 2008 E조에서 크로아티아(13점)·러시아(11점)에 밀려 2승2무1패(조3위)로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선’지는 ‘도너스 행성’이라며 구멍난 수비진을 조롱했고. ‘미러’지는 ‘매드 맥(Mad Mac·미친 맥)’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감독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독일의 꽃미남 감독 뢰브는 ‘명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 속에 사령탑에 오른 뒤 7승1무로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동유럽의 강호 체코와의 유로 2008 지역예선서 2-1 승리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의심의 눈초리를 머쓱하게 했다. 국내용이라는 오명 속에 독일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케빈 쿠라니는 뢰브 감독의 신임 속에 독일의 새로운 보석으로 자리잡았고. 체코전서는 두 골을 터트리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유로 2008년까지 계약한 뢰브 감독은 “조만간 독일의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핌 베어벡은 매클라렌의 추락과 뢰브의 상승. 그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경질 위기까지 몰리고 있지는 않지만 우루과이전·가나전 등 강호와의 대결마다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서도 졸전을 벌이며 4위에 머물러 기대를 저버렸다. 한박자 늦은 교체 타이밍. 변화 없는 전술 등으로 지도력에도 적지 않은 의심을 받고 있다. 베어벡 감독에게는 오는 7월 열리는 아시안컵이 운명을 가를 중간평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하고도 목이 달아난 본프레레 감독과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이해준 기자 2007.03.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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