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S그룹, '일감 몰아주기' 재계 1위 핵심 감시 대상으로 떠올라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취임 2년 차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따라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GS그룹이 핵심 감시 기업집단으로 떠올라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내년 말부터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확대된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 계열사(비상장 20% 이상)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 회사는 현행 210개에서 598개로 388개 늘어나게 됐다. 특히 10대 재벌 대기업 중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이 가장 많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12개에서 18개나 늘어 30개가 됐다. 감시 대상이 20개가 넘는 10대 재벌은 GS그룹이 유일하다. 내년 말부터 자회사, 손자회사들이 대폭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그룹 전체를 운영해야 하는 허태수 회장의 머리가 복잡해지게 됐다. 더군다나 올해 GS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GS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1조7913억원, 영업이익 6408억원에 머물렀다. 작년보다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58.7%나 급감했고, 1~3분기 누적 순손익은 146억원 적자다. 이런 실적 부진으로 허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GS그룹은 2021년 디지털 전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그룹은 지주사인 GS를 비롯해 GS리테일, GS건설, GS에너지 등 핵심 계열사들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총수일가가 43.33%의 지분을 가진 GS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653억원의 매출 중 33.71%가 내부거래로 발생하고 있다. 그룹 전체 내부거래는 증가세다.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64%에서 올해 5.63%로 늘어났다. 보헌개발과 승산 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로 오너 3~4세들이 막대한 배당 이익을 챙기고 있는 계열사들이다. 부동산 임대업, 물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승산은 2018년 순이익 25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2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보헌개발은 오너 4세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각 3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보헌개발은 2018년까지만 해도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비중이 57.6%까지 줄었다. GS그룹은 최근 공정위 감시의 표적이 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13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3억8000만원을 부과받았다. 하도급 업체와 4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직접 공사비 198억500만원보다 11억3400만원 적은 계약을 체결해 제재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은 늘리면서 수의계약을 한 하도급 업체에는 가격을 후려치는 ‘갑질’을 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GS리테일의 헬스&뷰티 스터어인 랄라블라가 납품업체로부터 부당하게 판촉비·판매 장려금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품을 반품한 ‘갑질’이 드러나 과징금 10억58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측은 “규율 사각지대를 해소해 공정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불공정행위와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을 근절할 수 있도록 규제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1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