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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위원 “FIFA 공문? 협회의 마지막 카드…형편없는 리더 그룹”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에 ‘정치적 간섭’과 관련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협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 감사 발표가 나온 시점에 해당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협박하고 겁박하는 것이다. 협회가 정말 마지막 쓸 수 있는 카드를 썼다”고 평했다.박문성 위원은 3일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근 FIFA가 보낸 경고성 공문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전날(2일) 협회에 따르면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FIFA 공문을 지난달 30일 받았다.FIFA는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중시하며 정관에도 관련된 조항들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15조에도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협회는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받는다. FIFA 주관 대회 출전 금지 등이 그 예다.당시 문체부는 협회 중간 감사 발표 중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부 절차에 하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크기 때문에 문체부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다만 축구협회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분야다. 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과 상식과 공정의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 처분에 대해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그보다 앞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추천 ▲홍명보 감독 면접 과정의 불투명·불공정성 ▲이사회 선임 권한 형해화 ▲허위 보도설명자료 배포 등을 근거로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은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라고 결론 내렸다.이와 관련해 박문성 해설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이거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얘기”라고 운을 뗀 뒤 “간단치가 않다. 정몽규 회장의 월권, 홍명보 감독의 특혜 그 모든 걸 포함한 절차 위반이 있다고 얘기했다. 문제가 있으니 ‘물러나라’라고 하면, 결국 인사권의 문제가 된다”라고 짚었다. 문체부가 인사권 문제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면, FIFA가 이를 정치적 개입으로 판단해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박 위원은 “협회가 이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좀 보긴 해야겠지만, 그 이후에 내놓은 어떤 반박문이나 이런 걸 보면 아직도 심각성을 모르는구나 생각하긴 한다”고 평했다.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은 박 위원은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책임지는 게 상식”이라고도 했다.이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결론이 났으면, 억울하다고 하다는 목소리나 주장이 아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회의) 반박문을 보면 그동안 해왔던 얘기를 똑같이 한다. 협회가 썼나 싶을 정도의 궤변을 써놨다”고 돌아봤다.FIFA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리 놀랍지 않다. 예상했던 협회의 대응이다. 협회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니야’라고 협박하고 겁박하는 거다. 문체부가 감사 들어간다고 했더니 미디어에 이걸 흘렸다. 문체부 발표하는 날 또 (내용을) 흘렸다. 일종의 호도”라고 평했다. 동시에 과거 2005년과 2011년 협회의 잘못된 운영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시도 국회가 불러 따졌다. FIFA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010년 프랑스가 선수단끼리 싸우고 난리 나고, 청문회가 이어지자 FIFA도 지적한 바 있다. 그랬더니 (프랑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반박하자, FIFA도 그냥 넘어갔다”라고 짚었다.끝으로 박문성 위원은 “우리가 얘기하는 민주주의는 결론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의견을 주고받는 다는 것. 말할 수 있는 자유”라며 “박주호 의원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러지 않나. 고소 고발하겠다고 그러지 않나. 이런 형편 없는 리더 그룹이 어디 있나?”라고 의문을 드러냈다.김우중 기자 2024.10.03 13:34
IT

항공모함 3척 값에 트위터 산 머스크…"터무니 없는 거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최신 항공모함 3척 값에 대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중 하나인 트위터를 품에 안았다. 정치인처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소통창구가 앞으로 어떤 변화의 길을 걸을지 관심이 쏠린다. 같은 값에 더 가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위터는 25일(현지시간)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가격은 트위터의 이달 평균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38% 얹어 책정했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가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며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자금 확보 문제 등으로 인수 계약을 성사하지 못하면 위약금만 10억 달러(약 1조2600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 조건은 트위터에도 붙는다. 27일 해외 IT 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온라인 담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다. 터무니 없는 금액을 반성할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매체는 440억 달러를 100달러 지폐로 인출해 쌓으면 높이가 30마일(약 48㎞)에 달한다고 했다. 이 돈으로 미 해군의 항공모함 3척을 사거나 전 세계 대학생 약 2억5000만명에게 175달러(약 22만원)의 '에이서 스핀 311' 크롬북을 나눠줄 수 있다. 또는 약 14대의 우주선 개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넷플릭스를 3억6600만년 동안 시청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이런 비상식적인 가치는 디지털 세계에서 트위터의 중요성과 소유권이 갖는 힘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로 트위터의 정책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머스크는 자유를 보장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증오 표현과 거짓 정보 등이 난무해 생태계가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외 IT 매체 더 버지는 "머스크의 관심 영역 중 하나는 편향된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추천 알고리즘이다. 그는 사람들이 해당 알고리즘을 공개적으로 살펴보고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미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구글 등은 시스템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설명을 뒷받침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 없이 알고리즘만 보여주면 악의적으로 해석하려는 이용자도 나타날 수 있다. 가짜 트위터 계정을 몰아내기 위한 단속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사기·스팸 봇을 트위터 공공의 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비스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과거 그를 사칭해 가상자산을 빼돌린 사기꾼의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계정을 걸러내기 위해 수많은 작업을 수행한 트위터보다 머스크가 더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지적이다. 더 버지는 "문제가 없는 자동 계정이나 자주 활동하는 이용자의 콘텐트를 차단하는 등 훨씬 더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앞서 봇을 없애기 위해 모든 이용자를 인증하겠다고 한 발언도 재조명됐다. 단순히 로봇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간단한 문제를 풀 수도 있지만, 신분증을 요구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도 있다. 더 버지는 "익명 또는 가명 발언을 허용한 트위터의 방향이 틀어질 것"이라며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이 되지 않아도 정부에서 요청할 수 있는 정보가 많으면 해킹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27 17:57
무비위크

정우성 '나의촛불' 추천 "민주주의 늘 돌봐야 한다 생각"

'나의 촛불'에 대해 각계 인사들이 감상평을 전했다. 영화 '나의 촛불(김의성·주진우 감독)'은 진보와 보수의 인터뷰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 2016년 촛불광장의 비화를 기록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다. 개봉 전 영화를 관람한 배우 고아성, 정우성을 비롯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명작들을 내놓은 국내 독보적인 작가 조정래,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컨설턴트 박시영, 고민정 의원은 예비 관객들에게 '나의 촛불'을 적극 추천하고 나섰다. 먼저 고아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요”라며 작품의 흡입력을 자랑했다. 정우성은 “영화가 끝나니까 왜 이렇게 속상하죠?”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한 데 이어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게 아니라 가꿔나가는 거고 늘 돌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감상평으로 '나의 촛불'의 의미를 말했다. 조정래 작가는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여실하게 입증하고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5000만 국민 전부가 꼭 보기를 강권하는 바입니다”라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날카로운 여론조사 분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시영은 “시사회 너무 감동적으로 봤습니다”라고 추천했다. 고민정 의원 역시 “뜨거웠던 광장의 열기를 다시금 생각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라는 진심어린 인사와 함께 “그때 우리가 염원했던 대한민국을 이번에도 우리의 손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가집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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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회 기립박수" 서울에서 울려퍼진 '광주' 울림…초연 성료

서울에서 울려퍼진 광주의 울림이다. 5 ·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제작된 창작 뮤지컬 '광주'가 지난 8일 뜨거운 박수 속에 서울 초연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9일부터 한 달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상연된 '광주' 서울 초연은 1개월 간 40회 공연을 올리며 만 여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광주’는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숭고한 역사가 오롯이 담긴 작품 내용뿐만 아니라 13인조 오케스트라가 매회 선보이는 섬세하고 환상적인 라이브 선율로 극의 흐름을 밀도 있게 이끌며 보다 더 깊은 감동을 남겼다. 특히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문화재단과 손잡고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획 특별전 '19800518-광주' 전시회를 공연장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함께 열어,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만든 뮤지컬인 만큼 평소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었지만 접할 기회가 적었던 젊은 관객들에게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한 뜻깊은 자리를 제공해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잊혀서는 안되는 역사의 한 부분을 소재로 삼아 새롭게 조명된 작품이기에 관심이 남다른 만큼 개막 후 반응 또한 뜨거웠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자발적 추천과 호평을 남기며 '광주'에 응답했다. '광주'는 '2019 님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작품으로, 1980년대 민중의 뜨거운 삶과 시대정신이 담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치열하게 항쟁을 벌인 광주 시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냈다. 국내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 민우혁, 테이, 서은광(BTOB), 민영기, 김찬호, 장은아, 정인지 등 총 38명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았고, 총 40회차 동안 온스테이지 28명의 배우들이 40년 전 그날의 광주를 표현해내 지난 한 달 동안 서울을 광주로 물들이며 매회 전원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광주'의 뜨거운 여정은 12월까지 전국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먼저 오는 11월 14일, 15일 양일간 경기도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을 시작으로 11월 21일, 22일 부산광역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 11월 28일, 29일에는 전라북도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연되며,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할 지역은 그날의 생생한 흔적이 남겨 있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12월 11 일부터 13일까지 공연돼 2020년 뮤지컬 '광주' 초연의 성대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1.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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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기] 도심 속 힐링 타임이 필요하다면…북한산 품은 강북으로

봄기운이 물씬한 3월이지만 해외여행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지도 조심스럽기만 한 시기다. 답답한 '집콕' 생활에 바깥공기가 그리운 요즘,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가까운 서울 도심에서 자연과 더불어 위안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강북구 ‘너랑나랑우리랑’ 힐링투어를 추천했다. 너랑나랑우리랑 트레킹 코스는 우이동 만남의광장에서 출발한다. 봉황각을 거쳐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 숲길’의 소나무쉼터와 솔밭근린공원, 북한산둘레길 2구간 ‘순례길’의 국립 4·19민주묘지 전망대를 지나 근현대사기념관까지 걷는다. 총 거리가 약 4km이며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 코스다. 출발지는 만남의 광장 입구다. 이곳에는 북한산 전망 포토존이 있는데, 우뚝 솟은 북한산 세 봉우리가 또렷하게 보여 사진 찍기 좋다. 3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봉황각이 나온다. 봉황각은 3·1 만세운동 민족대표 33인의 대표인 의암 손병희 선생이 항일독립운동을 이끌 천도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1912년에 건립한 교육시설이다. ‘봉황이 깃들어 사는 집’이라는 뜻으로, 봉황과 같은 큰 인물을 길러내겠다는 손병희 선생의 의지가 담겨 있는 곳이다. 봉황각 뒤로 백운봉·인수봉·망경봉·노적봉·영봉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풍광도 수려하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멋지다!’고 연거푸 외칠 정도로 경치가 빼어나다. 조금 내려오면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숲길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북한산에서 가장 많은 소나무를 볼 수 있는 소나무 숲길 구간은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정점을 찍는다. 도심 공원에 소나무 971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산단다. 솔밭근린공원을 지나면 북한산 둘레길 2구간 ‘순례길’로 이어진다. 독립유공자 묘역과 광복군 합동 묘소, 국립 4·19민주묘지 등을 지나는 구간이다. 독립운동가 강재 신숙 선생 묘소와 여러 독립운동가를 소개한 안내판을 차례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이어지며, 계곡을 바라보이는 데크 산책로를 지나 근현대사기념관 뒤쪽 출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교육 현장이며, 순국선열의 항일투쟁과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이곳을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근현대사기념관까지 걷다 보면 출출한 배가 느껴진다. 바로 이어지는 수유시장에 다양한 요깃거리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골목 안에 순대국밥 골목, 전집 골목, 선술집, 의류 골목 등이 형성돼 있는데, 시장 역사가 오래된 만큼 손맛 내공이 빛나는 음식점이 많다. 30년 전통의 냉면 전문점 ‘숙이네’, 쫄깃한 아구와 아삭한 콩나물이 입맛 당기는 아귀찜 식당 ‘아구랑복어랑’, 30년 동안 맛깔난 반찬으로 단골이 많은 백반 식당 ‘단양집’, 모둠전과 홍어회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장터지짐’이 등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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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사놓고 안 읽은 책, 설민석이 대신 읽어드립니다(종합)

바쁜 현대인을 위해 대신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야기꾼 설민석이 책을 읽어주고, 전현무는 책을 못(안) 읽는 시청자를 대변한다.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tvN '책 읽어드립니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설민석·전현무·문가영과 정민식 PD가 참석했다.'책 읽어드립니다'는 읽고 싶어 샀지만 살기 바빠서, 내용이 어려워서 혹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다 읽지 못한 스테디셀러 책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역사 1타 강사에서 국민 역사 선생님으로 사랑받고 있는 설민석은 타고난 이야기꾼의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두껍고 어려운 책을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알기 쉽게 정리해 읽어준다. 전현무·이적·문가영과 전문가들이 죽은 책도 살려내며 시청자들에게 독서의 재미를 일깨울 예정이다.정민식 PD는 "'어쩌다 어른'을 4년간 진행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책의 중요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설민석과 여러 번 강연하면서 좋은 책 어려운 책을 설민석의 재밌는 화술로 쉽게 전달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거기서 이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작은 것 하나만이라도 가져가면 좋겠다. 1시간 동안 책 한 권을 리뷰하고 재해석하는데 시청자들이 그 중 필요한 부분만 가져가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설민석은 "역사를 하는 설민석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게 관련이 있냐고 질문을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로지 책을 먼저 읽은 책 선배, 최대한 쉽고 재밌게 읽어주는 역할에 머문다. 책의 주제는 전문가가 와서 다양한 견해를 얘기해준다. 저는 책을 읽어주는 역할이다.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배우는 자세로 임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어떻게 예능의 재미를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강연이나 방송에 임하면서 어떻게 재밌게 할까, 어떻게 웃기게 할까 고민해본 적 없다. 본질에 충실할 때 시청자가 반응한다고 생각한다. 전현무와 이적이 교양으로만 머물 수 있는 이 방송에 예능을 첨가해준다. '선을 넘는 녀석들'보다 깊이 있고 '알쓸신잡'보다는 말랑말랑하다"고 답했다.정민식 PD는 전현무가 책을 읽지 않는 시청자를 대변하기 위해 해당 주제의 책을 읽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현무는 "책을 읽지 않은 이유가 분명히 있다. 기존 책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책을 알고, 읽어왔다는 걸 전제로 해서 하다 보니 대부분 책을 읽지 않은 시청자가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책을 안 읽어도, 앞으로 읽을 생각이 없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대다수 책을 읽지 않았을 시청자를 대변한다. 책을 안 읽고 왔기 때문에 헛소리도 한다. 다 읽어오면 자칫 우리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 우리만의 독서 토론회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앞으로도 절대로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책은 최대한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작진은 출판계, 서점 운영자, 학계 관계자 등으로 자문위원을 꾸렸다. 또 시청자 추천도 받았다. 정민식 PD는 "이 시대에 가장 실용적일 수 있는 책이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설민석은 "많은 시청자가 지적 사치를 누리기 위해 채널을 고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프로그램의 목적은 똑똑하고 많이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문학 소외자나 평상시 책을 잘 못 읽는 사람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대중화하는 것이다. 또 책을 읽어주는 나는 생존을 위해 읽는다. 이 시대는 민주주의의 시대이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똑똑하면 이 나라가 바로 선다고 생각하고, 그 반대면 나라가 망한다. 그래서 생존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24일 오후 8시 10분 첫 방송된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2019.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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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무도' 멤버 중 시장감으로 추천? 그럴 인물이 없다"

개그맨 유재석이 '무한도전' 멤버들 중에는 투표하고 싶은 인물이 없다고 고백했다. 유재석은 최근 서울 강남구 김영준스튜디오에서 진행된 '613 투표하고웃자' 캠페인에 참여해 ‘내가 시장에 당선된다면’, ‘웃기지마세요’, ‘내가 바라는 사회는’이란 주제로 유쾌하지만 철학있는 언변을 펼쳤다. ‘613 투표하고웃자’는 고소영 노희경 작가 류준열 박근형 박서준 배성우 이병헌 이준익 감독 정우성 한지민(가나다 순) 등 총 30여명의 배우와 작가, 감독들이 참여, 조회수 500만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가장 큰 화제를 낳은 '0509 장미프로젝트'를 이어받은 최대 투표 프로젝트. 이번에는 최고의 예능인들이 뭉쳤다. 강호동, 김구라, 김국진, 김준현, 김태호PD, 남희석, 박경림, 박나래, 박수홍, 박휘순, 신동엽, 양세형, 유세윤, 유재석, 이수근, 이휘재, 임하룡, 장도연, 정준하 등(가나다 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인과 예능 PD가 '613 투표하고웃자' 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투표 참여의 순수한 뜻을 담아 전원 노개런티로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613 지방선거를 맞아 일상의 삶을 바꾸는‘동네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뜻맞는 스타들과 기획자, 에디터,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이들이 특정 단체 없이 모여 민간 차원에서 진행,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원했다. YTN스타가 영상촬영과 편집을 맡고 김영준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예능인들은 '주변 지인 중에 시장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유재석을 추천 했다. 이에 그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제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줄 있도록 하겠다”라고 예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반대로 '시장으로 추천할 만한 주변 인물'을 묻자 유재석은 “제 주변에는 없는 것 같다”며 선뜻 답하지 못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 PD가 후보군으로 언급됐지만 그는 “멤버들 중에는 그럴만한 인물이 없다”며 “또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즌2'를 해야해서 안 될 것 같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 놨다. '대중들에 웃음을 주는데 스스로도 많이 웃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동료들 때문에도 웃고, 집에 가서는 아내 나경은 씨나 아이들 때문에도 웃고, 많이 웃고 사는 거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유재석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의 입장에서 늘상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주 바뀌지 않고 일관된 교육 정책에 대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오랜 무명기를 겪었던 유재석은 “모든 분들이 공평하게 기회를 얻고, 그 기회를 통해서 본인이 실현하고 싶은 목표를 위해 갈 수 있는, 일한 만큼의 공정한 댓가를 받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투표를 통해 실현하고 싶은 사회상을 밝혔다. 또 “과거에는 누가 꿈을 물어보면 '내 이름을 단 토크쇼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창피하다. 지금은 제작진이 이름을 단다고 해도 하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어 “제가 앞으로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는 날까지 아쉬움 없이 최선을 다하고 소임을 다 마치는 게 제 목표”라고 새로운 포부도 밝혔다. 촬영을 마친 유재석은 “제가 웃음을 드리는 일을 하고 있지만, 세상이 행복해지고 즐거워져야 웃을 일이 많아진다. 그래서 투표를 해야되고, 그래야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밝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사진 촬영에서 유재석은 익살스러움과 진지함을 오가며 다양한 표정을 보여줬다. 사진 촬영은 '소통'을 주제로 종이컵 실 전화기로 출연자들이 대화하는 컨셉트로 진행됐다. 국내 최고의 예능인들이 참여한 '613 투표하고웃자' 의 사진과 영상은 오는 6월 1일부터 TV 방송을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SNS 및 언론사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 김연지 기자사진제공=김영준스튜디오 2018.05.27 17:30
경제

언론노조, 배현진 한국당 입당에 “‘피해자 코스프레’ 위선…어처구니없다”

길환영 전 KBS사장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것에 대해 언론노조가 “자유한국당이 이들의 입당에 대해 ‘1년만의 웃음꽃’ ‘천하의 인재’ 등의 표현으로 환영의 뜻을 발표했다”며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언론장악의 역사를 잊은 정당에 미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언론노조는 “더욱 황당한 것은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언론노조가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사퇴시켰다’ 등의 근거 없는 말들을 언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언론노조는 “자유한국당이 소위 ‘언론장악’을 운운하며, 길환영 전 KBS사장과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염원해온 국민들 앞에서 자유한국당 정권 시절의‘KBS 사장’과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려 하는가”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진정 ‘언론의 독립’을 바란다면 부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추천 드린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날 입당 환영식에서 배 전 아나운서는 “약 석 달 전 정식 인사 통보도 받지 못하고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의 ‘자유’라는 가치가 파탄에 놓인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를 느꼈다”며 정치권 입문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몸담았던 MBC 비롯해 국영방송이 국민방송으로 거듭나도록 깊은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 전 아나운서는“시청자에게 올려야할 마지막 인사조차도 못하고, 모든 업무 배제되고 조명창고에서 업무발령 대기상태로 기다렸다”며 “파업 불참한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하는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3.09 16:26
경제

KB금융 노조, 하승수 변호사 사외이사 추천…"회장-사외이사 '회전문 인사' 바꿔야"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노협)가 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한다고 5일 밝혔다.KB노협은 이날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이 자리에서 KB노협은 "현재 KB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CEO'"라며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참여하는 것도 모자라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자신을 뽑아준 회장을 선임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한 것이 현재 회장 선임 절차의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KB금융그룹의 윤종규 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를 열고 윤 회장을 포함한 내부 18인과 외부 5인 등 총 23인의 후보자군을 보고 받았으며 후보자를 압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8일 확대위는 후보군 3인 이내로 압축하기 위한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취임 후 각종 인수합병을 성공하고 실적을 개선하는 등 성과로 연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이에 반발하는 모양새다.KB노협은 "회장과 그 수하인 은행 부행장이 상시위원회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모 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선정했다"며 "이는 지난 2016년 제정된 KB금융지주 경영승계규정에도 못 미치며 퇴보한 비상식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KB노협은 친노조 사람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방안을 내놨다.KB노협은 "새로운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풍부한 활동은 물론 그 누구보다 독립적으로 경영진 이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감시 및 감독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 노조 추천으로 현대증권 사외이사에 재직한 바 있다.KB노협은 "지주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충실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은 주주와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직접 참여를 통한 '경제 민주주의 실현'에 있다"며 "사외이사의 본연의 목적인 '경영진 견제'를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09.05 10:30
무비위크

[인터뷰③] 김기덕 감독 "'봄여름가을겨울' 내 기준 가장 잔인한 영화"

김기덕(55) 감독이 변했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던 사나운 눈빛이 유해졌고 또 유연해졌다. "증오해서 뭐하나요. 사람 미워하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네요"라며 껄껄 미소짓는 표정이 곧 김기덕 감독의 변화를 말해준다.작품 분위기도 달라졌다. 신작 '그물'은 김기덕 감독의 이름을 달고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류승완 감독의 추천을 받아 두문불출 해외 체류중인 류승범을 주인공으로 낙점, 남북한의 이념 대립을 소재로 저예산 영화를 최대한 상업적으로 풀어냈다.준비 중이었던 400억대 한중합작 영화 '무신'은 여러 이유로 물건너 갔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고 김기덕 감독은 여전히 건재하다. 삶의 밑바닥부터 수면 위의 모습까지 무엇이든 '영화로 말하는' 김기덕 감독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엔딩은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스토리인가? "철우(류승범)에게는 그것밖에 없지 않을까. 가혹하다. 어부의 소박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감시 대상이 된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고통스럽다. 국가는 한 개인의 삶을 빼앗았다. 그것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그들은 모른다. 또 철우는 마지막 저항을 하지만 그것이 저항인지 본인도 모를 것이다. 아이러니하고 씁쓸하다."-중국 비자발급 무산은 씁쓸하지 않나."그건 딱히 어떤 이유 때문이라 말하기 애매하다. 무엇 때문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지난 1년간 개인적으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는 이렇게 됐다. 비단 비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상황들이 얽혔다. 중국 측으로부터 작업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400억 대작 한중합작영화 아니었나. 제작 자체가 보류된 것인가?"보류라면 보류일 수도 있다. 난 그 이야기를 꼭 영화화 시키고 싶으니까. 하지만 애초 파트너십을 맺었던 회사와는 결별했다. 다른 투자자가 없지는 않는데 기본적으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다."-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인가?"중국은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최고다. 한국은 투자자 제작자가 따로 있어도 감독 고유 권한을 인정해 주고 창작자를 존중해 주지 않나. 중국은 아니다. 주연 배우, 메인 스태프들까지 다 본인들이 캐스팅을 하겠다고 한다. 내가 할 일은 없다. 개런티 받고 현장에 가만히 앉아서 'OK'. 'NG' 사인만 말하면 된다."-김기덕 감독 스타일이 절대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그런 환경은 생각도 못해봤고 당연히 습관처럼 들지도 않았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내가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에 다신 안 간다'는 말을 했다는데 명백한 오보다. 나는 '안 간다'가 아니라 '가고 싶어도 못 간다'고 했다. 한 글자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해명 기사가 뜨기도 했지만 꼭 다시 바로잡고 싶다."-미국 측 자본인데도 중국 측 마음대로인가?"명확하게 따지면 미국에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다. '반지의제왕' CG팀 등 기술자들이 들어오면서 미국과도 합작 형태가 된 것이지 미국의 어떤 회사도 중국에 돈을 넣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국이 미국에 돈을 쏟아붓지. 그 돈으로 기술력을 갖고 온다." -얽힌 여러 상황들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나에 대한 신뢰?(웃음) 내가 중국 미술학교 교수로도 초빙이 되서 비자를 몇 번 내려고 대사관에 찾아갔더니 그들은 이미 '김기덕'이라는 사람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다. '지금 뭘 준비하고 있죠? 뭘 찍죠?'라는 질문이 바로바로 왔고 내가 한국에서 어떤 영화를 찍는 감독인지는 당연히 파악이 된 상황이었다.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내가 찍는 영화를 정부가 싫어해도 할 말이 없다. 이런 성향까지 중국 측은 신경쓰고 있었다. '김기덕이 중국에 와서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중국 정부에 반하는 영화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또 나에게 비자를 안 내준다기 보다 나와 파트너십을 맺은 회사가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없는 회사더라. 상공회의소에서 신뢰하는 회사로만 비자를 발급해 주는데 그 사이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중국은 민족·종교·안보·정치·폭력·섹스 등 내용이 작품에 포함되면 안 된다. 인민들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며 막는다. '무신'은 시나리오를 고쳐 심의에서 통과됐지만 내용은 촬영할 때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부분 아닌가. 몇 백억을 들이고 상영 허가를 못 받으면 끝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워킹비자를 받지 않고 영화를 찍었을 경우, 그 책임은 그대로 나에게 적용된다. 내가 피해 보상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컸다. 계약조항에 적시돼 있었다. 그런 것도 큰 부담이 됐다. 그래서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다시 말하지만 너그러워지고 여유로워졌다."하하. 극단적 비유는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봤을 때 난 항상 부드럽게 말했다. 지금처럼. 모자와 선글라스는 '100분 토론' 때 한 두번 썼을 뿐이다.(웃음) 물론 나이가 드니까 유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다짐하긴 한다.인간을 미워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과거 상처를 많이 받았고 증오하기도 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 원론적인 '인간'을 이해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왜 인간은 이렇게 살고 있고 이런 생명체가 됐는지. 그러한 것들을 나만의 언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언제쯤 김기덕표 밝은 영화를 볼 수 있을까?"빛과 어둠은 늘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동시에 상상하게 된다. 아주 밝기만 한 드라마를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까. '그물'은 그래도 희망을 얘기하고 있지 않나? 많이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내 기준 가장 잔인한 영화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사진= NEW 2016.10.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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