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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완공 전까지' LG-두산 잠실 주경기장-1만8000석 확보 반색, 앞으로 과제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잠실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서울시는 "현재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는 동안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활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와 두산은 2027년부터 5시즌 동안 잠실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 주경기장을 쓰게 됐다. 잠실 주경기장 관람석은 1~2층에 총 1만8000여석 규모로 조성된다. 포스트시즌에는 3층 관람석까지 개방해 3만 석 이상의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실 주경기장의 육상 트랙과 축구장을 KBO리그 매뉴얼에 맞춰 필드로 교체하고 더그아웃, 선수지원 공간 등을 리모델링한다.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워회(KBO), 그리고 두 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태스크포스(TF) 회의와 현장점검, 실무 협의를 거쳐 대체 야구장을 논의했다. LG와 두산, KBO는 이번 결정에 반색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체 구장 선정 논의 과정에서 잠실 주경기장 외에도 목동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을 비롯해 수도권 인근 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안도 포함됐다. 주거지역과 인접한 목동야구장은 소음과 조명에 대한 민원이 쇄도해 프로야구 경기를 열기에 부적합하다. 타 구장의 경우 '셋방살이'가 불가피하다. LG 관계자는 "구단은 잠실 주경기장 사용을 최적의 대안으로 여겼기에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잠실 주경기장을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잠실이라는 상징성도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KBO도 "잠실 주경기장 외에는 대체 구장으로 마땅한 곳이 없었다"고 했다. 1만 8000석의 관중석 규모도 구단안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서울시는 안전을 고려해 최대 1만3000석을 계획했다. 관중석 규모는 팬 서비스 및 구단 수익과 직결된다. 올 시즌 전반기 기준 LG의 홈 관중은 1만 8604명, 두산은 1만 7449명이다.두 구단 모두 "관중석 규모가 처음 논의한 것보다 커졌다. 서울시가 많이 배려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 외에도 구단 의견을 많이 수렴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대체구장 조성에는 대략 300억~4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구단이 일부 금액을 떠안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일단 서울시에서 책임지기로 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가장 고려된 점은 안전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MICE)로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잠실 주경기장 일대는 대대적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동로가 제한적인 데다, 경기 시작과 종료 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서울시는 동쪽과 서쪽 진출입로를 마련하고, 보도와 차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관중석 확대도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LG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안전자문회의를 개최하고, 동선 시뮬레이션 등을 점검했다. 모든 결정은 안전 대비 후 결정됐다"고 귀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 주경기장은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지만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관람객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대체 야구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주차 문제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또한 대체 구장 사용에 따른 광고 사용료가 올라간다면 두 구단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형석·차승윤 기자 2024.07.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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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뷔, 강원FC 홈경기서 깜짝 포착

군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본명 김태형)가 강원FC 홈구장에서 깜짝 포착됐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뷔가 이날 오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강원 대 FC서울전 관중석에서 포착된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뷔는 축구장 전관판에 클로즈업 돼 있다. 짧은 머리에 전투복을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12월 입대, 현재 2군단에 복무 중인 뷔는 동료 장병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뷔는 최근 신곡 ‘프렌즈’를 발매했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65위에 올랐으며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도 2주 연속 진입하며 글로벌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3.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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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행정에 들끓는 팬들의 분노…관중석 철거하고 유스호스텔 건립 '재추진'

울산광역시를 향한 울산 현대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울산시가 문수축구경기장 3층 관중석 일부를 철거해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3층 관중석 최소 5000석을 철거하고 1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인데, 팬들은 무의미한 세금 낭비 행태일 뿐이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21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비 190억원(추정)을 들여 문수축구장 내 3층(연면적 4100㎡)을 증축, 유스호스텔 46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김두겸 울산시장의 공약 중 하나로, 최근 울산연구원을 통한 타당성 조사 용역까지 마친 상태다. 현재는 경기장 일대 체육공원에 지정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특히 최근 김두겸 시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직접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고, 원 장관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경기장 내 공사가 진행된다는 게 울산시 관계자의 설명이다.문수축구장 내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건 10년 전인 민선 5기 때도 추진됐던 사업이다. 당시엔 경기장에서 축구 종목만 열리는 데다 경기장 입장객 수도 적어 축구장 이용률 제고의 일환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민선 6기 출범 직후 효율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이 백지화됐다가, 이번 민선 8기가 들어선 뒤 주변 환경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 숙박시설 부족문제 해소 등을 명목으로 10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정작 문수축구장을 찾는 K리그 팬들 입장에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이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이번 사업이 추진되면 관중석이 최소 5000석이 줄어드는 데다, 숙소가 지상 20m 높이에 건립되는 만큼 안전성 등도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경기장 인근에 상업시설마저 거의 없는 상황에 유스호스텔이 들어선다고 해도 이용률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굳이 190억원을 들여 관중석을 철거하면서까지 유스호스텔을 건립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목적이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다.실제 올해 문수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무려 31만 7352명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1만 7631명이다. FC서울에 이어 K리그 전체 2위다. 지난 9월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땐 무려 3만 756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10년 전 울산의 평균 홈 관중은 8834명,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평균 7523명과 9692명이었다는 점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최근 기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문수축구장을 찾는 관중 수는 더 많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관중석을 대거 철거하면서까지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겠다는 울산시의 계획은 울산 팬들 입장에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현재 문수축구장 수용인원은 3만 7897명이다.울산시청 게시판 시민다듬이방에도 “적자개선을 위한 수익성 모델 발굴이라고 하는데, 정말 세금 낭비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건설하고도 안전성에 위험이 따르고 관중석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린벨트 해제와 건설에 따른 이권개입이 있을 수 있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시장은 건설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문수구장의 유스호스텔은 흉물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유스호스텔 건설계획을 백지화하라”는 제안글이 올라왔다. 나흘 만에 담당 부서 답변(30명 이상 공감)과 토론장 의제화(200명 이상) 기준을 훌쩍 넘는 700여개의 공감을 받았다.울산의 한 팬도 “수익성 증가를 위해 증축한다는 게 명목이지만, 사실 문수축구장 근처엔 연계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 요즘엔 경기를 보기 위해 3층 관중석에도 팬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문수축구장 3층에 유스호스텔을 건축하면, 아무리 보강공사를 한다고 해도 20년이 넘은 대형 콘크리트 건축물에 예정과 다른 설계를 올리다 보니 대형사고의 위험성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팬들의 비판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유스호스텔 건립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우선 그린벨트가 해제돼야 하고, 그다음 인허가 등 절차를 진행한 뒤에야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지금은 체육공원 전체에 대한 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절차도 간소화하기 위해 그린벨트 전체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체육공원 전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사업을 검토하고 있고, 그 안에 유스호스텔 건립이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처음 검토했을 땐 기존 관중석의 8000석을 철거해야 한다고 봤지만, (유스호스텔) 하부 공간 높이가 사람 키보다 높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5000석 정도만 철거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 안전성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 초기 단계부터 구조물을 상부에 올렸을 때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를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검토가 끝났다. 저희도 팬들의 의견을 잘 알고 있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팬들의 목소리는 신중하게 듣고 있고,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 의견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울산 구단 관계자는 “울산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경기장을 리노베이션 하려는 의지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계획안은 우리 경기장에 관중들이 적을 때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관중들도 많고 좋아진 상태”라며 “(유스호스텔이 아닌) 다른 방식의 투자로 경기장을 더 랜드마크화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지에 대한 의견이 구단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울산시와도 계속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11.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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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퀸이 축구팬에게 남긴 선물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은 1977년 10월 7인치 싱글 음반을 발매했다. 이 음반에 수록된 2곡은 퀸이 라이브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때 연달아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 두 곡은 퀸이 축구팬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음악과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필자가 무슨 노래를 얘기하는지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두 곡은 바로 ‘위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와 ‘위윌 락 유(We Will Rock You)’다 필자가 영국을 유학지로 결정한 데는 퀸의 존재도 한몫했다. 그들의 공연을 실제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웸블리에서 퀸을 본다’는 기대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필자가 영국에 도착한 지 두 달 여만인 1991년 11월 24일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가 4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당시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필자는 신문에 실린 그의 사망 기사를 모았고, 지금도 이를 간직하고 있다.퀸의 팬이 대부분 그렇듯이 필자도 프레디 머큐리 때문에 그들의 음악에 빠졌다. 프레디는 전문적인 보컬 수업을 받은 적이 없지만, 폭발적이고 매력적인 가창력의 소유자였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미성과 탁성,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창법으로 불렀던 그를 대중은 사랑했다. 게다가 프레디는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받침대 없는 마이크를 든 그는 카리스마와 온갖 퍼포먼스로 관중을 휘어잡았으며, 환호를 이끌어내는 출중한 능력을 자랑했다.‘위아 더 챔피언스’와 ‘위윌 락 유’, 이 두 곡은 관중으로부터 받은 영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퀸은 1977년 5월 29일 잉글랜드 중서부의 소도시 스태퍼드(Stafford)의 빙리 홀에서 공연했다. 당시 관객들은 모든 노래를 따라 불렀고,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도리어 퀸이 공연을 중단하고 그들의 노래를 들어야 했다고 한다. 당시 프레디와 브라이언 메이는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곡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브라이언의 증언이다. 훗날 프레디의 증언에 의하면 ‘위아 더 챔피언스’는 2년 전인 1975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프레디가 ‘위아 더 챔피언스’를 작곡할 때 모티브는 축구였다는 것이다. 축구장에서 팬들이 외치는 떼창을 떠올리며 그는 “일반적인 축구 구호보다 더 섬세하며, 팬들이 기억하고 참여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프레디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스카프를 들고 응원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열광하는 군중 앞에서 노래한다.프레디는 이 곡을 통해 어떠한 고난이 있어도 도전할 것이며 승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감을 주는 가사와 멋진 멜로디로 무장한 ‘위아 더 챔피언스’는 스포츠 경기에 딱 어울리는 곡이었다. 이 곡은 199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였고, 전 세계 스포츠 이벤트에서 우승자가 결정된 순간 거의 언제나 등장해 선수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2005년 일본과 스웨덴의 모바일 합작회사 ‘소니 에릭슨’이 66개국 70만 명의 음악 애호가를 상대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위아 더 챔피언스’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은 주요 나라의 음악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위아 더 챔피언스’가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는 영국 싱글 차트의 2위와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의 4위다. 한편 빙리 홀에서 공연을 끝낸 퀸은 무대를 떠날 준비로 바빴다. 이때 팬들이 손뼉을 치고 발을 동동 구르며 퀸을 향해 리버풀 FC의 상징적인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을 불렀다고 한다. 이에 감명받은 브라이언 메이는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잠자리에 들었다. 꿈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는 브라이언은 다음 날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노래 ‘위윌 락 유’ 작곡에 들어갔다.‘위윌 락 유’는 런던 북쪽 하이베리에 위치한 웨식스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녹음할 때 드럼 소리 대신 퀸의 모든 멤버, 로드 매니저, 스튜디오 엔지니어와 심지어는 차(tea)를 담당하는 베티 아줌마까지 참여해, 손뼉을 치며 발을 동동 굴렸다. 당시 브라이언은 유럽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천체물리학 박사과정을 휴학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전공이 ‘위윌 락 유’에서 중요한 'stomp-stomp-clap(발로 쿵쿵거리고 박수를 치는)’ 파트를 녹음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물리학자였던 그는 팬이 노래를 들을 때 소리가 울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박수를 치는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방법을 고안했던 것이다.‘꿍-꿍-짝’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경기에서 상대팀을 위협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이 발을 구르며 손뼉을 치는 거대한 소리는 상대팀과 원정 팬들을 주눅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잉글랜드 축구를 모티브로 탄생한 ‘위아 더 챔피언스’와 ‘위윌 락 유’는 미국으로 건너가 4대 프로스포츠리그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는 전 세계 스포츠 이벤트로 퍼져 나갔다. 두 곡은 영화, 드라마, 시트콤 등 다양한 대중문화에 종종 등장했고, 아티스트들의 커버 곡으로도 사랑받았다. 특히 승리에 대한 갈망과 따라 부르기에 최적화된 ‘위아 더 챔피언스’는 정치인들이 곧잘 써먹곤 했다. 대표적인 예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이 곡을 선거 유세에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퀸의 음악이 정치적인 선거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우리가 추구했던 이상과 어긋나는 것이다”며 사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이 곡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법적 권리가 없었고, 승리에 집착하던 트럼프는 유세장에서 이 노래를 계속 사용했다. 프레디가 투병 중에도 열정과 집념으로 녹음한 마지막 명곡이 ‘The Show Must Go On(쇼는 계속돼야 한다)’이다. “여러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하던 일을 계속하라”는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 채 프레디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그의 뜻을 이어받은 퀸은 해체하지 않았다.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를 중심으로 재편된 퀸은 객원 보컬과 함께 지금도 쇼를 이어가고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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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축구에서 지적인 선수는 조롱의 대상이었다

2014년 시장조사 기관인 YouGov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5%의 미국인이 영국 영어가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영국 영어가 싫다고 답한 미국인은 겨우 6%였다. 많은 한국인 역시 영국 영어에 호감을 갖고 있다. 한국, 미국 등 외부인이 좋아하는 영국 영어는 영국 내의 수많은 억양 중 하나인 ‘RP(Received Pronunciation)’다. 표준 발음으로 여겨지는 RP는 ‘King 혹은 Queen’s English’, ‘BBC English(1920년대~1970년대 BBC는 RP로만 방송했다)’, ‘Posh English’, ‘Pubic school(사립학교) English’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영국 영어(British English 혹은 English English)라고 칭하는 것은 RP다. 억양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영국 사회에서 RP의 구사 여부는 중요하다. RP를 쓰는 유명인 중에 배우로는 제레미 아이언스, 휴 그랜트, 엠마 톰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다니엘 크레이그, 틸다 스윈튼, 엠마 왓슨, 휴 로리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스터 빈으로 알려진 로언 앳킨슨, 음악 평론가 사이먼 코웰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 같은 보수당 정치인도 RP를 쓴다. 그렇다면 RP를 구사하는 프로축구선수는 누구일까? 필자는 많은 축구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봤지만, RP를 쓰는 이를 본 적이 없다. 확실히 하기 위해 RP를 사용했던 프로축구선수가 있었는지 검색도 해봤다. 예상했던 대로 “RP를 쓰는 유명 선수는 한 명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RP와 프리미어리그(EPL) 혹은 프로축구라는 용어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통적으로 영국 프로축구선수들의 대부분은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첼시와 블랙번 등에서 뛰었던 그레임 르 소(Graeme Le Saux)는 특별한 선수였다. 그는 여러 면에서 일반적인 프로축구 선수와는 달랐다. 르 소도 RP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영국 남부지방의 선명한 억양을 구사해 RP에 가장 가까운 발음을 했던 축구 선수였다. 르 소는 또한 축구선수로서는 드물게 대학교에서 환경학을 공부한 적도 있다. 르 소는 여러 분야의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다. 매우 지적인 대화가 가능했던 그는 동료 선수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을 볼 때, 진보 성향을 대표하는 신문 가디언을 읽었다. 그는 말을 멋지게 했고, 정론지를 읽으며 멋진 주제를 논했다. 여가 시간에는 미술관을 즐겨 찾곤 했다. 필자는 이런 차별적인 이미지의 르 소가 좋았으나, 많은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르 소가 가진 지적인 이미지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인 축구와 그는 매치가 안 됐기 때문이다. 르 소는 부인 마리아나와의 사이에 두명의 자식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취향과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는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르 소는 2007년 출간된 자서전에서 자신의 모든 행동(패션 스타일, 음악 취향, 미술관 방문, 가디언 독자, 대학 공부)이 동성애의 증거로 쓰였다고 밝혔다. 축구장이나 훈련장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는 그는 자신을 학교폭력의 희생자에 비유했다. 르 소가 당했던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악몽의 시작은 웨스트 햄 팬들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업튼 파크에서 르 소를 향해 빌리지 피플(동성애와 관련된 세계적인 댄스 그룹)의 히트곡 ‘Go West(동성애자들의 정신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가자는 내용)’의 리듬에 맞춰 “Le Saux takes it up the a***(동성애자의 성행위를 의미)”를 계속해서 외쳤다고 한다.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10살에 불과한 어린이가 르 소를 향해 “You f***ing poof(동성애자를 모욕하는 단어), you take it up the a***”라고 외치자, 주변의 어른들마저도 이에 가세했다. 심지어 소속팀 첼시의 코치였던 그윈 윌리엄스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친하게 지낸 동료 폴 인스도 르 소를 poof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poof란 단어는 축구장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동성애자로 낙인찍힌 르 소에게 사용했기에 문제가 된 것이다. 리버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공격수이자 르 소의 대표팀 동료였던 로비 파울러도 다르지 않았다. 1999년 2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 중 파울러는 동성애적 표현과 언어로 르 소를 여러 번 조롱했다. 참다못한 르 소가 파울러에게 “내 가족들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어”라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르 소가 팔꿈치로 파울러를 가격했고, 둘은 몸싸움을 벌였다. 후에 파울러는 자서전에서 르 소가 “But I'm married(나는 결혼했다고)”라고 말하자, 자신은 “So was Elton John, mate(엘튼 존도 그랬어, 유명 가수이자 동성애자인 엘튼 존도 결혼한 것에 비유)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르 소는 이런 대화 자체가 없었고, 파울러가 자신을 멋지게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파울러와의 충돌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청문회와 징계 등으로 이어졌다. 그 후에도 르 소에 대한 조롱은 계속됐지만, 예전에 보였던 관중들의 악의는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르 소는 자신의 고통이 점차 사라짐을 느꼈지만, 마음의 평화는 은퇴 후에 찾아왔다고 밝혔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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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앞에서 감격' 울음 터뜨린 DJ칼리드 아들 토닥여준 메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영입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의 경기가 매번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DRV PNK 스타디움에서 인터 마이애미와 애틀란타 유나이티드와의 2023 리그스컵 조별리그 2차전이 열렸다. 메시는 마이애미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두 골 1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4-0으로 크게 이겼다.메시 영입 후 2연승을 달리며 완전히 반등한 마이애미의 경기력도 화제다. 더불어 이날 경기장에서 메시가 보여준 일거수일투족과 관중석에 몰려든 셀러브리티들도 큰 화제가 됐다. 메시는 경기 전 선발 라인업으로 에스코트 키즈와 함께 피치에 입장했다. 메시와 함께 나란히 선 에스코트 키드는 유명 힙합 아티스트 DJ 칼리드의 아들이었다. 이 소년은 메시와 함께 한 것에 감격했는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는데, 이를 확인한 메시가 다정하게 어깨를 잡고 위로해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DJ 칼리드를 비롯해 퍼프대디, 라우 알레한드로, 카밀라 카베요가 메시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 지난 주말 메시의 마이애미 데뷔전 때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등 스포츠 스타들이 메시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자리했다. 미국에서도 젊은 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NBA 인기 구단의 경기장에서는 코트사이드 좌석에 앉아서 경기를 즐기는 팝스타, 할리우드 배우들의 모습이 또 다른 구경거리이자 상징적인 장면이다. 메시의 '미국 상륙' 이후 이런 분위기가 축구장에서도 일어나는 듯한 풍경이다. 유명 팝스타들이 전에 없이 축구장을 찾고, 메시는 시종 경기를 즐기듯 뛰면서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메시가 후반 33분 교체아웃돼 벤치로 물러난 뒤에는 벤치와 가까운 관중석에서 팬이 내민 유니폼에 메시가 직접 경기 중임에도 사인해주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메시는 유럽축구 문화와 다소 이질적인 미국 프로스포츠 문화를 거부감 없이 즐기는 모습이다. 또한 슈퍼스타 메시를 여입하면서 미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 프로종목으로 분류됐던 프로축구의 풍경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은경 기자 2023.07.26 15:05
프로야구

'축구 종가'에서 11만명...MLB 런던시리즈, 제대로 흥행 성공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가 24일과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2경기에서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24일 경기에서는 컵스가 9-1 완승을 거뒀고, 25일 2차전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7-5 역전승을 거뒀다. '축구 종가' 영국에서 열린 이 경기는 큰 화제를 낳았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25일 결승타의 주인공인 세인트루이스 폴 골드슈미트는 5개국에서 MLB 정규시즌을 치르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고 소개했다. 골드슈미트는 앞서 지난 2014년 3월 22∼2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LA 다저스와 호주 시드니에서 MLB 개막전을 치른 바 있다. 이어 2016년 6월 22∼23일에는 토론토 블루 제이스와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를 방문했다.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뒤인 2019년 4월 14∼15일에는 신시내티 레즈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2연전을 소화했다. 본국인 미국 이외에 4개국에서 MLB를 경험한 것이다. MLB 사무국은 '야구 세계화'를 위해 해외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19년 MLB 최고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런던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유럽에서 열린 첫 MLB 경기로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런던 시리즈가 재개됐다. 영국에는 프로 야구장이 없는 만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런던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렀다. MLB 사무국은 축구장 잔디를 걷어낸 뒤 4000톤의 골재 위에 잔디를 깔아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었고, 특설 관중석을 만들어 직사각형의 스타디움을 야구장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했다. 흥행 역시 성공이다. 세인트루이스와 컵스가 벌인 런던 2경기에 총 11만 22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4년 전 양키스와 보스턴의 2경기 관중 수 11만 8718명보다는 적었지만,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하면 성공적이란 평가다. 다만 이번 2연전을 방문한 관중 대부분이 영국 거주 미국인으로 알려졌다.차승윤 기자 2023.06.26 14:24
프로축구

욕설도, 비방도 없다…'클린 서포팅' 펼치는 김포FC '골든크루'

“아무리 팬일지라도 무분별한 욕설과 선 넘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김포FC 서포터스 골든크루의 ‘클린 서포팅’이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 중 상대팀이나 심판 등을 향해 욕설이나 비방 등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응원하는 김포 선수들의 부진에도 박수를 대신 보내는 방식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K리그 서포터스와는 분명히 다른 방향성이다.하기웅 회장은 “골든크루를 만들고 나아가면서, 이거 하나만큼은 지키자고 했던 게 있다. 바로 ‘절대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상대팀 선수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팬이 없으면 스포츠도 존재하지 않는 게 맞지만, 팬이라도 무분별한 욕설이나 선 넘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선수 역시 하나의 인격체이자 사람이다. ‘다들 누군가의 아들인데, 부모님이 보시면 얼마나 속상하시겠나’라는 공감대가 서포터스 내에 형성됐다”고 설명했다.그동안 다른 K리그 서포터스가 경기 중 상대팀이나 심판을 향해 욕설을 하거나, 심지어 응원하는 팀의 부진 등에 단체행동까지 불사해 왔다는 점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행보다. K리그에 아이를 데고 오는 가족팬 유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서포터스 문화가 꾸준히 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하 회장은 “경기에 흥분해서 욕을 하는 건 자기감정을 배설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즐기는 문화였으면 좋겠다. 흔히 축구는 전쟁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전쟁은 아닌데 왜 ‘과몰입’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유럽 응원 문화가 폭력적이라고 언제까지 우리도 폭력적이어야 하나. 왜 외국에서 안 좋은 것만 들여오나.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 가면 되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이어 “아이들한테도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뛰고 그라운드에 지쳐 쓰러져서 드러눕는 선수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최선을 다하는 것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승패를 떠나 그런 걸 교육시키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자리에서 일부 팬들이 욕설을 하면 좋은 교육의 장이 결국 욕설의 장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 걸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상대팀이나 심판뿐만 아니라 김포 선수단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경기에 졌다거나, 혹은 실수 등 부진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있더라도 비판보다는 박수로서 응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팀의 연패에 걸개를 거꾸로 건다거나 감독을 향한 단체 안티콜, 패배 후 버스막이 등을 두고 “우리는 저러지 말자”고 사전 교감이 이뤄졌다는 게 골든크루의 설명이다.골든크루 회장은 “작년에 경남FC 원정에서 1-6으로 대패를 당한 적이 있다. 그때 골키퍼가 6골을 실점했으니 풀이 적어서 고개를 숙이고 너무 미안해하더라. 그때 우리는 박수를 쳐주면서 ‘괜찮다, 고개 숙이지 마라. 그게 더 나쁜 거다’라고 외쳐줬던 기억이 난다”며 “선수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크게 응원하고, 미친 듯이 외치고 박수를 치면 된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이를 악물고 뛰게 만들면 된다. 그래야 팬을 위한 스포츠, 스포츠를 위한 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욕설·비방이 없는 골든크루의 분위기는 자연스레 여러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포터스석에서 ‘클린 서포팅’이 이뤄지다 보니 일반 관중석에서도 그 분위기가 퍼져가는 것이다. 간혹 심판 판정 등에 대해 욕설을 하는 일반 팬들을 향해서는 “아이들이 듣고 있다,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 경기장 분위기를 정화하고 있다. 서포터스석뿐만 아니라 다른 관중석에도 영향력이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선수단과의 관계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서포터스에서 먼저 클린 서포팅을 하니 선수들 역시도 팬들에게 더 쉽게 다가오는 것이다. 하 회장은 “고정운 감독님도 우리 응원 방식에 많이 격려해 주신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늘 고맙다고 해주시고, 선수들도 팬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서포터들도 더 클린 하게 응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선순환’이다. 골든크루의 ‘클린 서포팅’은 또 상대팀 서포터스에게도 향한다.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는 원정 서포터스를 손님으로 대우하고, 경기장에서도 서포터스 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경기 중에는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지만, 결국은 상대 서포터스도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는 의미다.지난해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겪은 우연한 경험이 다른 팀 서포터스에도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됐다. 하 회장은 “응원을 정말 열심히 한 뒤, 경기 후 양 팀 서포터스 모두 자리를 정리하던 때였다. 재미 삼아 반대편 대전 서포터스석을 향해 ‘안녕, 다음에 또 보자’라고 외쳤는데, 대전 서포터스에서도 ‘너희도 고생했다, 재밌었다’라고 화답을 해왔다. 이게 되게 재미있고 보람 있고 좋았다”고 설명했다.이어 “그 이후에는 계속 김포 원정길에 오르는 상대 팀들을 상대로 경기가 끝난 뒤 ‘안녕, 잘 가’라는 메시지를 목소리로 전한다. 가끔은 이 외침을 조롱으로 여기는지 욕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웃음). 그럴 땐 대응하기보다는 ‘우리가 이겨서 그런가 보다’하고 자제한다.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모든 팀에 그렇게 하는 건데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골든크루는 김포 원정길에 오르는 상대 팬들을 위해 선물도 마련한다. 지난달 FC서울과의 FA컵 홈경기에서는 600여 원정 팬들을 위해 생수 등을 제공해 다른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경기장 인근에 편의점 등 매점이 없다 보니 더욱 원정 팬들을 신경 쓴다는 게 서포터스 측 설명이다. 최근 강원 원정 팬들에게도 생수를 선물했고, 그런 강원 팬들은 이튿날 골든크루 SNS에 고마움의 뜻을 전하며 훈훈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하기웅 회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서포터스는 결국 멀고 먼 원정까지 따라다니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을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모임이다. 경기 중에는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경기 전·후로는 서로를 위해 수고했다며 서로 박수치는 문화가 앞으로 서포터스가 가야 할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김명석 기자 2023.05.27 08:03
프로축구

[포토]임영웅, 이승렬 유니폼 들고 응원

2023 프로축구 K리그1 6라운드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축구장을 찾은 가수 임영웅이 이승렬의 유니폼을 들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4.08/ 2023.04.08 17:17
프로축구

"저희한텐 행운이죠" 임영웅 파워 실감, '4만 관중' 기대하는 FC서울

“오랜만에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프로축구 FC서울이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 대구FC와 홈경기를 앞두고 ‘4만 관중’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경기를 찾던 2만여 관중에다, '특별한 손님' 임영웅까지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이번 시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경기엔 모두 2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았다. 개막전 인천유나이티드전에 2만 2201명, 3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2만 549명이 관중석을 메웠다.여기에 일찌감치 후끈 달아오른 '임영웅 효과'를 더해 이번 대구전에서는 4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이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임영웅은 이날 경기 전 시축을 통해 팬들과 인사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예매가 시작되자, 서울-대구 팬들은 물론 많은 임영웅 팬들까지 가세해 서울-대구전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예매 시작 10분 만에 2만 장이 팔렸고, 경기를 사흘 앞두고는 3만 5000장이 판매됐을 정도다. 구단 관계자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의 열기다.시축 행사는 구단 요청이 아닌 임영웅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워낙 축구를 좋아하셔서 임영웅'님'이 먼저 제안을 해주셨고, 황의조나 기성용과도 친분이 있어서 저희를 선택해 주신 것 같다”며 “저희한테는 행운”이라고 웃어 보였다.많은 관중이 찾아올 예정인 가운데 구단은 우선 차분하게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3~4만 명의 관중이 찾는 경기들을 운영해 본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현장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많은 관중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평소와 다른 점은 구단으로 걸려오는 수많은 문의 전화들이다. 축구장을 처음 찾는 팬들이 적지 않은 데다 임영웅 팬들은 대부분 장년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팬들 모두가 정중하게 문의들을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임영웅 팬덤의 ‘품격’을 느껴진다는 것이다.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엄청 많이 오는데, 응대할 때도 친절하고 매너 좋게 물어보신다. 가수에게 혹시 피해나 가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신다”며 “사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또 조심스럽게 물어보신다. 팬덤 자체가 확실히 품격이 있고 점잖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임영웅 팬클럽의 시그니처 색은 하늘색인데, 이는 공교롭게도 이날 원정팀 대구의 유니폼 색상이기도 하다. 임영웅이 시축을 한 뒤 팬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들은 이미 임영웅 측에서 팬들에게 사전 공지가 잘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들도 임영웅의 팬이 아닌 서울을 응원하는 축구 팬으로 생각하고 맞이할 계획이다.많은 관중들은 고스란히 선수들의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물론이다. 이날 K리그를 처음 보는 임영웅 팬들이 있다면, 경기를 보고 난 뒤 앞으로 서울 팬도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게 구단의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그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조건이다.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입장에서도 응원 소리가 크거나 관중들이 많으면 아드레날린도 나오고 힘도 많이 난다고 하더라. 우리는 이제 경기만 잘하면 된다”며 “예전 슈퍼매치(서울-수원 삼성)를 할 때도 4만 명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그 열기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04.0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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