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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먼 곳' 강길우, '왼쪽을 보는 남자…' 합류..충무로 뉴웨이브

배우 강길우가 영화 ‘왼쪽을 보는 남자, 오른쪽을 보는 여자’(가제)에 합류, 독립영화계 저력으로 충무로의 뉴웨이브를 예고한다. 소속사 눈컴퍼니는 14일 이같이 밝혔다. 영화 ‘왼쪽을 보는 남자, 오른쪽을 보는 여자’는 권태를 앓던 연인이 이별 후에 마주하는 여러 감정을 그려낸 작품. 일찍이 배우 이동휘, 정은채가 캐스팅 소식을 전해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여기에 강길우가 경일 역으로 가세, 극의 흐름에 단단하게 무게 중심을 잡는다. 극 중 강길우가 연기할 경일은 젠틀함과 매너가 몸에 밴 벤처기업의 대표로, 아영(정은채)과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점차 가까워지게 되는 인물. 그간 섬세하고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서사에 깊이를 불어넣어 온 그가 이번 ‘왼쪽을 보는 남자, 오른쪽을 보는 여자’를 통해 인상적인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획을 더할 전망이다. 단편 ‘명태’, ‘시체들의 아침’, 장편 ‘한강에게’, ‘정말 먼 곳’, ‘더스트맨’ 등 평범한 캐릭터도 오롯이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빚어내는 연기로 관객들을 감탄케 해온 강길우. 최근에는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가제)에도 캐스팅돼 촬영을 마쳤다. 그런가 하면 독립영화 출연작 ‘절해고도’와 ‘초록밤’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이어 새 드라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내년에도 쉼 없이 대중을 찾을 예정이다. 높은 잠재력과 매력, 연극 무대에서부터 탄탄히 쌓아온 내공을 지닌 배우인 만큼 향후 강길우가 걸어 나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현실감 넘치는 색다른 로맨스물 ‘왼쪽을 보는 남자, 오른쪽을 보는 여자’는 영화 ‘채비’, ‘나를 찾아줘’, ‘새콤달콤’ 등을 만든 영화사 26컴퍼니가 제작하며, 단편영화 ‘병구’, ‘벽’, ‘증발’ 등 독특한 스타일과 재기 넘치는 연출력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던 신예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 8월 31일 크랭크인,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09.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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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여름' 김예은, 한예리·이주영 잇는 독립영화 보석

현실에서 현실감 넘치는 '현실'을 연기했다. 독립영화 스타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는 배우 김예은이 영화 '생각의 여름(김종재 감독)'에서 엉뚱발랄함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로 주목도를 높인다. 한예리, 이주영 등 독립영화가 발굴하고 시네필들이 사랑한 스타 배우들이 한국 영화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가운데, 그 명맥을 김예은이 이을 전망이다. 한예리는 섬세한 멜로 장르 연출력으로 인정받은 김종관 감독의 '최악의 하루'(2016)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배우 한예리는 많은 캐릭터를 담아낼 수 있는 얼굴과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일찌감치 독립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상업영화에도 고루 출연하며 '코리아'(2012)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던 배우 한예리는 8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독립영화 팬들의 인생작으로 등극한 '최악의 하루' 주연을 맡았다. 꼬일대로 꼬인 관계에 놓인 주인공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연기해 많은 공감을 낳았다. 또 한예리의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킨 계기가 된 작품이다. 올해 개봉한 '미나리'(2021)를 통해 다시금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독창적인 재치와 이야기로 2019년 독립영화 뉴웨이브를 이끈 영화 '메기'의 이주영 배우 역시 독립영화계에서 성장한 여성스타다. 보이쉬한 스타일과 당당한 모습으로 여러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주영은 드라마 (2016)를 통해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춘몽'(2016)과 '꿈의 제인'(2016) 등의 독립영화에서도 자신의 인상을 시네필에게 차근차근 심었다. 또다른 독립영화계 스타배우 구교환과 함께 주연을 맡은 '메기'에서 배우 이주영은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배역에 고스란히 녹여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2020)의 마현이 역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이주영은 독립영화 '야구소녀'(2020)에서 첫 장편영화 단독 주연으로 극을 이끌며 극중 배역인 여자 야구선수 주수인으로 완벽히 분했다. 독립영화가 발굴한 여성스타들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으면서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인지도를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는 '생각의 여름'에서 엉뚱발랄 시인 지망생 현실 역을 맡은 배우 김예은이 자신의 매력과 연기력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생각의 여름'은 공모전에 제출할 마지막 시를 못 끝내고 뒹굴대는 시인 지망생 현실이,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영감을 얻어가는 한여름의 컬러풀한 기행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호평 받았으며, 2030세대의 현실을 새로운 감각으로 포착한 신예 김종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 황인찬 시인의 시 5편이 이야기에 유유히 스며들어 화제를 모은다. 배우 김예은 단편영화 '고백 한 잔'(2009)으로 데뷔해 이후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단편영화 '그날 밤'(2014)을 통해 제16회 대구단편영화제 연기상을 받았고, 수많은 시네필들의 사랑을 받은 단편영화 '은하비디오'(2015)의 은하로 주목받으며 제5회 충무로단편영화제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어 '환절기'(2018), '소공녀'(2018),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2018) 등에서는 조연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언론과 평단, 관객들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에서 유관순과 함께 서대문 수용소에 수감됐던 권애라 역으로 분해 안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올해는 '생각의 여름' 속 엉뚱발랄 귀여운 캐릭터 현실로 관객들의 찾는다. 시인 지망생 현실은 써지지 않는 시와 떠나버린 구 남친을 붙잡고 여름날 더위와 함께 늘어진다. 하지만 이내 ‘시가 산으로 갈 땐 산으로 가는 게 답’이라며 씩씩한 발걸음을 나서는 통통 튀는 캐릭터다. 특히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한 활동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많은 팬덤을 구축한 그의 매력이 캐릭터에 스며들어 현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배우 김예은을 응원하게 한다. 김예은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청춘을 위한 시네마 시(詩)에스타 '생각의 여름'은 12일 극장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8.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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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부산국제영화제 이렇게 즐겨라!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3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행사인만큼 영화관계자들과 관객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영화가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만큼 히트작의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부산에 모여 여느 때보다 더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 예정이다. 해외스타와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리는 감독들의 방문도 이어진다. 세계 각국의 초청작들도 영화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일간스포츠가 부산국제영화제를 더 알차게 즐길수 있는 팁을 준비했다. ▶백미는 역시 초청작 감상뭐니뭐니해도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초청작 감상이다. 평소 극장가에서 볼수 없었던 세계 각국의 우수작들을 한 자리에서 찾아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에는 칸·베니스·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의 수상작 등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들과 아시아 및 3세계 우수작들을 두루 상영한다. 골수 영화팬이나 영화학도 뿐 아니라 문화적 지식을 쌓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찬스가 될수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작품'만 있는건 아니냐고 생각해선 안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대중성을 지닌 상업영화까지 두루 섭렵하며 관객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 단, 티켓예매는 서둘러야한다. 주말 인기작의 경우 이미 매진된 경우가 많지만 현장 발매용 티켓과 반환된 표를 극장 매표소에서 구하는 방법도 있다.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7개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수 있다. 올해는 총 70개국 301편의 장·단편 영화가 초청됐다. 그중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도 94편에 달한다. 이미 개막작인 부탄영화 '바라'는 티켓예매 오픈 43초만에, 폐막작 '만찬'은 3분 55초만에 매진됐다. 올해 특별행사로 임권택 감독 회고전과 고 박찰수 감독 추모전도 준비됐다. 거장의 신작 및 주요 이슈를 몰고 다니는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 갈라프레젠테이션에는 강동원·신민아가 주연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단편 '더 엑스'를 비롯해 이스라엘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아나 아라이바' 등을 볼수 있다. 중앙아시아 특별전 역시 주목해야하는 섹션. 11년전 '중앙아시아 뉴웨이브'라는 이름으로 호응을 얻었던 특별전을 다시 기획했다. 초청된 8편의 작품 모두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야외무대·관객과의 대화 일정을 챙겨라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인들에게 사업상 미팅 및 홍보, 그리고 친목도모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런만큼 화제작이 많을 경우 더 많은 이들이 부산에 모여든다. 연일 한국영화 관객 유입률이 높아지며 히트작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만큼 올해는 유독 많은 충무로 스타들이 부산에 모습을 보인다. 개막식 다음날인 4일부터 8일까지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픈토크'와 무대인사만 챙겨도 스타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볼수 있다. 4일 오후 2시 30분에는 '롤러코스터'로 감독데뷔하는 하정우와 정경호 등 주연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한다. 같은 시간 남포동 야외무대에서는 빅뱅의 탑, 한예리·조성하 등 '동창생'의 배우들이 관객 앞에 나선다. 이어 3시 15분 해운대에서는 '배우는 배우다'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이준이 관객과 만남을 가진다. 5일 오후 1시 해운대에서는 '톱스타'의 연출자 박중훈과 엄태웅 등 주연배우들이 오픈토크 시간을 가진다. 이날 오후 2시 45분에도 '롤러코스터' 팀의 오픈토크가 열린다. 같은날 오후 5시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김지운·류승완 감독의 '액션썰전'도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6일 오후 4시 해운대에서는 설경구·정우성·한효주 등 '감시자들'의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한다. 이 팀들의 무대인사는 한번에 그치지않고 영화제 기간동안 각기 다른 장소에서 수차례 이어진다. 그외 세계 유명감독들과 스타들의 야외무대 인사 및 극장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준비돼있으니 미리 일정을 살펴보고 만나고싶은 영화인의 스케줄을 챙기는게 좋겠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밤시간, 포장마차촌을 공략하라 밤이 깊어지면 영화제를 찾은 유명 영화인들과 스타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볼수 있다. 과거에는 파라다이스 호텔 인근 횟집 골목에 주로 진을 치고 있었지만 이 곳 가게들이 정리되면서부터는 스타들도 대부분 그랜드호텔 뒷편의 술집 및 식당으로 이동했다. 거의 매일 저녁 이 부근에서 행사가 예정돼있으니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스타들을 만나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개막 당일부터 첫 주말이 특히 '피크타임'이다. 자정이 지나면 그랜드호텔 맞은편 거리 안쪽에 자리잡은 포장마차촌을 주목해야한다. 아직 주고받을 이야기들이 남은 스타들이 이 곳으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기 때문. 심플한 옷차림에 메이크업도 하지않은 스타들이 해산물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인간적인 모습을 바로 이 자리에서 확인할수 있다. 혹시라도 운이 좋다면 좁은 포장마차 안에서 스타의 옆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찬스를 얻을수도 있다. 단, 예약 등으로 인해 아예 포장마차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대비하자. 때로 초저녁부터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특정시간에 스타들의 방문이 예약된 포장마차의 매정한 주인이 "그만 마시고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싸워봤자 답이 없으니 주력 메뉴를 하나 더 주문해 주인의 환심을 얻는게 좋다. 또 하나, 술자리에서 스타들을 만났다고 해도 지나친 팬심으로 난감한 상황을 연출하는건 매너에 어긋나는 일이니 조심하자.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 SBS ‘한밤’ 캡처 2013.10.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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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상 기자의 팝콘&필름] 시네마천국은 없고 코미디 천국이다

"한국 영화란 어떤 것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사실 할 말이 마땅치 않다. 같은 아시아 국가로 일본은 아주 사실적인 미학이 있고, 비록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홍콩은 전통과 단절하려는 뉴웨이브가 있다. 이란 영화는 스타시스템을 배제한 리얼리즘이 있다. 한국 영화가 비록 외국영화제 수상이 더 이상 뉴스가 아닐 만큼 수준이 높아졌고,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잇따라 나오는 등 스타일이 바뀌고 있지만 독창적인 영화는 가뭄에 콩나듯 드문 게 현실이다. 한국 영화는 여전히 할리우드 방식과 유사하냐, 덜 유사하냐의 이분법 구분이 적용될 뿐이다. 특히, 2006년 2월에는 답변이 더 궁색하다. `한국 영화는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어찌된 게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는 관객들에게 웃어달라고 조르는 영화밖에 없다. `설 연휴에는 코믹 영화가 통한다`는 흥행 공식에 따라 지난 달 19일 가 선을 보이더니, 이번달 들어 (2월 9일)에 이어 한 주 사이를 두고 까지 개봉됐다. 방학 특수를 놓칠 수 없다는 영화제작사들의 가열찬 의지에 따라 코미디 영화를 2월에 `몰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는 저들을 보라, 어서 가서 웃기자"는 는 전편 에서 한 발도 못나간 채 깡패반 사람반이고, 자극할수록 강해지는 `에로 흡혈귀`라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했지만 은 슈퍼맨.스파이더맨.배트맨 등 할리우드 `맨`시리즈의 짬뽕이다. 촌빨 날리는 여검사가 쌩~날라리 남편을 인간으로 만든다는 는 코미디에 황당 액션, 어설픈 가족애까지 끼어 넣어 도대체 집중이 안되는 영화다. "과거에는 관객들이 영화 한편 보는 것을 책 한 권 보는 것과 같이 생각했는데 요즘은 영 달라졌다"는 강우석 감독의 푸념처럼 세태가 분명 달라졌다. 심각하면 싫어하고, 훅 불면 날아갈 것 같이 가벼운 영화를 좋아하는 추세다. 소설보다 만화를 읽고, 만화보다는 사이버공간에서 즐기는 N세대에게 영화보기는 감상이 아니라 이벤트인 풍속에서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 `충무로의 상업주의`를 새삼스럽게 도마 위에 올릴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무궁무진한 영화적 소재와 방식을 제쳐두고 방학 때 학생들에게 들이미는 게 허접한 코믹 영화뿐인가. 영화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고발하고, 인생과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주변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적 방식은 널려 있다. `영화는 문화`라고 열변을 토했던 영화인들, 그들 스스로가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읽는 소재 발굴에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보호와 성장`이라는 혜택에 안주해서 나태하고 무책임하고 허술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영화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가 600만명을 넘어서고, 가 개봉할 때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관객 반응이 좋은데 웬 딴죽걸기냐고? 이건 `흥행의 재앙`이다. 일시적인 흥행은 성공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바닥이 드러나는 알맹이 없는 흥행 말이다. 조폭두목 계두식과 흡혈귀형사 나도열, 돈이면 안되는 게 없고 여자 꼬시는데만 관심이 있는 정환이가 스크린을 지키고 있는 2006년 2월, 시네마 천국이 아니라 코미디 천국, 그래서 한국 영화가 슬프다. 정덕상 기자 2006.02.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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