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축구 거인' 쓰러뜨린 아시아 팀들, 주말 2차전 승리 도전 [카타르zoom]
카타르에서 '축구 거인'들이 쓰러지고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임팩트 있는 ‘아시아의 이변’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 22일 C조 경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겼다. 다음날인 23일에는 E조의 일본이 독일을 2-1로 눌렀다. 두팀 모두 선제골을 페널티킥으로 내주고 후반에 두 골을 몰아쳐 역전했다. ‘자이언트 킬링(약팀이 우승 후보급의 강팀을 쓰러뜨리는 것)’이 연이틀 일어났다. 이변의 주인공은 월드컵의 변방이라 여겨졌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팀들이어서 눈길이 간다. 사우디와 일본의 승리는 C조와 E조의 순위 예측에 대혼란을 가져왔다. 둘 다 첫 경기에서 각 조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 강팀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C조는 1승을 거둔 사우디가 1위, 무승부를 기록한 멕시코와 폴란드가 공동 2위다. 아르헨티나가 최하위다. 사우디는 26일 오후 10시(한국시간)에 열리는 2차전에서 폴란드를 만난다. C조의 아르헨티나는 27일 멕시코와 격돌한다. 만일 사우디가 폴란드를 꺾으면 사우디는 C조 1위로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 때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탈락까지 몰릴 가능성도 있다. 1차전 패배 후 메시의 말처럼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명제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덤볐다. 특히 수비 조직력은 아르헨티나를 압도할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1차전 도중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살만 파라즈가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수비수 야시르 샤흐라니는 골키퍼와 충돌해 턱과 얼굴 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주요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갔고, 1차전에서 옐로카드를 6장 받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우디는 1차전에서 ‘거함’ 아르헨티나를 꺾었지만 아직은 언더독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부상 등 악재도 더해졌다. 2차전에서 사우디의 진짜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C조 판도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27일 오후 7시 코스타리카를 만난다. 일본에 일격을 당했던 독일의 스케줄은 첩첩산중이다. 28일 2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난다. 스페인은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7-0으로 크게 이겼다. 이번 대회 최다 골을 기록하는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다. 지난 4월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 때 한국은 “일본 같은 최악의 대진은 피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이 들어간 E조는 ‘죽음의 조’다. 우승 후보 독일과 스페인이 한조에 편성돼 일본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첫판에서 독일을 잡았고, ‘죽음의 조’는 ‘혼돈의 조’로 변했다. 일본은 2차전에서 E조 최약체로 꼽히는 코스타리카를 만난다. 만일 2연승을 이어간다면 일본이 죽음의 조 생존자가 될 전망이다. 2차전에서 일본은 비교적 약팀인 코스타리카와, 스페인은 최강 팀 독일과 맞닥뜨리는 것도 드라마틱하다. 독일은 첫 경기에서 7골을 몰아친 스페인의 상승세가 부담스러운 데다 일본을 상대로 활발하지 못한 활동량을 노출하는 등 기대 이하의 전력을 선보여 이를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볼 점유율 26%로 독일을 꺾었다. 일본 선수들의 집중력도 좋았지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작전이 돋보였다. 일본 대표 출신 조 쇼지는 "후반 들어 스리백을 만들고 측면을 공략했다. 이것이야말로 작전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2차전 결과에 따라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러면 16강에 어느 팀이 올라갈지 예측하기 더 어려워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E조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이 16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16강에 가는 팀을 알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스페인 조심해, 일본이 올 거야"라는 타이틀을 달고 2차전에서 만나는 일본에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2022.11.26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