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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비일상의틈byU+, 열흘간 '커피 리브레' 팝업 전시

LG유플러스는 이달 21일까지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커피 리브레'와 손잡고 '일상비일상의틈byU+'(이하 틈byU+)에서 커피와 고객을 연결한다는 콘셉트의 팝업 전시 '데일리 링크드 커피'를 연다고 16일 밝혔다.2009년 연남동에서 한 카페로 시작한 커피 리브레는 현재 세계 16개국 200여 농장과 직거래한 생두를 볶아 국내 600여 개 카페에 공급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다.전시 기간 고객은 틈byU+에서 커피 리브레의 바리스타가 현장에서 내린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원두 종류는 싱글오리진 3종이며, 최대 2종 시음 가능하다.시음 후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준비된 그라인더를 활용해 볶아진 원두를 갈고, 여과지를 활용해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며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틈byU+ 1층에서는 원두, 그라인더, 드립백 등 커피 리브레 바리스타가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 재료는 물론, 텀블러, 머그 등 관련 물품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또 일상의틈 4곳에 방문하면 커피 리브레를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일상의틈은 LG유플러스 직영점을 리뉴얼해 통신 서비스 가입 업무 외에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이다.일상의틈 강남점∙분당점은 15일부터, 일상의틈 잠실점∙일산점은 22일부터 커피 리브레 원두를 판매한다.이현승 LG유플러스 옴니채널CX담당은 "MZ세대의 핫플레이스 틈byU+는 커피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소비자들에게 국내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팝업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6 11:28
생활문화

[추석연휴, 뭐 할까] 슈퍼문 뜬 롯데월드, 한복 입은 에버랜드…민속촌·휴게소도 "놀러오세요"

임시 공휴일을 낀 6일의 추석 연휴가 달콤하게 다가오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자녀와 함께 들를 곳을 찾는 부모들은 어딜 가나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모처럼의 기회를 허투루 날릴 수 없다. 그나마 연휴가 긴 것에 기대를 걸고 '대국민 눈치게임'에 뛰어들자. 올해도 테마파크와 민속촌은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휴게소도 더는 먹방만 찍는 곳이 아니다. <편집자 주> 양대 테마파크가 여름 옷을 벗고 추석 연휴를 맞아 한복을 입었다. 하루 종일 빛나는 인공 달을 비롯해 추억의 민속놀이와 신명나는 풍악놀이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색 시즌 콘텐츠는 당분간 만날 수 없는 핼러윈 축제의 아쉬움을 달랜다.민속놀이는 기본, 체험형 콘텐츠 가득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추석 연휴를 맞아 실내 공간에 보름달 '슈퍼문'을 테마로 한 명절 분위기의 공연과 이벤트를 선보인다.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어드벤처 1층 퍼레이드 코스에서는 '추석맞이 민속 농악대'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후에는 윷놀이·제기차기·투호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오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가든 스테이지에서는 아이도 관람할 수 있는 퓨전 국악 서커스 '달과 별주부전'을 만나볼 수 있다. 고수의 장단과 소리꾼의 재치 넘치는 재담으로 진행된다.서울스카이 120층에는 3m 크기의 대형 달 조형물을 설치했다. 한가위 소원을 빌며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야외 공간인 매직아일랜드에서는 '다크 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 시즌 콘텐츠가 한창이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엔하이픈과 협업한 오리지널 스토리 '다크 문: 달의 제단' 웹툰 IP(지식재산권)를 접목했다.캐릭터 등신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파티 분위기의 포토존 '드셀리스 파티룸', 붉은빛의 블러드 문과 함께 가을밤을 수놓는 '다크 문 캐슬' 맵핑쇼 등이 인기다. 에버랜드는 추석 연휴에 카니발 광장에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윷놀이·투호·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존을 운영한다.에버랜드 대표 캐릭터인 레니와 라라는 개장 시간에 맞춰 한복을 입고 등장해 고객들에게 인사한다. 함께 사진을 찍는 캐릭터 포토타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약 20분간 진행한다.약 2만㎡ 규모 야외 정원에서는 가을 장미 축제와 세계 바비큐 축제가 펼쳐진다.10월 22일까지 에버랜드 장미원에서는 세계 각국의 장미와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장미인 에버로즈 등 수백만 송이의 장미가 만발한다. 가을꽃을 활용한 행잉 화분과 장미 꽃멍존 등을 연출했다. 에버랜드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아기 판다 푸바오를 콘셉트로 한 '푸바오 장미 테마존'도 장미원에 마련했다.10월 9일까지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열리는 '레드 앤 그릴' 바비큐 페스티벌에서는 한국·독일·미국 등 세계 6개국 콘셉트의 바비큐를 포함해 30여 종의 특별 메뉴를 맛볼 수 있다.토마토 아란치니와 바비큐 목살플레이트(이탈리아), 나시고랭과 파닭꼬치(동남아), 쯔란닭구이(중국) 등 국가별 바비큐 메뉴들을 에버랜드 레스토랑 조리사들이 자체 개발해 선보인다.크레이지후라이와 루트889 등 외부 브랜드도 바비큐 축제에 참여해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에딩거(독일)·바바리아(네덜란드)·스텔라(벨기에) 등 글로벌 프리미엄 맥주도 기다리고 있다.포시즌스가든은 '해피 땡스기빙' 콘셉트의 가을 테마정원으로 변신한다.주황빛 메리골드와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 이색 과실수 등 가을꽃과 열매는 물론 양배추·수수·기장 등 수확을 앞둔 작물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풍성한 수확을 테마로 한 '해피 땡스기빙 파티' 공연은 매일 낮 2회씩 펼쳐진다. 조선시대로 돌아간 한국민속촌명절에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이 한국민속촌이다. 한국민속촌은 '추석이 왔어요' 행사를 10월 3일까지 운영한다. 전시 6종·체험 4종·시연 3종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한국민속촌 전시 가옥 소속 직원들은 조선사람이 된다. 가옥마다 상주해 체험 및 전시 콘셉트에 맞춰 마을의 추석 풍경을 보여준다.민속마을 9호 남부지방대가에서는 대감이 직접 송편 빚는 방법을 알려준다. 진사댁의 차례상과 물레댁의 솜실, 흥선생의 죽책 등 가옥마다 색다른 콘텐츠를 준비했다.추석 당일에는 성주신에게 햅쌀을 올리며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민족의식 성주고사를 진행한다. 목교에서의 길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민속마을 22호로 이동해 마당굿과 고사를 올린다. 기나긴 이동 시간 피로를 풀어주는 개방형 휴게소도 들러보자.개방형 휴게소는 고속도로 외 일반도로와 연결하는 진입로를 별도로 개설해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국토교통부가 2026년까지 11곳을 조성할 계획인데, 정읍휴게소가 지난달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전기차 충전소는 물론 VR(가상현실) 체험존, 지역 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구축했다. 이 휴게소의 '신가네정읍국밥'은 3대를 이어온 60년 전통의 맛집이다. 답답한 차 안에서 지친 반려동물을 생각한 휴게소도 이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덕평휴게소는 카페와 각종 용품점에 더해 반려견 호텔도 준비했다. 죽암휴게소에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쉴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이 있다. 충주휴게소와 용인휴게소, 신탄진휴게소, 단양팔경휴게소, 금왕휴게소, 서산휴게소에도 반려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이 중 서산휴게소는 572㎡의 넓은 부지를 자랑한다. 자연 친화적으로 꾸몄으며 놀이터·세면장·풀장 등 시설을 갖췄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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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게 섰거라" 신동빈 픽한 중고나라, 적자 탈출 드라이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유통 트렌드를 내다보고 품에 안은 중고나라가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인수 후 전열을 가다듬느라 한동안 잠잠했는데, 최근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며 경쟁 플랫폼인 당근마켓을 정조준했다. 사회적 불안감 확산에 대면 거래가 위축되면서 이런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는 최근 이용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에 팔을 걷어붙였다. 편의점 택배로 접근성을 높이고 할인 혜택을 제공해 이전과 다른 중고거래 경험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월간 이벤트 '중요일'이 대표적이다. 이달 론칭한 중요일은 한 달에 한 번 3일 동안 상품권 혜택부터 990원 핫딜까지 보장한다.지난 6~8일 중요일 기간에는 중고거래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을 지급했다. 추첨으로 폴라로이드 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를 100원에 판매하고, 캠핑 용품과 캐리어를 선착순으로 990원에 만나볼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올 들어 묻지마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해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이용자들의 안전한 중고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는 편의점을 파트너로 지목했다.같은 롯데 계열인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에 이어 올해 7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1위 편의점 CU와 온·오프라인 플랫폼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용자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배송 부담을 확 덜었다. CU의 경우 10월까지 두 달간 'CU알뜰택배'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석 연휴로 택배를 수거하지 않는 기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중고나라 관계자는 "최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안전한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택배로 물건을 주고받는 CU와 달리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픽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 물건을 맡기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이다.올해 초 선보인 편의점 픽업은 상반기 중고나라 앱 직거래의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판매자의 10명 중 7명은 30대 여성으로 집계됐다.지난 2021년 롯데쇼핑이 300억원가량을 쏟아 지분을 사들인 중고나라가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신동빈 회장은 비대면 C2C(개인 간 거래)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를 오래전부터 벤치마킹 사례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합리적 소비 추세가 중고거래에 날개를 달아줬지만 마땅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중고나라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94억5407만원으로 전년 대비 8~9배나 불었지만 매출은 17%가량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당근마켓도 적자 규모가 564억9244만원으로 약 60% 커졌지만, 이를 웃도는 수준의 매출 증가(약 94%)를 이뤄내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분석이다.여기에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이라는 특성을 살려 고도화한 타깃 마케팅을 돕는 광고와 구인·구직 서비스 등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이에 반해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와 앱으로 분산된 이용자 통합과 안전결제 수수료 의존도 탈피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중고나라 관계자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혜택과 긍정적인 서비스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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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할 줄이야" 중고거래 사기, 이렇게나 악랄해졌다

국내 C2C(개인 간 거래) 생태계의 급격한 확산에 중고거래 사기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대담해졌다. 과거 가짜 안전결제 링크로 유도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포털 계정 도용과 유통 대기업의 이름을 내건 홈페이지 개설 등 수법이 악랄하다 못해 기발하다.정부와 업계의 감시망은 무용지물이다. 피해자들은 "내가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모으는데, 플랫폼은 경찰 조사를 안내할 뿐 안전장치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본인인증 계정도 못 믿는다대전광역시 서구 정림동에 거주 중인 이 모 씨(32)는 지난 9일 중고나라에서 새 제품 가격이 95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3' 미니 모델을 61만원에 판다는 글을 보고 거래하려다 사기를 당했다.이 씨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계정이고 거래내역과 '더치트'를 확인했더니 이상이 없어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알려준 계좌로 이체했다"고 말했다.더치트는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앱·웹사이트다. 대부분의 중고거래 이용자들이 구매 전 이곳에서 상대방을 조회한다.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등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구매자가 물건을 받아본 뒤에 판매자에게 이체한 돈을 지급하는 안전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하지만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한 계정은 믿어도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간편하고 수수료가 없는 계좌이체를 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기에 쓰인 계정은 포털의 보안 체계가 탄탄한 만큼 해킹보다는 돈을 주고 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제보자는 자신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공유했는데, 중고거래 후기와 평점이 좋은 계정을 찾는 내용이었다.글 작성자와의 대화 내용을 보면 사기 행각으로 모은 돈은 스포츠 도박 등에 탕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계정 하나만 구하면 경찰의 '사이버안전지킴이'나 중고나라 '사기 이력 조회' 등은 사기범들 입장에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이런 계정 도용 사례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조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계정을 양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법적 처벌도 회사가 하는 게 아니라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네이버는 운영 정책에서 '회원은 본인의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양도·대여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없으며,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 그 사용을 허락할 수도 없다'고 규정했다. 사기 신고하자 협박까지포털의 허점을 파고든 중고거래 사기범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대상을 더욱 세분화했다.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자주 거래되는 물건을 넘어 캠핑용품과 공구 등 마니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의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까지 손을 뻗었다. 가격은 너무 싸 보이지 않도록 제시하는 치밀함까지 보인다.서울 중랑구에 사는 길 모 씨(43)는 지인의 소개로 회원 약 124만명의 네이버 카페 '초캠장터'에 가입했다. 캠핑이 취미였던 그는 고싸머기어 마리포사 배낭을 판다는 글을 보고 25만원을 이체했지만 이후 판매자는 자취를 감췄다.길 씨는 "중고나라는 사기꾼이 많다는 얘기에 걱정했지만, 초캠장터는 캠핑장비 전문이라 안심을 한 것 같다"며 "하나도 아닌 두 세트를 구성품과 함께 가지런히 찍은 사진을 보고 속았다. 오랫동안 봐온 제품이라 빨리 거래하고픈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길 씨가 더치트에 신고하자 판매자는 협박성 댓글을 달았다.환불해 주지 않겠다고 확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대로 길 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신고하겠다고 몰아세웠다. 불법으로 어렵게 구한 계정인 만큼 최대한 유지해 중고거래 사기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40대 송 모 씨도 지난 10일 중고나라에서 20만원이 조금 넘는 밀워키의 무선 광택기를 사려다 돈을 날렸다.송 씨는 "신품 대비 20%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안심번호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중고나라 회원에게 부여하는 점도 생각했다"고 했다.플랫폼 성격에 따라 사기 유형에는 차이가 있었다. 로컬 기반 직거래 위주인 당근마켓에서는 대면할 필요가 없는 모바일 상품권이 사기범들의 타깃이다.지난 15일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액 사기를 당한 부산시 동래구 정 모 씨(28)는 당근마켓에 공문을 발송해 줄 것을 경찰에 요청한 상황이다.정 씨는 "당근마켓은 고객센터도 없고 온라인에 문의하면 인공지능(AI)이 주는 답변이 전부다. 전화 연결도 힘들다"며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활동 중지와 게시글 삭제 조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당근마켓은 워낙 이용자가 많아 유선으로 일일이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입장이다.당근마켓 관계자는 "월평균 1800만명의 이용자가 1500만건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며 "모든 문의를 전화로 응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사람의 눈과 손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균등한 고객 대응과 신속한 처리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모듈화한 프로세스와 기술이 방향성"이라고 했다. 대기업 베낀 가짜 쇼핑몰도어린 이용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사기가 판치고 있다.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사는 김 모 양(18)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세븐틴 콘서트 티켓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싸게 올라와 돈을 보냈는데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인터파크 앱 화면을 교묘하게 수정한 인증사진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사기범들은 중고거래에 악용한 계정으로 대기업을 사칭한 가짜 웹사이트까지 운영하고 있다.네이버 쇼핑에서도 조회되는 '롯데 아웃렛'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는 롯데쇼핑의 사업자등록번호도 베꼈다.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하며 무통장 입금만 받는다.네이버에서 냉장고 모델명를 입력해 최저가를 제시한 것을 보고 결제했다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도 있다.해당 사이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AI 안내 음성까지 구현했다. 연락이 닿은 젊은 남성에게 "이곳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정말 롯데가 운영하나"고 물었더니 "물류 창고다. 문자를 보낼 테니 확인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카드단말기 등록을 요청했다가 정보가 거짓인 것이 들통나 심사에서 떨어졌다. 피해자들의 신고에도 해당 웹사이트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롯데쇼핑 관계자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찾아낸 사이트들을 유관 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 범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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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와 맞교환”..아이유→블랙핑크·브루노 마스, 공연계는 암표와 전쟁 중

“센터 자리 8연석 1억 8000만원에 양도합니다. 포르셰와 맞교환 가능.”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을 둘러싼 불법 거래 티켓, 즉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아티스트와 기획사, 공연기획사가 암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지난달 27, 28일 양일간 가수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 티케팅이 진행됐다. 예매가 시작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전 좌석은 매진됐다. 이후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암표 판매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티켓의 원래 가격은 장당 최고 25만 원이었으나 올라온 암표 값은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이 가운데 무대 정중앙 구역 8장 연석 티켓을 1억 8000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티켓 판매자는 “포르셰와 맞교환 가능. 수표 직거래 가능”이라는 글까지 남겨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이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이에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은 부정 거래로 간주되는 건의 좌석은 티켓을 소지하고 있더라도 입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알렸다. 또한 부정 거래가 확인된 좌석의 구역과 번호 등을 공개하며 “건전한 공연 관람 문화 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유명 아티스트 공연의 암표 거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이유는 지난해 8월 단독 콘서트 개최를 앞두고 부정 예매 정황이 포착된 계정을 찾아서 조치를 취했다. 당시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팬카페를 통해 “예매 페이지에 비정상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시도한 정황이 확인된 4명에게 ‘아이유 공식 팬클럽 영구 제명 및 공식 팬카페 강제 탈퇴’, ‘멜론티켓 ID 영구 이용 제한’을 적용했다”며 “상기 제명 회원 중 소명을 원하는 경우 증빙 자료를 첨부해 개별 문의 바란다”고 알리기도 했다.공연 암표 거래에 아티스트 측이 여러 조치를 취하는 데도 계속 기승을 부리는 건, 국내 법망이 허술한 편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암표 매매가 적발될 시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지만,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등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현재 공연 암표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매매가 이뤄지는데, 이를 처벌하는 법은 아직 없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온라인 암표 매매를 처벌하는 규정을 담은 경범죄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을 뿐이다. 최근 대만에선 블랙핑크 콘서트 이후 치솟은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암표를 판매하다 적발될 시 티켓 가격의 10∼50배 벌금을 물게 되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티켓을 구매하다 적발될 시 3년 이하의 징역 외에 약 1억 2000만 원의 벌금도 함께 부과하기로 했다. 암표 판매 신고 포상금 제도 등이 마련되기도 했다.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암표 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는 2023년을 ‘암표 근절의 해’로 지정하고 암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음공협은 암표 부정 거래 캠페인을 펼치고 관계 당국과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암표 거래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의 강한 의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여기에 팬심을 악용하는 암표 거래에 흔들리지 않는 팬들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0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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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경쟁 격화되는 중고 거래 삼국지, 비장의 무기는

"당근이세요?"중고 거래 시장은 아쉬운 주머니 사정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합리적 거래의 장을 넘어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이커머스 시장 역시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을 거쳐 이용자가 판매·구매의 주체가 되는 형태(C2C)로 진화하고 있다.올해도 짠테크(짠돌이와 재태크의 합성어)·체리슈머(합리적 소비자) 등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은 홀로 불황이 무색한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3대 플랫폼(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의 '넥스트 스텝'에 쏠린다.이용자 기반을 확고히 다진 각 플랫폼은 서로 다른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리더십 선점에 나선다. 이 상황에서 건강한 시장 조성을 위한 신뢰도 제고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도 참전한 중고 거래…절약 넘어 놀이 문화로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유통 대기업까지 참전하며 제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롯데쇼핑이 2021년 3월 300억원을 쏟아 중고나라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지난해 1월 820억원 규모의 번개장터 투자에 참여했다.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막연하게 지출을 줄였던 과거와 달리 경기 불황에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족을 얻는 가치 소비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대세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중고 거래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내년 경기가 회복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중고 거래를 두고 "요즘은 그냥 절약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하나의 투자가 되고, 놀이가 되고, 공동체가 되고 있다"고 했다.이를 반영하듯 KB증권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2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2008년 4조원대 대비 6배 이상 커진 셈이다. 올해는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여전히 낮은 중고 거래 침투율을 고려하면 향후 연간 15~20%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다.지역 밀착 서비스를 표방하는 당근마켓이 이용률로 경쟁 플랫폼을 압도하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는 가려지지 않았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당근마켓은 1800만명, 번개장터는 650만명이다.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중고나라는 2021년 기준 1220만명으로 전해졌다.그런데 연간 거래액을 보면 순위가 바뀐다. 번개장터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근마켓은 1조원대로 추정된다. 중고나라는 2020년 기준 5조원이었다.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대 플랫폼은 완전히 다른 방향성으로 영토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근마켓, 로컬 비즈니스로 흑자 전환 앞당긴다당근마켓은 수익성 제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거래 수수료 0원' 정책을 유지하면서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앞세워 누적 가입자 3300만명을 품에 안았지만 막상 돈을 벌지는 못했다.2021년 연간 매출은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올랐지만, 영업손실도 352억원으로 164% 늘었다. 오는 4월에 2022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데, 적자 폭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이다.당근마켓에게 중고 거래는 이용자 저변 확대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여기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게 중장기 목표다. "우리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하이퍼 로컬 서비스"라고 줄곧 외치는 이유다.대표적인 서비스가 지역 소상공인을 겨냥해 지난해 8월 내놓은 마케팅 지원 서비스 '당근비즈니스'다. 비즈프로필 관리부터 광고까지 원스톱으로 뒷받침해 주변 단골과 보다 수월하게 연결한다. 2022년 비즈프로필 누적 이용 횟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7억건을 나타냈다. 지역 타깃 마케팅의 효과를 보고 비즈프로필에 가입한 가게 수도 62만곳으로 80%가량 뛰었다.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를 비롯해 고객 비용 부담을 줄이고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부동산·중고차 직거래도 차세대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 거래로 시작해 현재는 동네 정보를 얻고 지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지역 커뮤니티적인 속성이나 효용 가치들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당근마켓은 당근과외·당근레슨·당근선생 등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암시하는 상표도 다수 출원한 상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이 사업으로 무조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브랜딩 과정에서 이름이 바뀌는 등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패션', 중고나라는 '비대면 픽업' 전면에번개장터는 국내 대표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의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선 번개장터에서 지난해 약 2100만건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중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78%를 차지했다.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만 9700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중고 거래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번개장터 브랜드관 팔로우 순위에서 나이키·아디다스는 물론 구찌·샤넬·디올 등 명품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인당 연간 평균 거래액은 49만원이다.이에 번개장터는 패션·명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가져가기 위해 시계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모자라 검수 센터까지 구축했다.지난해 7월 합류한 김한뫼 고문은 롤렉스·파텍필립·IWC 등 유명 브랜드의 직원을 교육한 이력이 있으며, 세계적인 경매 회사 필립스의 투자 자문으로 활약하는 워치 메이커다. 특수 기법 기반 정밀 감정법과 수리·장비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검수팀의 역량을 강화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서울 성동구 성수동에는 연면적 530평 규모의 '정품 검수 센터'를 열었다. 4개 층 중 2개 층은 물류 입·출고와 촬영을 담당하는 솔루션센터로 운영하고, 나머지 층은 보안 시스템 아래 전문 인력이 명품·스니커즈뿐만 아니라 중고 스마트폰 감정을 진행한다. 검수 가능 품목은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38개 브랜드로,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오프라인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021년 더현대서울에 이어 코엑스몰에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을, 역삼 센터필드에는 명품 편집숍 '브그즈트 컬렉션'을 오픈했다. 코엑스몰에 전시한 '조던1 OG 시카고 1985' 운동화는 최고 판매가가 5500만원에 달한다.번개장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쉽고 빠르고 안전한 중고 거래 환경을 조성해 이용자들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브랜드 중고 거래 경험을 제공하고, 패션 중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업계 1위 플랫폼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고나라는 중고 거래의 본질에 집중한다. 2003년 네이버 카페를 시작으로 시장을 선도한 정통 플랫폼의 입지를 계속해서 가져가겠다는 포부다.중고나라 관계자는 "취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반적인 중고 거래 환경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첫 시작으로 고객 페인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사인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론칭한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이날부터 전국 6000여 개 점포로 확대한다.해당 서비스는 택배와 직거래의 장점을 합한 것이 특징이다. 채팅으로 약속을 정해 판매자가 가까운 세븐일레븐에 상품을 맡기면 구매자가 편한 시간에 수령할 수 있다. 교환권 바코드를 계산대에 스캔하면 거래가 완료된다.대면이 불편한 구매자는 판매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하자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환불할 수도 있다. 택배와 달리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라 별도의 서비스 비용은 들지 않는다. 편의점은 중고나라 이용 고객의 방문을 유도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이처럼 중고나라는 당분간 중고 거래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 등은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투자사의 사업 의사결정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회원이 자산, 알아서 자정 노력해야"3대 플랫폼이 각자의 목적지를 설정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해 취약한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살구를 기대한 소비자들이 개살구 시장을 마주하면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역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업계가 알아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용자가 거래의 주체라고 해도 플랫폼은 하나의 장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노력 없이는 어렵게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만 과도한 규제는 중고 거래 플랫폼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시장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을 해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자율로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며 "플랫폼 기업 회원 1명의 가치는 10만원 정도다. 회원 자체가 큰 자산이라는 인식을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31 07:00
IT

'롯데 시너지' 중고나라, 당근마켓 넘을 비장의 무기는 '편의점'

원조 중고 플랫폼 중고나라가 '유통 공룡' 롯데를 등에 업고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를 넘어 하이퍼 로컬서비스로 도약하는 당근마켓에 맞서 3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오프라인 채널로 확보했다.중고나라는 이달 말 세븐일레븐에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9일 밝혔다.중고나라 관계자는 "안전결제를 선택한 뒤 직거래나 편의점 픽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대면보다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편의점에서 물건을 확인하고 하자가 있을 때는 환불 절차도 뒷받침한다"며 "편의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택배와 함께 두거나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중고나라와 세븐일레븐 모두 롯데와 연결고리가 있다. '롯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이유다.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국내 대표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이 약 2년 전 유진자산운용 등과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93.9%를 확보했다. 합리적 소비 추구 트렌드에 주류로 부상한 중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세븐일레븐은 롯데 계열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점포 수가 1만1173개로 점유율 21.9%를 기록하며 CU(31.1%), GS25(30.3%)와 함께 3대 편의점 브랜드로 꼽힌다.중고나라 구매자는 사전에 약속을 정해 판매자가 가까운 세븐일레븐 점포에 물건을 맡겨 놓으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가져갈 수 있다.중고나라 관계자는 "사기 등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 노출의 부담이 없다. 세븐일레븐은 중고나라 이용 고객의 점포 방문을 유도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고나라와 세븐일레븐은 중고 거래 독점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기간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향후 다른 편의점과의 협업도 검토할 예정이다.중고나라의 편의점 픽업 서비스는 이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세븐일레븐 주요 231개 점포를 대상으로 2주간 시범 운영한다. 이달 말에는 전국 세븐일레븐 점포 약 6000곳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중고나라 전체 거래의 70%는 택배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면의 불편함을 해소한 편의점 픽업으로 새로운 직거래 방식을 제안해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현재 중고 거래 시장은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표방하는 당근마켓이 주도하고 있다.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당근마켓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00만명을 돌파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번개장터가 230만명, 중고나라가 83만명으로 힘겹게 추격하고 있다.공교롭게도 중고나라가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발표한 날 번개장터도 GS네트웍스와 제휴해 'GS25 반값 택배'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일반 택배비의 절반 수준으로 전국 GS25 편의점에서 택배로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다.이와 관련해 편의점 픽업과 택배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게 중고나라의 설명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자사 편의점 픽업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택배사를 이용하는 대신 고객이 직접 물건을 맡기고 찾아가는 전에 없던 서비스"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10 07:00
산업

[멋스토리] 간판 바꿔달고, 매장 확대…변화 외치는 가구업계

국내 가구업계가 변화를 모색 중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성장에 성공했지만,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에 물음표가 찍혔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하고, 체험형 이색 매장을 오픈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리브랜딩 선언한 에몬스 '요즘 감성, 요즘 공간'. 중견 가구 기업 에몬스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했다. 43년 동안 이어온 에몬스에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선언하고, CI부터 지향점, 캠페인까지 모두 바꿨다. 다소 클래식했던 종전 CI는 브랜드 이름만을 활용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갈음했다. 브랜드 컬러 역시 기존 색보다 좀 더 밝은 블루 톤을 사용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반영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열심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릴 때 피드 디자인까지 신경 쓰면서 '요즘 감성' 잡기에 한창이다. 에몬스는 종전까지 가구 자체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이번 리브랜딩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통째로 제안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에몬스의 리브랜딩을 '엔데믹 그 이후'를 내다본 회사의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에몬스는 2020년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집콕'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가구 및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덕이었다. 에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인상 등의 영향일 뿐 에몬스가 코로나19와 함께 성장을 일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에몬스로서는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관심을 놓치지 않고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경수 에몬스 회장은 "CI 교체를 시작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상의 품질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험형 매장도 붐 색다른 콘셉트의 체험형 매장을 열고 고객의 눈을 잡아끄는 가구 기업도 늘고 있다. 시몬스침대가 가장 적극적이다. 시몬스는 지난 2018년 9월 경기도 이천에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열었다. 시몬스 제품을 볼 수 있는 쇼룸뿐 아니라 전시장, 카페 등이 모여 있다. 독특한 행사도 한다. 지난 21일에는 시몬스 테라스에서 침대와는 아무 상관 없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도 열었다.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몬스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이천의 대표적인 지역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시몬스의 '그로서리 스토어(식료품점)'도 톡톡 튄다. 그로서리 스토어에는 시몬스의 메인 상품인 침대 관련 상품이 없다. 각종 수입 잡화와 햄버거 등 '침대 빼고 다 파는' 매장에는 개점과 동시에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몬스는 과거 제품만 늘어놓은 단순 가구 전시 매장만 운용했다. 그러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다양한 체험 공간을 적극적으로 오픈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단순한 가구 매장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을 만들고 고객의 체류 시간을 높일 수 있는 콘텐트를 투입해 집객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체류형 메가 복합 문화 공간인 '까사그란데'는 식음료(F&B),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이종 업체 협업으로 색다른 쇼핑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용인을 비롯해 하남, 일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한 뒤 향후 전국 단위로 확장할 계획이란 것이 신세계까사 측의 설명이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 매장에서는 침대 전문가의 큐레이팅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수면 습관과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매장 내에 브랜드 콘셉트 존도 마련돼 있어 에이스침대의 기술력과 역사, 다양한 수면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소매 판매액은 2020년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통계청은 국내 생활 가구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과 치솟는 원자잿값은 모든 가구 업계의 고민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났다. 가구 업계도 분명한 수혜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상회복에 따른 변화로 성장세가 멈추는 것을 막는 것이 최근 가구 업계 최대 걱정거리가 됐다"며 "리브랜딩 외에도 각종 특색있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마케팅에 고삐를 쥐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5.30 07:00
경제

"우리 커피숍 사세요" 온라인서 뜨거운 '카페 직거래'

최근 온라인에서 커피숍을 통째로 직거래하는 '카페 직거래' 커뮤니티가 인기다. 서울 강남구 일대는 물론 광화문과 한남동의 화려한 커피숍을 별도 인테리어 없이 그대로 인수할 수 있어서다. 공인중개사 없이 매매계약을 맺을 수도 있어 중개수수료를 아끼려는 카페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직거래에 몰리고 있다. 우리 커피숍 팝니다…카페 직거래 인기 '한남 오거리 카페 양도해요. 1억원', '강남구 역삼동 테이크아웃 카페 매매합니다. 6000만원.' 어느 공인중개사무소 앞에 써 붙인 문구가 아니다. 약 3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한 포털 사이트 카페 직거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 카페 직거래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십여건의 카페 매매 글이 올라온다. 자신이 보유한 카페를 판다는 내용 외에도 특정 지역의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거론하면서 '커피숍을 사고 싶다'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권리금이 없는 물건도 있지만, 그중에는 권리금만 억대에 달하는 점포도 적지 않다. 커피숍은 창업을 원하는 수요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창업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카페를 창업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19년 펴낸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11~2016년 사이 해마다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해왔다. 2018년에는 치킨집(6200곳)의 2배 이상인 1만4000곳의 커피숍이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을 여는 만큼 폐업률도 높았다. 2014년 커피전문점의 폐업률은 11.9%였는데, 2018년에는 14.1%로 올랐다. 카페 창업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 교육까지 받은 A 씨는 "쉬엄쉬엄 운영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페 창업 공부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업계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서 문을 열지 말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카페 직거래 시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이런 카페 직거래 커뮤니티에서 매매 계약을 체결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물건 자체가 허위이거나, 사기를 목적으로 한 매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원 수 288만명이 넘는 한 포털 사이트 부동산 직거래 카페에서 중개인으로 신분을 속이고 허위 매물을 거래해 수억 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이 남성은 부동산 직거래 매물이 올라오는 커뮤니티 카페에서 지인들과 임대목적물을 물색한 후, 각자 중개인·임대인 역할을 맡아 임대료를 가로챌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2019년 11월~2020년 2월 6차례 범행을 실행해 피해자들로부터 9억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처음부터 사기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데다가 중개인 역할까지 따로 둬 피해자들이 속수무책 당했다. '월 수익 1000만원 보장' 등의 문구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커피숍 창업이 인기인만큼, 정확한 입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카페와 술집 등이 타격을 입을 가운데 아무 데나 계약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최원철 상가몽땅 빅데이터 정보연구원장은 "일반 개인 점포의 경우 매매를 하기 전 일부러 카드 매출을 올리는 수법으로 권리금을 올려받으려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대형 프랜차이즈야 1년 치 매출을 온전히 공개하고 있으나 개인 점포는 그렇지 않다. 카페에서 알려주는 수익률만 보고 직거래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계약할 때에도 공인중개사와 충분한 상담 뒤 계약해야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아파트는 공개된 정보가 많고, 입지나 평형 등이 일정하다. 그러나 상가 점포는 계약 전 반드시 입지가 영업하기에 적합한지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01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공인중개사 '동상이몽'

"사무실을 쪼개 쓰며 억지로 버티고 있다." (현 공인중개사) "버는 사람은 또 많이 번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한쪽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쪽은 자격증을 따겠다며 '열공' 중이다. 공인중개사를 둘러싼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가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개편안을 꺼내 들자 생존권을 거론하며 대정부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반값 수수료를 꺼내 든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까지 늘어나면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접수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선 현장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뿔난 공인중개사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 있는 부동산 7곳은 이날 일제히 문을 닫아걸었다. 이사철인 9, 10월에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굳게 닫힌 업장 앞에는 '국토부의 일방적 중개보수 개편안의 입법예고에 반대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국 동맹 휴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부동산 앞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왔는데 문이 닫혀서 당황했다. 그래도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거니 받긴 하더라. 전화 영업은 하고 있다"며 "일단 오늘만 쉰다고 하더라. 곧 이사할 계획인데 계속 문을 닫으면 조금 피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안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정부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중개보수 상한 요율이 지금보다 0.1∼0.4%포인트 낮아진다. 매매의 경우 6억원 미만 거래는 현재 요율이 유지되지만 6억~9억원 구간은 0.5%에서 0.4%로 낮아진다. 9억원 이상은 현재 0.9%가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9억~12억원에 0.5%, 12억~15억원에 0.6%, 15억원 이상은 0.7%의 요율이 적용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올 10월부터는 9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할 때 중개보수 상한이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전·월세 중개수수료도 손봤다. 임대차 거래의 경우 1억원 미만 구간에서는 현행 상한 요율을 유지한다. 그러나 현행 3억~6억원의 요율 상한은 0.4%에서 0.3%로 낮춘다. 또 6억원 이상부터 0.8%였던 요율 상한을 6억~12억원 0.4%, 12억~15억원 0.5%, 15억원 이상 0.6%로 구간을 나눠 요율 상한을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반발했다. 정부·여당이 정책을 잘못 펴 부동산가격을 폭등시켜놓고 여론이 악화하자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려고 든다는 것이다. 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현실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중개보수 개편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격증 반납이나 무기한 동맹휴업, 현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원구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 오른 게 우리 탓은 아니지 않나. 우리야말로 집값이 올라서 매매가 잘 안 돼 속상하다. 9억원 이상의 물건 말고도 기존 요율까지 하향 조정하는 건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한 달에 1~2건 매매 계약도 사실 빠듯하다. 여긴 강남도 아니고…. 그나마 두 명이 사무실을 나눠쓰고 있으니까 버티는데 요율이 내려가면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은 환영 일색 중개 수수료 개편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이마저도 너무 비싸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0만원도 아깝다", "건당 30만원 정도 정액제가 맞다", "매매할 때 부동산에서 해준 게 뭔가"라는 원색적인 글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카페 회원은 "하는 일에 비해 엄청난 고수익이다. 아파트 상가를 봐라. 반 이상이 부동산"이라면서 "한 건에 양쪽에서 받아 수천만 원씩 받으니 말세다. 그동안 욕심이 너무 많았다. 곧 앱이 개발돼 국민 간 직거래 시장이 올 것"이라고 일갈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수도권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5억893만원이었다. KB가 수도권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수도권 5분위 주택값은 2018년 9월 평균 10억원을 넘긴 뒤 2019년 12월 11억원을 돌파하며 1년 3개월 동안 1억원 올랐다. 치솟는 집값만큼 공인중개사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도 급등했다. 중개 수수료가 부담된 국민 중 상당수는 '반의반 값' 수수료를 내건 신규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집스'와 '다윈중개'가 대표적이다. 집스는 해당 플랫폼에만 단독으로 주거용 주택을 내놓은 경우 매도인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른 플랫폼에도 내놓았을 경우에는 상대 부동산에 내야 하는 수수료의 50%만 받는다. 다윈중개는 국토부의 중개보수 개편안보다 최대 반값이 저렴한 자체 중개보수 요율로 중개한다. 15억원짜리 아파트의 중개보수를 국토부 개편안인 0.70%의 절반 0.35%다. 현행 0.90%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온라인 플랫폼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명 부동산정보플랫폼 직방은 지난 6월 프롭테크 기술을 통해 공인중개사들과 협업해 온라인으로 부동산 매매를 중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가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직방 등 플랫폼업체의 서비스가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인하와 서비스 다양화 등 장점이 있다"며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치솟는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 반발하는 공인중개사들과 달리 공인중개사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날로 늘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오는 10월 30일 치러지는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40만8492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이는 공인중개사 1차 자격시험(25만3542명)과 2차 자격시험(15만4950명) 접수자를 합한 수로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접수 인원이다. 김현진(가명·45) 씨는 다음달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중개 수수료 인하가 추진되고 있고, 주택매매가 잘 안 되는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김 씨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는 "워낙 집값이 많이 올랐지 않나. 결국 영업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자격증을 딴 뒤 온라인 플랫폼에 취업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우리나라 공인중개사 자격 보유자는 46만658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무소를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1만4493명(24.54%)이다. 창업 1등 업종인 치킨 가게(2019년 기준 8만7000여 개)와 편의점(지난해 기준 4만3000여 개)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일 자체가 벽이 높지 않다. 일단 자격증만 따면 사무실 내기가 쉽다. 사무실을 쪼개 쓰는 방식으로 너나없이 개업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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