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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NL 타격 5위 진입 전망...잭슨 홀리데이·에반 카터와 MLB 대표 신인 타자 대우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셔널리그(NL) 타격 5걸 안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전망을 토대로 '놀라움을 자아낼 선수'라는 제목으로 이정후를 언급했다. MLB닷컴은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 MLB 에상 성적을 살펴보는 건 재미 있는 일"이라면서 "팬그래프의 뎁스 차트 예측을 통해 주목할 스탯 라인을 가진 선수를 꼽아본다"라고 했다. 이 매체가 가장 먼저 언급한 선수는 2023 정규시즌 41홈런·73도루를 기록하며 NL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란타 브레이브스)였다. 이 매체는 아쿠나 주니어가 2024시즌 타율 0.318·37홈런·55도루·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7.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타격왕까지 거머쥐면 다시 한번 MVP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후안 소토가 39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남기면서도, 아메리칸리그(AL) MVP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류현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함께 뛰었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 대해서는 48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에 올랐던 2021년 기량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홈런 36개는 상위 10위권이며, 삼진 100개 미만과 30홈런 이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타자로 점찍기도 했다. 이정후는 MLB 대표 슈퍼스타들에 이어 4번째로 언급됐다. MLB닷컴은 국제 리그(KBO리그)에서 온 스타 콘택트 타자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며, 평균 이상의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4시즌 이정후가 타율 0.291를 기록하며 MLB 전체에서 10위권, NL 기준으로는 5위 안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2023시즌 NL 타격왕(0.354) 루이스 아라에즈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삼진율(9.1%)을 남길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정후의 KBO리그 통산 삼진율은 7.7%다. 이 매체는 몇 년 전부터 이정후와 자주 함께 거론된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도 작년 이맘때 팬그래프닷컴이 남긴 예상 기록과 실제 성적이 큰 차이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후 이정후의 이름이 다시 언급됐다. 이 매체가 꼽은 5번째 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신인 야수 와이엇 랭포드였다. 2024년 최고의 신인 타자는 이정후도 볼티모어 오리올스 특급 유망주 잭슨 홀리데이도, 이미 빅리그에 데뷔한 텍사스 에반 카터도 아닌 랭포드라면서. 202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랭포드는 현재 MLB 전체 유망주 13위에 랭크됐다.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97경기에 출전해 16홈런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는 신예 카터가 맹활약하며 정상에 올랐다. MLB닷컴은 "랭포드는 그(카터) 못지 않은 활약할 수 있는 스타가 있다. 그 사실이 무섭기까지 하다"라고 전했다.어떤 의미에선 이정후가 지난 2년 동안 MLB 대표 유망주로 인정 받은 홀리데이 그리고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맹활약한 카터와 함께 신인왕을 노릴 수 있는 타자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MLB닷컴은 아직 빅리그 출전 경험이 없는 이정후에게 타율 부문 5걸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놓았다. 그가 삼진을 많이 당하지 않는 선수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기록이기에 신빙성이 있다는 평가다. 기분 좋은 전망에 국내팬도 반기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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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이 물러나지 않아' SwStr% 5.7%…김하성의 적응력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헛스윙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만큼 타석에서의 대처가 인상적이다.김하성은 20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지난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15경기 만에 손맛을 봤다. 도루 27개를 기록 중인 김하성은 20홈런-20도루 달성에 홈런 4개만 남겨놨다.올해 김하성의 괄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SwStr%)이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19일 기준 김하성의 SwStr% 5.7%로 전년 대비 1.5%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의 첫 시즌 SwStr%는 8.6%, 지난해에는 7.2%였다.올 시즌 MLB 타자 중 SwStr%이 6% 미만인 선수는 9명이다.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82년 만에 '시즌 4할 타율'에 도전하기도 했던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 말린스)의 SwStr%이 3.1%로 최저.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3.9%)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애스트로스·4.9%)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5.1%)가 뒤를 잇는다. 김하성은 전체 8위로 무키 베츠(LA 다저스·6.0%)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6.7%)를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보다 수치가 더 낮다. 샌디에이고의 팀 SwStr%이 18.1%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는 걸 고려하면 김하성의 '적은 헛스윙'이 더욱 눈에 띈다. MLB 30개 팀 중 팀 SwStr%이 가장 낮은 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14.3%이다.SwStr%가 낮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 타격왕에 오른 제프 맥닐(뉴욕 메츠)의 올 시즌 SwStr%은 전년 대비 0.9%포인트(p)가 떨어진 6.5%. 헛스윙을 적게 했으니 타율이 더 오를 법하지만, 오히려 그의 타율은 0.326에서 0.259로 크게 하락했다. 김하성의 차이점은 뭘까. 김하성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O-Swing%)이 지난해 27.5%에서 21.6%까지 줄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의 콘택트 비율(O-Contact%)이 74.%에서 75.4%로 향상하면서 더 까다로운 타자가 됐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하성은 상대 공 배합을 잘 읽는다. 눈에 공이 잘 보인다고 표현해야 할 거 같다. 변화구 대처도 잘하고 있다"며 "투수가 위기 상황에서 주 무기를 던지더라도 김하성은 쫓아가면서 배트에 공을 맞힌다. 어이없이 물러나는 모습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김하성을 바라보는 현지 평가도 달라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19일 자체 개발 프로그램으로 평가한 NL 최우수선수(MVP) '중간 순위'를 공개하며 김하성의 이름을 5위에 올렸다. 133.8점을 획득한 김하성은 133.9점인 4위 맷 올슨(애틀랜타)에 근소하게 뒤졌다. 올슨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MLB 홈런 공동 1위(43개)인 강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147.1점) 베츠(145.7점) 프레디 프리먼(다저스·143.9점) 같은 슈퍼스타들과 이름이 함께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김하성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송재우 위원은 "수비 잘하는 이미지에 타격까지 잘 되니까 평가 자체가 이전과 확 달라졌다. (거물급 선수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에서 상대적으로) 몸값이나 이름값이 떨어졌는데 이렇게 해주니 더 돋보인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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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쓰고·아키야마 부진...요시다는 달랐다, 이치로 이후 첫 일본인 타격왕 도전

일본인 메이저리거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데뷔 시즌 두 번째 만루 홈런을 쳤다. 아메리칸리그(AL) 타격 1위까지 넘보고 있다. 요시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6타점을 기록, 보스턴의 11-5 대승을 이끌었다. 6타점은 지난 4월 2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기록한 요시다의 MLB 한 경기 최다 타점이다. 두 경기 공통점이 있다. 만루홈런이다. 요시다는 밀워키전 8회 말 4-4 동점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타순이 한 번 돌고 다시 찾아온 만루 기회에서도 홈런을 쳤다. 이날(17일) 컵스전에서도 보스턴이 2-0으로 앞선 5회 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저스틴 스틸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시즌 11호 홈런. 요시다는 컵스전에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며 올 시즌 100호 안타를 채웠다. 타율은 종전 0.313에서 0.317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록은 17일 기준으로 탬파베이 레이스 간판타자 얀디 디아즈(0.323)에 이어 AL 타율 부문 2위에 해당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 비셋과 함께 공동 2위. 4월 중순, 1할 대 타율까지 떨어졌던 요시다는 4월 2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16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3할 대 타율을 회복했고, 이후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며 MLB에 완전히 안착했다. 내셔널리그(NL)는 4할 타율에 도전하는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타율 0.380)가 타율 부문 독주 체제를 갖췄지만, AL은 상대적으로 낮은 타율에서 경합이 이뤄지고 있다. 요시다에게도 역전 기회가 열려 있다는 의미다. 요시다는 일본 야구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은퇴)에 이어 19년 만에 일본인 수위 타자를 노린다. 이치로는 242안타를 친 데뷔 시즌(2001) 타율 0.350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2004시즌엔 MLB 단일시즌 최다 안타(262개)를 경신하며 0.372를 마크, 다시 한번 타율 1위에 올랐다. 홈런왕 출신 쓰쓰고 요시토모, 무결점 타자로 불린 야키야마 쇼고 등 최근 몇 년 동안 MLB에 진출한 일본인 타자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시즌(2022) 데뷔, 타율 0.262·14홈런을 기록한 스즈키 세이야(컵스)가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물론 오타니 쇼헤이라는 아이콘이 등장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요시다는 그런 흐름을 바꿨다. 이치로의 데뷔 시즌만큼 신드롬을 일으킨 건 아니지만,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며 일본 리그를 평정한 타자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그가 AL 타격왕 경쟁을 뒤흔들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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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타점왕' 요시다, 4월 타율 0.182 부진...햄스트링 부상까지

뜨거운 봄을 보냈던 일본인 빅리거 요시다 마사타가(30)의 기세가 꺾였다. 몸 상태도 안 좋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13일(한국시간) "요시다가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출전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휴식 차원이었던 1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결장이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다음 경기도 요시다의 몸 상태를 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할 뜻을 전했다. 요시다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타율 0.409·13타점을 기록하며 일본의 우승을 견인한 선수다. 타점 부분은 1위였다. 그는 일본 리그에서 두 차례 타격왕에 오른 중장거리형 타자로 지난겨울 보스턴과 기간 5년, 총액 90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올 시즌 빅리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개막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고, 2안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안겼다. 4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는 밀어서 홈구장(팬웨이파크) '그린 몬스터'를 넘치는 첫 홈런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요시다의 타격 페이스는 이후 급격하게 떨어졌다. 5·6일 피츠버그전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7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안타 2개를 치며 반등하는 듯 보였다가, 이후 3경기에서 다시 9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시즌 타율은 0.216까지 떨어졌다. 최근 7경기는 0.167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까지 생겼다. 전후 관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WBC부터 이어진 쾌조의 타격감이 꺾인 게 사실이다. 2022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시카고 컵스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도 첫 10경기에서 타율 0.429·4홈런·11타점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5월 한 달 동안 타율 0.211에 그치며 고전했다. 2022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262·14홈런이었다. 일본 리그에서 성적으로 스즈키와 요시다의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 두 선수 모두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타자로 평가받았다. 스즈키는 올 시즌 컵스의 키플레이어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부상 재활 치료 중이다. 여전히 '아시아 출신 외야수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을 바꾸진 못했다. 요시다의 첫 위기는 스즈키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 안희수 기자 2023.04.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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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쏴·번타니·폭풍 질주...'만찢남 오타니' WBC 베스트5

일본 야구는 강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더 강했다. 일본이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2006·2009년 1·2회 대회에 이어 3번째이자,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대회 내내 빛난 요시다 마사타카, 대회 내내 부진하다가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 일본 선발진의 힘을 보여준 다르빗슈 유·사사키 로키·야마모토 요시노부, 완벽했던 구원진 등 구성언 모두 빛났다.그 중심에 '슈퍼스타' 오타니가 있었다. 일본의 첫 경기(B조 1라운드 중국전) 선발로 나서 축제의 시작을 알린 그는 매 경기 명장면을 연출했다. 결승전에서 '캡틴 아메리카'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며 피날레까지 장식했다. 극본도 이렇게 쓰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오타니의 차지였다. 그가 이번 대회 보여준 명장면을 소개한다. ◆ '무릎쏴' 아치지난 6일 일본 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나온 홈런. B조 1라운드 개최지 일본 내 WBC 개막 열기를 고조시킨 장면이다. 공식 평가전이 2경기에 불과했던 상황. 빅리거 슈퍼스타인 오타니가 모처럼 자국(교세라돔) 구장에 섰고, 일본 야구팬은 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오타니는 3회 타석에서 투수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는데,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포크볼) 때려내기 위해 왼무릎이 지면에 닿을 정도로 자세를 낮췄는데, 그 자세로 홈런을 쳤다. 그의 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타니는 5회 도미다 렌을 상대로 다시 3점 홈런을 쳤다. ◆ '타타니' 해결사 본능일본의 1라운드 첫 경기였던 9일 중국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흐름은 예상과 달랐다. 중국은 꽤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줬고, 3회까지 1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중국에 '할 수 있다'는 기운이 생기기 전에 '타타니'가 나섰다. 4회 말 1사 1·3루 기회에 나선 오타니는 호쾌한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버티던 중국은 이후 1점을 내며 추격 불씨를 살리기도 했다. 오타니는 8회 선두 타자 안타를 치며 빅이닝(4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 허를 찌른 번타니 네덜란드·파나마·대만·쿠바가 있던 A조에서 살아남아 '야구 변방' 평가를 지워버린 이탈리아. 일본과의 8강전에서도 밀리지 않고 2회까지 실점 없이 버텼다. 선발 투수로 나섰던 오타니는 3회 말 1사 1루에서 나선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와 수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격을 보여줬다. 초구 체인지업에 기습번트를 시도해 좌측 선상에 타구를 보냈다. 투수 조 라소사는 무리해 1루 송구를 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1루 주자 곤도 겐스케는 3루에 진출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요시다가 땅볼 타점, 무라카미가 볼넷으로 나가며 이어진 기회에서 오카모토 카즈마가 3점 홈런을 치며 4-0으로 앞서갔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순간이었다. ◆ 헬멧 던지고 포효한 리더일본의 우승 레이스는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8회 말까지 4-5, 1점 차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8회 말 1사 2·3루 기회에서 야마가와 호타카가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 차로 추격했고, 라스 눗바가 볼넷까지 얻어내며 역전 기회까지 열었지만, 겐스케가 바뀐 투수 헤라르도 레예스와의 승부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역전 불씨를 살렸다. 선두 타자로 나서 멕시코 마무리 투수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중간 2루타를 쳤다. 오타니는 1루로 내달리면서 헬멧을 벗어 던졌고, 2루를 밟은 뒤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일본은 이어진 상황에서 요시다가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 주자를 뒀고, 대회 내내 부진하던 무라카미가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를 치며 6-5로 승리했다. ◆ '만찢남' 오타니 오타니는 일본이 3-1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6회부터 불펜과 더그아웃을 오가며 등판을 예고했다. 타석 준비를 위해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자주 잡혔다. 순탄하진 않았다. 교체 출전한 2022시즌 내셔널리그(NL) 타격왕 제프 맥닐에게 볼넷을 내준 것. 하지만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MVP 무키 베츠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단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마침내 성사된 LA 에인절스 '슈퍼 스타' 듀오의 대결. 투수 오타니와 현역 최고 타자 트라웃이 만났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트라웃이었다. 오타니는 시속 160㎞ 강속구 2개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스위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오타니는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오타니는 그야말로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였다. 안희수 기자 2023.03.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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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중 3명, 메이저리거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미는 일본 WBC 막강 외야진

일본 야구대표팀이 초호화 외야 라인업을 구축했다. 전체 4명 중 3명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다.일본은 지난 7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12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나머지 18명이 포함된 최종 엔트리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지난 15일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 애칭)이 18명을 WBC 대표로 추가 내정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1·2회 WBC 우승국 일본의 이번 대회 목표는 정상 탈환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대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신기록을 작성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등이 합류하면서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15일 공개된 추가 명단을 보면 외야진이 눈에 띈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4명이다. 한국 외야수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건우(NC 다이노스)까지 총 5명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외야수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내·외야 모두 가능한 슈토 우쿄(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제 5의 외야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슈토는 지난해 3루수로 54경기, 외야수로 50경기 출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요시다(좌익수)와 스즈키(우익수)가 코너 외야에 서고, 눗바가 중견수가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셋 모두 현역 빅리거.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 외야진의 메이저리거 비중이 매우 높다. 일본 대표팀 30명 가운데 빅리거는 총 5명으로 투수 2명, 외야수 3명이다. 포수(3명)와 내야수(8명)는 전원 국내파로만 구성됐다. 가장 이목을 끄는 눗바는 일본인 어머니를 둔 '일본계 빅리거'다. 눗바는 일본 야구 역사상 최초로 '일본 국적을 갖지 않고도 일본 야구 대표팀에 뽑힌 선수'다. 한국 대표팀에 뽑힌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과 마찬가지로 일본 대표팀의 '순혈주의'를 깨트렸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눗바는 지난해 108경기에서 타율 0.228 14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한 스즈키는 2022년 빅리그에 진출했다. 지난해 컵스 소속으로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을 올렸다. 2017 WBC,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대표팀 4번 타자로 나서 우승을 이끄는 등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보스턴과 5년 9000만달러(약 1188억원) 초대형 계약에 성공한 요시다는 일본 대표팀 합류를 위해 MLB 적응도 미뤘다. 구리야마 감독은 "MLB 진출을 앞둔 선수의 대표팀 합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빅리그 도전을 위해 시즌 준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며 "선수의 대표팀 합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입단 2년 차인 2017년부터 6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한 요시다는 지난해 타율 0.335 21홈런 88타점으로 활약, 오릭스 버펄로스를 26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이밖에 NPB 11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7의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곤도는 백업 외야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MLB 외야진을 구축했다"며 들뜬 모습이다. 한국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A조 일본과 1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이형석 기자 2023.01.17 00:11
프로야구

[IS 이슈] 1년 뒤 MLB FA 시장, 이정후에게 나쁘지 않다

지난 19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해외 진출 시점은 2023시즌 뒤가 유력하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갖추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꿈을 이루려면 2024년 MLB FA 시장 분위기가 중요하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그에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MLB 닷컴은 'KBO리그 슈퍼스타가 내년 겨울 FA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올겨울 MLB FA 시장에는 '대어급 외야수'가 적지 않았다. 홈런왕 애런 저지, 골드글러브 출신 앤드루 베닌텐디 등이 시장에 풀려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최대어로 평가받은 저지가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4599억원)에 뉴욕 양키스 잔류를 선택했고, 브랜든 니모도 뉴욕 메츠와 8년, 총액 1억6200만 달러(2067억원)에 재계약했다. 이밖에 베닌텐디가 5년, 총액 7500만 달러(957억원) 미치 해니거가 3년, 총액 4350만 달러(555억원)에 각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총액 4000만 달러(511억원) 이상 계약이 총 4건. 어깨 수술로 2022시즌을 결장한 마이클 콘포토(샌프란시스코)가 2년, 총액 3600만 달러(459억원) 계약을 따낼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활황'이었다. 하지만 1년 뒤에는 'A급 외야수'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선수 연봉 통계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2024년 FA 외야수로는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 찰리 블랙먼(콜로라도 로키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등이 꼽힌다. 피더슨은 지난달 1965만 달러(251억원)짜리 1년 단기 계약인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 FA 재수를 선택했다. 블랙먼은 1986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결국 1년 후 외야수 최대어는 2019년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벨린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벨린저는 2020년부터 성적이 급락해 시장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MLB 구단의 구미를 당길만한 '20대 외야수'가 부족하다면 이정후가 어느 정도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정후는 스물다섯 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포스팅이 가능하다. 최근 포스팅에 성공한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왼손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29)의 계약도 꽤 의미 있다. NPB에서 두 차례 타격왕에 오른 요시다는 전반적인 타격 스타일이 이정후와 비슷하다. 올 시즌 NPB에서 119경기, 타율 0.335 21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삼진(41개)과 볼넷(80개) 비율이 이상적이었다. 외야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보스턴은 요시다에게 5년, 총액 9000만 달러(1148억원) 계약을 안겼다.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 1537만5000달러(196억원)를 포함하면 계약 총액은 1억 달러(1276억원)를 상회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은 '일반적으로 왼손 타자 외야수의 공급이 과거보다 적다'며 "이런 부족 현상이 보스턴이 요시다에게 9000만 달러를 주는 데 기여했다"는 한 구단 임원의 추측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올겨울 MLB FA 시장에선 선수들의 몸값이 생각 이상으로 높아졌다. 요시다의 계약은 일본에서도 놀랐을 정도다. MLB FA 시장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은 "이정후는 현재 MLB 선수와 비교하면 성적과 특징이 니모와 흡사하다. 체형이나 타격 스타일만 보면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처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옐리치는 2018년 NL 최우수선수 출신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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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 이정후, 전인미답 포스팅 1억 달러 도전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메이저리그(MLB) 사상 유례가 없는 '타자 포스팅 1억 달러(1300억원)'에 도전한다. 지난 19일 미국 MLB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후의 해외 진출 도전 방법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이 유력하다. 국제대회 출전에 따른 FA(자유계약선수) 보상일수를 추가 확보하지 못하면 빅리그 문을 노크할 수 있는 방법은 '1군 등록일수 7년'에 따른 포스팅 시스템뿐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KBO리그의 스타가 내년 겨울 FA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이번 겨울 팀을 바꿔줄 선수로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등 있었다. 내년 겨울에는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KBO리그 슈퍼스타 이정후도 MLB 진출 의사를 밝혔다'고 집중 조명했다. 해외 진출 선언 다음 날, MLB닷컴 첫 페이지를 장식하며 여러 구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스팅이 성사된다면 관심이 쏠리는 건 몸값이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리그 타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을 따낸 건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일본)다. 지난 16일 요시다는 5년, 9000만 달러(1165억원)에 보스턴 레드삭스행을 확정했다. 요시다에 앞서 타자 포스팅 최고 계약은 지난 3월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8·일본)의 5년, 8500만 달러(1100억원)였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평정한 타자들도 포스팅으로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이정후가 새 지평을 열 수 있을지 흥미를 자아낸다. 현지 언론은 호평 일색이다. 지난 15일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아시아리그 유망주 순위를 나열하며 이정후를 전체 5위로 평가했다. 타자로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일본·야쿠르트 스왈로스·전체 1위)에 이은 2위. 무라카미는 올 시즌 홈런 56개를 쏘아 올려 역대 NPB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58년 만에 갈아치웠다. 홈런뿐만 아니라 타격(타율 0.318)과 타점(134개)에서도 1위에 올라 역대 NPB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오른 '괴물'이다. 이정후는 무라카미보다 낮게 순위가 책정됐지만, 요시다(전체 6위, 타자 3위)보다는 높았다. 요시다가 9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따냈다는 걸 고려하면 이정후의 1억 달러 계약도 불가능한 건 아닌 셈이다. 이정후는 요시다보다 나이가 다섯 살 젊기도 하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이번에 영입한 NPB 출신 야수들(스즈키·요시다)이 이정후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년에 어떤 성적을 뽑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즈키도 올 시즌 좋은 성적(111경기, 타율 0.262)을 낸 건 아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첫해 부진했다가 2년째 반등한 일본인 타자가 거의 없다"며 "만약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이정후를 포함해) 아시아리그 출신 선수에 대한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다. 반면 일본 타자들이 잘해주면 이정후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후의 계약 바로미터는 결국 요시다가 될 전망이다. 두 선수는 왼손 타자·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NPB 타격왕을 두 차례 수상한 요시다의 통산 타율은 0.327. 장타보다 정확도에서 더 좋은 평가를 듣는다.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KBO리그 타격 2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타율을 0.342(3000타석 기준 1위)까지 끌어올렸다. 송재우 위원은 "올겨울 MLB FA 시장에선 선수들의 몸값이 생각 이상으로 높아졌다. 요시다의 계약은 일본에서도 놀랐을 정도"라며 "지금은 무모하다 싶은 정도로 많이 주고 있는데 (계약에) 일종의 거품이 있다. 거품이 유지되려면 (아시아리그 출신 타자가) 성공하는 케이스가 나와야 한다. MLB FA 시장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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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해외 진출 선언 이정후, 포스팅 길 열리나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해외 진출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정후는 19일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의 도전 의지나 생각을 존중하고 구단도 긍정적이다. 다만 내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내년 1월 업무가 시작되면 결론 내리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6일 2022년 구단 업무를 끝낸 상황이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 도전 여부는 올겨울 프로야구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갖춘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은 구단 동의가 필요하다. 그는 꾸준히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 8일 일구상 시삭식에서 최고타자상을 받은 뒤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평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는 1월 먼저 미국에 가 훈련할 거고, 현지 에이전트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면 내년 이 시기에 좋은 소식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며 우회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연말 일정을 마치고 생각을 정리한 이정후는 19일 구단에 해외 진출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외야수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보유한 외야수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기록(5년 연속·1983∼1987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 시즌에는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시즌 중 MLB 스카우트가 여러 차례 키움의 홈구장을 방문, 그를 체크했다.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이정후가 일찌감치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와 손을 잡은 것도 MLB 도전을 위한 준비로 해석됐다. 이예랑 리코 대표는 MLB 공인대리인으로 과거 김현수(LG 트윈스)와 박병호(KT 위즈) 강정호(은퇴) 등의 빅리그 진출을 성사시켰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으로 여러 선수를 미국에 보냈다. 2015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고 이듬해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지난해에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팅 시스템은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가장 높은 포스팅 비용을 적어낸 구단이 선수와 단독 협상했다. 2018년 개정된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현행 포스팅 비용은 계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MLB 구단이 선수에게 제시한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326억원) 이하면 해당 금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전체 보장 계약이 2500만~5000만 달러(326억원~652억원) 사이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65억2000만원)와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를 더한다. 전체 보장 금액이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 2500만~5000만 달러의 17.5%(437만 5000달러·57억2000만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더해 포스팅 금액이 산정된다. 샌디에이고와 2800만 달러(366억원) 보장 계약한 김하성의 포스팅 비용은 552만 5000달러(72억2000만원)였다. 공교롭게도 MLB 선수 이적 시장은 활황이다. 지난 8일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린 일본 프로야구(NPB) 요시다 마사타카(29)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액 9000만 달러(1177억원)에 계약했다. 이적에 따라 원소속구단 오릭스 버펄로스가 받는 포스팅 비용은 1537만 5000달러(201억원)였다. 이정후의 이탈은 팀 전력의 큰 마이너스다. 하지만 해외 도전 의지가 강한 만큼 포스팅 시스템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히어로즈는 그동안 대부분의 포스팅 비용을 구단 운영에 활용했다. 키움은 최대한 빠르게 이정후의 포스팅 여부를 결론 내릴 계획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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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간 요시다, 이정후도 자극 받았다 "나도 좋은 평가받게 준비하겠다"

"요시다 선수는 보고 배울 게 많은 타자다. 연락도 주고 받았고 축하도 전했다. 나도 내년 시즌 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 메이저리그(MLB) 도전까지 1년만 남겨둔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새로운 아시안리거 탄생에 의지를 더 굳게 다졌다. 이정후는 8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타자상을 수상했다. 이정후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요시다 마시타카(29·보스턴 레드삭스)의 계약 소식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간판 타자인 요시다는 이날 보스턴과 9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발표했다. 보스턴이 오릭스 측에 지불하는 포스팅 비용까지 합치면 요시다의 몸값은 총 1억 540만 달러에 달한다. 요시다는 이정후와도 인연이 있다. 이정후는 "대표팀에서 뛰면서 몇 번 만났다. 내가 먼저 SNS 팔로우를 하고 있었는데, 올림픽 후에 맞팔로우를 해줬다"며 "그러면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이번 계약이 발표나자 정말 축하한다고 전했다. 요시다 선수도 먼저 연락을 자주 준다. 타격왕을 탔을 때, MVP(최우수선수)를 탔을 때도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정후는 "시즌 후 좋은 평가를 받아갈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며 "요시다 선수와 비교된다는 부담은 전혀 없다. 그는 그고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또 "내년 시즌에는 장타를 더 늘리고 싶다.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좋은 평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오는 1월 먼저 미국에 가 훈련할 거고, 현지 에이전트도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는 3월 열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MLB 구단들 앞에서 그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다. 이정후는 "온몸을 불사를 것"이라고 대회 선전을 각오했다. 그는 "아버지(이종범 LG 트윈스 코치)가 뛴 2006년 WBC 대회가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국제무대다. 그 무대에서 뛴다면 매우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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