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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외국인 또 없습니다' 푸른 피 에이스도 놀란 의연함, 오히려 팬들 안심시킨 '후크라이' 후라도 [IS 스타]

"나는 내 팀을 위해 100% 헌신할 것이다."계속되는 불운에도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는 동료들과 팬들을 먼저 챙겼다. 그는 "시즌은 막 시작됐다. 모든 것이 잘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후라도는 올 시즌 6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ERA) 2.70(40이닝 12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미덕이라는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모든 경기(6경기)에서 기록했다. 7이닝 이상의 QS+도 절반인 세 차례나 된다. 투수 각종 세부 지표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RA는 13위지만, 이닝 소화 1위, QS 1위, 삼진 6위(36개)로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가 6경기에서 얻은 승리는 단 1승. 개막전인 3월 2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2실점)에서 거둔 승리 이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얻었다. 불운의 시작은 3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이날 후라도는 8이닝 동안 1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득점 지원이 없어 '완투패'했다.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6이닝 3실점했으나 역시 타선의 득점이 부족해 패했고, 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은 1득점 뿐이었다. 15일 잠실 LG전에서 QS+를 하고도 득점 지원 불운에 다시 패전 투수가 된 그는 20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3실점하고도 또 승수를 쌓지 못했다. 5경기에서 받은 득점 지원은 경기 당 0.8점. 이 기간 25이닝 이상 던진 선발 투수 중에서 최악의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2위는 KIA 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1.60)과도 두 배 차이가 난다. 후라도는 개막전 13득점 지원 이후 극심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후라도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을 챙겼다. 자신의 등판일이 아니었을 때 팀의 승리에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여러차례 잡혔다. 지난 20일 패배 후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나는 내 팀을 위해 100% 헌신할 거야"라는 문구를 게재한 그는 이어 긴 한글 문구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후라도는 "팀의 팬 여러분의 무조건적인 지지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항상 경쟁하는 팀이다. 우리 모두 여러 번(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인생에는 좋은 순간보다 나쁜 순간이 더 많지만, 누구도 잃고(지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두 이기고 싶어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즌이 막 시작되고 있다. 모든 것이 잘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팀은 모든 사람에게 그들이 원하는 기쁨을 주기 위해 즉,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매일 싸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승운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팬들을 안심시킨 것이다. '푸른 피 에이스'도 후라도의 이러한 의연함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원태인은 "정말 대단한 투수다. 초반에 투구수가 많더라도 어떻게든 조절해나가면서 QS를 한다는 게 놀랍다"라며 "득점 지원이 없어도 그런(아쉬운) 표현 없이 팀 분위기를 정말 좋게 만들어 주고 있다. 배울 점이 많은 투수"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후라도의 의연함에 팀원들은 더욱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다음 경기에선 '후크라이(후라도+크라이)'의 오명을 벗어내고 더욱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5.04.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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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구→등판 예고→경기 순연→휴식...키움 "정현우 몸 상태 이상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신인 정현우(19)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었다. 하지만 사망한 야구팬 추모을 위해 5개 구장 경기가 모두 순연되자, 2일 선발 투수를 2년 차 윤현으로 바꿨다. 키움 관계자는 2일 선발 투수를 공개한 뒤 "정현우 선수의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으며 엔트리 변동도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의 문의가 많아 선제적으로 공지한 내용이었다. 우천 등 이유로 경기가 순연된 경우 로테이션, 등판 간격, 상대 타선과의 상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다음 경기 선발 투수를 결정한다. 쉽게 말해 흔한 일이다. 키움의 선발 투수 교체가 더 주목받은 건 지난 정현우가 프로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투구수 122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경험 많은 투수들도 80~90개 정도 던지고 마치는 첫 등판인데, 신인 투수가 너무 많은 공을 던져 논란이 일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팀이 4회까지 11-4, 7점 차로 앞서자 정현우에게 1이닝을 더 맡겨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춰주려고 했다. 하지만 4회까지 93개를 던진 정현우가 다시 고전하며 투구 수가 늘어나 교체 타이밍을 잡기 애매해졌다. 결국 2점 더 내주는 상황에서도 선수에게 5회를 맡겼다. 키움은 17-10으로 승리했고 정현우는 역대 12번째로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고졸 신인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정현우에게 특별한 날(데뷔전 선발 등판)이었다며 5이닝을 맡긴 배경을 전했다. 정현우 역시 5이닝은 채우고 싶었다고 했다. 정현우는 휴식 없이 다음 로테이션 순번을 소화하기로 했다. 그게 1일 경기였다. 홍원기 감독은 투구 수 조절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1일 경기가 순연됐다. 키움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정현우에게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 애초에 122구 투구 이후 다음 등판에서 선수에게 휴식을 주면, 그 경기(3월 27일 KIA전)에서 무리시켰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다. 그럼에도 선수의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렇게 투구 수 조절이라는 타협점을 찾았다. 그리고 장현우의 순번이 돌아온 경기가 뒤로 밀리며 더 제대로 선수를 관리할 상황이 생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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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로 시범경기 조기 종료' 김경문 감독 "아쉽지만 투수들 잘 준비할 것, 나아진 수비 기대" [IS 대전]

"본인 페이스를 잘 컨트롤할 수 있는 투수다. 투구 수 준비는 스스로 잘 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한화 이글스의 정규시즌 투수진 준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선수들의 자율적인 시즌 준비를 믿기로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기로 했던 한화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5 KBO리그 시범경기를 강설취소했다. 이로써 한화는 올해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정규시즌 개막전은 오는 22일 수원 KT 위즈와 경기다.시범경기는 실험과 준비의 장이다. 선발 투수들이 차근차근 투구수를 올려야 했는데, 때아닌 강설 콜드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한화는 18일 에이스 류현진을 등판시키려 했다. 또 문동주도 불펜으로 써 투구수를 늘리고자 했으나 눈으로 계획이 무산됐다.경기 취소 후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늘 선발 투수(류현진)가 던지지 못하면서 필요 투구 수를 소화하지 못하고 개막에 돌입하게 된 건 아쉬움이 있다"며 "선수들이 몇일 동안 안 좋은 날씨 속에 던지다보니 감독으로서 걱정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야수들도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건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 계획을 이루진 못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의 경험을 믿는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야 자신의 페이스를 워낙 잘 컨트롤하는 선수다. 투구 수는 알아서 소화해놓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앞선 경기에서 65구를 던졌으니 오늘은 70구 정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또 하나, 문동주의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 동주도 6회에 올라올 예정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28구를 던졌으니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이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하늘에서 하란대로 해야하지 않겠나. 순리대로 가야한다"고 웃었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진 준비를 양상문 투수 코치에게 일임하고 있다. 18일 채우지 못한 투구 수에 대한 계획도, 이후 빌드업 과정도 미정이다. 김 감독은 "코치에게 대부분 맡기는 편이다. 나보다 전문가 아닌가. 코치에게 많은 힘을 주려 한다"며 "아직 문동주의 투구 준비를 어떻게 할지 양상문 코치와 이야기 나누진 않았다. 2군 쪽도 날씨가 월등히 좋다면 모르겠는데, 그쪽도 날씨가 그렇게 차이가 크지 않다. 굳이 이동하느라 피로도를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내에서라도 공을 조금 더 던지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김 감독은 "동주도 본인이 알아서 소화하지 않을까 한다. 야구는 실내에서 던지는 것보단 연습 경기라도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게 낫다"고 했다.한편 한화는 이로서 시범경기를 5승 2패 1무(2위)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6경기에서 5연승(1무)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 속에 일정을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 승리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라 아무 의미 없다"면서도 "시범경기 막판 문현빈의 부상이 다 나아 좋은 페이스로 마치게 됐다. 그 외에도 타자 몇 명이 좋은 흐름으로 개막전을 맞이한다"고 기대했다. 김경문 감독은 수비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로 말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실수를 덜하는 게 중요하다. 인간이 하는 운동이라 실수를 안할 수는 없지만, 중요할 때 나오는 걸 줄여야 강팀이 된다"며 "한화는 지난해처럼 (수비로) 줄 점수를 다 준다면 이길 수 없다. 실점을 막고 찬스 때 점수를 내야 이긴다. 하지만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남은 건 개막 엔트리 발표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이 감독으로서 가장 마음이 짠할 때다. 같이 고생해온 선수들을 2군으로 보내야 한다. 경기 끝난 발표하려 했는데, 오늘 훈련을 마치면 통보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 시즌 선수들을 보다 폭넓게 쓰려고 한다. 2군에 가는 선수들도 용기를 잃지 말고 잘 준비하고 있다가 팀이 필요할 때 와 잘해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는 기사도 써주시면 좋겠다"고 독려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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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발까진 최고" 두산, 4·5선발 자원도 끌어올린다...최승용·김유성·김민규 '80구' 완료

1·2·3선발은 최고를 자부한다. 남은 건 4·5선발 후보들의 '각성'이다.선발진 구성은 2025년 반전을 꿈꾸는 두산 베어스의 숙제 아닌 숙제다. 숙제가 '아닌' 이유는 상위 선발진이 탄탄해서다. 일단 국내 에이스 곽빈의 기량이 검증됐다. 2021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매년 성장한 그는 지난해 15승 9패 평규자책점 4.24로 2년 연속 10승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이어 메이저리그(MLB) 선발 경험이 풍부한 콜 어빈을 영입했고, 두 번째 외국인 카드로 잭 로그도 빠르게 계약했다. 어빈과 로그 모두 두산이 영입 후보로 일찌감치 점찍어둔 투수들이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들 3명을 두고 "외국인 원투 펀치가 잘해준다면 곽빈까지 3명은 국내에서 톱"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시라카와 케이쇼 등이 부상에 시달렸던 만큼 선발만 정상 가동된다면 불펜을 포함해 마운드 전반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다만 이를 위해선 선발진의 남은 두 자리까지 탄탄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창단기념식을 통해 "최승용은 4선발로 생각하고 있다. 5선발로 김유성이나 최준호, 최원준 등이 돌아준다면 선발진이 다른 팀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두산 구단은 지난 1일 "투수조는 지난 27일부터 차례로 불펜 피칭을 소화 중이다. 1일 기준 (모든 투수들이) 최소 한 차례 이상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외국인 투수 어빈과 로그도 각 2차례씩 투구를 소화했다. 지난해 다승왕 곽빈은 1일 첫 불펜 피칭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고 전했다.하위 선발 후보들의 경우 페이스가 더 빠르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기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빠르게 몸을 만드는 중이다. 두산은 "최승용, 김유성, 김민규 등 선발 후보군은 세 차례 피칭 만에 80구까지 투구수 끌어올렸다. 최원준, 이영하도 겨우내 개인훈련의 결과를 불펜 피칭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입단한 김유성의 관건은 투구 밸런스다. 이미 고교, 대학 시절 150㎞/h 이상 강속구를 던졌던 만큼 구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1군 선발 기회를 받고도 제구 난조로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2023년 데뷔 첫 해 평균자책점이 9.95, 지난해 성적도 평균자책점 6.43에 불과했다.김유성은 현재 세 차례 불펜 피칭에서 40구와 60구를 거쳐 80구를 소화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피닉스 교육리그부터 마무리캠프, 그리고 지금까지 흐름이 잘 이어지고 있다"며 "전력분석팀에서 '팔 스윙을 짧게 가져가면서 하체 밸런스에 신경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 확실히 공에 힘이 붙은 느낌이 들고, 트래킹 데이터도 좋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캠프는 준비 과정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 모습과 이 밸런스를 유지해 팬들 앞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발 기회는 받지 못하지만, 롱릴리프를 넘어 필승조로도 기용이 점쳐지는 이영하도 몸을 만드는 속도가 남다르다. 이영하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대로 출국, 본진보다 한 발 먼저 몸을 만들고 시즌 준비를 시작한 바 있다. 이영하 역시 세 차례 불펜 피칭을 통해 40구, 50구, 30구를 각각 던졌다.이영하는 "지금까지의 느낌이 좋다. 페이스도 계획대로 올라오고 있다"며 "지난 1월 요미우리 미니캠프로 개인훈련을 떠나 준비한 것들이 지금까지 잘 이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개인훈련부터 지금까지 디테일한 투구에 신경쓰고 있다"며 "불펜피칭 단계에서도 피치 디자인을 세분화한다는 생각으로 디테일을 찾고 있는데 이 부분이 잘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피칭과 실전을 치르면서 지금의 과정을 좋은 결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박정배 두산 투수 코치는 "외국인 투수와 국내 선수들을 가리지 않고 투수진 전반적으로 준비를 잘한 게 느껴진다"며 "선발 후보군과 불펜 자원들 모두 각자 목표한 바가 확실한 만큼 의욕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박 코치는 "전반적인 흐름이 좋지만 개개인 상태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시키고 있다. 지금의 모습을 실전까지 이어간다면 지난해보다 안정적인 마운드 구상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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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그냥 내리꽂더라고요" 327홈런 포수도 놀랐다, 1m96㎝·156㎞ 돌직구 '흥행 예감' [IS 스타]

"직선으로 내리꽂더라니깐요"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를 이끌었던 강민호. 하지만 한 투수의 이야기가 나오자 혀를 내둘렀다. 이날 두 타석을 상대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던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향한 찬사였다. 그는 "배트에 제대로 갖다대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발라조빅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 투구를 펼쳤다. 발라조빅은 후반기 두산에 합류한 '뉴페이스'다. 기존 외국인 투수이자 '20승 투수(2020년) 출신' 라울 알칸타라와 결별한 두산은 지난 8일 발라조빅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1m96㎝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직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최고 156㎞/h, 평균 150㎞/h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의 눈도장을 찍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 구단이 했던 평가 그대로였다. 이날 스포츠투아이의 투구 추적 시스템(PTS)를 기반으로 한 발라조빅의 최고 구속은 156㎞/h. 이와 더불어 슬라이더(27개)와 커브(14개), 최고 145㎞/h까지 찍힌 스플리터(11개) 등의 강약조절이 가능한 변화구는 삼성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데 충분했다. 발라조빅은 이날 안타를 단 1개만 내주면서 삼진을 6개나 잡아냈다. 삼성의 4번타자 강민호도 그의 투구에 감탄했다. 강민호는 "처음 보는 투수라 낯설다기보단 구위 자체가 좋더라. 피칭 머신에서 직선으로 날아오는 공 같았다"라고 말했다. "배팅볼이 아니라 묵직하게 직선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굉장히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단점도 드러났다. 스태미너였다. 발라조빅은 두산 입단 전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 폴 세인츠에서 뛰며 24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은 단 한 차례 나섰다. 선발 임무를 향한 우려가 뒤따랐다. 이날 이승엽 감독도 그의 최대 투구수를 80개로 예상했다. 우려는 적중했다. 70개가 넘어가면서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제구도 흔들리면서 사사구를 남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구위만큼은 가능성을 충분히 봤다. 이날 5회 교체 후 야수의 주자 선택 실수와 구원 투수의 밀어내기 볼넷만 없었다면 실점도 기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압도적인 구위와 효율적인 투구수 조절만 뒷받침된다면 연착륙도 가능하다는 평가. 발라조빅의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7.1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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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김종국 감독 "힘든 주 2회 등판 치를 양현종, 6이닝 정도 기대"

'대투수'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전설 등극과 함께 팀 연패 탈출의 임무를 띄고 출격한다. 앙현종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앞서 9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 '라이벌' 김광현을 상대로 8이닝 무실점 호투로 개인 통산 161승을 거둔 바 있다. 161승은 정민철 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KBO리그 역대 다승 공동 2위 기록이다. 단 1승만 추가한다면 단독 2위로 올라가게 된다.팀 연패 탈출의 임무도 띄웠기에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KIA는 양현종이 승리했던 9일 경기 이후 4연패에 빠졌다. SSG에 이어 두산에까지 연패를 기록했다. 주 2회 등판인 만큼 선발 투수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울 순 없지만, 팀 사정상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14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양현종이) 지난 9일 경기에서 8이닝을 기록하긴 했지만, 투구수는 100개 정도에서 끊었다"면서도 "그래도 오늘은 상황을 좀 봐야할 것 같다. 지난번에 너무 잘 던져줬지만, 한 주에 두 번이나 그렇게 던질 수는 없지 않나"고 웃었다. 김 감독은 "6이닝 정도만 해줘도 너무 잘 막아주는 것"이라며 "6이닝도 힘들 수 있다. 일주일 2회 등판은 투수에게 정말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감은 있지만, 베테랑을 존중하는 의미가 컸다. 김 감독은 "물론 에이스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 젊은 선수라면 내가 '더 힘으로 붙자'고 하겠지만, (양)현종이는 훌륭하게 완급 조절하는 투수다. 또 시즌은 아직 길고, (양현종이 앞으로도) 계속 활약을 이어가려면 옆에서 조절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은 6이닝 정도 던져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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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km·KKKKKKKK, 아버지께 바친 승리의 쾌투 [WBC]

KKKKKKKK. 사사키 로키가 뜻깊은 날에 성공적인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사사키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체코전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의 10-2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날은 사사키에게 뜻깊은 날이었다. 첫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이었을뿐 아니라, 아버지의 기일이었기 때문. 사사키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진 당시 아버지를 잃은 아픔이 있다. 사사키는 아버지의 기일에 선발 등판하는 뜻깊은 날을 맞았고, 일본 선수들도 경기 전 한 자리에 모여 사사키 아버지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뜻깊은 날, 뜻깊은 데뷔전에서 사사키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60km’ 광속구 투수답게 초구부터 101.1마일(162km)에 달하는 공을 던지며 체코 선수들을 압도했다. 3번타자 마렉 흘루프를 상대할 땐 최고 164km의 공을 두 차례나 던지기도 했다. 1회는 불운이 따랐다. 2사 후 흘루프에게 2루타를 맞은 사사키는 다음타자 마틴 체르빈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 송구 실책이 나오며 불운의 실점을 허용했다. 사사키의 자책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선제 실점을 내주면서 좋지 않은 시작을 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개의치 않고 호투를 이어갔다. 5번타자 멘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숨을 돌린 사사키는 2회에도 탁월한 완급조절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호투했다. 플립 스몰라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2회초 타선이 1사 만루 기회에서 득점을 내지 못하는 불운도 맞았다. 사사키는 2회말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연속으로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체르빈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멘식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3회 타선의 3득점 역전을 등에 업은 사사키는 선두타자 무지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쾌투를 이어갔다. 다음타자에게 몸에 맞는 볼 출루를 허용했지만 스몰라에게 여덟 번째 삼진을 만들어내면서 숨을 돌렸다. 사사키는 여기까지였다. WBC 투구수 규정상 65개가 넘어가면 교체를 해야 했기에, 사사키는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사사키가 초반 분위기를 잡아준 덕에 일본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 결과 3회와 4회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승을 일굴 수 있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11 22:35
프로야구

흔들린 광현종·완벽했던 고영표, '우려 가득' 대표팀 마운드 어땠나

투수들의 컨디션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들이 연습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피칭을 선보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 퓨처스팀(2군)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대표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다지는 연습경기인 만큼 일종의 로컬 룰이 적용됐다. 특히 투수들의 투구 감각을 조절하기 위해 SSG 퓨처스팀 마운드에도 모두 대표팀 선수들이 올라왔다. 대표팀 마운드엔 고영표와 양현종, 김윤식, 소형준, 정우영, 이의리가 차례로 올랐다. SSG 퓨처스팀에선 김광현과 곽빈, 박세웅, 이용찬, 정철원, 고우석, 김원중 순으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라이브 배팅 훈련에 나선 구창모와 원태인은 휴식을 취했다.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3인방은 다소 부진했다. 김광현이 2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양현종이 2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이용찬이 1이닝 무피안타 2볼넷 1실점을 차례로 기록했다. SSG 퓨처스팀의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내줬고, 2회에도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고전했다. 2회엔 양의지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수비 실책으로 주자의 홈 쇄도를 막지 못하며 실점했다. 양현종은 대표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장타만 2개를 허용했다. 4회초 올라오자마자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볼넷을 내준 양현종은 김건웅에게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삼진 2개로 안정을 찾은 뒤 유격수 오지환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5회초엔 선두타자 김민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전경원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안타를 내준 뒤 이어진 병살플레이에서 실점했다. 베테랑들 외에도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듯 했다. 5회말 SSG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선두타자(양의지) 2루타에 이어 박건우에게 적시 2루타를 차례로 맞은 뒤 볼넷과 적시타(오지환)를 연달아 허용하며 2실점했다. 6회초에 오른 김윤식도 2피안타 볼넷 2개로 2사 만루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9회말 김원중도 올라오자마자 실책출루(강백호)-안타(나성범)-2타점 적시 2루타(박건우)를 차례로 허용한 뒤, 실책과 안타를 연달아 내주며 4실점했다. 이들 외에도 한 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투수들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컨디션들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 선수만은 달랐다. 대표팀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3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고영표는 3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노히트 경기를 펼쳤다. 원래대로라면 9명의 타자만 상대했겠지만, 투구수를 맞추기 위해 3회에만 7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고영표는 13명의 타자에게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는 기염을 토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대표팀이 10-2로 승리했다. 하지만 점수의 의미는 없었다. SSG에도 대표팀 선수들이 출전했고, 선수 교체(이지영)까지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대표팀 투수들은 18이닝 동안 19개의 피안타와 12개의 볼넷을 내주며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펼쳤다. 투수들이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가 강추위 등 악천후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 올릴 수 없었던 데다, 귀국길에선 기체 결함으로 일정이 꼬이기까지 했다.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화두로 오른 가운데, 따뜻한 고척돔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다. 윤승재 기자 2023.03.03 19:56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오타니는 왜 강속구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질까

벌써 7~8년 된 이야기다. 당시 시카고 컵스의 분석팀장이던(현재는 R&D 부분 부사장) 크리스 무어와 통화할 기회가 있었다. 맥스 슈어저(당시 워싱턴 내셔널스)에 관해 대화했다. 슈어저는 슬라이더로도, 체인지업으로도 삼진을 잘 잡는 좋은 투수라는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였다. 통화 도중 무어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특정 구종을 던지는 게 부상 위험이 클 수도 있고, 그날따라 변화구 제구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타자들이 직구를 기다리고 있다가 변화구를 칠 수는 있어도 변화구를 기다리다가 직구를 칠 수 없다는 메커닉 차원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을 모두 제외하고 순수하게 정보 이론적으로 접근해보자. 세 가지 구종을 보유하고 있는 투수는 각 구종을 3분의 1씩 던지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가? 쉽게 비유하면 '가위바위보를 할 때 가위, 바위, 보의 비율을 비슷하게 내야 상대에게 쉽게 읽히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트래킹 시스템이 정착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중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구속의 증가다. 2008년 직구의 평균 구속은 시속 91.8마일(148㎞)이었는데 이는 작년엔 시속 93.8마일(151㎞)이 됐다. 마이너리그에도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즐비하다. 이런 증가 추세는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4년 시속 141㎞였던 직구의 평균 구속은 올해 시속 144.2㎞까지 올랐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가 구속임을 고려하면 타자들은 하루하루 점점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다. 구속뿐이 아니다. 트랙맨이 '실제' 회전수를 측정하게 된 이후, 리그 전반적으로 투수들의 회전수가 늘어났다. 투수 개개인의 노력도 있지만, 높은 회전수를 가진 원석을 높이 평가하고 스카우트하는 구단들의 영향도 크다.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상단으로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이른바 '하이 패스트볼'도 역시 다양한 분석의 열매다. 최근에는 유타 주립대의 바튼 스미스 교수가 제안한 '실밥에 의한 경로 변경(Seam-Shifted Wake)' 현상도 화제다. 이는 단순히 공의 회전으로 인해 생기는 마그누스 효과 외에도, 회전축에 따라 야구공의 솔기가 공기와 어떻게 닿느냐도 무브먼트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투수들은 팔과 손목의 각도, 혹은 공을 쥐는 방법 등을 조절해 회전축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싱커 혹은 투심을 던지는 투수들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렇게 직구의 위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구의 빈도는 줄어들고 있다. 위의 표는 투구의 추적시스템 PITCHf/x가 도입된 2008년 이후 각 구종의 비율을 나타낸다. 편의상 포심 패스트볼(직구) 외에도 싱커와 커터까지 직구 계열로 봤다. KBO리그도 비슷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4년에 60%가 훌쩍 넘었던 직구+싱커의 비율은 해마다 꾸준히 줄어 올 시즌 51%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직구의 구사율을 떨어뜨려 효과를 본 투수가 또 있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최고 시속 100마일 이상, 평균 시속 97.4마일(157㎞)의 강속구를 뿌리는 그는 올 시즌 직구 대신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지난 7월 29일(한국시간)에 등판한 오타니는 98개의 공 중 50개의 슬라이더를 던져 탈삼진을 11개나 잡으면서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어 8월 4일 오클랜드전 어슬레틱스전에서 던진 99개의 공 중 무려 61개가 슬라이더였다. 지난 7월 탐 버두치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올 시즌 슬라이더의 전체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은 시속 97마일(157㎞) 이상 직구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직구만큼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갖고 있다면, 직구만큼 자주 던지는 게 낫지 않을까? 슬라이더 비율을 높인 오타니의 투구의 질은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평균자책점 2.68)·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2.44로 모두 지난해(ERA 3.18·FIP 3.52)보다 대폭 좋아졌다. 9이닝당 탈삼진(K/9)도 10.77에서 12.73으로 크게 올랐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맷 위슬러는 올 시즌 투구의 92%를 슬라이더로 던지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경기에서 55개의 슬라이더를 연속으로 던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SSG 랜더스 서동민의 슬라이더 비중(77.9%)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위슬러와 서동민은 각각 올 시즌 평균자책점 2.36과 2.57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변화구의 비중을 높이는 게 능사라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변화구 비중이 높았던 경기 결과가 좋지 못했던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직구 커맨드가 좋지 않아서 변화구에 의존한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변화구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게 트렌드가 된 지금, 무어와의 대화가 다시 한번 생각난다. 이상적인 비율은 무어가 얘기했던 3분의 1과 2분의 1 사이 어디엔가 있을 것 같다. MLB에서도, 그리고 KBO리그에서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자신 있게 변화구를 꽂아 넣어 타자를 헷갈리게 하는 공 배합을 보고 싶다. 모두가 직구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때 커브로 루킹 삼진을 끌어냈던 2006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7차전의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처럼. 홍기훈(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MIT와 조지아텍에서 수학 전공. 덴마크 트랙맨 본사 재직. 2022.08.11 07:04
프로야구

안우진, 무사 만루 연속 3K..."삼진이 필요했다"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3)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시즌 3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5이닝 동안 6피안타 5사4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1회 빅이닝을 만들며 다득점을 지원했지만, KT 타선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안우진은 위기에서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수(113구)를 기록하는 투혼도 보여줬다. 키움은 9-3 완승을 거뒀고, 안우진을 승리 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1회 초 KT 1번 타자 조용호를 삼진, 후속 타자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황재균에게 던진 시속 156㎞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통타당해 우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위기에서 상대한 박병호에게 시속 158㎞짜리 더 빠른 직구를 던져 외야 뜬공을 유도했다. 키움 타선은 1회 공격에서 KT 선발 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를 두들기며 5득점 했다. 그러나 그사이 어깨가 식은 안우진은 2회 초 선두 타자 오윤석, 후속 송민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이후 홍원빈에게 볼넷, 김준태에게 우전 안타까지 맞고 만루를 내줬다. 안우진은 능숙한 완급 조절로 위기를 벗어났다. KT 9번 타자 권동진에게는 직구 2개를 보여준 뒤 가운데 시속 138㎞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진 조용호와의 승부에서는 0볼-1스트라이크에서 커브를 보여준 뒤 2구 연속 시속 157㎞ 강속구를 가운데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스트라이크에서 변화구를 기다렸던 조용호는 배트조차 내지 못하고 삼진을 당한 뒤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은 이어 상대한 김민혁까지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이 승부는 초구 커브, 2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뒤 직구와 체인지업을 차례로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앞선 두 타자가 각각 변화구와 직구 승부에 삼진을 당한 상황. 김민혁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안우진은 3회도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2사 뒤 홍원빈과 김준태, 하위 타선 두 타자에게 연속 볼넷까지 내주며 추가 실점도 내줬다. 그러나 다시 한번 실점을 최소화했다. 권동진과의 승부에서 체인지업 2개와 커브, 그리고 포크볼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권동진은 연속 타석 삼진을 당했다. 안우진은 이후 4, 5회도 버텨냈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빠른 공의 구위는 줄지 않았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키움 타선은 6·7회 각각 2점씩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키움도 무난히 승리했다. 경기 뒤 안우진은 "원래 어떤 상황에서도 점수 차를 의식하고 던진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풀어진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5회까지 막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점수를 내줘서 점수 차가 좁혀지면 경기 후반에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삼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회 무사 만루에서 3연속 삼진을 잡은 이유"라고 웃어 보였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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