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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10년째 구상" 봉준호 감독, 차기작은 서울 한복판 공포 사건
"늘 그렇듯 한 마디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공포, 호러 장르가 되지 않을까" 언제나 작품으로 이야기 하는 봉준호 감독이다. 지금은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관객들과 만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봉준호 감독의 '다음'은 이미 정해졌다. 또 한 번 큰 사고를 칠 준비 중이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해 깜짝 언급하며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구상중인 작품이다"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봉준호 감독은 "두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단 국내에서는 서울 한 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루를 영화를 만들게 될 것 같다. 내 영화가 늘 그렇듯 한 가지 장르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공포영화, 호러영화 쪽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어진 최우식과 박소담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을 언급하며 "캐스팅 힌트가 있었냐"고 묻자 "전혀 없었다. 다른 배우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저에겐 없던데요…."라고 한숨을 내쉬며 이구동성으로 답해 웃음을 자아넀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사이즈를 기준으로 이야기 하긴 민망한데, '마더', '기생충' 정도가 내 몸에는 잘 맞는 느낌이다. 돈 자체가 아니라 영화 자체의 사이즈를 말하는 것이다. 그 정도 스케일이 좋게 느껴졌다. '설국열차'와 '옥자'를 해봤지만 해외와 연관돼 있다고 힘들었던건 아니다. 돼지 CG 300샷을 작업해야 하는 에너지가 부담스럽다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며 "장소는 특별히 중요하지 않다. 한국과 해외, 어디에서 제작하는 프로젝트냐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활동도 여전히 염두해 두고 있냐"는 질문에는 "나에게 편집권을 다 준다면 언제든지"라고 답한 봉준호 감독은 "애초 계약서에 명시를 해두고 작업에 임해야 한다. 내 영화의 편집을 누구와 협의하면서는 절대 못 한다. 사실 미국 감독들도 최종 편집권이 없다. 제임스 카메론, 스티븐 스필버그 정도 될까? '설국열차' 때 꽤 고통스러웠지만 그 동안 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운 좋게 감독 파이널컷으로 개봉할 수 있었다. 그 부분은 내심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옥자'가 600억이 넘는 큰 예산이 들었지만 넷플릭스는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줬다. 18세 등급까지도 허용 된다고, 창자로 줄넘기를 해도 된다고 했다"며 웃더니 "'극장 개봉과 관련해서는 어려움이 예상 됐지만 그 이유 때문에 넷플릭스와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칸에서 금의환향한지 단 이틀만에 "칸은 이미 과거가 됐다"고 말한 봉준호 감독이다. 세계 최고의 위치에서 최정점을 찍은 '기생충' 역시 봉준호 감독에게는 곧 '과거'가 될 전망. 명확한 현실 파악과 함께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서 나가는 봉준호 감독의 다음을 기다리고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6.03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