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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꾹꾹 눌러 쓴 눈물의 편지, "유일한 탈출구였던 육상, 파리에서 작별" [여기는 항저우]

공동취재구역(믹스트 존)으로 나온 전민재(46·스포츠등급 T36)의 눈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취재진 앞에 주저앉은 그는 눈물을 흘리며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준비한 편지를 음성 변환해 취재진에 건넸다. 편지의 음성이 모두 끝나자 전민재는 다시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전민재는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 육상 여자 T36 100m 결선에서 15초2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의 쉬이팅(26)보다 0.7초 늦은 2위로 들어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작이 아쉬웠다. 7명의 선수들 중 가장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민재는 곧 선수들을 차례로 제치더니 막판 스퍼트로 2위에 오르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m 결선에 이어 이번에도 쉬이팅을 넘지 못했지만, 46세 선수가 평균나이 26세의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다. 레이스를 마치고 힘든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의 별명은 '스마일 레이서'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미소 대신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014 인천 APG에서 발로 쓴 편지로 감동을 안겼던 그는 이번엔 스마트폰에 힘겹게 담은 편지를 준비했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전민재는 손도 심하게 뒤틀려 글자를 쓰기 힘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글자 한 글자 스마트폰 액정을 꾹꾹 눌러가며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편지에서 '안녕하세요, 육상 선수 전민재입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격도 월등히 떨어지고, 꾸준히 나이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반면, 기록도 제자리걸음에 계속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에서 좌절도 하고 실망도 했다'라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는 이내 '나름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열심히 숨 가쁘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로 이렇게 메달을 목에 걸게 돼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전했다. 전민재는 2020년부터 어머니 한재영 씨가 생활과 훈련 보조를 전담하고 있다. 그는 '엄마도 연세가 있으셔서 힘드실 텐데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하고 죄송하다. 언제나 제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엄마께 이 메달의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아빠와 언니, 조카에 이어 감독과 코치, 교회 사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46세의 적지 않은 나이, 전민재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다. 지난 23일 200m 결선 후 "100m 경기를 보고 파리 패럴림픽 출전 여부를 정하겠다"라고 한 그는 사흘 뒤 이 편지를 통해 마음을 굳혔다. 전민재는 '올해 APG를 끝으로 은퇴를 고심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권유하고 설득해 주셔서 저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힘을 내서 파리 패럴림픽까지 달려보려고 한다'라고 결심했다. 그는 '말도 할 수 없고 손도 불편한 제가 힘들고 외롭고 답답할 때 육상이 꿈과 희망을 심어 줬다. 유일한 탈출구이자 친구였던 육상과 파리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아쉬운 작별을 할까 한다. 다시 한 번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린다'라며 눈물의 편지를 마쳤다. 어렸을 적 심한 사춘기로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던 그는 육상으로 희망을 얻어 이젠 장애인 육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2008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 나선 전민재는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2개, 2016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 1개를 수확하며 숱한 역사를 써왔다. 2014년 발로 쓴 편지에서 '2018년까지 뛰겠다'고 말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뛴 끝에 어느덧 2024년 파리 패럴림픽까지 바라보게 됐다. 전민재의 육상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항저우=윤승재 기자 2023.10.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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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제친 46세 '전설'의 은빛 질주, "나이는 상관없어요" [여기는 항저우]

평균 나이 26세.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육상 여자 T36 200m 결선에 나선 6명의 평균 나이다. 45세(유춘라이)부터 15세(리시슈앙)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46세 전민재가 이들을 제치고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스포츠등급 T36)가 대한민국 대표팀의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첫 메달을 수확했다. 전민재는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PG 육상 여자 T36 200m 결선에서 31초2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의 쉬이팅(26)보다 3초10 늦은 2위로 들어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전민재는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먼저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의 첫 메달 주인공이라는 소식을 들은 그는 “많은 도움을 받아 잘 뛴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자세한 소감은 100m(26일) 끝나고 하겠다. 그땐 더 좋은 기록으로 금메달을 뛰고 소감을 말하겠다”라고 전했다. 5살에 뇌성마비로 뇌병변 장애를 얻은 전민재는 장애인육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8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 나선 전민재는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2개, 2016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 1개를 수확한 바 있다. APG에서 그는 매 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은메달 2개(100, 200m)를 수확한 전민재는 2014 인천 대회와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2관왕(100m, 200m)·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했다. 전민재는 46세에 출전한 다섯 번째 APG에서도 메달을 수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민재는 “나이는 상관없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한다기보다 나 자신과 싸운다고 생각한다”면서 “200m 성적이 아쉽지만 지난 대회보다 기록은 좋았다. 100m에선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된 레이스 후에도, 인터뷰 도중 자신의 기록에 아쉬워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그에게 ‘웃음의 원동력’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긍정적인 성격이다. (모든 고난을) 웃음으로 승화하려고 한다”면서 활짝 웃었다. 항저우=윤승재 기자 2023.10.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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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레이서' 전민재의 은빛 질주, APG 한국 대표팀 첫 메달 [여기는 항저우]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스포츠등급 T36)가 대한민국 대표팀 첫 메달을 수확했다. 전민재는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육상 여자 T36 200m 결선에서 31초2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민재는 항저우 APG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먼저 메달을 수확했다. 5번 레인에서 경기를 시작한 전민재는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며 코너를 돌았다. 8번 레인의 리슈앙(중국)과 격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는 듯 했으나, 3번 레인 슈이팅(중국)의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 결국 전민재는 슈이팅보다 3초10 늦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민재는 장애인육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8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 나선 전민재는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2개, 2016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 1개를 수확한 바 있다. APG에서는 매 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100m과 200m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한 전민재는 2014 인천 대회와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2관왕(100m, 200m)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했다. 한편, 슈이팅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기록(28초21)을 0.04초 더 단축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전민재가 기록했던 APG 기록(31초08) 역시 슈이팅이 경신했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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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미래 힘껏 과시했다…'중국다웠던' 5년 만에 AG 개막식 [항저우 2022]

아시안게임(이 5년 만에 문을 열었다. 아시아의 축제를 내건 개막식 속에는 엔데믹을 맞이하는 중국의 색이 한껏 묻어있었다.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저장성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10월 8일까지 이어지는 16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올해로 19회 차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는 이전 대회와 달리 5년 만에 치러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대회 이름처럼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중국 본토에서 가시지 않은 탓에 1년이 연기됐다. 올해는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이번 대회 역시 지난 2020 도쿄올림픽, 2021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팬데믹 시대 열렸던 폐쇄형 대회와 달리 제한 없는 형태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 2월 열렸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전체 좌석의 50%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제한 없이 수많은 관중이 개회식이 열리는 항저우 주경기장을 채웠다.개회식에는 단단히 준비해 온 중국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을 가장 강하게 앓았던 중국이 팬데믹에서 벗어나 이전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였다. 중국을 대표하는 대도시 중 하나이자 남송 시대부터 수도로 발전, 한족 문화의 중심인 항저우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또 중국 최대 IT 기업 알리바바의 본진으로 IT 도시로도 국내 입지가 높다. 중국의 역사와 미래를 모두 과시하기엔 수도 베이징만큼, 혹은 그 이상의 성격이 있는 개최지였다. 중국은 이번 대회 준비에만 2248억 위안(약 41조1000억원)을 들였고, 개회식 역시 디지털을 테마로 예고했다. 중국이 선택한 개회식의 첫 주제는 '아시아에 이는 물결'(Tides Surging in Asia)이었다. 중국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 각국 간의 상호 작용을 뜻했다. 남송 시대부터 이어진 항저우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줬고, 공연의 배경은 항저우 첸탄강을 상징으로 삼아 펼쳐졌다. 조수와 해일로 유명한 첸탄강의 밀물과 썰물을 통해 스포츠의 활력, 대회가 열리는 저장성의 정신, 시대 발전을 표현했다. 수백만 개의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뤘고, 그 강이 조수를 형성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어 배를 타고 풍류를 즐기던 옛 모습들을 재현하는 등 물의 도시였던 과거 항저우의 모습을 디지털로 그려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디지털은 계속해서 공연의 핵심이 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테마 중 하나로 저탄소, 친환경을 내걸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 하늘을 수놓았던 불꽃놀이 대신 첨단 영상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불꽃놀이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반투명 형태의 배너가 취재진 건너편 좌석에 가득 드리워졌고, 이는 거대한 프로젝터 화면이 돼 주경기장을 거대한 영화관으로 변신시켰다. 반투명 배너는 디지털 불꽃놀이는 물론 주요 영상과 무대 배경이 돼 공연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공개하지 않았던 마지막 성화 주자 역시 '디지털'이었다. 중국은 지난 6월부터 1억 명 이상의 누리꾼들이 스마트폰을 흔드는 방식을 통해 봉송 릴레이에 참여했다. 개최국의 스포츠 스타들로만 채웠던 이전 국제 대회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였다. 중국은 성화 봉송 주자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여자수영 예스원, 남자 탁구 세계랭킹 1위 판젠동,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에어리얼 우승자 쉬멍타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역도 스즈융, 배드민턴 세계챔피언 출신이자 IOC 위원인 리 링웨이, 2022 도쿄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왕슌이 성화를 옮겼다.이어 왕슌이 불을 붙이기 전 그의 뒤에 거대한 디지털 주자가 왕슌과 함께 움직였고, 마침내 성화에 불을 붙이며 중국 홈 관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아냈다. 한편 이번 대회 39개 종목에 총 1140명을 파견한 한국 대표팀은 알파벳 숫자에 따라 16번째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구본길(펜싱)과 김서영(수영)이 기수를 맡아 태극기를 들고 앞장섰다. 선수단장인 최윤 OK그룹 회장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밝게 웃고 거침없이 손을 흔들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선수단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쿄올림픽에 불참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았던 북한도 이번 대회 참가해 개회식을 함께 했다. 7번째로 입장한 북한은 남자 사격 박명원, 여자 복싱 방철미가 인공기를 들고 기수로 입장했다. 다만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북한은 앞서 2021년 10월 도핑규정 위반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국기 게양 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북한은 17개 종목에 총 18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24 00:30
금융·보험·재테크

[IS인터뷰] 여자 농구에 동호인 테니스까지…'비인기'에도 손 내미는 하나금융, 왜?

하나금융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하다. 하나금융의 미션인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에서 '스포츠+ESG'가 출발한다. 남녀노소 흥미를 유발하는 스포츠의 기쁨을 고객과 나누고, 나아가 스포츠 문화까지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인기 종목인 축구와 골프는 당연하다. 온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사회공헌은 물론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나금융은 대중의 관심이 닿지 않는 비인기 종목까지 아우르며 적극적이다. 하나금융은 왜 비인기 스포츠까지 끌어안고 있을까. '스포츠+ESG'를 엮어가고 있는 하나금융 ESG기획팀 겸 하나금융스포츠단 김영주 부장에게 속내를 들었다. - 하나금융이 후원하고 있는 대표 스포츠 종목들은."축구, 골프 등이 있다. 축구는 최고의 마케팅 자산으로 손꼽힌다. 하나은행이 1998년 한국축구대표팀 공식 후원은행으로 참여하면서 현재까지 주력 마케팅 콘텐츠로 적극 활용 중이다. 광고모델로 손흥민도 발탁했다. 골프의 경우 2005년 FnC코오롱과 한국오픈골프선수권 대회 공동 주최사로 후원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국내 유일 LPGA대회를 개최했고 2019년부터는 최고상금 규모의 KLPGA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과 모델 손흥민으로 얻은 효과가 있나."이번 월드컵 기간 중 '월드컵 특별 상품 Best11 적금' 판매와 함께 ‘100돈 골든슈를 차지하라’ 이벤트 등 축구 이슈를 활용한 금융 마케팅을 진행했다. Best11 적금의 경우 20일 만에 5만좌가 완판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에 원활한 대표팀 취재 지원을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공동으로 '하나은행 코리아하우스'를 건립해 운영하는 등 축구국가대표팀 은행으로서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고 생각한다.모델인 손흥민 또한 2018년 러시아월드컵부터 메인 광고모델로 함께하고 있는데, 글로벌 무대에서 보여준 절정의 축구 퍼포먼스와 활약 덕분에 하나은행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다."- 비인기 종목 후원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2012년에 신세계 쿨캣여자농구단이 해체로 위기를 맞았는데, 이를 인수해 하나외환여자농구단을 재창단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는 통합은행이 출범하면서 ‘하나원큐농구단’이 이름이다. 지금도 부천을 연고로 팀을 운영 중이다. 농구 유망주를 육성하고 지원하면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또 하나금융이 대한장애인체육회나 대한장애인컬링협회, 대한장애인스키협회, 대한장애인 아이스하키협회, 대한루지경기연맹 등 개별 종목 단체를 2018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비인기 스포츠지만 후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하고, 종목과 연계해 상품을 개발(올림픽 적금 등)하는 등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기 종목을 후원한 효과는 매우 클 거 같다. "축구 및 골프 등 인기 스포츠의 경우 일반 대중들을 비롯해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후원에 따른 홍보 효과가 매우 큰 종목이다. 하나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2021년 하나원큐 K리그'의 경우 1438억원의 광고효과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또한 연간 후원금액 대비 10배 이상의 높은 홍보효과를 창출 등 이를 통해 잠재손님들을 포함해 하나은행을 각인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국제 여자 테니스대회인 WTA 코리아오픈의 경우 하나원큐 뱅킹앱을 통해 입장권을 단독 판매했는데, 티켓 예매 오픈 후 30분 만에 준결승·결승 각 1만석의 좌석이 매진을 기록하며 앱 유입으로 인한 브랜드 광고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 아무래도 인기 종목에 비해 비인기 스포츠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하는 이유는."'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 하나금융의 미션이다.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진정성 있는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비인기 스포츠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장애인 스포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장애 펜싱국가대표 선수 김선미를 전속 광고 모델로 발탁한 적도 있다. 또 2022년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당시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 공식후원 은행으로서 선수들을 위해 하나금융그룹 공식 유튜브에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 영상 총 11편을 제작해 홍보했다. 이 영상은 160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장애 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 하나금융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사례가 있다면."대전시티즌이다. 이 구단은 '2019년 K리그2' 시즌을 11위로 마감하고, 다양한 법적 이슈 등으로 미디어에 회자되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나금융이 2020년 인수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했다. 재정적 지원은 물론이고 선수단 구성과 마케팅 등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함께 했다. 선수단 구성을 위해 축구계 전문가를 영입하고, 신규 창단 수준의 선수 및 코칭스태프 재구성과 경쟁력 있는 선수의 영입으로 리그 내 강팀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연고지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즐거움을 얻고 갈 수 있도록 대한축구협회, K리그를 비롯해 해외 축구 사례 등을 참고해 홈경기 어린이 에스코트 프로그램 ‘리틀시티즌’, 지역 소상공인 팬클럽 ‘함께가게’도 만들었다.이 밖에도 경기장에 클라이밍장을 설치하고 하나원큐유스컵 및 여성축구동호인 대회 등 지역 팬들께 다양한 축구 콘텐츠 제공을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대전시와 축구 잔디 및 관람석 개편 등을 통해 관람 환경 개선도 진행했다.덕분인지 1부 리그로도 승격했다. 이에 지난 11일부터 하나원큐 뱅킹앱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시즌권’의 경우 지난해 판매 수익의 2배를 웃도는 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 비인기 종목으로 여자 농구도 빼놓을 수 없다.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해 보인다."하나은행은 2012년 해체 위기의 농구단을 인수해 현재 '하나원큐여자농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종목에 비해 낮은 인기와 국제대회 성적 등으로 관심도는 낮아진 상황이지만, 언제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종목이라고 생각돼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연고 지역인 부천을 넘어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경주대회 스폰서 참여도 주목받았다. 첫 대회였는데 어땠나."국내 최초 친환경 전기차대회 '하나은행 서울E-prix' 타이틀 스폰서에 참여해 국내·외 100여 개 국가 미디어 중계 등을 통해 1000억원이 넘는 광고효과를 창출했다. 이와 연계해 업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홍보부스를 조성하고 관람객 대상 다양한 ESG 인식 개선을 위한 이벤트 프로그램을 등을 열어 ESG 선도은행으로서 하나은행 이미지를 제고했다고 생각한다." - 전기차 경주 같은 큰 대회 말고 동호인 테니스대회까지 스폰서 역할을 했다. 아마추어 대회까지 손을 내민 이유는."국내 테니스 동호인은 157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최근 MZ세대에서 테니스 인기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하나은행은 국내에서 유일한 여자 국제 테니스대회 ‘하나은행 WTA 코리아오픈’ 후원하고 있다. 여기에 동호인 테니스대회도 함께 후원하기로 하면서 '엘리트부터 풀뿌리 생활체육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었다. 이번 동호인 테니스대회를 하나원큐 뱅킹앱을 통해 대회 참가 접수를 단독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618팀, 약 1236명의 참여자 및 동호인들이 앱을 내려받는 등 디지털 금융 활용도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 전방위적인 스포츠 지원으로 이루고자하는 목표는."스포츠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사회공헌이자 마케팅의 주요한 요소다.축구, 골프 등 인기 스포츠대회의 후원과 개최 지원으로 많은 고객은 문화 체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또 국내 스포츠산업 인프라 형성, 일자리 창출 및 유지 등에도 부분적으로 기여하고 있다.투자를 꺼려하는 후원 사각지대에 놓인 비인기 장애인 스포츠에도 하나금융은 꾸준히 투자하며 체육 진흥 및 국민 통합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하나금융은 우리만의 ESG 가치를 확산하고 고객과 연중 다양한 종목·콘텐츠로 소통해 사람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금융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1.25 07:00
스포츠일반

육상 남매 유병훈-전민재 "도쿄패럴림픽 메달 욕심내겠다"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육상대표팀 선수들이 도쿄입성 후 첫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패럴림픽 육상 종목엔 전민재(44·스포츠등급 T36)와 유병훈(49·T53) 두 명이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유병훈은 22일 에도가와구 육상경기장(주경기장 보조트랙)에서 훈련을 마친 뒤 "가까운 나라에서 치르는 경기라 컨디션이 좋다. 기록대로 뛰는 것이 목표고 생각했던 기록만 나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패럴림픽 개인 메달이 없는데 이번에 목표를 꼭 이루고 싶고 그동안의 실패를 보완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욕심내겠다"고 했다. 도쿄에서 꼭 목에 메달을 걸겠다는 각오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유병훈은 도쿄패럴림픽 100m, 400m 800m, 그리고 마라톤에 출전한다. 패럴림픽에 네 번째 출전하는 전민재의 컨디션도 좋다. 출전 각오는 짧고 간결하지만 동시에 확실하다. 전민재는 "3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육상 김상현 감독도 "현재 전민재의 컨디션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 밝은 모습으로 현지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민재는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선수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첫 출전에 이어 2012년 런던에서 1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에서도 200m 은메달을 수확했다. 어느새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전민재는 이번 도쿄 트랙에서도 메달을 향해 질주한다. 육상 여자 100m와 200m에 출전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8.22 17:51
스포츠일반

코로나19 타격에 경제적 부담↑…도쿄 올림픽 긴축론도 부상

"올림픽·패럴림픽 축소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상 초유의 대회 연기 결정을 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맞닥뜨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돈'이다.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회장이 대회 1년 연기에 합의한 이후,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언론은 도쿄 올림픽 연기로 인한 경제 손실과 추가비용을 계산하느라 바빴다. 막대한 준비 비용과 올림픽 유산의 사후 활용 문제로 가뜩이나 대회 개최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흥 올림픽'을 꿈꾸며 아낌 없는 비용을 투자한 도쿄 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향후 열릴 대회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일본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일본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최대 3000억 엔(약 3조 3000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보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장 재임대 비용과 조직위 직원 인건비 등의 추가 비용을 현시점에서 추산한 결과다. 올림픽 연기로 인해 발생한 경제 손실까지 더하면 그 수치는 2배 넘게 뛰어오른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간사이 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경제 손실 비용을 6408억 엔(약 7조 2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내에서는 올림픽을 '긴축' 체제로 치르자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스포츠 저널리스트인 타니구치 키요코는 "추가비용을 납세자도 부담? 올림픽·패럴림픽 축소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올림픽 역사 연구자에게 물었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대공황 직후 열린 1932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그리고 세계 제2차대전 종전 직후 열린 1948 런던 올림픽의 예를 들어 '긴축' 올림픽을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단순히 올림픽의 경제 손실만을 고려한 의견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세계는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물론 1930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게오르기 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가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며 "각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전례없는 피해를 막고 강력한 회복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니구치는 "이런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 1년 연기로 인한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누구에게라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비용 절감을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 역사 연구자인 데이빗 런트 남유타주립대 역사학 부교수의 의견을 빌어, 코로나19 이후 치러질 도쿄 올림픽의 경제적 상황을 제1, 2차 세계대전 직후 열린 1920 앤트워프 올림픽과 1948 런던 올림픽에 비교했다. 특히 1948 런던 올림픽은 전쟁 여파로 인해 '긴축 재정 올림픽'으로 불릴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맨 상황에서 치러졌다.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수영장 등 새로운 시설을 세우지 않았고 남자 선수들은 공군 캠프에, 여자 선수들은 런던 대학 기숙사에서 숙박해야 했다. 또 경기에 필요한 시설도 부족해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1948 런던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방송국에 중계권을 판매한 대회이기도 하다. 대공황 이후 치러진 LA 올림픽 역시, 재정 절감을 위해 처음으로 선수촌을 만들어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즉, 이런 사례에 기반해 도쿄 올림픽 역시 추가비용을 과도하게 들이기보다, 긴축으로 비용을 줄이되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런트 부교수도 "과거 대회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올림픽이 곤란한 시대상 속에서도 혁신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라며 "일본 역시 올림픽의 규모를 축소,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대회를 즐기는 방법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31 06:00
스포츠일반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개장 후 첫 육상대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

오는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이코 골든그랑프리 육상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됐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28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5월 10일 개막할 예정이던 세이코 골든그랑프리가 연기된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국외 선수들의 일본 입국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골든그랑프리는 세계육상연맹이 신설한 '대륙 투어'로 도쿄 대회는 '골든 라벨'을 받았다. 그만큼 일본육상연맹은 이번 세이코 그랑프리를 화려한 대회로 구상했고,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주경기장으로 활용할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치를 '첫 국제육상대회'로 정했다. 도쿄올림픽의 테스트 이벤트 성격도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됐고, 세이코 그랑프리도 계획했던 5월에 열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경기 일정마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3월과 4월에 예정됐던 다이아몬드리그는 이미 모두 뒤로 미뤄졌다. 아직 세계육상연맹은 세이코 골든그랑프리의 연기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서배스천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이날 연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선수들과 육상 관계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선수의 건강이 보장되면 바로 (연기된) 대회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2021년 미국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일 역시 도쿄올림픽 일정이 확정된 후에 정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은 기자 2020.03.28 13:22
스포츠일반

도쿄올림픽, 이번엔 마라톤 개최도시 이전으로 시끌… 日육상연맹은 '뒷북'

바람 잘 날이 없다. 개막까지 1년도 남지 않은 2020 도쿄올림픽이 안팎으로 소란스럽다.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와 오다이바 야외수영장 수질오염 문제, 욱일기 반입 논란 등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논란거리가 산적한 가운데 이번에는 마라톤·경보 개최도시 이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정작 일본육상연맹은 뒷북 대응에 그쳐 빈축을 사고 있다.마라톤은 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가장 상징적인 경기다. 개최도시에서 42.195km의 코스를 달려 주경기장까지 들어서는 동안, 오직 두 다리에 의존해 인간의 한계를 넘으려는 개인의 도전을 전세계가 지켜보게 된다. 올림픽 정신의 근간에 닿아있는 종목이자, 올림픽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결코 없어지지 않을 유일한 종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올림픽에서 마라톤이라는 종목이 갖는 의미는 그만큼 크다.하지만 내년 열리는 여름올림픽에선 개최도시 '도쿄'가 아닌,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마라톤이 열리게 됐다. 한여름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폭염이 심한 도쿄의 날씨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마라톤과 경보 경기를 삿포로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공식화했고, 30일부터 도쿄에서 열린 IOC 조정위원회를 통해 이를 확정했다. 이에 도쿄도 측이 거세게 반대하자 이달 1일 다시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패럴림픽 담당 장관이 참여한 '4자 회담'까지 열렸다.회담 끝에 고이케 도지사는 "동의할 순 없지만 방해하진 않겠다"고 마지못해 마라톤·경보의 삿포로 개최를 받아들였다. 전세계에 중계될 이번 마라톤을 위해 도쿄타워, 황궁을 지나는 '관광 코스'를 마라톤 코스로 정하고 무더위 대책 등에 3000억원을 투자한 만큼 반발이 거셌지만, 개최도시 이전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수용했다. 갑자기 마라톤 개최를 떠맡게 된 삿포로 측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올림픽 개막까지 불과 9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 선정 및 선수 등 관계자 숙박시설·교통편 확보, 경비·자원봉사자 인력 확보 등 과제를 떠안게 됐다. 난항을 거듭하던 개최도시 이전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누구보다 마라톤·경보 개최도시 이전에 민감하게 대응했어야 할 일본육상연맹은 모든 논의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난 5일,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IOC의 결정을 비판했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이 개최도시 이전 방안을 공식화한 시점부터 2주나 지난 상황이고, 이미 개최도시 이전이 확정된 상황이라 '뒷북'만 친 셈이 됐다. 데일리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육상연맹 강화전략 프로젝트 리더이자 전 일본 국가대표 세코 토시히코는 "IOC의 결정은 절대적이라고 들었다. IOC가 연맹의 의견을 악의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럼 마라톤은 빼버리자'고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의견 표명이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심지어 이 기자회견마저도 연맹 내부에선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마 나오키 연맹 사무국장은 이번 개최도시 이전에 대해 "IOC는 우리들보다 훨씬 크게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다. 결정에 따라 준비하는 것이 우리들의 입장"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IOC의 뜻에 순응해야한다는 의견이다.더구나 일본육상연맹은 개최도시 이전에 대한 선수, 감독 등 현장의 의견을 직접 취합하고도 내부의 소통 오류로 인해 IOC 조정위원회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을 취합해 제출한 강화위원회 측은 "IOC 조정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생각해 사무국에 전달했다"는 입장이지만, 카자마 사무국장은 "조정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하는데 그쳤다. 분명한 건 개막일인 내년 7월 24일까지 이제 9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여전히 잡음과 혼란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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