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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방출 대기도, 배팅볼도, 패전조도 감수한 톱 유망주...다저스 '언성 히어로' 허니웰

스타 군단 LA 다저스가 월드 시리즈(WS·7전 4선승제)에 올랐다. 오타니 쇼헤이(30)를 비롯한 슈퍼 스타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그 뒤엔 팀이 필요할 때마다 헌신했던 투수, 브렌트 허니웰의 공헌이 있었다.다저스는 지난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선승제) 6차전을 10-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를 4승 2패로 승리한 다저스는 WS에 올라 뉴욕 양키스와 자웅을 겨룬다. 최근 8년 중 4번째 WS 진출이고,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다저스가 WS에 오르는 건 얼핏 당연해 보인다. 올 시즌 전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 계약을 준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도 투수 역대 최고액인 3억 2500만 달러를 안겼다. 탬파베이 레이스 전 에이스인 타일러 글래스나우도 트레이드해온 뒤 연장 계약을 안겼다. 실버 슬러거 출신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영입했다. 기존 주축 선수인 클레이턴 커쇼,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까지 역대급 초호화 군단이 결성됐다.하지만 이름값만으론 WS에 오를 수 없었다.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했다. 포스트시즌에선 상대 기세에 밀리곤 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에서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만나 1승 2패 열세에 놓이기도 했다.마지막 연승으로 간신히 NLCS에 올랐으나 역시 험난했다. 글래스나우와 커쇼의 부상으로 선발진 공백이 커진 다저스는 2차전 불펜 데이를 시도했으나 경기 초반 대량 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놓였다. 이어 시리즈 승리를 앞둔 5차전에는 선발 잭 플래허티가 무너졌다. 다시 불펜 데이를 해야 하는 6차전을 포함해 시리즈 전체적으로 투수 운용이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다저스를 도운 게 허니웰이었다. 성적만 보면 초라하다. 포스트시즌 2경기 평균자책점이 4.70에 달한다. 하지만 이닝이 무려 7과 3분의 2이닝에 달한다. 필승조를 낼 수 없는 경기, 누군가는 던져야 할 경기에 그가 나섰다. 말 그대로 언성 히어로다. 허니웰 덕분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패색이 짙은 2차전과 5차전, 투수 소모를 최소화하고 허니웰에게 이닝을 맡겼다. 그덕분에 3차전과 4차전 연승했고 6차전에서 WS 티켓을 따냈다.패전조일지라도 허니웰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든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 허니웰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됐던 최고 투수 유망주였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전미 유망주 랭킹 100위 안에도 들었다. 2018년 14위까지도 기록했다. 하지만 매년 부상이 따랐고,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탬파베이를 떠나 떠돌이가 되다 다저스로 왔다. 우승 후보 다저스에도 자리가 넓지 않았다. 허니웰은 다저스가 영입해 단기간 쓰다 방출하는 수많은 투수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마이너리그와 MLB 통틀어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8월 19일 DFA(양도 지명, 방출 대기)됐다. 다른 팀으로 갈 수 있었는데, 허니웰은 마이너리거 신분이 돼 다저스에 남는 걸 선택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팀에 합류해 큰 역할을 해내는 데 성공했다.허니웰의 공은 패전조 역할에만 있지 않았다. 앞서 NLDS 로스터에 들지 못했던 허니웰은 배팅볼 투수로 나서 팀의 중심 타자인 베츠를 살려냈다. 지난 2022년부터 NLDS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22타수 무안타 부진에 빠졌던 베츠는 허니웰의 헌신으로 살아났다.허니웰은 NLCS 승리 후 인터뷰에서 "베츠에겐 일부러 가운데 안 좋은 공을 던지면서 '담장 밖으로 보내버려!'라고 응원했다며 던져준 타자들에게도 '난 가운데로 던질테니, 너흰 최대한 멀리 쳐봐'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허니웰은 NLCS 5차전 패전조를 마친 뒤에도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로버츠 감독은 언제나 팀 전체를 위한 최선의 길을 바란다. 난 그의 지시에 의문을 던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팀 베테랑 중 한 명인 맥스 먼시는 5차전이 끝난 뒤 허니웰을 찾아가 "네가 우리 팀을 6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할 거야"라고 감사를 전했다. 먼시 말대로 허니웰 덕분에 휴식한 다저스 불펜진은 6차전에 모두 출동해 팀 승리를 지켰다. 허니웰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2 12:33
프로야구

'후반기 마무리' 정철원 “1군이라면 패전조도 좋아요”

전반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이 '두산의 수호신'으로 나선다. 정철원은 올 시즌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아끼는 투수다.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전혀 없었던 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드디어 1군에 데뷔, 10홀드 평균자책점 3.57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최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자신 있게 존에 꽂아 넣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그를 두고 "정철원의 제구가 필승조 중 가장 좋다. 멘털도, 제구도 제일"이라고 칭찬했다. 정작 그는 담담했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철원은 “난 항상 똑같이 던진다. 야구는 어릴 때부터 해온 일이다. 프로야구라고 겁먹지 않고 하던 대로 했다. 그걸 감독님이 그렇게(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의 뒷문을 책임졌던 홍건희 대신 정철원이 후반기 마무리를 맡을 예정이다. 그는 “마무리를 시켜주신다면 잘할 자신이 있다"면서도 "패전조든필승조든 선발이든 상관없다. 감독님이 던지라고 할 때 던진다”고 했다. 그는 “희망 보직은 투수뿐"이라고 웃으며 "어느 역할을 맡더라도 잠실(1군)에서 던지기만 하면 된다. 감독님이 저를 믿고 써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군에서 보내는 첫 시즌이지만, 체력 문제는 아직 없다. 정철원은 “전반기에 힘을 아껴놨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배영수 불펜 코치님이나 임창민 선배님, 홍건희 형이 도움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선배들께서 ‘넌 등판할 타이밍이 정해졌으니까 등판하지 않을 때 팔을 최대한 아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후반기 각오가 남다르다. 두산은 전반기를 7위(36승 2무 46패)로 마쳤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전반기를 7위로 마친 뒤 4위까지 올라갔다. 가을에 강한 팀답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정철원은 "팬들이 전반기에 실망하셨을 것이고, 기대도 많이 하실 것이다. 후반기에는 많이 이기고 싶다. 가을 야구를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0 07:22
야구

김인식 감독도 감탄한 이인복 "틀이 잡힌 투수"

롯데 우완 투수 이인복(29)이 김인식(73) 전 국가대표 감독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올 시즌 유독 두드러지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를 반기던 김 감독은 새 얼굴인 이인복이 1군에서 제 기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각별한 관리가 동반되길 바란다. 이인복은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20순위)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투수다. 입단 첫해 데뷔전을 치렀고, 이종운 감독과 염종석 투수 코치 체제가 출범한 2015시즌을 앞두고는 선발 후보로도 평가됐다. 당시에는 포심 패스트볼의 구심이 140㎞(시속)대 후반까지 찍혔다. 염종석 전 코치는 "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투수다"고 평가했다. 그해 스프링캠프에서 룸메이트던 베테랑 송승준도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반겼다. 그러나 유망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5시즌은 1군에서 9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고, 이후 군 복무(경찰야구단)를 했다. 2019시즌도 11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등판은 2015년 4월 17일 두산전. 선발투수 송승준이 1회에 조기강판 된 뒤 두 번째 투수로 나서서 5⅓이닝을 막았다. 5실점을 했지만, 개인 최다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하며 성장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팀의 선수 활용은 대중이 없었다. 스윙맨도 아니고 패전조도 아니었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 속에 1.5군 선수로 머물렀다. 지난달 31일에 열린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이인복에게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롯데가 3-1로 앞선 8회말 무사 1·2루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박건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위기에서 김재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9회와 10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실점 없이 막아냈다. 타선이 11회 공격에서 5득점을 지원했고 롯데가 8-3으로 승리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볼넷이 없었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도 돋보였다. 김인식 감독의 감탄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내가 봤을 때는 틀이 잡힌 투수다. 건드릴 게 없는 투구 폼을 갖고 있더라. 무엇보다 제구력이 안정된 투수였다"며 이인복의 투구를 극찬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본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 감독으로 불리는 한국 야구 대표 지도자의 눈에 비범한 자질이 보였다. 김 감독은 "이 경기만 그렇게 던진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자세는 분명히 잘 갖춰졌다. 좋은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재력이 있는 투수가 1군 무대에 안착하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히길 바란다. 김 감독은 "얼마나 꾸준하게 두산전에 보여준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관건은 벤치의 관리. 엄연히 소속팀의 감독과 코치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이인복의 등판, 투구 수 관리가 잘 이뤄지길 바랐다. 김 감독은 "25구 수준에서 교체를 해주며 1이닝씩 막아가는 경험을 쌓게 했으면 좋겠다. 자신감이 붙으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고, 요긴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몇 개 이상 던지면 문제가 있고, 어떤 타자한테 약점이 있는지도 파악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롯데의 지도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이인복은 5월 20일부터 1군 무대에 등판했다. 31일 두산전을 제외하면 모두 한 경기에서 25구, 1⅔이닝 이하를 기록했다. 김인식 감독의 바람과 허문회 롯데 감독의 기용 방침은 비슷해 보인다. 롯데 허리진은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틀이 잡힌 투수를 롯데가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2 11:50
야구

곽정철의 버킷 리스트 1번, "나는 전과 다른 투수가 된다"

“축하 문자를 200통 넘게 받았어요. 퓨처스에서 동고동락하던 선후배 기억도 남고…"1792일 만에 거둔 세이브. 그리고 1765일 만에 오른 마운드. KIA 11년차 우완 투수 곽정철(30)은 차분한 어조로 자신이 던진 공과 자신이 지킨 한 점 차 승리 경기를 복기했다.곽정철은 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 개막 2차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4-3 박빙 승리를 지켜냈다. 2011년 5월 7일 SK전 이후 1792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뒤 “나도 뭉클한데 정철이는 제 스스로가 얼마나 기특했을까”라고 했다.3일 NC-KIA전 우천 취소가 결정된 뒤 곽정철은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 응했다. 전날 감독의 떨리던 목소리와 달리 곽정철의 어조는 차분했다. 오랜만에 기록한 세이브, 그리고 힘들었던 재활 훈련 과정을 설명했다.“2일 세이브를 올린 경기가 첫 경기였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 실전은 시범경기 때부터였습니다. 오랜만에 치르는 실전이라 항상 마음 단단히 먹고 던지려고 했으니까요. 1군에서 밥을 먹는 데 정말 달고 맛있더라고요. 배도 부르고 마음은 더 배부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등판 직전 불펜에서 원정 관중석을 바라보는데 가족과 함께 온 팬도 계시고 우리 팀 유니폼을 함께 입고 응원해주는 분도 계셨어요. 그 분들이 야구장을 찾아주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2009년 셋업맨-롱릴리프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던 곽정철이다. 하지만 2011년 6월 이후 팔꿈치, 무릎 부상과 수술, 공익근무 등으로 4년 간 등판 기록이 없었다. 그 4년, 무엇이 가장 힘들었을까. “가장 힘들었던 건 마운드에 올라 타자와 싸우지 못하고 재활 기계와 싸워야 했던 겁니다. 뒤에서 야구를 바라본다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다”.그리고 말을 이어갔다.“가장 힘들었을 때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야구를 봤어요. 마운드를 보며 제가 교체 투수로 올라가는 상상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더라고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견뎠어요. 세이브를 올리던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 임의의 선을 그려 그 선에 맞춰 던지고자 했고요. 순간순간 목표를 세워놓으니 안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곽정철은 자신이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 작성했던 버킷 리스트 가운데 1번 항목을 이야기했다. '나는 전과 다른 투수가 된다'였다.“버킷 리스트에서 30여 개 달성해야 할 것들이 남았습니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결국 야구를 잘해야 하는 겁니다”고 말한 곽정철은 “어느 보직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자리 욕심은 없지만 반대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도 않았다는 뜻이 전해졌다.“어느 역할이든 기록을 목표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영원한 마무리나 영원한 필승조가 없듯, 영원한 패전조도 없잖아요. 저는 아직 1군에서 동료들과 함께 숨 쉬고 경기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자체가 기뻐요. 함께 함평에서 훈련하던 동료들 생각도 나고. 몸은 괜찮아요. 던지면 던질수록 느낌도 좋았고. 앞으로 건강하게 많은 공을 던지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싶어요.”창원=박현철 기자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016.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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