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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상징, 우크라이나 축구. 82년 만에 다시 한번 꽃피우길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벌어진 전쟁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파괴됐고,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전쟁의 고통에 빠진 자국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전쟁 발발 이후 홈경기를 조국에서 할 수 없는 이들은 이웃나라인 폴란드, 독일, 체코 등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의 예선전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속한 그룹 C에는 전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가 승점 20으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가 치열하게 대결했다. 두 나라는 각각 4승 2무 2패를 기록해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뒤진 우크라이나는 3위가 되며 이탈리아에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우크라이나는 본선에 나가기 위해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홈구장의 이점도 없이 떠도는 우크라이나였지만 결국 그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아이슬란드를 각각 2-1로 꺾으며 유로 2024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82년 전인 1942년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2차 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2년 ‘데스 매치(The Death Match, 죽음의 경기)’라고도 불리는 축구 경기가 열린 적이 있다. 사실 이 경기는 한국인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국내 학습만화의 대가가 이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하게 왜곡된 사실이 전파됐다는 것이다.1942년에 독일군팀이 축구 경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폴란드가 아니다. 독일군팀과 경기를 한 팀은 우크라이나였다. 나치 독일군에 이겼다는 이유로 선수들이 총살을 당했다는 얘기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소비에트 연방(소련)은 1922년 우크라이나를 점령했고,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와 많은 지식인을 처형했다. 소련의 스탈린은 집단농장화 정책을 도입해, 우크라이나 농가의 식량을 모조리 뺏어갔다. 이 결과 농업에 최적화된 토지를 가진 우크라이나가 1932~33년 ‘홀로도모르’라는 대기근을 겪게 된다. 3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나치 독일은 1941년 6월 소련과 맺은 불가침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소련을 침공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독일이 소련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나치에게 슬라브인들은 ‘운테르멘셴(Untermenschen, 열등 인종)’에 불과했다. 나치는 독립을 꿈꿨던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을 악명 높은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보냈다.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한 나치 독일은 축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언론인 게오르기 슈베초프는 ‘루흐(Rukh)’를 창단했고, 우크라이나 최고의 팀인 FC 디나모 키이우 출신 선수들을 클럽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루흐는 친 나치 단체였기에 디나모 선수들은 합류하지 않았다. 한편 디나모 출신의 골키퍼 니콜라이 트루세비치와 동료들은 그들의 새 직장인 빵 공장에서 FC ‘스타트(Start)’를 만들었다. 이렇게 루흐와 스타트는 각각 나치 동조자와 애국자를 상징하게 된다.스타트는 첫 경기에서 루흐를 7-2로 완파했다. 이후 스타트는 헝가리 군인 팀, 독일 포병 팀 등을 상대로 6차례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스타트는 7경기 동안 무려 37골을 기록했고, 실점은 8골에 불과했다. 이들의 뛰어난 성적이 거슬렸던 나치는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이 모인 군인팀 ‘플라켈프(Flakelf)’와 스타트의 경기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나치의 희망과 반대로 스타트가 5-1 완승을 거뒀다.나치는 화가 났다. 이념적 라이벌이자 열등 민족에게 졌기 때문이다. 전력을 보강한 플라켈프는 스타트와의 첫 대결에서 패배한지 3일 후인 1942년 8월 9일 재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나치 장교는 스타트 선수들에게 “오늘은 독일만이 이길 수 있다”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스타트는 전반전에 3-1로 리드했으나, 후반전에 플라켈프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스타트의 5-3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가 점령군 독일의 파시즘에 다시 한번 이긴 것이다. 경기 후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설이 존재한다. 승리에 고무된 우크라이나 관중들이 반 나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에 떨었다는 상반된 얘기도 있다. 보복에 나선 나치가 선수들을 즉시 총살했다는 극단적인 설까지 나왔다. 한편 소련 정부는 이 경기를 파시즘에 맞서 싸워 이긴 인민들의 영웅적인 행위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이용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우크라이나는 데스 매치를 중립적 입장에서 조사했다. 나치는 경기 후 9일이 지나 스타트 선수 9명을 체포했고, 이 중 5명이 나치 친위대 SS에 의해 살해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처형은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맞대결에서 벌어진 비극이지,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사실 스타트 선수들은 처음부터 이 경기에 대해 언급하길 망설였다. 증언을 번복한 적도 있다. 겁이 났기 때문이다. “나치의 동조자로 보일까”, “어려운 시대에 남들보다 편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소련의 영웅주의 선전은 모순이다” 등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련 정부가 주는 훈장을 거절한 한 스타트 선수는 훗날 “거짓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지만 전쟁 중 점령군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이 축구 경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우크라이나는 유로 2024 E조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2차전에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현재 E조는 4팀이 각각 승점 3을 얻어, 어느 나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축구를 통해 저항했던 우크라이나가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길 기원한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6.21 13:00
연예일반

[IS비하인드] 알고 보니 진짜 장교가? ‘서울의 봄’ 비하인드5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9시간을 담은 영화 ‘서울의 봄’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와 관련한 여러 재미있는 사실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알고 보니 실제 장군 출신이더라는 배우부터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였다 했더니 ‘나는 자연인이다’의 내레이션을 했다는 배우까지. ‘서울의 봄’과 관련한 여러 비하인드를 묶었다. #육군장성 출신 배우 등장‘서울의 봄’의 주요 사건인 12.12 군사반란은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것이다. 따라서 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 역시 군인이다.영화 내용에 자문을 하고 실제 영화에도 출연한 배우 이귀우. 그는 1985년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입교해 2018년 7포병여단장으로 전역한 실제 육군장성(준장)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배우 활동을 하며 ‘정의의 사람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서울의 봄’에서 연기한 인물의 이름은 본명과 살짝 다른 이귀오였다. #유인촌 장관 아들 출연배우 출신이자 문화제육관광부 장관으로 있는 유인촌의 아들도 ‘서울의 봄’에 출연했다. 극중 이태신(정우성)을 보좌하는 수도경비사령부 작전참모 강동찬을 연기한 인물이 바로 유인촌 장관의 아들인 배우 남윤호다.본명은 유대식으로 로열연극아카데미와 UCLA 연극영화대학교 대학원을 나왔다. 여러 공연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소속은 황정민과 같은 샘컴퍼니. 주로 공연 위주로 활동을 했으며 장편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나는 자연인이다’가 왜 여기서 나와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라고? 정확하게 들었다. 8공수 여단장 박기홍으로 나오는 배우 정형석은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의 내레이터로도 유명하다.2006년 KBS 성우극회 32기로 입사했으며 2009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로도 맹활약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서울의 봄’ 이전에 ‘30일’에 로펌 대표 역으로 우정출연을 했다.#대머리 분장은 황정민의 아이디어너무나 유명한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사실 김성수 감독은 전두광(황정민) 캐릭터를 꼭 대머리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굳이 실존인물의 외형적인 부분이나 말투 같은 걸 흉내낼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한 것.대머리 특수분장을 해보겠다고 한 건 황정민이었다. 그는 김성수 감독에게 “외국 영화 배우들은 더러 완전히 자신을 지우고 타인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 관객들이 헷갈릴 정도의 그런 분장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고, 김 감독도 동의해 전두광의 최종 외형이 완성됐다. 이 분장에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 나중에 분장팀도 숙달이 되자 3시간 30분 정도로 줄었다. #화장실 장면 찍기 전 3시간 동안의 대화군사반란에 성공한 뒤 자축해야 할 전두광. 하지만 홀로 화장실로 간 그는 미묘한 표정이다. 복잡미묘한 심경이 교차하는 듯한 전두광을 표현하기 위해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은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눴다.이 장면에서 두 사람 사이에 이견이 있었고, 결국 촬영 전 한참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김성수 감독은 “확실하게 정하고 확실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화장실에서 3시간 정도 둘이 얘기를 나눴다”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있는 당시 촬영장의 사진을 취재진에게만 슬쩍 보여주기도 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2 06:00
프로야구

타율 0.500, 도루 저지율 0.625 눈도장…천생 '포수' KT 강현우

KT 위즈 강현우(22)는 '천생 포수'다. 유신고 출신의 강현우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소형준과 유신고에서 배터리를 이뤘다. 2019년에는 아마추어 야구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이만수 포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1년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그는 "포병부대에서 근무했다. 포수였다"고 소개했다. 박격포 사격을 담당하는 장갑차는 단차장과 포수, 부포수 등 3인 1조로 구성돼 있다. 단차장이 사격 제원에 따라 포의 방향틀과 위치를 잡으면, 포수와 부포수가 탄약을 장전·발사한다. 군 복무 당시 보직이 그라운드에서의 '포수' 역할과 연관성은 없지만, 전역 후 한층 성장한 것은 틀림없다. 표본은 적지만 5할대의 고타율에 높은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강현우는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상대의 도루 시도를 5차례 모두 저지했다. 특히 23일 경기에선 7회 대수비로 나와 도루왕을 4차례나 지낸 박해민을 7회와 9회 두 번 막아냈다. LG의 대주자 전문요원 신민재(8회)도 강현우의 정확한 2루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다음날 경기에서 강현우는 지난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오지환의 도루를 저지했다.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한 26일 SSG 랜더스전에선 벤자민을 포함해 5명의 투수와 호흡을 맞춰 9회까지 단 1점만 허용, 4-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더블 스틸을 포함해 총 세 차례 도루를 허용했는데, 모두 투수가 변화구를 구사할 때 SSG 주자들이 베이스를 훔쳤다. 최정과 에레디아의 더블 스틸 때는 벤자민의 투구가 원바운드로 이뤄지기도 했다. 포수의 송구가 아무리 빠르고 정확해도 투수가 티이밍을 뺏기면 도루 시도를 막기 어렵다. 시범경기 도루 저지율은 0.625로 높다. 강현우는 "LG 박해민 선배를 9회 잡았을 때는 도루 시도 타이밍을 예상하고 준비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어깨를 지녔다기 보다 팝 타임(pop time·포수가 공을 미트에서 빼서 송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좋다. 내 강점이다. 공을 던지는 스텝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소개했다. 강현우는 시범경기에서 타격감도 좋다. 26일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서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 득점 찬스를 연결했다. 2-1로 역전한 4회 1사 2루에선 김광현을 강판시키는 1타점 우전 안타를 뽑았다. 김광현은 이날 3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는데, 안타의 절반을 강현우에게 얻어맞았다. 2020년 타율 0.200(30타수 6안타)를 기록한 뒤 1군을 떠난 강현우의 이번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12타수 6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올해로 야구를 시작한 지 10년째다. 가장 열심히 운동한 것 같다. 군 복무 기간 야구를 거의 할 수 없어서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입단 때부터 힘도 붙어 타격에서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프레이밍이나 블로킹도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도 "강현우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KT는 주전 장성우-백업 김준태 체제로 안방을 꾸릴 계획이라 개막 2연전 후엔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장성우, 김준태 선배에게 많이 배운다"며 "선배들처럼 투수에게 편안함을 주는 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수원=이형석 기자 2023.03.27 10:27
프로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6년 만에 '중고 신인' 대결...정철원 VS 김인환 신인상 경쟁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1일 열린다. 올 시즌 신인상 레이스는 6년 만에 '중고 신인' 대결로 이뤄졌다. 2016년 신재영(넥센 히어로즈)이 수상한 이후 프로야구 대상 신인상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위즈) 정우영(LG 트윈스) 소형준(KT 위즈) 이의리(KIA 타이거즈)까지 모두 '순수 신인'들이 수상했다. 올해는 다르다. 두산 베어스 셋업맨 정철원(23)과 한화 이글스 1루수 김인환(28) 등이 경쟁한다. 정철원은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로 입단했다. 지난해 전역한 그는 올해 5월 1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불펜진이 허약해졌던 두산에 정철원의 존재는 천군만마였다. 필승조로 자리 잡은 그는 임시 마무리도 잠시 맡았다.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1군에서 뛰며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23홀드는 데뷔시즌 기준 리그 최다 홀드 기록이다. 포병 출신 정철원의 최고 무기는 '대포알 직구'다. 군 복무 후 직구 구속이 크게 빨라져 평균 시속 148.8㎞(스포츠투아이 기준)가 됐다. 직구를 500개 이상 던진 국내 투수 중 그보다 빠른 공을 던진 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시속 152.6㎞)과 고우석(LG 트윈스·시속 152.5㎞)뿐이다. 자신감도 1등이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정철원의 제구가 필승조 투수 중 가장 좋다. 멘털도, 제구도 제일"이라고 칭찬했다. 김인환은 '육성 선수 신화'를 새로 썼다. 화순고와 성균관대에서 두 번이나 지명받지 못한 그는 2016년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묵묵히 기량을 갈고닦은 끝에 2018년에는 정식 선수도 됐다. 1군에서 자리 잡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2022년 개막전 주전 1루수 후보로도 언급되지 못했다. 그러나 김인환은 5월 3일 1군에 콜업돼 두각을 나타냈다. 노시환이 시즌 중 부상으로 결장하고, 하주석도 징계로 이탈했던 가운데 홀로 시즌 끝까지 중심타선을 지켰다. 힘겨운 시즌이었지만, 김인환은 시즌 마지막까지 중심타선을 지켜내며 타율 0.261 16홈런 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2를 기록했다. 상대 팀의 견제와 허약한 타선 탓에 타점이 많지 않았어도 그는 올해 신인 중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는 정철원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최근 친정팀으로 돌아온 팀 선배 양의지(2010년 수상) 이후 12년 만에 두산에서 나온 신인왕이다. 정철원은 "아프지 않고 완주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좋은 상이 따라왔다. 경쟁상대인 (김)인환 형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경쟁이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이어진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4 18:05
프로야구

'포병 출신 파이어볼러' 정철원이 뜬다

'포병 출신 파이어볼러' 정철원(23)이 두산 베어스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정철원은 지난 1일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6일 잠실 KT 위즈전에선 1군 데뷔전(2이닝 1실점)까지 치렀다. 그는 시속 152㎞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철원에 대해 "구속이 140㎞ 후반에서 150㎞까지 나오는 게 큰 장점이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진다. 중요할 때 써야 할 선수"라고 합격점을 내렸다. 정철원은 안산공고 에이스였다. 2017년 팀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4강에 올려놓은 주역이기도 하다. 고교 졸업반 성적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06(85이닝 10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5로 낮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호명,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진출 꿈을 이뤘지만, 지명 순번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다. 그해 1차 지명된 곽빈(배명고) 2차 1라운드에 뽑힌 박신지(경기고)와 비교했을 때 개인 성적이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았다. 정철원은 "그냥 딱 생각하던 (지명) 순위였다. 빈이나 신지는 즉시 전력감으로 공이 좋았다"며 "(신인 지명이 뒤로 밀린 만큼) 몸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급하지 않게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곽빈은 2018년 3월 24일, 박신지도 같은 해 4월 22일 1군에 데뷔했다. 입단 동기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동안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2019년 11월 육군 8군단 포병으로 복무를 시작해 지난해 6월 전역 후 팀에 복귀했다. 그는 "(프로) 1~2년 차 때 배영수 코치님이나 권혁 선배님 등 워낙 (두산 불펜에) 선수들이 많았다. 군대를 해결하고 오는 게 괜찮겠다 싶었다"며 "전 LG 트윈스 최우혁 선수가 군대 선임이었고 대학교 때까지 야구했던 후임이 들어오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군대에서 몸을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에게 군대는 피하고 싶은 장애물에 가깝다. 더욱이 현역으로 입대하면 선수 경력이 단절될 수 있다. 정철원은 "남자인데 군대 한 번 다녀오면 재밌을 거 같았다. 가서 총도 열심히 쐈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군 생활 재밌게 했다"며 "전역하고 나니까 팔도 싱싱하고 아픈 곳도 없었다. 수술 경력도 없으니 2022년 준비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꾸준하게 몸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두산 불펜은 현재 변수가 많다. 필승조로 기대를 모은 베테랑 임창민과 이승진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도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의 빈자리를 '젊은 피'로 채우는데 선두 주자가 바로 정철원이다. 정철원은 "언제 등판하더라도 내 공을 던지고 싶다. 감독님께서 중요한 순간 써주신다니까 감사하다"며 "최고 구속은 152㎞/h인데 힘주고 던지면 더 나올 것 같다. 시즌 초반이어서 (힘을) 아껴두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2 06:0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우크라이나에서 열렸던 죽음의 축구 경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서방 세계는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불똥은 스포츠로도 확산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러시아를 퇴출했다. 다른 종목도 동조하면서, 러시아는 스포츠계에서 ‘왕따’로 전락 중이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 이 둘은 언제나 얽혀 있었다. 예를 들어 FC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다. 우크라이나에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축구를 통해 자긍심을 올린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1922년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연방(소련)에 통합된다. 소련은 1928년 이 지역의 민족주의를 탄압하며 많은 지식인을 처형했다. 1930년대 들어 스탈린이 추진한 집단농장화 정책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농가는 식량을 모조리 뺏겼다. 그 결과 농업에 최적화된 토양을 가진 우크라이나가 1932~33년에 걸쳐 ‘홀로도모르’라는 대기근을 겪는다. 이 기간에 무려 300만 명이 사망했다. 1941년 6월 나치 독일은 소련과 맺은 불가침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독소전쟁을 일으킨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은 독일이 소련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나치에게 우크라이나인을 포함한 슬라브인들은 ‘운테르멘셴(Untermenschen, 열등 인종)’에 불과했다. 나치는 독립을 꿈꿨던 민족주의자 및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악명높은 수용소인 아우슈비츠 등으로 보냈다. 소련을 침공한 지 3개월 만에 히틀러의 군대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에프)를 점령했다. 나치는 풍요로운 삶에 대한 환상을 시민들에게 심기 위해 축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언론인 게오르기 슈베초프는 루흐(Rukh)를 창단하고, 우크라이나 최고의 팀 FC 디나모 키이우 출신 선수들을 클럽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들은 거절했다. 루흐는 친 나치 단체였기 때문이다. 한편 디나모에서 뛰었던 골키퍼 니콜라이 트루세비치는 빵 공장에 취업한다. 옛 동료들도 그를 따라 합류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FC 스타트(Start)가 설립되었다. 이 클럽에 합류한 이들에게는 다른 노동자들보다 좀 더 많은 식량과 훈련 시간이 주어졌다. 이렇게 스타트와 루흐는 각각 애국자와 나치 동조자를 상징하게 된다. 첫 경기에서 스타트는 루흐를 7-2로 완파한다. 이후 이들은 헝가리 군인 팀, 독일 포병 팀, 철도 팀 등을 상대로 6차례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단순히 이긴 게 아니었다. 스타트는 7경기 동안 37골을 득점했고, 8실점만 했다. 나치는 이들의 뛰어난 성적이 맘에 들지 않았다. 결국 아리안 민족의 우수함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이 모인 군인팀 플라켈프(Flakelf)와 스타트의 경기가 성사되었다. 1942년 8월 6일 열린 두 팀의 대결은 스타트의 5-1 완승으로 끝났다. 나치는 이념적 라이벌이자 열등 인족에게 진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전력을 보강한 플라켈프는 스타트와 8월 9일 재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게슈타포 장교는 스타트 선수들에게 오른팔을 드는 나치식 경례를 강요했다. 하지만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전반전에 스타트는 3-1로 리드했다. 하프타임에 나타난 나치 장교는 이들에게 “오늘은 독일만이 이길 수 있다”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전한다. 후반전에 플라켈프는 동점을 만들어내나, 결국 경기는 스타트의 5-3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가 점령군 독일의 파시즘에 이긴 것이다.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승리에 고무된 관중들이 반 나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두려움에 떨었다는 상반된 설도 있다. 보복에 나선 나치가 선수들을 즉시 총살했다는 극단적인 설을 바탕으로, 이 경기는 훗날 ‘데스 매치(The Death Match)’로 불리게 된다. 특히 소련은 파시즘에 맞서 싸운 인민들의 영웅적인 행위라며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선수들은 훈장을 받았다. 3200만 명의 소련인이 이 경기를 다룬 영화 ‘세 번째 시간’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우크라이나의 역사가들은 데스 매치를 중립적 입장에서 조사했다. 독일 검찰도 관심을 보였다. 나치는 경기 후 9일이 지나 스타트 선수 9명을 체포했고, 이 중 5명이 나치 친위대 SS에 의해 살해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처형은 나치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맞대결에서 벌어진 비극이지,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사실 스타트의 선수들은 처음부터 이 경기에 대해 언급하길 망설였다. 증언을 번복한 적도 있다. 두려움이 이유였다. “나치의 협력자로 보일까” “힘든 시대에 남들보다 덜 가혹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소련의 영웅주의 선전은 모순이다”라는 등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련이 주는 훈장을 거절한 한 선수는 훗날 “거짓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전설이 진실보다 낫다면 전설을 인쇄하라”는 유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들은 때로는 진실을 외면하고 영웅이 나오는 동화를 선호한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데스 매치는 우크라이나인에게 애국심과 저항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3.09 05:20
야구

서른 후반에…육성→방출→백업 딛고 감격의 첫 FA까지

최근 은퇴한 김용의(36)는 지난해 12월 LG 트윈스와 1년 총액 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뒤 "정말 행복하다. 구단에서 내게 FA 선수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감격해 했다. 나성범과 김현수·김재환·박건우·박해민·백정현 등 대어가 쏟아진 2022 FA 시장에 인생 역전 스토리를 쓴 베테랑이 있다. 육성 선수 출신으로 30대 중후반에 감격스러운 첫 FA를 획득한 롯데 자이언츠 정훈(34)과 KT 위즈 허도환(37)이다. 정훈은 2006년 육성 선수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고 이듬해 방출됐다. 육군 9사단에서 박격포병으로 복무한 그는 전역 후엔 다른 직업을 알아보다 고교 시절 은사의 권유로 모교 야구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가 지인 추천으로 롯데의 육성 선수 테스트에 지원해 통과했다. 그는 2010년 프로 데뷔했고, 2013~2016년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꽃길이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정훈의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2루수(앤디 번즈)를 영입했다. 하루아침에 백업으로 밀려난 그는 이때부터 1군에서 살아남고자 안간힘을 썼다. 2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외야수 수비를 준비, 글러브를 세 개씩 챙겨 다녔다. 또 현재의 레그킥 타격 자세를 완성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팀이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니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타석에 설 기회가 적었을 때 (코치진에)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주전으로 재도약한 정훈은 '팔방미인'이 됐다. 내·외야를 오가며 팀 약점을 메우고, 올 시즌에는 135경기에서 타율 0.292·14홈런·79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올해 롯데에서 4번 타자(201타석)로 가장 많이 나섰다. 2년 연속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고, OPS 0.800을 넘겨 타격 기량을 확인했다. C등급을 받아 보상 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150%, 1억 5000만원만 보상금으로 지급하면 된다. 서른 중반에도 매력적인 FA 자원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허도환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딱 한 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친 뒤 어렵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입단 테스를 기회를 얻었다. 2013년 잠깐 주전 포수로 활약한 그는 이후 몇 차례나 팀을 옮기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2015년 넥센에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고, 2017시즌 종료 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이적했다. 2019년 11월에는 트레이트를 통해 KT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허도환은 백업 포수다.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2013년(116경기) 한 번뿐이다.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통산 타율 0.214)이 약하다. 하지만 올 시즌 6년 만에 1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0.276) 최다 타점(21개)을 기록했다. 주전 장성우의 백업 포수로 뛰며 KT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나도 이 정도까지 잘해줄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FA 계약 해야 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훈과 허도환에게 이번 겨울은 특별하다. 이형석 기자 2021.11.24 07:00
야구

롯데 새 중심타자 정훈 “이젠 주전으로 가을야구”

롯데 자이언츠 정훈(34·사진)은 몇 번이나 좌절했다. 프로 데뷔 후 1년 만에 방출되는가 하면, 3할 타자에서 한순간에 백업 내야수로 밀려났다. 일정한 포지션이 없어 가방에 글러브를 3개씩 넣고 다녔다. 그렇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는 “절박하다”고 말했다. 정훈은 올 시즌 롯데의 최고 타자다. 7일까지 타율(0.337), 홈런(9개), 타점(48개), 장타율(0.495) 등에서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최근 4번 타자로 자주 나서자 동료들은 “라인업이 잘못된 거 아니냐”, “기념으로 전광판 사진 찍어놓으라”고 놀리기도 한다. 국가대표 4번 타자 출신 이대호(39)가 오랫동안 차지한 자리에 그의 이름이 어느덧 어울린다. 정훈이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은 0.400(타점 23개)에 이른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2006년 육성 선수(연습생)로 현대에 입단한 정훈은 이듬해 방출됐다. 고향(마산)에 머물다가 “군대나 다녀오라”는 친구의 말에 입대를 신청했다. 육군 9사단에서 박격포병으로 복무했다. 전역 후엔 다른 직업을 알아보다 고교 시절 은사의 권유로 창원 양덕초등학교에서 야구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가 롯데의 육성 선수 테스트를 통과했다. 정훈은 “미친 듯이 야구를 했다”고 회상했다. 2010년 프로 데뷔한 그는 2013년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4년 타율 0.294, 2015년에는 0.300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그의 타율은 0.262로 떨어졌다. 그러자 롯데는 정훈의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2루수(앤디 번즈)를 영입했다. 백업 선수로 밀려난 그는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휴식이나 경기 준비 등에 대해 너무 소홀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여겼다”고 돌아봤다. 정훈은 이때부터 2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외야수 수비를 준비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팀이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니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정훈은 올 시즌 1루수로 374과 3분의 2이닝, 외야수로 123과 3분의 1이닝을 수비했다. 한때 3개 포지션의 글러브를 갖고 다녔으나 요즘은 2루수를 볼 가능성이 작아서 1루수와 외야수 글러브만 챙긴다고 한다. 백업으로 밀려났을 때 정훈은 레그킥(다리를 높이 들었다가 내디디며 체중을 이동하는 타법) 자세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가끔 몸의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온 힘을 싣는 그만의 폼이 완성됐다. 정훈은 “타석에 설 기회가 적었을 때 (코치진에)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온몸을 쓰는 정훈은 2021년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는 “처음 주전으로 뛰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절박하다. 세 살 아들이 아빠가 야구 선수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될 때까지 뛰는 게 작은 꿈”이라고 했다. 정훈의 가장 큰 목표는 가을 야구다. 그는 “팀이 오랫 동안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지 못 했다. 내가 (주전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PO에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8경기(8타석 6타수 무안타)에 나섰지만, 모두 교체 출장이었다. 정훈은 “가을 잔치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7.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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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 주원이 꼽은 기억에 남는 훈련병은 ‘지드래곤’

백골부대 조교로 복무 중인 배우 주원(본명 문준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병으로 빅뱅 멤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을 꼽았다. 주원은 9일 육군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배우 출신 문준원 상병이 알려주는 군 생활 비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권지용 훈련병이 있는데, 멀리서 봐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잘 어울리는구나’라고 느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드래곤이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로 입소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부대에 조교로 복무 중인 주원·지창욱과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지드래곤은 최근 3사단 11포병연대에 자대배치를 받고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지드래곤이 워낙 훌륭하게 훈련소 생활을 마쳐 군 관계자는 그를 조교로 차출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드래곤이 “평범하게 전투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싶다”고 해 일반 부대로 배치됐다. 그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은 마침 자리가 난 군악대마저도 마다했다고 한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4.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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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is] 브래드 피트 제작 영화 '잃어버린 도시Z' 뉴욕영화제 폐막작 선정

브래드 피트가 제작한 영화 '잃어 버린 도시 Z'가 제54회 뉴욕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잃어 버린 도시 Z'는 아마존 밀림 속에 존재했던 초고대 문명도시 Z를 찾아나선 탐험가의 이야기를 그린 초대형 액션 어드벤쳐이다. '잃어 버린 도시 Z'는 데이비드 그랜의 동명 실화 논픽션을 영화화했다. 아마존의 초고대 문명도시 Z를 찾기 위해 영국 포병대 대령 출신의 영국인 탐험가 퍼시 해리슨 포셋은 다섯 차례나 아마존 밀림을 누비며 사전 조사를 마친 뒤 1925년 미지의 도시 Z를 찾기 위해 대장정의 탐험길에 나서게 된다. “아마존, 그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불멸의 인간정신을 추적한 탐험 미스터리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미국 최대 서점 반즈앤노블이 뽑은 2009년 올해의 책 비소설 1위에 올랐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모태가 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퍼시픽 림'의 찰리 허냄과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톰 홀랜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시에나 밀러가 출연한다. '이민자', '투 러버스' 등 작품성을 인정 받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제작하는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간 브래드 피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노예 12년'과 '빅쇼트', '머니볼', '월드워Z', '퓨리', '디파티드' 등의 화제작,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를 제작하며 믿고 보는 제작자로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잃어 버린 도시 Z'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뉴욕영화제는 세계 전역의 예술영화를 한데 모아 상영하는 비경쟁 영화제로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가주의 작품들을 상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54회째를 맞은 역사와 전통의 영화제로 여기에 초청되었다는 것은 이미 작품적인 완성도를 인정 받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 많은 영화인들이 모이는 축제인 만큼 큰 사랑을 받으며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2016.08.0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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