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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지긋지긋한 전기차 화재'...배터리 내재화 속도 내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직접 배터리를 만들어 안전도를 높이고 비용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배터리 기술 내재화가 포함된 연구개발 분야에 3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은 앞서 2020년 남양기술연구소에 배터리 연구조직을 만들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서울대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장착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은 무엇보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인 화재 위험성을 해결하고 배터리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린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전고체 배터리 샘플 개발에 착수했으며, 성과도 서서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2025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2030년부턴 대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더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원료망 확보를 위해 이달 중순 세계 2위 리튬 생산 업체인 칠레 SQM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에도 중국의 성신리튬, 간펑리튬에너지와 각각 4년간 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리튬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원료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에 앞서 기존 배터리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완전한 배터리 내재화 전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배터리 기술 일부도 공유 받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배터리공장인 'HLI그린파워'를 완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 생산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최근 출시된 '캐스퍼(EV)일렉트릭'에 탑재됐다. 조만간 판매에 들어가는 기아의 'EV3'에도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가 들어갈 예정이다.현대차그룹이 이처럼 배터리 내재화를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에 있다. 전기차는 원가의 40% 이상을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가격이 차량 소매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캐즘의 해법으로 저가형 전기차 전략이 힘을 받는 만큼,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도 명확해질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 배터리 안전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 기업이 안전성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13 07:00
산업

현대차-LG엔솔 인니 배터리셀 공장 준공 정의선 "미래 함께 만들어가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가 준공을 알렸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 내 HLI그린파워에서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열고, HLI그린파워 준공과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양산을 알렸다.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된다.정의선 회장은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라며 "우리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태계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이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정신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조코위 대통령도 "인도네시아는 이제 광물과 정·제련소, 배터리셀, 전기차 생산 공장 등 전기차 시작부터 완성까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며 "이렇게 좋은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와 어느 나라가 경쟁할 수 있겠는가"라고 자부했다.조코위 대통령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했다. 현대차는 2022년 9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현대차그룹 첫 아세안 완성차 공장이자 인도네시아 첫 전기차 생산 공장인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을 준공했다.HMMI에서는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스타게이저, 싼타페, 아이오닉5 등이 생산 중이며 이번에 새로 양산하기 시작한 코나 일렉트릭은 연 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 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이날 준공된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첫 배터리셀 공장이다. 총 32만㎡ 부지에 전극 공정, 조립 공정, 활성화 공정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03 16:06
산업

'구광모 칭찬' LG에너지솔루션 캐즘에도 1위 저력 있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대에도 경쟁사 대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미래 확장성과 기술력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북미 전진기지의 가동을 시작한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속도 조절 등의 효율화 작업을 통해 캐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최단기간 수율 정상화, 구광모도 칭찬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최단기간 수율 정상화 기록을 세웠다. 4월에 가동을 시작한 미국 테네시의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은 한 달 만에 수율 90%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90%’라는 숫자는 공장의 생산 효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율이 높다는 것은 품질 기준을 충족한 제품 비율이 올라가면서 불량품 비율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수율 90% 이상 목표에 도달하면 그만큼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는 뜻이다. LG그룹의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6월 미국 출장 중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에 방문해 최단기간 수율 정상화 달성에 대해 칭찬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수율 정상화는 업체의 배터리 노하우의 결과물이다. SK온의 미국 공장의 수율이 생각만큼 빨리 올라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여러모로 환경이 익숙한 국내 공장보다 해외 공장의 수율 정상화가 더욱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득 얼티엄셀즈 테네시 법인장은 “3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최단기간 수율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2018년 완공된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배터리 공장의 경우 수율 90%에 도달하기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2022년 얼티엄셀즈 제1공장도 수율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소요됐다.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노하우가 집약되면서 그 시간이 1개월로 줄어들었다. 특히 제2공장이 위치한 테네시는 LG그룹이 북미 시장의 전진기지로 꼽는 곳이다. 이곳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LG전자와 LG화학 등 배터리, 가전, 소재 계열사들이 대규모 생산시설을 마련하며 북미 시장 공략 태세를 갖추고 있다. 테네시는 조지아 등 8개주와 경계에 있어 물류비용이 덜 든다는 이점이 있다. 북미 현장을 방문한 구광모 회장은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리고, 지속 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 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투자 속도 조절, 캐즘 이후 대비 착착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과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가 만든 배터리가 신형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돼 현지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해외의 신설 공장들이 착착 완공되며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캐즘에 대비해 투자 속도는 조절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미국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캐즘 현상에 따른 속도 조절의 일환으로 ESS 전용 배터리 공장의 건설 비용인 약 3조원을 당장 시급한 곳에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는 캐즘으로 가동률이 일부 떨어진 유럽 폴란드 공장과 미국 미시간주 공장 EV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예정된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시설의 최적화된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개 공장당 수조원씩 들어가는 생산 설비 비용을 위한 자금 조달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총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 855곳이 참여했고, 공모액의 4배 이상 주문이 접수되는 등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도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자금 조달, 삼성SDI는 북미 진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해외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캐즘 이후 시대를 가장 잘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02 07:00
산업

대기업 해외 출자액 절반으로 뚝...LG엔솔만 1조 넘어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눈에 띄게 줄었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전년 비교가 가능한 284곳(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해외 타법인 출자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해외 타법인 출자액은 5조4786억원으로 전년(10조9974억원) 대비 50.2%나 감소했다.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도 2022년에는 현대차, SK온 등 2곳이었으나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 1곳에 그쳤다.같은 기간 출자 기업 수는 258곳에서 194곳으로 24.8% 줄었다.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2조1219억원·25곳)이 가장 많은 출자액을 기록했다. 이어 석유화학 8738억원(20곳), 서비스 5682억원(30곳), 조선·기계·설비 5131억원(21곳), 지주 4123억원(4곳) 순이었다.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업종은 자동차·부품(2조2629억원↓)이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2022년에 2조원 넘게 투자한 반면 지난해에는 기존 해외 계열사의 증자 등에 집중하면서 출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석유화학(1조1261억원↓), 서비스(1조16억원↓), 건설·건자재(7549억원↓), 철강(6384억원↓), 생활용품 5812억원↓) 등도 감소 폭이 컸다.구체적으로 보면 계열사가 아닌 해외 법인에 대한 전체 출자 금액은 2022년 2조2172억원에서 2023년 1조5224억원으로 31.3% 감소했다. 출자 기업 수 역시 같은 기간 145곳에서 99곳으로 46곳 줄었다.기업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1조1860억원)이 유일하게 1조원을 넘겼다. SK온(8518억원), 한화솔루션(438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293억원), SK텔레콤(3291억원) 등이 출자를 많이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넥스트스타에너지(출자액 5791억원), 혼다와의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출자액 5490억원)를 포함한 5곳에 출자했다. 출자 규모도 전년(1136억원) 대비 944.0% 급증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후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SK온의 지난해 출자액은 전년(1조582억원)보다 2000억원가량 감소했다. SK온은 이 중 8485억원을 지난해 설립된 루트온델라웨어에 출자했다.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50%씩 출자해 한화 퓨처프루프를 설립하면서 출자액 3·4위에 올랐다.SK(3162억원), 포스코홀딩스(2934억원), 크래프톤(2069억원), 에코프로비엠(1554억원), SK이노베이션(1190억원) 등도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26 10:44
산업

정리해고에 무급휴직...수요 둔화에 'K배터리' 속도 조절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K배터리가 북미 인력 감축, 합작법인 설립 철회, 생산공장 가동 연기 등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이 미국 법인의 현장직 인력을 줄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 법인이 14일 현장직 인력 17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1공장 인원은 약 1500명이다. 미시간 법인은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퇴직 위로금과 이직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일시적인 전기차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부 생산라인 합리화 작업의 일환"이라며 "2공장은 예정대로 투자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현재 증설 중인 미시간 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기까지 다소 시간이 남은 만큼 고객사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인력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도요타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미시간 공장에 총 4조원을 투자해 도요타 전용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도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배터리 생산을 축소하고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휴직 조치를 하기로 했다. SKBA는 지난해 9월에는 직원 3000여 명 중 일부를 정리해고하기도 했다.SK온은 "SKBA는 라인 가동 일정을 조정하고 이에 맞춰 일부 생산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시적 무급휴직을 실시한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투자 속도 조절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포드와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던 튀르키예 코치 그룹은 지난 11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포드는 SK온과 합작해 건설 예정인 켄터키 2공장 가동도 연기할 방침이다. SK온은 투자비 집행 과정에서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 공사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다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만큼 내실을 다질 기회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다지다 보면 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5 18:00
자동차

[카 IS리포트] '신 중동붐' 사우디로 달려간 현대차·KG모빌리티

국내 완성차 기업이 속속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맞춰 중동 내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 현지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전동화 흐름에 맞춰 전기차 물량을 확대하고 중동 현지 전략형 모델도 내놓을 방침이다.앞다퉈 사우디와 맞손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사우디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이날 체결식에는 윤 대통령 순방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와 PIF는 이번 계약에 따라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짓는다.이 경제도시는 사우디 서부 지역에 들어선 계획도시로,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이 위치한 제다로부터 약 100㎞ 떨어져 있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업계의 투자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입주로 중동 내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양측은 이 공장을 짓기 위해 5억달러(약 6702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이 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하기로 했다.전기차와 내연 기관차를 모두 생산하는 이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대차는 이 합작공장에 고도의 자동화 공정과 지역 맞춤형 설비를 적용할 예정이다. 생산 제품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현대차에 이어 KG모빌리티도 지난달 23일 곽재선 회장이 중동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사와 부품 공급망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이 협약을 통해 KG모빌리티의 국내 부품 협력업체는 사우디 시장에 진출해 양질의 부품공급 및 품질안정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SNAM사도 향후 주베일 산업단지 내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해 현지 조립생산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SNAM사와의 KD(녹다운·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 판매) 협력사업을 위해 지난 2019년과 2020년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KD 공급 계약(PSA)을 체결한 바 있다.생산 규모는 양산 개시 후 7년간 렉스턴 스포츠&칸 9만대, 렉스턴 뉴 아레나 7만9000대 등 총 16만9000대다.SNAM사도 지난해 주베일 산업단지에 약 100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사우디 최초의 자동차공장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가졌다. 올해부터 일부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공장 건설을 통해 연간 3만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곽재선 회장은 "SNAM사와의 협력 사업은 KG모빌리티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협력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 SNAM사의 사우디 최초 자동차 공장 구축 등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KG모빌리티와 협력업체, SNAM사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및 인력교육, 양질의 부품공급, 품질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KG모빌리티는 아랍에미리트(UAE) 공략에도 나선 바 있다. UAE의 'NEWEAST GENERAL TRADING JAFZA(NGT)'와 지난달 수출 계약을 체결, 올해 7000대를 시작으로 향후 1만대 수준까지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1992년 설립된 NGT는 중동 최대 자동차 부품 수입 및 유통업체로 꼽힌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총 4만5294대를 수출해 지난 2016년 5만2290대 이후 6년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우디, 이라크,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에 총 3819대를 수출했다. "중동시장 선점의 전초기지"완성차 업체들이 사우디를 주목하는 이유는 중동 공략 거점의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시장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도 있다. 코로나19로 판매가 주춤했던 2020년(46만대)을 제외하고 2018년 42만대, 2019년 54만대, 2021년 57만대, 지난해 64만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사우디의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 여성 운전 합법화 등이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30년 이후 사우디 자동차 시장은 2014년의 80만대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중동 시장도 2020년 173만대로 판매 추이가 꺾였지만, 2021년 213만대, 지난해 229만대로 되살아나고 있다.2030년에는 3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 공장 신설 등으로 중동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사우디에서 전기차 메이커로 위상을 공고히 하면 사우디 이외의 중동 지역 진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2030년까지 사우디를 연산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제조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같은 지역의 거점 국가에 생산 시설이 지어지면, 주변국 딜러들의 방문도 쉬워지고 문화 차이로 인한 비관세 장벽도 낮아져 수출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최근 우리나라와 UAE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으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철폐했는데, UAE 시장은 사우디와 함께 현대차 중동 진출의 원투 펀치가 될 전망이다. UAE와 협정에는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품목도 포함됐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아서 디 리틀이 발표한 세계 전기차 시장 준비 지수에서 UAE는 8위를 기록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과 중동 지역 간 교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도 '신 중동붐'이 일고 있다"며 "북미·유럽 등 기존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 판매망이 확대되는 만큼 완성차 수출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1.06 07:00
산업

LG엔솔 세계 1위 토요타에 첫 배터리 공급...'글로벌 톱5' 모두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일본 토요타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이로써 글로벌 톱5 완성차 회사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전기차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토요타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토요타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법인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되고,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원을 투자해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앞으로 미시간 공장의 생산능력은 총 40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토요타는 지난해 매출 371조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달성할 만큼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강자다. 북미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자동차 판매 대수 2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오는 2030년까지 30종의 차량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셀과 모듈 기술력, 도요타의 팩 기술력이 결합해 안전성과 성능 등에서 한층 강화된 배터리를 생산, 고객이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톱5' 완성차 회사(토요타·폭스바겐·르노닛산·현대차·GM)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력도 높아질 전망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 공장을 운영·건설 중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잔고는 440조원이다.권영수 부회장은 "세계 1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배터리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05 10:49
산업

'한국이 낳은 자식' K배터리, 반도체와 다른 ‘진정한 K’의 포문

글로벌 한류 바람으로 ‘K컬처’, ‘K푸드’ 등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산업군에서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젖줄'로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K반도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는 ‘K’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국내 장비업체들과 북미와 유럽으로 동반 진출하는 등 함께 성장하며 ‘K배터리’의 위상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미국·일본 중심, 배터리 국산 장비 비중 높아 “반도체와는 달리 배터리의 경우 국내 태생 후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국 최초의 산업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이 경제대국이라지만 국내 베이스로 출발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산업은 배터리가 처음이라 기대감이 더욱 크다.”K배터리의 성장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반도체처럼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입양’해 키운 게 아니라 키워 내보내는 ‘자식’인 배터리가 한국 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2018~2020년 국산화 비율이 장비의 경우 87%로 확대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국산 장비 업체와 함께 해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배터리사가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국산 장비업체도 덩달아 수출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우리가 해외 공장을 건설하면 국산 장비업체도 함께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며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배터리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배터리 3사의 하반기 발주 규모가 212Gwh로 전망되는데,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의 발주 규모가 153Gwh로 72%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53Gwh에 대한 배터리 장비 투자 규모는 5조9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Gwh당 장비 투자 규모가 38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투자로 디이앤티와 에이프로, 씨아이에스 등의 국산 장비업체가 수혜를 입게 되는 구조다. 올해 1분기까지 이차전지 주요 장비업체들의 수주잔고도 5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SK온의 1차 물량과 신규 셀 업체들의 양산 라인 장비 발주로 장비업체들의 수주잔고가 상승하고 있다. 배터리 3사들의 대규모 투자가 발표되면서 장비업체들의 수주잔고 상승률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91%나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밸류체인의 대규모 공급 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며 “주요 장비업체들의 이차전지 수주잔고 추이는 2024년까지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수율 정상화와 함께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SK온의 장비업체 국산화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SK온의 미국법인(SKBA) 기준으로 장비업체의 국산 비중이 9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관계자는 “국내 장비업체들과 함께 K배터리의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SDI의 국내 장비업체 비중도 80%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반도체의 경우 장비산업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17년 세계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미국 44.7%, 일본 28.2%, 네덜란드 14.1%, 한국 3.6% 점유율 순이다. 노광장비의 경우 ASML의 점유율이 무려 85%에 달하는 등 절대적이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해외업체에 장비 확보를 위해 읍소해야 하는 현실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2017년 점유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장비업체 매출 부문에서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점유율이 6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1000조 수주잔고 시대, 글로벌 넘버원 ‘K배터리’ 겨냥 ‘K배터리’는 올해 수주잔고 1000조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수주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560조원, 2022년 775조원의 수주잔고에서 올해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말 수주잔고가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600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SK온 340조원, 삼성SDI 160조원 순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 등을 통해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GM 합작 2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미시간주 GM 합작 3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랜티스 합작공장 등을 건설 중이다. 여기에 단독으로 애리조나주 공장도 공사 중에 있다. SK온도 포드, 현대차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대규모 합작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배터리 3사 중 가장 늦게 북미 해외공장 설립을 발표한 삼성SDI도 스텔랜티스, GM과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특히 K배터리는 ‘슈퍼 을’로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전기차 전환’ 숙제와 맞물려 세계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기술력이 빼어난 K배터리사에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들이 핵심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라 고품질을 자랑하는 K배터리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K배터리의 글로벌 기술력은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소재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배터리 핵심 소재사인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도 배터리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K배터리는 그야말로 동반 성장하며 '글로벌 넘버원'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박사는 “한국은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의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을 뺀 세계 시장에서 현재 49% 수준인 한국 배터리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 55% 수준으로 확대되고, 미국 내 생산능력은 7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6 07:00
산업

4번째 인도네시아 방문 정의선, '일본 독점구도' 흔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또다시 ‘동남아의 전략기지’인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회장 취임 후 벌써 4번째 방문으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6일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을 겸한 일정이다. 정 회장은 오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참석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2020년 회장 취임 이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다음으로 인도네시아를 가장 많이 방문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 상징적 인사인 정 회장은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은 현대차 미래 전략의 핵심기지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동남아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그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정 회장이 2조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권역 내 첫 완성차 생산 공장을 세운 것도 다 전략적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정 회장은 아세안 첫 완성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작법인인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도 지난 5월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현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기도 하다. 내년부터 배터리셀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는 안정적인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 고려아연과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 등 이차전지 분야에서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니켈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5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도 한다.아세안 시장은 전통적으로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가 강세를 점하고 있는 곳이다. 일본의 독점 구도를 깨야만 아세안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회사의 점유율이 95% 수준으로 절대적으로 높다”며 “현대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와 아세안 시장을 공략해 구도 재편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바람대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및 판매체계를 갖춘 현대차는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로 등극했다. 현대차는 올해 7월까지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했다. 전기차 부문에서 지난해 19.6% 점유율(2028대)로 우링(중국)에 이어 2위를 머물렀지만 올해 1위로 도약한 것이다. 이는 아이오닉 5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전용모델이기에 가능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현대차의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또 현대차는 전기차와 더불어 스타게이저, 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종도 인기를 끌면서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경쟁 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솔린 차량보다 미래의 전기차 시장 선점을 겨냥하고 있는 현대차는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는 리뽀몰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올해 7월까지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 순위를 보면 현대차는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8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3.4%로 토요타(32.5%), 다이하쓰(19.6%), 혼다(14.5%)와 격차가 크다. 그렇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 2023에서 현대차는 3727대 계약 달성으로 토요타(5796대)에 이어 현장 판매 2위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교두보 삼아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아세안자동차연맹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시장 비중이 30.9%로 태국(24.8%), 말레이시아(22.4%)와 함께 가장 높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6 07:00
산업

한국, IRA 대응 방향성 중국 대신 일본과 '배터리 협력' 확대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중국보다는 공급망 안정을 위해 일본 배터리 업계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박태성 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한일 관계 정상화에 따라 일본의 유관 단체와의 교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최근 일본 완성차 업체와 한국 배터리 업체의 합작 투자 사례가 나오듯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응해 한일 양국이 공동보조를 맞춰갈 필요가 있다"며 "일본 배터리협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하반기 성과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의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기공식을 연 바 있다. 동박업체인 SK넥실리스는 지난 7월 일본의 토요타와 손잡고 북미 지역 동박 생산·공급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IRA 등의 불확성으로 인해 중국보다 일본과의 교류 협력 강화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한중 기업 간 합작사 설립이 활발해지는 것과 관련해 박 부회장은 "미국이 지정하는 해외우려단체(FEOC)와 상충 가능성이 있고, 아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공급망 구축에 중국의 역할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면 일단 협력의 틀을 만들어 놓고, 이후 FEOC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한중 합작사들이 다수 출범하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미국이 앞으로 공개할 FEOC의 범위에 따라 IRA 보조금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협회는 공급망 구축에 있어 객관성, 투명성, 예측가능성이 필요하고, 다양성을 고려한 신축적 운영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미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부회장은 "K배터리가 국가 핵심 전략사업으로 발전하는데 협회가 중심축 역할을 하고자 협회명을 한국배터리산업협회로 바꾸고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며 "지난 6개월간 IRA 관련 공급망 관련 이슈에 적극 대응해왔다"고 설명했다.앞서 올해 2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신임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이름을 한국배터리산업협회로 바꿨다. 또 기존 연구개발(R&D)과 전시 사업 중심으로 구성됐던 조직을 정책지원·통상대응·회원사 지원 등 3개 실로 재편했다.협회는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우선 세액공제 직접환급 도입을 꼽고 있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이익이 발생해야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첨단산업의 경우 초기 대규모 투자를 해도 실제 이익이 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적기에 세액공제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앞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가전략기술 투자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해당 세액공제분만큼 현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직접환급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협회는 정부에 이를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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