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깐깐리뷰] 허브텐트, 초보자들도 1분이면 안락한 집이 ‘뚝딱’
텐트는 산 생활에서 휴식과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산악인의 오아시스다’ 코오롱등산학교 이용대 교장은 『등산상식사전(해냄)』에 이렇게 썼다. 산악인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 텐트는 캠퍼(Camper)들에게는 곧 집이다. 특히 가족을 대동하고 떠나는 오토캠핑족에게 텐트는 무엇보다 안락해야 한다. 그래서 근래 나오는 텐트는 집을 그대로 들어 옮긴 것 마냥 거대하다. 안락한 캠핑을 위해 선택한 큰 텐트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무게가 많이 나간다. 보통 20kg이 넘는다. 무거우니 텐트를 설치하기가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디자인이 초간단하면서 1분 이내에 칠 수 있는 텐트가 있다. 산악인 이철주(55)씨가 개발한 캠프인(CAMP IN)의 ‘허브텐트’다. 모양새는 천막을 두개 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이슬람교를 상징하는 모스크(Mosque)처럼 지붕에 뿔이 2개 솟아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기본적으로 돔(Dome)형이라 할 수 있다. 돔형 텐트는 1933년 영국 에베레스트원정대가 캠프 3·4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대중화됐다. 이 등반대의 일원이었던 스마이스는 “허리케인과 같은 격렬한 눈바람 속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고마운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그만큼 바람을 피하는 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허브텐트는 소위 ‘원터치형’으로 프레임과 원단이 한데 묶여 있다. 텐트를 디자인한 이철주 씨는 “초보자의 경우 큰 텐트를 사서 막상 나가면 텐트 치다가 날 샌다. 허브텐트는 프레임과 원단이 일체형으로 1분이면 세팅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허브텐트를 들고 경기 용인시 모현야영장으로 갔다. 텐트를 풀어헤쳐보니 설치 설명서조차 없다. 이씨는 “텐트를 펼쳐놓고 조인트 부분을 안에서 밖으로 밀면 된다”고 했다. 자세히 보니 비치파라솔의 프레임처럼 접힌 ‘조인트’가 8개 있다. 지붕에 2개, 사각형을 이루는 옆면에 6개다. 이씨의 말대로 안에서 밖으로 하나씩 밀어내니 금세 텐트 모양이 완성됐다. 우산대처럼 접인 프레임을 밀어내면 자체 탄력을 이용해 프레임에 붙은 원단이 팽팽해지는 원리다. 정말 1분도 걸리지 않고 뚝딱 집이 만들어졌다. 허브텐트의 프레임 구성은 지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또 하나의 장점은 원단에 난연(難燃) 처리가 돼 있다는 점이다. 불에 잘 견딘다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해 텐트 안에 미국 웨버(Weber)사의 그릴을 놓고 고기를 구웠다. 웨버 그릴은 높이가 약 80cm 정도. 그러니까 그릴의 숯과 텐트 지붕과는 거리는 약 1m 남짓이다. 일부러 숯 위에 장작을 올려 30분 동안 불을 피웠지만 텐트 지붕은 멀쩡했다. 허나 난연 처리를 했다고 해서 텐트가 불에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착화성이나 불꽃을 일으켜 번져가는 연소성을 저하시키는 정도다. 난연 처리는 난용성(難溶性) 화합물을 섬유에 부착시키는 방법인데, 불은 물론 비바람이나 햇볕에 잘 견딘다고 알려져 있다. 텐트 선택에서 중요한 것이 원단이다. 허브텐트는 폴리에스테르 300D를 원단으로 썼다. 폴리에스테르는 나일론과 함께 텐트 원단으로 가장 많이 쓰는 합성 섬유로 잡아당겼을 때의 탄성이 좋다. 300데니어(Denier)를 뜻하는 ‘300D’는 텐트 원단으로는 아주 굵은 편에 속한다. 1데니어는 실 9000m를 늘어놓았을 때 무게가 1g이 되는 굵기를 말한다. 의류용 섬유의 굵기는 1~5D, 오토캠핑용 텐트의 경우는 70~200D를 많이 쓴다. 굵은 원단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300D를 쓴 허브텐트는 내구성은 좋겠지만, 원단이 두껍고 그래서 무겁다. 캠핑은 주로 여름에 많이 한다. 그래서 강우를 견디는 내수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브텐트의 내수압은 3000mm로 표기돼 있다. 밀리미터 단위로 표기되는 내수압은 직경 10mm의 원통형 기둥을 원단으로 막은 다음 물을 부어 견디는 수압이다. 그러니까 ‘내수압 3000mm’는 직경1cm의 원통에 3m의 물기둥을 세워도 물이 새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수압 수치로 500mm는 야외에서 가랑비 수준, 1500mm는 폭우라고 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내부가 너무 간단하다. ‘원룸’ 형태로 방이 구분돼 있지도 않고, 거실 공간도 없다. 숙식은 물론 휴식과 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가족 캠핑의 경우 허브텐트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바람막이용 타프(Tarp)를 동반해야 할 것 같다. 텐트 모양이 바람을 많이 받게 설계된 것도 단점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텐트 모양이 심하게 찌그러질 것 같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허브텐트 제원]원단 재질 / 폴리에스테르 300D내수압 / 3000mm 이상. 방수·방염 처리. 폴의 재질 / FRP 크기 / 1800mm(너비) X3556mm(길이) X 2032mm(높이). 너비는 2.8m까지 확장 가능 중량 / 15.8kg색상 / Cool Ggey/Yellow가격 / 65만원(소비자가)
2013.04.1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