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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잠실] '3이닝 퍼펙트' 이태양, 대체선발 임무 완수...'3⅔이닝 무실점'

이태양(33)이 대체 선발 그 이상을 해냈다. '3이닝 퍼펙트' 흐름을 끝까지 지키진 못했지만, 막강한 LG 타선을 최대한 틀어막는 데 성공했다.이태양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 수 58구 중 스트라이크는 37구였다.이태양은 올 시즌 전 4년 총액 25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지난해 SSG 랜더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그는 한화에서는 불펜으로 출발했다.그런데 20일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팔꿈치에 타구를 맞아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김민우를 대신해서다. 정식 선발은 아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불펜으로 경기를 소화했기에 선발 투수로 온전한 투구 수를 채울 수는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50~60구 정도 던질 계획"이라며 "주현상 빼고 다른 불펜투수들은 모두 나갈 수 있다. 승기 잡으면 불펜 쏟아붓는 운영도 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이태양은 최원호 감독의 기대치 이상을 해냈다. 이날 1회부터 3회까지 문자 그대로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 1회 첫 타자 홍창기를 삼구 삼진으로 잡으며 출발한 그는 문성주도 3구 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중심 타자 김현수까지 포수 땅볼로 잡아 1회를 마무리했다.이어 강타자들이 줄줄이 등장한 2회에도 박동원, 오지환, 문보경을 모두 땅볼로 잡아냈다. 억지로 힘으로 붙지 않고, 높은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를 적절히 섞었다.3회 역시 삼자범퇴로 마친 이태양은 4회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만난 첫 타자 홍창기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지만, 홍창기는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 출루에 성공했다. 퍼펙트가 깨진 후에는 아쉬운 수비도 따랐다. 후속 타자 문성주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 약한 타구를 유도했는데, 좌익수 권광민이 타구 추적 후 포구에 실패하면서 이날 경기 첫 피안타로 기록됐다.이어 내야 수비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태양은 1사 1·3 상황에서 김현수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이자 이태양의 순천효천고 선배 채은성이 신속한 글러브 포구로 공을 건져냈고, 이를 2루로 던졌다. 그러나 이날 올 시즌 첫 1군 출전한 유격수 이도윤이 터치 후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타자 주자 김현수를 잡는 데 실패했다.실점 위기가 이어졌지만, 이태양 그리고 구원 등판한 김범수가 이를 이겨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홈런 1위 박동원을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포크볼을 구사, 내야를 멀리 벗어나지 못하는 2루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김범수가 구원 등판해 오지환을 1루수 땅볼로 잡고 4회 위기를 봉합했다.선발승에 필요한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이태양의 안정감 있는 투구로 한화는 대체 선발 경기를 안정적으로 지켜내게 됐다. 한화는 5회 말 현재 LG에 1-0으로 리드 중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20 18:25
메이저리그

'부진→문신 감염→훈련 불참' 채프먼, ALDS 명단 '제외'

불펜투수 아롤디스 채프먼(34·뉴욕 양키스)이 훈련 무단 불참으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명단에서 제외됐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채프먼의 ALDS 명단 제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MLB닷컴은 '채프먼이 양키스 멤버로 마지막 공을 던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양키스는 지난 6일 텍사스 원정이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 선수단은 하루 휴식 후 뉴욕으로 복귀해야 했는데 휴식일 마이애미로 떠난 채프먼은 돌아오지 않았다. 구단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채프먼은 12일 시작하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ALDS 명단에서도 빠졌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채프먼의 올 시즌 성적은 43경기 4승 4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이다. 통산 315세이브를 기록 중인 전문 마무리 투수지만 지난 5월 거듭된 부진 탓에 클레이 홈스에게 클로저 자리를 빼앗겼다. 8월 말에는 문신으로 인한 '상처 감염' 문제로 부상자명단(IL)에 오르기도 했다. 한때 패스트볼 평균 구속 100마일(160.9㎞/h)을 넘긴 강속구 투수. 올해 연봉이 1600만 달러(228억원)인 슈퍼스타지만 성적 하락에 훈련 무담 불참이 더해져 양키스와 인연이 끝날 위기다. 채프먼은 2016년 12월 5년, 총액 8600만 달러(1226억원)를 받는 조건에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 11월 2022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해 올해로 6년째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데 현재 분위기라면 팀을 떠날 게 유력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0 11:03
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는? 선동열·최동원 '원투펀치'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 프로야구도 새로운 출발선에 설 시간이다. 1982년 3월 27일 닻을 올린 KBO리그는 지난해까지 40년간 숱한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환희와 감격의 역사를 쌓아왔다. 일간스포츠는 41번째 프로야구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야구인 투표를 통해 지난 40년간 그라운드를 빛낸 포지션별 최고 스타를 선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선동열(59) 전 국가대표 감독이 투표인단 전원의 지지를 받아 '별 중의 별'로 뽑혔다. 일간스포츠 선정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는 선발투수 5명, 불펜투수 2명, 포수·1루수·2루수·유격수·3루수 각 1명, 외야수 3명으로 구성됐다. 해외 리그 성적이 아닌 KBO리그 성적만을 기준으로 삼아 각 포지션별 후보를 추렸다. 투표에 참여한 야구인은 총 40명.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으로 그룹을 나눠 각 세대별 10명이 표를 던졌다. 포지션별 올스타 후보에 오른 야구인과 현역 선수는 투표인단에서 제외했고, 20~30대는 10개 구단 선수 중 연령대별 대표 1명씩을 포함했다. 이렇게 선정한 40주년 올스타 중 선발 투수 5명에는 선동열(40표) 최동원(37표) 류현진(36표) 송진우(22표) 박철순(17표), 불펜 투수 2명에는 오승환(32표) 구대성(19표)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어 포수 양의지(24표), 1루수 이승엽(37표), 2루수 정근우(22표), 유격수 이종범(28표), 3루수 최정(23표)이 각 포지션 최고 선수로 뽑혔다. 3명을 선발한 외야수 부문에선 장효조(26표) 양준혁(22표) 박재홍(20표)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베스트 3' 안에 포함됐다. 선동열은 유일하게 투표인단 40명으로부터 모두 표를 받아 만장일치로 최다 득표자가 됐다. '불세출의 투수' 고(故) 최동원과 이승엽이 나란히 37표를 얻어 공동 2위에 올랐고,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이 36표로 그 뒤를 이었다. 현역 선수 중엔 류현진 외에 오승환(삼성), 양의지(NC), 최정(SSG) 등 3명이 40주년 올스타에 포함되는 영광을 안았다. 선동열은 명실상부한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로 꼽힌다. 1985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뒤 1995년까지 통산 367경기에서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탈삼진 1698개를 기록했다. 통산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80. 11시즌 중 5차례(1986·1987·1992·1993·1995)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0을 넘긴 시즌은 1994년(2.73)밖에 없다. 7년 연속(1985~1991)을 포함해 8번이나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갔다. 특히 1986년에는 한 시즌 262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24승 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 탈삼진 214개, 완봉승 8회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선동열은 1995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33세이브(평균자책점 0.49)를 올린 뒤 임대 선수로 일본 프로야구(주니치)에 진출했다. 이후 리그 정상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리다 한국에 복귀하지 않고 1999년 은퇴했다. KIA는 그 후 선동열의 등번호 18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40주년 올스타 선정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표를 많이 얻은 선수일수록 투표자들이 굳이 선정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동열에게 한 표를 던진 이유를 물으면 "이유가 필요하느냐"는 반문이 되돌아왔다. 선동열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최동원도 마찬가지다. 40명 중 단 2명을 빼고 모두 최동원을 올스타로 꼽았지만, "설명이 필요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1번으로 선동열, 2번으로 최동원을 뽑은 NC 이용찬은 "투수 대선배이신 이분들을 왜 뽑았는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실제로 최동원은 1984년 51경기에서 284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한 '무쇠팔'이었다. 그해 최동원이 잡은 삼진 223개는 지난해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경신하기 전까지 36년간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 자리를 지켰다. 최동원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따내면서 롯데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기는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1985년에도 20승 8세이브를 따내면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고, 1986년엔 267이닝을 소화하면서 19승(평균자책점 1.55)을 올렸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첫 5년간 1209와 3분의 1이닝(평균 241.6이닝)을 책임진 여파로 이후 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1990년 삼성에서 은퇴했다. 전성기가 길지 않았는데도 그 누구보다 강했던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2011년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뒤 그의 등번호 11번이 뒤늦게 롯데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다. 특히 많은 투표인단이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선동열과 최동원의 라이벌 관계에 주목했다. 나이로는 5년 터울이고 프로 경력으로는 4년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은 영남(최동원)과 호남(선동열), 연세대(최동원)와 고려대(선동열)의 대리전까지 펼친 필생의 맞수였다. 선수 시절 세 차례 맞대결 성적은 1승 1무 1패. 1986년 4월 첫 대결에서는 선동열이 완봉승을 따냈고, 최동원은 솔로홈런 하나를 맞아 1실점 완투패했다. 그해 8월에는 최동원이 선동열을 상대로 완봉승했고, 선동열은 자책점 없이 2실점(수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 완투패했다. 1987년 5월 16일 세 번째 대결은 '퍼펙트게임'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됐을 만큼 극적이었다. 두 투수가 연장 15회까지 완투하면서 4시간 56분 혈전을 벌인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선동열은 공 232개, 최동원은 209개를 각각 던졌다. SSG 박종훈과 키움 김혜성이 "당대 최고 라이벌이자 설명이 필요 없는 역대 가장 뛰어난 투수들"이라고 입을 모은 이유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단 7년을 뛰고도 37명의 몰표를 받아 선동열과 최동원 다음으로 나설 '3선발'이 됐다. 그는 한화에서 데뷔한 2006년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타이틀을 휩쓰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신인선수(신인왕)를 함께 수상했다. 이후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7시즌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남기고 2013년 MLB로 진출했다. 빅리그에서도 2020년 MLB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KBO리그 출신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역 시절 류현진과 상대했던 이호준 LG 코치는 "난 오른손 타자였지만 왼손 류현진의 공을 정말 치기 어려웠다. 무릎과 옆구리 깊숙한 쪽으로 공이 파고 들어와서 몸에 맞는 공이 될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되곤 했다"며 "공의 각도가 굉장히 좋았고, 체인지업을 포함해 여러 구종을 던지면서 모두 컨트롤이 좋았다.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은 투수"라고 했다. 최태원 삼성 코치도 "왼손으로 시속 150㎞ 이상을 던지면서 경기 운영과 컨트롤은 역대 최고였다"고 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난 뒤 한화로 온 포수 최재훈은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라며 "나중에 한화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2명을 선정한 불펜 투수로는 오승환(삼성)과 구대성(전 한화)이 뽑혔다. 둘 다 강력한 구위 외에도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과 포커페이스로 이름을 날린 투수들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오승환과 구대성은 감독 입장에서 언제든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47) 세이브, 최다 연속경기(28) 세이브, 통산 최다 세이브(339)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최고 마무리 투수다. 성적뿐 아니라 마운드에서의 위압감도 역대 최강이었다. 5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뛰다 지난해 복귀했지만, 40세 나이에도 여전히 국내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44세이브를 올려 구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최태원 삼성 코치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에 졌다고 여겼을 정도"라고 했다. 구대성은 1996년 다승 1위(18승)와 세이브 2위(24세이브)에 모두 이름을 올릴 만큼 전방위로 활약했다. 그러나 1996년부터 7시즌 연속(해외 진출한 2001~2005년 제외) 20세이브를 올렸고,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직접 마무리하면서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제대회에서 '일본 킬러'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통산 성적은 67승 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김종국 KIA 감독은 "구대성 선배처럼 배짱 있는 투구를 하는 투수를 본 적 없다"고 했고, KT 박경수는 "릴리스포인트가 보이지 않는 투수였다. 오른손 타자 몸쪽과 바깥쪽 제구가 자유자재였다. 너무 까다로웠다"고 기억했다. 포수 부문에선 역대 최고 공수겸장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가 24표를 얻어 박경완(12표)을 두 배 차로 제쳤다. 양의지는 2020년 만장일치에 가까운 역대 최고 득표율(99.4%)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만큼 현역 중엔 적수가 없는 독보적 1인자로 꼽힌다. 2015년부터 '두산 왕조'의 전성기를 앞장서 이끌었고, 2019년 NC 이적 2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2019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르고 지난해 포수 첫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작성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장정석 KIA 단장은 "양의지는 결국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기고 역대 최고 포수로 남을 것 같다"고 내다봤고, 이호준 코치는 "야구 센스와 수비, 타격 모두 (NC 시절) 옆에서 지켜 보니 깜짝 놀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포지션 구분 없이 역대 최고 선수라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최태원 코치도 "공 배합이나 경기 운영, 리더십을 보면 박경완일 수 있겠지만, 공격력으로 보면 양의지가 압도적"이라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박경수는 "양의지가 안방에 있으면, 투수가 아닌 포수와 싸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KT 소형준도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양의지 선배를 기용할 것 같다"고 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양의지가 선수 생활을 가장 오래 할 것 같다. 앞으로 다치지 않으면 5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루수 부문은 KBO리그 역대 최고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이 압도적으로 표를 얻었다. 이승엽은 1997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후 KBO리그 홈런의 역사를 다시 써왔다. 2003년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세웠고, 통산 최다 홈런(464개) 기록을 남기고 2017년 은퇴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으로 '400홈런'이라는 기록을 새긴 주인공이다. 일본에서 뛴 8년(2004~2011년) 성적을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이승엽을 따라잡을 홈런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이나 적시타를 때려내던 '국가대표 4번타자' 이승엽의 존재감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대체자가 없다. 실제로 수많은 투표인단이 "독보적", "압도적"이라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양상문 위원은 "이대호(롯데) 같은 선수도 뛰어났지만, 역대 최고 1루수는 단연 이승엽이다"라고 했고, 정경배 SSG 코치는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친 선수를 능가하는 타자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SSG 최지훈은 "초등학교에서 야구하던 시절, 베이징올림픽(2008년) 야구 금메달의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누구나 알고 있는 '레전드'라서 고민 없이 뽑았다"고 했다. 2루수 부문에선 정근우(22표)가 박정태(14표)를 넘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2020년 은퇴할 때까지 16년간 프로에서 뛴 정근우는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1877안타, 722타점, 1072득점, 도루 371개를 기록했다. 안타·타점·득점 모두 역대 2루수 중 최다 기록이다. 또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숱한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정근우 스스로 은퇴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고 2루수는 내가 맞는 것 같다"고 인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소형준은 "2루 수비도 좋았지만,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타자였던 것 같다. 투수 입장에서도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았다"고 했고, KIA 이의리는 "악바리 같은, 근성 있는 모습이 같은 운동 선수로서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김경기 위원은 "2루수는 꾸준히 레전드급으로 활약하기 힘든 포지션인데, 정근우는 그중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2루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함께 뛰어 본 선수 중 가장 좋은 2루수다. 공·수·주 모두 독보적이었고, 근성도 뛰어났다.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닌데 그런 단점도 이겨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경수는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좋은 플레이와 임팩트가 2루수 중 단연 최고"라고 했다. 쟁쟁한 후보가 많았던 유격수 자리는 이종범(28표)이 차지했다. 1993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종범은 천재적인 야구 센스를 뽐내면서 공·수·주를 가리지 않고 펄펄 날았다. 1990년대 '해태 왕조'의 집권기를 연장한 주역이다. 특히 1994년에는 타율 0.393, 196안타, 113득점, 도루 84개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겨 단숨에 프로야구 최고 스타로 등극했다. 타율 0.393은 프로야구 원년의 백인천(0.412) 이후 여전히 가장 높은 기록으로 남아 있고, 한 시즌 도루 84개는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기록 중 하나로 회자된다. 양상문 위원은 "이종범은 팀을 우승시킨 선수다. 개인 기록도 좋지만, 팀 기여도가 높았다"며 "김재박, 류중일, 류지현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았지만, 이종범은 타격과 도루도 잘하면서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공격까지 잘해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했다. 장정석 단장은 "그야말로 '야신'이다. 정말 야구를 위해 태어난 선수 같았다. 플레이가 리그 최정상급을 넘어 독보적이었다"고 평가했고, NC 송명기는 "수비, 타격, 주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그냥 레전드"라고 했다. 조웅천 SSG 코치는 "박진만이라는 훌륭한 유격수조차 이종범이라는 큰 산을 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3루수 부문에선 현역 선수인 최정이 투표인단 중 23명의 선택을 받아 올스타로 뽑혔다. 김동주(11표), 한대화(5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직 국가대표 3루수들을 제치고 57.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5년 SK(현 SSG)에서 데뷔한 그는 지난 시즌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세 차례 홈런왕을 수상했고, 최근 6시즌 동안 2019년(홈런 29개)을 제외하고 매년 30홈런을 넘겼다. 현재 통산 홈런 수는 403개. 이승엽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롯데 감독 출신인 조원우 SSG 코치는 "현재 기록도 뛰어난데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깰 것"이라고 했고, 김종국 감독은 "3루수가 가장 큰 고민이었지만, '리빙 레전드'로 향하고 있는 최정을 뽑았다. 아직 현역이지만, 아마 은퇴 후 그가 남긴 기록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의리는 "꾸준하게 좋은 기량을 유지하시면서 롱런하시는 부분이 부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SSG에서 한솥밥을 먹는 후배들은 공격력에 가려진 최정의 수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투수 박종훈은 "홈런 능력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뛰어나 멋있는 선수인 것 같다. 같은 팀이 아니었어도 뽑았을 것 같다"고 했다. 외야수 최지훈은 "많은 분이 장타력을 강점으로 보시겠지만, 실은 어깨도 강하고 수비력도 뛰어난 선배님이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더 대단해 보인다"고 감탄했다. 외야 세 자리를 지킬 선수로는 고(故) 장효조와 양준혁, 박재홍이 차례로 선정됐다. 장효조는 26표로 외야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양준혁은 22표를 받았다. 투표인단 절반(20명)의 지지를 얻은 박재홍은 LG 출신 이병규(9번·18표)를 2표 차로 제치고 마지막 한 자리를 꿰찼다. '타격 기계'라는 별명의 원조인 장효조는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왼손 콘택트 히터였고, 강팀 삼성의 간판타자였다. 프로에서 뛴 10시즌(1983~1992년) 중 4차례(1983년, 1985~1987년) 타격왕에 올랐고, 선구안이 좋아 "장효조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프로 통산 타율 0.331은 여전히 깨지지 않은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고향팀 삼성에서 2군 감독을 맡고 있던 201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야구계를 안타깝게 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공격력 면에서 최고의 외야수였다. 장효조 선배님을 보면서 타격을 연구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배트 중심에 맞힐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박경수는 "학생 때 나를 지도해주신 많은 분이 늘 장효조 선배님을 언급하며 '너무 잘 치는 타자'라고 하셨다. 발도 빠르셨다고 들었다"고 떠올렸고, 삼성 백정현은 "팀 기여도가 눈에 보이는 기록 그 이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경배 코치는 "장효조 선배의 통산 타율은 현역 선수들의 기록보다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장효조 선배가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양준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자 이승엽과 함께 삼성을 상징하는 레전드 스타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 18년간 프로에서 뛰었는데, 3할을 넘기지 못한 시즌은 단 4번뿐이다. 통산 2135경기에서 타율 0316, 안타 2318개, 홈런 351개, 1389타점, 볼넷 1278개, 사구 102개를 기록하면서 은퇴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안타, 타점, 득점, 4사구 기록을 남겼다. 서용빈 감독은 "양준혁 선배는 장타, 콘택트, 기록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역대 최고 외야수로 빼놓을 수 없다"고 했고, 박경수는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타자"라고 인정했다. 김혜성은 "항상 1루로 전력질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박재홍은 '현대 왕조'의 주역으로 꼽힌 천재형 외야수다. 신인이던 1996년 홈런 30개를 치고 도루 36개를 해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동시에 리그 역사상 유일한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타격의 정교함, 파워, 견고한 수비, 강한 어깨, 빠른 발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의 대표 격이다. 2000년대 후반 SK의 전성기에도 힘을 보탠 뒤 2012년 은퇴했다. 이의리는 "박재홍 선배님은 '호타준족'이 무슨 뜻인지 내가 인지할 수 있게 해준 선배님"이라고 했고, 김종국 감독은 "공·수·주에서 완벽한 천재형 선수다. 야구 하는 능력이 정말 좋았다"고 감탄했다. 조웅천 코치는 "최초의 30홈런-30도루를 해냈고, 그 후 두 번 더 같은 기록을 달성한 게 대단하다"고 했고, 김혜성은 "신인 선수의 30홈런-30도루가 쉽지 않은 만큼 더 인상적"이라고 기억했다. 배영은·배중현·이형석·안희수·차승윤 기자 2022.01.03 06:00
야구

두산 괴롭힌 선발진 붕괴, 가을 야구 가도 어렵다

올 시즌 두산을 괴롭혔던 선발투수 붕괴가 가을 야구에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두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지난 26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17일에는 워커 로켓(27)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켓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아예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란다는 큰 부상은 아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다. 당장 통증이 사라진다면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현재 상태라면 가을 야구에서도 못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미란다와 로켓이 빠지면서 두산 1선발로 떠오른 건 최원준(27)이다. 올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면서 두산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4~5위 팀 경쟁이 치열했던 이달 중순부터 3경기에 나와 12⅓을 던져 2패, 평균자책점 8.03을 부진했다. 올해 제대로 선발진에서 뛰고 있는 곽빈(22)도 주춤하다. 27일 기준 10월 4경기에서 6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1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그나마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김민규(22)가 27일 인천 SSG전에서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준 것이 다행이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8-5로 이기면서 3연승을 달려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미봉책이다. 두산은 29일 광주 KIA전, 30일 대전 한화전은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대체 선수가 선발로 나오든지 불펜투수들을 줄줄이 준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를 것까지 대비해서 마운드에 힘을 뺄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지금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가장 컨디션이 좋다. 아픈 선수가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전력으로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매년 가을 야구가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두산에게 가장 어려운 가을 야구가 될 것이다. 박소영 기자 2021.10.28 11:00
야구

프로야구 무승부 벌써 4경기...부익부 빈익빈?

KBO리그 후반기 연장전 폐지로 인해 무승부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리그가 재개한 이후 6일 동안 27경기가 열렸는데 그중 4경기가 무승부 경기였다. 전반기 3개월여 동안 무승부는 3경기뿐이었는데, 후반기 일주일 만에 그보다 많은 4경기가 쏟아졌다.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 속출로 지난달 12일 리그가 중단됐고,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이어지면서 한 달이나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후반기 리그 일정이 빡빡하다고 판단해 연장전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9회까지 승패가 나지 않을 경우 무승부가 되면서, 순식간에 무승부 경기가 쏟아졌다. 지난 11일 광주 한화-KIA전(7-7), 14일 인천 KIA-SSG전(2-2)과 대전 NC-한화전(9-9), 15일 대전 NC-한화전(3-3) 등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장의 감독들은 선수들 체력 부담이 덜하고, 전략에 유연성이 생기면서 연장전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연장전이 없는 게 더 좋다. 공격과 수비에서 각각 장점이 있는 선수만 엔트리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불펜투수, 대주자, 야수 등을 기용하는 부분에서 유연함이 생겼다"고 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연장전에서 나올 불펜투수진과 작전이 9회에 전부 나오다 보니 경기가 늘어지지 않는 점이 좋다'고 했다. 반대로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선수와 시간을 모두 소모하다니보니 양팀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그래서 '드라마같은 짜릿한 승부가 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도 무승부 경기가 많아지면 '부익부 빈익빈'이 될 수 있다.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제외된다. 즉, 무승부를 여러 번 거둬도 승수와 패수가 계속 똑같다면 승률은 변하지 않는다, 나아가 순위도 올라갈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현재 1~5위 팀들은 현재 승률에서 무승부가 계속 추가하면 현재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1위에 올라있는 KT의 이강철 감독은 "먼저 점수를 내면 불펜진을 최대한 몰아서 비기는 작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6~10위 팀들은 승수를 추가해야 올라설 수 있다. 무승부가 많아질수록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는 게 어려워진다.하위 팀은 무승부가 많아질수록 상위 팀 패수가 늘어나길 기대해야 한다. KIA는 전반기 막판부터 지난 15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7승 2무 1패를 거뒀지만 여전히 9위에 머물러있다. 9회에 무승부를 끝내면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16 13:23
야구

7위 위기였는데...민폐 두산 이렇게 모면하나

두산이 KBO리그에 떨어진 코로나19 불똥으로 휴식을 얻었지만 민폐 구단이 됐다. 12일 현재 두산은 36승 38패(승률 0.486)로 7위까지 떨어졌다. 어느새 1위 kt와 승차는 8.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5위 NC와 승차는 2경기 차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선수를 다잡지 못하면서 올 시즌 난관은 예상됐다. 그래도 시즌 초반 5강을 유지하며 도약을 꿈꿨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치른 29경기에서 12승 17패로 전체 9위를 기록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진 게 컸다. 외국인 선발투수 로켓과 불펜투수 박치국은 팔꿈치 통증, 마무리 투수 김강률은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거포 4번 타자 김재환은 무릎이 불편해 지난달 26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열흘을 채우고 돌아왔다. 기존 선수들도 몸이 무겁다. 오죽하면 김태형 감독이 "제발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가장 큰 구멍은 로켓이 빠진 자리다. 공백을 메워줄 선발투수 자원으로 유희관, 이영하 등을 준비시켰지만 김 감독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다. 유희관은 올 시즌 9경기에 나와 2승 5패, 평균자책점 8.15로 높다. 이영하도 크게 다르지 않다. 7경게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 KBO리그에 코로나19 악재가 터졌다. NC 선수단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와 홈 경기가 취소됐다. 역학 조사가 이뤄졌고, 두산 선수단에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9일부터 11일까지 예정됐던 LG와 홈 3연전도 열리지 않았다. 취소된 4경기에서 예고됐던 선발은 유희관과 이영하였다. 반면 상대 선발투수는 NC는 파슨스(3승), LG에선 켈리(5승), 이민호(4승), 수아레즈(7승) 등으로 두산 선발투수보다 무게감이 더 있었다. 두산 입장에서 승수보다는 패수를 더 쌓을 수 있는 한 주였다. 약했던 대체 선발 카드는 다시 들어갔다. 두산은 13일 SSG 원정 경기에서 국내 에이스로 성장한 최원준(7승)을 선발로 예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12일 정규리그가 중단된다면, 지난 8일부터 올림픽 휴식기(7월 19일~8월 9일)까지 더해 한 달을 쉬게 된다. 부상 선수들을 추스르고 팀을 재정비해서 돌아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된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국면이 위기에 빠진 두산에 호흡기를 달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폐 구단이 된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2~5일 대결한 KIA 선수들은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지난 11일 KIA 포수는 광주 홈에서 KT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개시 직전 밀접 접촉자 통보를 받고 교체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증상이 있었는데도 경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도 방역을 소홀히 한 점이나 상대 구단에 피해를 준 점에 대해 공식 사과가 없다. 현재 두산에는 위기 탈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12 13:08
야구

최원호 “현실과 이상은 달라…변화의 토대 마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감독 없이 대행 체제로 114경기를 치렀다. 한화가 창단 이래 최다 연패(14연패) 기록을 경신한 지난해 6월 7일, 한용덕 전 감독이 지휘봉을 놓고 물러났다. 최원호(48) 한화 퓨처스(2군) 감독이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와 감독대행의 중책을 맡았다. 우여곡절 끝에 ‘18’까지 이어진 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무사히 팀을 지휘했다. 최 감독은 KBO리그 역사에서 감독대행으로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인물로 남게 됐다. 한화는 최 감독이 1군을 이끄는 동안 의미 있는 소득을 얻었다. 끝내 최하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 기량을 충분히 점검할 기회를 얻었다. 이미 2군 선수단 파악을 끝내고 1군에 온 최 감독은 1, 2군의 전력을 조화롭게 활용하며 개선책을 찾아 나갔다. 그 과정에서 믿고 키울 만한 유망주를 발견했고, 팀의 미래를 엿봤다.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 한화는 지난 시즌 직후 베테랑 선수를 대거 내보내는 등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육성’을 주요 목표로 삼아 ‘젊은 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도 영입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육성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최 감독 역시 다시 2군으로 돌아가 원래 임무였던 ‘육성’에 전념한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오래 봐온 수베로 감독과 1군 144경기를 경험한 최원호 감독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보다 한층 단단한 책임감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감독 공석 상태가 길어지면서 지난 시즌 1군 마무리 훈련까지 지휘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프로야구 지도자로서 값진 경험도 쌓았다. 1군에서 보낸 173일 동안 한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체험했다. 최 감독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걸 많이 알게 됐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끼기도 했다. 경기를 운영하면서 선수 때는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투수 출신인 최 감독은 운동 역학을 공부해 단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야구와 관련해 과학적, 학문적 측면에도 관심이 많다. 경기 중에도 작은 변수나 확률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기록했다. 곧바로 머릿속에 입력하고, 최대한 빨리 응용하기 위해서다. ‘근거가 있는’ 팀 운영의 필수 요소다. 최 감독은 “야구 관련해 연구하는 학자들은 공통으로 ‘야구의 승패에서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투수의 영향이 70~80%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선발투수가 대여섯 점을 먼저 내줄 경우, 타선에서 남은 경기를 끌고 가기 쉽지 않다. 결국 경기 중반의 흐름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동시에 상황에 따른 불펜투수 준비와 기용 순서, 타이밍 등을 복잡하게 계산해야 한다. 이런 시간이 내게는 정말 큰 배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지난 1년간 한화의 ‘다양한’ 장단점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런 관점에서 수베로 감독의 한화행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최 감독은 “연령대가 많이 낮아진 팀 분위기 변화에 긍정적 요소가 될 거 같다. 새 코치진의 새 문화와 시스템이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터트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수베로 감독님이 어떤 질문을 던지시든 곧바로 답변할 수 있게 잘 준비할 생각이다. 새 감독님이 오셔서 선수들의 숨은 능력을 잘 끌어낸다면, 당장은 어렵더라도 임기(3년) 내에 한화도 정말 크게 변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1.18 08:37
야구

'도약 발판' KT, 즉시 전력 '대졸' 신인에 쏠리는 눈

KT는 2020년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하고 지명한 신인 선수들에게도 시선이 모인다. 지난 9월 21일 열린 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호명된 대학교 예비 졸업생(대졸) 참가자는 20명이다. KT는 그중 가장 많은 4명을 지명했다. KT는 1·2라운드 모두 대졸 신인을 지명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프로팀의 '대졸 지명' 기피 현상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명률은 전체 20% 안팎에 불과하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 1명도 지명되지 않았다. 다수 팀이 잠재력 있는 선수를 어린 나이에 뽑아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성장을 유도하려는 방침을 내세웠다. 꼭 대형 유망주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KT도 2018 신인 드래프트까지는 상위 라운드에 주로 고졸 선수를 뽑았다. 포지션은 투수가 많았다. 그러나 2019 드래프트부터 대졸 신인을 상위 라운드에 지명하기 시작했다. 투수 비율도 줄었다. 2021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숭용 단장은 "상위 라운드는 팀에 필요한 즉시 전력감 선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취약 포지션 뎁스 강화를 통해 눈앞 전력 보강을 노린 것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했다. 그래서 2021년 데뷔할 대졸 신인 선수들을 향한 기대가 커진다. KT가 1라운드에 지명한 내야수 권동진(22)은 2018년 대학야구 U-리그에서 최우수선수·타격상·타점상을 휩쓸며 소속팀 원광대의 우승을 이끈 선수다. 손목 힘이 좋아서 펀치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발도 빠른 편이다. 연고 지역 유망주 내야수 김주원(유신고·NC 입단) 지명이 더 유력해 보였지만, KT 스카우트팀은 당장 전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권동진을 선택했다. KT는 백업 내야수가 필요하다. 주전 2루수 박경수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대졸 신인 내야수 천성호에게 자주 기회를 줬다. 권동진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수비력은 천성호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백업 활용, 주전 성장 유도 차원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권동진의 훈련 모습을 본 이강철 KT 감독은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수비와 배팅 모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KT가 2라운드에 지명한 성균관대 출신 우완투수 한차현(22)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다.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A구단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전 "고졸, 대졸 선수 포함해 스플리터가 가장 인상적인 투수였다"고 평가했다. KT 스카우트팀은 2021시즌 1군 불펜투수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한차현이 대학교 학사 일정 탓에 마무리캠프에서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직접 보고 싶은 투수였고, 주목하고 있다.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는 공이 빠르고 제구력도 괜찮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 유도에 집중할 생각이다. 한차현도그중 한 명이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2.23 07:01
야구

KS가 미래다? 기로에 선 두산

두산의 미래를 좌우할 겨울이 찾아왔다. 두산은 NC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2승 4패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섰으나, 4차전부터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기울어진 전세를 끝내 되돌리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KS 3차전 8회부터 6차전 6회까지 25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역대 KS 최장 이닝 무득점 신기록.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93)다. NC 마운드를 상대로도 다른 9개 팀 중 가장 높은 팀 타율(0.290)과 타점(93개)을 올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주축 타자들이 침묵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리즈 내내 "대타로 낼 선수가 없다"고 했다. '빅게임'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막연한 기대감으로 내세우느니, 부진해도 검증된 선수로 확률 싸움을 하는 게 낫다고 봤다. 그러나 결국 지나치게 높은 주전 의존도에 발목이 잡혔다. 4번 타자 김재환은 KS에서 타율 0.043(23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올겨울 주전 내야수 오재일(1루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최주환(2루수)과 중견수 정수빈이 모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올해 FA 시장에는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팀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육성 기조에 한계를 절감한 팀, 새 감독 또는 단장 체제로 2021시즌을 준비하는 팀 등은 여전히 FA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두산 FA들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반면 두산은 유동성 위기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한 상황이다. 내부 FA의 전원 잔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산 선수들도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주전 야수 5명 중 2~3명만 빠져도 공격력 저하를 막을 수 없다. 현재 두산의 얇은 백업 층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 잔류도 불투명하다. 정규시즌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 포스트시즌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에 오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몸값이 모두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 구단이 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소식이다. 미국 언론은 알칸타라와 플렉센의 빅리그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플렉센도 KS 공식 인터뷰에서 "두산에서 오래 뛰고 싶다. 그러나 에이전트와 두산의 논의가 필요한 일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두산은 베테랑 불펜투수들이 줄줄은 은퇴했다. FA 자격을 얻는 이용찬과 유희관의 잔류도 확신할 수 없다. FA 야수들의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량이 검증된 외국인 투수마저 잡지 못하면 마운드 운영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코치진도 재편이 필요하다. 두산의 수석 코치였던 김원형 코치가 포스트시즌 도중 SK 감독으로 부임했다. KS 종료 뒤에는 김민재 코치와 조인성 배터리 코치의 이탈도 알려졌다. 주요 보직 지도자가 공석이다. '두산 왕조' 쇠락의 징후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두산은 전력 이탈 최소화와 팀 쇄신 로드맵 구축이라는 숙제를 안고 올겨울을 맞이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5 13:04
야구

류현진·김광현 소환한 소형준, 드디어 국대 에이스 찾았다

19세 신인 우완 투수 소형준(KT 위즈)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뒤를 이어 야구 대표팀 에이스 후계자로 떠올랐다. 소형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왔다. 고졸 신인으로서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는 것은 파격적이었다. 그만큼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호투를 믿었다. 소형준은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이다. 고졸 신인인데도 최고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다승 공동 1위다. 소형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00개를 던져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0-0으로 맞선 7회 초 2사에서 박세혁에게 우전 안타,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불펜투수 주권에서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야구 팬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소형준이 큰 무대에서 꿋꿋하게 호투하는 모습에 야구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한동안 소형준 이름 석자가 떠올랐다. 소형준이 잘 던지자 괴물 신인이었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프로 데뷔 시즌 기록이 소환됐다. 지난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이었다.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으로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올랐고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좋지 않았다. 당시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첫 선발로 나왔는데, 5와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가 현대 유니콘스와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류현진은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에서만 5경기(선발 4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23이닝 12실점(11실점)으로 2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경기만 놓고 보자면, 소형준이 류현진을 뛰어넘는 피칭을 보여줬다. 지난 2007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정규시즌에선 기대 이하였다.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2군을 오갔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호투를 보여줬다. 당시 김성근 SK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명단에 김광현을 넣었다. 그리고 1승 2패로 수세인 상황에서 4차전에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의 대결 상대는 22승을 기록한 다니엘 리오스였다. 김광현의 열세가 예상됐지만, 보란듯이 호투했다. 7과 3분의 1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고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가 허용한 안타는 단 1개였다. 김광현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나와 8이닝 무실점, 1승을 거두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대표팀의 좌완 원투펀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을 이끌었다. 이후 류현진과 김광현을 이을 대형 신인 투수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우완 선발 자원이 부족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때는 당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선발 역할을 할 오른손 정통파 투수가 없어서 고민이 크다"고 했다. 대표팀 경력이 없었던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뛰고 있던 이대은(현재 KT)까지 부를 정도였다. 그런데 13년 동안 사라졌던 대형 신인 투수가 등장했는데, 그 투수가 바로 우완 정통파다. 한국 투수 전설 중 한 명인 이강철 KT 감독은 비록 졌지만 소형준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소형준은 이보다 더 칭찬할 수 없을 만큼 잘했다. 모처럼 국가대표급 투수가 하나 나온 거 같다. 내가 선수로 뛸 때보다 훨씬 잘했고, 그 어느 투수보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적장 김태형 두산 감독도 "보통 신인 투수를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내보낼 수가 없는데, 이날 경기에서 던지는 걸 보니 1선발로 나와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경기 운영이나 마운드에서의 모습이나 모두 좋았다"고 인정했다. 드디어 대표팀을 이끌 에이스 후계자를 찾았다. 한국 야구에 아주 기쁜 소식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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