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IS 피플] 캐롯 이종현, 김승기 감독과 '밀당' 포기하면 부활도 없다
프로농구 고양 캐롯 센터 이종현(28·2m3㎝)이 위기를 맞았다.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정신력부터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현은 2022~23시즌 프로농구 10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4분 25초를 뛰며 2.9득점 2.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높이에 약점이 있는 캐롯(평균 32.1리바운드·전체 10위)이지만, 이종현은 좀체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최현민(2.8리바운드)과 김진유(3.2리바운드)가 부쩍 성장해 이종현을 위협한다. 이종현은 최근 3경기 연속 5분 이하로 뛰었다. 10월 경기당 평균 20분 49초(6경기) 출전에서 11월엔 4분 50초(4경기)로 급감했다. 13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는 2분 39초만 뛰었다. 김 감독은 “더 열심히 뛰려는 모습이 안 보였다. 상대와 싸울 의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현은 뛸 수 없다. 마음을 독하게 먹으라고 했는데, 안되더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감독이 이종현의 태도를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캐롯은 지난 10일 서울 SK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102-92로 이겼다. 이종현은 이날 선발 출전했지만, 3분 17초 뛰는 데 그쳤다. 매치업 상대가 없어 ‘전략적 교체’이기도 했지만, 김 감독은 “이종현은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선수가 풀어진 모습을 보이면 어김없이 호통치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하다. 전성현(캐롯) 변준형(안양 KGC) 이재도(창원 LG) 등이 김 감독의 호통을 견뎌내며 리그 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코트에서만큼은 최소한 준수해야 하는 기준을 지키면서 훈련과 경기에 참여하자’라는 게 김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고려대 시절 이종현은 서장훈, 김주성 계보를 이어갈 최고 빅맨으로 기대받았다. 윙스팬 2m23㎝로 미국프로농구(NBA)급 신체 조건을 갖춘 이종현은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그는 2016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벌떡 일어나 환호했던 장면이 아직도 회자된다. 그러나 이종현은 프로에서 아쉬움만 남겼다. 매년 이종현의 기록은 하향 곡선을 그렸고, 무릎과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쳤다. ‘게으른 천재’라는 평가도 받았다. 결국 현대모비스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이종현은 2020년 11월 트레이드로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오리온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캐롯은 이종현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빅맨 이승현이 FA(자유계약선수)로 전주 KCC로 떠났고, 공격형 가드 이대성은 현금 트레이드로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갔다. 전력 공백을 기존 선수들로 메워야 한다. 이종현에게 올 시즌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즌이다. 그는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종현이 ‘잊힌 유망주’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김 감독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포기하면 안 되는 상황이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1.15 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