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트 먹거리 중심 '리뉴얼', MZ고객 잡고 매출 뛰었다
대형마트의 리뉴얼 전략이 통했다. 폐점 대신 먹거리를 중심으로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매장으로 탈바꿈한 결과, 방문객은 물론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 마트의 리뉴얼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 월드컵점, 인천 간석점, 청라점 등 7곳의 매장을 ‘메가 푸드마켓’으로 탈바꿈시켰다. 리뉴얼은 매출 호조라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오픈 후 한 달간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46% 증가했다. 한 달간 7개 점포의 전년 동기 대비 고객당 구매 금액도 40% 증가했다. 간석점과 월드컵점의 한 달 매출 역시 전년보다 80% 증가했고 고객당 구매 금액도 각각 40%, 84% 증가했다. 리뉴얼 후 한 달간 인천 지역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도 20% 증가해 인천 지역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형 마트’의 거점으로 인천을 선택한 데 따른 효과다. 7개 점포 리뉴얼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고객이 늘었다는 점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객 수가 증가했으며 특히 젊은 20대와 30대 고객 증가율이 각각 37%, 17%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최근 MZ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맡김차림’과 1인용 소포장 상품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음식도 경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를 겨냥한 것이 적중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특별한 먹거리에 관심이 늘어난 요즘 다양한 먹거리 상품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해 이를 겨냥했다”며 “올 연말까지 총 17개 점을 메가 푸드마켓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12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던 롯데마트도 지난해부터는 먹거리 중심의 리뉴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시그니처 매장인 '제타플렉스'는 '보틀벙커' '룸바이홈' 등 특색있는 전문점을 기반으로 개점과 동시에 인기를 끌었다. 특히 회 코너 매출은 전년 대비 120% 이상 상승했다. 이 매장에서는 고객이 전자메뉴판을 통해 횟감 종류와 두께를 선택할 수 있고 회는 물론 초밥, 후토마끼, 하꼬스시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상품을 제공한다. 와인 전문 매장인 보틀벙커도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 매출 단독 신장률이 329.6%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30여 개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리뉴얼한 점포 18곳 상황도 비슷하다. 모두 리뉴얼 이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천점은 지난해 7월 리뉴얼 오픈 후 30.4%, 서귀포점은 한 달 앞선 6월 오픈 후 25.7% 매출이 뛰었다. 올해도 신장세는 이어가고 있다. 이천점과 서귀포점의 지난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5.8%, 12.9% 늘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9개, 지난해 18개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10개 점 이상 리뉴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리뉴얼 특수'를 누리고 있는 만큼 새 단장을 하는 지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존과 다른 상품·서비스를 선보여 신규 소비자 유입과 매출 증대를 꾀하는 시도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2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