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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역시 수영 중계는 SBS’… 배성재‧박태환, 중계 빛났다 [2024 파리]

SBS의 수영 중계에서 배성재 캐스터와 박태환 해설위원의 호흡이 눈에 띈다.이날 경기에서는 금메달 만큼이나 값진 동메달이 2개나 나왔다. 탁구 혼합 복식의 임종훈과 신유빈은 중국에 막혔던 아쉬움을 홍콩을 상대로 말끔하게 털어냈다. 4-0 게임 포인트로 동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두 사람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성호 캐스터와 ‘탁구 레전드’ 현정화 해설위원은 북받치는 감정에 목이 메여 제대로 맛을 잇지 못했다.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의 메달을 획득한 후배들의 활약에 “너무 자랑스럽다.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며 “나이가 들었는지 감격스러운 상황에 울컥한다”며 함께 기뻐했다. 또 신유빈이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할 때마다 “3년 전(도쿄올림픽)과 확실하게 달라졌다. 이젠 한국 여자 탁구의 대표가 됐다”며 극찬했다.임종훈과 신유빈에 이어 남자 유도 81㎏에서도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주인공이 나왔다. 이준환 선수는 아쉽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전 끝에 세계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에게 절반승을 따냈다. 조구함 SBS 해설위원은 “본인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고 동메달을 따기 위한 동기부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최고의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다. 욕심을 내 무리한 공격은 안 된다”며 침착한 플레이를 주문했다.연장전 접전 끝에 이준환 선수가 동메달을 확정하자 조 해설위원은 “마지막에 정말 제 심장이 철렁거렸다”며 “컨디션이 100%가 아니어도 매트 위에서 마인드 컨트롤하는 모습은 신예임에도 프로다웠다. 앞으로 어떤 업적을 세울지 모를 정도로 기대가 된다.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함께 중계에 나선 김윤상 캐스터도 “한국 유도의 새로운 미래! 차세대 에이스가 아니라 이제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수영 중계에서 믿고 보는 배성재 캐스터와 박태환 해설위원의 호흡은 매 경기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박태환은 자신의 뒤를 이어 수영을 이끌고 있는 ‘황금세대’의 활약에 ‘선배 미소’가 지어지는 해설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SBS 수영 해설위원으로 나서고 있는 박태환은 배성재 캐스터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 있다. 출전 선수들의 이력과 경기 스타일 등을 막힘없이 상세히 전달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목소리와 톤의 어울림이 좋아 시청자들은 “역시 수영 중계는 SBS”라고 인정하고 있다.박태환은 접영 200m에서 김민섭(7위·1분55초22)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자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이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음 시즌부터 또 멋진 기록과 멋진 레이스를 보여주면 된다”고 응원했다.이어 남자 계영 800m 결승전(황선우·김우민·양재훈·이호준)을 앞두고는 “역사적인 순간에 제가 해설 맡을 수 있게 돼서 영광”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아쉽게도 최종 6위(7분7초26)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후배들의 향한 격려와 응원은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의 아쉬움이 크겠지만 빨리 떨쳐내길 바란다. 그만큼 얻어가는 게 있다. 충분히 잘 했다”며 “앞으로 대회가 많이 있으니 절대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어깨를 두드렸다. 배성재 캐스터도 “포디움에 들지 못했습니다만 대한민국 최초의 단체전 결승전 진출을 해낸 대한민국 수영 어벤져스 아주 멋졌다”며 인사를 건넸다.경기 전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성재 캐스터의 “박태환 위원이 카드를 넘기겠다”는 멘트에 박태환은 “고생한 만큼 맛있는 거 사줄 기회가 있길 바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인데 한도는 없다”며 화기애애한 기운을 불어넣었다.SBS는 31일, 양궁 남자·여자 개인전, 탁구 남자·여자 단식 16강,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유도 남자 90㎏, 수영 남자 200m 배영 등을 중계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7.31 08:31
IT

SKT, 파리올림픽 '팀 SK 출정식' 개최…"기대 부응하겠다"

SK텔레콤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팀 SK 출정식' 행사를 지난달 29일 서울 을지로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행사에는 오상욱, 구본길, 송세라, 윤지수(이상 펜싱), 강경민(핸드볼), 박혜정(역도), 황선우(수영) 등 총 7명의 선수들이 참석했다.펜싱의 구본길, 오상욱은 "이전과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또 패기도 더해졌으니 많은 기대를 해준다면 이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역도의 박혜정은 중계진이 어떤 메달콜을 해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믿었던 박혜정, 일냈다"라는 콜을 영상편지로 부탁하기도 했다.인터뷰 종료 후에는 팬들의 응원 열기와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디지털 성화를 채화하는 'T-성화 채화 포토콜 세리머니'를 진행했다.SK텔레콤은 이날 출정식 행사에서 채화된 T-성화를 활용한 파리올림픽 팀 코리아 응원 대국민 릴레이 이벤트를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할 예정이다.김희섭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목표를 향한 여러분들의 도전과 좌절, 땀과 눈물 등 모든 여정을 응원한다"며 "팀 SK 선수들뿐만 아니라 팀 코리아 선수단 모두의 여정들이 응원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30 10:52
스포츠일반

'파리서 계영 메달' 새역사에 도전하는 수영대표팀, 호주 전훈서 구슬땀..."지구력 확실히 키웠다"

한국 수영이 다음달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창 호주 전훈 중인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은 현재 훈련이 순항 중이며, 호주 코치진의 구체적인 칭찬도 이어졌다고 전해왔다.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제주시청), 이유연(고양시청)으로 구성된 2024 파리 올림픽 대비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이 지난 5일부터 호주 퀸즐랜드주에 있는 선샤인코스트 대학교 수영부와 함께 합동훈련을 실시하며 마이클 팔페리 코치와 함께 특별훈련을 진행 중이다. 호주에서 대한민국 계영 대표팀을 특별 지도 중인 마이클 팔페리(호주) 코치가 한국 역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 전망에 “역량과 재능은 분명히 있다”라고 밝혔다. 대한수영연맹은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수영 역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목표로 이번 전지훈련을 추진했다. 지난 2년간 호주 멜버른에서 이안 포프 코치, 리차드 스칼스의 지도를 받아 아시아신기록으로 남자 계영 800m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단은 올해도 ‘약속의 땅’ 호주에서 이번에는 마이클 팔페리의 지도하에 담금질 중이다. 팔페리는 현재 여자 계영 800m 세계기록을 합작한 호주 국가대표 브리아나 트로셀과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계영 400m 금메달리스트 잭 인세르티를 육성했다.“강도 높은 웨이트와 수영을 병행하는 호주 선수에 비해 기술적으로 더 효율적인 수영을 할 줄 알고 물에 대한 감각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육성선수단의 첫인상을 평가한 팔페리는 “김우민은 충분히 더 빠를 수 있는데 아직 발견되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고 느꼈고, 이호준은 순간적인 가속력이 탁월해 김우민과 마찬가지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평가했다. “황선우는 아직 어리니 50, 100, 200m에 거쳐 철학적으로 접근한다면 더욱 장성하는 선수가 될 것이고, 이유연은 성격도, 영법 스타일도 나머지 네 선수와 다르지만, 곧잘 따라올 만큼 빨라서 인상적이었다. 양재훈은 힘으로 더 버텨보려는 자세와 도전적인 요소를 겁내지 않아 호주 선수들과 비슷한 스타일”이라며 칭찬했다. 한국의 파리 올림픽 단체전 메달 가능성에 대해서는 “1분 44초대 1명, 45초대 1명, 46초대 2명이라면 이론상으로는 현재 호주 대표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모든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라며 “개개인으로서도 잘해야 하지만, 한 팀으로서도 결속력 있게 본인이 얼마만큼의 몫을 해낼 수 있는지 스스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선수단을 지켜보는 전동현 지도자는 “2년 전 이안 포프는 무척 섬세하고, 정확한 영법을, 작년 리처드 스칼스는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지도자였다면, 팔페리는 체계적인 훈련을 강조하는 편”이라며 “이미 효율적인 수영을 하는 우리 선수 개개인에게 필요한 지상 훈련 및 웨이트 프로그램을 일대일로 구성해 맞춤형으로 수중 훈련과 병행하고 있어 체력적으로 많이 향상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선수단도 지난 3주간의 훈련 진행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선우는 “매 순간 훈련 강도가 높아 모든 훈련량이 다 기억에 남을 정도”라며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지구력을 확실히 얻어간다”라고 말했다. 이호준은 “이미 강도 높은 훈련을 뜨거운 태양과 강한 바람을 맞으며 진행하는 그 자체가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강인한 정신력을 키우는 데는 효과가 크다”라며 “팔페리 코치님이 기준을 높게 잡아 항상 강도 높은 수행 능력을 요구해 더욱 집중하고 매 순간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임한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리는 시점에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단은 다음 달 3일까지 특훈을 소화하고 귀국한 뒤, 재정비 후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제21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로 떠날 예정이다. 이은경 기자 2024.01.23 10:16
스포츠일반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 "AG 계영 금메달이 목표라니까 미쳤다고 했죠...이젠 올림픽 금이 새 목표" [IS인터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뜨겁게 달궜던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이 더 뜨거운 2024년을 준비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역대 AG 최고 성적을 거둔 준비 과정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에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정훈(51) 경영대표팀 총감독에게 항저우의 짜릿한 성공에 대한 비하인드와 한국 수영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에 관해 직접 들어 봤다. 한국 경영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특히 남자 계영 800m에서 따낸 금메달은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이었다. 이정훈 감독은 이달 초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파리 올림픽 목표는 계영 800m 금메달”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 종목의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단체전 우승을 최우선 목표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감독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20년 11월 경영대표팀 총감독으로 선임될 때부터 ‘단체전에 먼저 집중하면 개인 성적도 따라온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이 감독은 대표팀 총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대한수영연맹에 제출한 계획서에 ‘2022 항저우 AG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이 목표’라고 썼다. 당시 대부분의 수영 관계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이정훈 감독은 당시 분위기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미친놈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나 3년 뒤에 이는 현실이 됐다. 이정훈 감독이 가장 크게 신경 쓴 건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거 박태환의 경우 후원사를 통해 호주 등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다른 선수들은 ‘박태환도 촌외 훈련을 하는데 우리가 굳이 선수촌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생각을 암암리에 했다. 이 감독은 이런 분위기가 대표팀에 독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뛰어난 자유형 선수들을 모아 계영 훈련에 집중했다. 가장 기록이 좋은 황선우(강원도청)가 끌고 나가면서 김우민(강원도청), 이호준(대구시청) 등 다른 선수들도 황선우 페이스를 기준으로 따라가게 됐다. 계영 팀이 함께 나가는 호주 전훈을 했고, 계영 전담 코치가 이들과 함께했다. 계영 팀의 기록이 함께 올라가자 전반적인 대표팀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훈련 분위기도 어느새 뜨거워졌다. 이정훈 감독은 “지난 2년간 수차례 진행한 호주 전훈에서 호주의 이언 포프 코치가 선수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 보고 그걸 잘 배워 온 것 같다. 계영팀을 맡은 전동현 코치가 젖산 훈련(단거리 위주로 체력 소모가 크고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과 유산소 훈련(상대적으로 훈련 때 스피드를 많이 올리지 않는 장거리 위주의 훈련) 방법과 비율 같은 부분을 세부적으로 잘 흡수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정훈 감독은 “호주의 코치들은 오히려 선수의 컨디션이 너무 좋을 때 훈련에서 오버페이스하는 걸 철저하게 막더라. 대신 강도 높은 훈련을 할 때는 가차없이 몰아친다. 선수들의 특성과 스타일에 따라 맞는 훈련을 시키는 방법 등 호주 전훈을 할 때마다 우리 것과 잘 융합해서 우리만의 훈련 체계를 만들었다. 또 이를 우리 코치들이 자신들이 맡은 부분에서 너무나 훌륭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수영 지도자들이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만 국제대회 금메달 선수를 배출한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것뿐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 지도자들도 큰 자부심을 얻었다”고 했다. 계영팀의 페이스가 눈에 띄게 올라가면서 전체 경영대표팀의 훈련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정훈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대표팀에 들어가서 훈련하면 무조건 실력이 더 좋아진다’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종목별로 자신의 기량보다 몇 단계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분위기를 바꿨다. 수영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던 김서영(경북도청)은 항저우 대회를 마친 후 “솔직히 이전까지는 많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 ‘경험하고 오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항저우에서 확실한 목표치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회 때는 서로 응원하는 하나의 팀이란 느낌이 정말 강했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거쳐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김우민과 이호준의 기록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유연(한체대)과 양재훈(강원도청)은 계영 800m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고, 항저우 AG 결승에 나선 양재훈은 놀라운 기록 향상을 보여줬다. 이처럼 대한수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 이정훈 감독의 현실적이면서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시키는 코칭을 비롯해 전문적인 영역을 효율적으로 나눠 선수들을 끌어올린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선수들의 노력과 어우러져 한국 수영을 한 단계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여기에서 안주하는 게 아니다. 이정훈 감독은 ‘계영팀 경쟁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그는 “항저우 계영 금메달리스트들이 파리 올림픽에 그대로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 고등학생들 중에 김준우(광성고) 김영범(강원체고) 노민규(경기고)처럼 체격이 뛰어나고 기록 향상 추이가 눈에 띄는 유망주들이 몇 명 있다. 이들도 계영 800m 경쟁 풀에 들어갈 것”이라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오는 23일에는 수영 대표선발전이 열린다. 이후 내년 2월에는 도하 세계선수권이 예정돼 있고, 8월에는 파리 올림픽이 열린다. 이정훈 감독은 “대표 선수가 확정되면 계영팀은 올림픽 전까지 세 차례 정도 더 해외 전훈을 진행할 계획이다. 계영 800m 팀은 큰 국제대회 결승 때마다 목표치에서 늘 0.6초 정도 덜 나왔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 끌어올린다면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은경 기자 2023.11.13 07:37
스포츠일반

[이제는 APG] "쌤, T에요?" 은퇴 기로 섰던 리우 3관왕이 평정심을 되찾은 사연

장애인수영 스타 조기성(27)은 지난 8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장애인수영세계선수권에서 ‘깜짝’ 금메달을 땄다.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한국 장애인체육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조기성이지만 이번 메달은 의미가 남달랐다. 무려 8년만에 따낸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자, 주종목 자유형이 아닌 평영(50m)으로 따낸 쾌거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좌절 끝에 찾은 새로운 영법으로 도전에 나선 조기성이 다시 세계무대 정상에 올랐다. 은퇴 기로에서 조기성 일으킨 ‘대문자 T’들조기성은 2016 리우 패럴림픽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서 은메달 3개에 그친 조기성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자유형 100m 5위, 자유형 200m 6위에 머물렀다. 장애가 심해지면서 기록에 영향을 미쳤다.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시간이 갈수록 관절과 근육이 굳고 있다. 좌절한 조기성은 급기야 은퇴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조기성은 주변의 도움을 받고 다시 일어섰다. 특히 대회 현장에서 함께 한 심리 코치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조기성은 “나는 MBTI(성격유형지표)가 ‘INFP’라서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땅굴로 파고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대문자 T(극도로 이성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 코치님들 조언 덕분에 현실을 깨달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엔 일희일비하고 자신보다 승부에만 신경을 썼다. 하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건 내버려 둬”라는 심리 코치들의 조언을 들은 후 달라졌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상대 선수를 인정하는 여유도 생겼다. 최근 자신의 부진도 ‘과거형’으로 내버려 두는 여유도 찾았다. 그는 “예전엔 금메달을 못 따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패럴림픽 3관왕이 APG에서 은메달만 3개 땄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메달 못 딴다고 3관왕 업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도쿄 패럴림픽 노메달도 내 전부를 수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려놓고 보니 이젠 경쟁을 즐길 수 있게 됐다”라고 웃었다. 배형근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상체 의존이 아닌. 허리를 쓰는 방법까지 터득한 조기성은 자유형 기록을 조금씩 단축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조기성은 "주변에 이렇게나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항저우 넘어 파리로” 조기성은 오는 22일 열리는 항저우 APG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다만 변수가 생겼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조기성의 부활을 이끈 평영과 주 종목인 자유형 200m가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 부족으로 제외된 것이다. 조기성은 자유형 50m와 100m, 배영 50m 세 종목에만 나선다. 조기성은 “주 종목이 사라져 아쉽지만, 내년 파리 패럴림픽의 전초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지난 아시안게임(AG)에서 황선우·김우민의 금빛 역영을 TV로 지켜봤다는 그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기분이 좋기도 하고 동기부여가 됐다. ‘나도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솟았다”라고 말했다. 조기성은 “이번 APG에서 메달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축제를 즐기려고 한다. 하지만 부담감만 내려놨을 뿐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건 변함없다. 수영 커리어를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장애를 딛고 패럴림픽 3관왕 새역사를 쓴 그는 은퇴 위기를 딛고 평영이라는 새 영법에 도전해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제 APG에서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도전의 아이콘’인 그에게 ‘도전’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조기성은 "도전이라는 거창한 말보단 나는 그저 수영이 즐겁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이라는 게 다르게 생각하면 별 건 아니다. 모두가 도전 중이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천=윤승재 기자 2023.10.17 08:00
스포츠일반

[창간특집③ 황선우 인터뷰] "한국 수영 단거리 세계챔피언은 불가능? 편견 깨고 싶어 더 욕심 난다"

황선우는 지난해 18세 나이에 수영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박태환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웠고,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 처음 나가서 자유형 100m 아시아신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장 밖에서 미디어 앞에 설 때의 그는 ‘신기하고 즐겁다’는 듯한 표정으로 소년처럼 이야기한다. 황선우는 이달 초부터 3주간 소속팀 선수들과 튀르키예 고산지대 훈련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와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어린 시절 박태환의 금메달을 보며 수영 선수의 꿈을 키웠을 거 같다. 박태환처럼 중장거리를 선택하지 않고 단거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먼저 자유형 영법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유형에는 두 가지 영법이 있다. 양쪽에 동일하게 힘을 실어주는 정박자(기본) 영법과 한쪽에 힘을 더 실어주는 로핑 영법이 있다. 로핑 영법은 정박자 영법과 비교했을 때 단거리에 더 적합하다. 어릴 때부터 로핑 영법이 내 몸에 더 맞다고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훈련했다. 계속해온 로핑 영법이 몸에 익어서 그런지 100m와 200m가 더 맞는 것 같다.” -‘한국 수영에서 단거리 세계 챔피언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거기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었는지. “그런 편견을 깨고 싶어서 단거리 종목에 더 욕심이 난다. 한국에서 단거리 세계 챔피언이 나오기 힘들다는 선입견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하다 보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여섯 살 때 수영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수영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무엇이었나. “스피드다. 물속에서 느껴지는 스피드가 지상과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돌아봤을 때 실력이 확 늘었다고 느낀 시점이 있다면. “중학교 3학년 때 출전했던 맥도날드 챔피언십인 것 같다(이 대회는 2018년 12월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렸다. 황선우가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까지 유일하게 참가했던 해외의 국제대회였다). 평소와 느낌이 조금 달랐다. 페이스 조절 능력과 레이스 운영, 그리고 후반 지구력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이 대회에서 당시 자유형 200m 개인 최고기록인 1분51초를 2초 앞당겼다.” -지난 6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와 100m를 석권한 포포비치의 성장이 놀랍다.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는 포포비치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둘의 체격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던데.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포포비치 선수가 자유형 100m에서 세계신기록(46초86), 자유형 200m에서 1분42초대를 기록하는 등 정말 엄청난 기량을 보여줬다. 도쿄 올림픽 때만 해도 나와 기록이 비슷했는데, 1년간 기록을 놀라울 만큼 단축했더라. 나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피지컬을 보면, 포포비치 선수는 기존의 세계적인 단거리 선수들처럼 큰 근육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말랐지만 탄탄한 근육을 보유한 선수다. 그리고 나보다 리치(팔 길이)가 10㎝정도 더 긴 이점이 있다. 하지만 물을 잘 타는 내 장점을 살려서 급하지 않게 나만의 레이스를 운영하며 포포비치와 경쟁하고 싶다. 포포비치 역시 계속 발전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속도에 뒤처지지 않게 나도 훈련에 매진해서 기록을 단축해 가겠다.” -어릴 때 ‘넘사벽’으로 보였던 라이벌을 넘어선 기억이 있나. “어릴 때는 딱히 라이벌을 두지 않았다. 굳이 라이벌을 만든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기록이 내 라이벌이다. 그래서 나는 옆 레인의 누군가를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 항상 내 기록을 깨려고 노력했다. 가장 좋은 기록을 세웠을 때 수영했던 느낌을 살려 매번 그 기록을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레이스를 펼쳐왔다.” -자신의 기록과 싸워가는 수영 선수는 훈련하는 내내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도록 다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거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게을러지지 않고 마음을 다잡는 습관이 되어있어야 (나태함을) 극복할 수 있는 거 같다. 수영은 개인종목이기 때문에 내가 훈련을 소홀히 하면 나만 뒤처진다. 그래서 훈련에 더 집중하고 기록 관리를 신경 써야 한다. 혼자 노력하는 부분 외에 연습은 동료들과 다 같이 하다 보니 서로 경쟁도 하고 응원도 해준다. 나태해지지 않게 도와준다.” -코로나19 탓에 최근 2~3년간 국제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아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했다.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첫 올림픽을 치렀는데, 멘털 관리는 어떻게 했나. “여러모로 걱정이 많이 되긴 했다. 그래도 너무 욕심내지 않고 내가 가진 모든 기량을 보여 주자라는 생각이었다. 자유형 200m 결승 레이스에서 경험 부족으로 오버페이스를 했다. 후반부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조금 아쉬운 등수(7위)를 받았다. 그래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개인기록을 경신했고, 많은 경험을 얻어와서 만족한다. 도쿄 올림픽 때는 멘털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 했다. 첫 세계 메이저 무대였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했던 날만 생각하며 경기했다.” -6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를 포함한 한국 남자팀이 계영 800m 한국신기록을 경신(7분06초93·2021년 종전 신기록 대비 2초96 단축)했다. 그동안 ‘한국 계영은 그냥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는 종목’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통쾌한 반전을 줬다. “세계선수권대회 계영 800m에서 한국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고, 결승에 진출해 6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계영 800m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의 기록이 자신의 베스트 기록에 못 미치는 기록들이었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훈련하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더 보여 줄 수 있는 게 많다.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일상 속의 평범한 청년 황선우도 궁금하다. 친구들이 평가하는 황선우는 어떤 사람인가. “그냥 평소에는 계속 수영만 한다. 휴가 때 여유를 잠깐 즐기다 다시 수영만 하는 사람?(웃음)”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엄청나게 먹는 양이 많은 거로 유명했다. 혹시 황선우 선수도 ‘대식좌’인가. “그냥 보통보다 조금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대식가 스타일은 아닌 거 같다(웃음).” -세계신기록 도전에 대해 로드맵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모든 수영 선수들이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 싶어 할 것이다. 세계신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 선수라는 증명이다. 하지만 나는 세계기록을 경신한다는 생각보다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한다는 목표를 잡는다. 조금씩 목표에 다가가면 세계신기록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을 목표로 세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이은경 기자 2022.09.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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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고집’ 황선우 “내 단거리 기록, 내가 깬다”

‘수영 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는 도쿄올림픽을 벌써 잊었다. 황선우는 11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포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신기록(47초56)을 세우는 등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황선우가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그가 더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의외로 담담했다. 올림픽에서 보낸 달콤한 순간을 뒤로하고 다음 목표만 생각하고 있었다. 황선우는 “내년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이 열린다. 자유형 50, 100, 200m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또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는 중국의 닝쩌타오가 2014년 10월 작성한 종전 아시아기록(47초65)을 7년 만에 0.09초 단축했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한국신기록(1분44초62)을 세웠다. 비록 메달을 터치하진 못했으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겨루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지난 1일 올림픽을 마치고 입국했을 때 수백 명의 팬이 모였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는 4000명에서 22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황선우는 벌써 미래를 생각한다. 단거리에서 상위권에 들려면 체격을 더 키워야 한다. 키 1m87㎝, 체중 72㎏인 황선우는 “한국에선 내 체격이 큰 편인데 올림픽에선 작더라”며 웃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5관왕에 오른 케일럽 드레슬(25·미국)이 옆에 섰을 때 황선우는 왜소해 보였다. 드레슬의 키는 1m91㎝, 체중은 88㎏이다. 이정훈 경영대표팀 감독은 “체격이 작은 선우가 괴력을 보인다고 외국 지도자들이 깜짝 놀라더라. 다들 ‘몬스터’라고 불렀다”면서 “그게 선우의 부족한 점이기도 하다. 점차 체중을 5㎏ 정도 늘릴 예정이다. (성장기가 끝나가는) 이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근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도 “체격을 키우면 나도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훈련 방법도 바뀔 수 있다. 황선우는 서울체고 수영장, 진천선수촌 등 국내에서만 훈련했다. 해외 대회 출전은 2018년 호주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이 유일했다. 제대로 된 국제대회는 도쿄올림픽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레이스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 200m 결승에서는 150m까지 1위였지만,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오버페이스였다고 해도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경기한 건 대단했다.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페이스 조절 능력을 키우려면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많이 겨뤄봐야 한다. 잘하는 선수들이 앞뒤에서 레이스를 끌어줘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도 “해외 전지훈련도 가고,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과거 박태환처럼 해외 지도자, 트레이너, 치료사, 훈련 파트너 등이 있는 전담팀을 꾸릴지는 미지수다. 이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황선우의 마음을 잘 읽는 지도자여야 한다. 황선우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말 황선우에게 자유형 400m를 권유했다. 서양 선수들보다 체격이 상대적으로 왜소한 아시아 선수들은 자유형 100m나 200m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게 통념이었다. 그런데 황선우는 “400m는 뛰기 싫다. 체력이 부족해 힘들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황선우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결국 황선우는 단거리를 잘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그는 “아직 단거리가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내 기록을 경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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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된 황선우 "이제 내 기록 경신이 목표"

'수영 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는 도쿄올림픽에서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의 기록은 중국의 닝쩌타오가 2014년 10월 자국 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아시아기록(47초65)을 약 7년 만에 0.09초 단축한 것이었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1분44초62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비록 두 종목 모두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그러나 황선우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지난 1일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입국했을 때는 수백명의 팬들이 모였다. 올림픽 전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어는 4000명이었지만, 11일 현재 22만명이 넘는다. 그의 엄청난 활약에 대한수영연맹은 11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황선우에게 1000만원 포상금을 지급했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황선우는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선우는 담담했다. 화려했던 도쿄올림픽 여운을 뒤로 하고 다음 목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내년에는 세계수영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이 열린다. 자유형 50·100·200m에서 가능하면 금메달을 따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시상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체격 키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황선우는 키 1m87㎝에 체중 72㎏이다. 그는 "한국에선 내가 체격이 큰 편인데 올림픽에선 작더라"며 웃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5관왕에 오른 케일럽 드레슬(25·미국)이 옆에 섰을 때 황선우는 왜소해 보였다. 드레슬의 키는 1m91㎝, 체중은 88㎏이다. 황선우와 키는 비슷하지만 체중에서 큰 차이가 났다. 이정훈 대표팀 감독은 "선우 체격이 작은 데도 엄청난 괴력이 나와서 외국 지도자들이 깜짝 놀라더라. 다들 '몬스터(괴물)'라고 표현했다"면서 "그런데 그게 부족한 점이기도 하다. 점진적으로 체중을 5㎏ 정도 늘릴 예정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근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도 "체격을 키우면 나도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 훈련 방법도 바뀔 수 있다. 황선우는 서울체고 수영장, 진천선수촌 등 국내 지도자들과 국내에서만 훈련했다. 해외 대회 출전은 2018년 호주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이 유일했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계영에만 나갔다. 제대로 된 국제대회는 도쿄올림픽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레이스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 200m 결승에서는 150m까지는 1위였지만,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오버페이스였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경기한 건 대단하다. 그래서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페이스 조절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많이 겨뤄봐야 한다. 다른 잘하는 선수들이 앞뒤에서 레이스를 끌어줘여 기록을 더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도 "해외 전지훈련도 가고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태환처럼 해외 지도자, 트레이너, 치료사, 훈련 파트너 등이 있는 전담팀을 꾸릴 지는 미지수다. 이 감독은 "외국의 유명한 코치든 국내 코치든 가장 중요한 건 황선우의 마음을 잘 읽는 지도자여야 한다. 황선우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고 가르친다면 안 좋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말 황선우에게 자유형 400m를 권유했다. 서양 선수들에게 비해 체격이 상대적으로 왜소한 아시아 선수들은 자유형 100·200m에서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선우는 "자유형 400m는 뛰기 싫다. 체력이 부족해 힘들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황선우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런데 황선우는 아시아 선수도 자유형 100·200m에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이 감독이 말한 '황선우의 마음을 읽는 지도자'는 이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황선우는 "아직은 자유형 단거리 종목에서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아시아 선수도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 전까지 자유형 100m는 47초대, 자유형 200m는 1분44초대를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순식간에 이뤘다. 그에겐 이제 구체적인 기록 목표는 없다. 황선우는 "앞으로는 제가 세운 기록을 경신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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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태환 꿈이 아니다, ‘엇박자 수영’ 황선우

황선우(18·서울체고)는 박태환(32) 이후 잠잠했던 한국 남자 수영에 등장한 무서운 신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딸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50m, 100m, 200m와 계영 800m 등 경영 4개 세부 종목에 출전한다. 그의 주 종목은 자유형 200m.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96으로 주니어 세계 기록을 썼다. 올 시즌 세계 5위에 해당한다. 황선우는 “1분44초대 기록이라면 올림픽 메달이 더는 꿈이 아니다. 메달을 딸 수도 있다”며 기뻐했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기수로 ‘배구 여제’ 김연경과 황선우를 선정했다. 황선우 앞에는 ‘제2의 박태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2003년생인 그는 박태환에 대해 잘 모른다. 황선우는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2008년 난 다섯 살이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국내 대회에서 태환이 형을 만난 적이 있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며 겸연쩍어했다. 황선우의 체격(키 186㎝, 몸무게 72㎏)은 박태환(키 183㎝, 몸무게 74㎏)과 비슷하다. 수영 스타일은 다르다. 박태환은 중장거리에 뛰어났지만, 황선우는 단거리를 선호한다. 황선우의 자유형 100m 기록은 48초04다.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는 47초대 선수들이 즐비해서 황선우의 기록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도 황선우는 “기록은 자유형 200m가 좋지만, 난 자유형 100m에 대한 애착이 크다. 신체조건이 불리한 아시아 선수들이 단거리에서 빠른 기록을 내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100m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했다. 또 황선우는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4·미국) 등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로 하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을 구사한다. ‘엇박자 수영’으로 한쪽에 힘을 더 싣는 비대칭 스트로크다. 황선우는 오른쪽 스트로크를 할 때 힘이 더 실린다. 그는 “다섯 살에 수영을 처음 했는데 본능적으로 이런 영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황선우는 유튜브에서 수영 영상을 찾아보는 게 취미다. 그는 “쉬는 날에는 하루 종일 수영 동영상만 본다. 특히 미국 수영 선수 케일럽 드레슬을 좋아한다. 올림픽에서 같이 레이스를 펼친다면 엄청난 영광”이라고 했다. 드레슬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미국)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드레슬은 도쿄올림픽 개인 종목 자유형 50m와 100m, 접영 100m에 출전한다. 황선우는 “난 운동 신경이 뛰어난 편이 아니다. 축구도, 달리기도 못 한다. 수영을 위해 타고난 재능도 거의 없다. 힘이 부족하고, 폐활량도 크지 않다. 평영은 정말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기록이 점점 빨라지는 이유는 뭘까. 그는 “10년 넘게 수영하는 동안 슬럼프가 없었다. 매일 반복하는 훈련이 난 재미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훈련을 제대로 못 해 답답했을 정도”라고 했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황선우는 “현재 컨디션은 70% 정도 올라왔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이 큰 무대여서 많이 떨린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는 오는 19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은 25일, 200m 예선은 27일 열린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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