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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메시, 예상 뒤엎은 ‘깜짝 이적’… 사우디 아닌 미국행→바르셀로나는 “행운을 빌어”
리오넬 메시(36)의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친정’ FC바르셀로나도 아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였다.인터 마이애미는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메시 관련 영상을 올렸다. 이적과 관련된 소식이 담긴 내용들이 영상에 여럿 나왔는데, 구단은 이 게시물을 통해 메시의 합류를 암시한 것이다. ML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더 자세히 메시 이적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MLS는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와 MLS에 합류하기를 원한다”며 “메시가 올여름 인터 마이애미와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기쁘다. 공식적인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이 남아있지만, 역사상 위대한 축구선수 중 한 명을 리그에서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2000년부터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뛴 메시는 전설을 써 내려갔다. 분위기는 자연히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하는 방향으로 흘렀지만, 2021년 팀의 재정난으로 이적을 해야만 했다. 그의 다음 팀은 스타 군단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메시는 PSG에서 녹록치 않은 생활을 했다. 이적 초반에는 프랑스 적응에 애먹으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내 프랑스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뽐냈지만,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아울러 메시는 지난달 시즌 중 구단과 협의 없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오는 등 물의를 일으켜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PSG와는 2년 계약을 끝으로 결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행선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친정’ 바르셀로나가 2년 만에 메시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추진했다. 막대한 부를 제안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이전부터 메시에게 관심을 보였던 인터 마이애미 역시 손을 뻗었고, 삼파전 양상이었다. 메시가 30대 중반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럽 정상급 기량을 갖춰 바르셀로나와 로맨스를 기대하는 시선이 적잖았다. 그러나 영국 BBC는 “메시는 이번 여름 바르셀로나로 복귀를 원했지만, 다음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시행될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때문에 야심 찬 복귀 계획을 이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 합류 소식을 전하면서 “구단은 메시가 새로운 프로 무대에서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선수의 아버지이자 대리인인 호르헤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메시가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을 고려했지만,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후안 라포르타 회장에게 알렸다. 라포르타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받아온 스포트라이트와 압박감에서 벗어나 부담이 적은 리그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메시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했다”고 성명을 냈다.
결국 ‘메시 모시기’ 승자는 인터 마이애미였다. 앞으로 메시가 뛰게 될 인터 마이애미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다. 스타 플레이어를 모으길 원하는 인터 마이애미와 MLS가 메시 영입에 힘을 합친 것으로 알려졌다.MLS는 과거 유럽에서 명성을 떨쳤던 스타들을 모아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곤살로 이과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등 수많은 스타가 앞서 미국으로 향했다. 대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미국을 택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번 메시 영입은 스케일이 다르다. MLS까지 팔을 걷고 나섰다. BBC는 “마이애미와의 메시의 계약에는 아디다스, 애플과 같은 브랜드와의 협업이 포함돼 있다”며 “메시는 라이프 스타일, 축구를 넘어선 대형 브랜드와의 계약 등 다양한 이유로 MLS 팀인 인터 마이애미를 택했다”고 짚었다.미국 스포츠지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MLS는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가 올 시즌부터 중계를 10년간 맡는데, ‘시즌 패스’(한 시즌 중계 패키지 이용권) 수익 일부를 메시에게 주는 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역시 MLS를 통해 창출된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는 제안을 고심했다고 한다. MLS는 메시가 미국에서 계속 뛴다면, 은퇴 당시 몸담은 구단의 지분을 주는 조건도 제안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메시가 미국으로 향하면서, MLS는 더욱더 뜨거운 축구 열기와 리그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MLS는 “메시의 이적은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경기장은 물론, 애플 TV 앱의 시즌 패스를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꼭 봐야 할 선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메시는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이끌면서 화려한 커리어에 방점을 찍었다. ‘월드컵 우승’이란 숙원을 푸는 동시에 8번째 발롱도르 수상에 한발 다가섰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올 시즌에도 메시는 유럽 무대에서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다. 2022~23시즌 프랑스 리그1 32경기에 출전해 16골 16도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희웅 기자
2023.06.08 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