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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맛의 세상

사진 찍는 법을 배우기 위해 사진 촬영 기법에 대한 책들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그 책들은 대체로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이게 무슨 소리지? 사진에 대한 이 선언적 개념이 사진 초보자인 제게는 전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카메라 각 부위의 기능을 이해하고 적정 노출 값과 안정적인 구도를 잡는 법을 익혔습니다. 사진 전공 선후배가 저를 가르쳤습니다. 제 딴에는 잘 찍은 것이 분명해 보였는데 그들은 긴 말도 하지 않고 필름을 쓰레기통에 던졌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어느 가을날 해질녘에 카메라를 들고 뷰파인더 너머의 세상에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찍고 있는 것은 물체가 아니잖아. 물체가 내는 빛이잖아. 나는 빛만 보면 되잖아.’ 눈앞에 물체는 사라졌고 빛만의 세상이 열렸습니다. 뷰파인더에서 눈을 뗐을 때, 저는 이 세상이 빛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는 선언적 개념은 머리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겪어야 알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빛을 보고 난 다음의 세상은 그 전의 세상과 달랐습니다. 사진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미술 작품을 보는 눈도 바뀌었습니다. 빛을 본 사람의 작품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작품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빛의 예술’에서만 있는 것이 아님을 여러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종합해서 정리하면 대충 이러합니다. “초초초집중을 하면 감각이 한순간에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빛을 보았으면 사진을 잘 찍게 되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빛에다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사진으로 보여주는 일은 참으로 어렵고, 이런 것은 금방 이뤄지지가 않습니다. 저는 사진으로 그 경지에까지 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다른 분들이 애써 빛에다 담아놓은 아름다운 마음을 즐기는 것만으로 기쁨을 얻고 있습니다.제 직업이 맛칼럼니스트인지라 빛을 보았듯이 맛의 세계에서도 한순간에 확 열리는 어떤 경지가 있지 않을까 참 오랫동안 관찰을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그 경지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맛의 세계는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처럼 명료하게 딱 떨어지는 선언적 개념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거칠게나마 이유를 달자면, 입안에 음식물을 넣으면서 맛을 즐길 때에 동원해야 하는 감각이 워낙 복합적이라는 사실이 첫째 이유이고, 입안에 넣을 수 있는 음식물 자체가 참으로 다종다양해 분별의 경험이 수시로 무화되는 것이 둘째 이유이며, 음식물을 입에 넣는 순간에 그 음식물은 사라지고 극히 개별적인 경험 안에서 그 음식물의 맛에 대해 소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셋째 이유입니다.그럼에도 맛의 세계를 공부하는 태도는 스스로 분명히한 바는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맛칼럼니스트로서의 직업적 책무에서 비롯한 것이라 보편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아래의 글은 한쪽 눈을 감고 무심히 읽으시면 됩니다.맛을 즐긴다는 것은 단지 먹을거리가 입맛에 맞는지 안 맞는지 따지는 일이 아닙니다. 음식 재료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그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맥락을 살피면서 먹는 것이 진정으로 음식을 즐기는 일입니다.사진의 세상은 빛의 세상이듯이, 맛칼럼니스트의 세상은 맛의 세상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맛이 있습니다. 먹지 않는 것이라 하여도 그 맛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 앞에 놓은 키보드에서는 찝찌름한 땀 맛이 나고, 문구용 가위에서는 시큼하면서 싸아한 금속성 맛이 납니다. 공기도 맛이 있습니다. 늦은 봄날 아침에 비가 내리고 난 다음의 공기는 달콤하고, 가을날 오후 소낙비 내리고 난 다음의 공기는 비립니다. 사람들도 맛이 다 다릅니다. 밭일로 흙투성이가 된 할머니의 몸에서는 화사한 매화 향기가 나고, 분칠을 곱게 하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여사님에게서는 그 멀리에서도 닭똥 냄새가 납니다. 이 글이 인쇄되어 있는 신문지도 맛이 있습니다. 곧은 심기가 활자로 찍혀 있으면 그 맛에 싱싱한 맑음이 있을 것이고, 비열함이 숨어 있으면 쓰고 역겨울 것입니다. 2024.10.31 07:00
프로야구

'유니폼에 핏빛+흙투성이' 박해민 "내가 할 수 있는 야구"···전환점은 1시간 면담

LG 트윈스 박해민(34)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전에서 도루 3개를 기록했다. 이날 KBO리그 역대 5번째 개인 통산 400도루를 달성한 그의 유니폼 상의는 흙투성이였다. 하의 오른 무릎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야구가 이런 거다"라고 했다. 박해민이 말한 건 바로 '뛰는 야구'다. 빠른 발과 주루 센스, 그리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최대 강점이다. 박해민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엔 도루 32개로 이 부문 4위에 올라있다. 박해민이 한 시즌 30도루를 넘긴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전준호-이종범-정수근-이대형에 이어 역대 5번째로 400도루 고지를 밟은 박해민은 이제 500도루를 향해 달린다. 그는 "기록 달성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2026년쯤 달성하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 도루는 전준호의 549개다.관건은 타격이다. 박해민은 "점점 나이가 들고 있다. 결국 타석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또 자주 출루해야 도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다치지 않고 타격 숙제를 해결해야 (500도루) 달성 기간이 단축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통산 6시즌 동안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장했다. 올 시즌 역시 LG가 치른 95경기에 모두 나섰을 정도로 튼튼한 몸과 체력을 갖고 있다. 올해 4월까지는 20도루를 올릴 만큼 페이스가 빨랐다. 그러나 5월 5도루, 6월 1도루에 그쳤는데 이는 타격 슬럼프와 무관치 않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와 박해민이 타격폼을 바꾸고 고전하고 있다. 그렇게 폼을 바꾸지 말라고 얘기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터닝 포인트는 염경엽 감독과의 면담이었다. 박해민은 지난 12~14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에서 1시간 동안 타격에 대해 대화했다. 염 감독은 좌타자 박해민의 타구 방향이 1루 쪽으로 향하는 것을 지적했고, 박해민은 히팅포인트를 조금 더 뒤에 두고 치는 훈련에 집중했다. 그러자 잡아당기는 타구가 줄어들고, 밀어치는 타구가 늘어남에 따라 타격감도 회복하고 있다. 최근 열흘 동안 박해민의 타율은 0.389에 이른다.박해민은 "주춤하던 시기가 있었다. 감독님과 면담 후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겠다"며 "덕분에 (타격감이 올라와) 다시 뛸 수 있는 시간이 왔다. 다시 내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7.23 11:38
프로야구

동점보다 더 중요한 KIA의 보물, 이범호 감독의 '기대-걱정-안도' 감정 변화

김도영(21)은 입단 3년 만에 KIA 타이거즈의 '보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그런 김도영을 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데, 지난 10일 경기에선 짧은 순간 기대와 걱정 그리고 안도감을 한꺼번에 느꼈다고 한다. 이날 1-2로 뒤진 9회 초 2사 1루에서 4번 타자 최형우가 친 타구는 유격수 키를 넘어 좌중간을 향했다. 1루 주자였던 김도영은 최형우가 배트를 휘두르기 전에 이미 스타트를 끊은 상태. 이범호 감독은 "도영이가 스타트를 딱 하길래 (속마음으로 최형우에게) '쳐라'고 했다. 그런데 딱 치더라"고 했다. 이어 "도영이는 웬만한 타구는 다 홈에 들어올 수 있다"며 "역시나 동점을 만들겠다 싶었다"고 돌아봤다. '타자' 최형우가 1루까지 진루하는 사이, '1루 주자' 김도영은 2루-3루를 거쳐 홈까지 들어왔다. 탄력을 받은 후 폭발적인 스피드가 돋보였다. 더그아웃에서 이를 바라보던 사령탑은 마냥 승부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지난해 (주루 도중) 한 번 다친 적이 있다. 또 체력 소모가 많은 시점이라 다칠까봐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몸 상태부터 확인했다. 이미 그의 유니폼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탓에 흙투성이였다. 이 감독은 "도영이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자 '괜찮습니다'라고 하더라. 동점을 만든 것보다 (도영이의 몸 상태에) 제 마음이 더 안정이 되더라"고 웃었다. 김도영은 타석과 누상에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선수다. 11일 현재 타율 0.338 23홈런 6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84개)과 장타율(0.613) 1위, 홈런 2위, 최다안타 3위(113개)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20으로 1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은 리그 2위다. 또한 도루 27개(실패 3개), 성공률 90%의 빠른 발을 자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기자단-팬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월간 최우수선수(MVP)도 두 차례나 선정, 기량과 인기를 몸소 증명했다. 김도영은 11일 경기에서도 1회 초 무사 1, 2루에서 기습 번트 안타로 선제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 2사 후 김선빈의 안타 때 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좌전 안타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김도영을 바라보는 이범호 감독의 표정은 흐뭇하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7.12 05:25
프로야구

이미 흙투성이 유니폼, 165cm SSG 신인 "전력을 다하는 허슬플레이 보이겠다"

경기 종료 후 "올 시즌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라고 밝힌 SSG 신인 내야수 정준재의 상하의 유니폼은 이미 흙투성이였다.SS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선발 투수 송영진(5이닝 1실점)의 호투와 정준재의 결승타 활약 덕분이다. 정준재는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결승타로 장식하는 평생 잊지 못할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SSG가 리드를 뺏기지 않고 4-2로 승리하면서 정준재의 데뷔 첫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동국대 재학 중에 얼리드래프트로 나선 정준재는 올해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입단한 신장 1m65cm의 내야수다. 올해 퓨처스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288을 기록한 뒤 지난 1일 콜업됐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교체 출장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정준재는 7일 LG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9번 타자 2루수로 나선 그는 2회 1사 1, 2루에서 LG 최원태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4회 1타점 2루타루 0의 행진을 깨트렸다. 프로 데뷔 3타석 만에 터뜨린 첫 안타가 결승타로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정준재는 몸을 던져 2루타를 만들었다. 좌중간에 떨어진 코스는 좋았지만 LG 중견수 박해민이 중간에서 커트한 뒤 재빨리 2루에 성공했다. 정준재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먼저 2루에 도착했다. 단타성 타구를 2루타로 만든 것것이다. 정준재는 이후 후속 오태곤의 적시타로 데뷔 후 첫 득점까지 추가했다. 이날 하루에만 데뷔 첫 선발 출장, 안타, 타점, 결승타 기록까지 남겼다. 정준재는 "스타팅으로는 첫 출장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첫 타석에서는 그 긴장 탓인지 여유도 없고 의욕이 앞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코칭 스태프와 선배님들께서 긴장 풀고 지금까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해주셨다. 그 덕분인지 두 번째 타석에서 여유를 가지고 나의 타격 존에 들어오는 공만 콘택트하려고 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첫 안타일 것 같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달 말 2루수 김성현(손목 미세골절)과 박지환(중수골 골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연달아 이탈했다. 이날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은 정준재에게도 좀 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이미 흙투성이가 된 유니폼을 입고 있던 정준재는 "올 시즌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 전력을 다하는 허슬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5.08 15:13
프로야구

'뛰어야 산다' LG 신민재, 대주자 '조연'에서 방망이도 '주연'으로

LG 트윈스 신민재(27)는 뛰어야 산다. 대주자 전문 요원이었던 그가 이제는 방망이로도 주인공이 되고 있다. 신민재는 지난 28일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경기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로 팀의 선두 수성(8-6 승)을 견인했다. 전날(27일) SSG전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을 폭발한 김민성을 대신해 신민재를 내보낸 염경엽 LG 감독의 선택에 100% 응답한 것이다. 이날 신민재가 기록한 3안타는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였다. 그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3안타였다.인천고 출신 신민재는 신장 1m71㎝의 작은 체구 탓에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15년 두산 베어스 육성 선수(연습생)로 입단했다.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뒤 2019년 1군에 데뷔했다. 그의 역할은 백업 선수였다. 특히 빠른 발을 활용한 대주자 전문 요원으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10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잘하면 본전인 역할이 그의 몫이었다. 도루 실패나 주루 미스를 범하면 비난이 쏟아지기 일쑤였다. 무언가 보여줄 시간이 짧았지만, 부담감은 컸다. 결국 잘 뛰어야 1군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는 위치였다. 올 시즌도 출발은 마찬가지였다. 4월 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4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첫 타석을 소화했다. 이날 8회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에 성공한 뒤 연장 10회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서건창이 부진(타율 0.207) 끝에 2군에 내려간 뒤 5월 말부터 신민재는 선발 출장 기회가 늘어났다. 좌타자인 그는 우타자 김민성과 번갈아 출전 중이다. 빠른 발과 함께 타석에서도 강점을 보이면서다. 규정 타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7일 경기에서 개인 첫 3안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3할대(0.307, 86타수 23안타)로 끌어올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종전 2019년 총 19안타)를 경신했다. 5월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4로 맞선 연장 10회 2사 2, 3루에서 끝내기 안타의 기쁨도 누렸다. 신민재는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많은 타석을 경험한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발 출장이 늘어나) 첫 타석에 못 쳤어도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서 또 재정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빠른 발은 여전하다. 도루 1위(18개)다. 지난해 도루왕이자 올 시즌 부문 2위를 달리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17개)과 비교하면 타석 수 소화가 4분의 1수준인 데도 놀랄 만큼 베이스를 훔쳤다. 지난해까지 62.9%였던 도루 성공률도 올해 78.2%까지 올랐다. 그는 "대주자를 해도 상관 없다. 물론 주전으로 나가면 더 좋다. 비중이 커지면서 욕심도 많이 생긴다"고 했다. 28일 경기 후 그의 유니폼은 흙투성이로 덮여 있었다. 슬라이딩 때 생긴 부상 탓에 하의에 핏자국도 보였다. 그는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염경엽 감독은 "신민재가 볼을 잘 골라낸다. 9번 타자로는 출루율(0.366)과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며 "1~2점 차 싸움을 하는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할 때 신민재의 활용폭이 더 넓어진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형석 기자 2023.06.29 15:05
프로야구

'전투 야구' 황성빈은 앞만 보고 질주한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5)은 과감하게 달린다. 롯데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차원에서 사직구장을 7년 만에 방문해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 출발점은 황성빈의 발이었다. 0-0으로 맞선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황성빈은 유격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하주석이 그라운드에 두 번 튕긴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지만 황성빈은 특유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몸을 던졌다. 결과는 세이프. 후속 이대호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황성빈은 4번 타자 전준우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이는 결승 득점이었다. 그는 경기 후 "내가 출루해서 득점까지 이어진다면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무조건 출루하고자 달렸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황성빈의 발은 12일 경기에서도 빛났다. 선발 명단에서 빠진 그는 2-2로 맞선 8회 전준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후속 이대호의 유격수 앞 땅볼 때 하주석이 2루로 토스했지만, 이를 악물고 뛴 황성빈은 재빠르게 2루로 파고들어 병살타를 막았다. 타자 이대호만 1루에서 아웃됐다. 1사 2루에서 정훈의 중전 안타 때 과감하게 홈까지 질주했다. 타구가 짧았고, 한화 마이크 터크먼의 송구 능력을 고려하면 쉽게 하기 힘든 선택이었다. 하지만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으로 홈 플레이트를 먼저 터치했다. 황성빈은 시즌 도중 혜성같이 등장했다. 경남대를 졸업하고 2020년 롯데 2차 5라운드 44순위로 입단한 그는 곧바로 육군 8사단에 입대했다. 지난해 10월 전역, 사실상 올해가 데뷔 시즌이다. 5월 14일 한화전에서는 1군 데뷔전에서 KBO리그 최초로 번트 안타 2개를 기록했다. 이후 손아섭(NC 다이노스)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남아있던 롯데 외야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황성빈은 마치 '전투 야구'를 하듯 몸을 사리지 않고 내던진다. 유니폼은 늘 흙투성이로 뒤덮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황성빈은 그동안 롯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라고 한다. 이대호 전준우 안치홍 한동희 정훈 등 롯데 주축 타자들은 타격에 비해 주력이 떨어진다. 황성빈은 팀 도루 꼴찌(34개) 롯데 공격의 짜임새를 높여주며 청량제 역할을 한다. 타격도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지난 6일 SSG 랜더스전에서 노경은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1번 타자-초구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10일 KT 위즈전에서는 데뷔 첫 4안타를 날렸다. 그는 팀의 3연승 기간 동안 손과 발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롯데가 3연승을 달린 건 6월 12일 KT~15일 한화전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황성빈은 13일 기준으로 51경기에서 타율 0.292 34득점 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월별 타율은 0.289에서 0.304 사이로 꾸준하다. 그리고 악착같은 플레이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7.14 16:15
프로야구

매 경기 흙투성이 유니폼, 롯데에 없던 황성빈의 '전투 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5)의 유니폼은 거의 매 경기 흙투성이가 된다. 몸을 사리지 않고 내던지기 때문이다. 황성빈은 지난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1회 무사 2루에서 상대 투수 이영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10구까지 승부를 끌고 가더니, 결국 안타를 뽑았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전준우의 3루수 땅볼 때 2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간발의 차로 포스 아웃. 그의 유니폼은 시작부터 흙투성이가 됐다. 경남대 출신 황성빈은 2020년 롯데 2차 5라운드 44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곧바로 육군 8사단에 입대한 그는 지난해 10월 전역했다. 사실상 올해가 데뷔 시즌이다.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그는 5월 14일 한화 이글스전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 1-4로 뒤진 3회 초 데뷔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번트 안타를 완성했고, 상대 실책이 겹치자 2루까지 내달렸다. 이 과정에서 허리 벨트가 끊어졌다. 황성빈은 8회 번트 안타를 추가했다. 1군 데뷔전에서 KBO리그 최초로 번트 안타 2개를 만든 선수로 남았다. 이후 그는 손아섭(NC 다이노스)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남아있던 롯데 외야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황성빈은 28일 기준으로 총 39경기에서 타율 0.298 25득점 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드오프 안치홍과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다. 출루율은 0.364.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리그 20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근 2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한다. 황성빈의 매력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다. 몸을 아끼지 않고 전투하듯 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황성빈은 그동안 롯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라며 "그를 보면 전준호(롯데 퓨처스 코치)가 떠오른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2005~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외국인 타자로 뛰며 전 코치와 한솥밥을 먹었다. 황성빈은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 3-0으로 앞선 5회 초 1사 2루에서 상대 에이스 양현종으로부터 좌전 안타를 때렸다. 후속 이대호의 내야 땅볼 때 2루에 진루한 그는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송구가 느슨한 틈을 타 3루까지 파고들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그의 유니폼은 이렇게 흙으로 뒤덮이는 날이 많다. 이를 악물고 뛰고, 승리욕도 차고 넘친다. 삼진을 당하거나 아쉬운 플레이를 하면 숨기지 않고 표정으로 드러낸다. 사실상 1군 첫 시즌, 기회를 얻자마자 주전으로 도약한 원동력이다. 이대호 전준우 안치홍 한동희 정훈 등 롯데 주축 타자들은 타격에 비해 주력이 떨어진다. '악바리' 손아섭은 팀을 떠났다.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가 있어야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진다. 팀 도루 꼴찌(28개) 롯데에서 황성빈이 청량제 역할을 한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번트(안타 7개) 시도가 많고, 외야 수비를 가다듬어야 한다. 발은 빠르지만, 도루 성공률은 60%(성공 6개, 실패 4개)인 점도 개선해야 한다. 그래도 황성빈의 '전투 야구'는 롯데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악착 같은 플레이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6.30 10:54
야구

람보르미니 더 빠르게 ,날카롭게, 침착하게

삼성 박해민(31)이 도루왕의 명예 회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역전이 눈앞에 다가왔다. 박해민의 별명은 '람보르미니'다. 슈퍼카 람보르기니처럼 빠르게 질주한다고 해서 팬들이 지어준 애칭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를 만큼 빠른 발을 자랑했다. 하지만 2019년 24도루(7위)에 그쳐 KBO리그 최초의 5년 연속 도루왕 등극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엔 아쉽게 2위(34개)에 머물렀다. 부문 1위 KT 심우준(35개)에 1개 차 뒤져 타이틀 탈환에 실패했다. 박해민은 최근 베이스를 더 잘 훔친다. 시즌 도루 23개를 기록, 키움 김혜성(24개)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KBO리그 역대 6번째로 8시즌 연속 20도루를 달성했다. 시즌 출발만 해도 페이스가 더뎠다. 개막 한 달 동안 도루 5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실패도 3개로 많은 편이었다. 5월 이후 박해민의 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도루 12개(실패 2개), 6월 도루 6개(실패 0개)를 추가하고 있다. 특히 5월 13일 KT전을 시작으로 최근 13연속 도루에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도 82.1%까지 크게 올랐다. 주장을 맡으면서 더 열심히 뛰며, 유니폼을 흙투성이로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타격도 매섭다. 시즌 타율 0.311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전체 13위에 올라 있다. 아직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지 않았지만, 개인 최고 타율 기대감을 높였다. 박해민의 커리어 최고 타율은 0.300(2016년)이다. 5월에 타율 0.360을 기록한 뒤 최근 10경기에서도 0.390으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출루율의 향상이다. 박해민은 지난해까지 통산 출루율이 0.350이었다. 리드오프 성적표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 수치였다. 박해민의 올 시즌 출루율은 0.392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높다. 더 정교해진 타격과 함께 타석에서 더욱 침착해진 영향 때문이다. 타율 0.290, 출루율 0.345를 기록한 지난해 541타석에서 볼넷 39개를 얻었다. 올 시즌엔 벌써 볼넷 32개(260타석)를 기록 중이다. 타석은 지난해의 절반에 못 미치는데 볼넷 수는 거의 비슷하다. 박해민은 올해 타석당 투구 수 4.31개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쳐서 나가든, 볼을 골라 걸어나거든 투수를 괴롭힌다는 의미다. 5타수 4안타를 기록한 지난 20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상대 투수들로부터 30개 투구를 이끌었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이후에는 커트를 통해 파울을 만들어내며 끈질기게 승부했다. 외야수 박해민은 빠른 발과 정확한 판단, 넓은 수비 범위로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리그 최고의 방패와 스피드를 지녔다. 이제는 창도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삼성의 주장 박해민이 도쿄올림픽 엔트리(24명)의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찬 이유다. 이형석 기자 2021.06.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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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만나요"..권나라, '암행어사' 본방사수 독려

배우 권나라가 '암행어사' 본방사수를 독려했다. 권나라는 28일 자신의 SNS에 "오늘도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권나라는 흙투성이가 된 한복 차림을 한 채 산속에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밝게 미소 짓다 이내 시크한 눈빛으로 온도차 매력을 발산하는 권나라의 뛰어난 미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을 접한 팬들은 "예쁘다인", "오늘도 본방사수", "촬영 파이팅"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권나라가 출연 중인 KBS2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은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12.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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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 '카이로스'로 5연속 드라마 흥행 정조준 완료

배우 신성록이 5연속 흥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신성록은 26일 첫방송되는 MBC 새 월화극 '카이로스'에서 주인공 김서진을 연기한다. '카이로스'는 어린 딸이 유괴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와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신성록은 극중 유중건설 최연소 이사이자 딸을 잃은 아빠 김서진을 맡는다. 과거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 같은 지옥의 시간을 보내던 중 이세영(한애리)과 우연히 전화로 연결돼 공조를 시작한다. 신성록은 최근 드라마 흥행 타율이 매우 좋다. 2018년 '리턴(17.4%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시작으로 '황후의 품격(17.9%)' '퍼퓸(7.2%)' '배가본드(13.0%)'까지 4연속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변주를 두며 어느 역할 하나 겹치지 않는다. 때로는 극악무도하지만 때로는 정의롭기도 하고 때로는 로맨틱한 모습도 있다. 이번에는 지금껏 보여준 역할과 다른 부성애와 미스터리함으로 계속되고 있는 흥행 기운을 이어간다. 극 초반에는 야망을 바탕으로 유중건설의 이사진 중 가장 신임 받는 자리까지 오른 인물을 보여준다. 수치와 결과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냉철함을 갖고 있다. 그러던 중 어린 딸이 유괴 당하면서 비극적 상황을 마주한다. 비주얼 변신도 눈에 띈다. 사무실에서 업무로 그치지 않고 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까지 확인하는 프로페셔널함과 블랙 수트를 입은 채 미소짓는 부드러움으로 보는 이들까지 설레게 만든다. 또한 헝크러진 머리칼과 흙투성이 차림까지 완벽하다. 스스로도 작품에 대해 "내가 느꼈던 전율과 감동을 똑같이 느낀다면 시청자들이 만들어주는 나의 인생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첫방송은 26일 오후 9시 20분.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10.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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