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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김혜성 "생각 많아진 WBC, 더 좋은 선수될 것"

"생각을 많이 했죠." 김혜성(24·키움 히어로즈)이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호주·일본에 패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고, 자신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이번 WBC에서 3경기에 출전, 6타석에 나서 1안타 3볼넷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치른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그의 주 포지션(2루수)에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가세하며 백업으로 밀렸다. 김혜성은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른 13일 중국전만 선발 2루수로 나섰다. 에드먼은 1라운드 출전한 3경기에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에 그쳤다.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선수지만, 이번 대회에선 그 뛰어난 수비력이 드러난 장면이 많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은 김혜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코칭 스태프의 선택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김혜성은 주전 2루수를 맡지 못한 점에 대해선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김혜성이 아쉬운 마음을 털어내지 못한 순간은 9일 치른 호주전 8회 말 타석이다. 그는 4-8로 지고 있었던 한국이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를 틈타 7-8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주자를 2·3루에 두고 대타로 나섰다. 결과는 볼넷. 0볼-1스트라이크에서 투수 샘 홀랜드의 싱커가 4구 연속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한국은 만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 타자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고, 9회도 무득점에 실패하며 7-8로 졌다. 김혜성은 "8회 타석에서 '초구만 지켜보고, 2구부터는 공격적으로 나서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상대 공이 안 좋았다. 솔직히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나섰기 때문에 볼넷이라는 결과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득점을 만드는 타격을 했다면, 한국이 호주에 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감이 엿보였다.김혜성은 일본전에 결장했다. 벤치에서 일본 야구를 지켜보며 수준 차이도 실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며 '여전히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 부족한 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고 했다. 얻은 게 있느냐는 물음에는 "솔직히 없다"며 애써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WBC에서 타석에 나설 기회가 적었던 김혜성 소속팀 키움에 복귀한 첫날(15일)부터 시범경기(KT 위즈전)에 출전했다. 그는 "저는 (이)정후처럼 많이 뛰지 않아서, 체력 문제는 없다. 실전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타율 0.318, OPS(출루율+장타율) 0.776을 기록한 김혜성은 올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장타를 더 많이 쳐서 팀 공격에 도움이 되고 싶다. 타율·OPS 등 개인 성적도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기록을 남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WBC를 치른 젊은 선수 모두 느낀 게 많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데 기여하겠다. 나도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2023.03.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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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3점포→유일한 멀티히트→교체' 양의지, 국제대회 부진 씻고도 못 웃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단골 안방마님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국제대회 부진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웃지 못했다. 양의지는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호주와의 B조 첫 경기에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양의지는 역전 3점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한 수 아래 전력의 호주에 7-8로 덜미를 잡혀 충격에 빠졌다. 양의지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다. 골든글러브만 8차례 수상했다. 타격과 수비, 투수 리드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두 차례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서 총액 125억(4년, NC 다이노스) 152억(4+2년, 두산 베어스)에 사인한 몸값이 그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런데 국제대회에선 타격 부진이 반복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총 31경기에 나서 타율 0.169(83타수 14안타)에 그쳤다. 양의지의 KBO리그 통산 타율 0.307다. 국제 대회 홈런은 단 1개뿐이었다.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은 타율 0.087, 0.136으로 부진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양의지가) 어떤 포지션에서든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며 "의지가 편한 타석을 원하면 줄 것"이라고 했다. 양의지는 "최근 대표팀에서 (성적이) 많이 안 좋았다. 이번 대표팀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칼을 갈고 있다. 명예회복을 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타격 부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5회 말 김현수의 볼넷과 박건우의 안타로 맞은 2사 1·2루에서 양의지가 대니얼 맥그레스의 시속 130㎞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양의지는 타석에서 발을 떼자마자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이어 1루에 거의 다다른 뒤 펄쩍 뛰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홈을 밟기 전에 또 다시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헬멧을 벗으면서도 활짝 웃고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큰 액션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5회 1사까지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한 답답한 타선을 확 뚫어주는 시원한 홈런포였다. 양의지는 4-5로 뒤진 7회 2사 후엔 우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다. 대표팀은 8회 7-8로 따라붙었고, 2사 1·3루에서 양의지의 타석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상대 벤치가 투수를 좌완에서 우완 샘 홀랜드로 교체하자 이에 맞서 왼손 대타 김혜성 카드를 꺼냈다. 양의지는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김혜성이 볼넷을 얻어 나가 만루 찬스가 이어졌지만, 나성범의 3구 삼진으로 한국은 동점과 역전에 실패했다. 양의지는 이날 노련한 리드를 했다. 경기 초반 호주 타자들이 선발 투수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자, 이후 커브와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타선에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모처럼 시원한 타격을 선보였다. 양의지는 이날 총 7안타에 그친 대표팀 내 유일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고도, 팀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이형석 기자 2023.03.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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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철의 WBC 관전평] "타선 긴장해 기량 30%만 발휘…공격 반등해야"

선수들이 너무 긴장을 많이 하고 경기해서 이닝 초반 끌려간 게 결정적인 패인이 된 거 같다. 긴장을 많이 한 상황에서 타자들이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가지 못하니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5회 말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스리런 홈런 이후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7회 말 강백호(KT 위즈)가 2루에서 어이없이 아웃당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대표 선수라고 보기엔 조금 아쉽고, 창피할 정도의 플레이였다. 경기 흐름을 완전히 끊어놨다. 야구는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경기를 내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타격이 활발하게 터졌다면 어느 정도 묻힐 수 있는데 타격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실수가 나오니까 그게 더 도드라졌다.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투수가 실투할 수 있고 수비는 실수할 수 있다. 그런데 대표 선수라면 누상에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아웃된다는 건 너무 창피한 일이다. 그건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모두에게 적용된다. 잘 때리고 그게 뭐하는 건가. 아무리 첫 경기지만 호주 투수들은 공략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과도하게 긴장하지 말고 즐기라는 얘길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너무 긴장을 많이 해 가진 기량의 30%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한 거 같다. 지금 가장 긴장을 하고 경기를 즐기지 못하는 선수는 최정(SSG 랜더스)과 나성범(KIA 타이거즈)이다. 그게 결과(최정 2타수 무안타, 나성범 3타수 무안타)로 나타나는 거 같다. 조금 더 긴장을 해소하면서 경기했으면 한다. KBO리그에서 만났다면 까다롭지 않은 외국인 투수 수준인데 그런데도 타자들이 못 치는 건 긴장해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경기는 그만큼 꼬인다. 3-8에서 3점을 따라가는 상황도 상대 투수가 볼넷을 남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스로 만든 찬스도 아니었지만 완벽하게 점수 차를 뒤집지도 못했다. 선수들이 공격을 풀어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건 결국 거듭 강조하지만, 긴장 때문이다. 여유가 없다. 호주전의 승부처는 크게 두 가지였다. 수비에선 4-2로 앞선 7회 초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허용한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포크볼을 떨어트리려고 했던 거 같은데 실투가 되면서 가운데로 몰렸다. 수비에서 나온 실투, 통한의 투구였다. 공격에선 7-8로 뒤진 8회 말 2사 만루 나성범 타석이었다. 사이드암스로(샘 홀랜드)를 상대해 초구부터 타격 타이밍이 늦는 걸 보고 얼마나 많은 긴장을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허무하게 3구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 그 정도 수준의 투수는 얼마든지 때려낼 능력이 있는데 거듭 안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털어내지 못했다.호주는 전력상 약팀이었다. 일본은 조건만 보면 훨씬 강하다. 타자들이 가진 기량을 후회 없이 보여주면서 공격했으면 한다. 호주전을 졌다고 해서 오그라들면 다음 경기를 잘할 수 있겠나. 국제대회가 특히 그렇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좀 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공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건 희망적이다. 한두 명의 타자를 빼면 이닝을 치를수록 자신감이 붙는 모습이었다. 이닝 초반보다 중반, 중반보다 후반이 더 나았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않았나. 일본의 투수가 물론 강하지만 조금 더 나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대표팀을 선수나 코치로 다 해봤지만, 국제대회에선 무조건 공격력이 터져야 쉬운 경기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도쿄 올림픽과 예선 탈락한 국제대회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반등해야 한다. 기쁨도, 슬픔도, 결과도 모두 선수들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전에서 대표 선수답게 결과를 잘 만들었으면 한다. SBS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03.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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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원더보이’ 톰슨, ‘손 부상’ 홀랜드에 4R 코너 스톱 TKO승

볼혹의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9, 미국)이 케빈 홀랜드(30, 미국)에 4라운드 역전TKO승을 거뒀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톰슨 vs 홀랜드 메인이벤트에서 4라운드 종료 후 홀랜드의 코너 측은 손 부상과 대미지 누적으로 기권 의사를 밝혔다. 톰슨은 2연패 후 2년 만에 승리를 챙겼다. 가라테 파이터 톰슨과 쿵푸 파이터 홀랜드는 예상대로 화끈한 타격전을 벌였다. 그라운드 공방은 없었다. 홀랜드는 1라운드에 “널 테이크다운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톰슨도 “좋다”고 환영했다. 초반엔 홀랜드가 기세를 잡아나갔다. 1라운드 홀랜드의 라이트 스트레이트에 맞은 톰슨은 다리가 풀리며 위기를 맞았다. 홀랜드는 근거리 엘보 연타를 날리며 피니시를 노렸지만 톰슨은 버텨냈다. 맹공에서 살아남은 톰슨은 스탠스를 바꿔가며 스트레이트를 맞히며 반격을 시도했다. 2라운드부터는 톰슨의 흐름이 시작됐다. 홀랜드는 1라운드 때 입은 오른손 부상으로 주무기인 라이트 펀치를 낼 수 없었다. 이에 톰슨이 화려한 타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톰슨은 보디킥과 하이킥, 돌려차기를 섞어가며 홀랜드에게 대미지를 입혔다. 결국 4라운드부터 홀랜드는 거의 샌드백처럼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하지만 홀랜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수 차례 보디킥과 돌려차기를 맞아도 버텼다. 결국 펀치 정타를 맞아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지만 끝까지 저항했다. 결국 코너가 그를 멈췄다. 홀랜드의 코치진은 4라운드 종료 후 레퍼리에게 경기 포기 의사를 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홀랜드는 “1라운드에 다친 것 같다. 그 후로 계속 아팠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손 부상에 대해 설명했다. 홀랜드는 경기 후 병원으로 직행했다. 불혹에 접어든 톰슨은 이날 커리어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다. 그는 “마치 25살인 것처럼 느껴진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고, 여전히 난 쓸만하다”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오랜만에 가라테 파이터 톰슨의 타격의 진면모를 맛볼 수 있는 짜릿한 타격전이었다. 톰슨은 직전 두 경기에서 그래플러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압도당하며 2연패 했다. 톰슨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시합을 보고 싶다면 내게 타격가를 달라”며 “항상 타이틀을 최우선으로 추구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헤비급 랭킹 5위 세르게이 파블로비치(30, 러시아)는 54초 만에 4위 타이 투이바사(29, 호주)를 KO시켜 충격을 줬다. 맷집왕으로 유명한 투이바사지만 파블로비치의 강력한 펀치 연타에 1분도 채 버티지 못했다. 이로써 파블로비치는 5연속 KO승을 기록했다. 다음 경기는 차기 헤비급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가 내년 초 복귀를 앞둔 가운데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가 도전자로 거론되고 있다. 파블로비치는 전 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이자 현 랭킹 1위인 시릴 간이나 3위 커티스 블레이즈와 같은 선수들과 다음번 도전권을 놓고 겨룰 수 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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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착한 파이터’ 대결… 가장 친절한 남자 vs 현실판 히어로

스티븐 톰슨(39, 미국)과 케빈 홀랜드(30, 미국)가 UFC에서 가장 착한 파이터를 가린다.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에서 개최되는 UFC 파이트 나이트: 톰슨 vs 홀랜드 메인이벤트에서 웰터급 랭킹 6위 톰슨이 홀랜드와 맞붙는다. 세계에서 가장 거친 파이터들의 경쟁이 펼쳐지는 UFC에서 두 선수는 가장 착한 남자를 대표한다. 톰슨은 자타공인 UFC에서 가장 친절한 남자다. 모두를 웃는 낯으로 대하며, KO패를 당했을 때조차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2019년 호르헤 마스비달과 네이트 디아즈가 누가 가장 UFC에서 나쁜 남자인가를 놓고 타이틀전을 벌이는 동안 톰슨은 가장 친절한 남자(NMF) 벨트를 선물 받아 들고 다녔을 정도다. 홀랜드는 현실판 히어로다. 현실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범죄자를 제압하며 직접 정의를 구현한다. 2021년에는 자동차 강도를 추격해 붙잡아 검거를 도왔다. 이듬해 3월에는 식당에서 총기를 발사한 남성을 제압했고, 5월에는 전복된 트럭에서 운전자를 구출해냈다. 하지만 옥타곤 안에서만큼은 둘 다 난폭하다. 가라테 파이터 톰슨은 UFC에서 통산 10번의 녹다운을 기록한 매서운 타격가다. 한 타격하는 걸로 유명한 마스비달, 비센테 루케, 제프 닐에게 타격을 한 수 가르쳐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뽐낸다. 이에 국내에서는 타격 강의를 한다며 톰슨 교수님으로 불리기도 한다. 쿵푸 파이터 홀랜드 역시 옥타곤에서 무자비하다. UFC에서 5번의 KO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그라운드 하위 포지션에서 펀치로 주짓수 세계 챔피언 호나우두 ‘자카레’ 수자를 KO 시킨 걸로 유명하다. 최근 두 선수 모두 레슬러를 상대로 고전했다. 톰슨은 길버트 번즈와, 벨랄 무하마드에게 패했다. 미들급에서 레슬링에 시달리다 웰터급으로 내려왔으나 지난 함잣 치마예프와의 계약 체중 경기에서도 레슬링에 밀려 1라운드 만에 서브미션패했다. 이번엔 다행히 타격가끼리 서로 마음 편하게 싸울 수 있다. 홀랜드는 1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3라운드 피니시승이 계속 그려진다”고 KO승을 내다봤다. 이어 “’원더보이’는 환상적인 파이터다. 그는 방어가 매우 좋다.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난 3라운드쯤부터 그를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를 맞히기 시작하면 경기는 끝날 거”라고 자신했다. 톰슨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시합 도중 말을 거는 홀랜드에 대비해 훈련 파트너에게 스파링 도중 말을 걸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아침에 일어날 때 미소가 지어졌다. 팬들이 이 경기에 흥분하고 있고, UFC도 이 경기에 흥분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난타전 전문 브라이언 바베레나(33, 미국)와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8, 브라질)이 격돌한다. 플라이급 랭킹 7위 쿼터 코리안 맷 슈넬(32, 미국)은 6위 마테우스 니콜라우(29, 브라질)와 실력을 겨룬다. 또한 헤비급 랭킹 5위 세르게이 파블로비치(30, 러시아)는 타이틀 컨텐더 진입을 위해 4위 타이 투이바사(29, 호주)에 도전한다. UFC 파이트 나이트: 톰슨 VS 홀랜드 메인카드는 오는 12월 4일(일) 오후 12시부터 티빙(TVING)과 tvN SPORTS를 통해 생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톰슨 vs 홀랜드 대진 메인 카드 스티븐 톰슨 vs 케빈 홀랜드 브라이언 바베레나 vs 하파엘 도스 안요스 마테우스 니콜라우 vs 맷 슈넬 타이 투이바사 vs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잭 허맨슨 vs 로만 돌리제 에릭 앤더스 vs 카일 다커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3 09:50
스포츠일반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치마예프 감량 실패는 고의" 음모론 시달리는 UFC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대회 UFC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제2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로 기대를 모은 함자트 치마예프(28·스웨덴)가 계체에 실패하고 이로 인해 대진이 급하게 바뀐 게 도마 위에 올랐다. 상황은 이렇다. 11전 전승, UFC 진출 후 5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하던 치마예프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79에서 '좀비 복싱'으로 유명한 네이트 디아즈(37·미국)와 웰터급 메인이벤트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런데 경기 하루 전 계체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치마예프가 웰터급 논타이틀전 한계 체중인 77.6㎏을 3.4㎏이나 초과한 것. 작은 지역 대회도 아니고 UFC 같은 최상위 레벨 대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치마예프는 "충분히 체중을 맞출 수 있었는데 의사가 감량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체중 감량 실패 책임을 의사에게 돌린 것. 하지만 치마예프의 코치인 안드레아스 미카엘의 얘기는 달랐다. 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당시 함차트는 체중을 빼는 과정에서 근육경련이 찾아왔고 구토도 했다"며 "심지어 일어나려고 할때 정신을 잃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미카엘은 "그런 모습이 걱정돼 함자트에게 '그만둬. 네 건강이 먼저야'라고 말했고, 곧바로 의사를 불렀다"며 "난 함자트가 괜찮기를 바랐고, 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치마예프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약속했던 체중을 맞추지 못했다. 그건 프로답지 못한 결과였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치마예프는 계체에 실패했음에도 최소한의 반성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뻔뻔하게 행동했다. 백스테이지에서 패싸움을 일으켜 기자회견을 취소시킨 것도 모자라 공개 계체 행사에선 기자와 관객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추태를 벌였다. UFC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간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산산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팬들은 치마예프에게 어마어마한 야유를 쏟아부었다. 그럴수록 치마예프는 더 '배째라'식 행동을 이어갔다. UFC는 곧바로 치마예프 대 디아즈의 메인이벤트를 취소하고 대회 하루 전 대진을 싹 갈아엎었다. 치마예프는 원래 대니얼 로드리게스(35·미국)와 81.6㎏ 계약체중 경기를 치르기로 했던 케빈 홀랜드(29·미국)와 계약체중 경기로 싸우게 됐다. 마침 치마예프와 홀랜드는 그전부터 견원지간으로 유명했다. 과거 치마예프가 홀랜드를 호텔 종업원으로 오해하고 심부름을 시켰다가 시비가 붙은 것이 발단이 됐다. 결국 치마예프는 레슬링 실력이 떨어지는 홀랜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고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로 UFC 6연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치마예프의 감량 실패와 대진 변경, 뻔뻔한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UFC는 후폭풍을 맞고 있다. 심지어 이같은 과정이 처음부터 UFC가 의도한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그것도 UFC에서 활약했던 전 선수들에게서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끌었다. UFC 전 웰터급 챔피언이었던 팻 밀레티치와 전 UFC 헤비급 파이터 브랜든 샤웁 등은 "UFC가 대진을 바꾼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대회 흥행이 잘 되지 않자 메인이벤트 카드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함자트의 체중 감량을 중단시킨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밀레티치나 샤웁의 주장대로 원래 예정됐던 치마예프 대 디아즈의 메인이벤트는 팬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선수인생 끝물인 디아즈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치마예프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대진이 바뀌기 전 치마예프의 스포츠베팅 배당률은 -1200이었다. 100달러를 벌기 위해선 1200달러를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스포츠베팅 세계에선 '무조건 치마예프가 이긴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의혹은 제법 설득력이 있다. 우선 의사 판단에 의해 감량을 중단한 선수가 경기에 나선다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치마예프는 홀랜드와 대결하면서 어떠한 페널티도 받지 않았다. 레슬링이 약한 홀랜드를 굳이 상대로 붙인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UFC는 이같은 음모론에 당연히 발끈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UFC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대회가 열리는 주체육위원회 규제를 받고 있다"며 "얼마나 멍청해야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흥행이 잘 안돼 대진을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회 티켓은 계체 이전에 이미 다 팔린 상태였다"며 "그런 얘기는 모두가 헛소리이며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다 뇌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럼에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이번 치마예프의 감량 논란과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전후로 보여준 치마예프의 뻔뻔하고 안하무인적인 태도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전망이다. 치마예프는 이번 대회를 통해 UFC 팬들을 완벽하게 안티로 만들었다. 치마예프를 코너 맥그리거와 같은 흥행 보증수표로 키우려는 UFC로선 큰 부담이 될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그런 계획을 완전히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치마예프를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조차 "치마예프 주변에는 훌륭하고 강한 사람이 없다"며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주변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UFC로선 만만치 않은 상처를 남긴 UFC 279대회였다. 2022.09.16 07:07
야구

펫코파크 근처 엘 카혼 출신 머스그로브, 놀란 라이언의 뒤를 이었다

오른손 투수 조 머스그로브(29·샌디에이고)가 '고향팀' 역사를 새롭게 썼다. 머스그로브는 10일(한국시간) 열린 텍사스 원정경기에서 9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첫 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4회 말 조이 갈로에게 몸에 맞는 공 1개만 내줬을 뿐 단 하나의 피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1969년 창단한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건 머스그로브가 처음이다. 흥미로운 건 머스그로브의 출신지다. 11일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머스그로브는 1992년 12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 카혼에서 태어났다.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와 엘 카혼의 거리는 20마일(32.18㎞)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머스그로브는 엘 카혼의 그로브몬트고교를 졸업한 뒤 2011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6번 지명(토론토)을 받았다. 이후 휴스턴, 피츠버그를 거친 뒤 지난 1윌 '고향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인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자신이 태어난 주(州)에 속한 구단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건 머스그로브가 6번째이다. 앞서 제러드 위버(LA 에인절스), 케빈 그로스(LA 다저스), 놀란 라이언(텍사스·2회) 테리 멀홀랜드(필라델피아), 데이브 스튜어트(오클랜드)가 이 대업을 달성했다. '고향팀'에서 대업을 달성했으니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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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 1라운드 지명자 네일러, 계약금 257만8138달러에 사인

클리블랜드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노아 네일러와 계약을 끝냈다.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가 2018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9번으로 지명한 네일러와 257만8138달러(28억7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고교 포수인 네일러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조이 바트(전체 2번 샌프란시스코 지명)와 앤서니 시글러(전체 23번 뉴욕 양키스 지명)에 이어 세 번째로 지명이 빨랐던 안방 자원이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명문 텍사스 A&M 대학 진학도 고려한 상태. 그러나 무난하게 합의점을 찾으면서 클리블랜드에서 빅리그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클리블랜드는 에단 핸킨스와 코리 홀랜드와의 계약 사실도 함께 전했다. 1라운드 전체 35번으로 뽑은 오른손 투수 에단 핸킨스의 계약금은 224만6022달러(25억500만원). 14라운드 전체 433번 픽인 홀랜드는 51만5000달러(5억7000만원)를 받게 됐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07.04 09:22
야구

야구 종주국 미국의 명예회복은 성공할 수 있을까

2017년 3월에 열리는 제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는 4개국 6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1라운드는 한국 서울, 일본 도쿄, 미국 마이애미, 맥시코 할리스코에서 치러지며 2라운드는 도쿄와 미국 샌디에이고, 준결승 및 결승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야구의 종주국이자 WBC의 개최국인 미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최대한 많은 곳에서 야구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미국은 초대 대회 때부터 개최국의 지위를 이용하여 대회 규칙에 많은 입김을 가했다. 최대한 미국에 유리한 대진을 짜서 쉽게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속셈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미국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우승은커녕 준결승에 오른 것도 3회 중 1번에 불과했다.초대 2006 WBC에서는 준결승 진출 대진을 A조와 B조 크로스 토너먼트가 아닌 같은조 1, 2위 팀끼리 붙게해 미국은 준결승까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많이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같은 팀과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2라운드 첫경기에서 일본을 꺾은 뒤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승엽과 최희섭에 홈런포를 허용하며 3-7로 완패했고, 멕시코와 마지막 경기에서도 졸전을 거듭한 끝에 1-2로 패하며 준결승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희한한 규정덕에 한국은 준결승까지 일본을 3번이나 만났고, 결국 준결승에서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2회 2009 WBC에서 미국은 더블일리미네이션과 크로스 토너먼트제를 도입해 한국과 일본과 피했다. 2라운드 푸에르토리코와의 첫 경기에서 1-11로 완패한 미국은 네덜란드를 꺾고 다시 푸에르토리코를 다시 만났고 9회까지 3-5로 뒤지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9회말 터진 데이빗 라이트의 끝내기 안타로 기사회생하며 첫 준결승 진출을 이뤘다. 그러나 일본과 만난 준결승 전에서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가 무너지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3회 2013 WBC에서는 2회 연속 만난 푸에르트리코와의 일리미네이션 경기에서 패하며 또 다시 준결승 실패.3회 연속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미국은 또 다시 한번 꼼수를 부렸다. 항상 발목 잡았던 선발투수진을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해 28인 최종엔트리 이외의 ‘투수 예비엔트리’ 제도를 도입한 것. 이 엔트리에는 투수 10명까지 이름을 올릴 수 있으며 라운드 사이사이 마다 최대 2명까지 교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라운드 내지 준결승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1~2선발급 선수를 교체해서 활용할 수 있다. 선수입장에서도 부담이 줄 수 있다. 2월 중순부터 구단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3~4주 가량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WBC 일정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주 MLB.com 존 모로시에 따르면 미국 대표팀에서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 합류에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미국이 굳이 이런 제도까지 도입한 이유는 지난 대회에서 합류한 미국 대표팀의 선발투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 2006 WBC의 경우 1선발 투수가 만 43세 투수인 로저 클레멘스였다. 그 뒤를 제이크 피비와 돈트렐 윌리스가 받쳤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2회 2009 WBC에도 로이 오스왈트외에 합류한 선수는 테드 릴리와 제레미 거스리가 있었으나 이들은 에이스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었고 2회 연속 참가한 피비도 2008시즌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었다. 3회 2013 WBC도 마찬가지. 20승 듀오 R.A. 디키와 지오 곤잘레스가 포진했지만 그 외 나머지 구성(데릭 홀랜드, 라이언 보글송)이 아쉬웠다. 1라운드에서 결승까지 약 2주간의 일정을 치르는데 제대로 된 3인 로테이션조차 구성하기 힘들다 보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리 만무했다.현재 4회 2017 WBC에 공식적으로 참가를 발표한 선발투수는 3명이다.(맥스 슈어저, 크리스 아처, 마커스 스트로만) 모두 팀 내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지만 전년도 사이영상 수상자 슈어저를 제외하고 아처와 스트로만은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예비 명단에 매디슨 범가너를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 노아 신더가드, 코리 클루버, 데이빗 프라이스, 저스틴 벌랜더 같은 선수들이 포함 되어 이들이 2라운드 이후 참가의사를 나타낸다면 미국 대표팀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타선은 마이크 트라웃과 브라이스 하퍼가 최종 불참을 선언하면서 미국이 구축할 수 있는 초호화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면면을 살펴보면 무시할 수 없다. 포수에는 메이저리그가 대표하는 공수겸장 포수인 버스터 포지와 조나단 루크로이가 합류한다. 내야에는 30홈런-30도루 1루수인 폴 골드슈미트를 비롯 놀란 아레나도, 이안 킨슬러, 에릭 호스머, 맷 카펜터, 브랜든 크로포드, 대니얼 머피 등이 참가의사를 나타냈고, 외야는 애덤 존스, 앤드류 매커친,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공식적으로 참가를 밝혔다. 특히 내야에선 주전으로 나설 확률이 높은 골드슈미트-킨슬러-크로포드-아레나도는 모두 골드글러브 수상경력이 있는 선수로 WBC에서 이들의 화려한 수비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미국 대표팀 우승의 관건은 경기에 대한 열정과 의지다. WBC 경기를 국가를 대표하는 경기로 인식하는 한국과 일본과는 달리 미국 대표팀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WBC 경기를 단지 4월에 개막하는 메이저리그 시즌을 준비하는 경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졸전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경기를 시범경기로 인식하느냐 아니면 월드시리즈 7차전으로 인식하느냐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스타 선수들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가 반드시 필요한데 골드슈미트, 존스, 매커친 같은 팀 내 클럽하우스 리더들이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한편, 이번 대회의 수장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감독 출신 짐 릴랜드가 맡는다. 지난 대회 조 토레에 이어서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다시 한 번 선택했다. 전임 토레와는 달리 릴랜드로부터 단기전에 좋은 기억은 없는 편.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디트로이트 재임기간(2006~2013) 올랐던 월드시리즈(2006, 2012)에선 각각 토니 라루사(세인트루이스)와 브루스 보치(샌프란시스코)에 분루를 삼켰다. 반승주(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7.01.29 13:00
야구

2017년 WBC, 미국은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야구종주국'은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2017년 3월 열리는 제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는 4개국 6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1라운드는 서울(한국), 도쿄(일본), 마이애미(미국), 할리스코(멕시코)에서 치러지며 2라운드는 도쿄와 샌디에이고(미국)에서 치러진다. 준결승과 결승전은 미국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대회 모든 라운드에서 미국이 포함됐다.미국은 야구 종주국이다. WBC도 '야구의 세계화'를 표방한 메이저리그의 의지로 열리는 대회다. 미국의 입김이 강하다. 2006년 초대 대회부터 미국은 대회 규칙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었다. 대진표도 미국에 유리했다. 대회 흥행을 위해서도 우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은 커녕 준결승에 오른 것도 세 차례 대회에서 딱 한 번이다.2006년 WBC에서는 2라운드 A조와 B조에서 두 팀이 준결승에 올랐다. 그런데 같은 조 1, 2위 팀끼리 맞붙게 했다. 일반적인 크로스 토너먼트를 택하지 않았다. 이 덕에 미국은 준결승까지 메이저리그 선수가 많은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등 강호와 만나지 않았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일본을 4-3으로 꺾었다. 그러나 다음 경기에서 만난 한국에게 3-7로 완패했다. 이승엽과 최희섭이 때린 홈런에 무너졌다. 최종 멕시코전에서는 졸전 끝에 1-2로 패했다. 미국에 유리한 대진 때문에 한국은 준결승까지 일본과 세 번 만나야 했다. 1, 2라운드 경기에선 승리했지만, 준결승에서 우에하라 고지의 역투에 밀려 0-6으로 무릎을 꿇었다. 2009년 WBC에서 미국은 더블일리미네이션과 크로스 토너먼트제를 도입했다. 1회 대회 4강 한국, 우승팀 일본과는 1, 2라운드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에 1-11로 완패한 미국은 네덜란드를 꺾고 다시 푸에르토리코를 다시 만났다. 9회까지 3-5로 뒤지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9회말 터진 데이빗 라이트의 끝내기 안타로 기사회생하며 첫 준결승 진출을 이뤘다. 그러나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가 무너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더블일리미네이션 규칙 때문에 이 대회에서 한·일전은 무려 다섯 번이나 열렸다.2013년 3회 대회에서 미국은 다시 4강에 들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를 7-1로 눌렀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 1-3으로 완패했다. 일리미네이션 경기에서 다시 만난 푸에르토리코에게 4-3으로 져 준결승 진출권을 넘겨줘야 했다.3회 연속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꼼수'를 부렸다. 28인 최종엔트리 외 ‘투수 예비엔트리’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앞 세 대회에서 늘 발목을 잡았던 선발투수진을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다. 이 엔트리에는 투수 10명까지 이름을 올릴 수 있으며, 라운드 사이사이 마다 최대 2명까지 교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라운드 내지 준결승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1~2선발급 선수를 교체해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많은 '메이저리거 투수'를 보유한 미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출전 부담이 줄어든다. 2월 중순부터 구단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3~4주 가량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WBC 일정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발도 쉬워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에이스인 매디슨 범가너의 대표팀 합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미국이 굳이 이런 제도까지 도입한 이유는 지난 대회 선발투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2006년엔 43세 투수 로저 클레멘스가 미국 대표팀 1선발이었다. 뒤를 제이크 피비와 돈트렐 윌리스가 받쳤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2009년에도 오스왈트외에 선발로 뛴 투수는 에이스와는 거리가 먼 테드 릴리와 제레미 거스리였다. 2회 연속 참가한 피비도 전해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2013년엔 '20승 듀오' R.A. 디키와 지오 곤잘레스가 포진했지만 나머지 구성(데릭 홀랜드, 라이언 보글송)이 아쉬웠다. WBC는 1라운드에서 결승까지 약 2주 일정이다. 제대로 된 3인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어려웠으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리 만무했다.현재 2017년 WBC 참가가 확정된 선발 투수는 크리스 아처와 마커스 스트로만 두 명이다. 팀 내에선 에이스 역할을 맡았지만 지난해 모두 4점대 평균자책점에 9승에 그쳤다. 당초 참가를 공언했던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맥스 슈어저는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예비 명단에 범가너, 클레이튼 커쇼, 노아 신더가드, 코리 클루버, 데이빗 프라이스, 저스틴 벌랜더 등 쟁쟁한 투수들이 포함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타선에선 MVP 출신 마이크 트라웃과 브라이스 하퍼가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포수진에는 공수 만능인 버스터 포지와 조나단 루크로이가 합류한다. 내야에는 30홈런-30도루 1루수인 폴 골드슈미트를 비롯해 놀란 아레나도, 이안 킨슬러, 에릭 호스머, 맷 카펜터, 브랜든 크로포드, 대니얼 머피 등이 참가 의사를 나타냈고, 외야에선는 애덤 존스, 앤드류 매커친,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공식적으로 참가를 밝혔다. 내야 주전으로 꼽히는 1루수 골드슈미트, 2루수 킨슬러, 3루수 아레나도, 유격수 크로포드는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다. 내야 수비력은 전체 참가국을 통틀어 최고로 꼽힌다.하지만 미국 대표팀 우승의 관건은 열정과 의지다. 한국과 일본이 WBC에서 강세를 보인 이유는 이 대회를 올림픽과 다름없는 국가를 대표하는 경기로 여기기 때문이다. 몸 상태도 100% 가까이 끌어올리며 대회를 준비한다. 하지만 지난 미국 대표팀엔 WBC를 4월 메이저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대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투수들의 투구 위력이나 스피드도 정규시즌에 못 미쳤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스피드가 올라가는 투수가 많았다.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갖춘 선수도 시범경기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다르다. 스타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골드슈미트, 존스, 매커친 등 클럽하우스 리더형 선수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2017년 WBC 미국 대표팀 감독은 73세 노장 짐 릴랜드가 맡는다. 2013년 조 토레에 이어 다시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선택했다. 다만 전임자와는 달리 단기전에 좋은 기억은 많지 않다. 1997년 플로리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디트로이트 감독 시절 두 차례(2006·2012년) 월드시리즈에서 각각 토니 라루사(세인트루이스)와 브루스 보치(샌프란시스코)에게 분루를 삼켰다. 반승주(야구공작소)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7.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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